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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음을 찾을 수 있는 건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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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음을 찾을 수 있는 건축가 어릴 적 시골에서 살았던 대부분의 사람들은 나아가 들어가며 귀향이나 농촌생활을 꿈꾼다. 그러한 경향성은 전원생활이라는 이름으로 한때 사회적 흐름을 형성하기도 했지만 귀향이나 귀촌을 생각하는 감성과 현실의 차이로 인해 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며 이제 안정된 것같이 보인다. 우여곡절을 거쳐 전원에 안착한 사람들은 전원생활을 꿈꾸지만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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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음을 찾을 수 있는 건축가

어릴 적 시골에서 살았던 대부분의 사람들은 나아가 들어가며 귀향이나 농촌생활을 꿈꾼다. 그러한 경향성은 전원생활이라는 이름으로 한때 사회적 흐름을 형성하기도 했지만 귀향이나 귀촌을 생각하는 감성과 현실의 차이로 인해 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며 이제 안정된 것같이 보인다. 우여곡절을 거쳐 전원에 안착한 사람들은 전원생활을 꿈꾸지만 꿈보다 많은 벽에 가로막혀 좌절하기 일쑤다. 그렇기에 먼저 경험한 사람들의 소중한 일상이 많은 도움이 되곤 한다.

 

나 또한 대도시 인근 농촌마을로 이사를 준비하면서 예상치 못한 일들로 힘들었다. 그때 인근에 먼저 자리를 잡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모여 사는 곳을 방문하면서 생각과는 달리 부담스러운 마음이 들었다. 그 이유는 그들이 새로 지은 집 때문이었다. 한옥으로 집을 근사하게 지어 살고 싶은 마음이야 누구에게나 있겠지만 집은 사람이 편안하게 거주하는 공간이라는 본래의 의미가 있기에 사람 위에 있을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내가 방문한 마을에 들어선 10여 채의 한옥은 보는 사람을 압도하여 주눅 들게 할 만큼 위협적인 모습이었다. 구경하는 사람의 마음이 그렇다면 그곳에 살아갈 사람들은 어떨까?

 

자연과 더불어 살아온 사람들은 감성적으로 자연에 가까울 수밖에 없을 것이다. 사회가 변하고 삶의 방식이 변하면서 사람들의 의식주도 많은 변화를 겪었다. 하지만, 감성의 작용은 남아 늘 자연과 더불어 살아갈 것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한다. 그런 의미에서 자연과 인간의 경계에서 이 둘을 구분하고 나누는 작업을 하면서도 조화를 이뤄가는 건축물을 설계하고 짓는 일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는 것은 시대의 흐름에 의해서도 자연스러운 일이라 생각된다.

 

이 책은 바로 인간과 자연의 경계지점인 건축물에 자신만의 독특한 철학을 도입 성공한 건축가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일본 출신이지만 이미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건축가 안도다다오가 자신의 건축철학을 완성해준 것은 바로 ‘여행’이었다고 고백하며 그 여행에서 보고 듣고 느낀 것과 건축이 어떤 관련이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는 책이다.

 

안도다다오는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다. 독학으로 건축을 공부하기 전 트럭 운전수였으며 심지어 프로 격투기 선수이기도 했다. 그런 그가 일본이 해외여행 자유화가 시작된 이후 1965년부터 1992년까지 세계 각지를 도는 여행길에서 열린 가슴으로 만났던 건축물, 그림, 조각, 음악 등 모든 창작활동에 포함되는 영역과의 만남을 기록하였다. 그 여행은 베트남의 마지막 응우옌 왕조의 왕궁에서 출발하여 건축에 관심을 갖고 주목한 르 코르뷔제가 태어난 파리로, 바로셀로나, 밀라노, 로마 등 유럽의 문화 예술을 접하고 대륙을 넘어 미국 그리고 러시아와 동서양 문화가 만나는 이스탄불 등 수 많은 지역을 포함하고 있다.

 

“건축은 벽에 의해 공간을 획득한다. 벽으로 둘러침으로써 건축의 안과 밖을 구분하며 외부를 공격하고 내부를 방어하는 힘을 갖는다. 하지만, 내가 만드는 벽은 그런 힘을 갖으면서도 동시에 자연을 받아들여 인간의 마음을 감싸 안은 벽이길 바란다.”

