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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즈 페니는 라디오 방송국에서 18년 동안 라디오 진행자와 저널리스트로 일하다 결혼 후 방송국을 그만두고 집필에 전념해 발표한 데뷔작 『스틸 라이프』로 추리소설 분야에서 다양한 상을 휩쓸며 미스터리계의 혜성처럼 등장했다. 데뷔작 이후 7편의 아르망 가마슈 경감 시리즈가 큰 성공을 거두고 애거서상 4년 연속 수상의 기록을 세운다. 그 아르망 가마슈 경감 첫 번째 시리즈 『스틸 라이프』를 읽어보았다.
캐나다 퀘벡 주의 작고 평화로운 마을 스리 파인즈에 일흔이 넘은 제인 닐이 화살에 맞아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이 마을에서 평생을 보낸 제인은 학교 선생님으로 지내다 퇴직했고 마을 주민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며 지냈던 인물로 누군가에게 원한을 살만한 인물이 아니었다. 아르망 가마슈 경감이 이 사건을 맡아 스리 파인즈 마을에 머문다. 사냥철로 타지역 사람들도 이곳을 방문하기에 이것이 사냥하다 우연히 발생한 사고인지 고의적 살인인지부터 판가름해야 했다. 사춘기 아들 피터로 인한 가정불화와 갈등 그리고 증거물 인멸로 클로포드 부자가 처음 이 사건의 용의자들로 떠올랐지만, 이 사건과 관련이 없음이 밝혀진다. 사라졌던 클로포드의 화살이 발견되며 이 사건은 활을 잘 쏘고 이곳의 지리를 정확히 아는 이 마을 사람 중 한 명이 벌인 고의적인 살인사건이란 결론에 도달한다. 저마다의 개인사와 가정사를 안고 살아가는 마을 사람 중 누군가는 가면을 쓰고 자신의 본모습을 숨긴 채 이 살인을 저지른 것이다. 한 달 전 암으로 자연사한 노부인 티먼 해들리도 자연사가 아닐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두며 가마슈는 사람들을 면밀히 관찰한다. 제인이 죽기 전 평생 한 번도 다른 이들에게 선보이지 않았던 자신의 그림을 사람들 앞에 내보이기로 한 후 사망하였기 분명 그림과 관련된 인물이 저지른 짓이며 제인이 죽고 나면 가장 큰 이득을 볼 사람의 소행일 것이라는 추측으로 사건 조사는 지속된다. 제인과 가장 친밀하게 지냈던 클라라가 살해범을 찾는 데 많은 도움을 주고 결국 범인은 자신의 죄와 본 모습을 숨기기 위해 제인을 살해했던 것으로 밝혀진다.
몇몇 사람들이 용의선상에 오르지만 범인을 추론하기가 쉽지 않아 마지막에 범인이 밝혀지기 전까진 사실 나조차 다른 사람을 용의자로 생각했다. 등장인물이 모두 개성이 강하고 저마다 과거의 아픔과 그리고 그것을 이겨낸 개인사를 매력적으로 표현한 작가의 필력에 감탄하며 책을 읽었다. 세심한 관찰력으로 사건에 접근해가는 가마슈 경감과 그와 함께 수사하는 보부아르 경위의 콤비가 돋보이며 신참내기 형사 이베트 니콜의 아슬아슬한 모습 또한 재미를 배가시킨다. 니콜은 성공에 대한 집착과 미숙한 태도로 물의를 일으켜 팀 내 갈등을 야기하지만, 남들이 생각하지 못하는 것을 찾아내는 예리함을 가지고 있기에 앞으로 니콜이 어떻게 세련된 수사관의 모습으로 변해갈지 기대된다. 루이스 페니라는 작가의 작품을 이번에 처음 만났는데 데뷔작이라고 여겨지지 않을 정도로 이 책이 너무 매력적이었다. 미스터리물이지만 자극적인 면을 부각하지 않고 지극히 평범한 사람들의 내면을 잘 표현했기에 분량이 적지 않았음에도 책을 손에서 놓기 힘들었다. 앞으로 가마슈 경감 시리즈를 다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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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몰라~ 안그래도 시리즈에 집착하는데 이렇게 괜찮은 작품들이 쏟아져나오니 정말 기쁘다고 해야할지, 기억해둬야 해서 머리 복잡하다고 할지..여하간, 무척 많은 영미 추리소설 애호가들이 손에 꼽는 작품, 시리즈였는데 읽다가 계속 밑줄긋고 싶은 문장들이 쏟아져나오는 것을 보고서 정말 그럴만 하단 생각이 들었다. 연속 아가사상 수상작이긴 해도 아가사 크리스티보다는 P.D.제임스 (이름이 그렇지 저자도 여성이다)의 아담 달그리쉬 경감 (Adam Dalglish)이나 저자소개에는 빠져있지만 저자가 매우 좋아하는 조세핀 테이의 알란 그랜트 경감(Alan Grant)이 더 생각난다. 코지물이라기보단 경찰물에 집어넣고 싶다, 그것도 꽤나 멋지고 인상적이고 독보적 매력을 지닌 경찰이 나오는.
몬트리올의 남쪽 이스턴 타운쉽스 지역의 스리파인즈 (나중에 3탄인 [The Cruelest Month)]의 배경으로 다시 등장하는데 꽤나 매력적인지라 - 특히, 멋진 노경감 아르망 가마슈가 관조하는 묘사부분 - 아마존에는 '스리 파인즈로 이사가고 싶다'는 평도 있더라) 근데 난 사양. 살인이 일어나잖아. 이 작품을 흐르는 메세지 또한, 아무리 아름다운 곳에도 아무리 평화롭게 사람들이 서로를 위해서 살지라도 악의는 흐르고 있다는 거라지만.
