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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콥스키는 정말로 자살을 선택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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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제러미 시프먼 <차이콥스키, 그 삶과 음악> 차이콥스키의 음악을 제대로 접했던 것은 고등학교 때였다. 음악시간에 음악실에서 선생님이 감상을 하라면서 차이콥스키의 피아노협주곡 1번을 크게 틀어주었었다. 네 개의 호른이 만들어내는 웅장한 도입부와 그 사이로 파고드는 강렬한 피아노 음들. 그때 내 옆에 앉았던 친구는 그 피아노 소리를 듣고 "꼭 장작 떨어지는 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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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제러미 시프먼 <차이콥스키, 그 삶과 음악>


차이콥스키의 음악을 제대로 접했던 것은 고등학교 때였다. 음악시간에 음악실에서 선생님이 감상을 하라면서 차이콥스키의 피아노협주곡 1번을 크게 틀어주었었다. 네 개의 호른이 만들어내는 웅장한 도입부와 그 사이로 파고드는 강렬한 피아노 음들.


그때 내 옆에 앉았던 친구는 그 피아노 소리를 듣고 "꼭 장작 떨어지는 소리같지 않냐?"라고 나에게 말했었다. 그 말에 대해서 내가 뭐라고 대답을 했는지는 기억에 없다.


나는 정신없이 그 협주곡에 빠져들었을 뿐이다. 그때까지 하드락에 심취해있던 나에게 차이콥스키의 피아노협주곡 1번은 그만큼 충격적으로 다가왔다. 그 협주곡을 듣던 나의 심정은 마치 계시를 받은 사람의 심정과 비슷했을 것이다.


그때 나는 차이콥스키에게 시쳇말로 꽂힌 셈이다. 시내로 나가서 차이콥스키의 음반을 사들이고 차이콥스키가 어떤 삶을 살았는지 알아보기 시작했다. 국내에서 개봉했던 영화 <차이코프스키>를 보기 위해 일요일에 혼자서 호암아트홀에 가기도 했었다.


러시아의 그림같은 경치위로 겹쳐지는 잊지 못할 차이콥스키의 선율들. 그 영화의 인상은 <닥터 지바고>에 버금가는 감동이었다. 그 당시에 나는 차이콥스키와 레드 제플린에 동시에 빠져들었으니, 지금 생각하면 약간 분열적인 음악감상을 했던 것도 같다.


차이콥스키의 죽음을 둘러싼 의문들


그렇게 시작된 차이콥스키에 대한 애정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가장 좋아하는 고전음악가는 차이콥스키, 가장 좋아하는 교향곡은 차이콥스키의 <비창>, 가장 좋아하는 협주곡은 차이콥스키의 피아노협주곡 1번, 가장 좋아하는 발레음악은 차이콥스키의 <호두까기 인형>. 뭐 대충 이런 식이다.


구체적으로 차이콥스키 음악의 어떤 면이 나를 사로잡았는지는 잘 모르겠다. 다른 고전음악가의 작품들은 그리 많이 들어보지 못했기에 비교하지도 못하겠다. 그런 것을 비교분석할만한 능력이 나에게 있는 것도 아니다. 다만 나는 차이콥스키를 떠올릴 때마다 러시아가 연상된다. 차이콥스키의 음악만큼 러시아의 광활한 대자연에 어울리는 것이 또 있을까. '러시아를 여행하고 싶다'는 막연한 희망이 시작된 것도 아마 그때였을 것이다.


제러미 시프먼의 <차이콥스키, 그 삶과 음악>을 펼치면서 차이콥스키와 연관된 이런 기억들이 한꺼번에 떠올랐다. 그리고 차이콥스키의 삶이 어땠는지도 하나씩 생각났다. 동성애자였기 때문에 결혼생활에 실패했고, 폰 메크 부인이라는 강력한 후원자 덕분에 경제적으로 어렵지는 않았고, 그런데 차이콥스키는 어떻게 죽었더라?


공식적인 기록에 의하면, 차이콥스키는 식당에서 끓이지 않은 물을 마신 뒤에 콜레라에 걸려서 53세의 나이에 죽은 것으로 되어있다. 하지만 일설에 의하면 동성애로 고민하다가 자살했다고 한다. 한술 더떠서 젊은 시절의 동급생들로부터 자살을 '강요' 받았다는 설도 있다.


