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자 : 전영수 | 출판사 : 맛있는책 ) ----------------------------------------------------------------- 이 책에 대한 지극히 주관적인 평가(참고만 하세요) 1. 노령사회에 접어든 일본 경제가 지금 어떤 위험을 겪고 있는지 궁금한 분들에게 추천합니다[별 네 개 반(★★★★☆)]. 2. 쉽게 쉽게 읽히는 책을 선호하는 분들에게도 좋은 선택이 될 듯 합니다[별 네 개(★★★★)]. 3. 기사에서 접했던 사건을 '고령화'의 시각에서 해설해주는 점은 일본관련 정보에 목마른 분들에게 도움됩니다[별 네 개(★★★★)]. 4. 이슈가 잘게 계속 반복되는 책에 염증난 분들에게는 비추합니다[별 두 개(★★)]. ----------------------------------------------------------------- 안녕하세요~ 오늘은 전영수 교수가 쓴 흥미로운 책 "은퇴대국의 빈곤 보고서"를 소개합니다. 이 책은 최근 일본 사회가 겪고 있는 참혹한 현실을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소개함으로써, 한국에게 경종을 울립니다. 특히 기자 출신이라는 장점을 살려, 이슈가 되는 '사건'을 먼저 스케치한 후 배경을 자세히 설명해나가는 방식을 취함으로써 글에 현장감을 불어넣는 부분은 큰 장점이라 하겠습니다.
이제 제가 이 책을 통해 얻은 몇 가지 지식 중, 일본의 복지시스템을 먼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전영수 교수에 따르면 일본 전체 복지의 60%를 기업이 종신고용 등을 통해 수행하며, 30%를 정부의 공공투자가 나눠맡고 마지막 10%를 최후 복지(=국민연금, 개호보험 등)가 나눠 맡는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합니다. 이제 책의 279페이지부터 284페이지까지 연속되는 일본 복지시스템을 간단하게 옮겨보도록 하겠습니다.
1층: 국민연금
1층이라는 표현 그대로 기초적인 연금을 지급하는 제도를 의미합니다. 20~60세의 모든 국민들이 강제 가입하며 정액(월 1만 5,025엔)을 부과하는 특징을 지닙니다. 40년을 납부한 경우 65세 이후에 6만 5,741엔을 받게되는데, 이 조건을 충족하기가 쉽지 않답니다. 2007년 말 현재 국민연금을 제대로 납부하고 있는 사람의 비율이 61.9%에 불과하다네요. 원래는 60세부터 국민연금을 지급받기로 되어 있었지만, 1961년 생부터는 65세에 지급 받는다니 세대간 갈등이 촉발되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답니다.
2층: 후생,공제 연금
여기서 공제연금은 공무원 연금을 의미하며, 후생연금은 직장인들의 연금을 의미합니다. 표준적으로는 월 임금의 16.412%(2011년 기준)로 연금을 적립하며, 2017년 18.3%까지 지속적으로 인상된다고 합니다. 연금 보험료의 절반은 기업(혹은 국가)이 낸다고 하니, 나름 큰 헤택을 볼 수 있는 연금이라 하겠습니다. 그러나.. 일본 후생연금 보험료의 인상이 보여주듯, 갈수록 악화되는 연금 재정을 메우기 위해 적립률의 상향 조정이 한국에도 나타날 수 있음을 인지해야 할 것 같습니다.
3층: 기업연금
가장 좋은 연금이죠. 퇴직금 대신 기업연금을 받는 것이니까요. 특히 JAL 등의 일부 공기업들은 4.5%의 수익을 보장함으로써, 치명적인 경영위기를 맞이하고 있는 모양입니다. 기업연금 관련 채무만 9천억엔인 반면, 자산은 4천억엔에 불과해 퇴직자들에게 지급하는 기업연금의 삭감을 위한 협상이 진행 중인데.. 이게 좀처럼 쉽지 않은 모양입니다. 참고로 노무라 증권의 연구에 따르면 2008년 3,315개 기업연금 지급 기업들의 경우 부채가 76.1조엔인 반면 자산이 45.5조엔에 그쳐 대대적인 연금 지급의 삭감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하네요. 미국 제너럴 모터스(GM)의 파산 원인과 오버랩되는 모습입니다.