피터 모로 - 클라라 모로, 부부화가 2. A taral grace (미국제목) = dead cold (영, 캐나다 제목), 2007, 아가사상
![]() ![]() ![]() ![]() 3. The cruelest month, 2008, 아가사상, 쓰리파인즈가 다시 등장한다. ![]() ![]() ![]() 4. A rule againt murder (미국제목)=the murder stone (영,캐나다제목), 2009 ![]() ![]() 5. the brutal telling, 2009, 아가사상, 앤서니상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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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시골 마을에서 일어난 의문의 죽음 "
루이즈 페니의 <스틸 라이프>를 읽고
" 조용한 시골 마을에서 일어난 완벽한 죽음, 과연 범인은 누구인가 " -전무후무한 애거서상 4년 연속 수상에 빛나는 루이즈 페니의 데뷔작-
영국에는 홈즈, 애거서 크리스티 같은 유명한 추리소설 작가들이 있다면, 캐나다에는 영미권의 권위 있는 추리문학상 대부분을 석권한 '루이즈 페니' 가 있다. 홈즈나 애거서 크리스티가 쓴 다소 자극적인 논리적인 추리소설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루이즈 페니 작가의 추리 소설인 『스틸 라이프』는 다소 나에게 낯설고 색다른 자극으로 다가왔다. 또한 나는 힐러리 클린턴과 공동집필한 책 『스테이트 오브 테러』를 통해 비로소 루이즈 페니 작가에 대해 알게 되었고, 루이즈 페니가 캐나다의 유명한 추리소설 작가임을 알게 되었다.
더군다나 이 책 『스틸 라이프』는 2000년대 영미 서점계를 강타한 루이즈 페니의 아르망 가마슈 경감 시리즈의 시작을 알린다. 이 책을 시작으로 해서 『치명적인 은총』, 『가장 잔인한 달』, 『살인하는 돌』, 『냉혹한 이야기』, 『네 시체를 묻어라』 등 아르망 가마슈 경감 시리즈가 계속되고 있다. 나는 이 책을 통해 아르망 가마슈 경감을 처음 만나게 되었지만, 셜록 홈즈나 에르퀼 포와로처럼 분명 매력적인 인물임에는 틀림이 없다. 명탐정은 아니지만 퀘벡 경찰청 경감이며 다른 방향으로 사건을 추리하고 사건을 해결한다. 그래서 홈즈같은 예리한 관찰력과 사고력은 없지만, 범인을 검거할 때까지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사건을 해결하려고 한다. 또한 경감으로서 부하직원들의 의견을 존중하고 팀워크를 중시한다. 또한 사건의 목격자나 주변 사람들의 증언들을 귀담아듣고 그 속에서 증거를 찾으려고 한다. 그래서 사건을 해결하는데는 다소 시간이 걸리지만, 정의실현을 위해서는 기꺼이 경찰 배지와 신분증을 반납할 만큼 정의로운 인물이다.
캐나다의 한적한 시골 마을, 소나무 세 그루가 상징적으로 있는 선한 사람들이 모여 사는 캐나다의 스리 파인스 마을에서 아마추어 화가 노부인인 제인 닐이 숲속에서 죽은 채로 발견된다. 제인 닐의 몸에서 발견된 화살로 인한 상처로 인해 활사냥으로 인한 사고사라고 단정짓는다. 누군가가 사슴을 사냥하다가 제인 닐을 사슴으로 오인해서 활시위를 잘못 당겨서 제인 닐이 죽었다고 말이다. 그런데 정말 사고사일까? 사건을 조사해가면서 사고사라고 하기엔 이상한 점들이 드러나게 된다. 그 수집된 증거들을 통해 가마슈 경감은 '살인 사건'임을 알게 된다. 제인 닐의 죽음이 사고사가 아닌 누군가에 의한 고의적인 살인이라는 것이 밝혀짐에 따라 사건 수사는 급물살을 타게 되고 수사 방향도 바뀌게 된다.
제인 닐은 자신의 그림 전시를 일주일 앞둔 어느 날 숲 속에서 살해된다. 그것도 요즘은 잘 사용하지 않는 리커브 활과 화살에 의해서 말이다. 누가 온화하고 선량한 노부인을 죽인 것인가. 보통 추리소설에서 살인사건이 일어나면, 탐정이나 형사는 범인을 잡는데 총력을 기울여 작품 중반쯤 되면 어느정도 범인의 윤곽이 드러난다. 그러나 이 책 『스틸 라이프』에서 제인 님 살인사건의 범인은 좀처럼 드러나지 않는다. 그리고 애거서 크리스티의 소설인 『오리엔트 특급살인사건』처럼 주변 사람 중에 범인이 있어서 그런지 범인을 찾아내기가 쉽지 않았다. 가마슈 경감 또한 잘못된 추리로 인해 용의자를 잘못 파악하는 실수를 저지른다. 처음에 나 또한 똥거름 사건의 주동자 중에 한 명의 소년이라고 생각했는데, 보기좋게 그 추리는 잘못되었다. 살인 흉기였던 활과 화살에만 초점을 맞추어서 범인을 추리한 결과였던 것이다.
그리고 이 살인 사건 속에는 제인이 그림 전시를 위해 그린 그림인 <박람회의 날>의 비밀과 관련이 있다. 그림에 얽힌 살인사건, 제인의 그림 속에 그 사건 해결의 열쇠가 숨겨져 있다. 제인 닐은 그림을 통해서 무엇을 말하고 싶었던 것일까. 어린 아이가 그린 그림처럼 너무나 조잡하고 형편없는 그림 속에 그녀는 엄청난 비밀을 숨겨놓았던 것이다. 그림 속에 숨겨진 사건 해결의 실마리는 이 책 『스틸 라이프』에서 확인하길 바란다.
가마슈 경감 외에도 유능한 형사 보부아르, 다소 짜증이 나고 오만하고 잘난 체하고 싶은 신참 형사 니콜, 제인 닐의 친구들인 클라라와 피터, 루스, 머나, 올리비에와 가브리, 매튜와 필립, 벤, 제인 닐의 조카인 욜랑드 가족 등 여러 다양한 인물들이 나온다. 조용하고 평화로운운 캐나다의 시골 마을인 스리 파인스에서 살아온 선한 사람들, 그러나 이들 중 한 명의 마음은 삐뚤어져있고, 상처가 곪아 있다. 이 책의 제목인 '스틸 라이프(Still Life)는 무슨 의미일까. 영어로 still 의 뜻은 '아직도 계속해서' '정지한' '고요한' 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이 책에서 저자가 전하고 싶은 메세지가 무엇일까 생각해보다가 이 책의 마지막 부분에서 그 해답을 찾았다.