그가 죽은지 120년이 지난 지금도 이 문제는 논란거리다. <차이콥스키, 그 삶과 음악>의 저자는 자살에 대해서 상당히 회의적인 견해를 보이고 있다. 역사상 가장 유명한 러시아 음악가가 경력의 정점에 서있을 때 자살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자살 강요' 설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당시 동성애는 러시아에서 흔한 일이었기에 법정에서도 관대하게 눈 감아주는 편이었다. 황제를 포함한 수많은 고위직이 차이콥스키와 그의 음악을 옹호하고 있었다. 그런 든든한 '빽'이 있는 사람이 자살을 강요받았다고 해서 그걸 실행으로 옮길리는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차이콥스키가 죽자 황제는 직접 장례비를 대겠다고 요구할 정도였다.


아무튼 차이콥스키가 콜레라로 죽은 것은 사실이니까, 만일 그가 실제로 자살했다면 상당히 독특하고 고통스러운 자살방법을 선택한 것이다. 차이콥스키의 죽음은 흥미로운 논란거리이지만, 그렇다고해서 <차이콥스키, 그 삶과 음악>에서 그의 죽음만을 다루고 있는 것은 아니다. 차이콥스키가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의 모습을 다양한 자료를 통해서 보여주고 있다.


위대한 음악가이자 완벽한 장인이었던 차이콥스키


후원자였던 폰 메크 부인과의 관계는 차이콥스키 인생에서 또다른 미스터리다. 폰 메크 부인은 처음에 차이콥스키에게 큰 돈을 보내오면서 이상한 조건을 걸었는데, 절대로 서로 만나지 않아야 한다는 조건이었다. 그들은 실제로 한 차례도 만나지 않았다. 이렇게 시작된 우정과 편지 왕래는 13년 후에 폰 메크 부인이 일방적으로 절교를 선언하면서 끝나게 된다.


차이콥스키는 여기에 커다란 충격을 받고 어떻게든 다시 그녀와 연락하려고 갖은 방법을 동원하지만 모두 실패하고 만다. 그로부터 3년 후에 차이콥스키는 죽음을 맞이했으니, 차이콥스키가 자살했다면 그 원인 중 하나는 폰 메크 부인의 절교선언이었을지도 모른다.


음악을 글로 설명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어찌보면 부적절한 방법일 수도 있겠다. 곡의 어느 부분에서 어떤 악기가 삽입된다거나, 언제 피아노 독주가 나온다거나 하는 식의 설명으로는 구체적인 음악을 상상하기 힘들다. 악보를 보여주더라도 거기서 선율을 떠올릴 독자들은 그리 많지 않다.


저자도 그 사실을 안다. 그래서 저자는 차이콥스키의 작품들을 설명하기 보다는 그가 어떤 삶을 살았는지, 그가 누구인지를 밝히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그렇더라도 차이콥스키의 음악에 대한 호기심이 없어지지는 않는다. 저자는 두 장의 CD에 차이콥스키의 대표곡들의 일부를 빼곡히 담아서 함께 제공하고 있다. 거기에 실린 차이콥스키의 작품들을 듣다보면 다시 고등학교 시절로 돌아간 듯한 기분이 든다.

t****o 2011.07.07. 신고 공감 6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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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은 그가 남긴 삶의 흔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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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은 그가 남긴 삶의 흔적이었다 소설책을 주로 읽는 사람들에게 인문학 책은 다소 어렵다고도 한다. 관심과 취향이 다름에서 오는 차이일 것이다. 이 차이는 간혹 공감과 소통에 장애로 등장하기도 하지만 모두 사람들의 삶에 주목한다는 차원에서는 동일할 것이다. 나에게 이런 차이를 느끼게 만드는 분야가 있다.   대중음악을 즐겨 듣고 우리 음악인 국악의 선율과 음색에 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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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은 그가 남긴 삶의 흔적이었다

소설책을 주로 읽는 사람들에게 인문학 책은 다소 어렵다고도 한다. 관심과 취향이 다름에서 오는 차이일 것이다. 이 차이는 간혹 공감과 소통에 장애로 등장하기도 하지만 모두 사람들의 삶에 주목한다는 차원에서는 동일할 것이다. 나에게 이런 차이를 느끼게 만드는 분야가 있다.

 

대중음악을 즐겨 듣고 우리 음악인 국악의 선율과 음색에 매료되지만 여전히 낫선 분야가 클래식음악이다. 자주 접하지 못하다보니 클래식이 주는 그만의 감동과 소통하지 못한 것이 원인이라 할 수 있겠지만 접근이 쉽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그런 클래식 음악에서도 따스한 미소를 짓게 하는 것이 비발디의 사계다. 아이의 태교음악으로 밤마다 듣다보니 익숙하게 되었다는 것이 주요한 이유가 아닐까 한다. 하지만, 여전히 내겐 낫선 음악이며 음악가들이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했던가? ‘차이콥스키, 그 삶과 음악’이라는 책을 읽는 동안 부록으로 담긴 음반을 들으며 뭐라 표현하기는 힘든 알 수 없는 공감이 있었다. 책이 전해주는 차이콥스키라는 작곡가의 음악과 삶에 대해 알 수 있었기에 느끼는 것이 분명하다. 그렇게 본다면 아는 만큼 보이고, 아는 만큼 느낄 수 있다는 것은 맞는 말일 것이다.

