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리뷰 (10)

한줄평
평점 분포
  • 리뷰 총점10 70%
  • 리뷰 총점8 30%
  • 리뷰 총점6 0%
  • 리뷰 총점4 0%
  • 리뷰 총점2 0%
연령대별 평균 점수
  • 10대 0.0
  • 20대 0.0
  • 30대 8.0
  • 40대 9.0
  • 50대 10.0

포토/동영상 (3)

리뷰 총점 종이책
[파워북로거]9월에 읽을 만한 책,어얼구나 강의 오른쪽
"[파워북로거]9월에 읽을 만한 책,어얼구나 강의 오른쪽" 내용보기
중국은 거대한 면적에 다양한 소수민족이 함께 어울려 현대 중국을 이끌어 가고 있다.그 중에 최근에 알게 된 어원커족의 슬픈 역사와 기구한 부족의 삶을 츠쯔젠 작가에 의해 어원커족의 시원을 거슬러 올라가고 이 잡듯이 하나 하나 파헤치고 그들이 1643년 중.소 국경분쟁에 따라 체결된 네르친스크 조약으로 동북쪽은 러시아,서남쪽은 중국이라는 영토가 획정되고 그곳을 따라 흐
"[파워북로거]9월에 읽을 만한 책,어얼구나 강의 오른쪽" 내용보기


 
중국은 거대한 면적에 다양한 소수민족이 함께 어울려 현대 중국을 이끌어 가고 있다.그 중에 최근에 알게 된 어원커족의 슬픈 역사와 기구한 부족의 삶을 츠쯔젠 작가에 의해 어원커족의 시원을 거슬러 올라가고 이 잡듯이 하나 하나 파헤치고 그들이 1643년 중.소 국경분쟁에 따라 체결된 네르친스크 조약으로 동북쪽은 러시아,서남쪽은 중국이라는 영토가 획정되고 그곳을 따라 흐르는 어얼구나(額爾古納)강의 오른편에 다싱안링(大興安嶺)산맥을 끼고 순록과 함께 살아가는 소수민족 어원커족이 있었고 그들은 산과 숲,초원이라는 대자연과 함께 삶을 꾸려가고 있음을 알게 된다.

 먹고 입고 사는 방식이 모두가 자연 속에서 채집하고 가꾸며 살아가는데 때론 사냥꾼에 의한 노획물이 그들의 몸과 영혼을 지탱시켜 주는데 낙타사슴,늑대,친치라가 대표적인 사냥감이 된다.그들은 살아가는 방식,사유하는 법이 대대로 내려 오는 주술적인 토템의식과 마음 속에 심어져 있는 정령 의식이 짙기에 몸이 아프다든지 혼자의 힘으로 해결할 수 없을 경우에는 신복과 신무 의식을 거행하는 무당의 궂에 의해 액땜이 되기도 하고 일시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며 근심과 고민을 덜어 내기도 한다.이 글의 주인공 어원커의 여인이고 그 부족의 마지막 추장의 여인이며 그녀가 살다간 100여년간의 어얼구나 강의 오른편의 삶과 역사,희노애락을 작가에 의해 고스란히 조명되고 반추가 되고 있으며 너무나도 자연스럽고 순진무구하며 물질문명이 한방울도 흘러 들어가지 않은 원시의 삶을 보여 주기에 내가 태어나고 죽어 돌아갈 태초의 모습이 어얼구나 강이 아닌가 싶다.

 어원커족,그들에게도 일제에 의한 대동아공영권(따통잉)에 의해 젊은이들이 강제로 군에 징집되고 일본(스즈키 히데오등) 군부가 그들에게 저지르는 온갖 만행이 목불인견인데 쿤더와 이완이 군에 징집되고 제식훈련을 받던 중 쿤더의 어리버리한 행동에 스즈키는 세퍼드를 풀어 놓고 쿤더를 물어뜯게 한다.이에 이완은 의리와 정의감에 세퍼드를 힘과 지혜로 일살하자 이완을 강제로 옥에 쳐넣으며 잔인하게 폭행을 저지른다.이완은 야음을 틈타 탈옥을 하게 된다는 일화가 인상에 남는다.일본이 그당시 저지른 만행은 어찌 한 두가지겠는가? 주지하다시피 731부대에 의한 생체실험이었던 '마루타(丸太) 사건은 온 세상을 전율케 하고도 남는다.

 어원커족은 일본이 멸망하고 모택동에 의해 공산당 및 공산주의가 세워지면서 대약진 운동,문화대혁명,사회주의식 시장자본주의의 도입에 따라 그들의 삶도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고 산업개발이 그곳에도 침투하게 된다.니두 무당이 죽고 부인 니하오 무당이 어원커족의 명운을 예측하며 순록과 함께 삶의 터전을 이끌어 갔던 어얼구나 강의 오른편 언덕을 하늘 아래 거인으로 비유하고 크고 작은 강은 거인의 몸에 종횡으로 놓인 혈관이고,수많은 산맥은 거인의 뼈에 비유하고 있다.그 산들은 다싱안링 산맥에 속해 있는데 저자가 어린 시절 다싱안링 산맥을 끼고 어른들로부터 전해 들은 얘기를 토대로 서술하고 있다.

