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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쓸한 투명의 공간속 한적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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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를 선택한 건 완전히 고바야시 때문이었다. 카모메식당의 여주인, 메가네의 손님에서 고바야시는 예의 그 자연스럽고도 줏대있는 모습을 여지없이 보여주었다. 물론 이 영화에서도 마찬가지. 고바야시를 보고 있으면 연기라는 것이 무엇인가에 대한 해답을 보여주는 듯하다. 이 영화도 역시 고바야시를 위한 고바야시에 의한 영화다. 이 영화. 우선 대사가 절대적으로 없다.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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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를 선택한 건 완전히 고바야시 때문이었다. 카모메식당의 여주인, 메가네의 손님에서 고바야시는 예의 그 자연스럽고도 줏대있는 모습을 여지없이 보여주었다. 물론 이 영화에서도 마찬가지. 고바야시를 보고 있으면 연기라는 것이 무엇인가에 대한 해답을 보여주는 듯하다. 이 영화도 역시 고바야시를 위한 고바야시에 의한 영화다.

이 영화. 우선 대사가 절대적으로 없다. 아마도 A4용지 두장을 넘지 못할 분량. 컷 하나에 대사 달랑 하나인 경우도 아주 많다. 음악도 없다. 게다가 아주 밋밋한 카메라 워크. 아주 조촐하고 진정으로 소박한 B급 영화라 할 것이다. 태국의 치앙마이에 있는 아주 조용한 리조트에서의 며칠간 이야기가 영화의 전부다. 내용을 굳이 따질 필요도 따질 수도 없고, 의미하는 바, 함축하는 바도 굳이 알아낼 필요도 알아낼 수도 없다. 괜히 머리만 아플 뿐이다. 할일없는 사람들, 하고싶은일만 하는 사람들, 강요하지 않는 사람들, 그저 바라만보는 사람들 뭐 이런 사람들이 이영화에서 활보한다. 제목은 수영장(푸~르)인데, 수영장 하나 덩그러니 있고, 수영장에서 수영하는 모습은 한 장면도 없다. 풀사이드에서의 몇 장면만 맛보기로 볼수 있다는 충격적 사실.

화려하지는 않지만, 그래서 재미도 없지만, 그래도 이런 B급영화를 선호하는 코코넛이 이영화의 미덕을 꼽으라면, 그 어릴 적 나홀로 있을 때의 쓸쓸함과 한적함이랄까. 아무도 없는 집에서 나혼자 맞이하는 해질녘의 감상 뭐 이런 것들이다. 수영장의 투명함에 아롱아롱 비치는 토요일오후의 상대적 휴식같은 그런 감정 - 왠지 모르게 느껴지는 외로움 또는 고독, 아니면 아쉬움 같은 - 이 서서히 밀려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문명과 기기로부터 소외된, 관계마저도 멀어지는 고요. 단지 그것이 원하는 것이라는 것만으로 모든 것을 포기하고 기꺼이 그것을 업으로 삼는 고바야시, 그런 엄마를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딸 카나, 아무런 욕심없이 하루하루를 영위해가는 리조트 오너 마사코, 뭔 저런 놈이 있을까 싶은 카세 료. 이들은 따로 또 같이 식사하고 따로 또 같이 그들의 문제를 해결하고, 따로 또 같이 리조트에서 산다.

무의미하게 살아가는 것 같은 이들에 관한 영화이지만, 이 영화에서는 리조트에 있는 엄마를 보러 온 딸의 관점과 그 딸을 바라보는 이 한가로운 리조트 일원들과의 시선이 계속적으로 교차되며, 새로운 의미를 창출해낸다. 내가 원하는 것이 과연 무엇인지, 그것을 하기 위해서는 어떤 희생을 감수해야 하는지, 그 희생이 나와 무슨 관계가 있는 것인지와 같은 질문을 제기하며, 의미있는 삶의 모습이 과연 어떠해야 하는 것인지 또다른 화두를 던지는 것 같다. 고바야시를 둘러싼 마치 정반합의 변증법을 보는 듯한 영화, 문명과 반문명의 사이에서 존재하는 것들에 대한 쓸쓸하고도 투명한 유리같은 영화.

YES마니아 : 골드 d******2 2012.01.09. 신고 공감 2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