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리뷰 (66)

한줄평
평점 분포
  • 리뷰 총점10 58%
  • 리뷰 총점8 38%
  • 리뷰 총점6 5%
  • 리뷰 총점4 0%
  • 리뷰 총점2 0%
연령대별 평균 점수
  • 10대 0.0
  • 20대 0.0
  • 30대 9.0
  • 40대 9.0
  • 50대 8.0

포토/동영상 (5)

리뷰 총점 종이책
모든 한국인의 필독서
"모든 한국인의 필독서" 내용보기
독도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한국 사람은 없다. 그런데 대동여지도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다. 왜 그럴까? 왜 대부분의 사람들이 최초로 정확히 우리 땅을 그린 대동여지도가 가치 있는 것임을 인식하지 못하는 것일까?   그것은 학교 교육이 잘못 되었기 때문이다. 내가 학교 다닐 때 선생님들이 대동여지도를 그린 이가 김정호 선생이라는 것을 가르치긴 했
"모든 한국인의 필독서" 내용보기

독도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한국 사람은 없다. 그런데 대동여지도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다. 왜 그럴까? 왜 대부분의 사람들이 최초로 정확히 우리 땅을 그린 대동여지도가 가치 있는 것임을 인식하지 못하는 것일까?

 

그것은 학교 교육이 잘못 되었기 때문이다. 내가 학교 다닐 때 선생님들이 대동여지도를 그린 이가 김정호 선생이라는 것을 가르치긴 했다. 하지만 그게 다였다. 왜 김정호 선생이 대동여지도를 그리게 되었는지, 대동여지도가 역사적으로 얼마나 가치가 있는 것인지에 대해선 배운 기억이 나질 않는다. 초등학교를 비롯해서 고등학교 때까지 12년 동안 김정호 선생의 위대한 업적을 제대로 인식시켜 준 선생님이 단 한 명도 없었다. 다른 위인이나 왕들에 대해선 침 튀기면서까지 설명하면서도 우리 땅을 진정으로 사랑하고 아낀 김정호 선생에 대해선 잠깐의 설명만 하고 끝내버렸던 것이다. 이 얼마나 한심한 일이란 말인가! 정말 우리에게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몰라서 그동안 김정호 선생이나 대동여지도를 소홀히 다루었다는 말인가! 한심하기 짝이 없다. 지금에 와서 독도영유권 문제가 불거지자 그 중요성을 깨달아 학교에서도 전보단 조금 더 시간을 내어 설명을 하고 있다지만 그래도 여전히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독도를 지키는 것뿐만 아니라 대마도, 간도까지 전부 되찾아 오려면 학교에서부터 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이 책은 대동여지도를 그린 고산자(古山子) 김정호 선생의 일대기를 다룬 책이다. 저자는 왜 고산자가 지도를 그리게 되었고 어떤 마음가짐으로 대동여지도를 만들었는지를 아주 상세히 설명해주고 있다. 처음 난 사람들이 별로 관심을 갖지 않는 지도를 다룬데다가 조선의 위인들 중에서도 별로 주목을 받지 못한 김정호 선생을 이야기한 책이라 해서 과연 이 책을 재밌게 읽을 수 있을까 의문이 들었다. 내 어렸을 때 읽었던 위인전들은 하나같이 그저 지루하기만 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책은 무척 재밌었다. 단순히 김정호 선생의 일생만 다룬 것이 아니라 역사적 배경과 당시의 사회문제 그리고 김정호가 대동여지도를 그릴 수밖에 없었던 사연 등을 아주 흥미롭게 구성해서 우리들에게 전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고산자와 혜련스님과의 애틋한 로맨스가 더해져 독자들의 호기심까지 자극하고 있어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다. 김정호 선생의 업적과 대동여지도의 중요성을 인식하는데 있어서 이 책은 아주 적합해 보인다.

 

이 책은 총 4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지금부터 난 내가 주목한 것들 위주로 그 내용을 하나씩 하나씩 살펴보도록 하겠다.

 

첫 번째로 내가 주목한 것은 ‘베껴먹기식 저술을 하는 세태를 비판’ 부분이다. 여기서 저자는 공인(貢人)이자 서책업자인 묘허 최성환을 소개하면서 당시 사서삼경조차 그 속뜻을 똑바로 꿰지 못한 얼치시 선비들이 베껴먹기식 저술을 하고 목판본을 만들어 돌려 제 경력을 과장하는 일을 다반사로 했다고 고발하고 있다.

 

언론에 심심치 않게 등장하는 학자들의 논문 베끼기가 어제 오늘 일이 아님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남의 논문을 가져다가 자기가 쓴 것인 양 하는 것은 물론이고 자기가 예전에 쓴 논문을 약간만 손보곤 새 논문인 양 세상에 내놓은 학자들이 부지기수라는 사실은 이젠 새로울 것도 없다. 남의 것을 베끼는 행위는 지적재산권 중 저작권 위반에 해당된다. 그런데 많이 배웠다는 학자들이 위법인 줄 알면서도 새로운 것을 창조하지 않고 남의 것을 베끼기나 하고 베낀 것을 자신의 업적인 양 떠들어대고 있는 것이다. 정말 한심하기 짝이 없는 노릇이다. 그런 자들이 떡하니 상아탑에서 교수노릇을 하며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 것이 우리가 살고 있는 21C인 지금 대한민국의 현실이다. 이런 문제는 과거부터 이어져온 악습이기 때문에 솜방망이 처벌이나 가벼운 징계로는 절대 해결되지 않는다. 특별법이라도 만들어 다시는 자신의 것은 물론이고 남의 것을 베끼지 못하게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국회 및 행정 당국에 강력한 법 제정 및 시행을 요구하는 바이다.

 

두 번째로 내가 주목한 것은 ‘당시 사회문제를 거론하며 비판’한 부분이다. 저자는 고산자 김정호가 살던 당시는 베껴먹기식 저술도 문제긴 문제였지만 그 보다도 더 심각한 문제들이 산적해 있었다는 사실도 여과 없이 말해주고 있다. 그 문제들 중 신분문제, 안동김씨의 세도정치문제, 부패한 관료문제 등이 정도가 지나쳐 나라가 망할 조짐까지 보였다고 저자는 이야기한다.

 

우선 신분문제부터 살펴보자. 조선시대양반이 아닌 유능한 인재들에겐 암흑기 그 자체였다. 조선시대의 신분구조 때문에 능력이 뛰어남에도 제대로 그 뜻을 펼치지 못해 한을 품고 죽어간 인재들은 그 수를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다. 대표적인 인물로는 우리가 ‘김삿갓’으로 잘 알고 있는 ‘난고 김병연’이다. 김삿갓은 그의 조부 김익순이 대역죄를 받는 바람에 멸문지화를 입어 삼십여 년이나 떠돌이 문객으로 살다 길바닥에서 죽었다. 만약 조선시대가 능력만을 보고 인재를 썼다면 김삿갓처럼 유능한 이가 뜻을 이루지 못함을 괴로워하다 길바닥에서 최후를 맞이하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그래도 김삿갓은 몰락 양반이라 동정과 대우를 받았으니 행복한 사람이었는지 모른다. 중인이나 평민 그리고 노비라는 이유로 기회조차 제대로 얻지 못했던 사람들은 조선이라는 세상이 죽도록 밉고 원망스러웠을 것이다. 좀 더 일찍 신분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것이 안타깝다.