 과학문명의 손길이 전혀 닿지 않았던 어얼구나 강 어원커족의 삶은 그들만이 갖고 있는 고유의 언어와 생각,점술,공동체 의식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저자는 어원커족이 대자연을 벗삼아 사냥과 채집,히피족마냥 초원 위를 이동하는 삶을 서정적이고 감성적이며 인간의 순수한 영혼을 불러 일으키는 탁월한 언어적 감각을 여실히 보여 주고 있다.자기가 태어난 고향은 언제 어디서나 그립고 잊지 못할 곳이다.어얼구나 강의 오른편은 강과 산을 끼고 살아가던 한 소수민족의 애환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으며 대자연의 위대함 앞에 인간은 보다 겸허해지고 인간다운 모습으로 되돌아 가기를 시사해 주는 멋진 영혼의 작품이라고 할 수가 있다.

* 한국 간행물 윤리위원회 파워북로거 지원사업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j******6 2011.09.18. 신고 공감 3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순수함이 울려대는 인류의 성지, 마음의 고향을 거닐게 된다...
"순수함이 울려대는 인류의 성지, 마음의 고향을 거닐게 된다..." 내용보기
몇 쪽만 넘겨도 내 삶의 시원(始原), 태곳적 어느 곳을 거니는 듯한 향수를 느끼게 된다. 자연에 대한 경외와 사랑, 순수함, 섭리에 대한 넓디넓은 포용의 숭고한 정신이 그대로 마음속으로 조용히 스며드는 것만 같다. 아니 잊혀졌던, 잠자던 그 순수의 겸허가 비로소 깨어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이 느낌을 무어라 해야 할지, 담아낼 길 없는 조악하기만한 언어의 최고표현으로서 그
"순수함이 울려대는 인류의 성지, 마음의 고향을 거닐게 된다..." 내용보기

몇 쪽만 넘겨도 내 삶의 시원(始原), 태곳적 어느 곳을 거니는 듯한 향수를 느끼게 된다. 자연에 대한 경외와 사랑, 순수함, 섭리에 대한 넓디넓은 포용의 숭고한 정신이 그대로 마음속으로 조용히 스며드는 것만 같다. 아니 잊혀졌던, 잠자던 그 순수의 겸허가 비로소 깨어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이 느낌을 무어라 해야 할지, 담아낼 길 없는 조악하기만한 언어의 최고표현으로서 그저 아름답고 숭고하다 할 밖에 없다.


내몽고지역 중러국경을 흐르는 헤이룽 강 지류인‘어얼구나 강’의 오른쪽, 울창한 삼림지대에 태고의 삶의 방식을 지켜왔던 작은 부족인‘어원커 족’여인의 따뜻하지만 또한 시린 한 세기의 이야기가 초연하게 그리고 도저하게 흐른다. 그녀의 담담한 듯 치장되지 않은 운명에 대한 순결한 이해가 그 어떤 기교와 세련됨으로 무장한 문명의 목소리를 압도한다. 순록의 먹이인 이끼와 사냥할 동물이 있는 숲 속 자연을 찾아 이동하는 유목민, 20명 남짓한 씨족 단위인‘우리렁’의 소박한 삶의 면모는 그 옛날 그렇게 살았던 것만 같은 잊었던 기억의 그리움처럼 내게 다가온다.


삶의 방식의 변화를 강요하는 문명은 이들의 우리렁에도 더 이상 항거 할 수 없는 세상이 오고, 피붙이들이 떠난 외로이 남은‘시렁주’밖을 응시하는 그녀의 기억은 마냥 원시의 자연에서 삶을 일구던 어린 시절, 그리고 여인이 되어 사랑을 얻게 되고, 또한 사랑하는 이들을 잃게 하는 운명과 마주하며, 떠나보내는 슬픔까지 삶을 오롯이 껴안아왔던 그 순수의 세계로 향한다.

시렁주 밖에 차가운 북풍이 몰아치는 밤, 엄마‘다마라’의 달뜬 목소리와 아빠‘린커’의 소곤거림 속에 일어나는 바람소리조차 순박함과 신비로운 생명력을 지닌 고결한 언어가 되어 향기롭고 유쾌한 세계로 침잠하게 한다.


