|
어제는 후회스럽고, 오늘은 답답하며, 내일은 암울하다. |
|
어렸을 적에 읽었던 고전문학을 다시 읽어보면 처음 읽는 기분이 들곤 한다.나는 그 이유가 고전문학도 나와 같이 나이를 먹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하곤 한다. 예를 들어 파우스트를 어려서 읽을 때는 파우스트가 나와 나이가 같다고 보고 나이가 들어 다시 읽게 되면 내가 나이가 들은 만큼 파우스트도 내 나이만큼 나이를 먹어 그 깊이만큼 이해하게 되는 기분이 드는 것이다. 그래서 인지 고전은 한번 읽는 것으로는 늘 부족함을 느낀다. 그런데 고전의 깊이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책이 나왔다. 바로 김태빈의 [서양고전 껍질깨기] 책이다. 우선은 읽으면서 무척 감회가 새로왔는데 무척 감명깊었던 그리스인 조르바를 다시 볼 수 있어서 기뻣다. 사실 조르바를 읽을 당시에는 조르바를 그닥 좋아하지 않았는데 조르바를 떠오르면 이상하게 그가 산투르를 치며 춤을 추는 장면이 바로 떠오르는 것이다. 그리고 그제서야 조르바를 이해하게 되는 것을 경험하듯이 고전문학을 껍질을 깨듯이 하나하나 깨나가며 그 안에 담겨져 있는 의미를 되새겨 보게 한다.
|
|
고전이란 제목과 줄거리는 읽히 들어 알고 있으나 실제로는 읽어 본 적이 없으며 앞으로도 읽을 예정이 없는 책을 말한다. 또 고전이란, 보통 사람들은 고사하고 책 깨나 읽는 사람들마저 그 제목을 듣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답답해지는 책을 말하기도 한다. 의욕 넘쳐 구매한 '민음사 세계 문학 전집'은 독서를 종용하는 희망찬 송가가 되지만 곧 목구멍을 짓누르는 바위가 됐다 이내 실내 장식으로 전락하고 마는게, 이른바 '고전'이란 것의 운명인 것이다.
<출처: Flickr. Sammy Naas>
|
|
보통사람들이 생각하기에 공대생들은 자기가 전공하는 분야 외의 것들은 잘 모르고, 관심조차 갖지 않는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래서 의외로 멍청한 사람들이 많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나도 그런 공대생중 하나다. 내가 전공하고 있는 화학 외에는 관심이 잘 가지 않는다. 힘들고 지칠 때마다 서점에 들리곤 하는 나의 눈에 띈 책이 '김태빈의 서양고전 껍질깨기'이다. 평소에 책을 잘 읽지 않고, 더구나 '고전'과 같은 이름만 들어도 딱딱한 그런 류의 책들엔 손이 잘 가지 않던 나지만 어느새 나도 모르게 책 표지를 펴고 있었다. 목차의 구성을 보니 왠지 내가 갖고 있는 고민들에 대한 답을 줄 것만 같아서 바로 구매했다. 아마, 지금 내가 안고 있는 고민들은 모든 청춘들이 안고있는 고민들이 아닐까 싶다. 각 장을 구성하고 있는 내용이 잘 알려져있는 작품들 이기에 한번 쯤 읽고 싶었지만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한번도 읽어본 적 없는 작품들이다. 이 책은 쉽게 다가갈 수 없었던 그런 작품들을 새로운 시각에서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 같다. 아직 책을 다 읽지는 못했지만, 그리고 아무 생각없이 쉽게 읽히는 그런 책은 아닌 것 같지만, 공대생으로서 쉽게 접하기 힘든 인문학에 조심스럽게 한 발 내딛을 수 있게 도와줄 것 같아서 기대된다. |
|
저자의 이름이 제목에 들어가는 경우는 두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저자의 이름 자체가 이미 상품성이 있거나 그렇지 않다면 저자가 자신의 저작물에 대해 자신감이 있거나. 이 책은 어디에 해당할까. 저자의 첫 책인듯 보이니 당연히 전자는 아니고 후자에 해당할 것이다. 책 제목에 왜 이름을 넣었는지는 알 수 없다. 출판 편집자와 저자에게 물어야 할 것. 결론내릴 순 없지만 후자로 추측해본다. 표지는, '서양 고전 껍질 깨기'라는 제목을 너무 의식한듯 서양 작가들의 인물 스케치를 그려놓고, 노동자들이 머리 위에 올라타 머리를 깨는 형상을 하고 있다. 인물의 머리를 고전의 껍질에 비유하고, 이것을 깨는 그림으로 표현하고자 한 것. 제목과 표지가 일치하기는 하지만, 표지 그림은 조금 섬뜩하다. 두 개골을 망치로 부수는 그림이라. 다른 식으로 표현하면 더 낫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제목도 그냥 정직하게 '서양 고전 수업'과 비슷하게 가면 어땠을까 싶다.
