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판사마다 각자 추구하는 노선이 있겠지만 나는 뜨인돌 출판사에서 나오는 책들은 좀 믿고 읽는 경우가 많다. 뜨인돌에서 나오는 책들은 너무 상업적이지도 무겁지도 않고 그렇다고 지나치게 예술적이지도 않고 중간 노선을 유지하면서 좋은 책, 재미있는 책을 만들려고 하는 노력이 느껴진다. 최근에 읽은 <숨고 싶은 집>도 인상적으로 읽었다.
<땡전 한푼 없이 떠난 세계여행>요 책의 작가인 미하엘 비게는 독일청년이다. 어느날 문득 자신은 사실은 매였는데 서서히 닭으로 변하가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닭이 처음부터 닭이었던 게 아닌 바로 앞에 일들만 전전긍긍하는 사이에 매가 닭이 되어버리고 있다며!! 1센트 동전도 지니지 않고 모든 문제는 사람을 통해 해결한다는 원칙을 세우고 유럽 베를린에서부터 남극까지 제목 그대로 땡전 한 푼 없이 세계여행을 떠나게 된다.
책을 읽는 동안 단순히 여행!! 이야기가 주는 재미보다도 실험정신이 강한 한 유럽청년의 모험이 새롭게 느껴졌다. 온갖 고생을 하며 짐을 지는 일을 하며 페루의 마추픽추를 코앞까지 갔다가 입장권을 챙기지 않아서 되돌아오는 등의 결정적 허당이긴하지만.. 이 독일 청년은 도대체!! 어떤 교육을 받고 어떻게 자랐기에 이리 거침 없는 사고를 할 수 있는 걸까.. 책을 읽는 중간중간 애들 키우는 엄마로서 좀 궁금해졌다.
경비를 벌기 위해 베개싸움이라는 기발한 아이디어를 생각해 내기도 하고 먹을 것을 구하기 위해 쓰레기통을 뒤지다가 먼저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한 대학생을 쓰레기통에서 만나기도 한다. 세계는 어쩜 이리도 다양한 사람들이 낯선 지역 속에서 살고 있는지 세계지도를 거실 한 가운데 붙이고 매일 눈 마주치며 살고 있지만 미하엘 비게가 거쳐가는 지구촌 많은 나라들 그리고 그 지역들 중에 처음 들어보는 곳들도 많다.
절망의 끝에 다다를 때마다 굶어 죽을 순 없어서 비상용으로 가져온 카드를 끝까지 사용하지 않고 그의 계획대로 모든 문제를 사람들의 도움을 통해 해결을 하면서 지혜와 의지로 헤쳐나간 독일청년 미하엘 비게의 여행기 대견하고 부럽지만.. 우리 아이들이 나중에 이런 도전을 한다면..글쎄.. 반대는 하지 않더라도 중간 중간 먹을 것을 잔뜩 담은 택배 정도는 앨버커키나 볼리비아 같은 곳에 몇 번 보내주게 될 거 같다.
세상에 대한 호기심은 가득하지만 난 과연 죽기 전에 얼마나 보고 듣고 만날 수 있을까?? 작가가 나와 같은 해에 태어난 동갑내기던데.. 작가가 땡전 한 푼 없이 세계여행을 시도한 2009년에 난 뭘하고 있었나?? 4살 된 아들램과 첫배낭여행 준비를 하고 있었겠구나.. 그러다 둘째 임신을 하고... 나름 땡전 한 푼 없이 세계여행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인생을 바꿀 대단한 도전을 시작하고 있었군.. 으흠... 매로 태어났지만 닭으로 점점 퇴화하고 있는 사람이 여기 하나 더 있는 것 같은 생각이 든다. 하지만 난 그냥 닭이 아니라 어미닭이라 이제 방금 알에서 부화한 귀여운 병아리들을 두고 짐을 쌀 수가 없다. 지금은 세상을 기웃거리며 뜨인돌에서 나온 요런 책들로 대리만족할 수 밖에... |
|
그것은 떠나본 사람만이 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