순록의 무리와 함께하는 이들의 생명과 자연과의 교감, 자연과 일체가 된 어울림, 그리고 존중과 경외의 정신이 만들어내는 의식(儀式)이 금기의 요소들과 교우하며 신성함, 고결한 인간 정신을 자아낸다. 그러나 삶에 도사린 죽음은 우리렁을 떠나지 않는다. 큰아빠인‘니두’ 무당의 신무(神舞)에 내재한 신성과 인간애를 오가는 절제의 비애감이 깃들고 , 니두의 죽음에 이어 무당이 된 동생의 처 ‘니하오’의 숙명적인 삶의 질곡(桎梏)에 비추어지는 고통은 공동체를 향한 사랑과 희생의 숭고함, 도덕적 지고함이 발산하는 숭고미에 이른다.


우발적인 어린 죽음들, 숲의 정령인 자연이 부르는 죽음들, 그리고 문명과 인간탐욕이 재촉하는 강요된 죽음들로 아비와 어미, 형제들, 사촌들, 씨족들의 죽음이 그치지 않는다. 소나무 때론 자작나무위에 누인 주검들, 그 풍장(風葬)의식이 담고 있는 사랑과 영원함에 대한 약속들의 기원은 운명에 대한 또 다른 포용, 가없는 운명의 사랑이란 웅숭깊은 인간정신을 보여준다.

아흔이 된 숲 속의 어원커 족 여인, 그녀 인생의 새벽과 정오, 황혼에 이르는 삶의 시간에 깃든 사랑과 상실, 그녀를 둘러싼 사람들의 오열과 고통, 화해와 결별, 새로운 생명의 탄생과 성장, 그리고 죽음의 일련의 사건들이 오늘, 우리가 겪는 것들의 오염됨, 추함과 얼마나 격이 다른지 그곳으로 달려가고플 정도이다.


일본의 만주침략은 이들 숲속 우리렁에도 손길이 미치고, 남자들의 군사훈련 동원, 그리곤 일본의 패망과 함께 진행된 중국의 공산화와 문화혁명의 이념적 회오리는 이들 때 묻지 않은 자연인들을 비루한 잣대로 훼손하고, 개발이란 명목 하에 삼림의 무참한 벌목은 이들과 순록의 터전을 몰아댄다. 사랑했던 이들의 얼굴과 순록과 산과 강을 바위에 그리며 그리운 이들이 떠난 세계의 아득함을 담아내던 여인, 도시로 나가 유명한 화가가 된 손녀‘이렌나’가 도시를 떠나 어원커 우리렁의 삶과 자연을 그리고, 마침내 강물에 뛰어들 수밖에 없는 것은 우리들이 문명이라 길들여 놓은 것들이 결코 시원의 숭고함에 이를 수 없다는 상실의 고통 때문이었을 것이다. 우리들의 마음의 고향, 그 순결한 자연, 한 없이 너그러운 운명에 대한 사랑이 낮은 목소리로, 그러나 세차게 가슴을 파고든다.


이 작품을 읽게 된 것은 내게 행운이다. 그리고 작가‘츠쯔젠’을 알게 된 것 역시 더 없는 문학적 발견이라 하겠다. 작은 손바닥에 올려놓은 소금을 핥는 순록의 모습과 듬성듬성 지어진 시렁주들, 니하오 무당의 슬픈 영혼곡, 바람소리들, 우리렁을 위해 사냥을 나간 남자들의 사랑 가득한 자부심, 여인들의 투기와 기다림, 이 모든 순수함이 울려대는 아름다움에 어찌 매혹되지 않을 수 있을까! 작가의 말처럼 인류가 갈망하고 도달하고픈 성스러운 경지, 그 너그러움과 선량함, 애틋함을 품은 마음의 경지를 마음껏 거닐게 된다...


리뷰 총점 종이책
숨어 있는 보석 같은 중국소설. 국경지대의 마지막 소수민족의 이야기.
"숨어 있는 보석 같은 중국소설. 국경지대의 마지막 소수민족의 이야기." 내용보기
#일파만파독서모임 #츠쯔젠 #어얼구나강의오른쪽 #들녘출판사 #마오둔문학상 #독서모임선정도서 #중국문학 #중국소설 #중국소수민족 #북스타그램1964년생 츠쯔젠이라는 중국작가는 처음 본 작가이다. 오늘 소개할 작품으로 2008년 마오둔 문학상을 받았다고 하니 중국내에서는 그래도 이름이 있는 작가이지만, 국내에서는 이 작품을 아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옮긴이의 말을 보니 이 작품
"숨어 있는 보석 같은 중국소설. 국경지대의 마지막 소수민족의 이야기." 내용보기
#일파만파독서모임 #츠쯔젠 #어얼구나강의오른쪽 #들녘출판사 #마오둔문학상 #독서모임선정도서 #중국문학 #중국소설 #중국소수민족 #북스타그램

1964년생 츠쯔젠이라는 중국작가는 처음 본 작가이다. 오늘 소개할 작품으로 2008년 마오둔 문학상을 받았다고 하니 중국내에서는 그래도 이름이 있는 작가이지만, 국내에서는 이 작품을 아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옮긴이의 말을 보니 이 작품은 자신의 어릴적 경험을 토대로 어떠한 사건으로 인해서 집필 하였다는 설명이 있다.