언덕 꼭대기에서 아르망 가마슈는 차를 멈추고 내렸다. 마을을 내려다보는데 마음이 날아올랐다. 지붕들을 바라보며 선하고 친절하고 결함이 있는 사람들이 내면에서 자기네 삶을 붙들고 씨름하는 모습을 상상했다. 사람들은 개를 산책시키고, 쉬지 않고 날리는 낙엽들을 갈퀴로 긁어 모으고, 소복소복 내리는 눈 속을 걸었다. 무슈 벨리보의 식료품점에서 장을 보고 사라네 빵집에서 바게트를 샀다. 올리비에가 비스트로 문간에 서서 식탁보를 털고 있었다. 여기서는 삶이 전혀 분망하지 않았다. 하지만 정체해 있지도 않았다. -p. 457
또한 이 책에서 살인 사건 추리 외에 우리는 캐나다의 전원 마을인 스리 파인스의 아름답고 평화로운 전원의 모습들을 만끽할 수 있다. 영어권과 불어권이 존재하는 캐나다의 퀘벡에 존재하는 이국적인 문화와 목가적인 풍경은 독자들에게 독특하고 신선한 자극을 느끼게 해줄 것이다. 또한 마지막까지 범인이 누구인지를 예측할 수 없도록 독자들의 끝까지 궁금증을 가지고 읽을 수 있도록 이끌어 가는 작가의 필력과 작품의 구성력은 대단하다. 이 작품이 데뷔작이라니 정말 믿기지 않을 정도이다. 단순히 살인 사건을 해결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 속에 인생에 대한 중요한 교훈을 담아놓은 것도 인상적이다. 앞으로 이어지는 아르망 가마슈 경감의 활약이 기대가 된다. 냉철하고 불의에 저항하는 정의로운 성격을 가진 가마슈 경감이 앞으로 멋지게 사건을 해결해가는 모습을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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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가을에는 루이즈 페니의 아르망 가마슈 경감시리즈를 읽기위해 비워놨다 (음, 물론 중간에 성격이 다른 추리물을 손에 잡을 테지만서도). 그런데 너무나도 잘한 결정이었다. 7년전 여름에 잡았을때 ( 마태복음 10장 36절 (아르망 가마슈 경감 시리즈 #1))에도 씹어먹고 싶은 작품인지라 줄줄이 밑줄긋기에 정신이 없었는데, 다시 읽으니 문장도 그렇지만 전달하는 메세지나 기억하고픈 장면들이 많았다. 어디를 가던지 아내 클라라가 있는 곳을 확인하는 피터, 세계가 그녀를 중심으로 도니까. 상실감에 허덕이는 그녀를 보고 질투심과 죄책감을 느끼다 바로 그 대상 제인이 어떠했을까를 곱씹어 그렇게 자신을 바꿔보는 장면, 악의를 보고 너무나도 아내에게 전화를 하고픈 보브아르 경위. 그는 아내와 사소한 이야기를 하지만, 그 사소함을 넘어 아내는 알고있으리라. 그러한 일상이 큰 악의에 타격받는 그를 보호하고 잡아 지탱하리라는 것도. 루시에게 전해주는 바나나와 나무조각 (바나나가 아닌 그걸 무심히 주는 손길이야 말로 행복이었음을...ㅜㅜ) 이 작품은 상실과 상실감에 관한 것이다. 슬프거나 기쁘거나 이 모든 것을 순수하게 나눌 수 있었던 상대인 제인 닐이 살해당하고, 아르망 가마슈경감 일행이 범인을 찾아가는 와중에 이 쓰리파인즈 마을 사람들은 슬픔에 허덕인다. ....주먹을 말아쥐니 손톱이 손바닥을 찔러 아픈 것이 차라리 편했다. 그것은 이해할 수 있는 아픔이었다. 다른 아픔은 그의 이해력을 넘어선 아픔이었다.....p.60 (음, 이거 쓰다 다시 보니 이 감정의 주인은....그럼에도 무슨 의미인지는 알 수 있었다). 몬트리올의 남쪽 지역 이스트 타운쉽 지역의 쓰리파인즈 (이스트 타운쉽은 실제이고, 쓰리파인즈는 허구이다. 하지만 최근에 트위터에서 어떤 번역가분이 시리즈중 [Glass house]의 작가후기를 가져오셨다. 우리가 잔인함 대신 다정함과 친절함을 택할때 우리는 쓰리파인즈에 있는거라고...)에 10월의 둘째 일요일 아침 살인이 일어난다 (이 책을 잡은 날이 바로 10월의 둘째 일요일 밤이었다). 76세의 전직교사인 미스 제인 닐이 화살관통상으로 사망한게 발견된다. 어린시절 사랑하는 남자와 억지로 헤어지고 교편을 잡았던 그녀는, 부모가 남겨준 집에서 살펴 은퇴후 그림을 그렸는데, 아무리 친한 친구라고 집안으로도 들어가지도, 그녀의 그림을 볼 수도 없었던 미스테리한 삶을 살았다. 하지만, 서른살 넘게 어리지만, 진정한 친구였던 클라라나 평생 그녀의 주변에 살았던 이들 그게 특이하다고 생각하지않고 그냥 받아들였었다. 그런 그녀가 윌리암스버그 전람회에 출품한 작품은, 심사위원들에게 대단한 충격을 안겨주었고 탈락의 직전 통과했다. 티머 해들리가 투병끝에 죽던, 과거 박람회날의 퍼레이드를 그린 그림. 제인 닐은 전시회가 끝나면 그토록 타인에게 폐쇄되었던 자신의 집에서 파티를 하겠다고했다.
(2013년 영화이다. 책 속의 인물묘사와는 조금 다르다. 가마슈경감은 50대 중반에 콧수염도, 흰머리도 보이기 시작하는 온화한 분위기인데 이분은 보다 냉철한 느낌. 보부아르경위나 이베트 니콜형사는 느낌이 비슷하다. 난 이 묘사가 참 마음에 들었다. ..장 기 보부아르는 가마슈의 휘하에서 십년 넘게 부관 노릇을 하고 있었다. 하의는 코듀로이 바지, 상의는 가죽재킷 아래 울 스웨터를 은 옷차림이었다. 목에서는 아무렇지않게 둘둘 감은 듯한 목도리가 경쾌하게 펄럭였다. 그 태연자약한 모습이 그의 탄탄한 몸과 잘 어울렸지만 자세에는 밧줄처럼 팽팽한 긴장감이 배어있었다. 장 기 보부아르는 느슨하게 싸여있으나 단단히 감겨있는 사내였다...p.50) 퀘벡 경찰청 살인수사반 경감인 아르망 가마슈가 자신들의 팀을 이끌고 이 마을에 와서, 올리비에의 비스트로위 비앤비를 숙소로, 루스 자도가 이끄는 자원소방대원에 제공하는 빈 역을 사무실로 삼아 수사를 시작한다.
