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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소설을 참 좋아한다. 그냥 지나칠 수 있는 역사적 사실에 살을 입히고 옷을 입히고 치장을 한다. 다양한 아이디어와 다양한 소재들이 그리고 다양한 에피소드들이 버무려져 한 권의 책이 탄생한다. 그 시대에 살진 않았지만, 그 시대로 시간 여행을 간 듯 한 기분이 들기 때문에 나는 역사소설을 좋아한다. 역사적 사실 속에 사람들이 살고 사람들이 생각하고 사람들이 움직인다. 어제 역사소설을 만났다. 두 명의 소녀. 조선왕조실록에 기록되어 있고 이향견문록에도 기록되어 있는 소녀 문랑과 차랑. 그리고 이항복이 지은 유연전. 두 가지 사건을 가지고 이야기는 진행된다. 표지의 여인은 묘한 아름다움을 자랑한다. 그녀가 왕을 어떻게 움직였을지, 방식은 어떠했는지 나는 숨을 죽이고 읽어 내려갔다. 이창래는 성주 부자 박수하의 며느리 이숙영의 오빠다. 몰락하긴 했지만 그래도 양반이라는 신분을 믿고 온갖 파렴치한 일을 일삼고 다닌다. 그가 하는 일은 차랑의 집에서 서적을 훔쳐 한양에 내다 파는 일. 박수하에게는 아들 하나와 딸이 둘 있다. 하나밖에 없는 아들 박제구는 어릴 때 학질을 앓은 뒤 치인(癡人) 되었다. 명의를 불러 고치려 했으나 고치지 못했다. 결국 가난한 선비의 딸 숙영을 데리고 와서 혼례를 올렸지만 집을 나가 10년이 넘도록 소식이 없다. 어릴 때 같이 학질을 앓았지만 차랑은 오히려 총명해졌다. 한 번 본 것은 절대 잊어버리는 일 없었던 것. 이창래는 차랑의 집 하헌당에서 탁씨일가전을 훔치고 1년 뒤 차랑의 집으로 가짜 박제구를 데리고 온다. 아들 행세를 하는 조석술과 며느리 이숙영, 그리고 이창래는 사돈인 박수하의 재산을 가로채기 위해 사기극을 벌이고, 그 와중에 딸과 아들을 혼인 시키려는 박수하 일가와 박경여 일가는 명당자리를 놓고 원수가 되어 처절한 싸움을 시작하는데..... 다 읽고 나서... 작가가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건지 많이 생각했다. 빛나는 눈을 가진 소녀의 영특함을 이야기 하고 싶은 걸까? 아님 권선징악을 이야기 하는 것일까? 소녀의 몸으로 조선의 왕을 움직였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은 걸까? 나는 자꾸만 생각한다. 그 영특한 머리로 왜 아버지가, 언니가 죽어나가는 걸 보고만 있었을까? 어떤 시나리오를 머릿속에 썼기에, 아버지의 목숨도 언니의 목숨도 파리 목숨이 되는 것일까? 읽기 전엔 몰랐는데 다 읽고 표지를 보니 그녀의 눈이 무섭다. 잔인하다. 그리고 두렵다. 왕을 움직인 소녀에 대한 이야기를 쓰려는 의도는 아주 좋았다. 하지만 탁씨일가전을 지어 일부러 이창래의 눈에 띄게 하여 훔치게 만들고 그 내용대로 음모를 꾸미게 만들었다는 차랑은 사랑하는 남자도, 그리고 그 많은 재산도 갖게 되었다. 마지막 장면에서 조금.. 화가 났다. 차랑의 동네에 정려문(홍살문)이 세워진다. 정려문은 열녀, 효부, 절부 등이 있는 마을에 세워지는 것이다. 박문랑(차랑의 언니)의 원통한 혼을 위로해 정려문이 세워지지만 죽은 뒤 그런 문 따위가 무슨 소용이 있을까? 홍살문 입구에서 ‘언니 미안해’를 마음속에서 외치는 차랑이 소름끼치도록 무서웠다. 자신의 행복을 위해서 다른 이들의 목숨은 아무것도 아닌 소녀가 과연... 사랑받아 마땅할까? 물론 두 사건을 합쳐서 이야기를 꾸미다 보니 조금은 미흡한 부분도 있었겠지만 원래 기록되어 있는 차랑과 문랑의 이야기가 왜곡되지나 않을까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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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속의 기록을 소설로 하는 데는 많은 신고(辛苦)가 따른다. 많은 자료 조사와 현지답사 등이 따라야 하고 내용을 일목요연하게 그려내어야 하기 때문이다. 또 내용이 조리에 맞고, 상황을 기록물과 합당하게 조합해야 한다. 그러기에 많은 제약이 따를 수가 있다. 