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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를 배경으로 하는 <누가 미모자를 그렸나> 손미나의 첫번째 소설은 한번 보면 반할 수 밖에 없다는 미모자꽃과 같은 소설이다. 사랑의 도시 파리에서는 모두가 사랑을 갈구하거나 사랑을 하고 있거나 사랑때문에 아파하고 있는 ... 사랑의 도시이면서 아픔의 도시인 파리가 배경이다. 그리고 주인공들 또한 진정한 사랑을 이야기하고 있다.
화자는 장미와 테오가 서로 하나의 장을 교차하며 이야기를 이끌어나가고 있다. 장미가 한 장을 이야기하면 다음 장은 테오가 이야기하는 형식으로 이어나간다. 먼저 장미가 파리로 오게 된 이유부터 시작하자면 최정희라는 유명한 화가가 여덟 살 연하의 프랑스 연인 테오와의 숨겨진 이야기를 최정희 자서전을 대필하는 일을 맡게 되면서 부족한 자료를 찾기 위해서이다. 한국에서는 K그룹 최성렬 회장의 딸 최정희로 더 잘 알려져 있지만 불의의 교통사고로 사망한 레아의 발자취를 찾아 한국에서부터 파리로 날아온 장미로 말할 것 같으면 책에 대한 열정은 누구보다 강했지만 운이 따라주지 않아 한 번도 베스트셀러를 내지 못한 만년 이류 편집자이다. 최정희의 자서전을 대필하는 조건으로 자신의 소설을 내주기로 약속했지만 인생을 바꿀 수 있는 기회인 동시에 매우 위험한 일이 될 수 있는 일이기도 하다. 그러나 세상 모든 일이 그렇듯 , 절대 해서는 안 되는 일은 언제나 유혹적이다. 그러나 그렇게 파리에 왔지만 최정희와 테오의 모든 것이 담긴 여행가방이 로베르의 가방과 바뀌어져 있었으니, 이것이 로베르와 장미의 운명같은 만남의 시작이다.
마르세유에서 뱃일을 하며 한 번 보면 잊지 못할 미모의 소유자로 자란 테오는 마르세유에 여행온 영화제작자 피에르의 눈에 띄어 파리에 진출한다. 답답했던 시골마을에서 배를 청소해주며 따분한 현실을 마치 감옥처럼 느끼던 테오에게 파리진출의 유혹은 무척이나 달콤한 것이었다. 피에르르 따라 파리에 온 테오는 성공을 다짐하고 아르바이트로 보자르라는 예술학교에서 누드모델로 생활하고 있었는데 한 화가로부터 모델 일을 의뢰받게 되고 우연히 레아를 만나게 되자 레아가 모델을 의뢰한 의뢰인인 것을 알았지만 차마 레아에게 누드모델이 자신이란 걸 밝히지는 못한다. 부끄럽다고 생각한 적이 없던 누드모델일이 레아앞에서는 갑자기 수치스럽게 느껴진 것이다.그러자 테오는 모델일을 그만두고 연극인이 되기 위한 오디션을 보게 되고 이후 레아와 테오는 배우와 관객으로 조우하게 된다. 이 때부터 테오와 레아는 나이와 신분, 국경을 초월하며 사랑을 나누게 된다. 레아는 테오에게서 지적이고 총명한데다가 자기만의 뚜렷한 가치관을 가지고 있으며 세련된 말솜씨와 유머 감각까지 갖춘 데 대해 감탄해 마지 않았고 테오는 레아가 부르주아적 배경에서 자랐음에도 불구하고 사회주의적인 사상에 매료되어 있다는 점에, 또 성숙한 매력을 갖춘 동시에 소녀같이 순수하고 천진한 모습을 발견하게 되자 둘의 사랑은 걷잡을 수 없이 빠져들게 되지만 그런 완벽할 것 같은 그들의 사랑은 인생의 폭풍을 만나게 되는데 .......
인생의 폭풍은 원래 갑자기 몰아친다. 예상치 못한 순간에 뜻밖의 사건에서 비롯되는 그런 일들은 보통의 경우 인간의 힘으로 어쩔 수 없이 단념하게 되는데 드물게 이겨내는 사람들이 있다. 남다른 의지가 있거나 정말 운이 좋은 사람........
장미가 레아와 테오의 발자취를 따라가는 동안 현실에서 존재감없이 유령같은 존재로 자신을 표현하곤 하던 장미를 로베르가 위로해주며 둘은 파리와 프로방스의 여러마을 , 런던을 오가며 흥미롭게 러브스토리를 이어나가고 의사이지만 사회의 부조리에 현실을 부정하게 되었던 의사 로베르 또한 장미로부터 용기를 얻게 된다. 로베르의 집에서 우연히 보게 된 미모자꽃의 그림은 두 연인의 사랑을 이어주는 매개체인 동시에 미모자꽃이 나무를 가득 덮어버리는 것처럼 사랑으로 모든 것을 감싸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미모자꽃처럼 두연인은 탐스러운 사랑을 하고 있다. 진정한 사랑을 찾게 된 그들의 사랑이야기는 한 번 보면 반하는 미모자꽃과 같이 아름답고 이쁜 소설이다. 우주적인 움직임에 의해 운명 지어지는 것 그런게 사랑일 거라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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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모자'는 노란색으로 눈부시게 피어나 누구나 한 번 보면 반할 수밖에 없는 미모자꽃, 그 미모자꽃이 주위를 온통 둘러싸서 꽃을 밟지 않고는 한 걸음도 걸을 수 없다는 프로방스의 봄레미모자 마을, 그리고 두 쌍의 연인이 사랑을 키워 나가는 데 중요한 단서가 되는 그림의 제목이기도 합니다. -손미나-
이 소설은 프랑스에서 두 명의 한국 여자와 두 명의 프랑스 남자가 만나 사랑을 꽃 피우는 이야기다. 주인공 들은 한국, 프랑스 처럼 국적이 서로 다르듯이 직업도 서로 달라 마주칠 일이 없을 것 같다. 그러나 그들은 우연처럼, 운명처럼 마주친다. 운명이라는게 정말 있는 걸까. 파울로 코엘료의 <브리다>에서 처럼 내 반쪽을 알아보는 눈이라도 있는 걸까. 그들은 운명처럼, 자석에 이끌린 것 처럼 상대방을 향하는 마음을 자연스럽게 놔둔다. 주저하거나 도망치지 않고 당당하게 마주선다.