(이 쓰리파인즈 지도는, 시리즈 후반에 이벤트로도 하고, 또 관련샵에서도 판매를 하는 것 같다. 광장을 심으로 짧은 상업가인 4채의 집. 이층에선 강이 보이는 저 4채가 벨리보 간판을 단 데파뇌르, 즉 자크 벨리보의 식료품점, 그리고 블랑제리, 비스트로, 서점인 것 같다. 쓰리파인즈는 작가가 살고싶은 곳으로, 마을의 중심에 머리와 위가 먹는 양식이 책과 빵집을 제일 먼저 그렸다고 한다. 저기 오른쪽은 세인트 토마스 교횐가. 강을 내려다보면서 따뜻한 카페라떼와 크와상을 먹고싶다. 참, 아침에 빈속으로 나설때 이 두개를 쥐어준 가브리, 정말 너무나도 사랑스럽다) 가장 먼저 시체를 발견한건, 티머의 아들 벤 해들리. 십여년전 이 마을에 들어와 비스트로를 연 올리비에 브릴뢰와 가브리엘 뒤보 (가브리)를 괴롭히던 소년들 필립 크로포트 일당들은 전날 제인 닐에게 정체를 들켰고, 필립의 아버지인 매튜 크로포트는 활쏘기에 능했고, 제인 닐의 절친 클라라의 남편이자 화가인 피터 모로 또한 활쏘기를 즐겼다. 교활하고 빚이 있는 제인 닐의 조카인 욜랑드 퐁텐과 잔인한 인성의 남편 앙드레 말랑팡과 아들 베르나르. 사고인지 살해인지에서 부터 시작한 이 사건수사는, 살인사건으로, 그것도 활쏘기의 특성상 가까이에서 제인 닐을 노렸으며 이 마을 사람이라는 사실이 확실해진다. 그런데 이 작품은, 범인 찾기가 다는 아니다. 물론, 마지막에 흩어져있던 실마리들이 의미를 찾아 마치 직소퍼즐처럼 제자리를 찾아 큰 그림을 완성하는 쾌감은 멋지지만. 상실감, 죄책감, 변화에 대한 이야기이다. 나는 이미 한 아이를 잃었고 또 자식같은 강아지도 올해 두번이나 죽음의 길에서 다시 건져냈기에 상실감의 파괴성을 알고 또 너무나 두려워하고 있었다. 엄마는 그러지말라고 자주 가르치시지만, 나 혼자 '마지막 잎새'를 겪고있는 그런 느낌이었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서 좀 나아졌다. ...차원높은 의미를 찾아야해요. 그렇지않으면 우리자신을 잃게...촉매제가 종종 변화와 상실이었죠..통제의 상실...인생은 상실입니다....영원한 건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 변화는 불가피하다는 사실을 받아들일 수 있고 우리가 적응할 수 있다면 우리는 더 행복해질거예요...p.205 사람들은 언제나..그럴만 하니까 나쁜 종말을 맞는다고 생각한다. 살해당한 사람은 분명 그럴만하니까..피살자가 자초한 면이 있다는...선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살해당하는 사건을 접하면 충격을 받고, 분명히 뭔가 잘못됐다고 생각한다....p.88 ...시간이 약이라고들 하지만...시간은 아무것도 하지않으니까...시간은 그 사람이 원할때만 치유하는 거지...p.349 난 너무 의미를 찾았나보다. 죽고 살아가는 것에. 2011년도에도 이 책을 읽으며 그날만은 기억하겠노라고했는데...ㅎㅎ 책 맨뒷장을 덮으면서도 나중에 또 다시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든 작품이었다. 다시 읽고싶어도, 이젠 다시 나아가야 하니까 이제 후속작을 잡아야겠다. 다시 쓰리파인즈가 등장하기에 등장인물들을 더 자세히 정리해봤다.
p.s: 루이스 페니
-아르망 가마슈경감 (Chief Inspector Armand Gamache Series) 8. The Beautiful Mystery 2012, 매커비티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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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추리작가협회상, 캐나다추리작가협회상, 영미서점협회 딜리스상, 앤서니상, 배리상 등 각종 문학상을 휩쓸었다는 “루이즈 페니”의 데뷔작 <스틸 라이프(원제 Still Life/피니스아프리카에/2011년 6월)>의 출판사 소개글 중 “영국 정통 후더닛 미스터리의 거장 애거서 크리스티의 계보를 이었다”는 문구에서 추리소설 매니아를 자처하는 나로서도 “후더닛”이라는 단어가 영 낯설었다. 인터넷을 검색해보니 “후더닛(whodunit)”란 “내용과 줄거리가 범죄와 그 해결에 주력하는 유형의 미스터리 영화나 프로그램, 소설 등에 대한 속칭. ‘Who has done it?’에서 나옴(네이버에서 발췌)”라는 뜻이라고 한다. 탐정이나 형사가 범인을 추리해내는 것이 고전 추리소설의 원형(原形) - 범인을 먼저 독자에게 밝히고 이야기를 전개하는 <콜롬보 형사>나 작품 내에 또 다른 작품을 교차 배치하거나 시간 순서를 바꾸거나 해서 오인시키는 방법인 “서술 트릭”은 일종의 변형(變形), 심지어 추리 소설의 규칙을 위반한 반칙(反則)으로 부르는 사람도 있다 - 이라고 할 수 있으니 고전 스타일의 추리소설이라는 설명 정도로 볼 수 있겠다. “독자의 뒤통수를 치는 데에만 급급해서 진상의 추적 과정이나 심지어 범인의 동기마저도 납득이 가지 않으면서 반전만을 추구하는 추리소설”이 아닌 정통 고전파 추리소설을 지향한다는 이 책, 오랜만에 애거서 크리스티류의 추리소설을 읽어보겠구나 하는 기대감에 책장을 펼쳐 들었다.