이런 제약을 극복하고 감동을 주면서 역사 속의 한 대목을 연출한다는 사실은 큰 결실이다. 그만큼 애착과 열정이 소설 속의 인물과 함께 했기 때문일 것이다. 삼국사기에 기록된 한 줄의 글을 가지고 6시간 분량의 전쟁 이야기를 그려내고 있는 방송 드라마를 본 적이 있다. 물론 상상의 극치를 보여주는 이야기 전개를 하고 있었다. 실감이 나고 감동이 되는 장면이었다. 내용보다는 군사들의 움직임, 그리고 전투신 등이 많이 이루어 졌지만 내용을 이끌어 나가고 있는 힘 또한 대단한 모습을 보여 줬다. 그 내용은 왕건과 견훤의 팔공산 전투 장면이다. 왕건이 사지에 내몰리고 신숭겸과 김락 등의 죽음을 통해서 왕건이 살아나는 장면을 실감나게 그리고 있었다. 역시 많은 고증과 답사가 따랐을 것으로 생각된다. 작가의 이 글과 마찬가지로 애정이 그러한 화면을 만들어 내었을 것이라 여겨진다. 이 글은 숙종 조부터 영조에 이르기까지 한 시골(경북 성주)을 배경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송사관계의 소설이다. 주인공 차랑의 집은 성주의 부유한 집안이다. 조선 8대 길지라고 하는 땅을 선산으로 가지고 있었고, 넉넉한 집안으로 구성 되어 있다. 단지 하나의 문제는 집의 유일한 아들인 주인공의 오빠 되는 박제구가 혼인을 한 후, 아버지의 드센 기운을 못 이겨 집을 나가버린 일이다. 그의 아내로 들어온 이씨는 오랜 세월 혼자 살다보니 심성이 패악해져 있다. 그런 그녀 앞에 오빠 이창래라는 위인이 나타나고, 이 위인이 그 집안의 재산이 탐이나 여러 계책을 꾸민다. 10년간 오지 않는 박제구의 대용으로 한양 땅에서 그를 무척이나 닮은 조석술이라는 인물을 발견하고 그에게 박제구의 역할을 감당하도록 한다. 물론 자신의 누이인 이씨 부인과 모의하여 실제 부부처럼 관계를 가지게 만든다. 그래서 조석술은 그 집안으로 들어오게 된다. 식구들 모두가 미심쩍어 하나 부인인 이씨가 자신의 남편이 맞다고 하니 어쩔 수 없이 집에 들이게 되는 상황이 된다. 그런 가운데 이창래가 조석술과 같이 들어온 그의 첩 역할을 하는 여인과 사랑놀이를 하고 그것이 가족들에게 들켜 쫓겨나게 된다. 쫓겨난 이창래는 그 일에 앙심을 품고 또 다른 계획을 세운다. 이웃 고을에 현감 벼슬로 있는 박경여라는 사람의 부모가 죽을 상황인데 좋은 묘터를 구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두 집안 사이에 산송 분쟁을 일으켜 주인공 가문을 곤경으로 몰아가고자 한다. 그래서 자신의 수하와 같이 된 조석술을 데리고 박경여를 찾아가 자신의 산에 묘자리를 주겠다고 약조를 하고 조석술을 통해 수결을 해준다. 결국 박경여의 부친은 죽고 워낙 탐나는 묘터인지라 박수하(주인공의 아버지)의 직접적인 허락을 득하지 않은 상태라 마음속이 흔쾌하지는 않았으나 그곳에 은밀하게 묘를 만들어 버린다. 그것을 무덤이 만들어 지고 난 뒤 박수하 일가가 알게 되고 박경여 일가와 소송이 전개 된다. 그 소송에서 성주 목사 박치돌은 박경여 일가의 손을 들어주게 되고, 박수하는 반발을 하다가 매를 못 이겨 죽게 된다. 그러는 가운데 그 묘터에 길을 내는 작업을 박경여 일가에서 하게 되고, 그것은 양가의 싸움으로 전개 된다. 이 싸움을 진두지휘하던 주인공의 언니 문랑은 목에 칼을 맞아 죽게 되고, 그것을 이유로 박수하의 가족은 박경여의 가족 중에 1인을 붙들어 결국 죽게 한다. 이런 일들이 또 송사를 불러일으키고 성주 목사의 판결을 받게 된다. 결과적으로 박경여 일가는 산소를 옮기게 되나, 주인공의 언니는 자결로 정리가 되는 결과가 된다. 주인공의 집안이 풍비박산이 되고, 아버지와 언니까지 죽음에 까지 이르게 되는 이야기다. 이 이야기는 유연전을 모델로 하여 그리고 있다. 유연전은 집을 나간 형 유유를 욕심 많은 주변의 가족들이 재산을 노리고 비슷한 다른 인물을 내세워 유연의 재산을 가로채려 한 이야기다. 결국 유유를 죽게 했다는 누명을 쓰고 유연이 법정에서 죽게 되고 그것을 그의 아내가 오랜 시간 끝에 실제의 유유를 찾아내어 법집행이 잘못 되었음을 밝히는 내용이다. 송사소설로 법집행의 공정성을 이야기하는 이항복이 쓴 소설이다. 유연전은 그때 대구 근교의 지방에 비슷한 일이 있었고, 다시는 그런 일이 일어나서 안 된다는 뜻으로 그것을 기록으로 남기라는 왕의 명령에 의해 백사가 소설로 기록했다고 전한다. 