이런 결과 일본의 노인들은 부자가 많습니다. 아래의 <그림>은 일본 총무성 통계국에서 작성한 "平成21年全国消費実態調査"에서 인용한 것으로, 50대보다 60대가 오히려 가계자산이 더 많은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즉 근로활동이 왕성하게 이뤄지는 50대의 가계 평균 자산이 3,710만 엔에 그친 반면 60대는 4,925만 엔. 그리고 70세 이상은 무려 5,024만 엔에 이릅니다. 반면, 30대는 마이너스의 가계금융자산(-260만 엔)을 가지며, 주택 보유율은 58.1%에 불과합니다. 반면 일본 60대 노인들의 주택보유율은 91.8%에 이르죠. 더욱이 국민연금에 이어 후생연금과 기업연금의 개혁(지금율 상향 조정 및 수급 기간 단축)이 시행되니, 젊은 세대들의 불만이 폭발지경에 이르고 있습니다.
![]() 그러면 일본의 노인세대가 행복하기만 한가? 그 부분에 대해 전영수 교수는 단호하게 아니라고 답합니다. 먼저 노인들에게 일정의 비용을 받은 다음 만성 노인 질환에 대해 정부가 지원해주는 이른바 '개호보험'이 2008년 대대적인 개정을 경험했습니다. 즉 개호보험의 대상이 되는 환자가 2008년 460만 명까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이에 투입되는 국가재정도 2000년 3조엔에서 2008년 7조엔으로 치솟으면서, 개호보험의 대상이 제한되고 또 본인 부담이 크게 상향 조정된 것입니다. 고이즈미 정권은 보험료를 인상하고(이 보험료는 국민연금에서 차감합니다) 엄격한 간병 요건을 둠으로써 저소득층 노인들의 삶은 피폐해지게 되었습니다. 참고로 개호보험을 신청하고 대기하고 있는 노인인구만 42만 명이라니 머리가 멍할 지경입니다.
아래의 <그림>은 이러한 사정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책의 178페이지에서 인용한 것으로, 65세 이상 전세대 중에서 금융자산을 4천 만엔 이상 가지고 있는(한국 원화 기준 약 5.6억 원) 부유층 노인이 얼마나 많은 지 보여줍니다(17.6%). 그러나 1천만 엔(원화 기준 약 1.4억 원) 이하의 금융자산을 가진 65세 이상 가계의 비중 또한 35%에 이르러, 노인들의 자산 분포가 양극화되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 결과 복지에서 소외되고 소득원이 없는 노인들의 일탈 현상이 일본 내에서도 사회문제가 되고 있지요. 꽉 짜여진 일본 사회에서 일탈을 감행할 만큼 스트레스를 받은 노인인구가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는 반증이 되겠습니다.
![]() 이상의 내용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이 책을 읽고 나면 가슴이 답답해집니다. 일단 우리의 미래가 이처럼 어두울 수 있다는 것. 또 3층의 복지시스템을 갖춘 일본마저 이렇게 어려움에 처해 있는데... 한국은 앞으로 얼마나 우울한 미래가 펼쳐질 것인지에 대해 걱정할 수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제가 "인구변화가 부의 지도를 바꾼다"를 통해 한국 노령화의 심각성을 경고한지 올해로 5년이 흘렀습니다. 그렇지만.. 한국의 복지 시스템은 그렇게 큰 변화가 없는 듯 하여 더욱 우울해지네요. 부디 많은 분들이 이 책을 읽고, 또 노후 설계를 위해 다시 한번 신발끈을 조여 맬 수 있기를 기원해 봅니다.
목 차
무연사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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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세 이상 인구가 전체인구의 23%, 인구 5명 중 1명이 노인인 나라 일본. 독일과 함께 전세계에서 2개 뿐인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나라이다.
'장수국가'라고 부러워할 수도 있지만 폭주노인, 망주노인의 등장, 고독사 증가 등의 사회문제가 갈 수록 심해지지만 국가적 차원에서 그것들을 해결하기란 쉽지 않다.