 

다음으론 안동김씨문제를 다룬 부분을 살펴보자. 저자는 책 곳곳에 당시 집권층이었던 안동 김씨들의 패악과 만행들을 서술하면서 이들이 조선시대에 세도정치를 펴면서 얼마나 많은 해악을 끼쳤는지를 아주 상세히 밝히고 있다. 조선 말기 안동김씨가 집권해 세도정치를 펼치면서부터 정치기강은 문란해졌고 부정부패는 만연해졌다. 이로 인해 백성들은 헐벗고 굶주리게 되어 다투어 관아를 들이치는데 이르렀다. ‘홍경래의 난’이 대표적인 봉기인데 만약 이것이 성공했다면 조선은 망하고 더 나은 세상이 펼쳐졌을지도 모른다. 세상이 망하더라도 혁명을 통해 망하면 대혁명을 일으킨 프랑스처럼 새로운 시대가 열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안동김씨들처럼 나라를 망쳐서 망하게 되면 새 시대가 오기는커녕 일제 강점기처럼 더욱 암울한 시대만 초래될 뿐이다. 영조, 정조 그리고 숙종과 같은 왕들이 쓰러져가는 조선을 바로 세우려고 노력한 것은 높이 평가하지만 신분제도를 없애지 않고 양반들에게만 권력을 나눠준 것은 전과 다를 바 없었기에 차라리 나타나지 않았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만약 그랬다면 조선은 더 빨리 망해 일제에게 지배당하는 고통과 수모는 면할 수 있었을지 모른다. 새로운 시대의 도래를 방해한 안동김씨들은 죽어서도 반성해야 할 것이다.

 

마지막 세 번째로 내가 주목한 것은 ‘대마도, 간도, 독도’ 등에 대해 언급한 부분이다. 고산자는 위당 신헌삼도수군통제사로 제수 받은 걸 축수도 할 겸 혜련스님의 흔적도 찾을 겸 해서 통영으로 내려간다. 여기서 김정호는 위당 신헌을 비롯해 혜강 최한기, 오주 이규경, 난고 김병연 등과 함께 당시에도 문제였던 영토분쟁 지역을 놓고 열띤 토론을 벌인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것은 당시에도 독도(우산도)는 논쟁의 여지가 없었다는 점이다. 김정호가 대동여지도를 그리기 훨씬 전부터도 그렇고 완성에 다다른 시점에도 독도를 울릉도의 아들 섬으로 여겼다는 것에 대해 조선과 왜(倭)는 이견이 없었다고 한다. 김정호가 독도를 대동여지도에서 뺀 이유는 단지 판각 때문이었는데 사람이 살지 않는 섬과 비어 있는 바다까지 모조리 새겨놓을 수도 없는 노릇이었고 필요성도 없어서였다. 즉 이러저러한 제작과정의 어려움이나 효용성 때문에 독도를 뺀 것이라는 말이다. 그런데도 일본은 역사적 근거도 없는 주제에 독도를 자기네 땅이라고 계속해서 우기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여기서 한 가지 더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대마도 문제다. 간도는 아직 한국이 통일이 안 되었으니 차치하더라도 대마도의 소유권 문제는 확실히 해둬야 할 필요성이 있다. 이 책에서도 밝힌 바와 같이 대마도는 본디 우리나라 땅이었다. 동국팔도여지도, 해동지도에도 분명히 대마도가 조선 땅으로 나와 있다는 것이 그 증거다. 농포자 정상기 선생동국지도에도 나와 있는 것은 물론이고 성종 때 편찬한 동국여지승람에도 대마도를 경상도 동래현이라 못박아놓았다는 것이다. 이에 훨씬 앞서 고려사에도 대마도가 우리 땅이라고 기술돼 있다고 한다. 세종 때 대마도에 징벌군을 보내 조선의 영토임을 천명했고 세조 때에는 대마도 도주에게 종일품 판중추부사 겸 대마도주도절제사라는 벼슬을 내리고 이에 합당한 녹을 책정해 신하의 도리를 다하도록 한 일도 있다. 헌데도 일본인들은 무단으로 남의 영토를 점고하고는 21C인 지금까지도 자기네 영토로 여기며 살고 있는 것이다. 이것도 상당히 분한 일인데 독도까지 자기네 땅이라고 우겨대니 한국인으로서 피를 뿜을 정도로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 땅을 뺏기고도 되찾기 못하는 현실이 너무나 안타깝고 괴롭다.

 

지도는 영토를 주장하는데 있어서 상당히 중요한 근거 자료가 된다. 그렇기 때문에 대동여지도의 가치는 말로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중요하다. 비록 형편과 여러 가지 문제로 인해 독도를 그려 넣지 못한 점은 안타까운 일이나 그렇다고 해서 역사적 가치가 떨어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우린 대동여지도를 더욱 아끼고 사랑해야 할 것이다. 독도는 말한 것도 없고 대마도와 간도는 대한민국 땅이다. 이를 인식하는데 있어서 이 책만큼 좋은 책은 없다고 생각한다. 나처럼 한국을 진심으로 사랑한다면 꼭 이 책을 읽어보길 바란다.

 

 

 

인상적인 글귀

 

“마땅히 지도는 나라의 것이기에 앞서 백성의 것이어야 한다.”

 

“지도란 어디까지나 사실을 기반으로 삼아야 한다. 정치적인 문제나 판단은 그 후의 일이다.”



d****3 2010.06.13. 신고 공감 13 댓글 15
리뷰 총점 종이책
古山子, 孤山子, 高山子..
"古山子, 孤山子, 高山子.." 내용보기
古山子 김정호. 누구는 그가 평생 시대로부터 따돌림을 당해서 孤山子라 하고, 또 어느 누구는 그가 지도를 백성에게 돌려주고자 하는 높은 이상을 가지고 있어서 高山子라고도 한단다. 언제 태어나 어떻게 죽었는지 알려진 게 없는 김정호, 그가 그린 대동여지도만이 우리에게 전해올 뿐이다. 소설가 박범신은 이런 그를 소설 속으로 끌어 들인다. 우리 역사상 가장 위대한 지리학자이자
"古山子, 孤山子, 高山子.." 내용보기

古山子 김정호. 누구는 그가 평생 시대로부터 따돌림을 당해서 孤山子라 하고, 또 어느 누구는 그가 지도를 백성에게 돌려주고자 하는 높은 이상을 가지고 있어서 高山子라고도 한단다. 언제 태어나 어떻게 죽었는지 알려진 게 없는 김정호, 그가 그린 대동여지도만이 우리에게 전해올 뿐이다. 소설가 박범신은 이런 그를 소설 속으로 끌어 들인다. 우리 역사상 가장 위대한 지리학자이자 지도제작자인 그에 대해, 알려진 것은 아무것도 없지만 박범신은 그를 장인으로서, 강토와 백성을 사랑하는 선각자로서 우리에게 소개하는 것 같다.

 

대동여지도를 완성한지 시간이 많이 지났다. 분첩형태로 만든 그 지도는 이미 백성들에게 나누어 주었다. 이제 지도를 설명할 대동지지만 쓰면 된다. 며칠 전 반상의 금기를 깨뜨리지 못한 벗들과, 나라보다는 자신들의 이익보전에만 혈안이 되어있는 세족들이 다스리는 이 나라와 그리고 자신을 만장으로 만들어 마음속에서 내 보냈다. 벗들도 죽고, 자신도 죽고, 이 나라도 죽을 것이다. 지도를 그리기 위해 조선땅을 헤집고 다닌 지난 반백 년이 주마등처럼 지나가지 않을 리 없다.

