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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넓고 다양한 오페라 세계 탐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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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처럼 접하기도 힘들고, 감상의 폭을 넓히기도 힘든 음악 장르가 또 있을까. 외국어 노래가 시종일관 계속되고, 오페라 창작 당시의 문화적 배경이나 원작 지식이 없으면 이해하기 힘든 경우가 부지기수다. 오페라 감상에 입문한 후 감상폭을 넓히는 것도 만만찮게 힘들다. 특히 대중적 유명세에서 비껴간 오페라 작품의 한국어 자료를 찾는 것은 사막에서 바늘 찾기다. 모차르트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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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처럼 접하기도 힘들고, 감상의 폭을 넓히기도 힘든 음악 장르가 또 있을까. 외국어 노래가 시종일관 계속되고, 오페라 창작 당시의 문화적 배경이나 원작 지식이 없으면 이해하기 힘든 경우가 부지기수다. 오페라 감상에 입문한 후 감상폭을 넓히는 것도 만만찮게 힘들다. 특히 대중적 유명세에서 비껴간 오페라 작품의 한국어 자료를 찾는 것은 사막에서 바늘 찾기다. 모차르트 이전 오페라나 <투란도트> 이후의 현대 오페라 작품에 대해 다룬 한국어 자료를 다 합쳐 보았자, 노트 한 권 분량을 채우기에도 빠듯할 것이다. 하기야 바그너와 함께 독일어 오페라 2대 거장으로 꼽히는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오페라에 대한 자료도 가뭄에 콩 나듯 하는데, 더 말해 무엇할까.

 

<오페라 366>은 '폭넓고', '다양한' 오페라 레퍼토리를 보다 '대중적'으로 다루는 책이다. <라 트라비아타>, <카르멘>, <라 보엠>, <피가로의 결혼> 등 오페라에 관심 없는 사람도 한 번은 들어보았을 유명작에서, 웬만한 오페라 매니아가 아니면 제목도 모를 오페라도 다양하게 다룬다. 특히 모차르트 이전에 활동한 몬테베르디, 헨델 등의 오페라나, 20세기 현대 오페라에 대해서도 많은 비중을 할애하여 다룬다. '폭넓고 다양한 오페라'를 접하고 싶다면, <오페라 366>은 후회없는 선택이 될 것이다. 방대한 오페라 소개 목록에 의의가 있다는 것뿐만 아니라, 텍스트 자체의 완성도도 높다. 오페라 전반에 대해 간명하게 서술하며, 오페라 줄거리와 감상 포인트에 대해 알찬 내용을 명쾌한 필치로 담아낸다. 사람들이 잘 헷갈리는 대목이나, 해석이 분분한 대목 등에 대해서도 중점을 두어 서술하고 있다.

 

가끔씩은 친절한 해설이 좀 과하다 싶을 때도 있기는 하다. 예를 들어 베르디의 <돈 카를로>는 주인공 돈 카를로가 곤경에 처한 상황에서, 갑자기 돈 카를로의 조부 카를로 5세의 무덤이 열리며 '유령'이 돈 카를로를 무덤으로 데려가며 끝난다. 그런데 <오페라 366>에서는 이 장면에 대해, 카를로 5세가 대외적으로는 죽었다고 알려졌지만 실은 은둔 수도사 생활을 하고 있었고, 위기에 처한 손자를 구하기 위해 유령이 나타난 것처럼 한바탕 쇼를 해서 손자를 구한 것이라고 요약한다. 아무리 가장 무난한 해석으로 통용되는 견해라지만, 오페라에서 유난히 모호하게 처리되었고 가뜩이나 의견이 분분한 장면을 지나치게 단정적으로 서술한 것 같아 조금 마음에 걸린다. 하지만 원전을 따른답시고 알쏭달쏭한 이야기를 툭 던지고 끝나는 것보다 이렇게 명쾌한 서술을 선호하는 사람도 많을 것이니, 취향 문제라고 해야겠다.

 

다만 이 책의 편집에서 아쉬운 점이 워낙 많이 남아 별을 깎았다. 전체적인 편집과 구성은 꽤 괜찮은 편이다. 오페라 작품을 다루는 꼭지 앞에 오페라의 공연 장면 등을 담은 이미지컷을 하나 배치하고, 오페라의 초연 연도, 주요 배역, 유명한 아리아 등 주요 특징을 작은 표로 간명하게 만들어 정리했다. 간결한 편집과 텍스트 배치가 깔끔하고 정돈된 인상을 준다. 그런데 아이디어 자체는 좋았으나, 곳곳에서 어이없는 실수가 속출하고 있다. 무성의한 편집 때문에 책 내용의 미덕마저 빛을 잃는 것 같아 화가 날 지경이다.

 

가장 황당했던 건, 오페라 이미지컷에서 완전히 엉뚱한 사진이 쓰이는 경우였다. 베르디의 <라 트라비아타>에 마스네의 <마농> dvd 표지가 올라와 있다거나, 칼라스가 <일 트로바토레>를 공연할 때 찍었고 나중에 음반 표지로 쓰인 사진이 베르디의 <운명의 힘> 이미지컷으로 떡 올라와 있다거나... 웬만큼 유명한 음반이나 dvd의 표지만 알고 있는 상황에서도 눈에 밟히는 것이 이 정도이니, 공연 사진 등에서는 얼마나 많은 오류가 있을지 모르겠다. 의욕이 있어도 자료가 부족해 실수할 수는 있다. 하지만 유명한 음반이나 dvd 표지를 완전히 엉뚱한 작품의 소개에 가져다놓는 건, 오페라 이미지를 무성의하게 선정했다고밖에는 볼 수 없다. 없어도 될 오페라 이미지컷을 굳이 집어넣었으면서, 이게 대체 뭔지. 게다가 같은 아리아를 두고서도 표에서 나온 번역과 본문에서의 번역이 다른 경우도 종종 나온다. 최종 편집과 교열 단계에서 조금만 신경을 썼어도 될 일을, 이렇게 어처구니없이 눈에 띄는 실수로 만들어버리다니.... 이외에도 황망한 편집 실수가 여럿 있다. 하루빨리 이런 대목을 정정한 개정판이 나오기를 바라 본다.

p*******1 2012.03.17.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