이 작품은 어얼구나강의 오른쪽 (왼쪽 땅은 러시아 땅이다) 에 살던 어원커 (퉁구스족)의 마지막 세대의 삶을 그린 작품이다. 마지막 추장의 여인인 화자의 시점을 통해서 총 3부로 이루어딘 4대, 100여년의 가족사를 그리면서 중국소수민족 퉁구스족의 흥망성쇠를 다루고 있다. 주인공이 아흔살이 넘도록 장수를 하다보니 100년간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야기는 별다른 사건이란 것은 없다. 그냥 어얼구나강 처럼 흘러가는 삶과 죽음의 모습을 담담히 담고 있고, 전쟁과 문명의 침범으로 사라져가는 소수 민족의 삶을 사실적으로 담아내고 있다. 한족으로 구성된 중국 소수민족과는 다르게 어원커들은 몽골의 유목민들 처럼 순록들과 함께 어얼구나 강을 따라서 이동을 하면서 삶을 이어간다. 일정한 거주지가 없고 천막같은 곳에서 수렵생활을 하는 모습들이 츠쯔젠의 글로 담아내고 있다. 그래서 책을 보다보면 동물을 잡아먹는 것에서 문명사회에서 나고 자란 우리가 보기에는 다소 잔인하고 미개한 것 처럼 보여진다. 하지만 정작 잔인하고 미개한 것은 그들이 아닌 우리라는 것을 책의 마지막을 덥고 나면 깨닫게 된다. 이들은 자연에 순응하면서 있으면 있는데로 없으면 없는데로 , 병듬과 죽음이란 것도 담담하게 마딱뜨리며 그렇게 삶을 흐르는 데로 살아나아간다.

이 책을 읽으면서 #존윌리엄스 의 #부처스크로싱 과 #JM쿳시 의 #야만인을기다리며 #루이스세풀베다 #연애소설읽는노인 이라는 작품들이 많이 생각이 났다. 언급한 작품들에서 부처스크로싱(인디언), 야만인을기다리며(남아프리카), 연애소설읽는노인(브라질원주민) 이야기를 다루고 있기 때문에 어느 나라에서나 산업화와 문명화로 인해서 사라지는 자연과 그 자연속에서 순응하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그들의 터전을 빼앗기고, 자신들의 역사가 무너져가는 모습들을 찾을 수 있다. 이 작품도 러시아와 중국의 국경지대에서 살았던 어원커족, 이 어얼구나강에서 13세기에 칭기스칸은 말을 달려 부족들을 통합하고 대륙을 달려 지구의 절반을 통일하는 인물이 등장했고, 그 칭키스칸의 휴예일수도 있는 부족들이 사라져가는 안타까운 이야기에 굉장히 맘이 아팠다.

작품을 읽으면서 대자연의 광활한 초원과 북방의 삼림을 상상하면서 힐링을 했고, 러시아와 몽골의 문화가 융합된 중국의 이야기라는 오묘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고, 처음 들어본 마오둔 문학상의 수상작품은 어떠한지 느낄 수 있었다. '삶과 죽음은 흐르는 강물처럼 그렇게 흘러가는 것' 이라는 교훈을 받으면서 책을 덮어본다.
이달의 사락 d*******2 2025.12.04. 신고 공감 1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어얼구나 강의 오른쪽
"어얼구나 강의 오른쪽" 내용보기
나는 어원커의 여인이다. 우리 부족 마지막 추장의 여인이다. 나는 겨울에 태어났다. 어미니의이름은 다마라, 아버지는 린커다. 어머니가 나를 낳던 날, 아버지는 흑곰 한 마리를 잡았다. 나무 굴에 웅크리고 겨울잠을 자고 있던 곰을 찾아낸 아버지는 좋은 웅담을 얻을 심산으로 자작나무 가지를 들쑤셨다. 슬슬 약이 오른 곰이 격노하자 그제서야 아버지는 사냥총을 쏘았다. 곰이
"어얼구나 강의 오른쪽" 내용보기



 

나는 어원커의 여인이다. 우리 부족 마지막 추장의 여인이다.

