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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소프트웨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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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경제공동체 이후 1994년 유럽연합 즉 EU 라는 유럽공동체가 등장한다. 다른 인종 다른 역사를 가진 나라가 하나의 통화를 사용하면서 하나의 문화권으로 연결되었다는 소리다.  그러나 여러 나라가 하나의 통화로 연결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닌 것이다. 일례로 동아시아 공동체는 일종의 무역 블록 일 뿐 같은 화폐를 공유해 쓰는 통합체는 아니다. 그럼 어떻게 유럽공동체는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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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럽경제공동체 이후 1994년 유럽연합 즉 EU 라는 유럽공동체가 등장한다. 다른 인종 다른 역사를 가진 나라가 하나의 통화를 사용하면서 하나의 문화권으로 연결되었다는 소리다.  그러나 여러 나라가 하나의 통화로 연결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닌 것이다. 일례로 동아시아 공동체는 일종의 무역 블록 일 뿐 같은 화폐를 공유해 쓰는 통합체는 아니다. 그럼 어떻게 유럽공동체는 그것이 가능했을까? 지금까지는 여기에 대해 아무런 생각도 없었다. 하지만 “유럽의 형성” 이라는 책을 읽으면서 "아~~ 이렇기 때문에 EU 라는 것이 가능 했구나“ 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물론 이 책은 1930년대에 출판된 것이기 때문에 여기에 대한 답은 제시되어있지 않다. 다만 책을 읽고 개인적으로 그렇지 않을까라고 추측할 뿐이다. 1-3장으로 이루어진 이 책의 중심은 기독교 문화이다. 로마가 기독교를 국교로 인정한 후 기독교는 유럽의 이념이 되었다. 난폭하고 잔인한 야만족은 로마의 땅은 가질 수 있었지만 문화가 없는 그들이었기에 결국 기독교정신에 흡입될 수밖에 없었다. 서유럽 동유럽 북유럽 그리고 이베리아 반도 등은 이슬람교의 싸움에서 살아남으면서 공동된 문화유산을 간직하게 된다. 중세를 거치면서 유럽이라는 대륙이 분열되고 새로운 나라가 생기게 되지만 그 바탕의 정신문화인 기독교를 공유하게 되면서 하나의 문화권을 형성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것이 오늘날의 EU가 가능한 이유라고 생각한다. 


  1장은 처음에 헬레니즘문화에 대해 언급한 후 기독교제국이라는 로마의 성립으로 넘어간다. 즉 콘스탄티누스 대제에 의해 동 서 로마로 나뉘어지며 로마제국이 정식으로 기독교국가로 탈바꿈한 시기 그리고 게르만족이라는 야만족의 침입으로 제국의 위기가 찾아온다. 하드웨어라고 할 수 있는 제국의 붕괴는 찾아왔지만 소프트웨어인 문화 즉 기독교문화를 중심으로 하는 정신세계는 야만족이라고 불리우는 게르만족을 순화시킨다. 그리고 로마제국+야만족사회 의 융합이라는 독특한 문화를 형성하는 계기가 된다. “게르만족의 침입은 문화적으로나 민족적으로 게르만 야만족과 로마제국 사회를 융합시키는 결과를 낳았다.p.193” 그러나 융합이라는 것은 서로 다른 이물질을 가진 존재가 섞여서 완전히 하나가 되는 과정이다. 당연히 엄청난 시행착오를 거쳐야만 이루어질 수 있다. “서유럽을 형성하는 요소들이 분열 세력과 야만적인 관습을 극복할 수 있을 만큼 강해진 것은 몇 세기 뒤였다. 문화의 주도권은 동방으로 넘어갔고, 서구 문명의 ‘암흑시대’는 비잔티움과 이슬람 문화의 황금시대와 일치한다.p.193" 이 책의 1장은 이렇게 서유럽의 암흑시대를 끝으로 마무리되며 자연스럽게 2장에서 동로마, 비잔티움에 대한 설명으로 이어진다.


  서유럽이 새로운 문화를 형성하기 위해 허덕거리고 있을 동안 동로마는 이미 완전한 하나의 문화를 형성하며 빛을 발하고 있었다. 비잔티움에 대한 책을 읽은 적이 있다. 문화적 예술적으로는 너무나 아름답고 완벽한 나라로 알려져 있는지 모르겠지만 정치적 사회적으로는 실망스럽기 그지없다. 이 사람들이 과연 과거 로마제국이 자손인가 싶을 정도이다.

