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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서재에 이 책은 없다. 벌써 몇 번째인지 모르겠다. 여러 사람한테 이 책을 사서 선물해줬고 또 집에 있는 책도 까마득한 후배에게 인생의 진로를 결정하는 데 참조해 보라고 선물로 주고 말았다. 내게 이 책이 없으므로 조만간 또 살 생각. 이 책이 내 삶을 뒤흔들거나 혹은 전율케 하는 책은 물론 아니다. "내 인생 한 권의 책"이라고 말하기도 어렵다. 하지만 우리는 "시야"와 "시력"을 갖고 인생을 산다. 이 책은 우리의 시야와 시력을 키워주는 데 안성맞춤이라고 하겠다. 우리는 오랫동안 "디자인"을 단지 심미적 디자인, 그러니까 제품의 외관 디자인 정도로 생각하곤 했다. 이 책은 그런 오해를 자연스럽고 친절하게 다스린다. 디자인의 진정한 힘은 사람에 대한 시선과 배려가 있고, 주어진 한계를 능동적으로 생각하며, 희망을 시각화한다. 이 책이 디자인에 대한 학술적이고 전문적인 지식을 주지는 않는다. 그런 지식은 학자연한 전문적인 디자이너에게는 꼭 필요할지도 모르겠다. 오히려 이 책은 우리 독자와 디자인 사이에 놓인 문턱을 낮추거나 없애준다. 누구나 마음만으로도 디자이너가 될 수 있다. 우리가 한계를 정면으로 바라볼 수 있다면, 희망을 여전히 갖고자 한다면, 그리고 사람과 희망을 동시에 제시하려고 한다면 우리 모두는 디자이너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심지어 정치인조차. 이 책은 특히 디자이너 브루스 마우의 생각을 주로 소개한다. 저자 자신이 디자이너가 아니고 저널리스트이기 때문에, 만일 독자가 디자이너라면 바깥쪽의 시선을 느낄 수 있어서 좋고, 독자가 디자이너가 아니라면 매우 친절한 가이드북이 되리라 생각한다. 기술이 세상을 바꾼다면, 디자이너도 세상을 바꿀 수 있다. 어쩌면 후자는 감동을 몰고 올지도 모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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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는 내내 글리머 디자이너들의 흥미로운 작업 사례들을 들여다 보는 재미가 가장 컸다. 업무의 소소한 부분에서 그리고 일상에서, 이 책에서 말하고 있는 디자인 사고를 조금씩 적용시켜 보기도 했는데, 이전보다 상당히 개선된 형태의 결과들이 생각보다 즉시적으로 보여 내심 뿌듯해 하기도 했다. 사고방식이 다소 진부해져 있다고 느끼거나 약간의 매너리즘에 빠진 듯 한 시기에 보면 좋을 듯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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