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리뷰 (1)

한줄평
평점 분포
  • 리뷰 총점10 0%
  • 리뷰 총점8 0%
  • 리뷰 총점6 100%
  • 리뷰 총점4 0%
  • 리뷰 총점2 0%
연령대별 평균 점수
  • 10대 0.0
  • 20대 0.0
  • 30대 0.0
  • 40대 6.0
  • 50대 0.0
리뷰 총점 종이책
그의 인생을 통해 본 피카소의 예술 세계 입문서
"그의 인생을 통해 본 피카소의 예술 세계 입문서" 내용보기
90세가 넘어서까지 수만 점의 그림, 조각, 도기, 판화를 가리지 않는 왕성한 창작 활동을 보여준 성실한 작가. 입체파 혹은 큐비즘이라는 사조를 만든 창시자. 미술 분야에 주로 국한되기는 하지만 시도 쓰고 희곡도 쓰고 무대 디자인도 했던 가히 20세기의 레오나르도 다 빈치라고 불리기에 부족함이 없는 인물. 자신을 브랜드화해서 알리는 능력이 있고 자기 작품을 팔 줄도 아니 생전
"그의 인생을 통해 본 피카소의 예술 세계 입문서" 내용보기

90세가 넘어서까지 수만 점의 그림, 조각, 도기, 판화를 가리지 않는 왕성한 창작 활동을 보여준 성실한 작가. 입체파 혹은 큐비즘이라는 사조를 만든 창시자. 미술 분야에 주로 국한되기는 하지만 시도 쓰고 희곡도 쓰고 무대 디자인도 했던 가히 20세기의 레오나르도 다 빈치라고 불리기에 부족함이 없는 인물. 자신을 브랜드화해서 알리는 능력이 있고 자기 작품을 팔 줄도 아니 생전에 부와 명예를 모두 누려 본 몇 안되는 화가. 폭력으로 고통받는 사회계층을 외면하지 않고 그림으로 권력의 부당함을 고발했던 양심적이고 실천적인 지식인. 자신이 옳다고 믿는 정치 사조(공산주의)에 거침없이 부응해 나서는 지성인. 

'피카소'라고 하면 이 책의 표지에서처럼 조각조각난 여인의 얼굴이 먼저 떠오르는데, 개학을 앞두고 다녀오게 된 피카소 진품 전시회에서 보다 의미있는 감상을 하기 위해 '큐비즘의 개척자 파블로 피카소'를 먼저 읽었다. 그리고 저 여러 조각들처럼 몰랐던 피카소의 다양한 모습을 알게 되었다. 이 책은 미술 전공자가 아니라 애호가가 피카소의 일생을 중심에 놓고 그의 작품 세계를 설명한 글이라 피카소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도 아주 쉽고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
 

<한국에서의 학살> : 피카소같이 위대한 화가가 당시로서는 존재하는지도 모를 법한 동북아 끄트머리의 작은 나라 한국을 언급해 주는 정도가 아니라 대작의 주제로 삼았다는 데에 황송해할 수도 있겠으나, 작가 본인이 특정 군대, 특정 시점, 특정 사건을 모티프로 삼은 것은 아니라고 밝혔으니 그렇게까지 생각할 건 없다. 여성과 아이들의 체념과 공포, 심장없는 금속성 재질 군인들의 대조를 통해 전쟁의 비인간성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그림이다. 이번 전시회에는 파리에서 온 진품으로 감상할 수 있었으니 행운이라 하겠다. 

<깐느 해변> : 추상화를 거듭한 작품들은 해설이 없으면 그 의미를 짐작조차 하기 어렵지만 피카소가 말년에 그린 이 그림은 야자수의 힘찬 선, 파란 색조와 흰 색조의 교차가 깐느의 아름다움 뿐만 아니라 작가가 거기에서 느꼈던 시원한 감정까지 쉽게 짐작할 수 있도록 한다.

<광대 복장을 한 폴> : 느지막이 얻은 아들이니 몇십 배 더 예쁠 수밖에. 어릿광대는 대중들의 사랑을 갈구하는 슬픈 운명을 가졌지만 아들이 그 옷을 입었을 때는 더할 나위 없는 귀염둥이가 되고 만다. 자신의 재능으로 사랑하는 아들을 표현한 작품에는 늘 이입하게 된다. 애비의 마음으로.

 

피카소 탄생 140주년 기념 전시회에 가기 위해 읽은 이 책에서 알게 된 것은 아무래도 피카소라는 인간의 삶, 그의 삶과 예술의 관계이다. 위대한 예술가이지만 여자 관계에서는 희대의 난봉꾼이자 이기적인 인간이었다. 오죽하면 유년과 20대 초반을 제외한 그의 작품 시기를 그와 함께한 여성들을 기준으로 구별할까. 대상에서 새로운 영감을 받고 끊임없이 작품을 생산해야 하는 것이 예술가의 숙명이라지만, 거꾸로 나이에 관계 없이 피카소의 뮤즈 역할을 하다가 버림받은 여성들의 삶은 하나같이 비참하다. 단 한명, 피카소를 스스로 떠난 프랑수아 질로를 제외하고는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스스로에 대한 자존감이 넘쳤던 듯하다. "나의 어머니는 나에게 말했다. 만약 네가 군인이라면 너는 장군이 될 것이다. 만약 네가 성직자라면, 너는 교황이 될 것이다. 대신 나는 화가이고, 피카소가 되었다." 자신을 대명사로 인식하는 이 자신감. 거장에 반열에 오른 사람의 말이니 반박할 수도 없다. "나에게 미술관을 달라. 나는 그 안을 가득 채울 것이다." 직업과 직책 대신 나는 나 자신이라는 자각. 스스로를 보통명사화하는 자존감과 패기. 화가가 아니었더라도 분명 뭐라도 됐을 것 같다. 개인사로는 한없이 까일 수 있지만 예술로는 깔 것이 없는 사나이. 

죽은지 50년쯤 지난 그의 실제 그림을 눈 앞에서 보는 행운과 함께 '피카소'라는 예술을 한 발짝 더 알게 되어 기쁘다. 인간에 대한 경이로움으로 감동을 주는 르네상스 미술과는 달리 머리로 생각하고 이해하는 재미, 그리고 그 그림이 사회에 어떤 메시지를 주어야 하는지를 생각하게 한 재미있는 책읽기였다. 

덧붙여 이 책의 특이한 점이, 피카소의 그림과 함께 감상하면 좋을 음악을 추천했다는 점이다. 에릭 사티의 <짐노페디>와 이고르 스트라빈스키의 <풀피넬라>가 그것이다. 피카소의 삶과 그림을 더 풍부하게 느낄 수 있도록 돕는 잔잔한 음악들이다. "나는 보는 것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생각하는 것을 그린다"고 했던 피카소의 말을 곱씹으며 들어보기에 좋다.

YES마니아 : 로얄 s*************k 2021.08.30. 신고 공감 7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