 야만족의 침입시대에 로마는 여러 명의 군인 왕을 배출되지만 단명한다. 주로 암살되는 경우가 많았던 걸로 알고 있다. 이 때 등장한 인물이 디오클레티아누스이다. 그는 이때까지 로마식 왕과는 달리 오리엔트식의 왕을 표방한다. 그 이념을 이어받은 이가 콘스탄티누스이다. 여러 번의 역모와 반란으로 왕들이 죽은 이유는 왕이라는 존재가 누구나 접근가능하기 때문이라는 인식이라고 그는 생각했다. 다시 말해 왕이라는 존재를 확고히 하기위해서는 왕을 최고의 가치로 만들어야 했다. 그렇기 위해 콘스탄티누스라는 인물은 기독교를 도입한다. 기독교는 일신교이다. 이 종교의 가치와 왕이라는 존재를 하나의 존재로 연결시킨 것이다. 따라서 동로마는 기존의 로마와는 달리 오리엔트적인 색채가 강하게 뿜어 나올 수밖에 없었다. 기본적으로 동 서 로마는 기독교가 바탕이 된 기독교 국가였다. 하지만 두 나라는 여러 가지 종교적인 충돌로 분열의 위기를 맞기도 한다. 451년 칼케돈 공의회가 하나의 예이다. 이 공의회에서 단성론(예수 그리스도의 신성과 인성은 분리되지 않았다.) 는 이단으로 간주되고 양성론(예수 그리스도의 본성은 신성과 인성으로 이루어져있다.) 을 동 서 로마가 받아들이며 동서교회의 분열을 막게 된다. 그리고 8-9세기의 성상 파괴 논쟁. 성상 숭배자들이 승리를 거두게 되고 그 덕분에 동로마는 비잔티움 르네상스라는 찬란한 예술의 세계를 꽃피울 수 있게 된다.

 동로마는 서로마에게 방패막과 같은 역할을 해 주었다. 서로마가 융합의 과정을 거치는 동안 동로마는 외부에서 침입하는 방해를 다 막아주었다. 결국 14세기 오스만 투르크가 유럽에 들어오면서 멸망의 위기에 들어서게 된다. 그러나 작가는 외적인 침략도 중요한 원인이지만 더 중요한 요인은 소프트웨어의 파괴라고 말한다. “비잔티움의 정신생활과 사회생활은 비잔티움 교회국가라는 고정된 틀 속에서 만들어졌기 때문에 그 교회국가가 쓰러지자 새로운 사회적 노력을 쏟을 토대가 없어져버렸다.p.307" 서방교회는 동적인 힘으로 사회활동 등에서 역동적으로 움직이며 변화에 대처한 반면 동방교회는 정적인 힘을 가지고 있었다. 금욕생활과 명상을 강조한 나머지 변화에 반응이 늦게 된 것이 원인이라고 작가는 말한다.


  3장은 다시 서유럽으로 돌아온다, 1장의 변화의 과정을 거쳐 프랑크 왕국이 등장한다. 이 왕국은 메로벙거 왕조를 거쳐 카롤링거 왕조로 이어지며 강력한 왕권의 샤를마뉴이후 동로마와는 달리 주교들이 황제의 고문과 장관의 자리를 차지한다. 이제 국가는 교회와 별개의 존재, 독자적인 권리와 권력을 가진 존재로 여겨지지 않으며 국가에 대한 교회의 우위성을 통치자들도 인정하게 된다. 10세기 서방국가는 다시 한번 위기를 맞이하게 된다. 그것은 북유럽(바이킹)의 침입이다. 오랜만에 형성된 국가라는 개념이 해체되고 수많은 무질서의 집합체로 분해한다. “9세기 후반에 지방 관리들은 중앙 정부의 통제에서 벗어났고, 백작과 공작 같은 관직은 세습하는 작위가 되었고.........요컨대 국가와 공적 권위가 지방의 영주 권력에 흡수된 것이다. 정치적 권위와 개인의 재산은 새로운 봉건 관계 속에서 한데 합쳐졌고...

p.413" 그러나 국가의 해체에도 불구하고 교회는 살아남아 여전히 힘을 과시한다. “도시들은 주교의 통치를 받았고, 도시가 중요성을 유지한 것은 주교좌 성당과 주교관과 수도원이 도시의 성벽 안에 있거나...... 사실 도시는 정치적 조직이나 상업적 조직이라기보다는 오히려 신성한 종교의 도시였다. p.415" 그리고 기독교를 바탕으로 한 로마제국의 재건을 기치로 내걸며 오토 3세가 등장한다. "결국 서유럽 사회는 동방의 그늘에서 벗어나 오리엔트 세계의 더 오래된 문명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독립된 통일체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었다. p.433" 중세로 들어가는 시점을 암흑의 시대로 표현하는 것과 달리 앞 문장에서 말하는 것처럼 지은이는 중세를 유럽의 형성으로 이어지는 중요한 시대로 묘사하며 책을 마무리한다.


  이 책은 읽는 동안 내 능력을 벗어난 듯 한 느낌이 들었다. 지은이의 박식함에 놀라면서도   내 이해 범위를 넘어서는 부분에서는 솔직히 읽고만 넘어갈 수밖에 없었다. 예를 들어 북유럽의 서유럽으로의 침입을 설명하는 부분에서는 북유럽의 문화의 기원까지 들춰내는데 어려운 말들과 들어보지도 못한 인물들 등은 당장이라도 책을 덮고 싶다는 생각을 불러 일으켰다. 물론 이 책이 좋지 않기 때문이 아니라 나의 모지람 때문이다.

 사실 로마인 이야기를 읽고 그 이후의 유럽의 판도가 어떻게 되는지 오랫동안 궁금했다. 그러다 우연히 접하게 된 책인데, 정작 궁금한 하드웨어적인 부분보다는 소프트웨어적인 부분의 설명이 거의 대부분이어서, 왜 유럽 대부분이 기독교 국가인지 어떻게 통합이 가능한지 등 전혀 생각지 못한 부분의 답을 얻을 수 있었으며 또한 대강지만 로마시대이후 중세로 접어드는 유럽의 조감도를 그릴 수 있어서 너무 도움이 되는 책이다.

l*******g 2012.08.11. 신고 공감 2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