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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이야기를 책느낌의 첫머리에 쓴다는 것이 좀 어색하긴 하지만 책을 다 읽고 난 후의 첫느낌은 그런 것이었다. `아, 스릴러의 거장이 쓴 글답게 멋진 반전이 있는 재미있는 청소년 소설이었어`라는 것. 사실 처음 내 인생 최악의 학교에 대한 내용을 훑어봤을 때, 그저 악동인 십대가 학교의 규칙이라는 제약에 반항하며 맘대로 휘젓고 다니는 악동소설이기만 하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도대체 나는 저 대단한 작가를 어떻게 본 것일까 부끄러워질뿐이다.
학교를 감옥이라고 생각하는 청소년들의 학교생활은 어떤 것일까. 특별히 모범생도 아니었지만 일탈을 일삼지도 않는 평범한 십대를 보낸 나는 학교에 대한 별다른 느낌이 없었다. 사실 그리 고된 생활도 아니었고 적당한 해방구같은 탈출도 있었던 학교생활이었다는 기억뿐이다. 그런데 우리의 악동 레이프는 `평범한 것은 지루한 것`이라는 생각에 권위적인 학교 규칙에 반항을 하기로 결심하고 그 좌충우돌 학교생활 이야기가 그려지며 이야기는 시작된다. 그런데 그 반항의 모습이 악한것이 아니라 왠지 유쾌한 웃음을 지으며 바라볼 수 있는 행동이어서 더한 친근감이 생겨나곤 하는데, 흥미진진하게 전개되는 이야기에 더하여 로라 박의 코믹하고 온갖 이야기가 넘쳐나는 삽화가 글을 읽는 재미를 몇갑절 더해주고 있다.
책을 읽다보니 조카얘기가 떠올랐다. 학교에서 친구들과 적응하는 것이 좀 힘들어보이는 어린 조카에 대한 걱정이 많았었는데 뜻밖에도 대안학교를 다니면서 학교전체회의를 통해 교실 하나를 책임져 꾸미고 장식하는 허락을 받고 혼자 열심히 색을 골라 페인트도 칠하고 그림도 그려넣고 문고리도 만들면서 나름대로 창의적이고 독특한 교실 하나를 만들어냈다고 한다. 그리고 선생님들과 학생들도 모두 맘에 들어한다고 했고. 흔히 말하는 진학을 위한 학업성적이라는 것이 그리 뛰어나지는 않지만 조카는 자신이 가진 재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가진 학교에 다니고 있어 다행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우리의 악동 레이프는 그렇게 좋은 환경의 학교를 다니지 못했다. 감옥같은 학교에서 온갖 규칙을 어기면서 그것을 게임으로 상상하고 벌점을 포인트로 획득하고 신나하지만 그런 일을 벌이면서도 다른 친구들에게는 해를 입히지 않는다는 원칙을 지키는 레이프를 사랑하지 않을수는 없다. 그래서일까. 레이프에게는 다행스럽게 그의 그림 재능을 알아주는 선생님이 계셔서 그의 삶을 다른 길로 이끌어주게 된다. 레이프의 앞날에 펼쳐질 인생은 과연 어떤 것이될까?
레이프의 이름에는 저자가 숨겨둔 뜻이 있다. Rules Aren`t For Everyone. 첫머리를 따서 RAFE라는 이름이 되었고 `규칙은 모두가 지켜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는 뜻을 갖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이 소설의 대성공 비결을 분석한 서평에서 “레이프는 나쁜 애가 아니다. 단지 남들과 다르고 창의적일 뿐. 여러분의 아이도 그렇지 않은가?” 라고 했다 한다. 정말 의미심장한 이야기이지 않은가? 우리는 지금 남들과 조금 다르고 창의적인 수많은 아이들을 단지 규칙에 얽매여 더 외롭게 하고 방황하도록 내몰고 있지는 않은지 성찰해볼 일이다. 우리의 수많은 레이프들에게 따뜻한 시선과 응원을 보내줘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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