 

홍경래난이 일어났을 때 그의 고향인 토산 사또는 김정호의 아버지 김해준으로 하여금 지원대를 이끌고 봉산으로 가라 한다. 한겨울 관아에서 내준 지도 한 장만 달랑 들고 간 그들은 홍경래난이 진압되고 그들이 다 죽었다는데도 돌아오지 않는다. 우여곡절 끝 수색에 나서지만 그들은 깊은 산속에서 굶어 죽고 얼어 죽은 주검으로 발견된다. 손에 지도 한 장을 든 채로.. 사또의 음모를 벗어나 고향을 등지고 달아나는 김정호의 발길은 자연스레 아버지가 죽었던 그 골짜기로 향한다.

 

어느 날, 그가 젊었을 때 지도를 그리기 위해 떠돌다가 묵었던 암자의 보살이 찾아온다. 자신의 딸 이라며 한 여자 아이를 데리고.. 혜련 스님이 떠 오른다. 민란의 주모자의 아내와 딸로 고향에서 도망칠 수 밖에 없는 모녀는 더 이상 갈 힘이 없다. 산속 동굴에서 어머니는 어린 딸에게 말한다. 어떡하든 해주로 가라고.. 빨리 이곳에서 벗어나라고.. 아버지가 죽었던 그 골짜기에서 길을 잃은 어린 김정호는 꿈결에 들려오는 어머니의 목소리를 따라 동굴로 기어들고 의식을 잃는다. 다음날 눈을 뜬 김정호는 소스라치게 놀란다. 얼핏 보아도 죽은 지 얼마 안 되는 여자의 품에서 자신이 잠을 자고 있었던 것이다. 동굴을 나와 길을 재촉하는데 한 꼬마 여자아이가 뒤를 따라온다. 몇 번이고 쫓아내려 했지만 여자아이는 기를 쓰고 따라온다. 암자의 스님에게서 그 꼬마아이의 얼굴을 읽는다. 출가하기 전 해주 이모네 집에 살면서 조선장이 밑에서 일하는 김정호를 몇 번이나 보았단다. 그를 만나러 장이 서는 날이면 이모를 따라 장터에 왔었다고 한다. 그 혜련스님이 딸 순실이만 그에게 보내고 세상을 떠났단다.

 

지도를 새길 목판으로 쓰기 위해, 고향에서부터 함께한 바우가 베어온 피나무가 하필 주인이 있는 나무라고 바우가 옥에 갇힌다. 모든 것이 비변사 부장의 농간임을 안 김정호는 그때까지 새긴 목판을 감추고 순실이를 벗에게 맡기고 다시 주유를 떠난다. 아버지 산소에 들러 그 고장 지도가 그려져 있는 목판 2장을 바치고, 자신을 살린 동굴의 여인 뼈라도 수습하고자 갔으나 이미 누군가가 수습해 간 다음이다. 동굴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돌무덤이 있는 것을 발견하고, 그곳에서 김정호는 혜련스님의 발자취를 찾는다. 멀리 남해에서 다시 한번 혜련스님을 만나지만 이미 인연은 어긋나 있다.

 

대마도와 간도도 우리땅이기에 실측하여 지도로 남기고 싶으나, 당시 정세가 대마도는 갈수 없게 만든다. 그나마 이미 청나라 영토화 되어있는 간도로 가 실측하여 초벌지도를 그리지만, 청나라 군졸에게 잡혀 첩자로 오인 받아 죽을 지경에서 조선 통역의 도움으로 간신히 빠져 나온다. 작가는 소설속 김정호의 입을 통하여 말한다. 고산자가 대동여지도에서 독도를 누락한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우리땅 이기에, 그러나 사람이 살지 않고 울릉도에서도 200리나 떨어져 있기에, 목판에 표시하자면 울릉도가 표시된 목판에서 하릴없이 바다만 있는 목판 2개를 더 지나 표시해야 하기에 표시하지 않았다고..

 

대동여지도는 이미 일반 백성에게 나누어 준지 오래다. 흥선대원군의 등장과 함께 천주교에 대한 탄압이 본격화 된다. 많은 사람들이 잡혀가 죽고, 또 잡혀가고 아비규환인 가운데 순실이가 잡혀갔다. 지도를 그린다고 어렸을 적부터 혼자 놔두고 다니다 보니 이미 예수쟁이가 된지 오래인 것 같다. 벗들에게 살길을 부탁해 보지만, 그들도 자신의 안위를 내던지고 도와줄 예전의 그들이 아니다. 간신히 옥사에 갇혀있는 순실이를 만나 살길을 이른다.

 

쓰다만 대동지지를 마저 쓴다. 이제 떠날 시간이다. 순실이를 재촉하고, 나루터로 향하면서 바우에게 이별을 이야기 한다. 그때 뒤에서 불길이 솟는다. 그 동안 그려왔던 지도들이며, 모은 서책들이며, 대동여지도의 목판이 남아 있는 집이 활활 타오르고 있다.

 

작가는 고산자 김정호의 생애를 복원해내고 있다. 당연히 나라에서 해야 할 일을, 이제는 엉터리 지도로 죽는 일은 없어야 한다며 묵묵히 해낸 그의 발자취를 더듬어 갔다. 그러기에 고산자도 그렇고, 작가도 그렇고 그 시대와 이 시대의 장인들이다. 작가는 고산자의 입을 빌어 왜 장인이 될 수밖에 없었는지를 이렇게 말한다. 평생 꿈꾸어 온 것이 무엇이었던가. 조정과 양반이 틀어쥔 강토를 골고루 백성에게 나눠주자는 것이고, 조선이라는 이름의 본뜻이 그러하듯, 강토를 세세히 밝혀 그곳에서 명줄을 잇고 있는 사람살이를 새롭게 하고자 한 것뿐이다. 땅의 흐름과 물의 길을 잘 몰라 떠도는 사람은 더 이상 없어야 한다. 그뿐이다.



k*****1 2010.03.24. 신고 공감 8 댓글 20
리뷰 총점 종이책
한 땀 한 땀 복원한 고산자 김정호의 생애
"한 땀 한 땀 복원한 고산자 김정호의 생애" 내용보기
대동여지도를 만든 고산자 김정호의 삶은 정확하게 알려져 있지 않다. 언제 태어나고 어떻게 삶을 마감했는지도 모른다. 누군가는 김정호가 상세한 지도를 만들었다가 첩자로 오인되어 감옥에서 죽었다고도 하고, 대동여지도를 만들기 위해 백두산만 수십번 올랐다고도 한다. 저자는 이런 김정호의 삶을 자신의 상상력을 보태 한 땀 한 땀 복원하고 있다.저자가 그린 김정호의 삶은 다양
"한 땀 한 땀 복원한 고산자 김정호의 생애" 내용보기

대동여지도를 만든 고산자 김정호의 삶은 정확하게 알려져 있지 않다. 언제 태어나고 어떻게 삶을 마감했는지도 모른다. 누군가는 김정호가 상세한 지도를 만들었다가 첩자로 오인되어 감옥에서 죽었다고도 하고, 대동여지도를 만들기 위해 백두산만 수십번 올랐다고도 한다. 저자는 이런 김정호의 삶을 자신의 상상력을 보태 한 땀 한 땀 복원하고 있다.


저자가 그린 김정호의 삶은 다양한 모습을 띠고 있다. 지도 만들기에 매진하기 위해 온 산천을 혼자 돌아다니면서 평생 주변사람들과 시대로부터 따돌림 받을 수밖에 없었던 孤山子이기도 하고, 조정과 양반이 독점하고 있는 지도를 백성들의 삶을 풍요하게 만드는 지도로 돌려주어야 한다는 이상을 품은 高山子이기도 하였다. 또한 옛산을 닮고 거기에 기대어 살고 싶어한 古山子이기도 했다고 작가는 이야기한다. 


