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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에 작은 애견샵이 있다. 야채가게를 가려면 항상 그곳을 지나야 하는데 엄마가 야채를 사는 동안 이 더위에 쪼그려 앉는 걸 마다 않고 정신이 팔려 시간을 보내곤 하는 곳이다. "엄마! 이 강아지 너무 귀엽지? 어떡해 진짜 귀엽다!" 볼 때 마다 다른 강아지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데 정말 귀엽고 앙증맞아 키우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애견샵 앞을 떠나지 못하면서 연신 귀엽다를 외치는 울공주~ 그러나 정작 강아지를 만져본 적은 없다^^;; 애견샵 앞에서 발을 동동 구르며 강아지 귀여워를 외치다 자그마한 강아지가 옆으로 지나가는 날이면 정색을 하고 엄마에게 달려오곤 한다~ㅋ 그래서 예쁘다 귀엽다를 외치지만 키우자는 말은 절대 하지 않는다는 사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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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티, 나의 키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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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키티라는 개와 리키라는 10대 소년이 나오는 동화입니다. 책표지처럼 리키와 키티의 우정을 다룬 이야기지요. 주인공 리키는 2년 전 도시에서 이곳 오클라호마 치카샤 근처의 농장으로 이사를 왔습니다. 농장에서 소를 돌보며 엄마, 아빠, 동생이랑 함께 살고 있어요. 별 다를 것 없는 리키에게 개를 무서워하는데요, 보통의 수준이 아니라 두려워합니다. 개만 보면 몸이 떨리고, 아무런 생각이 나지 않고 마구 뛰지요. 그 이유는 바로 어릴 때 겪었던 경험 때문입니다. 아주 어릴 때 지나가는 개가 리키를 공격했어요. 피를 엄청 흘려서 거의 죽기 직전이였습니다. 수술을 하고, 광견병 주사도 셀 수 없이 맞았고요. 어린 리키에겐 그 때의 기억은 악몽이였어요. 그래서 개만 보면 수술과 주사를 맞았던 느낌이 떠올라 몸을 주체할 수 없는거죠. 그런데 리키 집에 언제부터인가 떠돌이 강아지가 보입니다. 부모님은 리키의 상태를 알고 있는터라 키우진 못하고 눈치를 보지만, 떠돌이 강아지는 리키 집에 있는 고양이들의 기세에 눌려 밥도 못 얻어먹고 구석에 웅크리고만 있어요. 리키는 불쌍하긴 해도 개는 너무나 무서워하는지라 모른척했어요. 그런데 헛간에서 떠돌이 강아지를 다시 보았는데 굶어 죽기 직전처럼 너무나 앙상한 모습에 리키의 마음이 흔들렸습니다. 먹을 것을 주기로 한거죠. 그렇게 하루 이틀이 지나면서 떠돌이 강아지도 조금씩 체력을 회복하고, 리키도 조금씩 마음을 열기 시작합니다. 리키는 애당초 이 강아지를 기를 계획 같은 건 없었어요. 그건 그냥 어쩌다보니 일어난 일입니다. 그렇게 리키와 함께 리키네 집에 머무르게 된 떠돌이 강아지는 키티란 이름을 지어주며 잘 지냈어요. 리키도 개에 대해 무서움을 극복했고요. 그런데 성탄절 즈음에 고모가족이 교통사고를 당하고, 그 소식을 들은 아빠는 고모집으로 떠났습니다. 엄마, 리키, 동생이 그동안 이 집을 돌봐야하죠.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며 농장 이곳저곳을 살펴보는데 어느 날 소가 한마리 안 보여요. 임신한 소는 사람눈에 띄지 않는 곳에 새끼를 낳는대요. 그래서 리키가 보이지 않는 소를 찾으러 키티와 함께 계속 찾아다녀요. 그러다가 소와 송아지를 발견했어요. 그런데 그 곳에는 소와 송아지만 있는게 아닙니다. 리키와 키티는 어떻게 될까요? 나머지는 책을 읽으면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요즘 사회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유기견, 이 책에도 나옵니다. 유기견들이 길거리를 헤매다가 굶주림에 사납게 변하고, 여러 문제를 일으키죠. 이 책은 떠돌이 개와 소년 리키가 친구가 되어가는 과정을 리키의 시선에서 그려내고 있습니다. 리키에게 개는 공포의 대상이였지만, 키티를 만나면서 그 공포가 조금씩 없어지고 극복해나갔으며, 사랑과 신뢰로 변해갔지요. 그런 과정이 마음 따뜻해졌고, 둘 사이의 우정이 남달라 보였어요. 리키처럼은 아니지만 누구에게나 두려움의 대상은 있어요. 하지만 공포가 자신의 인생을 좌지우지하게 두면 안됩니다. 공포가 우릴 몰아붙이게 둬서도, 우리가 기억조차 못하는 미친 짓을 하게 만들도록 둬서도 안되구요. 