 

표트르 일리치 차이콥스키(1840~1893)는 러시아 출생으로 다소 안정된 가정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고 법률을 전공하기 위해 법률학교에 진학하지만 음악에 대한 꿈으로 음악학교로 옮겨 본격적인 수업을 받았다. 이후 러시아가 낳은 위대한 작곡가로 성장 수많은 곡을 남겨 오늘날에도 여전히 세계적으로 유명한 작곡가로 기억되고 있다.

 

이 책은 그런 차이콥스키의 삶과 음악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음악을 시작한 성장기에서 음악가로 성장하는 시기 그리고 성공하는 과정에서 겪는 애환, 마지막 죽음에 이르는 생애를 구분하여 섬세하게 그의 삶을 그려가고 있다. 또한 피아노 음악, 극음악, 관현악, 실내악, 가곡 등 그의 음악적 범주를 고스란히 담고 있는 음악의 세계를 해설해주는 꼭지가 생애를 살피는 중간 중간 포함되어 있어 차이콥스키의 생애와 음악을 이해하는데 한층 도움이 된다. 저자가 서문에서도 밝히고 있듯 이 둘을 구분하여 마음이 가는 순서로 읽어도 무방할 것이라 생각된다.

 

특히, 책에 첨부된 CD음반은 책으로만 이해할 때와는 분명하게 다른 차이콥스키의 음악을 이해하고 삶을 알아 가는데 확실한 도움이 되며 부록에 실린 차이콥스키가 살던 당시의 시대상황이나 음악, 음악용어, 연표 등은 저자가 차이콥스키를 독자들에게 이해시키기 위해 얼마나 성의를 다했는지 알게 하는 부분이다.

 

분야를 가리지 않고 자신이 가는 길에서 우뚝 선 발자취를 남긴 사람들은 분명 보통사람들과는 다른 특별함이 있다. 차이콥스키 역시 주변사람들이 전하는 말에 의하면 어렸을 때부터 음악에 대한 남다른 특성을 나타냈다고 한다. 그것이 돌아가긴 했지만 결국 음악가의 길로 이끈 것이 아닐까 싶다. 또한, 생활인으로써는 무능에 가까운 차이콥스키에게는 편지로만 유지된 음악사 사상 가장 기이한 사랑이라 불리는 ‘나데츠카 폰 메크 부인’과 16년간이라는 짧지 않은 시간 동안의 독특한 사랑이 있었다. 차이콥스키 음악에서 빠질 수 없는 지대한 영향을 남긴 사람이다.

 

이 책으로 인해 위대한 명곡을 남기고 살아생전 그 영광을 누렸지만 불분명한 이유로 죽음이 맞이했던 차이콥스키를 온전히 만나는 기회를 제공하는 책 덕분에 클래식 음악에 대한 거리를 좁히는 계기가 되었다.



m*****8 2011.08.19. 신고 공감 3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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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 좋은 클래식 음악 입문서적! - 차이콥스키, 그 삶과 음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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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솔직히 무척 좋아한다는 말은 못하겠다. 하지만, 그렇다고 아예 듣지도 않는다는 것 또한 아니다. 나에게도 꽤 여러장의 클래식 CD가 있고, 몇몇 플레이어의 목록에도 클래식들이 들어있다.      음악이란 '취향' 이다. 가볍게 대중적인 음악을 즐기는 사람도 있고, 조화를 이루는 밴드의 음악을 즐기는 사람도 있으며, 귀청을 찢을듯한 메탈을 즐기는 사람도 있다. 보컬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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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솔직히 무척 좋아한다는 말은 못하겠다. 하지만, 그렇다고 아예 듣지도 않는다는 것 또한 아니다. 나에게도 꽤 여러장의 클래식 CD가 있고, 몇몇 플레이어의 목록에도 클래식들이 들어있다.  

 

 음악이란 '취향' 이다. 가볍게 대중적인 음악을 즐기는 사람도 있고, 조화를 이루는 밴드의 음악을 즐기는 사람도 있으며, 귀청을 찢을듯한 메탈을 즐기는 사람도 있다. 보컬리스트의 세련된 음색과 풍부한 음량에 집중하는 사람도 있고, 조화로운 화음과 세련된 코드의 진행에 집중하는 사람도 있으며, 기타의 유려한 선율, 베이시스트의 중후한 음, 드럼의 탄력적인 소리에 집중하는 사람도 있다. 작곡가를 눈여겨 보는 사람도 있고, 세션들을 눈여겨 보는 사람도 있으며, 싱어를 눈여겨 보는 사람도 있다. 이 모두가 즐기는 방식이다. 