그들은 화가인 '레아 최'와 배우를 꿈꾸는 남자 '테오'. 레아의 발자취를 추적하는 작가 '장미'와 그의 연인이 된 의사 '로베르' 이다.
장미 이야기와 테오 이야기가 번갈아 가며 한 단락씩 교차하며 내용이 전개된다. 장미와 테오는 자신의 이야기부터 시작해서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고, 사랑하고 어떤 우여곡절을 겪는지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끌어 간다.
장미 커플이 테오의 커플을 찾아가는 이야기여서 추리소설을 읽는 것 처럼도 느껴지고, 달달한 사랑이야기에 로맨스 소설을 읽는 느낌도 있다. 예쁘고 멋진 남자, 여자 주인공들이 프랑스 라는 나라에서 만났다. 로맨틱한 느낌이 가득한 프랑스에서의 만남이라 사랑으로 이어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게 느껴졌다. 왠지 웬수들 끼리 파리 한 복판에 떨어뜨려 놔도 서로 화해하고 돈독한 사이로 만들 것 같은 나라다.
저자의 여행기도 읽고 느낌이 참 괜찮았는데, 소설로도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김탁환 작가의 말처럼 어쩌면 저자는 소설을 쓰기 위해 태어났는지도 모르겠다. 독자를 빨아들이는 흡인력과 뒷 얘기를 궁금하게 만드는 전개가 영화를 보는 듯한 재미가 있었다. 정말로 소설가의 영혼을 지녔는지도 모르겠다. 소설은 누가뭐래도 재밌어야 한다는게 내 생각이다. ^^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 소설에 쏙~ 빠져 읽었다. 재밌었다. 영화로 만들어도 잘 어울릴 만한 이야기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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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미나 작가의 책은 다 재미있게 읽었다. 손미나 작가의 여행기를 읽고 있노라면 정말 당장이라도 그곳으로 떠나가고 싶은 마음이 들어 그 마음을 진정시키려면 안타까운 나의 현실을 생각하게끔 했다. 그런 손미나 작가가 장편소설을 냈다고 했으니 일어봐야지 했으나 쉽게 손이 가진 않았다. 아마도 내 무의식 중에 손미나 작가의 유명세가 내용보다 더 강하지 않을까 싶었던 것도 컸었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나서는 그런 생각을 한 것이 부끄러웠으며, 정말 너무 재미있게 읽히는 책이라는 사실에 놀랐다. 여행기만 쓴 작가가 장편 소설을 어떻게 썼을까?하는 반신반의하는 마음이 책을 읽을때 들었으나.. 책을 다 읽고 난 뒤에는 어떻게 첫 장편소설을 이렇게 맛깔나게 잘 썼나 싶을 정도였다.
장미는 교통사고로 요절한 유명 대기업의 회장의 딸 레아의 이야기를 대필해 달라는 부탁을 받게 된다. 레아는 프랑스에서 화가로 활동을 하고 있을때 9살 연하의 프랑스 애인이 있었는데, 그 사랑 이야기를 추적하여 글을 써달라는 것이였다. 작가의 꿈을 꾸고 있었으나, 현실은 대필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그녀에게 김선배는 이 글을 잘 써주면 장미의 책을 내 주겠다고 제안을 했다. 자신의 책이 나올 수 있다는 말에 넘어간 장미는 프랑스로 날아간다.
레아에 관한 자료가 든 가방이 뒤바뀌게 되고, 장미는 바뀐 가방의 주인을 찾는 단서를 발견하게 된다. 물론 그 단서에는 글로벌한 제약회사에서 아프리카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죽음의 신약 실험에 관한 자료들이 들어 있었지만 말이다.. 장미는 바뀐 가방의 주인이 살고 있는 곳으로 달려가고, 거기서 멋진 프랑스 남자 로베르를 만나게 된다. 가방이 바꿨다는 것을 장미를 통하여 알게 된 로베르 역시 가방의 내용물 때문에 당황하기는 마찬가지..
그 둘은 함께 바뀐 가방을 찾으러 가기로 한다. 도저히 찾을 수 없었던 레아의 흔적을 우연한 기회에 접하면서 장미는 곧 자신이 해야 할 일이 끝날 것이라고 낙관을 하게 된다. 하지만 그 문제는 쉽게 풀리지 않았고, 여전히 레아의 애인 테오의 행방 역시 알 수가 없었다. 쉽게 낙담하는 그녀를 지켜주던 로베르..
