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코다 구니코를 알게 된 건 순전히 우연이다. 어떤 일본 사람의 블로그에 들어갔다가 사진 몇 장을 보게 된 것이다. 워낙 미인이기도 했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묘한 매력이 느껴졌다. 알고 보니 꽤나 유명한 드라마 작가였다. 나오키상을 수상했다는 얘기도 있길래 혹시나 하는 마음에 인터넷 서점을 뒤져보니 책 몇 권이 나와 있었다. |
|
평소 희곡이나 인문서, 그리고 골치아픈 문제집만 접하는 학생으로서, 뭔가 위안을 얻고자 이 에세이를 발견하게 되었다. 인내력이 약한 나는 책을 끝까지 못 읽는 성미라 옴니버스식의 에세이로 대신 읽곤 하는 편이다. 이 책은 일상에 지친 내게, 그 일상을 되돌아보고 위안을 갖는 계기가 되고 있는 것 같다. 아직은 다 읽지 못한 이 인내력 약한 학생에게도 어루고 달래며 일상의 소중함과 편안함을 알게 해주는 이 책을 사길 잘 한듯 하다. 내일 학원 가는 길에 매는 가방에 슬며시 이 책을 넣어본다. |
|
무코다 구니코, 그녀의 글은 심심하고도 담백하다..아무런 미사여구의 치장도 없다. 마치 흑백 사진같은 추억으로 그려낸 작가 내면의 솔직한 감정들, 예컨대, 선과악 미와추,뻔한 염치를 차려야하는 이런 마음속의 미묘한 이중성조차 거리낌없이 드러낸다. 늘상 느끼는 소소한 감정들을 친구들에게 얘기할라치면,너 왜그리 소심하냐고 질책 받을까봐 하지 못한 이야기들을 그녀는 아무렇지도 않게 풀어낸다. 그녀 책속에 단골로 등장하는 우뚝선 존재감인 아버지. 오직 권위와 가부장적인 고지식함으로 똘똘 뭉친 아버지의 모습에서는 오히려 인간적 따스함과 유머러스한 면목조차 느끼게 해준다..그래서 나는 그녀의 아버지를 상상하며 책장을 넘기면서 미소짓는다. 커다란 사건도 없이 잔잔하게 풀어내는 일상은, 나도 그녀와 비슷한 세대에 짧으나마 잠시 맞물려있고,엄격과 자유가 교차하는 세대여서인가 충분히 공감 하면서 읽었다. 책을 읽고 난 후의 후련함이나 통쾌함,,그런것을 기대해서는 안되는 책,,, 너무나 평범한 일상의 잔잔한 일기를 엿보는듯한,,그러면서도 아련한 그리움이 가득하고,일상이 주는 사색이 담겨있다. 왠지 내 안에 숨어있는 얄궂은 감정들을 작가에게 들킨듯한 기분을 느끼게 해주는 솔직한 매력을 주는 느낌의 책. 편안한 책....향기 오래가는 블랙커피 같은 책.. 무코다 구니코라면 언제든지 또 읽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