이와 같이 재산을 노리고 인물을 바꿔치기 하여 그 가정에 들어가 분란을 일으키면서, 갖은 악한 행위를 하는 인물 이야기들을 간혹 본다. 그리고 선한 인물들이 그 틈바구니 속에서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독자들을 무척 아프게 만든다. 근대화 되어가는 시대의 다양성이 그런 인물들이 나타나게 만든 요인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이런 바꿔치기 인물 구성이 두 작품의 공통점이고, 유연전이 이 작품에 많이 개입되었다는 것을 생각해볼 수 있게 한다. 작가도 말한다. 유연전과 당시의 역사 기록 일부를 소재로 하여 이 소설을 썼다고. 이야기의 후반부 문제가 해결되는 곳에서 주인공 차랑의 강인한 행위는 높이 살만하다. 성주 목에서 언니의 죽음에 대한 송사에 대해 내린 판결에 볼복하고 왕에게 직접 다시 조사해줄 것을 간하기 위해 한양을 향해 맨발로 걸어서 장도에 오른다. 한양은 성주라는 땅에서 여인의 걸음으로 쉽게 갈 수 있는 곳이 아니다. 그런데 그 고행의 길을 집념으로 가게 되고, 그것이 소문이 되어 많은 호응하는 사람들을 얻게 된다. 즉 동정의 여론을 형성하게 된다는 말이다. 그녀가 가는 행로에 많은 사람들이 나와 응원도 하고 먹을 것도 전해 준다. 또 선비들은 그녀를 위해서 상소를 올리기도 한다. 왕도 그러한 사실을 알게 되고 그녀가 한양에 올라와 북을 울리면 정장을 받아오라고 할 정도다. 그 후 암행어사를 그 지역에 파송하게 되고 재조사를 하게 된다. 결과적으론 모든 문제의 원흉이 된 이창래가 잡히게 되고 그를 통해서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 두 집안을 이간시킨 것도, 그녀의 언니를 죽인 것도 모두가 그의 짓이었음이 밝혀지고 두 가문은 화해를 하게 된다. 또 두 집안의 화해의 상징으로 박원규라는 인물과 오랜 인연이 결실이 되어 차랑이 혼인을 하게 되는 결과로 나타난다. 행복한 결말을 이루게 되는 것이다. 조선후기 사회에서 소설과 같은 상황이 연출되기는 어렵다. 신분의 차이가 엄연히 존재하는 사회이기 때문이다. 그것이 옳지 못한 판결이라도 관청에서 판결이 난 일을 두고 왈가왈부한다는 자체가 참으로 어려운 사회 실정이다. 그런데 그런 속에서 여론이라는 것을 적절하게 이용하고, 왕에게 관리의 부당함을 직소할 수 있는 제도를 제시하고 있다는 점은 놀라운 요소다. 그것을 적절하게 활용하여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구성은 참신하다. 그것은 이 소설의 가치를 높게 인식하게 만든다. 또 주인공의 성품과 지혜를 통해서 일개 소녀가 왕의 마음을 움직이게 한 것은 획기적이다. 그 강인한 정신의 인물 창조는 시대 속에서 의미 있는 한 정신을 들춰낸 것으로 독자들에게 짙은 향기를 가지고 다가갈 듯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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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좋아하는 책 중의 하나가 <세익스피어의 세상을 보는 지혜>라는 책이 있는데 그 책중에는 될 수 있는 데로 송사에 휘말리지 않는 것이 좋다. 라는 말이 있다. 어렸을 적엔 이 글귀가 이해되지 않았는데 나이가 드니 어쩔 수 없이 송사에 휘말리는 일이 생긴다. 나이가 들어 옳고 그름의 판단을 법을 통해 처리해야 하는 일은 몹시도 씁쓸한 일이지만 사람이 그 시대를 살면서 법이라는 테두리 안에 살아야 함은 어쩔 수 없는 일인것 같다. 로마에 가면 로마의 법을 따라야 한다고 속담을 보아도 알 수 있듯이 사람은 어느 시대에 살던지 그 시대의 관습과 규칙을 따라야 한다. 그것은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기 때문이다.
<차랑>은 특히 조선시대의 송사를 볼 수 있는데 [조선왕조실록]의 기록에서 유추한 이야기이다. 이 이야기는 숙종때부터 시작하여 이후 영조까지 이어진 괴이한 사건이다. 왕들이 관심을 가질 정도의 사건이었으니 조선시대에 괴이하긴 무척 괴이한 사건이었던 것 같다.