나는 겨울에 태어났다. 어미니의이름은 다마라, 아버지는 린커다. 어머니가 나를 낳던 날, 아버지는 흑곰 한 마리를 잡았다. 나무 굴에 웅크리고 겨울잠을 자고 있던 곰을 찾아낸 아버지는 좋은 웅담을 얻을 심산으로 자작나무 가지를 들쑤셨다. 슬슬 약이 오른 곰이 격노하자 그제서야 아버지는 사냥총을 쏘았다. 곰이 화를 내면 담즙 분비가 왕성해져 두둑하게 부풀어 오른 쓸개를 얻을 수 있었다. 그날 아버지는 일진이 괜찮았다. 윤이 좌르르 흐르는 두둑한 웅담 하나와 나를 한 쾌에 얻을 수 있었으니 말이다. <p.15>

 

표지가 넘 맘에 들어 읽게 된 '어얼구나 강의 오른쪽'. 특이한 제목도 한 몫 했다. 무슨 뜻일까 굉장히 궁금하더라는 ~

중국문학을 크게 즐겨 읽지는 않지만 19세기 중국 후난성을 배경으로 여자들 사이에서만 은밀하게 전해져 내려온 비밀의 문자 '누슈'를 통해 평생 사랑과 우정을 나누는 두 여인의 삶과 사랑을 신비롭고 아름답게 그려낸 '설화와 비밀의 부채'를 재밌게 읽은 기억이 있어 '숲 속 여인'의 놀라운 100년 삶을 증언한다는 글귀에 반해 집어든 이 책. 설화와 비밀의 부채와 비슷해 비교해 읽는 재미가 쏠쏠할 것 같아 냉큼 집어 들게 되었는데 순전히 상상으로 쓴 이야기가 아니라 작가 자신이 다양한 소수 민족이 살고 있는 다싱안링에서 태어나 열일곱이 될때까지 살기도 했고 2005년, 어원커 족의 발자취를 좇아 탐방을 마치고 이들 부족의 100년사를 조망한 작품인지라 사실적이라 맘에 든다.
루쉰문학상, 빙신(氷心)산문상, 좡중원(壯重文)문학상 등 권위있는 문학상을 두루 수상함은 물론 중국의 대표적인 문학상인 루쉰문학상을 세 번이나 수상한 유일무이한 기록을 세운 작가의 작품이라니 ~ 이 책을 읽게 된 것은 운명이 아닐런지 !!

 

밤에도 달과 별을 볼 수 있는 시렁주에 살며 고기를 먹고 사냥을 하며 불씨와 순록을 귀히 여기는 어원커 부족. 다람쥐가 나뭇가지에 매달아놓은 버섯을 보고 다가올 겨울 날씨를 미리 점치는 그들. 눈밭의 발자취를 찾지 못하면 나뭇가지 위에 매달린 버섯을 찾으며 친칠라 사냥을 하고, 소금 함정을 이용해 사슴을 잡으며 자연을 벗삼아 삶을 꾸려나가는 그들의 이야기는 한동안 내가 즐겨봤던 다큐멘타리 한편를 떠올리게 했다. 툰드라에서 살고있는 지구상의 마지막 순록 유목민인 네네츠족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최후의 툰두라>로 그들 역시 자신들과 함께 살아가고 자신들의 친구이자 먹이 그리고 살아가는데 큰 도움을 주는 순록을 키우며 살아가는 부족인지라 이들의 모습이 그들과 많이 닮아있어 익숙하면서 친근했는데 다큐를 소설로 옮겨놓은게 아닐까 싶을 정도였다.

자연에서 얻은 것들을 이용해 유지해온 그들의 삶. 하지만 가스를 얻기 위해 개발이 이루어지면서 환경이 파괴되고 술과 마약에 노출된 네네츠 족의 모습은 굉장히 충격적 이었는데 어원커족 역시 부차별한 벌목으로 인한 자연생태계의 파괴와 현대 문명의 투입으로 부족의 일원이 산을 버리고 마을에 정착하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그 피할 수 없는 현실에 내 마음이 너무 아팠다.

하지만 그 모든 것도 사랑하는 여인을 뒤에서만 바라볼 수밖에 없었던 니두 무당과 다른이의 생명은 물론 죄인의 영혼을 구하기 위해 사랑스러운 아이의 목숨을 신에게 맡길 수 밖에 없었던 니하오의 운명과 견주지는 못하리라.

가장 잃어버리고 싶지 않은 물건은 아이러니하게도 가장 쉽게 손에서 떠나는 법이라는 말. 우리는 살면서 얼마나 많은 소중한 것들을 잃어버리게 되는걸까 ~

 

어얼구나 강은 헤이룽 성 서남쪽 변경에 위치하며, 오늘날 내몽고 자치구 동북부 중국과 러시아의 국경을 가르는 강이다.