큰 도로는 물론 작은 도로에서도 너무 멀리 떨어져 있어 캐나다 어떤 관광지도에도 나오지 않는 마을 “스리 파인스”는 지난 25년 동안 단 한 번도 범죄 소식을 들어본 적이 없는, 현관문을 잠근다면 기껏해야 수확 철에 이웃 사람들이 주키니(오이 비슷한 서양 호박)를 몰래 가져다 놓지 못하게 하려는 것 정도로 범죄가 없는 그런 한적한 마을이다. 그런데 추수 감사절 하루 전인 일요일 이른 아침 마을 단풍나무 숲에서 네 활개를 펴고 누워 있는 76세의 노부인 “제인 닐”의 변사체가 발견된다. 사인은 사냥용 화살의 관통에 의한 죽음으로 밝혀지는데 수사를 맡게 된 퀘벡 경찰청의 아르망 가마슈 경감은 무성한 숲인지라 사슴으로 오인한 실수인지 아니면 계획 살인인지에 대한 판단을 유보하고 수사에 나선다. 그러던 중 사건 발생 며칠 전 오리똥 거름을 뿌려대는 세 사내아이들을 제인이 혼을 냈다는 사실을 듣고 한 아이 집을 방문하여 조사를 하던 중 화살과 피 묻은 옷을 불태우려는 아이 부모들의 수상쩍은 행동과 아버지가 제인을 죽였다는 아이의 증언을 듣고 아이의 아버지를 체포한다. 그러나 제인을 죽인 화살이 숲에서 발견되면서 아이의 아버지는 풀려나게 되고, 사건은 단순 오인사가 아닌 계획적인 살인사건으로 전환되어 수사를 계속한다. 사건 발생일로부터 일주일 후 미술 전시회에 제인 닐의 그림인 <박람회의 날>이 전시되는데, 사전에 그 그림을 심사했던 심사위원이자 제인 닐의 절친한 이웃인 "클라라“와 남편 ”피터“는 그림이 어딘가 달라졌음을 감지하게 된다. 그날 밤 범인의 정체를 짐작한 클라라는 범인의 집을 방문했다가 위험에 처하게 되고, 일촉즉발의 순간 가마슈 경감 일행이 범인의 집에 들이닥치게 된다.
내가 그동안 너무 자극적인 추리소설에 입맛이 길들여진 탓일까? 홍보문구 말대로 “애거서 크리스티” 소설을 읽는 듯한 고전 추리소설 재미를 맛볼 수 는 있지만 그 맛이 너무 밋밋하게 느껴졌다. 이 책에서의 살인사건은 책 첫 페이지부터 등장하는 제인 닐 살인사건이 전부 - 물론 마지막에서 범인이 제인 닐을 살해하기 이전에 다른 살인사건을 저지른 것이 밝혀지지만 읽는 동안 두 살인사건의 연관성을 전혀 느낄 수 가 없었다 - 이다. 그렇다고 살인 사건을 은폐하기 위한 절묘한 트릭을 통한 독자들과의 두뇌싸움이 존재하는 것도 아니고, 이 책에서 탐정격인 가마슈 경감 또한 천재적인 두뇌 솜씨를 발휘하는 것이 아니라 탐문과 증거 수집을 통해서 범인을 밝혀내는 “형사물”의 전형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데, 그 수사 과정이 못내 지루해서 읽는 데 꽤나 곤혹스러웠다. 몇 몇 설정에서는 억지스러운 면도 없지 않은데, 처음에는 제인 닐을 죽게 한 화살을 범인이 의도적으로 감춘 것으로 오인했다가 나중에야 사건 현장 근처에서 발견하여 사건이 급반전하는 점이나 살인 사건 해결의 결정적인 증거가 되었던 제인 닐의 그림인 <박람회의 날>도 그림 속의 등장인물이 마을 실제 인물들을 그렸다는 단서를 미리 제공하지 않고 나중에 이르러서야 그게 결정적인 단서로 등장하는 점- 그렇다 보니 독자들이 범인을 미리 예측해볼 여지가 전혀 없다 - , 또한 자신의 얼굴을 바꿔 그린다는 설정 - 이미 클라라나 피터, 다른 심사위원들이 그림을 먼저 봤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도 납득이 가지 않았다. 그림을 없애거나 불태우는 것이 좀더 상식적인 대응이 아니었을까? 물론 그렇게 한다면 범인의 존재를 명확하게 인지시키는 위험이 있었지만 어차피 그림을 변경해서 정체가 노출되는 것과 무슨 차이인지 잘 이해가 되지 않는 대목이었다.
밋밋하게까지 느껴지는 정적인 추리소설에는 그다지 감흥을 못 느끼는 것은 책 자체의 문제라기보다는 워낙 극한 재미와 반전을 선보이는 “자극적인” 추리소설에 길들여져 섬세한 미각을 잃어버린 내 입맛, 즉 독서 취향을 탓해야 할 것 같다. 그래도 오랜만에 고전 추리소설의 풍취를 맘껏 맛볼 수 있었던 점만큼은 좋았다고 평가하고 싶다. 가마슈 경감 시리즈가 7권까지 나왔다니 이 시리즈에 대한 평가는 다른 책들에서의 활약을 좀 더 지켜본 후로 미뤄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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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틸 라이프출간되었을때 읽고싶었는데 어찌하다보니 이제서야 읽게되었다. 역시 읽기를 잘했다는 생각이든다 올해는 실력있는 새로운 작가들을 많이 만날수있어 행복한 한해가 될것같다. 루이즈 페니또한 그중 한명이 될것같다. 이렇게 좋은 작가의 작품이 생각보다 많이 소개되지않고 사람들이 알아봐 주지 않는다니 너무 안타깝다. 스틸 라이프는 기존의 형사물과 사뭇 다르다. 그리고 미국에 가리워져 잘 알려지지 않는나라 캐나다에대한 것들을 만나볼수 있었다. 지금까지 내가알고 있다고 생각한 상식적인 캐나다와 소설속의 캐나다는 차이가 많다는게 놀랍다. 캐나다의 언어가 두개라는건 알고있었지만 그 둘이 상충하고 충돌하게되고 어느한쪽은 소외되고 그로인해 상실감을 갖는다는 걸 알게되었다. 어느 나라다 그속을 들여다보면 문제를 안고있다. 특히 차별받고 소외된 사람들은 피해의식을 많이 갖는데 나또한 그마음을 충분이 짐작되고 이해가된다.
캐나다 지도에도 표시되지 않는 작은 마을 스리 파인스에 살인사건이 발생된다. 그로인해 퀘백경찰청 아르망 가마슈 경감은 그곳으로 향한다. 그리고 단풍나무숲에서 발견된 노부인 제인의 시체를 확인하고 사슴 사냥철에 사냥꾼의 오발에의한 사고판단하고 사건을 수사진행한다. 아마도 우리나라 같았으면 무좋건 지역 주민들을 용의자로 간주하고 무례하게 대했을것이다. 가마슈는 추수감사절 기간에 벌어진 살인사건에 민감하지 않게 느리고 침착하게 수사를하는게 인상적이다. 그리고 범행도구가 활과 화살이라는게 밝혀지고 유력한 용의자로 미성년자가 지목된다. 가마슈와 그 일행은 용의자로 간주하기 보다는 보호해야할 대상으로 아이와 부모를 대하는게 참 인상적이었다. 스틸 라이프에서 범인을 검거하는과정속에서 경찰과 마을주민들이 서로 대화와 협력하는 과정등이 세밀하게 표현된다. 그래서 그런지 범인이 누구인가보다 왜 그랬을까에 더 집중될수밖에 없었다.