이런 공포는 우리가 극복해야 하는 것이죠. 두려움은 우리가 통제해야만 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우릴 쓰러뜨리기 전에 우리가 먼저 쓰러뜨려야 하는 것입니다. 공포를 극복하면서 한단계 더 발전해나가는 독자들이 되길, 그리고 어른들이 되길, 그리고 저또한 그렇게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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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대상에 대한 두려움을 갖고 산다면, 늘 불안하고 자신감은 점점 줄어들겠죠. 함부로 나서기도 어렵고, 그렇다고 숨어살 수도 없고요. 어릴 적 겪었던 아픈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수많은 아이들에게 귀기울여주어야 할 듯해요. 강아지에게 물린 기억이 늘 마음속에 맴돌며 상처로 남아있는 리키에게 도무지 극복할 수 없는 비밀이 있어요. 강아지 앞에만 가면 숨고, 바보가 되어버리죠. 아빠와 엄마도 리키의 소심한 모습을 보면서 속상해합니다. 화를 내기도 하고요.
무조건 리키에서 극복하라고 말할 수는 없어요. 아마 제일 벗어나고 싶은 건 바로 리키겠죠. 버려지고 있는 무수한 동물들의 세계에도 귀를 기울여야 할 것 같아요. 누군가에게 버려진 불쌍한 동물들이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게 되는지 알게 되면, 절대 그런 행동을 하지 못할 거예요. 리키네 집에 온 키티는 아주 운이 좋았어요. 엄청난 상처를 갖고 있는 리키에게 당연히 버려질 줄 알았는데, 우연인지 인연인지 둘은 정을 나누게 됩니다. 먹을 것을 챙겨주고 나눠주면서 가까워져요. 얼른 먹고 도망갈 힘이 생기면 당장 꺼지라고 외치던 리키의 모습이 생생하게 떠올라요. 리키가 가져다주는 먹거리가 살이 되고 피가 되면서 둘 사이는 점점 돈독해져요.
마음속에 자리잡고 있던 슬픔과 상처를 다독이면서 극복해 가는 과정이 참 따뜻하게 그려져 있어요. 자연스럽고 그들의 감정과 심리에 자꾸 빠져들게 되네요. 아마 공감되는 부분이 많아서 그런 듯해요. 이웃의 덫에 걸려 죽게 될까봐 키티를 훈련시키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리키의 사랑이 얼마나 큰지 짐작할 수 있어요. 은근히 유머스럽고, 따뜻함이 넘치는 글입니다. 슬며시 미소짓게 되는 장면들이 종종 나와요. 아마 솔직하고 스스로의 감정에 충실한 리키 덕분인 듯해요. 소중한 것을 지키고 가꾸는 따뜻한 마음이 그대로 전해지는 동화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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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어릴 적부터 개를 참 좋아했다. 하지만 개들과 언제나 즐거운 추억만 갖고있는 건 아니다. 어린 나를 태우고 동네 한 바퀴를 돌만큼 크지만 순한 나의 첫 애완견을 동네에서 공사하시던 분들이 복날이라고 잡아드시려고 약 탄 병아리를 먹이는 바람에 거품 물고 쓰러져 죽어있는 모습을 발견하기도 하고 새끼를 보호하려는 어미개에게 물려 피를 철철 흘리며 엄마 등에 업혀 병원에 실려간 적도 있었다. 그런 아픈 기억마저도 모두 소중할만큼 난 지금도 개들을 사랑한다. 의미를 담은 눈망울과 한없는 신뢰를 주는 행동, 언제나 사랑을 갈구하는 그 꼬리에는 정말 없던 사랑도 마구 샘솟는다. 그래서 개가 등장하는 모든 책들이 참 정겹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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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좋아하는 분위기의 파스텔톤의 표지 삽화가 내 눈길을 사로잡았다. 더불어 표지에서도 이 책이 많은 감동을 줄 거라는 힌트를 주고 있었지만, 생각보다 더 진한 뭉클한 감동이 책 읽는 즐거움을 맛보게 해주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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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키랑 나는 닮은 꼴이다. 어릴 때 개한테 들고 오던 빵을 빼앗기고 친구집 개한테 두어 차례 물린 기억이 있는 나는 정말 개 그림자만 봐도 등줄기에 땀이 돋았다. 어른이 되어서도 되도록이면 개를 피했고 지금도 덩치 큰 개만 보면 저도 모르게 몸이 움츠러든다. 이처럼 기억은 무서운 것이라서 유사한 상황에 노출되는 경우엔 어김없이 과거를 끌고와 꼼짝을 못하게 동여맨다.