 클래식도 별반 다르지 않다. 독주를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협연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다. 칸타타를 좋아하는 사람도있고, 오페레타를 좋아하는 사람도 있다. 오케스트라라면 그 조화를 즐기는 사람도 있고, 악단의 실력을 따지는 사람도 있다. 악단의 지휘자를 좇아 악단을 고르는 사람도 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작곡가를 따르는 사람도 있다.  

 

최근 [슈퍼스타K]가 촉발시킨 오디션 플롯의 프로그램, [나는 가수다] 나 [불후의 명곡]을 통해 우리는 가수와 세션, 편곡에 의해 달라지는 수많은 변주들을 즐길 수 있다. 음악은 작곡자를 떠나 연주자를 통해 그 느낌이 완전하게 달라진다. 창법과 연주법이 약간만 달라져도 완벽하게 다른 음악으로 들리기도 한다. 클래식은 그 폭이 훨씬 더 넓다. 지휘자의 악보 해석에 따라, 그리고 오케스트라 단원의 실력과 조화에 따라 그 느낌이 크게 달라진다는 사실은 [베토벤 바이러스] 나 [노다메 칸타빌레] 와 같은 드라마에서도 충분히 알려졌을터다. 

 

 이 책은 우선 '작곡가' 에 집중한 책이다. 음악도 문학과 마찬가지로 작가가 처했던 '작품외' 의 현실상황이 작풍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문학이나 그림이 언어와 붓질로 작가의 내면이 투영된다면, 음악은 오선지의 음표로 표현되는 것이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음악은 문학이나 그림보다 더 표현의 폭이 넓다고 생각한다. 즉, 작품을 통해 작가의 내면을 파악하기에 보다 어렵고 힘들다는 것이다. 팝의 경우엔 작곡가와 작사자가 같은 경우 가사를 통해 파악할 수 있지만, 이 당시 음악의 경우엔 음악의 용도도 있고, 때로는 원작 이야기를 작가가 재해석해서 음악으로 풀어내는 경우도 있다.  

 

 차이콥스키. 고등학교때 음악수업을 제정신으로 한번만 들었어도 기억할 이름이다. 호두까기 인형, 비창 등은 음을 들으면 쉽게 기억해낼 만 하다. 이 책은 제목 그대로 차이콥스키의 삶이 담담하게 그려지고 있다. 여러 편지와 그의 생전 글들이 인용되며, 평전보다는 전기문에 가깝다. 문장들은 담백하고, 최대한 있었던 일들만이 담겨있다. 저자의 추측이나 상상이 들어있긴 하지만 최대한 배제되어 있지만, 챕터 사이사이 '간주곡' 이라는 짧은 단락은 꽤나 신랄하고 철저하게 차이콥스키의 삶과 음악을 비평하고 있다.  꽤나 독특한 구성이다. 차이콥스키의 일생을 챕터별로 나누고, 챕터 안에서는 최대한 객관적으로 삶과 음악을 돌아보고, 매 챕터의 말미에 작은 '간주곡' 이라는 꼭지에는 삶과 작품을 주관적으로 비평하고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 책 말미의 '서플먼트' 가 맘에든다. 먼저 책에 동봉되어있는 두 장의 CD에 실려있는 차이코프스키의 작품에 대한 설명이 들어있다. CD엔 각각 12곡씩, 총 24곡이 실려있는데, 전곡이 실려있는 곡은 거의 없다. 차이코프스키의 음악들이 요즘 음악들에 비하면 굉장히 길기 때문인데, 차이코프스키의 작품 전반을 개괄적으로 감상할 수 있기때문에 입문용으로는 더없이 좋은 선물이다.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전곡을 들어볼 수 있게 유도되어 있고, 책을 구입한 사람들은 홈페이지에서도 무료로 전곡을 감상할 수 있다. 무엇보다 이 풍성한 서플먼트 중에서도 개인적으로는 개성적인 연표가 맘에 든다. 시기별로 문화 예술사 - 세계사 - 차이코프스키의 일생 이렇게 구성되어 주지할만한 일들이 나열되는데, 보기도 쉽고, 굉장히 실용적이다.  

