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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방' 이란 곳이 있었다. 지금도 지방이나 외진 곳으로 들어가면 심심찮게 볼 수 있는 곳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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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생활자’, ‘생활여행자’를 출간한 여행 작가 유성용,,, 그가 전국 곳곳의 다방을 여행했단다. 것두 2년 4개월 동안,
왠지 좁디 좁은 스쿠터에 "오빠! 오라이~"를 외칠 것만 같은 오봉순이 한 명쯤 태웠을 것 같은 느낌의 여행기 [다방기행문],,, 왜? 가장 많이 받은 질문이었을 테지,,, 그의 답변은 이러하다.
허허로움을 위로받고자 하는 생활여행자의 밋밋한 전국 다방순례,,, 자신의 허허로움을 위로받기 위해 더 헛헛한, 사라져가는 것들과 버려진 것들의 풍경을 찾아 떠난 것인가? 음,,, 오래된 마을 어딘가에 낡은 간판을 달고 있는 다방에서 (사실,, 다방기행문이라고 돼 있지만,,, 얘기의 절반 가까이엔 이발소와 여인숙 얘기가 반이다. ^^;;;) 봉지커피와 맹물커피를 번갈아 마시며 그는 이렇게 얘기한다.
다방기행문 속엔 기력을 다 잃은, 이제 자신의 세월을 충분히 살아버려서 늙어 보이는 세월이 숨어있다. 하지만,,, 퇴락해가는 다방의 풍경 속에서 느껴지는 묘한 그리움은,,, 다방이란 특정 공간이 아닌 지나간 흔적들에 대한 그리움들이 아닐까 싶다. 그래서,,, 책을 읽는 내내, 책을 덮은 후에도,,, 헛헛한 마음이 계속 되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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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카트에 담고 읽기까지 몇 번을 망설였는지 모르겠다.
다방의 기억이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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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에서 사라지는 것들의 흔적 마음이 착 가라앉은 느낌이 지속되는 나날이다. 차가운 바깥기온에 몸이 얼어붙어 마음까지 전해진 무거움을 탓하기 보다는 뭔가 빠진 일상에서 이유를 찾아본다. 그것에 무엇일까? 생동하는 자연의 기운을 몸과 마음으로 받아들이지 못한 지난 몇 개월간의 더딘 발걸음 때문이라고 애써 위안 삼아보지만 그것도 여의치 않다. 남쪽 바닷가 어디쯤 와 있을 봄을 마중하지 못하는 더딘 마음자리가 어딘가로 훌쩍 떠나기를 바라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이런 기분일 때 스스로 위안 삼는 방편 중 하나가 ‘여행기’를 읽는 것이다. 몸과 마음이 묶여 옴짝달싹 못하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위안거리라도 될 수 있는 것들이 많지 않지만 그중에서 단연 돋보이는 것이 책이 아닌가 한다. 발이 묶인 사람들의 부러움을 한껏 등에지고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되었을 여행길에서 보고 듣고 얻은 무엇인가를 스스로에게 다시 보여주는 것처럼 담아놓은 여행기는 그래서 다른 사람들에게도 위안을 주기 때문이다. 