장미가 그렇게 찾고 싶어했던 레아와 테오. 레아는 한국의 대기업 회장의 딸로 화가로 활동을 하고 있었고, 테오는 마르세유에서 태어나서 뱃일을 하다가 배우가 되고 싶어 파리에 와 미대 누드모델을 하고 있었다. 둘의 만남은 운명처럼 그들을 끌어당겼고, 신분과 나이와 국적의 차이 없이 그들은 서로 사랑에 빠지게 된다. 딸을 통하여 프랑스의 고가 미술작품을 밀수입하려고 했던 아버지로 인하여 레아는 경찰에게 잡히게 되는 위험에 빠지게 된다. 가까스로 보석으로 풀린 레아는 한달 뒤에 프랑스와 스페인의 국경지대에서 교통사고로 요절을 한다. 어디에서나 그녀의 시체는 찾을 수 없었지만 그녀의 아버지는 그만 죽은 걸로 하겠다고 한다.
소설에는 레아와 테오의 사랑이야기, 그리고 그런 사랑 이야기를 찾아가던 장미와 로베르이 이야기가 교차 전개되고 있다. 자신의 모든 것을 버리고 정말 사랑했던 레아와 테오의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는 만년 대필작가로 일하던 장미에게도 멋진 사랑을 전해주고 그녀에게 자신만의 책을 낼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준다.
미모자.. 프랑스 봄레미모자 마을에서 활짝 피는 노란색 꽃 미모자. 그 미모자를 레아는 무척이나 사랑했고, 그녀는 미모자 그림을 즐겨 그렸다. 그런 미모자의 그림은 그녀가 요절한 다음에도 그 마을 갤러리에 나오게 되고, 루실 천이라는 작가의 작품으로 말이다. 그런 미모자의 그림을 장미는 누가 그렸는지 추적을 하게 되고, 레아와 테오의 아름다운 사랑의 종착점에 도착하게 된다. 누가 미모자를 그렸나? 책을 중반쯤 읽었을 때, 제목이 주는 힌트를 알게 되었고, 그 힌트가 이 모든 사건의 가장 큰 힌트임을 알게 되었다.
이 책을 다 읽고 덮고 나니, 몇년 전 미국에서 갑작스럽게 목숨을 끊은 모 대기업 회장의 딸이 생각났다. 물론 그 죽음의 원인을 알 수는 없었지만.. 이 책을 읽고 나니 왠지 모를 동질감이 느껴졌다. 사랑.. 그 사랑을 위하여 어떤 이는 모든 것을 버린다. 모든 것을 버렸기에 그 사랑이 더욱 아름답고 견고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이 가을.. 이 책은 가슴 찡한 사랑 이야기를 우리에게 전해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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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패드를 구입하고 몇권의 책들을 여기저기에서 다운받았다. 그 중 요즘 눈에 많이 익었던 [누가 미모자를 그렸나]를 먼저 읽기 시작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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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이곳저곳 화제의 소식을 전하던 방송 프로그램인 “세계는 지금” 방송 진행자였던 아나운서 "손미나"씨. 방송을 잠시 쉬고 남미와 스페인의 여행 기록을 담은 “에세이”를 펴내 작가로도 잘 알려진 그녀의 작품을 검색해보니 서어서문학과 전공을 살린 번역 작품과 직접 쓰거나 참여한 책 포함해 총 일곱 권이나 자신의 이름을 단 작품이 검색된다(YES24 기준).아나운서로서 언변(言辯) 뿐만 아니라 글솜씨 또한 그에 못지않은 다재다능한 분으로 짐작이 되는데, 아쉽게도 그녀의 작품을 접해볼 기회가 없었다. 그런데 드디어 이번에 그녀의 첫 장편소설이라는 <누가 미모자를 그렸나(웅진지식하우스/2011년 7월)>로 그녀를 만나게 되었다. “파리에선 누구나 사랑을 하고, 프로방스에선 누구나 꽃을 밟는다”라는 문구와 함께 제목에 등장한 “미모자”로 짐작되는 노란 꽃으로 장식된 표지가 인상적인 이 책, 우선 "미모자"라는 꽃은 처음 들어보는 꽃 이름이라 다시 인터넷을 검색해보았다. 아마도 1월 26일 탄생화(誕生花)인 “미모사(Humble Plant)”를 칭하는 말인 것 같은데, 작품이 프랑스 배경이니 "미모자"는 "미모사"의 프랑스어식 발음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느 인터뷰에서 방송을 그만 둔 이유가 출판사로부터 1년에 한 권씩 꼭 책을 출간해보자는 아주 매력적인 제안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밝히고 있는, “이 여잔 소설가가 될 수 밖에 없는 영혼이다”라는 김탁환 작가의 평처럼 안정적인 직장을 그만두기까지 하면서 의욕적으로 집필한 첫 장편 소설이자 우리나라에서는 흔하게 볼 수 없는 로드 무비 픽션(Road Movie Fiction)인 이번 작품, 여러모로 기대가 되는 이 소설의 첫 페이지를 열었다.