 

 '멀티미디어 전기' 정말 훌륭한 기획이다. 음악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 눈에 보이지 않는 음률을 글로 옮긴다는 건 말이 되지 않는다. 단지 눈에 보이지 않는 음악을 비평하거나 설명할 수 있을 뿐일터다. 음악은 듣는 사람에 따라 천변만화하는 컨텐츠이기 때문이다. 언젠가 이런 책이 나올 줄 알았다. 만약 이 책이 E-book 으로 구성된다면 훨씬 쉽게 글과 음악을 접할 수 있을터다. 소장가치가 충분한 유익한 서적!! 이 책들을 통해 클래식의 세계 속으로 더욱 재미있게 빠져들어 보시라!!

    

f******g 2011.08.25.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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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 차이콥스키~^^ _ 크리스마스를 차이콥스키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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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가 되니 차이콥스키의 발레곡들이 자연스레 떠오른다. 슬프지만 사랑스럽고 아름다운 스토리와 더불어 펼쳐지는 드라마틱한 연주들 말이다. 내가 알고 있는 차이콥스키라는 작곡가란 그 정도이다. '비창'의 죽음의 색깔 가득한, 한편의 영화와 같은 음표들을 듣고 있어도... 알고 있는 차이콥스키란 겨우 그 정도였을 뿐이었던 게다. 차이콥스키라는 작곡가란 우리에게 굉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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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가 되니 차이콥스키의 발레곡들이 자연스레 떠오른다. 슬프지만 사랑스럽고 아름다운 스토리와 더불어 펼쳐지는 드라마틱한 연주들 말이다. 내가 알고 있는 차이콥스키라는 작곡가란 그 정도이다.

'비창'의 죽음의 색깔 가득한, 한편의 영화와 같은 음표들을 듣고 있어도... 알고 있는 차이콥스키란 겨우 그 정도였을 뿐이었던 게다.

차이콥스키라는 작곡가란 우리에게 굉장히 익숙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제레미 시프먼의 차이콥스키를 듣자니 내 정보란 초라할 지경이다. 익숙한 멜로디 몇 몇 구절과 교과서의 교육만으로 상상해 온 차이콥스키를 그의 일상과 더불어 일대기를 들여다보고 음악의 배경에 대해 이야기 듣고, 그의 많은 곡을 반복해서 들으면서 다시 생각해보니 그의 이미지는 지금껏 상상해왔던 차이콥스키와는 차이가 있다.
음악가로서의 번민도 많았겠고 그의 주변에 너무나 많은 사람이 있었기 때문에 그의 음악에도 그 영향이 많았겠지만 한 사람으로서 태어나고 사랑하고 몸와 마음의 숱한 변화를 겪는 차이콥스키가 더 가깝게 느껴진다. 아마도 음악가의 삶을 안다는 것은 그의 음악을 의도와 탄생의 배경을 더 실제에 가깝게 이해할 수는 있는 과정이기도 하지 않을까. 이는 여느 예술가의 작업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예술의 생산과 수용이 시간을 넘어서 좀 더 가까운 소통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물론 수용자만의 또 다른 창작으로서의 감상을 유도하는 데는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을테지만 말이다.
이 책을 만나면서 차이콥스키 이외의 작곡가들의 음악을 들으면서도 창작자의 캐릭터를 알고 싶은 마음이 든다. 삶을 알고 싶고 그가 주변사람들과 어떤 관계를 맺고 살아왔는지 어떤 삶의 굴곡의 지점에서 당시의 음악이 탄생했는지...


그의 알려진 삶을 총망라하고 편지 등을 통해 다시금 차이콥스키를 재조명하려는 저자의 의도가 느껴진다. 경건한 삶만이 위대하다거나 또 꼭 그러한 생활에서 위대한 예술이 창작된다고는 할 수 없다. 여느 예술가처럼 마음의 번민을 수백번 오르내리며 차이콥스키의 음악도 탄생되었다. 물론 저자의 이야기를 듣자면 음악교육을 정식으로 받지 않았을 때조차 아름다운 노래를 작곡한 차이콥스키의 음악적 재능은 어느정도 타고 난 듯 했다.

그의 다양한 음악을 접할 수 있다는 것이 이 책의 가장 큰 미덕인데 차이콥스키의 유명발레곡 이외에도 귀에 익숙한 멜로디들이 있어서 반갑기도 했다. 피아노 연주곡을 주로 듣던 취향에서도 조금은 더 나아가 그의 바이올린 협주곡 라장조, Op.35 피날레를 듣는 기쁨도 알게 되었다.


책을 읽으면서 보고 생각하는 즐거움에서 나아가 음악에 관한 책들은 듣는 즐거움을 알게 하고(실제로 음악을 부록하지 않더라도) 음악을 듣는 귀를 발전시키는 듯 하다. 이는 청력이라기보다는 마음으로 음악을 읽는 법에 대해 생각하게 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이야기에 리듬과 멜로디를 싣는 차이콥스키의 작곡을 듣고 있자면 사실 저자가 들려주는 이상의 차이콥스키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훨씬 더 많은 그의 이야기가 물론 있을 것이다. 오네긴을 듣고 들으면 우리가 알 수 있는 차이콥스키의 말과 생각과 행동과 또 다른 차이콥스키가 느껴진다.