 

23살이라는 청년의 파리행 도전은 그렇게 거장 건축가를 만들었다. 자신을 낳아준 아시아 일본의 정서를 바탕을 전 세계 예술가들의 창조를 향한 마음을 거름삼아 자연과 인간의 경계에 서 있는 건축물을 만들지만 이 둘을 나누지 않고 조화를 이룰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내는 안도다다오만의 독특한 건축철학으로 성장하게 되었음을 이 책을 통해 보여준다. 특히, 이 책 도시방황은 건축가의 눈에 비친 건축물에 국한 된 것이 아인 예술가들의 예술품에서 숨겨진 무엇을 읽어내는 그만의 독특한 감성이 묻어 있어 건축가로써가 아닌 인간 안도다다오의 진면목을 알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한국어판의 출간을 위해 새로 집필하는 노고를 아끼지 않았다는 그의 애정에 어울리는 책의 구성도 볼만하지만 한편으로 가독성이 떨어지는 부분도 있음을 인정해야 할 것 같다. 일정한 흐름을 이어가면서도 각기 다른 편집은 안도다다오의 건축물에서 모티브를 얻었다고 한다. 하지만 안도다다오를 잘 모르는 사람이 그의 여행기를 따라가다 보면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 있다. 건축물이나 그가 본 예술 창작품들의 사진이 내용과 어울린다면 그의 건축철학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그의 건축물이 다양한 사람들로부터 호응을 받는 것은 우연히 만들어진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인간에 대한 고뇌, 인간과 자연의 교감, 자신을 성찰하는 모습이 그의 건축물로 나타난 것이리라



m*****8 2011.08.17. 신고 공감 3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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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도 다다오의 도시방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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굉장히 멋진 책이다.지난주말에 서점에 갔다가 술술 넘겨보다가 디자인이 너무 마음에 들어서 구입했었는데 조금씩 아껴(?)읽다가어제 마지막 장을 덮었다. 나는 사실 안도다다오가 뭐하는 사람인지도 몰랐다. 근데 책을 읽고 인터넷에서 그가 만든 건축물 사진을 찾아보면서 점점 이 사람에게 반하게 되었다. 건축가이지만 음악미술문학분야에도 박식하고 말 한마디한마디에서 포스가 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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굉장히 멋진 책이다.
지난주말에 서점에 갔다가 술술 넘겨보다가 디자인이 너무 마음에 들어서 구입했었는데 조금씩 아껴(?)읽다가
어제 마지막 장을 덮었다. 나는 사실 안도다다오가 뭐하는 사람인지도 몰랐다. 근데 책을 읽고 인터넷에서 그가 만든 건축물 사진을 찾아보면서 점점 이 사람에게 반하게 되었다. 건축가이지만 음악미술문학분야에도 박식하고 말 한마디한마디에서 포스가 느껴지는 듯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책의 생김이 참 고상하다. 카페에 앉아서 이 책을 읽고 있었는데 사람들이 지나가면서 다 한번씩은 쳐다봤다. 아무래도 은색테두리(?)가 신기해보였던것 같다. 처음엔 나 역시도 그랬고.
안도다다오가 건축가가 되어야겠다고 마음먹게된 르코르뷔지에와 관련된 책도 읽어봐야겠다. 건축가도 아티스트라는 생각이 든다. 여운이 많이 남는 책이다.

c******2 2011.06.30.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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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통해 건축을, 건축을 통해 인생을 배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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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과 방황의 공통점은 몸/마음이 현재 머물고 있는 곳에서 다른 곳으로 이동하거나(했다는) 것이다. 지식이든 성찰이든 머물러서 얻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여행에선 아무리 계획을 잘 짜도 예상치 못한 일을 만나게 된다. 예상치 못한 일을 겪고 대처하면서 인간은 성장해 간다는 점에서 여행은 인생과도 같다.   안도 다다오!, 내가 그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은 일본 출신으로 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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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과 방황의 공통점은 몸/마음이 현재 머물고 있는 곳에서 다른 곳으로 이동하거나(했다는) 것이다. 지식이든 성찰이든 머물러서 얻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여행에선 아무리 계획을 잘 짜도 예상치 못한 일을 만나게 된다. 예상치 못한 일을 겪고 대처하면서 인간은 성장해 간다는 점에서 여행은 인생과도 같다.

 

안도 다다오!, 내가 그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은 일본 출신으로 독학으로 건축가가 되었다는 것이다. 그는 10대 시절부터 시작한 여행을 통해 건축을, 인생을 배웠다고 고백한다. 『안도 다다오의 도시 방황』은 파리와 바르셀로나, 밀라노와 보스턴, 뉴욕, 로마, 그리스 등 세계 곳곳에서 만난 건축과 피카소, 잭슨 폴록, 피라네시 등 건축을 통해 만난 사람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 있는 책이다.