경상도 상주의 엄청난 부자 박수하의 집은 임금만 짓는다는 아흔아홉칸이다. 당시 임금만 지을 수 있는 아흔 아홉칸을 임금의 허락을 받고 지었으니 박수하의 집을 얼마나 부자였는지 짐작할 수 있다. 그러나 그에게는 십년전 아들 박제구가 집을 나가 소식이 없고 딸만 둘 있다. 그나마 문랑과 차랑이 총명하여 그래도 마음의 위안을 삼고 있지만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난 아들 박제구의 정체로 인해 집안은 풍비박산이 난다.
십년만에 나타난 박제구는 사실 진짜가 아니라 박수하의 며느리의 오빠 이창래가 어느 날 우연히 길을 가다가 조석술을 보게 되었는데 박수하의 재산을 가로챌 욕심으로 조석술에게 박제구의 행세를 하게 한 것이다.
박제구가 나타난 시점과 같이 하여 절에 간 차랑이 산적을 만나게 되는데 겁탈을 당하기 전 산적이 떨어뜨린 칼로 산적을 찌른 후 실신한다. 절에 공부하던 박원규에 의해 무사히 집에 가게 된 차랑은 자신의 정절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박원규에게 시집가야 한다고 생각한다.당시 조선시대의 법은 양반이 천민에게 희롱당하여도 정절을 잃었다고 여겼기 때문에 이웃의 한 아녀자가 천민이 손을 잡았다는 이유로 손을 자른 일이 있다는 이야기를 차랑도 들어서 알고 있었다.
조선시대에는 산송사건이 유독 많았다. 연암 박지원도 산송사건에 휘말려 상소를 올린 적이 여러번 있었던 것이 기억이 난다. 그만큼 조선시대의 묘자리는 가문의 영광과 사대부의 명예와 관련하여 아주 중요한 문제라고 볼 수 있다.
조석술이 가짜라는 것이 밝혀지자 이창래는 차랑과 혼담이 오고가는 박원규의 부친 박경여에게 가서 박수하의 산에 부의 묘를 쓰라고 종용을 한다. 박경여는 현감으로 벼슬을 하고 있는 사대부로서 평소 박수하의 선산을 마음에 두고 있던 터라 박수하의 아들이라는 말만 믿고 다짐장을 받아둔다.그러나 박수하의 산에 묘를 쓴 이후로 두 집안은 혼담이 오간 사이가 아니라 원수집안으로 대립하게 된다.
사실 이 모든 사건의 발단은 차랑이 [탁씨일가전]을 이창래가 훔쳐가게 한 사건으로 인해 발생한 것이다. 이어 송사의 결말은 너무 많은 희생을 가져왔음을 볼 수 있다. 아이러니 했던 것은 여성이 정절을 잃었다고 손목을 짜르는 극단적인 모습을 보여준 반면에 한량이었던 양반 이창래는 여자만 보면 가리지 않고 오입질을 하는 것을 보며 조선시대가 얼마나 남성우월주의였는지 !!!! 이어 송사로 인해 두 집안이 한치의 양보도 없이 목숨 걸고 싸우는 걸 보며 사소한 일에 목숨건다는 말이 생각이 나기도 했다. 세익스피어의 말처럼 우리가 살면서 가장 조심해야할 일 송사에 휘말리지 말라는 말이 처음으로 이해되는 시간이었다. 조선시대의 송사가 궁금하다면 ^^ <차랑>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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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왕위계승을 둘러싼 왕세자들 간의 갈등, 왕실 여인들의 암투와 모략, 당파싸움과 정쟁… 조선시대를 다룬 사극에서 주로 다뤄지는 소재다.. 하지만 왕실과 사대문 밖에도 사람들은 존재하고 있었단 사실을 우린 가끔 잊고 산다. 우리나라 대부분의 역사서들이 서민사를 다룬 내용이 거의 없고 왕조실록 위주이다 보니 그러할 테지만,,,
아무튼 조선시대의 궁중암투, 정치보다는 민초들의 사회사에 초점을 맞춰 연구한 이수광 작가 '조선을 뒤흔든 16가지 연애 사건', '조선을 뒤흔든 16가지 살인 사건', '조선을 뒤흔든 21가지 비극 애사', '조선의 방외지사', '잡인열전' 을 비롯해 ‘신의 이제마’, ‘나는 조선의 국모다’, ‘정도전’, ‘조선 명탐정 정약용’ 등,,, 역사의 이면에 가려진 조선시대 민중들의 삶을 다뤄온 이수광 작가가 이번엔 조선왕조실록에 실린 산송(山訟)과 이항복이 지은 '유연전'에서 모티브를 빌려온 역사 소설, 왕을 움직인 소녀 [차랑]을 출간했다.
