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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웃었다. 시간이 된다면 가방에 넣고 등산을 가면서 한 번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꼭 등산만이 아니라 채석강의 강변에서 한탄강에서, 각 지의 주상절리에서 혹여 지질학에 눈이 열린다면 아마도 고속도로변조차도, 혹은 늘상 지나다니는 길에서도 세월과 자연의 위대한 힘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어느새 스쳐지나갔던 그 모든 장소들이 새로운 모습이 되어 내 앞에 서는 느낌. 이 책은 지질학을 통해 그 세계를 열어주었다. 층층이 쌓인 퇴적층의 모습에서 부정합의 모습에서 세로로 누운 퇴적의 흔적에서 그리고 단층과 절리의 모든 것들을 통해서 익숙한 모습은 그 옷을 벗고 새로운 모습으로 시간을 거슬러 다양한 속내를 드러낸다. 마치 비디오의 되감기처럼 되감는 과정을 거쳐 드러나는 과거로의 시간여행을 통해 그 장소는 지금과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나와 마주하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다녔던 너무도 익숙한 장소들이 지질학이라는 하나의 학문을 통해 과거의 속살을 살며시 드러내는 순간을 통해 나는 세월과 자연의 위대함을 다시금 떠올린다. 지금도 지각판은 조금씩 움직이고 있을 것이다. 애초 인류의 조상인 호모이드들이 본 하늘과 땅은 지금과 달랐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중생대까지 가지 않아도 다른 모습으로 존재했을 이 지각위의 모습은 그러나 순환을 통해 여전히 새로워질 따름인 것 같다. 시간이 다듬고 자연이 다듬은 생명이란 것이 디딛고 선 이 대지는 그러니 어찌 보면 아주 오래된 것이요, 어찌 보면 아주 새로운 것이 된다. 제주도의 만장굴 속에서 용암의 흐름을 따라 동굴에 아로새겨진 흔적에 탄복했던 때가, 일출봉과 그 주변의 장관에 압도되었던 때가, 주상절리의 장관속에서 그 거무튀튀하고 묘한 색의 암석들의 유래를 더듬었던 때가 저절로 떠오른다. 그곳만이 아니라 이 책을 읽다보면 이 책에 나온 곳들을 한 번 가봐야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가보았던 곳도 다시 가봐야할 것 같은 그런 느낌. 변산 채석강의 강가에서 내가 느꼈던 별 것 없는 이 장소가 왜 이리 유명한가가 아닌 켜켜히 쌓인 그 모든 층에서 감흥을 느끼기 위해 다시 그 자리에 서야할 것 같다는 생각을 들게 하는 것이 이 책이다. 올 한 해 한 달에 한 번은 여행을 떠나볼 생각을 하고 있는데 이 책에 나와있는 장소들을 한 번 가보고 싶다. 미지의 장소들을 한 번 돌아보고 아무 감흥없던 장소에 생기를 불어넣는 내용들을 읽게되었으니 한 번 실행에 옮겨봤으면 하는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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