 

파리에 도착한 그는 르 코르뷔지에의 만년 작품 중 하나인 롱샹 교회를 방문한다. 그는 그곳에서 강렬한 빛이 건축에 생명을 불어넣은 체험을 했다고 고백한다. 그는 빛에 의해 건축이 다양한 모습으로 변모할 수 있음을 알게 되었다. 그가 아르누보를 체험하면서 알게 된 것은 머리가 아닌 몸(손)의 예술이었다. 몸의 예술 즉 장인의 예술로 작품은 생명을 갖게 됨을 알게 되었다.

 

안도 다다오는 미술관에서 피카소의 그림을 보곤 ‘분노’를 발견했다. 분노는 건축주와 사회의 균형 사이에서 감정을 억누르고 살아가는 건축가의 습성으로 이어졌다. 내 집을 짓는 일이 아닌 이상 건축은 의뢰인의 의견을 절대적으로 따라야 하는 작업이다. 예술가의 삶이 고난의 길임을 알고 있었지만 예술과 실용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해야 하는 건축가의 삶도 만만치 않아 보인다.

 

자유분방하게 머릿속에 떠오르는 대로 탑을 만들었던 로디아는 탑이 완성되자 모습을 감췄다고 한다. 안다 다다오의 말처럼 그는 공허감을 감당할 수 없었을 것이다. 공허감을 극복하려면 다시 열정을 쏟아 부울 일을 찾아야 한다.

 

예술가는 늘 새로움을 추구한다. 안도 다다오의 말처럼 새로운 것을 찾는 것은 매혹적이지만 불안과 고독을 초래한다. 그럼에도 예술가들은 안락 보다는 불안과 고독의 길을 선택한다. 그것은 그들이 살아있음을 증명하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잭슨 폴록이 44세에 알코올 중독으로 죽었지만 그는 자신의 삶에 후회하지 않았을 것이다. 예술가로서의 그의 생은 강렬했으므로.

 

태양이 빛나는 건 그림자가 있기 때문이라는 걸을 알지만 빈부의 격차, 인종 문제, 범죄 등 어두운 부분에서 도시의 숨통이 트인다는 사실은 공감하고 싶지 않다. 어둠은 태양을 빛나게도 하지만 지금보다 더 짙은 어둠을 만들기도 하기 때문이다.

 

오래전 유행했던 노래 중에 <인생은 미완성>이란 노래가 있었다. 미완성의 삶은 타자와의 대화를 통해 완성되어 간다. 여기서 규정한 타자와의 대화의 범위는 광범위하다. 타자는 내속에 존재하는 또 다른 나일 수도 있고 책이나 예술작품으로 만난 과거의 인물일 수도 있다. 대화는 타자와 내가 말로 소통하는 것일 수도 있고 말이 아닌 예술작품으로 소통하는 것일 수도 있다. 안도 다다오는 피라네시가 유적과 대화하면서 팽창된 자아와 대결했던 것처럼 일에 대한 놀라운 에너지를 가졌던 미켈란젤로와 대화하며, 혹은 여행을 통해 인생을 배웠다.

 

책을 통해 안도 다다오가 만났던 세계의 건축, 예술가들의 작품을 볼 수 있었다면 그의 건축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일일이 찾아 확인하는 부지런한 독자는 아닌 까닭이다. 머릿속으로 상상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YES마니아 : 로얄 m****6 2011.08.10.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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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도 다다오의 도시방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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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방황'이라는 낯설고도 매력적인 단어가 나를 유혹하는 것 같았다. 일본 출신의 세계적인 건축가 안도다다오. 제주도에 안도다다오의 작품이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언젠가 제주도에 가게된다면 꼭 둘러봐야지.사진으로만 접했던 그의 작품들은 뭐랄까.. 직선적이고 차가운 느낌이 강했는데(나는 이런 느낌들이 좋다) 실제로도 그럴지 궁금하다.. 각설하고.이 책은 안도다다오가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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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방황'이라는 낯설고도 매력적인 단어가 나를 유혹하는 것 같았다.
일본 출신의 세계적인 건축가 안도다다오.
제주도에 안도다다오의 작품이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언젠가 제주도에 가게된다면 꼭 둘러봐야지.
사진으로만 접했던 그의 작품들은 뭐랄까.. 직선적이고 차가운 느낌이 강했는데(나는 이런 느낌들이 좋다) 실제로도 그럴지 궁금하다.. 각설하고.
이 책은 안도다다오가 세계 곳을 여행하면서 느낀 건축과 인생에 대한 생각을 정리한 책이다. 건축가니까 당연히 자기가 만든 건축물에 관한 얘기가 주를 이룰것이라는 내 예상과는 달리, 여행을 하면서 순간순간 느꼈던 감정이나 사람들의 눈빛, 도시의 분위기 같은 에세이적인 내용을 많이 담고 있다.
아마도 안도는많은 책을 읽고 많은 생각을 하는 사람이리라. 번역이 매끄러운 탓도 있겠지만 그의 글에서 느껴지는 문학적 기본기가 꽤 탄탄하다. 주옥같은 문장들과 절로 감탄하게 되는 사진들, 게다가 치밀하게 계산된 듯한 책의 구성을 보면 정말 이 책만큼은 소중하게 다루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만든다.
'우리의 인생은 여행과 같고 그 여행 속에 인생이 있다'는 안도의 말이 하루하루 아등바등 살아가는 나에게 잠시 쉬어가라고 나무 아래 그늘이 되어준다.
몇번이고 계속 읽게 될것만 같은 책.
오랜만에 정말 제값하는 책을 만난 것 같아 기쁘다.