살짝 내리깐 눈을 흘깃,, 쳐다보고 있는 저 표지의 소녀가 차랑이다. 차랑을 묘사한(물론 그녀를 탐탁치않게 생각하는 이가 묘사한) 문장을 잠깐 보자면
<조선왕조실록>에 기록돼 있는 사건의 하나로 조선조 숙종 때 사육신의 한 사람으로 쟁쟁한 명성을 떨치고 있던 박팽년의 후손(박경여)과 산소 때문에 처절한 싸움을 벌이다 아버지가 억울한 죽음을 당하고 문랑은 박경여 일가와 대결하다 목에 칼을 찔려 죽고 차랑은 재판에서 패소하자 한양에 올라가 임금이 있는 대궐 앞에서 북을 쳐 억울함을 호소, 암행어사와 안핵사가 파견, 몇 차례 재조사를 거친 끝에 사건 발생 여러 해가 지난 후에야 영조에 의해 해결된 사건과 이항복이 지은 유연전(실제 선조 때 대구에서 일어났던 일로 참,,, 이 두 사건을 어떻게 이리도 절묘하게, 그리고 재미지게 섞어놓았을까 싶다.
여성들에겐 제약이 많은 시대였다. 하지만 사내대장부보다 더 당당히 아버지의 복수를 위해 말을 타고 칼을 휘두르며 적진을 돌파하는 문랑과 자신의 욕망을 거리낌 없이 표출하고 그 욕망을 이루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차랑의 모습은 전형적인 양반가 규수의 이미지를 파괴하고 있다. 그리고,,, 어린 시절 집을 나가 소식이 끊긴 오라비 박제구, 어느 날 박제구를 칭하며 들어온 조석술, 조석술을 앞세워 집안을 삼키려는 박제구의 아내(며느리) 이숙영과 그의 오빠 이창래,,, 그리고 이창래의 모사술로 명당을 두고 혼인을 약조했던 차랑과 박원규 집안의 싸움까지,, (어처구니없는 양반네들의 욕심은 정말 이해할 수 없는 처사다. 윤리, 도덕 운운하면서,, 어찌 그런 행동을 할 수 있는 것인지,, 쩝,,, ) 픽션과 논픽션을 넘나들며 조금은 억지스러운 면도 없지 않았지만,,, 매력적인 캐릭터,,,(어찌 보면 그녀가 가장 악녀일지도 모르겠다.) 차랑의 활약상에 폭 빠져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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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도 상주의 경산리 율촌 마을의 거부인 박수하에겐 아들인 박제구, 첫 딸인 문랑, 둘째인 차랑을 두었다. 아들과 둘째인 차랑이 병을 얻고서 아들은 기억이 흔미한 행동을 보임에 아비의 뜻을 이어받아서 공부에 열중을 하지못하고 이를 두고 탓한 아비의 꾸중으로 집을 나간지 10여년- 과부아닌 과부로 지내고있는 며느리 이숙영에겐 한량인 이창래란 오라비가 있다. 이 오라비는 만인당이라 불린 사돈의 둘째딸인 차랑이 관리하고 있는 하헌당이란 곳에서 탁씨일가전卓氏一家傳 이란 책을 훔쳐서 팔아버릴 생각을 하게 된다. 하지만 책의 내용을 읽어보고 그간 맘에 품어왔던 사돈의 재산을 차지하기 위해서 집을 나간 박제구와 똑같이 생긴 나뭇꾼을 데려오게되고 누이와 같이 합방을 시킴으로서 같은 동조자의 길을 걷게한다. 한편 돌아가신 병으로 얻은 영향으로 한 번 본 것은 절대로 잊어버리질 않는 차랑은 엄마의 기일인 5주년의 불공을 드리기위해 여종과 함께 절에 오르게되고 화적의 공격으로 강간을 당할 뻔할 순간박팽년 가문의 자손이자 과거를 앞두고 있는 박원규란 청년의 도움으로 위기를 모면하게된다. 이후 두 사람은 서로가 호감을 갖게되고 아버지가 언니의 신랑후보로 점찍은 사실을 안 차랑은 아버지에게 자신의 뜻을 당당히 밝히면서 둘 사이의 혼인은 무르익게 된다. 갑작스런 할아버지의 위독으로 절에서 공부하던 원규는 집으록 가게되고 아버지에게 차랑과의 일을 말함으로써 차후에 결혼하란 허락을 받게된다. 한편, 집안 식구들 모두가 돌아온 아들의 존재를 의심하지만 아내인 숙영만큼은 인정하기에 이를 밝혀내기 위해서, 또 이창래가 저지른 낯뜨거운 행동에 대한 의심으로 관가에까지 호소를 하게되면서 이창래는 도망을 가게된다. 이창래는 박원규의 집을 찾아가 거짓으로 박제구를 내세워 죽은 할아버지의 묘를 명당의 자리로 꼽히고 있는 박수하 소유의 땅에 묻힐것을 허락하고, 이는 곧 두 집안간의 산송문제로 불거지면서 차랑과 원규의 혼인은 멀어져가게된다. 묘를 이장하는 과정에서 두 집안간의 혈투가 벌어지고 이 와중에 문랑은 칼에 맞고 쓰러져 죽는다. 자살이라고 판정받은 언니의 죽음에 대해서 타살이라고 주장하는 차랑은 홀로 한양까지 가는 행동을 하게되고 이는 곧 숙종대에 이르러서 큰 사회적인 관심거리가 된다. 