한국의 경우는 어떠한가. 일본이 겪었던 전후 60년에 걸쳐 결혼인구 저하, 저출산, 인구의 고령화, 국민연금 시스템의 한계를 더 급속하게 겪어내고 있다.
게다가 일본은 현재 은퇴세대의 경우 공적연금, 후생연금, 기업연금의 3층 연금이 어느정도 고령세대의 생활을 책임지고 있지만 연금제도 도입의 역사가 길지 않고 보완장치가 미약한 한국은 당장의 은퇴세대부터 생활고에 시달리는 경우가 적지 않다.
더불어 자영업자의 급속한 몰락은 사회 전반적인 삶의 질을 급격하게 떨어뜨리고 있다.
앞으로 우리나라가 이겨내야 할 시련들을 가까운 일본을 통해서 짐작해볼 수 있게 해주는 책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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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속 절차를 밟겠다며 관공서를 찾은 한 민원인은 서류를 발급하다 제 직계가족 중 일부가 사망신고 누락으로 서류상으로는 여전히 살아 있음을 발견했다. 1860년대 태생이니 인간의 보편적인 수명을 고려하면 살아 있다고 말하기가 많이 미심쩍은 상황. 일제강점기, 한국전쟁 등 굴곡이 많은 우리의 역사 탓일까? 민원실에 근무하며 나는 이런 경우를 상당수 목격했다. 심지어 나의 증조 할아버지도 여전히 서류상으로는 살아 있어 가족관계증명서(구 호적) 발급이 가능한데, 가족 중 어느 누구도 그 사실을 알지 못하는 듯하다. 혹 그 사실을 알아도 관련 절차를 밟으려 굳이 먼저 나서지는 않을 것 같다. 한 마디로 귀찮기 때문이다. 몇 해 전 이웃 일본이 발칵 뒤집혔다. 소문한 장수 국가 일본인만큼 100세 이상의 고령자가 상당한데, 그들 중 일부가 알고 보니 이미 고인(故人)이더란다. 노인 혼자 살다 사망했는데 이를 아무도 인지치 못해 사망신고가 행해지지 않은 경우도 물론 있거니와 게 중에는 빈곤한 후손들이 제 생계비가 걱정이 된 나머지 사망한 부모의 연금이 끊길까 두려워 의도적으로 사망신고를 하지 아니한 경우도 꽤 되었다. 심적으로는 오래 전 사망했을 거 같으나 살았는지 죽었는지 확인할 길 없는 경우도 상당수. 살아서는 가난과 고독에 시달리고 죽어서도 죽음을 인정받지 못하거나 뒤늦게 백골 상태가 되어 발견되는 노인들의 끔찍한 삶은 비단 일본만의 문제가 아닐 것이다. 세계적으로 유래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고령화의 속도가 빠르다는 우리나라. 일본보다 더 나은 복지제도를 갖춘 게 아닌 이상에야 이 책에 언급된 수많은 문제들로부터 우리라 하여 얼마나 자유로울 수 있겠는가! 일종의 패러다임의 전환으로 보아도 무방할 듯하다. 기존의 사회는 젊은 노동 인구에 모든 것의 초점이 맞추어져 왔다. 최근 들어 더욱 강력하게 그 힘을 발휘하고 있는 신자유주의도 실은 젊음이 기저에 깔려 있다. 얼마든지 노동력을 쥐어짤 수 있는 계층을 적시에 사용하고 쓸모가 다하면 버림으로써 사회의 생산성을 유지시킨다는 발상이 신자유주의의 핵심 아니었던가. 그런데 지금은 인간의 수명연장과 저출산이 동시에 진행되면서 젊음을 지닌 인구의 수가 나날이 급감하고 있다. 게다가 경쟁은 또 얼마나 치열한지, 대학을 졸업한다 하여 이전처럼 취업이 쉽사리 이루어지지도 않는다. 젊은 층은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살기도 버겁다. 당연히 그들의 소비심리는 위축될 수밖에 없다. 상대적으로 노인층은 부유하다. 정도의 차이야 물론 존재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일본의 노인들은 많은 수가 경제적인 어려움 없는 노후를 보내고 있다. 각종 소비재가 이런 노인층을 공략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산업은 돈을 따르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양상이 다소 음침(!)