 

k*****3 2011.06.24.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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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도 다다오의 도시방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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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칠게 깎은 돌로 이루어진 수도원에 들이비치는 빛에는 일종의 장엄함과 웅장함으로 정신을 정화하고 승화하는 신비로운 힘이 존재했다. 나는 몸을 바짝 죄는 듯한 긴장감에 사로잡힌 채 홀로 수도원 내부를 걸어다니며, 금욕적인 석조방에 너무나 크게 울리는 내 발소리에 놀랐다. 이 공간에서는 정신만이 중요할 뿐 육체의 쾌락은 전혀 고려 대상이 아니었다. 아무것도 업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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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칠게 깎은 돌로 이루어진 수도원에 들이비치는 빛에는 일종의 장엄함과 웅장함으로 정신을 정화하고 승화하는 신비로운 힘이 존재했다. 나는 몸을 바짝 죄는 듯한 긴장감에 사로잡힌 채 홀로 수도원 내부를 걸어다니며, 금욕적인 석조방에 너무나 크게 울리는 내 발소리에 놀랐다. 이 공간에서는 정신만이 중요할 뿐 육체의 쾌락은 전혀 고려 대상이 아니었다. 아무것도 업는 곳에 들이비치는 빛의 엄격한 아름다움, 돌뿐인 방에 울려 퍼지는 소리의 장엄함. 모든 것을 버린 끝에 남은 것들은 한층 심원해지며 본질과 원리로 향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 본질과 원리는 신의 영역이라 바꿔 말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내가 콘크리트를 그대로 노출한 건축을 만들기 시작한 배경에는 세낭크에서의 체험이 바탕에 분명 깔려 있다."(264) 

안도 다다오가 프랑스의 세낭크 시토 수도원에 갔을 때의 느낌과 그 느낌이 자신의 건축에 미친 영향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솔직히 말하자면 안도 다다오의 도시 방황이라는 책을 받아들면서 왜 요즘 다들 안도 다다오에 미쳐있는 것처럼 그의 자서전에서부터 건축에 이르기까지 온갖 책이 다 나오는걸까,라는 심정으로 별 기대를 하지 않았다. 이미 그의 자서전을 읽은 기억에 더 이상 글로 그를 만나는 것은 큰 의미가 없고 다만 직접 그의 작품들을 보는 것이 소원이다,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기때문에 더욱 그런 기분이 들었던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또 한편으로는 그의 노출 콘크리트 작품이 자연의 숲과 나무들과 어우러지며 조화를 이룰 수 있을까 라는 의구심도 생겨났기 때문이다. 제주도의 야트막한 돌담과 앙증맞다 싶은 밭두렁들이 오밀조밀 어우러지는 것과는 달리 시멘트 덩이가 하나 덩그러니 놓여있게 디는 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한 것도 사실이다. 이건 어쩌면 그의 작품을 실제로 본적없이 콘크리트의 회색덩어리만 이미지로 떠올리고 있기 때문이리라.
그러니 나는 안도 다다오에 관한 온갖 종류의 책이 아니라 실제 그의 작품을 보는 것이 더 급하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책을 펼쳐들고 심드렁하게 읽어내려가다가 책 제목을 다시 쳐다봤다. 안도 다다오의 '도시 방황'. 이건 그의 자서전도 아니고, 그에 대한 평전도 아니고 그의 건축작품에 대한 해설도 아니라는 걸 그때야 비로소 알게 되었다.
"건물이 완성되고 주변의 풍경에 녹아들고 일상에 뒤덮이면서 공사 중 건축에서 느껴지는 긴장감과 날선 생명력은 안으로 가라앉고 언젠가는 보이지 않게 되리라. 그렇기에 완성 과정에 놓인 이러한 상태야말로 건축으로서 가장 아름다운 순간이다.
인간도 똑같으리라. 인간이 삶과 죽음이라는 결과로 향하는 과정에 놓인 존재라면, 인간의 생이 지닌 아름다움 역시 그 과정 속에 있기 마련이다. 인간도 건축과 마찬가지로 미지의 가능성이라는 눈에 보이지 않는 영역에 진정한 아름다움이 숨어 있을 터. 그렇기에 나는 공사중인 건축에 숨겨진 아름다움을 좀 더 많은 이들이 알아주기를 바란다."(130-131)  