프랑스 항구도시 마르세유에서 아버지를 도우며 살아가는 스무살 청년 “테오”, 언젠가는 더 넓은 세상에 뛰어들어 진짜 삶에 도전해보고 싶은 욕망을 억누른 채 살아가야 하는 현실을 원망스러워하는 그를 눈여겨 본 파리에서 온 영화제작자 “피에르”가 그에게 파리로 함께 가자는 제안을 해온다. 그와 함께 마르세유를 떠나 파리에 온 테오는 어느 대학 크로키 수업의 누드 모델 일을 시작하고, 2년 반 후 처음 그 일을 소개한 여교수로부터 새로 부임한 초빙 교수의 전속 모델일을 제안해오고, 승낙한 테오는 학교에 방문했다가 한국에서 온 여인 “레아 최(최정희)”와 운명적인 만남을 갖게 된다. 자신을 그린다는 초빙 교수가 바로 “레아 최”임을 알게 되었지만 누드모델이라고 밝히지 못하고 헤어져 온 테오는 그녀와의 첫만남을 못내 잊지 못하고 이곳저곳을 정처 없이 배회하고 다니다가 우연찮게 마르세유 억양의 배우를 구한다는 연극 오디션 공고를 보고 응모하게 된다. 피치 못할 사정으로 갑자기 무대에 오르지 못하게 된 배우를 대신한 대역 배우였지만 테오의 연극은 흥행에 성공하고, 피날레 공연을 성공리에 마치고 대기실에 돌아온 테오에게 스태프가 쪽지를 전해온다. 바로 그의 공연을 관람한 레아 최의 메모였던 것이다. 그녀를 찾아 급히 극장 밖으로 나섰지만 그녀를 놓치고 난 테오에게 쪽지를 가져다 준 스태프가 레아의 사진이 들어 있는 프랑스 유명 연극 동호회 “아리스토텔레스”의 회원을 가져오고 테오는 극단의 캐스팅 및 연출 총책임자인 파트리크에게 부탁해 “아리스토텔레스” 모임에 참석해 꿈에 그리던 레아 최와 조우하게 된다. 그녀를 사랑하게 되었음에도 쉽게 고백하지 못했던 테오는 콩코르드 광장의 관람차에서 그녀에게 사랑을 고백하고, 그녀 또한 그의 고백을 받아들이면서 마침내 둘의 열정적인 사랑은 시작된다. 행복한 시절을 보내던 중 한국에 잠시 다녀오겠다던 레아가 그만 공항에서 경찰에게 체포되는 일이 발생한다. 한국 대기업 회장인 레아의 아버지가 레아도 모르게 레아의 짐 속에 감추어 프랑스 명화를 밀반입하려다가 그만 발각되어 잡힌 것. 레아의 아버지는 테오에게 자신의 죄를 뒤집어 씌우려고 하지만 테오는 단호히 거부하고 레아를 구해낼 방법을 강구한다. 잠시 보석으로 풀려난 레아는 스페인 화가 “달리”가 살았던 카다케스라는 도시에서 실종되고 사건은 교통사고 사망 사건으로 서둘러 종결되고야 만다.
그로부터 1년 후 여성 대필(代筆) 작가인 “장미”에게 K그룹 최성렬 회장 딸이면서 그림을 그리던 여자인 “최정희(레아 최)”의 유고(遺稿)를 완성해달라는 제안이 들어오고, 장미는 이번 한번만이라고 마음 먹고 자료 조사를 위해 파리로 날아온다. 그런데 그만 리옹 기차역 식당 입구 짐 보관소에서 최정희에 대한 기록이 담겨 있는 가방과 똑같은 형태인 프랑스 남자 의사 “로베르 브누아”의 가방과 바뀌는 사고를 당하고, 그에 집까지 쳐들어와 가방을 내놓으라고 하지만 이미 장미의 가방은 로베르의 친구에게 보내져 2주 후에나 받을 수 있다는 말에 그만 상심하고 만다. 로베르의 집 거실에 걸려 있는, 흐드러지게 핀 노란 꽃나무로 뒤덮인 마을의 모습을 그린 유화 두 점을 본 장미는 문득 자신이 찾고 있는 테오의 편지 글 귀를 떠올리고 로베르에게서 그 그림이 “봄레미모자”라는 마을에서 산 그림이라는 것과 그림의 이니셜이 바로 레아 최의 것과 같다는 것을 알게 되고 로베르와 함께 그리로 향하게 된다. 테오와 레아 최를 향한 로베르와 장미의 여정은 봄레미모자와 코트다쥐르 해안의 포르크로 섬, 파리, 런던으로 계속 이어지고 우연찮게 만난 로베르와 장미 둘 사이에서 사랑이 싹트게 된다. 마침내 다시 봄레미모자로 온 둘은 테오일 것으로 짐작되는 한남자인 “뱅상 토랑트”를 만나게 된다.
이야기는 이처럼 테오와 레아의 사랑, 그리고 그 둘을 찾아나서는 로베르와 장미의 여정, 이렇게 두 쌍의 연인들의 아름다운 사랑을 그려낸 이 책은 서로 다른 시간대인 “장미”와 “테오”의 이야기가 교차되어 소개되는 형식으로 전개되다가 마지막에 이르러 하나로 합쳐지는 구성으로 되어 있다. 원래 이렇게 교차되는 형식의 이야기를 좋아하지 않는지라 - 한 이야기에 집중하려 하면 다른 이야기가 시작되어 이야기 흐름에 혼란스러워서 그다지 좋아하진 않는다 - 아예 앞선 시간대인 ‘테오“ 이야기를 먼저 찾아 읽고 그리고 ”장미“ 이야기를 따로 찾아 읽었다. 사실 남녀간의 사랑을 그린 ”로맨스“ 소설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지라 이 소설이 첫 작품이란 것을 믿겨지지 않을 정도로 여성 작가 특유의 섬세하고 감성적인 문체로 두 쌍의 연인들의 낭만적인 사랑 이야기를 그려냈지만 아쉽게도 큰 감흥을 느끼지는 못했다. 그녀의 작품이 감동적이지 않아서가 아니라 감성이 무뎌진 내 자신을 탓해야 할 것 같다. 다만 프랑스 이곳저곳과 런던에까지 이어지는 이국적인 풍경이 머릿 속에 시각적인 상상을 불러일으키는 점 만큼은 참 인상적이어서 이 책이 드라마나 영화로 영상화가 된다면 이국적인 풍경과 매력적인 등장인물 - 프랑스 영화에서 종종 볼 수 있는 로맨틱한 프랑스 남성 특유의 매력을 여실히 보여주는 테오와 로베르에 푹 빠져들 여성 독자들이 제법 많을 듯 하다 - 로 아름다운 영상을 만들어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비록 나는 큰 감흥을 느끼지 못했지만 글 자체로만 보면 충분히 “성공적인” 첫 데뷔작을 써냈다고 평가할 수 있는 “소설가” 손미나 작가, “이번만큼 글쓰는 일이 고통스러운 적도, 신난 적도 없었다”는 그녀의 고백처럼 앞으로도 더 멋진 소설을 우리에게 선보여주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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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습니다. 손미나는 여행에세이 작가보다 소설가로서의 재능이 더 있는 것 같네요. 사실 전작인 여행에세이를 읽고 '내 스타일이 아니다' 라는 생각에 읽기전부터 먼저 만났던 여행에세이에 대한 이미지를 지우고 새로운 마음으로 읽자 생각했습니다. 책을 읽기전에 책 표지에 이 글에 대한 짧은 평들을 읽어보곤 '그래?' 하는 마음에 읽기 시작했는데 읽기 시작하면서 빠져들기 시작하네요. 여행으로 다져진 작가의 내공이라고 해야할까요? 현지를 생생하게 묘사한 글, 미술에 대한 해박한 이야기들, 그리고 잘 짜여진 글의 짜임 속에 네 남녀의 사랑이야기가 적절하게 잘 버무려져 있습니다.