1689년 7월 24일 청나라와 러시아 사이에 맺어진 '네르친스크조약'으로 인해 어얼구나 강은 오른쪽과 왼쪽으로 나뉘게 되고 그 명칭도 둘로 갈라지게 되는데 어얼구나 강의 오른쪽에서 사는 어원커족, 마지막 추장의 여인이었던 아흔살인 '나'로부터 시작되는 이야기는 새벽 - 정오 - 황혼으로 이어지는데 아흔해의 삶, 그것은 그녀의 삶이자 곧 소수민족의 시작과 끝을 아우르는 이야기가 되어 장엄하면서도 부드럽고 따뜻하게 진행된다.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그들이 또다른 가정을 꾸리면서 쭈욱 이어져온 그들의 삶.

그 속에는 자연을 벗삼아 순록을 키우며 살아가는 순진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있고, 운명같은 사랑이야기도 있고, 소박한 즐거움이 있으며, 자신의 자식이 죽을 것을 알면서도 다른 이의 목숨을 구할 수 밖에 없는 이의 사무친 모정도 담겨 있다. 책을 다 읽은 지금 이름을 남겨놓고 싶지 않다는 그녀의 바램에 린커, 다마라, 니두 무당, 라지다, 와뤄쟈, 니하오 등등과 다르게 그녀를 기억해낼 수 있는 이름 하나 없는 것이 못내 서운하지만 해와 달, 바람, 순록에 대한 이야기만 들어도 나는 가만히 그녀를 떠올릴 수 있을 것만 같다.

 

"너는 라지다를 좋아했지. 그런데 라지다는 지금 어디있지? 이완은 나제스카를 좋아했어. 그런데 나제스카는 아이들을 데리고 떠나지 않았니?

린커와 네 큰아버지 니두 무당은 네 아마였던 다마라를 좋아해서 겵를 벌이게 됐어. 진더는 니하오를 좋아했지만, 니하오는 루니한테 시집가지 않았니?

난 깨달았어. 사랑하는 건 반드시 잃게 된다는 사실을. 오히려 사랑하지 않은 것이 오래도록 함께 있다는 사실을 말이야."

 

이푸린이 한숨을 푹 쉬었다. 가슴속 깊이상처를 간직한 여인은 인간에게 가장 중요한 행복이 어떤 것인지 설파하고 있었다. 나는 참을 수 없었다.

사랑했다면 찰나의 행복이 떠나가버린들 무엇이 두렵겠는가. <p.237>

 




 

 

사랑하라. 인생에 있어서 좋은 것은 그것뿐이다.
-G.상드-


 

사랑이라는 이름의 찰나의 행복을 운명으로 받아들이고 가슴에 새긴 사람,
죽음으로 거부한 사람, 곁에 살면서 영원히 부정한 사람.


그 지독한 열병속으로 당신을 초대합니다.



h****0 2011.08.12. 신고 공감 1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그들의 소박하고 순수한 삶을 통해, 오늘을 다시 생각하다
"그들의 소박하고 순수한 삶을 통해, 오늘을 다시 생각하다" 내용보기
미국의 인디언도 그렇고 남미나 아프리카의 소수 민족들은 타의에 의해 그들의 삶의 터전을 강제적으로 빼앗기는 여러 가지 고통스런 슬픈 역사의 일면들을 가지고 있음을 우리는 익히 배워서 알고 있다. 물론 어느 나라 어느 민족도 그들 나름대로의 고통의 역사들이 분명 존재하겠지만, 이들의 역사가 더없이 우리에게 애절하고도 각별하게 다가오는 것은, 우리의 지나간 과거와도 일
"그들의 소박하고 순수한 삶을 통해, 오늘을 다시 생각하다" 내용보기

미국의 인디언도 그렇고 남미나 아프리카의 소수 민족들은 타의에 의해 그들의 삶의 터전을 강제적으로 빼앗기는 여러 가지 고통스런 슬픈 역사의 일면들을 가지고 있음을 우리는 익히 배워서 알고 있다. 물론 어느 나라 어느 민족도 그들 나름대로의 고통의 역사들이 분명 존재하겠지만, 이들의 역사가 더없이 우리에게 애절하고도 각별하게 다가오는 것은, 우리의 지나간 과거와도 일맥상통하는 점이 있기 때문은 아닐까 싶다. 그런데 이와 비슷한 아픈 역사를 지녔으면서도 우리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은 곳 중 하나가 바로 러시아와 몽골과의 지역에 존재했던 여러 부족들이다. 이 작품은 중국과 러시아 국경을 가로지르는 어얼구나 강 주변을 자신들의 삶의 터전으로 삼아 자연과의 조화로운 삶을 추구하며 그 명맥을 유지해왔던, 어원커 족의 숙명적인 삶을 서사적으로 아름답게 그려내고 있다. 따라서 독자들로 하여금 적잖은 감동을 전달해 주고 있음은 물론, 문학의 묘미를 한층 더 깊게 느낄 수 있게 하는 가슴이 따뜻해지는 소설로 다가서리라는 생각을 해본다. 작가는 개발이라는 명목 하에 이제는 과거의 흔적으로만 존재해야 하는 그들의 가슴 아픈 현실을 목도하면서, 작품을 통해 문명의 이기주의로 극단적인 상황으로 치닫고 있는 현대인들의 삶을 비판하면서도, 어원커 부족 사람들의 꾸밈없고 순수한 삶에서 우리가 무엇을 보고 배울 것인지를, 그리고 자연과 생명에 대한 소중함을 은연 중 일깨워주고 있지 않나 싶다.