왜 고산자는 지도 그리기에 그다지도 몰입했을까? 작가는 그 결정적 계기를 당시 토산현 병방으로 있던 아버지 김해준의 죽음에서 찾고 있다. 관아에서 내준 지도를 길잡이 삼아 홍경래의 난을 진압할 지원대를 이끌고 눈길을 떠났다가 결국 돌아오지 못하였다. 그들은 눈길에서 모두 시신으로 발견되었는데 그들을 죽음으로 몰아넣은 것은 관아에서 만든 엉터리 지도였음이 밝혀진다. 이를 계기로 고향을 등진 김정호는 목수일을 하며 전국을 떠도는데 지도의 중요성을 다음과 같이 이야기한다.


지도는 사람들에게 양면성으로 작용한다. 지도가 없으면 사람의 오감이 부풀어오를 대로 올라 스스로 지도가 되지만, 지도가 있으면 지도를 믿기 때문에 오감은 만삭의 돼지처럼 그 운행이 느려진다. 엉터리 지도가 사람들을 떼죽음으로 몰아넣기 쉬운 것은 그 때문이다. (61~62쪽)


전국의 모습을 정밀하고 일목요연하게 그리고 접철식으로 보관하기 쉽게 만든 대동여지도!  여기에는 전국의 지명만해도 1만이천여개가 넘게 포함되어 있고 조산, 종산, 진산, 주산, 안산이 다 굵기가 다르게 표기되었으며, 강은 쌍선과 단선으로 알기 쉽게 구분되어 있다. 소명의식과 목적의식이 뚜렷하지 않았다면 혼자의 힘으로 결코 해낼수 없는 대역사임에 틀림없다. 


고산자의 대동여지도는 다양한 목적이 있었다. 온 백성이 지녀 아버지와 같은 억울한 죽음이 없게 만들고, 강토의 형세를 제대로 알고 이를 이롭게 가꾸어 넉넉히 거둘 수있게 도와 줄 수도 있다. 쳐들어오는적을 막는 것을 도울 수도 있고 평상시 나라를 다스리는데도 활용할 수도 있다. 사람들은 길을 통해서만 다른 곳으로 간다. 김정호에게 있어서 대동여지도 제작은 자신의 삶의 여정 하나씩을 지도 위에 남기는  과정은 아니었을까?

c******4 2018.09.12. 신고 공감 6 댓글 4
리뷰 총점 종이책
다른 시대에 태어났다면?
"다른 시대에 태어났다면?" 내용보기
쉽게 손이 가지 않았고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은 분명아니다.읽는 내내 마음이 알싸했다.만약 그사람이 그시대에 태어나지 않았다면 분명...그 지도는 이세상에 나왔을리 없을거다.세상이 그랬기때문에 이를 악 물고 독하게 그리고 고독하게묵묵히 그런 지도를 만들었을 것이다.그 고독함에 그 외로움에 그 가슴벅참에 마음 한켠이 아프다.평생 시대로 부터 따돌림 당했으니 고산자요(孤山
"다른 시대에 태어났다면?" 내용보기

쉽게 손이 가지 않았고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은 분명아니다.
읽는 내내 마음이 알싸했다.
만약 그사람이 그시대에 태어나지 않았다면 분명...
그 지도는 이세상에 나왔을리 없을거다.
세상이 그랬기때문에 이를 악 물고 독하게 그리고 고독하게
묵묵히 그런 지도를 만들었을 것이다.
그 고독함에 그 외로움에 그 가슴벅참에
마음 한켠이 아프다.

평생 시대로 부터 따돌림 당했으니 고산자요(孤山子)요,
나라가 독점한 지도를 백성에게 돌려주고자 하는 그 뜻이 드높았으니
고산자(高山子)요
고요하고 자애로운 옛 산을 닮고 싶어했으니
고는 고산자(古山子)라고도 했다.
그의 이름이 김정호라고 했다
.

이 책에는 쉽지 않은 주제가 있다.
대마도, 독도, 간도....
누구의 땅이라고 하기 전에 우리의 국민들이 살았던 곳.

사사로이 만날땐 간도나 대마도가 본래 우리 땅이라고 하고
공식적으로 확인하고자 하면 뒤를 얼무적 얼버무리고 마는 관리들이 너무도 많이
보았습니다.  그런 경우가 어찌 간도나 대마도에 한하겠습니까?
압록강 끝에 있는 신도는 청나라 조정이 저희땅이라고 하고
두만강 끝에 있는 녹둔도는 또 아라사 사람들이 저희 땅이라 우기는 형편이오나
엄연히 우리 국토인데도 그것에 딱부러지게 아니라고 대답하는 관리는 보지 못했습니다...
(page
288)

영토에 관한 이야기는 비단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 었을텐데....
똑같은 이야기들이 지금도 이어져내려오는 것이 안타깝기만 한다.
그나마 대마도에 대한 이야기나 간도의 이야기는 아예 빼버리고
오로지 독도 하나만 우리땅이라고 주구장창 외쳐대는 우리의 외교는....

서희가 강동6주를 오로지 말빨을 하나만 가지고 대범하게 우리의 땅으로
편입시킨 그 외교를.... 배우지는 못하는 것일까?

가끔...  외람된 이야기지만 역사를 진지하게 배워야하는 이유가 너무도 많은 곳에서 나타난다.
모르고 행하는 잘못은 용서할 수 있지만 알고 있는 잘못은 고쳐야 한다. 
하지만 우리의 역사를 보면서 지금 우리는 똑같은 잘못을 저지르고 있는 것은 아닌지...
반성해봐야 한다.

작가는 이야기를 쓰면서 마음속으로 얼마나 원통했을까?
소설이라 무조건 허구라고 하기에는...  마음 한켠이 정말... 씁쓸하다.

YES마니아 : 로얄 이달의 사락 k*****3 2011.04.13. 신고 공감 5 댓글 14
리뷰 총점 종이책
물같이 바람같이 살았던 고산자 김정호
"물같이 바람같이 살았던 고산자 김정호" 내용보기
고산자(古山子). 무슨 뜻인지 몰랐다. 이 말이 누구를 의미하는지도 알지 못했다. 나와 같은 독자들을 위해서일까. 저자는 서두에 이렇게 말한다. 한평생 외로운 길을 걸어간 고산자(孤山子), 누구보다 뜻이 높았던 고산자(高山子), 고요하고 자애로운 옛산에 기대어 살고 싶어했던 고산자(古山子). 그는 바로 김정호라고. 어릴 때부터 땅의 형상과 물의 흐름에 관심이 많
"물같이 바람같이 살았던 고산자 김정호" 내용보기

 

 

고산자(古山子). 무슨 뜻인지 몰랐다. 이 말이 누구를 의미하는지도 알지 못했다. 나와 같은 독자들을 위해서일까. 저자는 서두에 이렇게 말한다. 한평생 외로운 길을 걸어간 고산자(孤山子), 누구보다 뜻이 높았던 고산자(高山子), 고요하고 자애로운 옛산에 기대어 살고 싶어했던 고산자(古山子). 그는 바로 김정호라고.


어릴 때부터 땅의 형상과 물의 흐름에 관심이 많았던 김정호. 틈만 나면 산을 오르고 물길을 따라가지만 가도 가도 끝없이 이어져있는 그것들을 보고 그는 소원한다. 땅과 산, 물이 시작되고 끝나는 곳에 가보고 싶다고. 그곳에 가면 부용꽃 같았다는 돌아가신 어머니를 만날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그러다 아버지의 죽음을 계기로 보다 정확하고 정밀한 지도를 그리고 제작하는 삶을 살아가게 된다.