미식 축구를 좋아하는 리키는 어릴 때 개에 물려서 죽을 뻔 한 기억이 있다. 그것보다 더 끔찍한 건 예순세 바늘을 꼬매고 광견병에 걸리지 않기 위해 맞아야 했던 열두 번의 악몽같은 주사다. 이후로 눈 앞에 개가 얼씬거리기만 해도 턱이 달달거리고 식은 땀이 흐른다. 그런 리키를 보며 아빠는 평생 개를 피해서 살 수는 없다고 야단을 친다. 공포가 인생을 좌지우지하게 둬서는 안 되며 두려움을 스스로 통제하기를 요구한다. 그래, 안다. 누구보다 리키는 잘 알고 있다. 그러한 공포를 극복해야 한다는 것도 알고 그 열쇠 또한 리키가 쥐고 있다는 걸 말이다. 하지만 겪어 보지 못한 사람들이 그 심정을 알까? 온몸이 일순간 얼어 붙어 꼼작도 할 수 없는 그 순간을...
"잘 들어, 개야. 난 아직도 네가 아주 싫어. 나는 개를 싫어한단 말이야, 알겠어? 단지... 그게....개가 굶어 죽는 꼴을 보는 것조차 싫어" -본문 61쪽 발췌
고양이들의 등살을 이기지 못하고 먹이 투쟁에서 패배한 털북숭이 개가 굶어 죽어간다. 헛간에서 힘없이 죽어가는 개를 보고 리키는 고민에 빠진다. 침대 안에서 가만히 있자니 슬픈 갈색 눈이 자꾸 떠오른다. 우유를 주고 베이컨을 주고 볼로냐소시지를 주며 헛간을 돌아나올 때마다 리키는 매번 다짐한다. '네가 기운을 차리게 되면 난 널 쫓아 보낼 거야.'
하지만 이미 붙은 정을 어디 떼내기가 그리 쉬운가! 고양이들의 이름을 따라 붙힌 '키티'라는 이름의 강아지는 리키의 사랑을 받으며 무럭무럭 잘도 큰다. 커다란 혀로 리키를 핥을 때마다 여전히 몸은 움찔거리지만 더 이상 개는 리키에게 무서운 상대가 아니다.
이대로 행복할 수 있었다면 얼마나 좋을까! 도움이 절실하게 필요한 고모를 위해 아빠가 집을 비운 동안 리키와 엄마는 너무 바빠서 정신이 없다. 암소 세 마리가 새끼를 낳으려고 한적한 곳을 찾고 있으니 잠시라도 한눈을 팔 수가 없다. 키티를 소몰이 견으로 훈련시켜보려고 하지만 엉뚱하게도 암소의 화만 돋워 리키가 위험한 상황에 빠지기도 한다. "이런 겁쟁이 멍청이 개야!"
집에서 3킬로미터나 떨어진 곳에서 벌어진 연못에서의 혈투를 읽는 동안 나는 정말 소리내서 엉엉 울었다. 혹여 키티가 '코요테 게터'에 의해 청산가리 독을 먹을까봐 걱정이 되었을 때보다 더 마음을 졸이며 흥분했다. 어린 주인과 갓 태어난 송아지를 지키기 위해 목이 물리고 배에 물린 상처를 견디며 네 마리의 들개와 싸우는 키티의 사투를 지켜보며 키티가 죽을까봐 얼마나 조마조마 했는지...