각각의 장으로 들어가면 한 고전 작품에서 추출한 주제 제목을 달고, 해당 고전에 대해 간단히 해설한다. 이후 고전의 주인공과 가상 대화를 시도하면서 인물이 처한 상황과 상황에서의 행동 원인을 심리적으로 추측해보게 한다. 다음으로, 세 가지 질문을 차례대로 던져 작품과 작가에 대해 좀 더 깊이 알 수 있도록 했다. 교사의 역할이 끝나고 나면 학생들의 대표 독서록을 공개하고, 이에 대한 교사의 마지막 평가 내지 해설을 첨가한다. 관련 책 소개 코너는 책의 보너스다. 이 책 안에는 열두 개의 고전이 들어가 있고, 대부분 청소년 추천 도서로 많이 거론되는 서양의 고전 작품들이다. 이방인, 그리스인 조르바, 인형의 집, 오만과 편견, 햄릿, 노인과 바다, 걸리버 여행기, 오뒷세이아, 이반 데니소비치 수용소의 하루, 1984, 달과 6펜스, 인간의 조건. 마지막 '인간의 조건'은 한나 아렌트의 저작이 아닌 앙드레 말로의 작품. 서양 고전을 섭렵하지 않아서인지 언급된 작품 중 내가 완독한 것은, 걸리버 여행기와 1984 둘 뿐이다. 그리스인 조르바는 선물 받았지만 아직 읽지 않았고, 오만과 편견은 영국 드라마와 영화로만 봤다. 햄릿은 일부 지문을 접해봤을 뿐이고, 노인과 바다는 고등학교 때 읽다 말았다. 오뒷세이아는 구입했으나 너무 두껍고 읽기 어려워 장식용으로 꽂혀 있으며, 인간의 조건은 아렌트의 작품 말고 다른 것이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이 단행본은 고등학생들과의 고전 수업의 진행 방식을 따르고 있고, 그대로 활자로 구현한듯 하다. 불행히도 언급된 고전 작품들을 두루 접하지 않아 '읽음'을 전제로 한 이 수업에 집중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분명 해당 고전 작품을 이 책과 함께 읽거나 고전을 먼저 읽고 이 책을 접한다면 얻는 부분이 많을 것이다. 흥미로운 세미나 방식이고, 그대로 다른 교사가 현장에서 적용해도 유용할 것.
|
|
문화도 다르고 환경도 다른 곳에서 탄생한 문학 작품들이, 왜 시대를 뛰어넘는 고전으로 자리 잡는지에 대한 해답을 주고 있는 책이란 생각이 든다. '나'에 대한 물음으로부터 세계 인식으로 나아가기까지 자연스러운 글의 흐름도 책을 맛있게 읽는 데 기여하고 있다. |
|
일단 이 책은 구성부터가 맘에 든다. 유명하다 못해 흔히 접할 수 있는 서양고전이 정작 작품을 읽고 이해하려고 들면 참 빡빡하고 어렵다는 생각이 늘 있었는데, 이 책은 나, 우리, 세상, 이상이라는 4단계에 맞춰 작품이 실려 있어서 작품의 이해는 물론 사고의 방향을 잡아주는 느낌이다. 동양고전 책은 입문서부터 현대적 의미로 풀어낸 것까지 다양한 책이 출간되어 있지만 서양고전은 논술때문에도 그렇고, 교양을 위해서라도 읽을 만한 책을 찾아보면 작품집 말고는 좋은 해설서를 찾기가 정말 어려웠다. 그런 점에서 <서양고전 껍질깨기>는 참 반가운 책이다. 작품의 주인공과 인터뷰를 하거나 대화를 나누는, 다소 파격적인 구성때문인지 재미있고 친근하면서도 깊이가 느껴지는 서양고전 해설서이기 때문이다. 이번 책엔 12편이 실려있는데 후속편으로 이어지길 기다려본다.
|
|
고전이라고 하면 일단 다가가기가 어려웠다. 여러 사람이 오랫동안 좋다고 말해온 책이기에 읽으면 인생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오히려 그런 점에서 거부감이 들었었다. 거기에 고전이라 하면 지금 시대와는 동떨어진 옛날이야기라 재미가 없을 거라는 편견도 한 몫을 담당했다. 그래서 어찌 보면 청소년 시절에 읽었으면 좋았을 고전을 지금 다시 보려고 하는데 여전히 접근하기가 어려웠다. 이 책은 그러한 고전을 조금 쉽게 접할 수 있게 해주고 있다. 주인공과 저자의 가상 대화를 통해서 책의 내용에 대해 이야기해주고 있다. 그리고 몇 가지의 질문에 저자가 스스로 대답을 하면서 고전이 쓰인 시대 와 작가의 삶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그 고전이 가지는 의미에 대해 설명해주고 있다. 그리고 학생의 독후감이라고 생각하기에는 너무 잘 쓴 것 같은 학생의 독후감과 그 고전에 추가로 읽으면 더 좋은 책들을 소개하고 있다. 총 12권의 고전이 소개되어 있는데 그중에 읽어 본 책이 햄릿과 걸리버 여행기 단 두 권에 불과해서 약간 창피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서 단순히 어렵게만 느껴졌던 고전에 조금이나마 쉽게 다가설 수 있을 것 같다. 그래서 고전을 읽으면 좋은 시기인 중고등학생들에게 좀 더 유용한 책인 것 같다. 다만 책을 소개하는 형식이 교과서와 같은 느낌이 들어서 지루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