홍경래가 일으킨 난을 진압하기 위해 길을 떠난 지원대가 돌아오지 않자 수색대가 찾아 나서고 깊은 산 속 비탈 아래에서 실종된 아버지를 비롯한 지원대 전원의 시신이 발견된다. 한겨울 산에서 길을 잃고 헤매다 추위과 굶주림을 이기지 못해 목숨을 잃은 게 분명했다. 아버지의 품에 있던 군현도 필사본을 보고 김정호는 생각한다. 지도가 사람들을 죽였다..... 그리고 다짐한다. 백성을 위한 지도, 누구나 소유할 수 있는 지도를 만들어야겠다고. 더 이상 엉터리 지도 때문에 억울한 죽음을 맞는 사람이 없어야한다고.


그 후 김정호는 길을 떠난다. 한걸음 한걸음 앞으로 내딛으며 이 땅의 형상과 물의 흐름, 높고 낮은 산의 굴곡을 자신의 몸과 마음에 새긴다. 산과 들과 물길이 끝없이 이어져있듯 세상살이도, 삶도 그러하다는 걸 깨닫게 된다. 한평생 이곳저곳 떠돌며 일일이 그려 넣은 ‘대동여지도’였지만 그것을 탐내는 이가 나타나면서 김정호는 위기를 맞는다. 나라를 배신한 첩자라며 서서히 그의 목을 조여오는데....


고산자 김정호. 조선시대 가장 정확한 실측지도로 알려진 ‘대동여지도’를 목판본으로 제작해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업적을 이룬 그였지만 우리의 역사는 그를 외면했다. 그의 나고 죽음, 삶에 대해 어디에도 확실한 기록이 남아있지 않다. 오직 침묵으로 일관할 뿐.


그것이 안타까웠던 걸까. 소설가 박범신은 흩어지고 끊어진 그림을 이어가듯 김정호의 삶을 하나하나 복원해냈다. 고요하고 정갈하면서도 묵직함이 묻어나는 글에서 만난 김정호는 단순히 ‘대동여지도’ 제작자에 그치지 않았다. 외롭지만 높은 뜻을 지녔고 누구보다 이 땅을 사랑했던 고산자(古山子)였다.


물같이 바람같이 떠나는 고산자를 바라보며 깃드는 생각이 있었다. 저자는 무얼 전하고 싶었던 걸까. 무엇을 일깨워주고 싶었을까. 어렴풋하게 떠오르는 생각, ‘이어짐’이 아니었을까 싶다. 산과 물이 여기서 저기로 구비져 흐르듯 시간도, 역사도, 우리의 일상도 이어져있다.


며칠 후, 휴가지로 떠나는 길에서 펼친 지도를 보고 난 아마 떠올리게 될 것이다. 고산자 김정호를. 그에게서 우리에게로 이어져오는 기나긴 삶의 여정과 높은 이상을.

 

 

h*******8 2009.07.19. 신고 공감 4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고산자 김정호의 삶과 사랑
"고산자 김정호의 삶과 사랑" 내용보기
이 책을 처음 펼쳤을 때는 조금 낯설었다. 박범신 작가도, 고산자 김정호도, 오랜만에 읽는 '역사 소설'도. 이 책의 마지막 장을 덮을 때는 그 모두가 내 가슴 깊숙이 들어와 있었다. 책을 읽는 동안 두 번의 만남을 가졌던 박범신 작가도, 소설로 되살아나 여러날 내 곁에 함께했던 고산자 김정호도, 그가 전 생애를 바쳐 그린 지도도.     _ 문장이야 이미 준비되어 있다. 반백
"고산자 김정호의 삶과 사랑" 내용보기

이 책을 처음 펼쳤을 때는 조금 낯설었다.

박범신 작가도, 고산자 김정호도, 오랜만에 읽는 '역사 소설'도.

이 책의 마지막 장을 덮을 때는 그 모두가 내 가슴 깊숙이 들어와 있었다.

책을 읽는 동안 두 번의 만남을 가졌던 박범신 작가도, 소설로 되살아나 여러날 내 곁에 함께했던 고산자 김정호도, 그가 전 생애를 바쳐 그린 지도도.

 

 

_ 문장이야 이미 준비되어 있다. 반백 년을 흐르면서 한 땀 한 땀 꿰매어온 문장이다. 들숨과 날숨이 가지런하게 저울추를 맞추자 이윽고 무명지 손톱 끝이 떨림 없이 올곧게 붓대에 닿는다. 손바닥 안에 허공이 고요히 들어차는 느낌도 좋다. 그는 마침내 번쩍 눈을 뜬다. 그리고 그와 거의 동시에 붓 끝이 곧 활공으로 한지 한가운데를 향해 곧바로 나아간다.(13)

 

초반부터 이런 문장들에 매료되어 이 책을 대하는 마음은 설렘과 기대로 가득찼다. 대동지지를 편찬하는 김정호의 이런 모습은, 고산자를 집필하는 박범신 작가 그 자신의 모습이 아니었을까 생각하며, 그 웅숭깊은 문장과 문장의 골짜기로 한없이 빠져들었다.

 

제대로 된 기록조차 남아 있지 않은 역사 속의 한 인물을 소설을 통해 만난다는 건, 어느 만남보다 더 독자의 상상력을 맘껏 발휘하도록 해주는 것 같다. 고산자가 첩자로 몰려 옥사했을지, 그 당시로는 최장수 기록을 세우며 100세가 넘도록 천수를 누렸을지, 어떻게 그처럼 위대한 지도를 그려낼 수 있었는지, 그에게도 사랑하는 여인이 있었는지, 우리는 그저 상상할 수밖에 없다. 작가가 소설 속에 그려 낸 고산자의 이야기를 밑그림으로, 나도 나만의 고산자를 머릿속에 그려보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말 이 세상 누군가는 그의 이야기를 잘 알고 있을 듯한, 마치 그래야 할 것 같은 기분에 사로잡혀, '누구도 알지 못하는' 그의 이야기에 마음이 애잔해지기도.

 

고산자 김정호의 삶과 사랑과 애환이 담긴 이 책을 만나면서 참 행복했고, 때로는 경건해졌으며, 혹은 아픔에 혹은 기쁨에 눈물이 흐르기도 했다. 기왕이면 기쁨으로 흘렀던 잔잔한 눈물을 하나 남기고 싶다. 작가님이 가장 행복한 마음으로 쓴 장면이라고 낭독해 주셨던 부분을, 집에 돌아오는 지하철 안에서 만났다. 고산자의 아픔과 힘듦을 저 뒤로 밀어내고 투명하고 희디흰 햇빛 아래 눈부셨던 장면.