"인생의 폭풍은 원래 갑자기 몰아친다, 예상치 못한 순간에, 뜻밖의 사건에서 비롯되는 그런 일들은 보통의 경우 인간의 힘으로 어쩔 수가 없어 그냥 단념하게 되는데 드물게 이겨내는 사람들이 있다구요. 정말 남다른 의지가 있거나 정말 운이 좋은 사람... 그러고는 저와 함께 있었던 게 자기 인생의 가장 큰 행운이었다면서, 언젠가 제게도 그런일이 필요하면 도움을 청해도 좋다고 했어요."/p32,33
글은 대필작가인 장미와 테오의 이야기로 한 챕터씩 진행되는데 퍼즐이 한 조각씩 맞추어 가는것 처럼 재미있습니다. 파리, 프로방스의 봄레미모자, 런던을 오가며 미모자꽃 그림으로 시작되는 이야기는 달콤한 로맨스 이야기 같기도하고, 한 연인의 행적을 조사하는 추리소설 같기도 합니다. 글을 읽는 재미는 무엇보다도 사진이 아닌 글만으로 표현된 풍경들인데요... 한 편의 영화를 감상하는 듯한 기분이었습니다. 초반에 살짝 과하다 싶을 정도로 상세 묘사된 이야기가 전개되는데 앞부분만 그렇구요 전체적인 흐름 좋네요. 무엇보다 봄이면 노란꽃이 만발한다는 봄레미모자.. 그곳이 가고 싶어져어요.
지금도 혹시 내가 해서는 안 될 일을 하는 건 아닌지 고민될 때가 있어요. 하지만...어쩌면...당신은 이해를 못 하겠지만... 난 어릴 적부터 다른 일은 꿈도 꾸어보지 않았어요. 오로지 소설가가되는 것만을 생각하면서, 그것을 위해서만 살았다구요. /p179
극중 대필 작가로 등장하는 장미의 독백은 손미나가 하고 싶었던 이야기가 아닐까? 하고 생각해보게 됐어요. 소설가로서의 첫 작품...멋졌습니다. "이 여잔, 소설가가 될 수밖에 없는 영혼이다."라는 김탁환님의 추천사를 읽고 좀 오버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책장을 덮고는 어쩌면 그럴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그녀의 소설가로서의 무한한 가능, 그 일부를 엿본듯 했습니다. 그녀에 대한 이미지를 호감으로 급 전환 시켜준 멋진 소설이었어요. 여행같았던 소설...로맨스,약간의 추리, 예술이 함께하는 이야기 이 여름이 끝나기 전에 읽어보지 않으실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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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미나의 로드 무비 fiction 누가 미모자를 그렸나 손미나 지음 웅진지식하우스
파리에선 누구나 사랑을 하고, 프로방스에선 누구나 꽃을 밟는다. "이 세상에 우연히 이루어지는 것은 단 하나도 없다"
'미모자'는 노란색으로 눈부시게 피어나 누구나 한 번 보면 반할 수밖에 없는 미모자꽃, 그 미모자꽃이 주위를 온통 둘러싸서 꽃을 밟지 않고는 한 걸음도 걸을 수 없다는 프로방스의 봄레미모자 마을, 그리고 두 쌍의 연인이 사랑을 키워 나가는 데 중요한 단서가 되는 그림의 제목이기도 합니다 -손미나
김탁환 소설가의 발문을 보면 손미나는 어떻게 하면 소설가가 될 수 있는지 물었다고 한다. 그는 "소설을 쓰면 소설가가 될 수 있습니다" 라고 답했단다. 여행기나 일기 혹은 번역문이나 에세이가 아니라 꼭 소설을 쓰고 싶었다는 손미나 아나운서..아니 여행 작가.. 아니 이제는 소설가. 소설을 써서 그녀는 소설가가 되었다. 첫 소설을 냈을때, 그동안 그녀가 썼던 여행 책을 모두 읽은 독자라 바로 구입은 했지만, 몇 장을 넘겨 작가의 말 그리고 첫 페이지까지 읽고 조금은 어색한 느낌을 받았다. 친구와 책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손미나 작가는 그냥 여행 작가까지가 좋을 것 같단 말도 했다. 바로 거기까지 읽었을 땐 그랬다.
