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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기 예찬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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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마라톤 대회에 13번 참가한 경험이 있다. 회사일이 복잡하게 엉켜 있던 그 시절엔 땀이라도 흘리면 기분이 상쾌할 것 같은 느낌이 들어 무작정 달리기를 시작했다. 짧은 시간에 땀을 배출하는 데 이만한 것이 없다는 판단이 들어서다. 달리기를 결심하는 데 기여한 사람은 독일 정치인 요슈카 피셔였다. 그의 저서 <나는 달린다>를 읽고서 나는 한때 달리기의 매력에 푹 빠져들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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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마라톤 대회에 13번 참가한 경험이 있다. 회사일이 복잡하게 엉켜 있던 그 시절엔 땀이라도 흘리면 기분이 상쾌할 것 같은 느낌이 들어 무작정 달리기를 시작했다. 짧은 시간에 땀을 배출하는 데 이만한 것이 없다는 판단이 들어서다. 달리기를 결심하는 데 기여한 사람은 독일 정치인 요슈카 피셔였다. 그의 저서 <나는 달린다>를 읽고서 나는 한때 달리기의 매력에 푹 빠져들었다.

 

 

"최초의 원인原人이 직립보행을 시작한 지 2~4백만 년 후 원인들은 도구를 만들었고, 6백만 년 후인 약 10만 년 전에는 우리와 같은 인류인 호모사피엔스가 등장했다. 직립보행은 인간과 유인원을 구분해주는 해부학적 특징을 만들어냈으며, 이 해부학적 특징은 직립보행의 근간이 된다" (33 쪽)

 

직립보행은 인류의 시작이었다. 고요한 숲, 강가, 해변 등 뿐만 아니라 골목길을 포함하는 수많은 길과 도로와 빌딩 사이를 걷지 않는 인간이 과연 인간일 수 있을까. 물론 많이 걷는다고 더 훌륭한 인간은 아니겠지만 걸을수록 더욱 인간이 되지 않을까. 아무튼 인간은 두발로 서서 걷기 시작하면서 마침내 두 발로 달리기 시작했던 것이다.

 

먹는 양을 갑자기 줄일 경우 체중은 눈에 띄게 감소될 수 있다. 그러나, 이는 일시적인 효과로 그치고 만다. 식이요법으로 섭취 칼로리 양을 줄이는 것도 필요하지만 운동을 통해 칼로리 소비를 늘리는 것이 오히려 감량에 효과적이며 건전한 방법이다. 운동은 안정 상태의 대사량을 증가시켜 평소의 칼로리 소비를 증가시키기 때문이다. 운동 중 달리기만큼 감량과 체지방 감소에 효과적인 것도 없다.

 

"물고기는 헤엄치고, 새는 날고, 인간은 달린다"

- 에밀 자토페크 (50 쪽)

 

18세기 성리학자들의 논쟁의 대상이 되었던 인물성동론人物性同論을 언급하지 않더라도 인간은 짐승적인 면을 가지고 있기에, 한편으로는 짐승보다 더 짐승스럽게 인간에게도 달리기는 충분히 본능이라고 말할 수 있다. 맹수에게 먹히지 않기 위해 도망치거나, 대형 맘모스를 때려잡기 위해 달리고 달려 손도끼를 던지던 옛 조상들의 기억을 굳이 떠올릴 필요도 없다. 

 

몸을 움직이는 것을 꺼려하거나 좀처럼 몸을 움직일 기회가 없는 현대인들은 달리기에 관하여 몇 가지 편견을 가지고 있다. 갑작스럽게 달리면 돌연사할 수 있다는 생각과 42.195 킬로미터 처럼 인간의 한계를 시험하는 과도한 육체의 사용이 노화를 촉진시켜 실제보다 더 늙어 보인다는 것이다. 그러나, 사실상 달리기는 심장마비와 같은 돌연사를 일으키기보다 오히려 예방하는 것이며, 신체의 노화가 아니라 피부노화이기 때문에 이런 편견은 기우일 뿐이다.

 

개인적 성향이 강하여 나홀로 운동을 즐기며 스스로 몰입하기를 좋아하는 사람, 술과 담배를 줄이거나 끊으려고 노력하는 사람, 미래에 대한 만성적인 불안과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사람, 감량과 몸매관리가 필요한 사람, 달리기에 대한 즐거움을 전혀 모르는 사람, 오래 할 수 있는 운동을 찾는 사람, 돈이 없어 운동을 못한다는 사람 등은 달리기가 자신들의 취미로서 충분히 어울린다.