 

_ 마포나루의 새벽은 부산하기 이를 데 없다. 그는 바우의 말에 어물쩍, 고개를 끄덕거려주고 나루터의 사람들을 본다. 어부들은 그물을 올리고, 지게꾼들은 뱌비쳐 고샅을 오고가고, 어물전 호객꾼은 박수를 치며 손님을 부른다. 새벽부터 어디론가 뛰어가는 포졸 놈도 있고, 사람 사이로 우차를 모느라 땀을 뻘뻘 흘리는 마부도 있고, 물 좋은 생선을 잔뜩 짊어진 행상들도 있다. 사람과 지게와 우차와 가마와 기마꾼이 뒤섞인 부둣가는 이제 막 해가 떴는데도 뒤죽박죽, 하나같이 모두 활달하고 생생하다. 물이 좋은 것은 생선만이 아니라 마포나루의 사람들이다.(346~347)

 

물이 좋은 것은 생선만이 아니라 마포나루의 사람들이다. 물이 좋은 것은 마포나루의 사람들만이 아니라, 이렇게 힘차게 하루를 열고 있는 이 지하철 안의 사람들이다, 라고 집에 오는 지하철 안에서 생각했다. 아침부터 '지옥철'에 몸을 싣고 하루를 시작하는 그들에게 나는 마음속으로 힘차게 박수를 쳐주었다. 그리고 왠지 이 글 뒤에 이렇게 한 마디 덧붙여 보고 싶었다. "그러니까 오늘도 힘차게 살아야 한다. 그러니까……"

'햇빛이 투명하고 한없이 희'니까. 그러니까.

j******o 2009.07.10. 신고 공감 4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한국소설이 재미없다는 소리는 이제 그만.
"한국소설이 재미없다는 소리는 이제 그만." 내용보기
한국소설은 감동이 없다고, 일본과 유럽소설에 비해 그 재미가 없다고 말하는 사람은 박범신의 소설을 읽지 않은 사람이다. 나는 ‘고산자’의 처음 몇 장을 읽지 않아 그 생각을 했고, 중간에 그 생각을 거듭 확신했고, 결말에 이르러서는 그 생각이 ‘사실’로 바뀐다는 걸 알았다.지난 밤, 박범신의 ‘고산자’에서 김정호의 삶을 따라가는 동안 눈을 뗄 수 없었다. 소설을 다 읽고 나
"한국소설이 재미없다는 소리는 이제 그만." 내용보기
한국소설은 감동이 없다고, 일본과 유럽소설에 비해 그 재미가 없다고 말하는 사람은 박범신의 소설을 읽지 않은 사람이다. 나는 ‘고산자’의 처음 몇 장을 읽지 않아 그 생각을 했고, 중간에 그 생각을 거듭 확신했고, 결말에 이르러서는 그 생각이 ‘사실’로 바뀐다는 걸 알았다.

지난 밤, 박범신의 ‘고산자’에서 김정호의 삶을 따라가는 동안 눈을 뗄 수 없었다. 소설을 다 읽고 나서도 먹먹한 감동에서 빠져나올 수가 없었다. 단순히 지도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그의 ‘삶’이자 ‘조선의 역사’였던 대동여지도를 만드는 그 모습은 아름답다 못해 경이로웠고 훌륭하다 못해 예술적이었다.

나는 지금 소설의 진지한 매력에 사로잡혀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부정할 마음이 없다. 어떤 수식어를 동원해서라도 칭찬하고 싶다.

장인 고산자, 그 남자를 완벽하게 살려낸 박범신.
그들 앞에서 나는 무릎을 꿇는다. 기분 좋게, 행복하게.
b****n 2009.06.19. 신고 공감 4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우리나라 그리고 "고산자 김정호"
"우리나라 그리고 "고산자 김정호"" 내용보기
작년 가을, 영화 '고산자, 대동여지도'를 보았다. 감독 강우석, 출연 차승원.영화는 지도를 위해 전국을 걷는 고산자와 지도를 빼앗으려는 세력가들 그리고 천주교 박해를 담았다. 감독은 착한 영화라고 말했다. 착해서 속 터지는 영화. 이 책을 읽으면서 자꾸 차승원의 말투가 들려왔다. 눈물을 뚝뚝 흘리며 억울함을 호소하는.. 고산자의 지도와 혜련 스님 그리고 천주학. 3가지의 이야
"우리나라 그리고 "고산자 김정호"" 내용보기

작년 가을, 영화 '고산자, 대동여지도'를 보았다. 감독 강우석, 출연 차승원.

영화는 지도를 위해 전국을 걷는 고산자와 지도를 빼앗으려는 세력가들 그리고 천주교 박해를 담았다. 감독은 착한 영화라고 말했다. 착해서 속 터지는 영화. 이 책을 읽으면서 자꾸 차승원의 말투가 들려왔다. 눈물을 뚝뚝 흘리며 억울함을 호소하는.. 고산자의 지도와 혜련 스님 그리고 천주학. 3가지의 이야기가 얽혀있다. 개인적인 그의 노력과 아픔.. 힘 있는 자들의 횡포와 힘 없는 자들의 외로움.. 

 

이 책은 평생 그 뜻이 높았고 (高山子)

그래서 외로웠고 (孤山子)

그러나 옛산에 기대어 바람처럼 살고 싶었던 (古山子)

고산자 김정호 선생과 조국의 강토를 사랑하는 지도 그리기에 평생을 바쳤던 조선의 모든 지도꾼들에게 바칩니다.

 

동여도지, 여도비지는 대동여지도를 위한 준비 작업과 같은 지도로 고산자는 대동여지도를 완성하고 글을 쓰고 있다.

지난 반백 년이 전선역도로서 한달음에 달려온 것도 같고 또한 그 세월이 한 오백 년은 되는 것도 같다.

 

고산자 김정호, 지도밖에 모르는 사람

순실, 그의 딸. 다리 한쪽을 저는데다가 병약하고 눈만 떼꾼해서 소리만 질러도 눈물부터 흘리던 아이. (소박하고 정감있는 이름이구만..)

여주댁, 고산자가 없는 사이 순실을 돌봐줌

바우고향 동생. 자신의 아버지로 인해 바우의 아버지가 죽었다고 생각하고 평생 미안해 함

혜강 최한기, 개경 태생으로 창동에 거주하나 돈많고 자식없던 종숙어른의 양자로 여름마다 토산골 판관어른댁 (9품관 벼슬)에서 지내며 고산자와 친구다. 수많은 서책과 온갖 관측기구들과 과학기구들을 갖고 있으며, 고산자에게 '너는 땅 끝에서 땅 끝까지, 땅의 지도를 그리고, 나는 하늘 끝에서 하늘 끝까지, 하늘의 지도를 그리는 거야. 그래서 합치면 우주만물의 지도가 되는 거지' 라고 말함

위당 신헌, 금위영대장으로 위급했던 전왕 헌종을 살리고자 궁밖 의원 진찰을 받게했다는 죄목으로 무주에 유배되어 십 년 가까운 유배생활을 했다. 천문지리에 관심이 많고, 비변사, 규장각에 소장된 서책을 고산자에게 보여주고 재정적인 도움도 줌

묘허 최성환, 시전 상인으로 왕실과 관아에 독점 남품하는 서책업자. 스물여섯에 중인으로 무과급제를 하여 효력부위 수문장으로 종오품관 중추부도사지만 신분의 한계로 대하관 말직에 머물자 벼슬을 버림

오주 이규경, 오주거사. ‘오주연문장전산고벼슬을 마다하고 향리에 묻혀 살아왔으며 천문 역수 역사 지리 서화에 두루 밝음

난고 김삿갓 김병헌, 조부 김익순은 대역죄로 죽고, 조부 비난시로 출사하는데, 나중에 사실을 알고 좌절해 떠돌이 문객이 됨 (조선왕조실톡에 나와서 슬픈 사연이다 했더니.. 고산자와 같은 시대에 살았었네)

 

현재의 모습과 과거의 모습이 뒤얽혀있다.

오랜만에 집으로 돌아온 고산자 그리고 그의 생일, 순실과 바우는 고산자의 목판을 팔아 생일상을 마련하고 이에 화가 난 고산자는 힘들게 마련한 목판이 아까워 펄펄 뛰지만 두 사람의 정성을 받아들이는데 나졸과 사령이 와서 바우를 잡아간다. 나무를 도적질했다는 고변이 있었단다. 겉으로는 피나무 절도지만 사실은 고산자의 대동여지도를 가져가려는 속셈이 들어있다. 그것도 비변사에서!