그는 건축이라는 것을 하나의 건물을 완성해 내는 결과물이라고 말하지 않는다. 여행생활자들은 '삶은 곧 여행'이라고 말한다. 그처럼 안도 다다오는 세계의 곳곳을 다니며 건축에 대한 영감을 얻고 그를 통해 삶의 의미에 대해 성찰을 하고 그 결과물로 작품을 탄생시킨다.
"생각해보면 여행이란 목적지에 이르기 전, 그 시간 동안 존재하며 그 과정 속에서 당황하고 방황하는 데 진정한 의미가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만약 그렇다면 여행의 행로는 미로처럼 엉켜 복잡할수록 얻을 것이 많아지기 마련이다.
이러한 관점은 인생에 적용해도 어긋남이 없으리라. 명쾌함만을 추구한 나머지 근대 도시가 베네치아 같은 미로를 버리고, 사회 또한 복잡함과 애매함을 배제하면서, 현재 우리 인간의 생에서도 심원한 방황이 상실되고 말았다. 대체 인간의 문화와 정신이 깃드는 순간은 대체 어디로 가버린 걸까? 수로가 흐르는 베네치아의 골목을 헤매며, 문득 나는 그런 생각에 사로잡혔다."(243) 

인간의 문화와 정신이 깃드는 순간은 정말 어디로 가버린 걸까? 엊그제 우리 사찰 건축의 자연과의 조화로운 어울림과 아름다움에 대한 글을 읽으면서 조금씩 사라져가버리고 있는 공간과 여백의 미가 안타까움을 느끼게 하고 있는데, 편리함만을 추구하는 건물들이 진정 우리 삶의 편이성을 가져오는 것인지 생각해 볼 문제다.  

쓸데없는 뱀다리를 하나 덧붙이자면 건축이야기를 담은 책이니만큼 책의 디자인에도 꽤 신경을 쓴 느낌은 든다. 폼도 나고 깔끔하기도 하고 멋지다. 하지만 책상에 앉아 형광등빛에 반사되는 회색빛 글씨를 읽기 위해 책을 이리저리 각도조절하면서 애써 읽어야 하는 것은 그리 익숙하지 않은 책읽기를 연출해냈다. 디자인만 멋진 건축이 실용성이 없다면 무엇에 쓰겠는가 싶은 마음에 비유되니 어쩔건가. 



r***2 2011.09.30.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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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과 삶을 빚어내는 여행담 - 안도 다다오의 도시방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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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도 다다오. 건축에 전혀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도 한번 쯤 들어봤을 법 한 이름이다. 일본이 낳은 세계적인 건축가. 건축에 대한 정규 교육을 받아본 적 없으며 전직 권투선수, 트럭 운전사라는 독특한 이력 때문에 더 주목을 받은 사람이다. 그의 건축물들은 언제나 자연과의 조화를 추구한다. 빛, 물, 바람과 어우러지는 건축물들을 설계하였으며, 그래서인지 언제나 단조롭고 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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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도 다다오. 건축에 전혀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도 한번 쯤 들어봤을 법 한 이름이다. 일본이 낳은 세계적인 건축가. 건축에 대한 정규 교육을 받아본 적 없으며 전직 권투선수, 트럭 운전사라는 독특한 이력 때문에 더 주목을 받은 사람이다. 그의 건축물들은 언제나 자연과의 조화를 추구한다. 빛, 물, 바람과 어우러지는 건축물들을 설계하였으며, 그래서인지 언제나 단조롭고 절제되어있는 아름다움이 녹아있다.  

 이 책은 안도 다다오의 건축가로서의 여행이라기 보다, 한 사람의 인간으로서의 여행기이다. 물론 건축물에 대한 이야기이지만, 그것은 '건축을 좋아했던 한 사람의 여행기' 라면 당연할 것이다. 미술을 좋아하는 사람의 여행기라면 미술관과 박물관 이야기가 주를 이루지 않겠는가? 좋아하는 화가의 고향, 생가, 공방, 작품 전시관등을 중점으로 여행을 다니지 않겠는가? 산을 좋아하거나 숲을 좋아하거나, 술을 좋아하거나, 여행이란, 게다가 혼자하는 여행이란 무릇 여행가의 취향에 따라 달라지기 마련이니까.  