스리 파인스라는 장소또한 이야기에 중요한 무대장치다. 인물들이 스리 파인스라는 작은 마을에서 각자가 않고 있는 문제들을 사건을통해 조금씩 세상에 드러난다. 제인은 독신으로 보존가치가 있는 집을 소유하고있다. 그녀의 집안을 구경한이는 단 한명도 없다 이제 그녀가 죽음으로 사람들은 궁금증을 풀수있다. 그런데 그녀가 죽기전에 자신의 작품을 출품한다. 제목은 박람회 날로 그녀의작품은 심사위원의 상반대는 반응을 이끌어낸다. 클라라의 적극적인 추천으로 전시하기로 결정되었다 그리고 그녀의 유일한 작품이라고 생각했던 박람외 날뿐 아니라 그녀의 집자체가 화폭이되어있는걸 알게된다. 그리고 그녀의 위트 넘치는 솜씨로 마을사람들이 표현되있는걸 발견하게되고 드디어 전시회날 제인의 작품이 전시되고 사람들은 다시한번 경악하게된다.
가마슈는 뛰어난 형사다 그의 인정을 받기위해 신참내기 형사 니콜은 고군분투한다. 그런데 번번히 수사에방해만 하는데 니콜은 그런 자신의 잘못을 알아채지못한다. 가마슈는 참을성있게 신참의 실수를 봐주지만 결국 마지막에는 인내심이 바닥나 그녀를 쫓아내게 이른다. 솔찍히 처음에 적극적으로 자신의 능력을 보여주기위해 노력하는 니콜이 나쁘지는 않았다 신참이 실수할수도있지라고 관대하게 생각했는데 빈번한 실수 그리고 그것이 실수있지 인지하지 못하고 오히려 남의 탓을하는 니콜을 보면서 따끔하게 그녀의 잘못된점을 지적해야 하는게 아닌가 싶었는데 역시 가마슈는 니콜 스스로 깨닫기를 기다리지만 니콜은 그마저도 거부한다. 니콜이 앞으로 뛰어난 형사는 아니여도 훌륭한 형사로 성장하려면 자신의 단점을 인정하는것부터 시작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의미에서 스틸 라이프는 식상한 형사추리물이지만 전혀 새로운 형태의 형사물을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가마슈의 또다른 활약상이 기대된다 꼭 그의 다음 행보를 볼수있길 기대해 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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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두근거리며 첫장을 넘겼다. 아가사 크리스티의 재림이라는 말마저 듣는 작품이라하니 그동안 맛보지 못했던 고전 미스터리적 재미를 듬뿍 맛볼수 있으리라 기대했다. 왠지 세상과 담을 쌓고 사는 듯한 작은 시골 마을 '스리 파인즈'는 그 자체로 아가사 크리스티의 미스 마플의 작은 시골 마을로 여겨졌고 그렇게 내게는 그야말로 '클로즈드 서클'로 보였다. 배경 설명과 주요 용의자들이 될 인물들을 간략하게 소개하는 듯한(그렇게 독자에게 스스로 미스터리 해결을 위한 예비지식을 제공하는 듯한) 첫 장이 지나가고 이 소설에서 명탐정이 될, 캐나다에서는 이미 범죄 해결로 이름이 놓은 가마슈 경감과 왠지 왓슨역을 할 것만 같은 '니콜(결국 그 기대는 뒤에 가서 처참히 무너지지만)'의 소개가 있고나서 드디어 새벽의 한 숲길에서 남에게 원한이라고는 티끌 만큼도 지지 않을 듯한 선하디 선한 할머니 제인 닐이 시체로 발견된다. 해설을 제외하고는 총 457페이지에 이르는 이 소설에서 그 십분의 일 길이의 정도에 이렇게 시신이 발견되었으니 내심으론 남아있는 저 많은 분량 동안 아마도 제2, 제3의 살인이 있을 것이라 짐작되었고 예상대로라면 내 관심은 이제 제인 닐이 아니라 그러한 살인자를 은폐하고 있는 마을 '스리 파인즈' 자체에게로 옮겨질 예정이었다. 그렇게 범죄자를 찾아내는 것과 동시에 그 마을이 감추고 있는 비밀이 또 무엇인지 추리해나가는 재미가 더해질 것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작가 루이즈 페니는 왜 마을이 '스리 파인즈'인지 알려주는데 그것이 바로 신대륙에 와서 더더욱 위협을 받는 왕당파들을 위한 보호처라는 뜻이라니 예감이 맞아지는 것 같고 뭔가 독립의 역사와도 관계있을 것 같아 책장을 넘기는 손은 더욱 더 빨라질 것이었다. 캐나다의 여류 작가 루이즈 페니의 2005년도 데뷔작 '정물화'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 '스틸 라이프'는 만일 나처럼 그런 기대를 했다면 읽으면서 조금은 실망할 수 밖에 없는 소설이다. 그러니까 순수 미스터리적 재미만을 추구했다면 이 책은 그 남은 십분의 구 동안 도무지 나오지 않는 후속 살인, 능력자 가마슈 경감의 부지런한 수사에도 불구하고 도무지 진척이 없는 수사, 거기다 조금은 반칙 처럼도 느껴지는 사건의 현장 등등 상당히 지루할 수가 있다. 특히나 영미 미스터리식의 빠른 속도에 길들여진 분들이라면 그것이 마치 KTX를 타고 지나간다고 한다면 '스틸 라이프'는 자전거를 타고 하염없이 느릿느릿 지나간다는 느낌을 더더욱 받게 될 것이다. 사용된 무기는 흥미롭지만 트릭이나 범인 감추기가 그렇게 또 뛰어나지 않아서(처음에 예상했던 사람이 결국 범인으로 밝혀져서 개인적으로 좀 아쉬웠다. 뭔가 다른 작가의 계책이 있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정작 결말의 해결에서 아무런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없었던 것도 아쉬웠다. 그리고 미스터리라면 무엇보다 명쾌하게 해결하는 명탐정의 매력 또한 돋보여야 하는데 이 소설에서 명탐정 역할을 맡고 있는 가마슈 경감이 그런 매력을 보여주지 않아 또 아쉬웠다. 아마도 오랜만에 아가사 크리스티식의 고전추리의 재미를 맛볼수 있으리라 기대했기 때문에 그 아쉬움이 더 컸던지도 모른다. 그런데 만일 전혀 사전 정보없이 보았다면 어땠을까? 생각해 봤다. 