 

려서부터 땅의 형상과 물의 굽이굽이에 관심이 많은 아이인 고산자에겐 아픈 기억이 있다. 아버지는 관아가 내준 지도를 믿고 따라 산길로 들었다가 끝끝내 길을 찾아나오지 못하고 떼죽음을 당했다. 아버지는 물론이고 같이 따라간 바우 아버지도 수돌이 형도. 

 

그가 만든 대동여지도는 천지불간이 한 눈에 들어오고, 남북으로 백이십 리 간격  22첩, 동서는 팔십 리 간격에 따라 여러 절로 쪼개지는데 스물두 첩 하나하나 접어 개면 품 안에 쏙 들어와 휴대가 간편한 분첩절첩식 지도다그래서 대동여지도를 완성하고 힘든 시간들이 아무리 고되고 팔이 아프게 판각을 하면서 언제나 그가 웃을 수 있었던 건 골마다 마을마다 그 자신만의  잊지 못할 기억들이 있기 때문이다.

돌아보면, 바람 찬 벼랑길을 걸어왔지만 후회는 없다.

 

고향 친구인 혜강이 바우 일을 알아봐주고 묘허가 목판본 제작을 서두르자고 한다. 그리고 비변사 낭청 김성일이 방문하는데 지도에 대한 해박한 식견에 섬뜩한 느낌을 받는다. 바우 일의 선처를 부탁하는데 따님이 뭘 그리고 있더라고 천주학을 가까이 하는 건 워낙 위험한 일이라며 한마디 하고 간다. 다음 날 바우가 방면되고, 김성일은 종오품관 판관을 대동하여 다시 방문하는데 이번엔 노골적인 회유와 은근히 협박을 한다. 서둘러 대동여지도 목판을 묘허에게 맡기고 도성을 떠나 묘허의 양주집으로 간다. 묘허가 부인의 산소에 다녀오는 동안 순실과의 첫 만남과 혜련 스님을 떠올리고 순실이를 두고 토산골로 간다.

 

고산자의 고향이었던 토산현 이야기가 나온다. 현감의 감언이설로 모집한 군졸아닌 군졸들과 관아의 지도, 현감은 끝내 사라진 사람들을 찾아달라는 마을 사람들을 속이고 오히려 반역의 끄나풀이라고 덮어 씌우자, 억울함에 벚나무에 목을 맨 수돌 어머니. 새로운 현감과 수색대가 찾은 스물네 명의 처참한 모습. 그리고 끝내 옛 현감이 고산자를 죽이려들어 해주댁의 도움으로 어머니 은비녀를 들고 마을을 떠난다. 산 속을 헤매고 해주 가는 길은 놓치고 곡산으로 아버지가 계셨던 곳을 지나다 나흘 째 정신을 잃었다. 눈을 뜨자 어머니의 젖을 물고 있는데, 오래 전에 죽었다는 어머니를 만났나는 생각에 어머니의 젖을 놓지않고 빨았다. 그리고 그 다음 날..

 

아버지 산소를 찾고 대동여지도 토산과 곡산의 목판본지도 두 장을 아버지 영전에 바치고 김해준지묘라고 거칠게 새겨넣고 어머니를 만났던 동굴을 찾는다. 혜련 스님 어머니였고 민란의 수괴 박대성 안사람이 계신 곳. 그가 고향에서 도망쳐 고달산 품 안으로 들어갈 때, 어린 혜련 스님은 공포에 질려서 그산을 내려가고 있었다. 간신히 찾아낸 동굴엔 아무 것도 없다. 발 아래 돌무더기가 있고 또 다른 돌. ‘유인해주정씨지묘임신년 이라고 새겨져있다. 무덤의 주인은 그 혼뭉 중에 어머니라고 부르기도 했던 혜련 스님의 어머니가 틀림없다. 죽기 전에 순실이를 맡기고 혹시 혜련 스님이 살아있다면? 곡산이 아닌 해주로. 자신이 오라버니 같은 느낌이었다는 혜련 스님.

 

해주로 가는 길에 보부상들을 만나고 그들은 배껴가지고 다니는 섬세하고 정확한 필사본 지도들을 대지팡이 속에 말아 넣어준다. 목포 봉사 어른댁 사당에 들르는데 마침 위당 신헌이 삼도수군통제사 (충청, 경상, 전라도의 모든 수군을 거리는 종이품)이 되었고, 통영에서 최한기를 만난다. 대동여지전도 (대동여지도를 보다 작은 규모로 축약) 보며 대마도, 간도, 우산도의 이야기가 나오고 지도란 어디까지나 사실을 기반으로 삼아야 하며 정치적인 문제나 판단은 그 후의 일이라고 말한다.

 

하여 남해를 거쳐 다시 북으로 간다. 경상도 어느 남녘 바닷가에서 우연히 혜련 스님을 만나지만 천일기도 중이었고 직접 만난게 꿈인지 생시인지 헷갈린다. 혜련 스님이 주신 보자기에서 어머니의 은비녀를 본다. 간도에 갔다가 청나라 병졸에 잡혀 조선의 첩자냐고 의심을 받고 간도의 섬세한 초벌지도와 어머니의 은비녀를 빼앗긴다.

 

그리고 어찌어찌하여 돌아왔는데 천주학쟁이의 형 집행이 이어졌고, 순실이가 위험하여 묘허를 찾지만 양주 집을 팔았다 하여 바우에게 맡겨 마포나루로 가게 하고, 비변사 낭청이었던 김성일이 현재는 정오품 통덕장이 되어 비변사 부제조 영감이 대동여지도 활용 방안을 상상하고자 한다며 자신의 사가로 오라고 하여 찾아간다. 하지만 그곳에서는.. 그리고 순실이는..

 

우포청 앞. 간소하게 상복을 차려입은 남자가 서 있다. 다섯개의 만장이 있는데, 대동여지도 축사본인 대동여지전도가 찍혀있고 다른 만장엔 또라젓, 화장각, 금량관, 고산자가 써있다.

(영화는 바우가 고산자의 대동여지도를 광화문 한복판에 펼쳐놓는데, 책은 고산자가 상복을 차려입고 서 있다. 다른 결말이지만 둘다 콧등이 찡하다.)

 

이 소설은 그런저런 오랜 궁금증에 대한 나만의 대답이다.

작가는 고산자 김정호에 대한 여러 가지 궁금증을 자신만의 대답으로 만들었다고 한다.

대동여지도라는 이렇게 큰 업적을 남겼어도 양반이 아니라 생몰년도가 정확치 않아 추측을 한다.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전국을 발로 밟으며 혜련 스님과 고산자의 인연, 나라의 것이라는 지도로 아버지는 잘못된 지도로 죽고 고산자는 잘 그린 지도로 죽을 위기에 처한다. 그리고 천주교 박해. 힘 있는 것들이 약한 자들을 괴롭히지 않는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다.

s******a 2017.01.16. 신고 공감 3 댓글 4
리뷰 총점 종이책
박범신 - 고산자
"박범신 - 고산자" 내용보기
어떻게 2차원적인 시각에 의존해서 하늘에서 본 듯한 지도를 그릴 수 있는지 대동여지도를 볼 때마다 의아했다. 이 책이 그런 의문은 풀어주지는 못했지만 그렇게 그릴 수 있었던 것은 古山子 김정호 선생의 천재적인 길눈 덕택이 아닌가 하는 추측만 할 수 있었다.전체적인 내용을 볼 때 박범신 작가가 혼신의 연구를 다 했음을 느낀다. 수많은 지명과 인명, 혹은 그 때 당시의 풍경들이
"박범신 - 고산자" 내용보기

어떻게 2차원적인 시각에 의존해서 하늘에서 본 듯한 지도를 그릴 수 있는지 대동여지도를 볼 때마다 의아했다. 이 책이 그런 의문은 풀어주지는 못했지만 그렇게 그릴 수 있었던 것은 古山子 김정호 선생의 천재적인 길눈 덕택이 아닌가 하는 추측만 할 수 있었다.