숙종이후에도 연이어진 호소에 영조대에 이르러서야 다시 재조사 과정이 이루어짐으로써 비로소 차랑은 언니의 죽음이 이창래의 간교한 꾀에 넘어간 사실과 함께 두 집안의 원만한 화해를 이끌어준 나라의 관리힘에 힘입어 원하는 사람과 혼인하고 행복한 가정을 꾸미게 된다. 저자는 책 서두에서 조선에서 끊이지 않았던 (실제로 간간이 현재에도 일어나고 있는) 산송 문제와 이항복이 쓴 글에서 모티브를 따와서 이 작품안에 녹여냈다고 했다. 이름난 거부의 집안의 딸인 차랑의 당찬 사랑표현법은 남자인 박원규로서는 , 아니 당시의 조선시대의 상황으로선 감히 상상할 수 없는 여인의 모습이 투영이 된다. 적극적인 자신의 인생을 개척했단 점에서, 사랑하는 사람을 놓치고 싶지않은 여인의 마음을 십분발휘하여 두 사람의 결혼에 이르기까지 온갖 난관을 극복한 여인의 모습이 활기차게 그려지고 있다. 또한 분명 검시하는 과정에서 언니의 죽음이 분에 못이겨 자살했단 상황이 이루어졌음에도 꿋꿋이 자신의 주장을 알리기위해 감행한 한양의 행보는 웬만한 여인이라면 하지 못했을 과감한 행동을 함으로써 숙종에서부터 영조에 이르기까지 확실한 결단을 내리게 한 여인의 모습이 그려지기에 여인이라고는 하나 한 인간의 모습으로 보자면, 자신의 의지를 굽히지 않고 결백을 받아낸 용기를 칭찬하지 않을 수가 없다. 하지만 글의 여러곳에선 읽다보면 헛점이 두루 보인다. 이창래의 비법치않은 행동에 대해서 미리 일의 계획인 일환으로 탁씨일가전卓氏一家傳을 찾는 것부터 이창래가 오빠와 비슷한 사람을 데려왔을 때 , 이미 그 사실을 알고는 있었다할지라도 더 큰 미끼를 이용해서 이창래의 계획을 무너뜨리게하는 과정은 이해가 가나, 밤에 홀로 집 앞에서 만난 오빠의 부탁으로 자신을 만났단 사실을 비밀에 붙이란 약속이라고 끝내 아버지와 언니의 죽음까지 가게 한 상황은 읽는 내내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든다. 물론 자신의 뜻방향대로 이루지지않는 변수가 있는 상황을 염두에 두더라도 관에서 조차 오빠의 허구를 사실로 받아들였을 때 이미 오빠가 있는 곳을 말했어야 하지 않았나, 작가는 오빠보단 언니의 죽음을 밝혀내려한 점에 역점을 두다가 오히려 이런 헛점을 보이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한 여인네의 자신의 뜻을 이뤄나가고 왕까지 움직인 결백을 주장하는 행동을 보인점에선 조선시대에선 어지간히 볼 수없었던 사랑에 대한 쟁취와 용기, 대담성의 활약을 보여준 소설이란 생각이 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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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은 조선 숙종 시대 때의 박문랑, 박차랑의 두 자매가, 사육신의 한 사람이었던 박팽년의 후손들과 산소 문제로 처절한 싸움을 벌이게 된, 당시의 상세한 내용을 담은 조선왕조실록에 실린 <산송>의 기록과, 또한 조선 선조 때의 문신 이었던 이항복이 지었던, 재산을 차지하기 위하여 형을 죽였다는 무고한 누명을 쓴 동생이 죽게 되자, 그의 부인이 남편의 억울한 죽음 밝혔다는 <유연전>의 내용을 빌려와, 이를 바탕으로 또 하나의 매력 있는 이야기가 꾸며져 있어, 독자들에게 많은 재미와 감동을 선사하는 역사 팩션 소설이다. 간결한 문체와 치밀한 구성, 그리고 다양하고 개성적인 등장인물을 통해, 마치 한편의 역사 사극을 보는듯한 느낌을 주는 이 소설은, 당시 탐욕과 위선으로 가득 찬 양반들의 가식적인 모습과, 그리고 무능하고 나태했던 관료들의 부패한 일면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음은 물론, 더 나아가서 작품의 내용을 통해 인간이 품게 되는 한 순간의 과도한 욕망이, 때로 얼마나 무모하고 잔인한 결과를 가져오는지를 우리에게 다시금 일깨워주고 있지 않나 싶다. 더불어 집안의 억울한 누명을 벗어내기 위해 의연함과 소신을 굽히지 않았던 한 여인의 기구한 운명의 이야기는, 불의를 보고도 외면하는 오늘의 세태에 대해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지 않나 싶다.
