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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제러미 시프먼 <차이콥스키, 그 삶과 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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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은 그가 남긴 삶의 흔적이었다 소설책을 주로 읽는 사람들에게 인문학 책은 다소 어렵다고도 한다. 관심과 취향이 다름에서 오는 차이일 것이다. 이 차이는 간혹 공감과 소통에 장애로 등장하기도 하지만 모두 사람들의 삶에 주목한다는 차원에서는 동일할 것이다. 나에게 이런 차이를 느끼게 만드는 분야가 있다. 대중음악을 즐겨 듣고 우리 음악인 국악의 선율과 음색에 매료되지만 여전히 낫선 분야가 클래식음악이다. 자주 접하지 못하다보니 클래식이 주는 그만의 감동과 소통하지 못한 것이 원인이라 할 수 있겠지만 접근이 쉽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그런 클래식 음악에서도 따스한 미소를 짓게 하는 것이 비발디의 사계다. 아이의 태교음악으로 밤마다 듣다보니 익숙하게 되었다는 것이 주요한 이유가 아닐까 한다. 하지만, 여전히 내겐 낫선 음악이며 음악가들이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했던가? ‘차이콥스키, 그 삶과 음악’이라는 책을 읽는 동안 부록으로 담긴 음반을 들으며 뭐라 표현하기는 힘든 알 수 없는 공감이 있었다. 책이 전해주는 차이콥스키라는 작곡가의 음악과 삶에 대해 알 수 있었기에 느끼는 것이 분명하다. 그렇게 본다면 아는 만큼 보이고, 아는 만큼 느낄 수 있다는 것은 맞는 말일 것이다. 표트르 일리치 차이콥스키(1840~1893)는 러시아 출생으로 다소 안정된 가정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고 법률을 전공하기 위해 법률학교에 진학하지만 음악에 대한 꿈으로 음악학교로 옮겨 본격적인 수업을 받았다. 이후 러시아가 낳은 위대한 작곡가로 성장 수많은 곡을 남겨 오늘날에도 여전히 세계적으로 유명한 작곡가로 기억되고 있다. 이 책은 그런 차이콥스키의 삶과 음악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음악을 시작한 성장기에서 음악가로 성장하는 시기 그리고 성공하는 과정에서 겪는 애환, 마지막 죽음에 이르는 생애를 구분하여 섬세하게 그의 삶을 그려가고 있다. 또한 피아노 음악, 극음악, 관현악, 실내악, 가곡 등 그의 음악적 범주를 고스란히 담고 있는 음악의 세계를 해설해주는 꼭지가 생애를 살피는 중간 중간 포함되어 있어 차이콥스키의 생애와 음악을 이해하는데 한층 도움이 된다. 저자가 서문에서도 밝히고 있듯 이 둘을 구분하여 마음이 가는 순서로 읽어도 무방할 것이라 생각된다. 특히, 책에 첨부된 CD음반은 책으로만 이해할 때와는 분명하게 다른 차이콥스키의 음악을 이해하고 삶을 알아 가는데 확실한 도움이 되며 부록에 실린 차이콥스키가 살던 당시의 시대상황이나 음악, 음악용어, 연표 등은 저자가 차이콥스키를 독자들에게 이해시키기 위해 얼마나 성의를 다했는지 알게 하는 부분이다. 분야를 가리지 않고 자신이 가는 길에서 우뚝 선 발자취를 남긴 사람들은 분명 보통사람들과는 다른 특별함이 있다. 차이콥스키 역시 주변사람들이 전하는 말에 의하면 어렸을 때부터 음악에 대한 남다른 특성을 나타냈다고 한다. 그것이 돌아가긴 했지만 결국 음악가의 길로 이끈 것이 아닐까 싶다. 또한, 생활인으로써는 무능에 가까운 차이콥스키에게는 편지로만 유지된 음악사 사상 가장 기이한 사랑이라 불리는 ‘나데츠카 폰 메크 부인’과 16년간이라는 짧지 않은 시간 동안의 독특한 사랑이 있었다. 차이콥스키 음악에서 빠질 수 없는 지대한 영향을 남긴 사람이다. 이 책으로 인해 위대한 명곡을 남기고 살아생전 그 영광을 누렸지만 불분명한 이유로 죽음이 맞이했던 차이콥스키를 온전히 만나는 기회를 제공하는 책 덕분에 클래식 음악에 대한 거리를 좁히는 계기가 되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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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솔직히 무척 좋아한다는 말은 못하겠다. 하지만, 그렇다고 아예 듣지도 않는다는 것 또한 아니다. 나에게도 꽤 여러장의 클래식 CD가 있고, 몇몇 플레이어의 목록에도 클래식들이 들어있다.