전체적인 내용을 볼 때 박범신 작가가 혼신의 연구를 다 했음을 느낀다. 수많은 지명과 인명, 혹은 그 때 당시의 풍경들이 마치 박범신 작가가 김정호 선생의 시대를 살았던 것처럼 자세히 묘사 돼 있다. 그리고 우리가 너무 쉽게 대동여지도라고 불리던 것이 얼마만큼의 시련과 노력으로 탄생 되었는지에 대해서도 알게 되었다. 재미있는 고사 한 편을 본 듯한 느낌이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대사 부분이다. 전체적인 분위기는 조선시대 말기로 잘 묘사해 놓은 반면, 대사 부분은 21세기 일반인들의 대화 양상과 비슷하다. 그리고 중간중간에 끼여있는 회상 장면의 시간적인 순서가 불분명해 이해하는데 약간의 어려움이 있었다(책 읽는다고 며칠 잠을 못잔 상태에서 읽어 이해하는데 어려웠을 수도 있다 ㅡㅡ).

김정호 선생이 지도를 만들어 가는 과정 뿐만아니라 김정호 선생의 사랑과 아버지로서의 인간적인 면모, 그리고 실증한 것만 믿고 기록하는 고증학자로서의 김정호 선생을 볼 수 있었다. 대마도나 독도, 간도 등 자칫 예민할 수도 있는 문제를 박범신 작가는 정치적 입장에가 아니라 한 실학자의 입장에서 풀어 놓기도 하였다.
특히 재미있는 부분은 혜련 스님과의 몇 번의 걸친 인연이었다. 그 중에서 어린 혜련 스님이 어린 김정호 선생을 따라 고달산을 내려 올 때, 김정호 선생이 감자를 바위에 내려 놓자 혜련 스님이 게걸스럽게 그것을 주워 먹는 장면은 나답지 않게 가슴 아팠다. 그리고 이야기의 흐름에 방해가 될 수 있는 천주교 박해라든가, 영토에 대한 역사적 입장도 살짝 비켜 서술하는 센스를 보여주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이야기가 밋밋했던 점도 사실이다. 기승전결이 뚜렷하지 않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계속적으로 위기의 연속으로 빵 뚫리는 카타르시스가 없었다. 그리고 마지막 부분에 김정호 선생이 3명의 친구에게 느꼈던 배반감은 나로서는 선득 납득하기가 어려웠다. 철저한 신분 사회에서 3명의 친구는 어릴적부터 신분을 초월하는 배려를 많이 해주었다. 당시에 극형을 면하기 어려웠던 천주학 쟁이로 순실이 잡혀가자 김정호는 세 명의 친구를 차례로 찾아가 도움을 청하는 장면이 나온다. 그 장면에서 김정호는 배신감을 느꼈고 심지어 만장에 세 친구의 이름을 쓰기까지 한다. 당시 시대상황이나 순실이 지은 죄의 경중을 가늠해 보면 세 명의 친구의 입장은 충분히 이해가 가는 부분이다. 심지어 위당은 종일품 판의금부사가 아닌가?

비록 사소한 결점이 있었지만 박범신 작가는 탁월한 글빨로 핏발 선 두 눈을 부릅뜨고 이 책을 독파하게 만들어 주었다.

며칠 밤을 샌 정신없는 상태로 이러둥절한 리뷰를 끝낸다.

j******3 2011.09.18. 신고 공감 3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아무리 무서워도 갈 수밖에 없는 길이라면 가야 한다
"아무리 무서워도 갈 수밖에 없는 길이라면 가야 한다" 내용보기
고 어린 그는 생각했다. 어차피 산이 시작되고 물이 시작되는 곳까지 한 번은 꼭 가보고 싶지 않았던가. 늘 그래왔듯 땅끝까지 가고 보면 부용꽃같이 이뻤다던 어머니를 이번에야말로 정말 만날 수 있을 것 같기도 했다. 비로소 무섬증이 사라지고 다리에 힘이 들어왔다.                                   <……고산자 김정호 열 살 무렵..         일일이 다리 품을 팔아 <
"아무리 무서워도 갈 수밖에 없는 길이라면 가야 한다" 내용보기

고 어린 그는 생각했다. 어차피 산이 시작되고 물이 시작되는 곳까지 한 번은 꼭 가보고 싶지 않았던가. 늘 그래왔듯 땅끝까지 가고 보면 부용꽃같이 이뻤다던 어머니를 이번에야말로 정말 만날 수 있을 것 같기도 했다. 비로소 무섬증이 사라지고 다리에 힘이 들어왔다.                                 

 <……고산자 김정호 열 살 무렵..

 

 

 


 

일일이 다리 품을 팔아 <대동여지도>를 완성시킨 김정호의 이야기를 소설화한.. 박범신의 '갈망의 삼부작'중 내가 마지막으로 읽은 [고산자]..

이번 달 초 [은교]를 읽고 나서 '갈망의 삼부작'에 대한 궁금증을 이기지 못해 [고산자]와 [촐라체], 그리고 [은교] 안에 간간히 나왔었던 시집 [산이 움직이고 물은 머문다]를 한꺼번에 충동구매를 하고서는 내내 또 쳐다만 보다가.. 흐름을 끊기면서 읽고 싶지 않아, 쉬는 토욜이 낀 이번 주말 작정하고 읽었다.

 

김정호..

그는 길 위에서 잘못된 지도로 인해 아버지를 일찍 여의었다.

그는 길 위에 있을 때 비로소 안정감과 편안함을 느끼는 타고난 방랑자였다.

그는 한 번 들어섰던 길은 잃어버리는 일이 없는 타고난 길잡이였다.

이렇듯, 그가 지도를 그릴 수밖에 없는 이유는 하나하나 대려 하면 수도 없겠지만, 하나로 쉽게 말하자면 그에게 지도는 운명이고 필연이다. 

가엾은 어린 딸 순실이로도 그의 발목을 잡지 못했고, 평생의 연 혜련스님과의 만남도 그의 발목을 잡지 못했다. 그는 必 길 위에 있어야 할 팔자였기 때문이리라..

 

워낙 지리에 어두운데다 지도만 보면 슬슬 감기는 눈, 그러하다 보니 학창시절 지리 시간엔 가수면 상태에서 겨우 눈만 뜨고 있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이 책을 읽다 보니.. 괜히 부끄럽고 죄송스러워졌다. 이렇게 어렵고 힘들게 만든 것을 나는 너무 하찮고 쉽게 여기지는 않았는가.. 싶은게 괜히 반성하고 싶어졌다. 

 

 

평생 시대로부터 따돌림당했으니 고산자孤山子요,

나라가 독점한 지도를 백성에게 돌려주고자 하는 그 뜻이 드높았으니 고산자高山子요,

고요하고 자애로운 옛 산을 닮고 싶어했으니,

그는 고산자古山子라고도 했다.

그의 이름이 김정호金正浩라고 했다. 

YES마니아 : 로얄 j*******7 2011.02.27. 신고 공감 2 댓글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