하다. 2040년 이후 유망할 직종 중 하나로 언급되는 게 바로 ‘장례지도사’란다. 이미 일본에서는 제 죽음을 준비하는 류의 여행이 인기가 높단다. 삶의 마지막을 정리하고 장지 자리를 알아보고 하는 식의 여행이라니, 아직은 젊어서 그런지 그다지 끌리지 않는다. 허나 지금 준비해두지 않으면 언제 떨어질지 모르는 게 돈이기에 일본의 노인들은 그런 여행을 즐기고 있단다. 우리라고 그리 되지 말란 법은 없다. 이런 여행을 즐길 여력이 닿는 사람들은 그나마 나은 편이다. 현 연금제도는 끊임없이 해체의 수순을 밟고 있다. 돈을 납부하는 인구는 줄어들고 수혜자의 수는 늘어나는 사회 구조가 지속되는 한 더 내고 덜 받는 움직임은 계속될 것이다. 자연스레 현재 젊은 층은 노인이 되었을 때 빈곤할 수밖에 없다. 일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비정규직, 저임금 장시간 노동 등 악조건인데 은퇴 이후라면 더욱, 젊은 시절 모아놓은 자산이 부재할 터이고 연금은 이전만큼 풍족하지 않을 것이기에 가난은 피할 수 없는 굴레가 되어 사람들에게 어둔 그림자를 드리울 것이다. 생계유지를 위해 범죄 전선에 뛰어드는 노인들과 지금보다 더욱 자주 만나게 될 수도 있다. 억지로 기대수명을 떨어뜨린다거나 아이를 안 낳는 사람에게 출산을 강제할 순 없고 바람직하지도 않다. 그렇다면 정녕 희망은 없는 것일까? 책에서 만나볼 수 있었던 몇몇 일본 기업들은 아주 바람직한 길을 우리에게 제시하고 있었다. 기업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울 수도 있는 정년 폐지가 바로 그것이었다. 고령근로자의 천국으로 비유된다는 다이킨공업은 나이든 이들을 고용했다는 이유로 생산성의 저하 문제를 경험치 않고 있다. 오히려 이 회사는 세계적인 기업이라 할 만한 파나소닉과 경쟁을 할 정도로 튼튼하다. 고용주의 입장에서는 나이든 이들의 경험으로부터 지혜를 얻을 수 있어 좋고 노인들은 생계 걱정 없이 살 수 있어서 좋은, 일종의 상부상조라고 보아도 좋을까? 그런데 정년 폐지의 역사에는 크나큰 발상의 전환이 앞서 있었기에 가능했다. ‘사람 우선’이 바로 그것이다. 소모품이 아닌 가족, 소진 되어 쓸모 없는 것이 아닌 깊이의 획득. 나이듦에 긍정적인 이미지를 부여하고 나이든 사람들도 그와 같은 눈으로 바라보는 데에서부터 다이킨공업은 잿빛 미래와 멀어질 수 있었다. 비록 한 기업의 예에 불과하지만 그와 같은 관점이 널리 퍼진다면 세계는 지금과 분명 달라질 것이다. 고령사회는 더 이상 먼 훗날의 일이 아니다. 도심 한가운데 빈 아파트를 지키는 백골이 되고픈 이는 아무도 없을 것이다. 아무것도 준비치 아니한 그대, 그 무엇도 준비할 수 없었던 사람들을 위해 이젠 사회가 나서야 할 때가 아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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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적지 않은 시간을 지내며 연구활동한 저자가 일본을 섬세하게 연구한 결과를 정리해 놓았다. 일본의 경제, 사회, 특별히 고령화 시대로 접어든 일본이 겪고 있는 어려움을 다양한 측면에서 데이터와 함께 기록하고 있다. 다른 책들에 비해 다양한 테마를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지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저자의 아웃풋이 2%정도 모자른다는 느낌을 받았다. 책을 급하게 출판한 것 같은 느낌이 적지 않게 있다. 이렇게 다양한 주제를 다루었는데 좀더 깊게 연구를 하고 대책을 내놓았으면 더 훌륭한 책이 되지 않았을까 싶다. 그리고 좋은 책이 품절되어 아쉽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