이 작품은 20세기 초반을 배경으로 순록을 생활의 방편으로 삼아 유목을 하는, 어원커 부족의 마지막 추장의 여인이었던 ‘나’ 라는 인물을 등장시켜 자신을 과거를 회상하는 회고록의 형식으로 전개되어 있다. 따라서 독자들이 그들만의 독특한 문화방식과 세계관 그리고 생활 모습을 간접적으로 엿볼 수 있으며, 그 안에서 펼쳐지는 여러 가지 이야기를 통해 인간의 강인한 삶의 의지와 자연의 신비를 가슴 가득 느낄 수 있다. 주인공인 ‘나’는 손재주가 많았던 어머니 다마라와 훌륭한 사냥꾼이었던 아버지 린커에 의해 혹독한 겨울의 추위를 뚫고 태어났다. 우리 어원커 부족은 대략 20명 내외로 순록의 이끌고 유목생활을 했는데, 그런 이유로 어느 한곳에 오래 정착 하지 못하고 환경 변화에 따라 이곳저곳에 옮겨 다녀야 했다. 또한 우리처럼 이런 형태의 생활을 하는 부족들은 서로 적당한 거리를 두고 어얼구나 강 지류를 따라 여러 곳에 흩어져 살아간다. 부족 사람들이 그리 많지 않아 개개인의 사생활이란 거의 존재하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그런 이유로 큰 문제가 되는 경우는 없었다. 결혼이나 장례와 같은 문제들은 부족의 무당이 모두 주관하여 행해졌고, 다른 곳으로 이동을 하거나 정착하는 경우는 추장이 오랜 경험을 통한 임의적으로 판단에 의해 정해졌으며, 부족 사람들은 이를 충실히 따랐다.


먹이를 구하기 위한 사냥은 성인 남자들이 모두 함께 동참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며 여자들은 집안에서 아이를 돌보거나 살림을 맡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또한 사냥해온 짐승은 똑같이 나누어 고루 분배하고 가죽들은 따로 모아 생활에 필요한 물건을 사는데 쓰였다. 간혹 어떤 문제되는 일이 발생하여 서로의 의견 다툼이 있긴 했지만 그것이 부족의 생사를 좌우할 만큼 크게 확대되지는 않는다. 우리부족은 일본군이 중국과의 전쟁에서 승리하여 그들이 지배하게 되면서, 남자들이 한때 강제적인 군사교육을 받기도 하고 전쟁 물자를 위한 벌목들이 이루어져 서서히 조금씩 변화를 맞이하게 되는데, 본격적인 것은 일본이 패망하여 자국으로 돌아가고 중국 정부에 의해 본격적인 개발 붐이 생기면서부터다. 그들의 무분별한 자연환경 파괴로 인해 자연과 더불어 생활하던 우리부족의 생활반경은 점점 작아 질 수밖에 없었으며, 또한 외부 문명의 유입으로 부족 사람들의 의식도 조금씩 변해갔다. 마침내 우리부족은 중국정부에서 마련해준 임시 정착촌으로 옮겨 갈 수밖에 없었지만, 나는 90 평생을 살아온 이곳을 떠나지 않고 이곳에서 생을 마감하리라 마음먹는다.


작품 속 ‘나’를 통해서 본 어원커 부족 사람들의 모습에서 크게 눈에 띠는 것은, 오늘 우리의 사회에서는 흔히 볼 수 없는 탐욕과 과욕을 부리지 않는 소박하고 순수한 부분들이다. 그런 이유로 이들에게는 더러 사소한 감정 다툼은 있을지언정, 그것을 빌미로 상대방에게 가해지는 어떤 불이익은 없으며,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서로의 삶에 어긋나지 않으려는 그들의 모습은 우리들로 하여금 많은 것을 느끼게 한다. 또한 이들은 자연이 주는 혜택을 충분히 누리고 살지만, 반대로 폭설과 홍수와 같은 대재앙에 피해에도 이를 담담하게 받아들이며 의연하게 살아간다. 주인공인 ‘나’ 라는 인물은 자신의 부족이 새로운 문명에 의해 서서히 파괴되어 가고 있음을 아쉬워하면서도, 한편으로 과거로의 돌아가고픈 꿈을 결코 배제하지 않는다. 작가의 감성적이면서도 섬세한 묘사와 깔끔한 문체, 그리고 순문학의 진한 향기가 깊게 배어져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게 하는 이 작품은, 비장하면서도 처연하고, 역동적이면서도 애잔한 마음을 불러일으키고 있어, 책을 읽는 독자로 하여금 다양한 감상의 포인트를 제공하여 독서의 즐거움을 주기에 충분하지 않나 싶다. 따라서 많은 독자들이 자연과 더불어 호흡하며 살아가는 어원커 부족들의 모습을 통해, 이기주의적이고 배타적으로 변해가는 오늘 우리들의 각박한 삶을 다시 한 번 돌이켜보고, 자연과 생명의 소중함을 알고 가슴이 따뜻해지는 인간미를 나누려는 그들의 숭고하고 겸허한 삶의 자세를 이 기회에 깊이 인식했으며 싶다.