음악이란 '취향' 이다. 가볍게 대중적인 음악을 즐기는 사람도 있고, 조화를 이루는 밴드의 음악을 즐기는 사람도 있으며, 귀청을 찢을듯한 메탈을 즐기는 사람도 있다. 보컬리스트의 세련된 음색과 풍부한 음량에 집중하는 사람도 있고, 조화로운 화음과 세련된 코드의 진행에 집중하는 사람도 있으며, 기타의 유려한 선율, 베이시스트의 중후한 음, 드럼의 탄력적인 소리에 집중하는 사람도 있다. 작곡가를 눈여겨 보는 사람도 있고, 세션들을 눈여겨 보는 사람도 있으며, 싱어를 눈여겨 보는 사람도 있다. 이 모두가 즐기는 방식이다. 클래식도 별반 다르지 않다. 독주를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협연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다. 칸타타를 좋아하는 사람도있고, 오페레타를 좋아하는 사람도 있다. 오케스트라라면 그 조화를 즐기는 사람도 있고, 악단의 실력을 따지는 사람도 있다. 악단의 지휘자를 좇아 악단을 고르는 사람도 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작곡가를 따르는 사람도 있다.
최근 [슈퍼스타K]가 촉발시킨 오디션 플롯의 프로그램, [나는 가수다] 나 [불후의 명곡]을 통해 우리는 가수와 세션, 편곡에 의해 달라지는 수많은 변주들을 즐길 수 있다. 음악은 작곡자를 떠나 연주자를 통해 그 느낌이 완전하게 달라진다. 창법과 연주법이 약간만 달라져도 완벽하게 다른 음악으로 들리기도 한다. 클래식은 그 폭이 훨씬 더 넓다. 지휘자의 악보 해석에 따라, 그리고 오케스트라 단원의 실력과 조화에 따라 그 느낌이 크게 달라진다는 사실은 [베토벤 바이러스] 나 [노다메 칸타빌레] 와 같은 드라마에서도 충분히 알려졌을터다.
이 책은 우선 '작곡가' 에 집중한 책이다. 음악도 문학과 마찬가지로 작가가 처했던 '작품외' 의 현실상황이 작풍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문학이나 그림이 언어와 붓질로 작가의 내면이 투영된다면, 음악은 오선지의 음표로 표현되는 것이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음악은 문학이나 그림보다 더 표현의 폭이 넓다고 생각한다. 즉, 작품을 통해 작가의 내면을 파악하기에 보다 어렵고 힘들다는 것이다. 팝의 경우엔 작곡가와 작사자가 같은 경우 가사를 통해 파악할 수 있지만, 이 당시 음악의 경우엔 음악의 용도도 있고, 때로는 원작 이야기를 작가가 재해석해서 음악으로 풀어내는 경우도 있다.
차이콥스키. 고등학교때 음악수업을 제정신으로 한번만 들었어도 기억할 이름이다. 호두까기 인형, 비창 등은 음을 들으면 쉽게 기억해낼 만 하다. 이 책은 제목 그대로 차이콥스키의 삶이 담담하게 그려지고 있다. 여러 편지와 그의 생전 글들이 인용되며, 평전보다는 전기문에 가깝다. 문장들은 담백하고, 최대한 있었던 일들만이 담겨있다. 저자의 추측이나 상상이 들어있긴 하지만 최대한 배제되어 있지만, 챕터 사이사이 '간주곡' 이라는 짧은 단락은 꽤나 신랄하고 철저하게 차이콥스키의 삶과 음악을 비평하고 있다. 꽤나 독특한 구성이다. 차이콥스키의 일생을 챕터별로 나누고, 챕터 안에서는 최대한 객관적으로 삶과 음악을 돌아보고, 매 챕터의 말미에 작은 '간주곡' 이라는 꼭지에는 삶과 작품을 주관적으로 비평하고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 책 말미의 '서플먼트' 가 맘에든다. 먼저 책에 동봉되어있는 두 장의 CD에 실려있는 차이코프스키의 작품에 대한 설명이 들어있다. CD엔 각각 12곡씩, 총 24곡이 실려있는데, 전곡이 실려있는 곡은 거의 없다. 차이코프스키의 음악들이 요즘 음악들에 비하면 굉장히 길기 때문인데, 차이코프스키의 작품 전반을 개괄적으로 감상할 수 있기때문에 입문용으로는 더없이 좋은 선물이다.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전곡을 들어볼 수 있게 유도되어 있고, 책을 구입한 사람들은 홈페이지에서도 무료로 전곡을 감상할 수 있다. 무엇보다 이 풍성한 서플먼트 중에서도 개인적으로는 개성적인 연표가 맘에 든다. 시기별로 문화 예술사 - 세계사 - 차이코프스키의 일생 이렇게 구성되어 주지할만한 일들이 나열되는데, 보기도 쉽고, 굉장히 실용적이다.
