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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작주의자는 아니지만 이래저래 읽다보니 당신의 모든 책을 (그래봐야 한국어로 번역된 것들 뿐이지만) 읽어버렸네요, 라고 말할 수 있는 작가들이 있다. 폴 오스터가 그렇고 아멜리 노통이 그렇고, 파스칼 키냐르가 (아, 《섹스와 공포》는 아직) 그렇다. 그리고 《위로받지 못한 사람들》을 읽음으로써 한국어로 읽기가 허락된 가즈오 이시구로의 책도 이 목록에 추가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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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특하면서도 재미있는 책이었다. 시점과 구성, 내용이 창의적이다. 성공한 주인공 개인을 통해 삶을 돌아보게 하는 이야기. 삶에서 우정, 사랑, 사람 등이 어떠한 가치를 지니는지 내 자신을 돌아보게도 하였다. 소설가의 발상이 참 기가막히고 아름다운 책이었다. |
| 가즈오 이시구로가 남아있는 나날로 부커상을 받으며 주목을 받고 그후 6년후 낸 소설집. 유명피아니스트인 주인공 라이더가 성공을 위해 저버려야했었던 것들을 다시 되돌리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하지만 실패를 가즈오 이시구로 특유의 덤덤하면서도 섬세한 문체로 그려내었다. 가즈오이시구로의 매력이 한층 농축되어있는 느낌이랄까. 읽으면서 너무 실픈데 그 슬픔이 한꺼번에 몰아치는게 아니라 한방울 한방울 똑똑떨어져 마지막 종반에가서야 걸국 강같이 휘몰아쳐오는 감동과 슬픔등 여러감정이 말로 표현할수없는것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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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권이다. 먼저 한 권을 읽었고, 한 권이 남아 있다. 이 작가가 내 놓은 책 중에 마지막으로 읽고 있는 셈인데, 이 책을 뒤로 미루어 둔 게 잘한 일이다 싶다.
이제까지 읽었던 책들에 비해 단연코 어렵다. 읽기가 쉽지 않고 글의 흐름을 따라 가는 것도 만만치가 않고, 주인공을 비롯해서 인물들이 하는 말을 알아 들은 것 같았다가도 금세 헷갈리고 낯설고, 이건 또 뭐지? 하는 기분. 그럼에도 손에서 놓고 싶지는 않아서, 꾸역꾸역 읽고 있는 기분이었다가 이렇게 다 읽어 버리면 섭섭해서 어쩌지 하는 기분이 되기도 하고. 참 난감한데, 참 묘하게 흥미롭다. 이대로 그만두고 싶지 않아서 더 그러하다.
제목에 무슨 의미가 있을 것이다. 분명히 그럴 것이다. 위로받지 못한 사람들이라. 이 세상에 없는 어떤 도시를 배경으로, 현실적으로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공간 이동에, 통하지 않는 듯 통하는 대화들을 읽으면서 이들의 이토록 허황된 대사는 '위로'와 연관이 있는 것일까 하는 생각을 했다. 내 말 좀 들어 달라고, 내 처지 좀 살펴봐 달라고, 내 기분 좀 헤아려 달라고, 그래서 이렇게 빙빙 돌려 가며 이끌어 들이는 것일까. 바로 말하면 안 들어 주니까, 바로 애원하면 모른 척 하니까, 조금이라도 더 간절해 보이고 싶어서.
아직은 모르겠다. 왜 이렇게 말하고 있고, 왜 이렇게 낯설게 해 둔 것인지. 어떤 상징이고 어떤 은유인지, 어떤 반전이 기다리고 있는 것인지, 2권을 다 읽어야 알 수 있게 될 것이다. 그 동안에는 지금처럼 의문만 계속 쌓이겠지.
피곤한 시대인 것은 맞는 모양이다. 세상 어디에서 살더라도, 과학기술이 발달하여 아무리 편리해졌다고 하더라도, 온 세상이 하나가 되었다고 해도, 아니 오히려 그래서 더 피곤해진 것인지도 모를 일이다. 삶의 폭이 너무 커지고 넓어지면, 내가 감당할 범위를 넘어서면, 무릎은 저절로 접히고 어깨는 오그라들고 눈빛은 흐려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우리 각자의 생은 사실 그렇게 대단한 것이 아닌데 우리가 착각하면서 살아왔던 것일지도.
결코 투명하지도 친절하지도 않은 세상, 우리 안에 있는 위로의 힘이 얼마나 되는지 알아봐야 할 때인 모양이다. 남은 책을 마저 읽어야겠다.
