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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발간되는 여행서 들에는 예전과 다른 독특함이 묻어 있다. 그동안 여행서 들이 많이 출간된 것이 주요한 이유겠지만, 그만큼 다양성도 더 많이 확대되었기 때문이리라. 여행정보를 중심으로 소개되는 책들은 최신 정보들이 담겨있지 않으면 진부하기 십상이다. 책이든 미술이든 음악이든 차별화된 소재를 중심으로 떠난 여행은 마니아들을 자극시키고 깊이 있는 정보를 제공한다. 이러한 책들을 여럿 읽었지만 그 중에서도 내게 가장 기억에 남는 책은 빌 브라이슨의 여행서다. 빌 브라이슨은 독자들을 전혀 낯선 세계로 안내한다. 똑같은 장소, 똑같은 시간이건만 빌 브라이슨의 눈으로 본 세계는 유쾌하고 발랄하다. 때론 쉽게 발견할 수 없는 이면을 자신만의 독특한 감성과 가치로 소개하기도 하여 독자들의 마음에 깊은 여운을 남기기도 한다.
아마도 이 분야에서만큼은 빌 브라이슨이 독보적인 존재가 아닐까 생각했는데 최근 또다른 강자를 알게 되었다. 이 분,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이 할머니는 빌 브라이슨이 스승으로 모셔도 충분한 존재다. 어쩌면 빌 브라이슨이 직접적인 영향을 받았을지도 모르겠다. 50년간 무려 77개국을 여행하셨단다. 여러 번 여행한 국가도 있으니 방문횟수로만 치면 100번도 넘을 것이다. 직업적으로 글을 쓰고, 여행서도 35권이나 펴내셨다. 대단한 정력이고 대단한 열정이다. 에베레스트 원정 취재로부터 시작하여 저널리스트로서, 여행가로서 세계 곳곳을 누비고 이에 대한 단상과 감상을 섬세하게 그려내었다. 글솜씨 또한 만만한 실력이 아니다. 2008년 영국의 <타임스>가 뽑은 전후 영국을 빛낸 대작가 50인 중 15위에 오를 정도로 문학적 능력 또한 뛰어나다. 그리고 놀라운 또 하나의 사실. 할머니라 칭했는데 원래는 할아버지가 될 분이었다. 46세의 나이에 자신의 정체성을 위해 성전환 수술을 하여 잘못된 몸을 바로 잡으셨다. 그러니 어찌 빌 브라이슨이 따라잡을 수 있겠는가.
이번에 이 쟌 모리스 할머니께서 쓰신 <쟌 모리스의 50년간의 세계여행 1, 2>(바람구두, 2011년)를 읽은 거다. 1950년대부터 반세기의 알짜배기 여행기록이 담겨 있다. 두 권으로 나뉘었는데 1권은 에베레스트부터 성전환까지, 2권은 성전환부터 9.11까지 기록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무어냐? 한 마디로 말하면 놀라우리만치 섬세한 묘사와 디테일이다. 그림을 그리듯 여행지의 특징이 섬세하게 묘사되고 역사와 문화적 특징이 잘 포착되어 있다. 분명 며칠 반짝 여행하고서 쓴 글들이 아닌 게다. 솔직히 어디 한번 여행 갔다 왔다고 여기가 좋네, 저기가 좋네 책을 펴내는 여행작가들은 반성 좀 해야 한다. 쟌 모리스 할머니의 글을 읽다보면 꼭 거기서 사신 분 같은 착각이 들 정도로 디테일하다. 이 책에서 풍경은 솔직담백하게 그려지고, 어떠한 경우에는 사람들의 움직임 하나까지도 묘사된다. 아마도 거리를 거닐고, 사람을 만나고, 차를 한 잔 마시며 그 나라를 음미하듯 여유롭게 바라보기 때문에 나올 수 있었던 글이 아닐까 생각한다.
단지 풍부한 묘사만으로 칭송한다면 그녀를 반밖에 이해할 수 없다. 기자 출신이라서 그런지, 성전환 수술을 할 정도로 열려 있는 정신의 소유자라 그런 것인지 쟌 모리스는 세상을 바라보는 통찰력 또한 뛰어나다. 눈에 보이는 것만으로 세상을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그 나라가 지닌 역사와 문화를 꿰뚫어 파악한다. 그곳에 사는 사람들이 지닌 정신과 가치까지 이해하여 독자를 깜짝 놀라게 한다. 이러한 이해 속에서 그녀가 내리는 주관적 판단은 매우 다양하게 나타난다. 한껏 자랑을 늘어놓는가 하면 때론 냉혹한 비판도 서슴치 않는다. 글의 서문에 따르면 ‘이런 생각은 나만의 반응, 나만의 시대정신을 다듬고자 한 나만의 시도들’이다.
쟌 모리스 할머니의 무한한 열정과 도전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어느 누구도 쉽게 할 수 없는 도전을 그녀는 자신의 생으로 받아들이고 즐기며 이루어내었다. 두 권으로 축약된 그녀의 여행기는 곧 그녀의 삶이자 그녀만의 세상이었다.