 

달리기는 몸이라는 현을 가지고 연주를 하는 것과 같다. 그것은 몸의 움직임을 의식하는 일이고, 몸의 노래를 의식적 또는 무의식적으로 듣는 것이다. 몸의 노래는 외부로 향하는 노래인 동시에 내부로 향하는 노래다. 이런 노래를 잘 연주하고 잘 듣기 위해서는 먼저 몸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현을 너무 팽팽히 조여서도 안 되고, 너무 느슨하게 매어도 안 된다. 그렇게 달리는 순간, 당신은 당신의 몸을 만들어내는 아름다운 소리를 듣게 된다. (109 쪽)

 

조지 쉬언George Sheehan은 달리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실제로 건강을 위해 달리는 것은 아니라고 했다. 그는 달리는 사람을 건강을 위해 달리는 조거, 경주를 위해 달리는 레이서, 몸과 마음과 영혼이 하나가 되려고 달리는 러너로 분류했다. 달리면서 느끼는 행복이 진정한 행복에 가까워질수록 단순한 조거에서 점차 레이서로, 마침내 러너로 바뀔 수 있을 것이다.

 

달리기는 몸으로 시간과 공간을 지각하는 수많은 방법 중에서 가장 원초적이며 본능적인 행위다. 달리기는 자칫 잊어버리거나 잃어버릴 수도 있는 도덕적 감각을 회복시킨다. 그리하여 달리기는 행복으로 인도한다. 모든 인간이 행복을 위해 살아가듯 러너는 행복을 향해 달리고, 달리면서 시간과 공간을 지각하며 행복해진다.

 

달려서 출근할 경우 무엇보다 러시아워 동안 대중교통을 이용하면서 받게 되는 불쾌함이나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여유롭게 혼자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다. 또한, 출근과 운동을 병행하는 일거양득의 방법이 된다. 출근시 운동하게 되면 별도로 운동시간을 만들지 않아도 된다. 그리고 많지는 않지만 교통비를 절감시키는 경제적 효과도 생긴다. 한번 해본다면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니다.

 

 

 

<나는 달린다>의 저자 요슈카 피셔는 택시 운전사에서 독일 외무부 장관을 역임하기도 했다. 그는 112 킬로그램이 넘는 비만의 몸을 달리기를 통하여 75킬로그램의 날씬한 몸매로 만들어 50살에 마라톤 풀코스를 완주했다. 어느 날 아내로부터 결별 통지를 받고 자신의 삶에 심각한 위기를 맞았지만 그는 달리기라는 새로운 도전으로 연하의 여성과 결혼하는 등 그의 전기는 국내에 마라톤 열풍을 몰고 오기에 충분했다. 1997년 IMF 사태를 겪은 우리나라에 2000년 초반 마라톤 열풍이 몰아쳤던 것이다. 

 

이 책의 주인공 달팽이 씨는 지속적으로 달리기를 하면서 자신의 몸이 가벼워지는 것을 느꼈다. 외형적인 변화는 아주 더디게 찾아왔다. 그 변화를 쉽게 느끼지 못했지만 간만에 만나는 사람들은 그의 얼굴을 보고서 몸의 변화를 읽었다. 그래서 '요새 연애하느냐', '무슨 좋은 일이 생겼냐' 등의 인사를 그에게 건냈다. 친구들에게 달리기 예찬론을 펼치며 그는 한없는 만족감을 느낀다.

 

 

"인간은 에베레스트를 오르도록 되어있지 않지만 마라톤은 완주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30km까지 자신의 한계를 넘는 준비를 해두지 않으면 안된다"
- 티모시 녹스 박사의 <달리기 심리학>중에서

 

우리의 달팽이 씨는 착실한 준비를 끝내고, 마침내 마라톤 풀코스에 처음으로 도전했다. 걱정과 불안이 엄습하지만, 그는 노란 풍선을 맨 5시간 페이스메이커 뒤를 따르는 무리에 끼어들었다. 약간의 허기를 느끼며 반환점을 돌았다. 어렵지 않게 반환점을 통하자 풀코스가 별것 아닌 것이란 생각까지 들었다. 서서히 속도를 높여가며 '러너스하이'를 맛보았다. 32킬로미터 지점에서 쥐가 났다. 허벅지, 종아리 근육이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고통스러웠다. 인라인 순찰대원이 스프레이를 뿌리며 다리를 풀어주었다. 달리는 속도를 줄이자 통증이 잦아들었다. 드디어 스타디움에 들어와 마지막 남은 힘을 쏟아부으며 트랙을 돌았다.

 

"이 아름다운 고통을 다시 만날 것 같은 강렬한 예감 속에서 나는 내 인생의 첫 번째 마라톤이 끝나는 순간을

가슴에 새긴다. 눈부신 하늘과, 힘차게 구르는 땅과, 그리고 거칠고 깊은 나의 숨소리를"
(246 쪽)
  



5****0 2011.08.24.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