내가 쿵 바닥에 쓰러지는 순간, 키티가 꽉 물고 있던 것을 놓고 나를 향해 달려 오는 게 보였다. 키티는 내 다리를 물고 있던 개를 공격해 뗴어 냈다. 개의 이빨에 물려 내 다리의 살점이 떨어져 나가는 게 느껴졌다. ...중략...나는 그 자리에 누워 키티가 내게서 그 개들을 떼어 놓는 것을 지켜 보았다. -본문 129쪽 발췌
죽음을 각오하고 용감하게 자신을 구해 주었던 키티가 사고로 죽던 날 리키는 텅빈 느낌에서 빠져 나올 수가 없었다. 친구들이 있고 엄마와 아빠, 개구쟁이 동생이 있지만 키티는 너무나도 슬프고 외로웠다.
시츄라는 개를 키운 적이 있다. 그 역시 리키가 키티를 만난 것처럼 엄청난 우연에서였지만. 워낙에 개를 좋아하는 남편 덕에 시댁에서 치와와를 키우고 있었지만 나는 성마른 그 녀석과는 도무지 친해지질 못했다. 앙살스럽게 짓거나 으르렁대는 깡마른 몸이 진저리 쳐졌으니까. 하지만 양순이라고 불리는 시츄는 도무지 겁도 없이 막무가내로 들이댔다. 왕방울 같은 눈으로 절대 복종을 상징하듯 벌러덩 드러눕는 그 녀석을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출산 관계로 친정에 와 있던 나는 무료한 시간을 양순이와 보냈다. 그 녀석에게 온갖 이야기를 들려주고 그 녀석을 데리고 산책을 나갔다. 실로 대단한 발전이었다. 얼굴 위로 풀쩍 뛰어 오르면 겁이 나서 여전히 뒤로 물러났지만 머리를 쓰다듬고 안아 주는 것만도 기적같은 일이었다. 그렇게 사랑받던 양순이는 아기가 태어나면서 부터는 찬밥 신세가 되었다. 꼬리를 흔들던 그 맑은 눈빛을 어떻게 잊을 수 있을까! 실내에서 키우던 걸 털이 날린다는 이유로 밖에 두면서 양순이는 모기가 옮기는 심장 사상충에 걸리고 말았다. 어떻게든, 돈이 얼마가 들던 살려 보려고 애썼지만 이미 심장 속에 벌레가 그득한 양순이는 숨쉬기 조차 힘들어 했다. 동물 병원에 맡기고 돌아서는 데 마지막이란 걸 알았을까, 힘도 없이 침대에 누워 있던 녀석은 머리를 들어 친정엄마를 향해 콩콩 짖었다고 한다. 그렇게 양순이는 갔고 나는 너무 미안해서 정말 너무 미안해서 참 많이 울었다. 내 새끼들 때문에 죽은 것 같아서 얼마나 마음 아팠는 지, 죄책감으로 참 많이도 힘들었다. 다시는 어떤 생명도 키우지 않으리라 다짐하면서...
사랑하는 대상을 잃은 존재는 외롭고 슬프다. 다시 볼 수 없다는 게 얼만 큰 고통인지 잘해 준 기억은 없고 죄다 미안하고 잘못한 것 뿐이다. 키티도 양순이도 자신이 좋아했던 인간이라는 친구가 그러기를 바라지 않겠지만 부재를 받아들이는 데는 꽤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성급하게 상처를 치료할 게 아니라 충분히 슬퍼하고 애도할 것!
리키는 키티에게 못 해준 만큼, 아니 그보다 훨씬 더 많이 굶주리고 외로운 강아지들을 돌보는 아이로 자라났을 것이다.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또 다른 친구가 필요하다는 건 진리일까? ^^) 키티는 리키의 가장 좋은 친구다. 양순이도 내게 참 좋은 친구다. 오늘 하루, 그 녀석의 맑은 눈이 참 많이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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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법을 가르쳐주는 동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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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에게 물렸던 기억이 있는 리키..
리키도 죽음의 문턱을 경험했고, 키티도 죽음의 문턱에서 왔다갔다 합니다.
우리 아이들도 종종 강아지를 키우자는 말을 합니다만 제가 절대 반대하고 있습니다.
아이들 책을 읽다보면 나의 어릴 적 기억과 흡사한 것들이 있음에 놀라곤 합니다.
리키가 떠돌이 개 키티를 만나서, 키티를 돌보고, 서로 보듬는 친구가 되는 과정을 보면 리키가 점점 성장해 가는구나 느끼게 되네요.
[낯설고 불편해서 오히려 매력적인 이야기] 이 책을 설명하고 있는 말인데, 이 말이 너무나 맞는 표현인 듯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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