똑부러지게 TV에서 말하던 그녀는 어느날 여행 작가가 되었다며 아나운서를 관두었다고 했다. 그리고 여행 작가가 되었고... 이후 소설가가 되고 싶었고 그렇게 되었다. 고등학교 때 [노인과 바다]를 읽고 그녀는 큰 감명을 받았고 헤밍웨이의 "진정한 사랑이 세상 모든 두려움을 없애주듯이, 진실하고 정직한 소설은 인간의 마음에 희망이 될 수밖에 없다" 는 말을 빌려 그의 소설도 완성되었다고 한다.
커다란 전지에 아주 큰 동그라미를 그리고 그리고 그 안에 동그라미를 4개를 겹치게 그리고 4개의 동그라미 주위에는 조금 작은 동그라미, 더 작은 동그라미 그리고 동그라미 안에는 장미,로베르,테오,레아의 이름을 쓰고 더 많은 동그라미들로 채우고 노랗게 물들여 누구나 한 번 보면 반할 수밖에 없는 미모자 꽃을 손미나 소설가는 그리고 말았다. 화가가 되고 싶었던 히틀러가 화가가 되었더라면, 히틀러는 히틀러가 아니었을 것이다. 소설가가 되고 싶었던 손미나가 소설가가 되지 않았다면...하는 생각을 하게 했다. 난 좀 멀리가는...
아주 아주 열심히 부른 가수의 노래의 기교나 악기나 그런 것들이 모두 훌륭해도 무대에서 자유로운, 교감하고, 즐기는 그런 가수에게서 오는 감동을 받을 수 없을 때가 있다. 뭐랄까...너무 열심히 해서 어색한... 사실은 너무 열심히 의무적인 느낌의 묘사, 친절한 주석 같은 것들이 조금 방해가 되기도 했다. 어떤 책은 읽을 때마다 감동의 부분이 다르고 좋은 부분이 다르고, 새롭게 다가오는 의미가 있는데....감동의 위치가 정확한 소설이랄까.... 하지만 로드무비 fiction 이라는 말처럼. 김탁환 소설가의 말처럼 연애소설이자, 예술가 소설이고 여행 소설이자 추리 소설이기도 한. 멋진 이야기를 만들어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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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시놉시스만 들어도 멋진데요? 그게 어째서 시시한 얘기예요? 이런 걸 어떻게 다 상상해서 글로 쓴단 말이죠? 대단하군요. 장미! 정말 근사해요. 이런 작품을 못 알아보다니...한국 출판사 사람들은 안목이 별로 같은데요? 분명 좋은 결과가 있을 거예요. 나도 읽어보고 싶은데 어떻게 하나... 한국어를 배울 수도 없고...프랑스어로도 번역이 되게 해봐요, 네?"
"소설이란 건 어차피 다 자전적이란 말도 있어요. 그 여자가 결국은 나일지도 모르죠. 온 세상을 다 둘러보면서 멋지게 살고 싶은데 그럴 수없게 하는 현실의 벽은 너무 높고...원래 백 퍼센트 창작이란 건 없다잖아요. 어딘가에서 보고 듣고 읽고 어떤 방법으로든 머릿속에 입력된 것이 어느 순간 튀어나오는 것일 뿐. 난, 어쩜 내 얘기가 하고 싶은 건지도 몰라요. 그 이야기를 들어줄 사람이 필요한 거고...."
p.250
------------------------------------------------------------------------------------------- 로베르가 장미에게 했던 이 말은 당신이 듣고 싶은 이야기이군요. 장미의 대답은 당신이 소설을 쓰는 이유이겠지요.
지난 4월에 갔었던 파리를 다시 가보고 싶을만큼 왜 관람차를 타고 오지 않았을까 후회하게 될 정도로... 당신이 본 파리의 모든 것을 온전하게 그려주셨습니다.