부록은 때때로 또 하나의 단행본만큼의 역할을 하기도 한다. 바로 이 책이 그렇다. 19세기의 배경, 러시아의 문화적 배경과 책에 나오는 문화예술계의 인물들에 대한 간략한 설명과 음악용어설명, 2장의 CD 수록곡 설명은 기본인데 내가 가장 도움이 되었던 것은 바로 연표이다. 저자는 연표에 차이콥스키의 생애 연표 뿐 아니라 각 시기의 문화예술의 주목할 만한 뉴스, 서양사를 보기 좋게 배열하고 있다. 이는 차이콥스키의 삶과 음악 뿐 아니라 우리가 같은 시기의 다른 문화예술가를 읽는 데도 도움이 되리라 믿는다.
이 책의 부록은 책과 CD로만 그치지 않고 웹사이트의 자료를 이용할 수 있게도 하는데
차이콥스키의 연표와 음악외에도 동시대의 러시아의 다른 음악가의 대표곡을 감상할 수 있는 페이지도 있어서 차이콥스키와 서로 영향을 주고 받았을 음악을 들을 수 있고 또 그 음악들이 문외한인 내가 들어도 굉장히 아름답고 멋지다. 글린카에서부터 ‘강력한 소수’ 일원들과 알렉산드르 다르고미슈스키까지 책에 나왔던 인물들을 그들의 음악으로 다시 읽는 즐거움이 있을 것이다. 러시아의 민족주의 음악에 대해서도 공부하면서 조금이나마 글이 아닌 귀로 이해하는 독서의 시간이 된다. 특히 차이콥스키에게 작곡을 가르쳤다는 안톤 루빈슈타인의 곡도 접할 수 있는데 그의 많은 곡들이 궁금해질 정도로 매력적인, 그리고 우리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그의 작곡세계를 엿볼 수 있다. 또 밀리 알렉세예비치 발라세예비치의 피아노곡은 예노 얀도의 연주인데 또 그 연주가 무척 감동적이다. 많은 러시아 민족주의 음악과 음악가, 그리고 또 다른 연주자들의 발견은 이 책이 차이콥스키에 그치지 않고 19세기 후반의 러시아 음악에 대한 많은 이야기의 서두를 열어줄 것이다. (2011.08.23. REVIEW)

 

f*****5 2011.12.24.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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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콥스키, 그 삶과 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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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음악에 문외한인 내가 차이코프스키를 읽는다니... 이건 정말 어려운 숙제와도 같아,라는 생각을 했다. 차이코프스키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고 그의 음악세계에 대해서도 모르는데, 라는 생각을 하다가 문득, 내가 그를 잘 안다면 뭐하러 책을 읽겠어? 라는 조금은 당연한 생각이 치밀어 오르기 시작했다. 그의 음악에 대해 흥미가 없기 때문에 그 삶에 대해서는 더군다나 알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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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음악에 문외한인 내가 차이코프스키를 읽는다니... 이건 정말 어려운 숙제와도 같아,라는 생각을 했다. 차이코프스키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고 그의 음악세계에 대해서도 모르는데, 라는 생각을 하다가 문득, 내가 그를 잘 안다면 뭐하러 책을 읽겠어? 라는 조금은 당연한 생각이 치밀어 오르기 시작했다. 그의 음악에 대해 흥미가 없기 때문에 그 삶에 대해서는 더군다나 알고자 하는 맘이 없다는 것이 더 정확한 표현인걸까,라는 생각을 하면서 정말 별 생각없이 책을 펼쳐들었다. 

우선 책을 읽기 전에 음악이나 들어보자.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아무래도 대포소리 쿵쿵거리며 신나게 들었던 1812년 서곡이니 그걸 찾아서 들어봐야겠다는 생각에 음반을 뒤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평소 책을 꽂아둘 공간도 없는 방에서 비좁게 지내느라 시디도 박스같은 곳에 몰아넣어버려서 왠만한 정성이 아니면 찾아내기 힘들어 우선 눈에 보이는 교향곡을 꺼내들었다. 귀가 밝지도 않고 음악을 듣는 재능이 있는 귀도 아니니 그냥 이래저래 귀에 익숙한 교향곡 6번.
책을 읽으며, 일을 하며, 친구와 수다를 떨면서도 그냥 흘려들으며 지내다보니 이상하다.차이코프스키의 음악이 괜히 친근하게 느껴지니 말이다. 