 안도 다다오의 10대때 여행부터 차근차근 실려있다. 서문에서 저자가 밝히듯, 안도 다다오의 건축 세계를 완성하게 한 자신의 여행담이 꽉꽉 들어차있다. 안도 다다오 역시 다른 여행가들과 마찬가지로 자신의 관심사를 따라 많은 건축물들을 본다. 세상에 건축물이 없는 도시는 없다. 때로는 우연하게 특이한 건축물을 발견하게 되기도 하고, 그렇게 영향을 받기도 했다.  

 솔직히 나는 에세이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에세이는 일종의 '일기' 같은 글이다. 하루 중, 혹은 인생에서 겪었던 일들 속에서 얻어낸 여러가지 생각들이나 감상들을 담백하게 적어 내려간 것들이다.  여행 에세이 또한 그렇다. 저자가 여행한 곳을 다녀와 본 독자가 아니면 저자의 여행담에 깊이 동화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왠지 타인의 일기를 보는 느낌이랄까. 저자의 머릿속에서 재구성된 자신의 인생과 자신의 경험을 완벽한 타인인 내가 공감하고 이해할 수 있을까. 그런 의문도 있고, 조금은 아니꼽고 고까운 마음이 들어서일 수도 있겠다. 저자의 삶과 마음속을 훔쳐보는 기분은 그다지 좋지만은 않았다.

 좋아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에세이가 가지고 있는 여러가지 강점과 재미를 거부하거나 부정한다는 것은 아니다. 에세이는 누구에게나 쉽게 넘어가기 마련이다. 공감하지 못할 경험과 감정, 깨달음을 적은 경우도 있지만, 사실 대부분 공감할만 경험을 통해 얻어낸 깨달음을 적어낸 경우가 훨씬 더 많기 때문이다. 손에 들면 술술 읽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안도 다다오의 여행담 또한 마찬가지이다. 그가 비록 건축물들을 중심으로 여행을 했지만, 건축물은 인간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있다. 뿐만 아니라, 원래 유명 관광지의 대표적인 '랜드 마크' 는 사실 대부분 건축물이다. 때문에 여행을 거의 하지 않는 나에게도 익숙한 건물들이 많이 나오고, 안도 다다오는 건축물을 디자인하는 사람으로서 좀 더 깊이있는 '관광' 을 할 뿐이다. 외국이라는 낯설음, 긴장과 설레임 속에서 자신이 사진으로만 보았던 건축물들을 실제로 목도하고, 그것이 만들어지던 당시의 공정을 상상해본다. 안도 다다오는 보다 전문적인 지식이 있기 때문에, 그 건물들이 지어지는데 얼마만큼의 수고로움이 들었는지 알고 있다. 뿐만 아니라 그 건물을 디자인한 건축가의 일생 또한 알고 있다. 저런 건물을 디자인해낸 그 사람이 어떤 삶을 살았는지. 저 건물에 과연 그 건축가의 어떤 삶이 녹아 들어 있는지 알고 있다. 

 그런 건축가의 삶과, 그 삶이 녹아있는 건축물들을 통해 안도 다다오의 삶의 축은 어떠한 방향으로 흘러갔던 것일까? 그런 변화와 영향들이 담담하게, 하지만 때로는 격정적으로, 솔직한 필체로 그려지고 있다.  

 각 문단의 첫 행이 우리에게 익숙한 들여쓰기가 아니라 내어 쓰기로 되어있는 방식이 신선하고 독특하다. 책의 말미에는 책에서 언급된 건축물들의 사진들이 실려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챕터의 말미에 실려있었으면 어땠을까 싶다. 하지만 이 부분은 저자가 이 책이 건축물에 대한 것이 아닌, 순수한 여행담이었다는 것을 확실하게 주장하고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인류는 지역과 문화에 따라 완벽하게 다른 사고방식으로 삶을 산다. 때론 같은 인간이 아닌 외계인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어떤 작가는 남자와 여자를 금성인과 화성인으로 비유하기도 했지만, '타인' 이란 완벽하게 새로운 또 하나의 '세계' 인 것이다. 안도 다다오는 이런 또다른 세계와의 끊임없는 부딪힘을 통해 자신의 세계를 완성시켜 갔다.
도시방황. 
인생은 어차피, 끊임없는 방황이 아니던가?   