성주 마을의 대부분의 땅을 소유한 거부 박수하는 문랑과 차랑이라는 두 딸과 아들이 하나 있었는데, 아들은 아버지와 다툼으로 집을 나간 뒤 현재까지 10년 동안 소식 두절인 상태다. 그로인해 이 집안의 며느리였던 숙영은 남편이 집을 나간 뒤로 홀로 생과부의 팔자로 지내오다가, 이 집안의 재산을 탐내는 오라버니의 꾐에 빠져 재산을 상속 받으려는 음모에 적극 가담하게 된다. 한편 박수하의 둘째 딸인 차랑은 돌아가신 어머니를 위해 불공을 하러 가던 중, 화적을 만나 겁탈의 위기에 처하게 되는데, 사대부 가문의 자제 박원규의 도움으로 간신히 모면하게 되고, 이를 계기로 급속하게 두 사람은 연민의 정을 느끼며 마침내 양가의 허락을 받아 정혼까지를 기약하게 된다. 하지만 숙영의 오라버니였던 이창래는 사돈의 재산을 송두리째 빼앗기 위해, 박원규의 조부를 위한 산소 이장 문제에 개입하여 두 집안 간에 커다란 싸움의 단초를 제공하게 된다. 그리고 이윽고 두 집안은 산소 이장 문제로 한 치의 양보도 없는 걷잡을 수 없는 혈투를 벌이게 되고, 그 과정에서 차랑은 아버지와 언니를 잃고 또한 송사에서도 억울한 패소 판결을 받게 되자, 주위의 만류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자신의 소신대로, 이 사건의 옳고 그름을 가리기 위해 한양으로 올라가 왕에게 호소하기를 결심한다.
이 작품은 한 인물의 교묘한 계략아래 산소를 둘러싸고 두 가문간의 치열한 싸움이 전개되면서, 그 양상이 상당히 급박하게 변함에 따라 앞으로의 흐름이 어떻게 진행될지 독자들의 관심과 주목을 이끌게 한다. 또한 두 집안의 싸움으로 정혼을 약속하고도 졸지에 소원한 관계가 되어버린 차랑과 원규와의 애틋한 사랑과, 아녀자의 몸으로 서슬이 퍼런 사대부의 권력에 과감하게 맞서는 차랑의 초연하고도 결의에 찬 모습 역시, 이 책을 흥미진진하게 만드는 요소가 아닌가 싶다. 개인적으로 책을 읽으면서 관심을 이끌었던 것은, 두 가문 간에 벌어지는 산송의 문제였는데, 저자에 의하면 조선시대에는 특이하게도 산소와 관련하여 재판을 벌이는 소송이 많았다고 한다. 당시 정치사회 이념의 중심은 예를 중시하는 유교였다. 유교는 형벌보다는 덕과 예를 다스리는 것을 그 목적으로 삼았었다. 따라서 그 시대에 그와 같은 소송들이 많았다는 것은 그만큼 사람들 간의 반목과 다툼이 많았음을 반증하는 것이며, 당시의 사회가 민심이 무너진 무척 혼란스러웠음을 간접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것은 아닐까 싶다. 그런 면에서 보면 소설 속의 내용은, 당시 조선의 일반사회현실을 대변해주는 생활 모습의 일면을 사실적으로 보여주고 있는듯해 보인다. 또한 소송의 과정에서도 뇌물을 바라는 관료들의 부조리한 모습이나 특히 숙영의 오라버니로 등장하는 양반에서 몰락하여 잔반이 되어버린 이창래가 서민들을 향해 벌이는 파렴치한 행위들이 오늘의 그것과 다르지 않다는 점에서, 여러 가지를 시사하고 있지 않나 싶기도 하다. 따라서 팩션 소설에 관심이 있는 독자들이라면, 역사의 사실을 토대로 새롭게 각색된 이 작품을 한번 읽어 보는 것도 좋을듯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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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말과 책소개로 먼저 접한 <차랑>은 팩션평 역사서라 생각했었다.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 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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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광님의 차랑이라는 도서 작가의 세계는 얼마나 힘들지 상상이 안갑니다 이렇게 머리아프게 .. 광대한 스토리의 내용들을 조사하고..차랑보다.. 문랑이 더 기구한 삶을 산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옵니다 내용은 정말.. 흥미진지하고, 재미있게.. 그리고 치열하게 돌아간다. 손에 잡은면, 놓고 싶지 않을 만큼 재미있게 읽었지만... 마지막.. 반전 이라고 해야하나... 앞으로도 좋은소설 기대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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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랑은 조선왕조실록에 실린 산송(산의 묏자리를 둘러싼 쟁송) 기록과 이항복이 지은 '유연전'을 바탕으로 역사적 사실을 재해석한 작품이란다.
유연전은 1607년(선조 40)에 실제 벌어졌던 일이다. 이 일을 임금이 전해 듣고 작자 이항복에게 사건의 전말을 기록하라는 명을 내렸다고 한다. 작자가 이 명을 받고 지은게 유연전이다.