"후세는 변덕스러운 정부 같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변덕스러운 연인 같다. 그리고 결국에는 의제를 설정하는 주체는 대중이지 비평가나 전문가가 아닐때가 대부분이다. 이것이 후세에 정식으로 인정받는 유일한 관점이다. 마침내 권위자들도 대중이 올바르게 이해하고 있다는 의견에 동의하게 된다. 그러나 음악은 본질상 불가피하게 주관적인 경험이며 '좋은 음악'이 무엇인지는 순전히 개인적인 판단의 몫이다. 음악이 좋은지 나쁜지 증명하는 객관적인 기준은 물론 근접한 성과도 없다"(214) 

이 글에 용기를 내어 오로지 내 개인적인 감상을 이야기한다. 솔직히 책을 다 읽은 지금도 차이코프스키의 삶에 대해서는 그닥 관심을 쏟게 되지 않는다. 이슈가 되는 에피소드만 찾아내보자면 절대 만나지 않기로 약속하고 (두어번 스치기는 했지만 서로 모른척하고 지나간) 그의 재정적인 후원자 나데즈다 폰 메크 부인에 대한 이야기라거나 그의 동성애적 성향과 애인들, 역시 동성애자인 동생 모데스트와 차이코프스키와 결혼한 안토니냐... 하지만 그런것이 중요한 것은 아니지 않은가.
예민하고 감정의 기폭이 컸지만 그의 음악은 결코 예민하지 않다.
클래식은 들어도 들어도 잘 모르는 음악이지만 그래도 처음 들었을 때부터 마음에 쏙 들어오는 곡들이 있는데 베토벤의 전원교향곡, 모짜르트의 클라리넷 협주곡, 바흐의 무반주 첼로곡, 쇼스타코비치의 왈츠... 는 언제 들어도 마음이 평화로워지는 느낌에 좋아하는 곡이다. 그리고 사실 백조의 호수,라고 하면 선율이 떠오르지는 않는다 해도 그 선율을 들어보면 아, 이 곡이구나 할 수 있을만큼 많이 알려져있고 그런 측면에서는 차이코프스키의 곡들이 대중적으로 많이 알려져있다는 생각과 함께 듣기 편한 곡들이 많음을 느낄 수 있다. 

이제 차이코프스키의 꽤 유명한 레닌그라드 필하모닉 연주, 예프게니 므라빈스키 지휘의 교향곡 4,5,6번을 들으며 책을 다 읽었으니 슬슬 책에 부록으로 딸려있는 음반을 들어봐야겠다. 클래식을 잘 모른다 해도 귀에 익은 선율들은 분명 있겠지 라는 기대를 갖고. 어쨌거나 오랜만에 음악을 듣고 있으려니 너무 좋다. 내 개인적인 판단을 하라고 한다면 역시 음악은 좋은 것이다. 
그리고 책에 대해 덧붙이자면 차이코프스키의 생애뿐만 아니라 19세기의 배경과 연표, 시디곡 해설까지 부록으로 실려있으며 본문의 중간에 간주곡으로 차이코프스키의 곡 설명이 되어 있다. 음악을 잘 모르니 곡 설명이 마음에 확 와닿지는 않지만 그래도 곡을 찾아 들어가면서 다시 설명을 읽으면 그 느낌이 조금은 더 강해지는 것 같기도 하고. 사실 꽤 오랫동안은 내 느낌대로 음악을 듣는 것이 더 좋지만. 