온몸으로 여행을 떠난 사람들이 제법 많다. 누구는 순전히 자신의 발로 땅을 걷고 걸어서 또 다른 누군가는 자전거를 타고 그렇게 외지인을 자처한 발걸음을 내딛었다. 그 결과물을 편안한 방에서 느긋한 마음으로 간접적으로 체험한다는 것이 무슨 맛일까 싶지만은 꼭 그렇지도 않다. 실제 몸으로 마음으로 느끼는 여행자의 그것과는 비교할 수 없겠지만 읽는 사람들의 개별적 자기체험이 있기에 그 느낌이 공유되는 것이고 이 공유가 여행자와 독자를 이어주는 다리인 셈이다. 몸도 마음도 무거운 주말오후 ‘여행생활자’라는 사람 유성용이 꽤 긴 시간동안 전국을 돌아다녔던 스쿠터 뒷자리에 몸을 슬쩍 기대고 나서보는 것도 좋은 일이 될 것이다. 그가 스쿠터를 타고 다니면서 주목하는 것은 ‘다방’이다. 약속을 하고, 차를 마시며 누군가를 기다리거나 헤어진 사람을 그리워하는 공간으로써의 기능을 했던 다방을 찾아 옛 기억을 되살리고 지금은 사라져버린 많은 것들 속에서 그나마 아직 남아 있는 흔적들을 찾아보는 것이다. 서울 살림을 정리하고 떠난 스쿠터 여행은 강원도를 시작으로 바다를 따라 남으로 내려간다. 목적하는 곳도 만날 사람도 정하지 않은 길이기에 거칠 것이 없다고 하지만 때론 그것만큼 막막한 일이 아닐 수 없을 것이다. 갈림길에서 어디로 가야할지 길을 잃어버린 막막함은 땅위에 난 길에서 뿐 아니라 사람들의 인생길에서 더 자주 만나게 된다. 저자 손에 들린 지도 한 장이 그 길을 안내하는 유일한 나침판은 아닐 것이다. 길은 가다가 잘못 갈 수도 있다. 잘못 간 길을 돌아 나오거나 방향을 틀어 새로운 길을 따라가면 된다. 그런 여정을 거처 남해안에 이르고 다시 서해안을 따라 자신이 살았던 서울로 돌아왔다. 저자의 몸을 싣고 가는 스쿠터의 무게가 만만치 않음을 느낀다. 여행길에 끊임없이 마음을 파고드는 질문이 있고 그 질문에 답을 찾는 과정이기에 어느 길 하나 쉬이 갈 수 있어 보이지 않는다. ‘나는 누구인가?’, ‘뭘 하며 살아야 할까?’와 같은 무거운 질문들이 함께하는 저자의 스쿠터 여행길은 그래서 쉽게 따라갈 수 있는 것처럼 보이지 않는다. 나를 둘러싼 주변의 온갖 시선에서 자유롭지 못한 나는 세월이 지날수록 사라져가는 풍경과는 또 다른 무엇이 있다. 전국에 산재한 수많은 다방의 커피 맛이 어쩜 한결 같이 똑 같을 수 있을까 하는 의문부호를 붙이는 것처럼 수많은 사람들 가슴 속을 헤집고 있는 삶의 무게와 살아온 기억의 흔적들은 각자에게 어떤 의미를 가지면 ‘나’를 만들어 가는 것일까? 나를 이겨야 한다는 것이 삶이라면 죽을 때 자신은 내가 아닌 것일까? 그렇다면 결국 나로 태어난 나 아닌 것으로 끝나는 것이 삶이라는 의미일까? 누가 이런 무거움 질문이 함께하는 여행길에 동행하고 싶어 할까? 여기서 저자를 ‘생활여행자’라고 부르는 낫선 느낌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 알 수 있을 것만 같다. 다방은 ‘핑개’였다고 한다. 다방기행이라는 그럴싸한 이유를 붙여 그가 찾아 나선 여행길은 결국 자신이었다는 것이다. ‘잊혀져도 여직 그대로 남아 있는 것들의 안부를 묻는다.’는 것은 결국 나 자신을 만들어 왔으면서도 늘 극복의 대상이 되었던 나를 만나는 것이 아니었을까 유난히 추웠던 어느 해 겨울 처음 찾아가는 섬, 선착장 옆에 있던 다방의 따스한 커피한잔이 생각나는 책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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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도 여행책도 아이템이 필요한 시대이다. 