'멀티미디어 전기' 정말 훌륭한 기획이다. 음악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 눈에 보이지 않는 음률을 글로 옮긴다는 건 말이 되지 않는다. 단지 눈에 보이지 않는 음악을 비평하거나 설명할 수 있을 뿐일터다. 음악은 듣는 사람에 따라 천변만화하는 컨텐츠이기 때문이다. 언젠가 이런 책이 나올 줄 알았다. 만약 이 책이 E-book 으로 구성된다면 훨씬 쉽게 글과 음악을 접할 수 있을터다. 소장가치가 충분한 유익한 서적!! 이 책들을 통해 클래식의 세계 속으로 더욱 재미있게 빠져들어 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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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가 되니 차이콥스키의 발레곡들이 자연스레 떠오른다. 슬프지만 사랑스럽고 아름다운 스토리와 더불어 펼쳐지는 드라마틱한 연주들 말이다. 내가 알고 있는 차이콥스키라는 작곡가란 그 정도이다. '비창'의 죽음의 색깔 가득한, 한편의 영화와 같은 음표들을 듣고 있어도... 알고 있는 차이콥스키란 겨우 그 정도였을 뿐이었던 게다. 차이콥스키라는 작곡가란 우리에게 굉장히 익숙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제레미 시프먼의 차이콥스키를 듣자니 내 정보란 초라할 지경이다. 익숙한 멜로디 몇 몇 구절과 교과서의 교육만으로 상상해 온 차이콥스키를 그의 일상과 더불어 일대기를 들여다보고 음악의 배경에 대해 이야기 듣고, 그의 많은 곡을 반복해서 들으면서 다시 생각해보니 그의 이미지는 지금껏 상상해왔던 차이콥스키와는 차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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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음악에 문외한인 내가 차이코프스키를 읽는다니... 이건 정말 어려운 숙제와도 같아,라는 생각을 했다. 차이코프스키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고 그의 음악세계에 대해서도 모르는데, 라는 생각을 하다가 문득, 내가 그를 잘 안다면 뭐하러 책을 읽겠어? 라는 조금은 당연한 생각이 치밀어 오르기 시작했다. 그의 음악에 대해 흥미가 없기 때문에 그 삶에 대해서는 더군다나 알고자 하는 맘이 없다는 것이 더 정확한 표현인걸까,라는 생각을 하면서 정말 별 생각없이 책을 펼쳐들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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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내가 듣고 있는 음악은 「로미오와 줄리엣(환상 서곡)」이다. 『차이콥스키, 그 삶과 음악』의 본문과 부록‘CD수록곡 해설’에 의하면 차이콥스키는 편집자인 발라키레프가 작곡과정 내내 괴롭혔지만 그의 의견을 수용했다고 한다. 이 작품에서 그는 천재는 타고날지 모르나 타인의 의견을 무시하지 않고 배우면서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차이콥스키, 그 삶과 음악』은 클래식 음악 애호가를 사로잡은 ‘우리가 사랑하는 음악가’ 시리즈 중 한 권이다. 음악은 눈으로 보는 것이 아닌 귀로 듣는 것이다. 