이 소설은 미스터리에 너무 치중하지 않고 본다면 이야기를 끌어가는 속도도 괜찮고 문장도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다. 무엇보다 번역이 좋아서 그것을 잘 살려내고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개인적으로는 사실 작가는 미스터리 보다는 제목 '정물화' 그대로 '스리 파인즈'라는 마을 자체를 작품에다 온전히 담아내는데 더 치중한 것은 아닌가 생각되기도 한다. 그러니까 살해당한 제인 닐이 마지막으로 그렸던 그림 '박람회 날' 처럼 말이다. 닐은 친구 티머가 죽은 날이기도 한 박람회 날을 그림으로 그렸는데 그녀는 거기에 그 마을 사람 모두를 변형하여 집어 넣는다. 그렇게 페인도 마을 사람 모두를 생생히 독자에게 전달해 주는데 더욱 더 주력한 듯 느껴지는 것이다. 그렇다면 루이즈 페인은 왜 미스터리적 재미를 상쇄해가면서 까지 그 마을 자체를 온전히 담아내려 했던 것일까 궁금해지지 않을 수 없다. 여기에 관해서 흥미로운 것이 바로 소설 속에 등장하는 수많은 관계들이다. 피터와 클라라의 관계, 루이자와 티머 그리고 제인 닐의 관계 그리고 가마슈 경감과 이제 막 그에게로 배속된 신참 니콜의 관계까지. 루이자 페인이 전해주고 싶은 주제에 맞춰 보자면 특히나 가마슈 경감과 니콜의 관계가 흥미로운데 초반 니콜은 유명한 가마슈 경감과 함께 일하게 되어 기뻐하지만 후반에 가서는 갈수록 일으키는 불협화음으로 인해 예상과는 달리 고전을 면치 못하게 된다. 니콜은 뭔가 자기가 예상했던 것과는 전혀 다르게 흘러버렸음에 기막혀 하는데 이처럼 루이자 페인이 '스리 파인즈'에 이리저리 얽힌 관계들을 통하여 보여주고 싶어 하는 것은 바로 그 '변화'다. 이렇게 보면 그녀가 왜 하필 제목을 정물화라는 뜻인 '스틸 라이프'로 했는지도 이해가 된다. 아시다시피 현대미술의 아버지라 불리는 세잔은 과히 '정물화'를 통해 현대미술 자체를 탄생시켰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그는 같은 사과를 100번도 넘게 그리곤 했는데 그것은 모두 순간 순간 흩어져 버리는 '진실'을 그림 속에 붙잡아두기 위해서였다. 그렇게 그는 하나의 시간 밖에는 간직할 수 없는 그림에다 그 '시간'이라는 흐름 자체를 담으려 했던 것이다. 바로 그렇게 '변화'자체를 2차원적인 평면에다 담으려 했던 것이다. 루이자 페인이 이 소설 '스틸 라이프'를 통해 하고자 하는 것도 세잔이 정물화를 그릴 때 하고자 했던 바로 그것이다. 그래서 제목 마저도 '스틸 라이프'인 것이다. 이것은 단적으로 소설 속 가마슈 경감과 유일한 책방 주인 머나의 대화에서 드러난다. 머나는 가마슈에게 이렇게 말한다. 우리들 대다수는 변화에 잘 적응해요. 그게 우리의 생각일 때는 말이죠. 하지만 외부에서 부과되는 변화는 일부 사람들을 일시에 혼란에 빠뜨릴 수 있죠. 알베르 수사가 정곡을 찌른 것 같아요. 인생은 상실입니다. 하지만 바로 그 상실에서, 책이 강조하고 있듯이 자유가 나와요. 영원한 건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 변화는 불가피하다는 사실을 받아들일 수 있고 우리가 적응할 수 있다면 우리는 더 행복해질 거에요.(P.204)
브뤼겔의 '십자가를 진 예수' - 십자가를 지고 골고다 언덕을 향해 가는 예수의 역사적인 사건을 그리고 있지만 정작 주가 되어야 할 예수는 어디에 있는지 찾기조차 힘들 지경이다. 개인적으로 페인의 '스틸 라이프'도 이와 마찬가지라 본다. 주가 되어야할 미스터리가 각자가 변화에 대처하는 모습들을 온전히 담아내려 한 까닭에 제대로 그 맛을 느낄 수 없을 정도로 미미해져 버렸다. 남은 건 그 모든 마을 사람들의 잔상뿐. 그래서 내게 '스틸 라이프'는 브뤼겔적이다. 결론지어 말하자면 기대치의 문제다. 그러니까 어떤 기대로 이 책을 잡았느냐에 따라 그 만족도 역시 달라질 것이 틀림없다. 미스터리적 재미를 추구했다면 재미를 좀 보지 못할 것이고 순수하게 문학적 읽기의 재미를 추구했다면 감성적이며 섬세한 묘사에다 인물을 묘사하는 솜씨 또한 맛깔나서 흥미롭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뭐, 나는 완전 전자의 기대감으로만 읽은 탓에 재미를 못 보았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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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퀘벡주의 아름답고 조용한 마을 스리 파인스, 단풍나무 숲에서 온화하고 선량한 전직 선생님이었던 노부인 제인의 시체가 발견되면서 '스틸 라이프'는 시작된다. 사슴 사냥철에 일어난 사건이기에 다들 사냥꾼의 오발에 의해 사고사일 것으로 예상했지만 증거와 정황은 살인 사건임을 알려주게 되고 뛰어난 수사 실력과 동료들에게 인정받고 있는 퀘벡 경찰청 아르망 가마슈 경감과 그의 오른 팔 보부아르가 사건의 진실을 가리게 된다. 과연 누가 조용하고 서로가 서로를 너무나 잘 알고 있는 작은 마을에서 아마추어 화가인 전직 교사 제인을 살해해야만 했을까? 그 이유가 무엇일까? 외부인의 짓일까? 내부인의 짓일까? 하는 수많은 의문을 갖게 되면서 지인들의 증언에 의해 제인의 기이했던 행동들이 속속 밝혀지면서 사건은 예상하지 못했던 이야기로 전개가 되기 시작되면서 이야기는 본격화된다. 제인, 그녀가 평생을 그림을 그려왔다는 사실, 절대로 그녀가 그린 그림을 아무도 보아서는 안 되었다는 사실, 거실부터는 절대 사람들에게 집을 공개하지 않았다는 사실, 살해당하기 전에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그림을 출품했다는 사실, 그 그림이 지인인 피터와 클라라를 비롯한 사람들에게 엄청난 충격을 주었다는 사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사실은 그녀가 평생을 스리 파인스 마을에서 살아온 산 증인이라는 사실이다. 