소설 속의 장미는 당신 같았고. 장미는 지금 행복하겠지요? 당신의 이야기를 들어줄 준비는 되어 있습니다. 언제나 하고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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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들에게 잘알려진 한국방송의 인기 아나운서가 여행작가가 되어 출간한 화제의 여행에세이라 해서 오래전 처음 접한 작가의 글맛에 푹 빠졌던 기억이 떠올랐다. 스페인에 대한 자유로운 여행기였다. 그녀가 전공한 나라의 여행기라서 더욱 흥미롭게 그리고 새롭게 읽혔던 것이다. 기실은 풍광도 그렇지만 그보다 더 인간관계의 매력이 물씬 느껴지는 글들이었고 아나운서로서의 말빨(?)만큼이나 작가로서의 글맛, 그러니까 문체가 탄탄하게 느껴졌었다. 그리고 몇년후 발간한 그녀의 첫 장편소설을 미루고 미루다 최근에야 읽었다. 책이란 것은 사람과 마찬가지로 어떤 인연이 있는게 아닐까 싶을때가 종종 있다. 무심코 지나친 책중엔 언젠가는 꼭 만나게 되어 읽는, 혹은 읽히는 경우가 있고 또 꼭 읽어봐야지 하는 책도 시기를 제대로 만나야 읽히는 것이다. 바로 그 '때'가 따로 정해져 있는게 아닐까 싶은 것이다. 그리하여 오랜만에 만난 그녀의 첫 소설은 '로드무비 픽션'이란 한눈에 확 잡히는 쟝르를 표지에 달고 있었다. 한마디로 그녀의 첫소설로서 기대에 부응하는 소설이었다. 첫소설이 너무 퍼펙트하거나 임펙트가 강하면 차기작이 흔들리는 경우를 많이 봐 왔기 때문이다. 아닌가, 좀 더 임펙트가 강해야 했던 것일까. 여튼, '자유의 아이콘'으로 불리는 그녀의 첫소설인데 짜임새, 구성과 문체, 스토리텔링 등이 촘촘하니 똑 부러지는 느낌이었다. 작가적 고심의 흔적 또한 촘촘한 느낌이었다. 그녀가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먼 북소리>를 읽다가 그의 문장에 마음속 북소리가 둥둥둥 울려 왔으며 그때 그녀 인생의 길을 틀기로 마음 먹었다는 글을 읽은 적 있는데 그리곤 이 작품을 썼고 얼마 전 파리를 테마로한 새 에세이집이 출간되어 현재 에세이부문 베스트에 오른 걸로 알고 있다. 딴 얘기 지만 글맛에 들렸다는 표현은 이럴때 필요한 표현이 아닌가 싶다. 작가와 함께 글맛에 들린 독자들이란 말이다. 다시 이 작품으로 돌아와서, 프랑스 리옹역에서 시작된 사건, 뒤바귄 가방으로 인해 시작되는 스토리는 고스트 라이터, 즉 대필작가 장미와 프랑스 의사 로베르, 그리고 프랑스 연극배우 테오와 한국의 화가 최정희, 레아 최의 두쌍으로 이뤄 진 러브라인이 서로 교차하면서 편집되어 이야기를 끌어 가는 플롯이다. 배경은 프로방스 봄레미모자 마을을 주축으로 해서 빠리, 런던, 한국을 오가며 펼쳐진다. 작가로서 그녀의 위트와 집요한 스토리텔링, 촘촘한 구성이 돋보이면서 두쌍의 연인이 사랑을 키워 나가는 중요한 모티브로서 등장하는 미모자 꽃 풍경의 그림으로 화가에 대한, 그리고 그림에 대한 다양한 정서적 묘사가 인상깊게 그려진다. 아울러 미스테리한 분위기는 스토리에 대한 궁금증을 배가시켜 독자의 시선을 책속으로 계속 끌어 당기는 힘이 있다. 그것을 우리는 스토리를 끌어가는 박진감이라 흔히 말하곤 한다. 또 연인들의 사랑에 대한 정서와 갈등들이 튀지 않게 세련미를 보인다. 챕터의 말미가 문체적으로 깔끔하게 정돈되듯 마무리되어 다음 챕터가 궁금해지는 장면전환의 테크닉적 스타일이 스마트하다. 인생의 격랑속에 미미한 인간으로서의 갈등과 고뇌들이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그러한 모든 것들을 극복하는데 있어서 반드시 필요한 '용기'로 나타남을 보여주기 위해 작가는 첫소설로서 오랜시간 공들여 이 작품을 구축한 듯 싶다. 말미에는 주요인물들의 노년의 삶을 통해 아련한 미래에의 기대를 미련없이 보여주는 센스를 통해 왜 이작품의 표지에 '무비'란 단어가 포함되었나 이해하게 할 정도의 다분히 영화적 스토리텔링임을 직감하게 한다. 한편 작가의 아나운서로서의 노하우를 잘 활용한 방송 인터뷰 장면들은 보다 효과적인 배치들이 아니었나 싶다. 이러한 장면들은 독자들에게 또다른 흥미로운 미소를 안겨주는 작가적 센스로 기억될 것이다. 글맛이 살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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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란 기본적으로 글을 쓰고 싶은 욕망이 있는가 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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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이란 건 어차피 다 자전적이란 말도 있어요. 원래 백 퍼센트 창작이란 건 없다잖아요. 어딘가에서 보고 듣고 읽고 어떤 방법으로든 머릿속에 입력된 것이 어느 순간 튀어나오는 것일 뿐. 난, 어쩜 내 얘기가 하고 싶은 건지도 몰라요. 그 이야기를 들어줄 사람이 필요한 거고…. -p.250
그렇다. 소설은 현실적 허구라고들 한다. 픽션,이라고들 하지만 어쨌든 어느정도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는 것이다. 생각하기도 싫은 끔찍한 사이코패스가 등장하는 스릴러이든, 이런 일은 이야기 속에서만 있었으면 하는 슬픈 소설이든, 오로지 작가의 상상력 하나에 의존해 이야기를 써내려가지는 않으니까. 그래서 종종, 소설 속 등장인물이 어떤 글을 쓰든, 일단 '작가'라는 직업을 달고 있으면 그가 하는 말이나 행동 등을 보면, 평소 표현하지 못하는 것을 등장인물들의 입과 행동을 빌어 표현을 하는 것이 아닐까(아니 아마 맞을 것이다), 하고, 작가 본인의 이야기를 듣고있는 듯 상당히 생생하게 그리고 몰입하며 읽게 된다. 아나운서에서 여행 작가로, 그리고 이번에는 무려 소설가로 변신한 손미나씨의 첫 소설, <누가 미모자를 그렸나>를 만났다. 생각해보니 그녀의 여행 에세이는, 읽어본 적이 없었다. 꽤나 많은 인기를 끌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왜 하나도 읽어본 게 없을까. 손미나 아나운서의 여행작가로서의 전업 이후, 부쩍 여행 에세이의 출간 그리고 여행 작가의 등장이 늘어났던 걸 생각해보면, 아마 부러워서였을 것이다. 여행하고 돌아댕기는 것도 부러운데 아니 그걸로 책까지 낸단 말이야?!하고... 그야말로 열폭이었을지도...큭큭. 뭐 어쨌든 소설을 쓰는 것도 만만치 않을 텐데, 그녀는 또 다른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왠지 '그렸나' 대신 '죽였나'가 되어야할 것 같은 뉘앙스의 제목이지만, 어쨌든 수수께끼는 그것이다. '누가 미모자를 그렸나'.