이달의 사락 r***2 2011.09.30. 신고 공감 1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오늘은 차이콥스키 음악을 듣는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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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내가 듣고 있는 음악은 「로미오와 줄리엣(환상 서곡)」이다. 『차이콥스키, 그 삶과 음악』의 본문과 부록‘CD수록곡 해설’에 의하면 차이콥스키는 편집자인 발라키레프가 작곡과정 내내 괴롭혔지만 그의 의견을 수용했다고 한다. 이 작품에서 그는 천재는 타고날지 모르나 타인의 의견을 무시하지 않고 배우면서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차이콥스키, 그 삶과 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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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내가 듣고 있는 음악은 「로미오와 줄리엣(환상 서곡)」이다. 『차이콥스키, 그 삶과 음악』의 본문과 부록‘CD수록곡 해설’에 의하면 차이콥스키는 편집자인 발라키레프가 작곡과정 내내 괴롭혔지만 그의 의견을 수용했다고 한다. 이 작품에서 그는 천재는 타고날지 모르나 타인의 의견을 무시하지 않고 배우면서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차이콥스키, 그 삶과 음악』은 클래식 음악 애호가를 사로잡은 ‘우리가 사랑하는 음악가’ 시리즈 중 한 권이다. 음악은 눈으로 보는 것이 아닌 귀로 듣는 것이다. 이번에 처음으로 이 시리즈를 알게 되었는데 음악가에 대한 생애와 음악적 고민, 음악이 탄생이 된 배경을 알 수 있을 뿐 아니라 2장의 CD가 실려 있어 직접 음악까지 만날 수 있었다. 또한 일부만 실린 음악의 경우는 웹사이트를 통해 전체를 들을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저자인 제러미 시프먼은 차이콥스키의 걸작은 ‘그래요, 내게도 그런 일이 있었지요. 그렇지만 헤쳐 나왔어요. 그럴 땐 의기양양했지요. 심지어 가끔씩은 즐겁던데요. 당신이 겪은 고통을 알고 있어요. 기쁨도 알고 있지요.라고 말을 걸어온다고 했다. 열 살이었던 차이콥스키는 법률학교 예과에 들어가면서 어머니와 떨어졌고 그 기억은 슬픔이자 공포였다. 잘못된 인연으로 인해 불행한 결혼생활을 했고 아버지의 죽음을 겪었고 비서이자 연인이었던 알료사의 징집을 겪었다. 그는 사는 동안 여러 번 친구들의 죽음을 경험했다. 시련이 반복되면 신은 내 편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면서 좌절감이 들기 마련이다.

 

개인적으로 무기력한 날들을 보내고 있다. 삶을 살아야 하거늘 그러하지 못하고 견디고 있다. 밤엔 잠을 자야 하거늘 불면으로 밤을 지새우고 잠을 자도 계속 꿈만 꾸며 낮에는 비몽사몽 시간을 보내고 있다. 책도 머릿속에 들어오지 않아 읽다가 덮기를 반복하고 있다. 게다가 개도 안 앓는다는 여름감기까지 걸렸다. 음악을 듣고 있자니 가라앉았던 마음이 조금은 흥분되었다. 귀가 즐거우니 마음도 즐거워졌다.

 

예술가 혹은 작가들의 좋은 점은 시련은 음악과 글의 자산이 된다는 것이다. 차이콥스키에게도 그러했다. 「예브기니 오네긴」은 푸슈킨의 동명 운문소설을 바탕으로 한 작품이다. 그는 이 작품을 통해 불행했던 자신을 만났다. 그는 이 작품을 최고의 오페라로 만들었다. 시련이 깊을수록 그의 음악적 재능은 깊어졌다. 위기의 순간마다 그를 믿어주고 도움을 주었던 폰 메크 부인이 있었다는 것도 그에겐 행운이었다. 차이콥스키가 돈을 함부로 쓰는 습성은 폰 메크 부인의 무조건적인 재정적 지원 탓으로 볼 수도 있지만.

 

노력했는데, 최선을 다했다고 믿었는데 눈앞의 결과가 좋지 못하면 좌절하게 된다.「백조의 호수」는 애초 인기가 없었다. 물론 그 이유가 춤이 중심인 발레 음악으론 너무 훌륭해서이지만. 무기력한 삶을 살면서도 마음에서 자꾸 조급함이 든다. 삶에 시간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하면 할수록 더 어려워진다. 20년 전에는 1초도 생각하지 않고 돌파해도 괜찮은 작품이 되었다. 이제는 겁쟁이로 변했는지, 노년이라 힘이 떨어져서 그런 게 아니라 내 자신에 대해 훨씬 더 가혹하게 굴고 예전에 지녔던 자신감을 상당히 잃었다. 온종일 앉아서 고작 두 페이지를 살펴보는데도 원하는 대로 나오질 않는다. 그러나 이런 일이 있긴 해도 작품에 꾸준히 진전이 있다. 진짜로 예전에는 내 자신에 대해 이렇게 즐거웠던 적이 없다. 뭔가 정말로 훌륭한 일을 할 수 있는 지식 덕분에 매우 자랑스럽고 기쁘다.(206쪽)

 

53세의 나이에 그는 세상을 떠났다. 그의 죽음은 미스터리로 남아 있지만 마지막 순간까지도 음악에 대한 열정만큼은 식지 않았다. 그의 시련은 음악이 되었지만 그의 음악은 현재의 우리들의 삶에 즐거움을 주었다. 나아가 미래에도 즐거움을 줄 것이다.

 

내리던 비는 그쳤다. 감기도 나았으면 좋겠고 비도 이젠 그만 왔으면 좋겠다. 우울증이 나아지지 않는 당신이라면 우울증 선배 차이코프스키의 음악들과 시간을 보내는 것도 좋을 것이다.

 



YES마니아 : 로얄 m****6 2011.08.17. 신고 공감 1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