이번에 처음으로 이 시리즈를 알게 되었는데 음악가에 대한 생애와 음악적 고민, 음악이 탄생이 된 배경을 알 수 있을 뿐 아니라 2장의 CD가 실려 있어 직접 음악까지 만날 수 있었다. 또한 일부만 실린 음악의 경우는 웹사이트를 통해 전체를 들을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저자인 제러미 시프먼은 차이콥스키의 걸작은 ‘그래요, 내게도 그런 일이 있었지요. 그렇지만 헤쳐 나왔어요. 그럴 땐 의기양양했지요. 심지어 가끔씩은 즐겁던데요. 당신이 겪은 고통을 알고 있어요. 기쁨도 알고 있지요.’라고 말을 걸어온다고 했다. 열 살이었던 차이콥스키는 법률학교 예과에 들어가면서 어머니와 떨어졌고 그 기억은 슬픔이자 공포였다. 잘못된 인연으로 인해 불행한 결혼생활을 했고 아버지의 죽음을 겪었고 비서이자 연인이었던 알료사의 징집을 겪었다. 그는 사는 동안 여러 번 친구들의 죽음을 경험했다. 시련이 반복되면 신은 내 편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면서 좌절감이 들기 마련이다. 개인적으로 무기력한 날들을 보내고 있다. 삶을 살아야 하거늘 그러하지 못하고 견디고 있다. 밤엔 잠을 자야 하거늘 불면으로 밤을 지새우고 잠을 자도 계속 꿈만 꾸며 낮에는 비몽사몽 시간을 보내고 있다. 책도 머릿속에 들어오지 않아 읽다가 덮기를 반복하고 있다. 게다가 개도 안 앓는다는 여름감기까지 걸렸다. 음악을 듣고 있자니 가라앉았던 마음이 조금은 흥분되었다. 귀가 즐거우니 마음도 즐거워졌다. 예술가 혹은 작가들의 좋은 점은 시련은 음악과 글의 자산이 된다는 것이다. 차이콥스키에게도 그러했다. 「예브기니 오네긴」은 푸슈킨의 동명 운문소설을 바탕으로 한 작품이다. 그는 이 작품을 통해 불행했던 자신을 만났다. 그는 이 작품을 최고의 오페라로 만들었다. 시련이 깊을수록 그의 음악적 재능은 깊어졌다. 위기의 순간마다 그를 믿어주고 도움을 주었던 폰 메크 부인이 있었다는 것도 그에겐 행운이었다. 차이콥스키가 돈을 함부로 쓰는 습성은 폰 메크 부인의 무조건적인 재정적 지원 탓으로 볼 수도 있지만. 노력했는데, 최선을 다했다고 믿었는데 눈앞의 결과가 좋지 못하면 좌절하게 된다.「백조의 호수」는 애초 인기가 없었다. 물론 그 이유가 춤이 중심인 발레 음악으론 너무 훌륭해서이지만. 무기력한 삶을 살면서도 마음에서 자꾸 조급함이 든다. 삶에 시간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하면 할수록 더 어려워진다. 20년 전에는 1초도 생각하지 않고 돌파해도 괜찮은 작품이 되었다. 이제는 겁쟁이로 변했는지, 노년이라 힘이 떨어져서 그런 게 아니라 내 자신에 대해 훨씬 더 가혹하게 굴고 예전에 지녔던 자신감을 상당히 잃었다. 온종일 앉아서 고작 두 페이지를 살펴보는데도 원하는 대로 나오질 않는다. 그러나 이런 일이 있긴 해도 작품에 꾸준히 진전이 있다. 진짜로 예전에는 내 자신에 대해 이렇게 즐거웠던 적이 없다. 뭔가 정말로 훌륭한 일을 할 수 있는 지식 덕분에 매우 자랑스럽고 기쁘다.(206쪽) 53세의 나이에 그는 세상을 떠났다. 그의 죽음은 미스터리로 남아 있지만 마지막 순간까지도 음악에 대한 열정만큼은 식지 않았다. 그의 시련은 음악이 되었지만 그의 음악은 현재의 우리들의 삶에 즐거움을 주었다. 나아가 미래에도 즐거움을 줄 것이다. 내리던 비는 그쳤다. 감기도 나았으면 좋겠고 비도 이젠 그만 왔으면 좋겠다. 우울증이 나아지지 않는 당신이라면 우울증 선배 차이코프스키의 음악들과 시간을 보내는 것도 좋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