언제나 대필작가로서 자신의 이야기는 정작 단 한 번도 빛을 보지 못한 '장미'는, 이번이 진짜 마지막이다,라는 편집자의 설득으로 재벌의 딸이자 화가인 최정희의 자서전을 대필하기로 한다. 베일에 싸여 있는, 그녀의 연인이었던 '테오'에 대한 이야기까지 갖추고 있으면 완벽할 것 같으니 프랑스에서 그 행방과 사연을 조사해 보기로 한 채.
그렇게 도착한 프랑스의 한 식당에서, 가방이 뒤바뀌는 사건이 벌어진다. 겨우겨우 찾아낸 바뀐 가방의 주인 로베르를 찾아간 장미는, 우연히 그의 집에 걸려 있던 LCh라는 서명이 박힌, 너무나도 노랗고 아름다운 마을 '봄레미모자'의 정경이 담긴 그림을 발견한다. LCh, 레아 최. 이 그림은 그녀의 그림은 아닐까? 이 그림을 구입한 화랑에서라면, 레아 최의 행방을 뒤쫓을 수 있지 않을까? 마침 그림에 얽힌 사연이 자신에게도 알 필요가 있다는 로베르와 함께, 장미는 그 그림의 행적을 쫓기 시작한다ㅡ.
한편, 소설이 전개되는 동안 또 하나의 시선이 등장한다. 바로 레아의 연인이었던 테오의 이야기로, 바닷가 마을 마르세유를 벗어나 파리로 상경한 그는, 운명처럼 레아를 만나 사랑에 빠진다. 그러나 '화가'라는 직업을 가진 딸이 필요했던 그녀의 아버지는 컴플렉스로 미술품을 마구잡이로 모으는 성향이 있는 사람이었다. 그는, 딸을 이용해 금지된 그림을 반입하려는 계획을 세웠고, 그로 인해 레아와 테오의 사랑에는 위기가 찾아오기 시작했다. 과거 레아 최와 테오의 사랑, 그리고 그것을 쫓고 있는 장미는 우연히 로베르라는 남자를 만나 또 다시 사랑에 빠진다. 사랑의 도시 파리를 품고 있는 프랑스를 배경으로 손미나는 두 연인의 사랑을, 교차하며 그려냈다. 목적하는 이의 행방을 뒤쫓고, 그림을 그린 화가의 정체를 찾는 등 나름대로의 미스터리적 요소도 갖추면서.
결론은, 결국 사랑이다. 낯선 여행지에서의 우연한 만남이 걷잡을 수 없는 사랑으로 발전한다는, 뻔하디 뻔한 소재다. 로맨스 소설을 즐겨 읽지 않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이거다. 결국 남 얘기라는 거다. 아무리 흔하디 흔한 사랑의 형태라고는 하지만, 자기 자신에게는 얼마나 큰 의미로 다가오는 것인가. 평범하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스스로에게는 자기자신에게는 큰 의미로 다가오는 것이 바로 '자기 일'이다. 남의 이야기에 시큰둥해야 하는 것은, 남 얘기가 비슷비슷하게 들려오면 지루하기 때문이다. 그 빤한 공식에 공감을 할 수도 있지만, 바로 나는,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연에서 시작된 인연, 그리고 첫눈에 반해버린 사랑ㅡ심지어 이건 잘생기고 아름다운 외모 때문이었다!ㅡ은, 나 자신에게 벌어진 일이라면 상당히 낭만적이겠지만, 소설 혹은 영화 속 이야기라 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어디선가 많이 본 듯한 익숙한 소재, 라는 것이다. 뭐 조금 더 솔직히 말하면 그냥 내 입맛에 맞는 소설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나 전혀 상관이 없었던 두 연인이 '장미'를 고리삼아, 아니 스스로가 고리가 되어 각자가 만나기 위해 찾아떠나는 이야기가 상당히 절묘하게 검은 글씨와 녹색 글씨가, 장미의 시선과 테오의 시선이 절묘하게 교차되어가면서 이야기를 풀어가는 손미나의 솜씨는 상당히 뛰어났다. 전혀 다른 장소에서 벌어지는 두 연인의 이야기를 어떻게 이어지게 구성을 했을까 상상해봤지만, 예정된 의문의 해소는 짐작 그대로였을지 몰라도 마지막 장면의 여운, 그리고 두 연인의 만남은 상당히 여운이 남았고.
그리고 무엇보다 좋았던 것은, 여행 작가로서의 경력과 재능을 듬뿍 살린 소설 속 프랑스의 정경이었다. 그들과 그들을 둘러싸고 있는 풍경 그 자체는, 그저 손미나가 소설을 쓰는 동안 프랑스에서 머물면서 어딘가의 연인을 그대로 데려오지 않았을까, 아니 바로 자신의 이야기는 아니었을가 싶을 정도로 아름답게 그려진 덕분일 것이다. 어쨌든 이렇게 소설가로서 첫 발을 내딛은 그녀의, 다음 작품이 기다려진다. 비록 주요한 것은 로맨스 소설이었을지라도 그 속에 '미스터리'를 나름대로 녹여낸 구성을 보여준 만큼, 다음 번에는 또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 모를 일이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