주인공 유연은 현감 예원의 셋째 아들로 형 유와 함께 글 잘 짓고 예법이 밝기로 이름이 났다. 그런데 형이 산사에서 독서를 하다가 행방불명이 되었다. 이때부터 유연은 수난과 고통의 나날이 계속 되었다. 자형인 이지와 종매부 심융은 유연이 형수와 결탁하여 재산을 차지하려고 형을 죽였다고 모함하였다. 유연은 해명하려고 거듭 노력한 보람도 없이 사형을 당하고 말았다.
유연의 처는 죽은 남편을 위하여 제사를 지내고 그 억울한 누명을 벗기려고 어려운 고초를 겪는데, 이때 형 유가 나타나고 그들의 죄상이 드러난다. 이러한 사실이 조정에까지 알려져 유연의 억울한 죽음이 풀리고 죄인들은 벌을 받는다.... 라는 내용이다.
초반부를 좀 넘겼을까? 읽는 속도가 더딘데다, 왕을 움직인 소녀 차랑이라는 문구 땜에 혼잣속으로 음큼한 생각을 하며 꺼낸 책인데 이건 눈 씻고 봐도 남녀간의 애잔한 사랑은 코빼기조차 없다. 왕의 마음을 움직이려면 왕을 봐야할텐데 왕과 대면할 여지조차 없어 보여 시들해지기 시작했다.
그래서 이 소설을 만들어 낸 배경을 찾아봤더니 흥미를 끄는 부분이 있는거다. 그제사 단숨에 읽어낼 수 있었다, 왕의 사랑을 차지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사실을 밝혀 억울함을 벗기기 위한 왕명을 얻어내려던 여인네의 이야기가 말이다.
성주의 거부 박수하는 부인이 있슴에도 아버지의 과거 재촉을 못견뎌 집을 나간 아들 제구, 어머니가 없는 빈자릴 채우며 기개 넘친 담대함으로 집안사림을 도맡아 처리하는 큰딸 문랑, 한번 읽은 책은 그대로 필사하는 영민함과 섬뜩한 아름다움을 지닌 작은딸 차랑, 과부 아닌 과부로 푸대접 받던 며느리 이숙영, 몰락한 양반네로 돈이 궁할때마다 사돈댁을 드나들며 귀한 책을 훔쳐 팔아먹던 이창래...
돈이 궁해 사돈네 하헌당(책방)에 들렀다 눈에 띤 탁시일가전을 읽은 이창래는 눈이 번쩍 뜨였다. 쥐구멍을 오가며 야금야금 훔칠게 아니라 한탕 크게 털어보잔 배짱이 생긴 것이다.
이렇게 해서 재산을 가로챌 제구를 닮은 사내 조석술을 박수하의 집안에 들이고, 누이 숙영에게 남자 맛도 보이고, 자신도 맘껏 여인의 앞섶을 풀어헤치며 차근히 밟아간다. 조석술의 첩이라며 데려 온 옥년과의 보리밭 밀애만 없었어도 좀더 수월했을지 모른다.
차랑이 불공 드리러 절에 가던 중 화적을 만나 위험에 빠진 순간 구해준 박원규... 차랑은 그에게 가는 마음을 스스럼없이 드러내 자신과의 혼약을 부모님께 허락받을 것을 요구하는 그당시 없슴직한 모습이나 집안을 휘몰아치는 여러 일들을 차분히 짚으며 대책을 일러주는 일목요연함은 혀을 내두를 정도였다.
박경여가 부친의 묘자릴 찾는단 사실은 이창래에게 박수하의 화를 돋워 죽일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박제구인척 굴던 조석술이 써 준 문서에 얼씨구나 박수하의 선산에 장례를 치룬게 두 집안간의 피비린내나는 싸움으로 번져 산송 판결에 이의를 묻던 박수하는 형을 맞다 죽고, 산소를 파내려 한다는 말에 나섰던 문랑은 목에 칼이 찔려 죽고, 박경여의 일가도 죽임을 당하고...
그 억울함을 풀려 한양에 있는 임금에게 격고(억울한 일을 상소하기 위해 북을 쳐 임금에게 진정서인 정장을 올려 답을 기다림)하기 위해 맨발로 쉼없이 여론 몰이를 하며 올라온 차랑, 참으로 대쪽같은 강인한 성미를 지녔다.
암행어사도 안핵사도 이렇다 할 정황을 알아내지 못하자 차랑은 직접 박제구를 찾도록 빌미를 준다. 그럼으로써 모든게 밝혀지고 제자리를 찾아가자 문득 의문점이 들었다. 차랑은 정말로 탁시일가전을 못 본 것일까, 몰래 책을 훔쳐 팔아먹는단 걸 알고 이창래에게 던져 준 미끼였을까?
집안을 들쑤셔 사람들을 죽음으로 몰아가면서까지 차랑이 얻고자 했던 건 눈엣가시인 사람을 제거하기 위함? 자신의 사랑을 쟁취하고 지켜내기 위함? 문랑의 성격을 이용한 정려(효녀문을 세우는 것)로 집안을 의롭게 세우기 위함? 서슬 퍼런 고양이 눈빛같은 차가운 냉기가 차랑의 치맛속을 맴도는 것 같아 음산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