f******g 2011.08.29.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인간의 생을 오롯이 표현하는 건축으로 떠나는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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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도 다다오를 처음 알게 된 것은 스미요시 주택이였다. 건축을 공부하는 사람이라면 그를 모르면 안된다고 할 정도였지만 그 당시에 난 그걸 몰랐다. 오랜만에 스미요시 주택과 그의 건축물을 보니 새삼스러운 기분이 들었다. 르꼬르뷔제를 동경하며 여행길에 올랐던 저자의 이야기를 읽고 있으니 잔잔한 마음의 출렁임이 느껴졌다. 건축에 대한 열정이 느껴졌다. 저자의 말처럼 우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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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도 다다오를 처음 알게 된 것은 스미요시 주택이였다. 건축을 공부하는 사람이라면 그를 모르면 안된다고 할 정도였지만 그 당시에 난 그걸 몰랐다. 오랜만에 스미요시 주택과 그의 건축물을 보니 새삼스러운 기분이 들었다. 르꼬르뷔제를 동경하며 여행길에 올랐던 저자의 이야기를 읽고 있으니 잔잔한 마음의 출렁임이 느껴졌다. 건축에 대한 열정이 느껴졌다. 저자의 말처럼 우리가 배우는 건축은 서양식 건축이다. 한국건축도 배우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서양식 틀에 맞추어 있고 현재에 우리가 그런곳에 살고 있다. 해외여행을 가지 않고 그 건축물을 책으로만 보고 그 깊이와 건축가의 의도를 파악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일것이다. 건축이 책속의 덩그러니 나와 있는 사진만으로 감당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직접 보고 느끼는 것이 최고일 것이다.

저자는 매우 궁금증이 많은 것 같았다. 좋아하고 즐기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건축공사 현장에서 그가 느끼는 건축에 대한 생동감이(그 과정마저 사랑할 줄 아는 마음) 감동적이기도 했다. 인간도 건축과 마찬가지로 미지의 가능성이라는 눈에 보이지 않는 영역에 진정한 아름다움이 숨어 있을 터, 그렇기에 나는 공사중인 건축에 숨겨진 아름다움을 좀 더 많은 이들이 알아주기를 바란다.(131쪽) 나는 그 아름다움을 잘 모르겠다. 자신이 설계한 건축물에 대한 애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도 다 크고 난 후보다는 커가는 과정에서 큰 즐거움과 쓴맛을 맛보니까 말이다. 모든것이 다 좋을 수는 없겠지만, 그것에 대해 생각하는 마음이 남다르다는 것이 느껴졌다. 저자의 여행지를 따라가다 보니 사람이나 건축에 대해서 이런저런 생각이 들었다. 이해하기도 힘든 건축물을 볼때면 건축가의 의중을 잘 이해하지 못해서 그럴수도 있지만 건축 또한 예술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보통은 실리를 따지며 우리가 살아야 할 집을 찾지만, 건축가들은 자신의 추구하고자 하는 건축을 하기 위해서(불편함도 충분히 저버릴정도) 어떤 감수도 할 수 있는 것 같았다. 사람을 위한 건축이여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그것이 때론 극도로 자신만의 작품이 되어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았다.

현대의 건축물은 정말 재미없다. 재미를 위해서 지어야져야 하는 것이 건축은 아니지만, 나름의 생명력을 가지고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건물이 죽어있는 것이라 할지라도 사람이 살아가는 숨결이 함께 하면 그곳은 죽어있는 공간이 아니다. 사람과 함께 숨쉬고 살아가는 공간인 것이다. 저자의 건축은 빛의 건축이라고도 많이들 말한다. 노출콘크리트가 보여주는 느낌은 삭막하기도 하지만, 그가 담고 있는 품고자 하는 건축은 포용할 줄 아는 건축인 것이다.

요즈음 도시가 재미없어진 이유는 이 어두운 부분을 내다 버렸기 때문이다. 그림자가 없는, 빛뿐인 도시, 모조리 백일하에 드러난 어둠이 없는 도시.(96쪽)
현재가 아쉬운 것은 모든 것을 다 수용할것처럼 굴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저자의 말처럼 뒷골목의 음침함을 그것을 나쁘다고 말하며 그것을 몰아내어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게 만들었다. 다만 죽은 사람 눈가리는 것처럼 하얀천으로 덮어 놓았을 뿐이다. 자연스러움을 억지스럽게 만들고 보고 느껴야 할것을 없애 버리고 번지르한 겉가죽만 보여주고 있다. 죽음을 꺼려하고 배제함으로써 삶도 본연의 빛을 잃고 망각에 빠졌다. 인간은 더이상 살아 있다고 수수로 부르짖지 않는 중이다. 무언가를 창조한다는 것은 단순히 디자인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인간의 생을 오롯이 표현하는 것이다.(271쪽)