- 수능 연기로 얻은 하루였다. 이 또한 누군가에게는 위로가 되었어야 할 텐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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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차적으로는 아니지만, 가즈오 이시구로의 소설을 몇 권 읽었다. '나를 보내지 마', '남아 있는 나날', '녹턱', '파묻힌 거인', '창백한 언덕 풍경' 등. 보통은 한 작가의 책은 비슷한 느낌을 갖게 마련인데, 이시구로의 책은 그렇지 않다. 물론, 문체를 보면 번역이라고 하더라도 이시구로임을 알 수 있는 특징은 있으나, 주제나 그 소재에 있어서 전혀 다르다. 그리고 작가가 던지고자 하는 말은 수수께끼처럼 되어 있어서 독자가 풀어야 한다. 독자의 대답이 정답이라는 보장은 없으나, 작가의 발언이 주인공을 통해서 전달되지 않으니, 결론적으로 어떤 교훈을 얻거나 문제의식을 깨닫는 것은 독자의 몫이 된다. '위로받지 못한 사람들1'은 라이더라는 국제적인 음악가가 한 도시에 오면서부터 시작된다. 소설 전체를 다 읽지는 않았지만, 카프카의 '성'과 같은 답답함이 느껴질정도로, 라이더가 접근하지 못하는 그리고 공감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는 듯 하고, 1권이 단 이틀 사이의 일을 집약해 놓은 것이라 할 때 제임스 조이스의 '율리시즈'와 같은 촘촘한 시간적 배분을 하고 있다는 생각을 갖게 만들었다. 그리고 프루스트와 같은 세밀한 기억을 묘사하고 있지는 않으나, 회상하는 장면을 비교적 상세하게 서술하고 있어서 프루스트의 향을 느낄 수 동 있다. 언급한 카프카, 조이스, 프루스트의 책을 접해 본 사람은 알겠지만, 셋 다 장편이면서(그나마 '성'은 상대적으로 가벼운 편이다.) 쉽게 읽히지 않는 책이다. 이시구로가 이들의 책을 다 읽었다는 근거는 없지만, 유럽에 거주하면서 읽었을 것이라는 추측은 하게 된다. 출판사의 서평처럼 '몽환'적인 느낌마저도 같게 하는데, 독자들은 그렇게 느낄망청 주인공은 그런 상황에 그저 기억나지 않는다는 식으로 정리한다. 주인공의 행태는 좀 답답하다. 그리고 어떤 문제에 봉착했을 때 해결하려고는 하지만, 실제로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없다. 수많은 사람들의 환송과 기대를 받지만, 그가 하는 일은 별로 없다. 연설을 하지만, 중간에 차단 당하고, 다음 날에 그 연설이 유명세를 타는데 읽는 독자로서도 뭐지? 하는 의문을 계속 불러 일으킬 수밖에 없었다. 제목에서 말하는 '위로받지 못한 사람들'은 결국 그 도시의 많은 사람들을 가리키는 것 같으면서도 주인공에게 돌아오는 화살이 아닌지. 자신의 연인과 아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아버지를 통해 자신도 모르게 깨닫게 되고,(이 부분부터 소설은 혼란스럽다. 일상적인 전개가 아니다.) 거리를 지나면서 만나게 되는 동창, 버스를 타고 만나는 동창. 이상하게 과거의 인물들과 연결되는 줄거리 속에서 과연 주인공은 어떻게 살아 온 사람일까? 하는 궁금증을 불러 일으킨다. 그리고 이러한 궁금증은 2권에서 해결 되리라 생각해 본다. 1권을 정리하면서 인간은 모두 상처가 있다. 그런데, 그 상처를 인식해도 힘들지만, 그 상처를 묻어 둔다고 해서 해결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모욕, 실망, 슬픔, 좌절 등 힘든 경우가 참 많은데, 그나마 이러한 것들을 인식하고 살면 누군가의 한 마디에 위안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인식조차도 못한다면 결국은 정주하기 힘들다. 어쩌면 그것이 더 편할지도 모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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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음사의 또하나의 세계문학전집으로 불리는 모던 클래식시리즈에서 발간된 가즈오 이시구로의 모든 책을 구매해서 보게 되었는데, 처음읽었던 '나를 보내지마'를 가장 재미있게 읽었고, 위로받지 못한 사람들을 가장 난해하게 읽었던 것 같다. 주인공인 라이더가 숙소로 묵을 호텔에 도착한 것 까지는 좋닸다. 하지만 그 이후 라이더의 주변인들을 그를 향해 끊임없는 부탁을 하기 시작한다. 또한 라이더가 묵는 호텔의 직원인 구스타프는 딸 소피를 만나줄것을 부탁하는데, 라이더가 소피와 그의 아들 보리스를 만나러가자 그들의 관계는 어느새 부인과 아들로 변해있었다. 마치 잊고 있었다는 듯이 소피와 보리스를 기억해 내면서 그들의 이상한 관계는 그렇게 시작한다. 그리고 그런 이상한 관계와 부탁은 끊임없이 라이더를 향해 찾아오고, 현실과 환상의 경계는 이미 무너진지 오래다. 리뷰에서 카프카적이라는 글을 본적이 있었는데, 그 말이 딱인듯 싶었다. 가즈오 이시구로의 다른 모든 작품들은 정말 좋았지만 위로받지 못한 사람들은 읽고있으면 머리가 복잡해지는 듯 하여 2부를 읽으려면 시간이 좀 걸릴듯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