그 모든 것이 합쳐져 조용한 마을의 누군가의 잔혹성을 일깨웠고 그녀는 죽음을 당하게 된 것이다. 동료들을 비롯한 사람들에게 조용한 시선과 배려하는 마음을 지닌 가마슈 경감은 스리 파인스 마을의 제인의 지인들과 마을 사람들을 조용히 관찰하면서 사건의 진실을 알아내려 하고 그의 행동대장인 보부아르 형사는 사건의 신속한 수사를 맡아 사건 전체의 그림을 그린다. 또한 가마슈 경감의 수사팀에 배정된 니콜은 잘난 척 하느냐 상대방을 배려하는 마음을 아직 배우지 못한 채 사건에 투입되어 작고 작은 사건을 일으키며 예상하지 못한 순간에 사건의 실마리를 제공하게 된다. 이렇듯 '스틸 라이프'는 상반된 성격을 가진 사람들이 불러일으키는 긴장도와 서로를 너무나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사람들의 숨겨진 놀라운 비밀들이 드러나면서 '스틸 라이프'만이 가지는 소설의 즐거움을 준다. 많은 작가들의 작품들이 애거서 크리스티의 재림을 알려왔었고 때론 실망을, 또 때론 기대감을 갖게 했었다. 작가 루이즈 페니의 소설 '스틸 라이프'는 작가 애거서 크리스티의 스타일을 잘 따라오면서 그녀만의 개성 있는 인물들과 상황들로 인해 좀 더 부드러운 면을 보여주고 있으며 아기자기한 즐거움을 보여주고 있어 가장 애거서 크리스티의 재림에 가깝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평생을 꿈꾸고 이루고 싶었지만 인정받지 못할까봐 평생을 꽁꽁 숨겨두어야 했던 노부인 제인의 봉선화(머리 부분은 원, 사지와 체구는 직선으로 나타낸 인체나 동물의 그림) 속에 담긴 수많은 사연들과 놀라운 관찰력이 담긴 그림을 상상해보며 만약 소설 속 아마추어 화가 제인이 나를 봤다면 어떻게 그려주었을까 하고 생각해보다 슬며시 웃음이 나온다. 봉두화로 그려졌을 사람 혹은 동물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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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장편이 좋다. ㅎㅎ 책을 읽는 내내 내리 꽂히는 나를 보면서 즐거웠다.
사람의 내면이란 것은 참 알다가도 모르는 곳 같다. 내가 알고 싶은 것만 알고, 내가 믿고 싶은 것만 믿고,..... 어쩜 인간이란 동물이 그렇게 사고하게 스스로를 옭아매는지도 모르겠다.
스틸 라이프! 한적한, 너무나 평화로워서 문도 걸지 않고 살아가고 있는 한 마을 그 마을에서 나이도 지긋하고 학교 선생님 이기도 했던 제인이라는 노부인의 죽음으로부터 시작된 이야기 등장하는 여러 사람들은 지금 우리들의 모습을 대변하기에 부족함이 없던 인물들이었다. 평화롭지만, 맘 속에 미움, 분노, 좌절, 시기 등을 꽁꽁! 끌어 앉고 있는 사람들 특별히 제인과 친했던 클라라와 그의 남편 피터! 그리고 친구인 벤! 제인을 둘러싸고 있는 또 다른 인맥들! 아르망 가마쉬와 보부아르와 갓 입사한 니콜형사 ! 그들이 만들어내며 풀어가는 직장에서의 문제들!
남의 재능과 사랑을 질투하고, 자신의 무력함과 패배를 남의 탓으로 돌리는 범인! 사냥철에 일어난 화살에 의한 죽임! 그 살인도구로 인해 또 다른 한 가정을 엿보게 되고, 절망하고 좌절하는 아버지와 묻으려는 어머니, 그리고 자신을 용서할 수 없는 그래서 아버지에게로 애먼 화풀이를 하는 아들! 남에게 용납되지 못하는 자신을 포장하려 애쓰면서, 또 다른 욕심을 부리는 제인의 조카! 무조건 부모의 탓으로 돌리며 자신의 유약함과 불행을 어머니의 탓으로 돌려버리는 , 그래서 결국 엄마에게 죽음을 선물하고 만 범인! 무엇보다도 그것을 알고 있는 것 같은 제인을, 존경하고, 좋아하고 또 선생님이기도 했던 그녀를 죽일 수 밖에 없었던 범인! 그러면서도 자신의 행위를 그럴수 밖에 없었다고 이야기 하는 모습에 우리의 이기적인 모습을 목격한다. 마지막 까지 가면서 혹시 그가 아닐까? 하는 맘이 있었지만, 마지막 오는 반전에서 참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한 사람에겐 찾아가면 안아주고 천국과 같았던 그 안식처의 부재가 너무나 컸지만, 또 다른 사람에겐 자신의 잘못을 알고 있는 사람이 없어짐으로 안도를 하게 되는.....
나의 삶이 나 스스로에게, 또 내 이기심과 욕심에 도둑질 당하게 내 버려 둬서는 안된다. 최선을 다해 사랑하고, 하루를 살아내고, 인내하고......
466페이지에 달하는 책을 읽으면서 삶과 욕심과 나를 돌아보게 되는 멋진 여름날의 선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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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발표된 이후로 열광적인 반응과 더불어 상이란 상은 죄다 거머쥔 책이다. 저자인 루이즈 페니는 여러 직업을 거쳤고 이젠 그녀가 읽고 싶었던 책을 쓰고 싶어 이 책을 완성해 냈다고 한다. 그녀의 데뷔작이라고 하는데 근간에 내가 읽었던 책들은 모두 저자의 데뷔작이었지만, 정말 데뷔작이 맞는지 의심이 일 정도로 작품성은 매우 뛰어나 글재주가 없는 나로서는 그저 감탄에 감탄을 할 뿐이고 역시 이런것도 타고 나야 하는것이라는 생각과 함께 일찌감치 그런 길로는 발도 들이지 않았던 나의 현명한(?) 처사에 안도의 한숨을 살며시 내쉬어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