남들 다 가는 곳, 남들 다 쓰는 글로는 이제 더 이상 상품으로서의 여행 대접을 못 받게 되었다. 가기 힘든 곳에 가서, 겪기 힘든 일을 겪은 뒤, 하기 어려운 말을 해야만 글이 되고 책이 되고 돈이 되는 세상. 멀리서 바라보기에는 여행가라는 직업이 그럴 듯해 보이더니, 이제는 직업인으로서의 여행가 역시 다른 직업인과 마찬가지로 고달픈 점이 많겠다 싶다. 그나마 저 좋아 하는 일일 것이니, 어려움도 쉬이 넘길 수 있는 것일 뿐이겠지. 전국의 다방을 찾아 떠돈 이야기라고 해서 다방이 주인공인 줄 알았는데, 꼭 그런 것만은 아니었다. 다방이 작가의 여행 배경지로 중요한 몫을 차지하고 있기는 하지만, 다방에 살고 있는 무수한 사람들이 등장하기도 하지만, 작가가 찾아 간 곳은 결국 쇠락해 가는 시골 마을들이었던 것이다. 마치 내가 살고 있는 동네처럼. 최근에 그런 느낌을 종종 받았다. 사람들이 줄어들고 있다는. 가게들이 문을 닫고 집들이 비고 거리가 한적해지고 사람들이 보이지 않고 불이 일찍 꺼지고. 다들 어디로 간 것일까. 도시의 가장 번잡한 곳으로 다들 모여든 것일까. 어깨를 부딪히지 않고서는 앞으로 걸어나갈 수 없는 거리에만 사람들이 모이는 것인지. 이 책을 읽는 내내 쓸쓸한 기분이었다. 다들 어디로 갔을까 싶어서. 나만 이곳에 머물고 있나 싶어서. 그렇다고 그 쓸쓸함이 꼭 벗어던져버릴 절망으로서의 느낌은 아니었다. 쓸쓸한 대로 괜찮았다. 좀 그러고 싶었다. 남아 있는 것들을, 곧 사라져갈 것들을 지켜보는 마음이어서 그러했는지, 책 속의 글도 사진도 내가 처한 환경까지도 다 받아들이고 싶은, 아늑한 쓸쓸함이었다. 가을이 깊어갈 즈음, 쓸쓸함을 기꺼이 받아들이고 싶은 사람들에게, 즐거운 독서가 될 책이다. 17 시간을 쥐었다 천천히 풀어내는 18 맑은 물이 볕을 가늘게 쪼개며 졸졸졸 흐른다. 21 세월은 화사처럼 흘러가겠지만 살다가 이렇게 잠시 들러 갈 곳이 있어 다행이다. 42 그저 제 색대로 멈춰 있다. 95 아무래도 인간은 ‘나’로 태어나서 평생토록 ‘나’ 아닌 다른 것이기를 꿈꾸지만 끝내 ‘나’로 죽는 우스꽝스러운 존재다. 물론 그 와중에 이따금씩 제 마음의 황량한 서부로 내몰려 자신의 보잘것없는 삶을 망연히 바라보게 되는 때가 있다. 사는 일이 애초에 허망하고 쓸쓸하다지만, 슬픔과 허무는 이 세속을 벗어나 있는 어떤 정체불명의 감정이 아니고, 오히려 끊임없는 욕망 실현의 장에서 쌓여온 상처쯤일 것이다. 99 아무래도 세상은 너무 과도하게 인간화되어 있고, 인간들은 대개 자신의 존재 이유와 가치에 대해 과대망상에 빠져 있다. 자신이 어떤 대우쯤 받아야 한다는 것은 거만이고, 세상에서 자신의 지위를 규정해본다 한들 그것은 임의적인 생각일 뿐, 그 속에 자신의 가치가 있는 것도 아니다. 그대의 주위에 있는 모든 이들이 그대만큼 가치 있게 살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다. 속 깊이 겸손하고, 쉽게 절망도 마라. 인간들아, 너희는 고작 심장이 뛰고 있을 뿐이야. 그것이나 좀 귀히 여기며 살아. 천하게 절망하지 말고. 257 함부로 탐하고 함부로 정성을 들이다가 함부로 내버리는 우리는 제 속에 갇힌 혼자만의 슬픔에 늘 소란스럽다 마는군요. 276-277 길을 아무리 헤매고 다녀도 그 길이 나의 것이 되지 않듯이 제아무리 전전긍긍 살아도 인생은 결코 나의 것이 되지 않는다. 우리가 길을 걷다가 그 길에서 사라질 때처럼 그저 사라질 날이 오거나 할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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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론 가까운 친구보다 낯선 이가 더 편하게 느껴질 때가 있다. 