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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이것저것 잡다하게 많이 사서 읽는 편이다. 아마 이책은 내가 이제껏 YES24에서만 샀을 수백권 의 책 가운데 머리말을 읽다가 쓰레기통에 버리게 되는 첫번째 책이 아닐까 싶다(중간에 읽다 버린 책은 전에도 있었지만). 다시 한 번 홧김에 리뷰를 쓴다.
한겨레 신문의 서평을 보고 호기심을 느껴 책을 사게 되었다. 요즘 서민들의 삶을 가감없이 보여주는 여러 책들을 읽고 느끼는 바가 있었고{가령, "4천원 인생"이나 "나 같은 늙은이 찾아줘서 고마워"(제목이 부정확할 수 있음), 송경동 시인의 시집 등...}, 이 책도 그런 맥락에서 고시원에서 사는 사람들의 생활이나 거기에 이르게 된 삶의 행적을 생생하게 묘사하여 줄 것으로 기대하여 사게 되었다.
그런데 이책 머리말을 읽다가 이 책의 저자가 글을 쓰는 방식이 너무 짜증스러워 책을 집어던지게 되었다.
가령 이런 식이다 "(석사 학위 논문 작성과 관련하여) 이때 권장되는 것은 기존 학계에서 통용되는 학문 언어의 모사다. 입 또는 손가락을 가졌다는 것이 학문적으로 의미 있는 말하기/글쓰기의 충분조건이 아니라는 것을 인지하고부터, 나는 뛰어난 모사꾼이 되는 법을 연마하는 동시에 늘 그 모방의 실패 또는 잔여 지점에 고여 있었다. 회고적이거나 임시적인 석사 학위 논문의 일반적 지위는 과연 모방을 넘어 좋은 글, 좋은 논문이라는 기대치 않은 이상과 만날 수 있을까, 라는 질문은 지난 2년간 대학원생이던 내 구심적인 화두였다"
대체 무슨 소리인가. 왜 별것도 아닌 내용을 이처럼 의미전달도 제대로 되지 않도록 비비꼬아서 잰체하는 듯이 쓰는가. 이런 글쓰기는 대체 어디서 배운 것인가.
머리말을 본 내 느낌은 딱 영민하지 못한 석사 과정 대학원생이 저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이야기를 제 감정에 취하여 떠드는 느낌이었고, 언뜻 언뜻 들추어 본 본문을 보아도 그런 느낌은 그리 틀리지 않는 것 같다. 내 아래 이런 학생이 있었다면 수업시간에는 얼굴 보기가 짜증스러웠을 것이고, 학점을 줄 때는 내심으로는 C를 주고 싶지만 노력은 하였으니 B-를 주었을 것이다.
요즘은 개나소나 책을 쓰는 시대이고, 나도 책값으로 만원 내외의 돈을 지불하면서 많은 것을 바라지는 않는다. 미처 생각지 못했던 한 조각의 통찰은 말할 것도 없고, 읽는 동안의 유쾌함이라든지 생활에 도움이 되는 약간의 유용한 정보, 공유할 수 있는 한 조각의 감성 정도만 포함되어 있어도 그 책이 돈 만원에 값하는 바는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 책의 경우와 같이 짜증나는 독서를 시간을 들여가며 이어갈 이유는 없다는 생각이다. 예전에 고등학교 시절에 저도 모를 소리를 끊임없이 떠들어대는 친구가 있었다. 다른 장점이 있어서 그 친구와 친하게 지냈지만, 그런 이야기를 할 때는 입을 막아버리고 싶었다. 관심있는 주제를 이처럼 짜증나는 방식으로 서술한 책이 나와서 유감이다.
수많은 사람들의 한숨과 사연이 고여있을 고시원이라는 답답하고 비인간적인 생활공간에 대해서 그곳에서의 삶을 생생하게 전달해 줄 수 있는 다른 좋은 책이 조만간 나와 주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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