by 꽃다지, 2011.09.0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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쟌 모리스의 50년간의 세계여행 1/쟌 모리스/박유안/바람구두/2011 40대까지는 남자로 살다가 그 이후로는 여성으로 살고 있는 제임스 모리스 혹은 쟌 모리스의 여행기입니다. 우리에게 익히 알려진 도시 뿐 아니라 지도에서 찾아야만 하는 도시들에 대한 소회가 아무런 기본 정보도 제공하지 않고(물론 이미 알고 있는 사람들에게 이런 정보는 아무짝에도 쓸모없이 페이지만 소모하는 것이겠지만) 그곳에서 느끼고 생각하고 겪은 것들을 여행기 형식으로 쓰고 있기 때문에 이책에 나오는 지명을 인터넷에서 검색하고 역사를 살펴봐야하는 수고로움도 잠깐씩 있었습니다. 그래서 단순히 여행기로 치부하기에는 좀 어려운... 뭔가 더 찾아보고 공부해야할 것 같은 이상한 기분이 들게하는 책이기도 했습니다. 어지간히 많이 돌아다녔는데, 일단 작가가 기자였기 때문에 가능하지 않았나 합니다. 아 그런데 이 사람, 희랍인 조르바 아저씨가 세계여행을 갔나 싶기도 했고. 아니면 남미 작가 조르지 아마두가 여행기를 썼나 싶기도 했습니다. 문체 화려합니다. 문장 복잡합니다. 내용 쉽지만도 않습니다. 그래도... 읽기 싫진 않습니다. 근데 읽고 나서 게운하지도 않습니다. 뭔가 복잡하고 어지러운 것이 그래, 이게 우리가 우리가 사는 지구촌의 꼬락서니구만. 하게 됩니다. 책은 2권으로 전편은 남성일 때 후편은 여성으로 성전환 수술을 하는 것으로 시작해서 최근까지입니다. 뭔가 달라진 게 있을까. 글쎄요, 어떤 사람들은 그걸 느꼈을 수도 있을 거 같습니다만...저는... 모리스를 다른 사람들이 신사양반이라고 부른 것에서 부인 이라고 부르는 것으로 바뀐 거 이외에는 별로 느끼지 못했습니다. 그러니까 모리스는 그냥 여전히 모리스인 거죠. 그게 다행이다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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쟌 모리스의 50년간의 세계여행 1 - 에베레스트부터 성전환까지
쟌모리스 지음 / 박유안 옮김
저자가 저널리스트로 활동하면서 여러나라를 살펴보고 철학적 정치적으로 분석하여 풀어낸 책 물론 분석의 기준은 저자이며 저자에 대한 생각이 많이 담긴 책이기도 하다. 각 도시의 역사는 물론이고 대표하는 인물, 사회분위기. 마지막으로 세계와의 연계성까지 그녀는 여러가지 시선으로 각 나라를 바라본다.
베이루트는 불가능의 도시이다. 몇가지 점에서 그렇다. 우선 레바논 산지가 지중해와 만나는 그 땅의 황홀함이 그러하다. 또 그 도시의 발끈거리는 기질, 제멋대로인 잔치분위기, 눅눅하게 얼버무리는 듯한 기운이 '불가능'이다. 베이루트는 경제적으로도 불가능이다. 여러 이론가들에게서 '완전 불능'이라고 낙인 찍힌 시스템 아래에서 다할 나위 없는 번영을 누리는 것. 마치 땅벌이 공기역학적으로는 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베이루트는 기존 법칙과 사례에 비추어서는, 존재할 수 없는 곳인 것이다.
아프리카 저항운동의 감정과 약점을 누구보다 더 잘 아는 사람이 바로 크리스토퍼 겔이다. 그의 글은 전 세계의 매체에 실렸고, 남아공에서 그의 이름은 거의 전설적이다. 포트엘리자베스의 완고한 그의 이웃들은 그를 미치광이나 괴물이라고 생각한다. 아프리카인들에게 그는 마법이다. 세계 각지의 기자와 논평가들에게 그는 소중한 나침반이자 정보원이다. ...그는 그처럼 껄껄대는 기상으로 끊임없이 정부를 비웃으며, 스스로 선택한 대의명분인 아프리카 해방을 위해 씩씩하게 나선다. 그의 작은 집까지 이어진 길은 사람들의 발길로 잘 다져져 있다. 그의 멋진 젊은 아내가 그 집에서 물리치료사로서 겔과 가족을 부양한다. ...당신이 그의 곁을 떠나는 동안에도 그는 여전히 중얼거릴 데고, 열정적이고 귀여운 그의 두 눈은 머리 위에 달린 작은 거울로 떠나는 당신을 지켜 볼 것이다. 나서는 당신에게 그가 말한다. "물론 우리 옹졸하지, 그런데 그럴 수밖에 없어. 그렇지 않으면 이런 놈들한테서 뭘 얻어내겠나?" 어떤 사람은 크리스토퍼 겔이 성자라고 말한다. 분명한 것은 포트엘리자베스의 그의 존재가 '한 방의 목소리'와 오래 살아남기 경쟁을 한다면 단연 앞서리라는 것이다.
홍콩의 지리적 입지를 주목해 보시라. 홍콩 섬의 고지대에 서면 이 식민지의 거의 대부분을 굽어볼수 있다. 발 아래의 진짜 홍콩은 더 할 나위 없는 잉글랜드 분위기이고, 그 너머로 항구가 찬란한 띠처럼 드넓게 펼쳐진다. 자유 기업의 증기선과 정크선, 페리선과 론치선들로 빼꼭한 항구는 휴식을 모른다. 늘 시끌벅적한 홍콩항은 세계 최고의 상업용 물길 가운데 하나이다. 하지만 좀 더 멀리 보이는 중국 본토의 구릉지과 그 사이의 땅들은 - 거기가 바로 홍콩 섬의 없어서는 안 될 배후지인 뉴데러토리즈이다-영국령이 아니고, 그저 금세기 말까지 영국에게 임대된 것이다. 중국만 불온하게 닫혀 있는 건 아니다. 중국 뒷마당의 영국령 홍콩의 임대권 또한 불확실하기 짝이 없다.
유럽의 각 나라의 특징을 잡아 설명하고 유럽연합으로 묶음으로서 다양한 색을 가진 연합의 모습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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