y******0 2011.08.20.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안도 다다오의 도시방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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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도 다다오’란 이름은 비교적 익숙하다. 하지만 짐짓 일부러 알 수 없는 호기심을 외면해왔다. 일단 건축가란 것 이외에는 아는 것이 없는 상태로 드디어 그의 삶을 엿보게 되었다. 독학으로 건축을 공부했다는 그의 집념에 매력 점수를 후하게 주면서 책을 펼쳤다.   그런데 안도 다다오의 이야기보다는 책의 독특한 디자인을 언급해야 할 것 같다. 한 눈에 시선을 사로잡을 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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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도 다다오’란 이름은 비교적 익숙하다. 하지만 짐짓 일부러 알 수 없는 호기심을 외면해왔다. 일단 건축가란 것 이외에는 아는 것이 없는 상태로 드디어 그의 삶을 엿보게 되었다. 독학으로 건축을 공부했다는 그의 집념에 매력 점수를 후하게 주면서 책을 펼쳤다.

 

그런데 안도 다다오의 이야기보다는 책의 독특한 디자인을 언급해야 할 것 같다. 한 눈에 시선을 사로잡을 만큼 이색적인 디자인이지만 한 순간 크게 실망하였다. 건축가인 만큼 건축에 관한 이야기를 할 텐데 사진과 그림보다는 책의 페이지를 가득 채운 은빛의 여백과 그 속의 또 다른 여백에 화들짝 놀랐다. 건축에 문외한인 내겐 참으로 불친절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어떤 건축물을 이야기하면서 시각적 자료가 없다는 것은 궁금한 독자 스스로 일일이 찾아보란 소리지 않은가! 또한 몇몇의 페이지는 빛의 반사에 따라 보는 눈을 심란하게 만들었다. 각도에 따라 은빛에 사라진 활자를 찾아 이리저리 비틀거렸다. 그저 안도 다다오란 인물의 예술적 감각과 감성의 반영이련지, 이해할 수 없는 어떤 의미를 찾으려고 했지만 결과는 실패다.

 

그런데 안도 다다오의 도시방황 이야기 자체는 무척이나 흥미롭다. 일단 이 책을 한 건축가의 여행 에세이란 시각에서 보면 훨씬 유연해진다. 건축가이니, 건축학적 시각을 배제할 수 없지만 그 외에도 훨씬 다채롭고 풍성한 이야기가 가득하다. 예술의 전 영역을 망라하며 화가, 음악가의 이야기를 비롯하여 60년대 그가 누볐던 세계 여려 곳의 풍경이 호기심을 자극하였다. 그는 건축이 아닌 ‘여행’으로 말문을 열었다. 세계 도시란 도시의 골목골목을 샅샅이 훑으면 살폈을 그가 말하는 도시, 여행, 인생의 상념들이 잔잔한 울림으로 다가온다. ‘도전과 패퇴의 과정이 남긴 수많은 맹아들이 미래를 향해 한층 채찍질하여 쉼 없이 다릴 수 있는 희망과 에너지를 선사해줄 것’(170쪽)이라는 메시지가 삶의 작은 빛줄기가 되어주는 듯, 가슴 깊이 파고들었다.

 

안도 다다오는 자신의 삶의 여정을 ‘여행’이란 주제로 풀어냈다. 하지만 그저 물리적, 공간의 이동에 국한하는 여행 기록만이 아니다. 지난 시간의 흔적에 따라 기억을 되살리고 활자로 이미지화하면서 ‘사색’이란 궁극의 여행을 실현하고 있었다. 바로 오늘의 시간이 아닌 과거, 60~80년대라는 멀고 먼 시간 속으로 훌쩍 떠나버렸다.

 

그가 들려준 시간 속 풍경이 생소하면서도 다채로워 훨씬 풍성한 이야기를 풀어내지만 그 시간과 공간 속에 깃든 그이 상념들은 더욱 흥미진진하다. 비교적 일방적으로 수긍하면서 작가의 이야기에 쫑긋 귀를 세우는 편인데, 이번에는 다소 고개를 갸웃거리며 나름 반론을 펴듯, 그의 이야기에 끊임없이 이의를 제기하기도 하였다. 왠지 모르게 자꾸만 말을 걸고 싶었던 것일까? 때론 크게 공감하며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여러 각도에서 나름 그를 따라 ‘사색’의 여행을 시도했는지도 모르겠다

d******3 2011.08.22.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