말쑥하고 부티 나는 사람보다는 어딘지 모르게 허술하고 느슨한 사람이 편하다. 조금은 사는 형편이 어려울지라도 더 편안함을 느끼게 된다. 이 책 속에는 그런 사람들이 가득하다. 나는 이런 이들을 ‘사람 냄새’난다고 말한다. 유성용은 스쿠터를 타고 전국 다방 기행을 떠났다. 이런 그를 보고 친구들은 ‘아주 재밌겠다고 하지만, 왜 하필 다방이냐고, 다방 아가씨들 오봉에 페티시 있냐고 짓궂게 놀리기도 했다.’ 그러나 이보다 우스운 사실은 유성용 자신도 이유를 모른다는 점. 왜 전국 다방 기행을 떠나는지에 대한 이유를, 여행을 떠나는 당사자가 모른다는 점. “ 새를 보고 허공의 깊이를 가늠하듯, 전국 이곳저곳 이제는 사라져가는 다방이 있어서 나는 이 여행의 아무런 성과 없는 허허로움을 위로받을 것이다.” 본문 중에서. 이 책을 다 읽고 보니, 나는 저자가 왜 다방 기행을 떠났는지 알 것도 같았다. 다방이 아니라도, 그는 떠났을 것이다. 전국 허름한 선술집 기행, 전국 구멍 밥집 기행, 이런 여행들을 떠났을 것이다. 저자에 대해서 잘은 모르지만, 이 책에서 보이는 그는 적어도 성취지향적인 사람은 아닌 듯 했다. 마이너에 열광하고 쇠락하는 것에 관심을 갖는, 따뜻한 감성을 가진 사람. 잊혀진, 그리고 잊힐 것들을 그리워하는 그런 사람. 내 눈에는 그렇게 보였다. “ 세상에는 친구라 하는 이들이 많지만 나는 가끔씩 나풀거리는 인생들끼리 나누는 이런 별것 아닌 시간이 정답고 좋았다. 그러면서 아가씨들의 이런저런 사연을 들었다. 하나같이 가슴 찡한 사연들이었지만 사실 그것들은 이 통속의 세상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나는 그저 그 이야기들을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렸다. 그것은 말하자면 나그네의 예의 같은 것이었으니까. ” (본문 중에서) 대진항 초양다방과 요술소주방, 사랑의 쉼터 금란 미용실, 경주시 불국동 맹물다방. 이런 곳들을 다니는 저자를 따라 나도 초양다방, 요술소주방, 금란 미용실, 맹물다방을 다녀왔다. 그의 글과 몇 장 안 되는 사진을 읽고 유심히 보았을 뿐인데, 직접 내가 다녀온 것 같은 기분이 든다. 거창하게 인생철학이 그려진 것도 아니고, 그저 스쿠터를 타고 전국의 다방을 들락거린 이야기일 뿐인데도 마음이 든든해지는 까닭은 무엇일까. 무엇이 사라지고 있는지를 알고 있는 이가 쓴 글이기 때문일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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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성용 작가의 글이 참 좋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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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과 생활의 접경에서 살아가는 ‘여행생활자’의 감성은, 잘 알려진 신파처럼 오히려 막연하게 잊혀져가고 있는 다방 안의 풍경과, 사라지는 것들 그 너머에 존재하는 생의 비애를 담담하게 풀어낸다. ![]() 대학에 입학하여 찾곤하던 대학가의 다방.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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