p*******3 2011.08.11. 신고 공감 1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어얼구나강의 오른쪽
"어얼구나강의 오른쪽" 내용보기
낯선 곳의 사는 사람들의 삶은 현 시대의 도시에 사는 사람들에게는 언제나 신기하고 재미있게만 보인다. 하지만 막상 그곳에 가서 살으라고 한다면 하루 이틀 야영을 즐기는 것과는 다르다는 것을 알기에 모두 손사래치면 거부할게 뻔하다. 나도 마찬가지다. 어얼구나강의 오른쪽과 비슷하게 문명에 흡수되지 않은 부족의 이야기를 다룬 모리카오루의 신부이야기를 보면서도 주인공 여성
"어얼구나강의 오른쪽" 내용보기

낯선 곳의 사는 사람들의 삶은 현 시대의 도시에 사는 사람들에게는 언제나 신기하고 재미있게만 보인다. 하지만 막상 그곳에 가서 살으라고 한다면 하루 이틀 야영을 즐기는 것과는 다르다는 것을 알기에 모두 손사래치면 거부할게 뻔하다. 나도 마찬가지다. 어얼구나강의 오른쪽과 비슷하게 문명에 흡수되지 않은 부족의 이야기를 다룬 모리카오루의 신부이야기를 보면서도 주인공 여성의 당참과 멀티플레이적인 능력에 반하면서도 이내 저리 살기란 쉽지 않겠다라는 결론으로 매번 책을 덮기 때문이다. 그런점에서 애초에 어얼구나강의 오른쪽의 작품은 특정 부족에 대한 호기심 따위로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든 것은 아니다. 근래들어 중국문학에 관심을 갖게 된 것도 한 몫했지만 속물스럽게도 제7회 마오둔 문학상 수상작에다 루쉰문학상을 세차례나 수상한 작가 츠쯔젠의 작품이었기 때문이다.

 

이유야 어찌되었든 붙들고 앉아 읽게된 어얼구나강의 오른쪽은 낯선 곳에 대한 호기심을 접어두고라도 흡입력이 장난이 아니다. 대개의 문학상 수상작은 지금껏 내가 읽었을 때 읽는 데 가장 긴 시간이 소요되는 작품이었다. 내용이 좋은 줄은 알기에 읽으면서도 그것이 못내 불만이었는데 이 작품은 그런 편견을 깬다. 하지만 시간은 오래걸린다. 옮긴이의 말까지 포함해서 471페이지에 달하니 재밌게 읽어도 쉽사리 마지막 페이지가 보이지 않을 수 밖에. 대략의 줄거리를 정리하자면 "나는 어원커의 여인이다. 우리 부족 마지막 추장의 여인이다."라고 말하는 '나'의 시선으로 본 어원커족의 100년사다. 그들 삶의 주변에는 늘 순록을 비롯한 동물들과 나무열매, 그리고 무속신앙이 때로는 그들에 의해 사라지고 다시금 그들에 의해 유지된다. 그런 그들에게 100년동안 맞딱들이게 되는 것이 아주 단순한 의미의 문명이 아니었다는 점이 안타깝기도 하고 소설임에도 불구하고 마음쓰리게 하는 장면도 여러차례 등장한다. 일본군에 의해 상처입을 때도 그랬고, 사랑하는 사람과의 만남이 이뤄지지 못했음도, 하나를 살리면 결국 다른 하나가 죽을 줄을 알면서도 살릴 수 밖에 없는 무녀의 처연한 운명이 그러했다. 자연에 순응하는 삶을 보여주는 부족의 경우 대개의 문제나 압력은 문명에 의한 것이었으나 어원커부족은 인간의 욕망과 폭력성에 의해 무녀의 신기가 사라지듯 부족의 존재도 스러지는 듯했다. 

 

 

p.78 허나 이런 강은 마치 하늘가로 사라지는 별똥별처럼 지금은 대부분 소실되었다. 강을 추억할 때 마다 나는 이름 없는 강을 낙타사슴 강이라고 불렀다. 그 강에서 처음으로 낙타사슴을 보아서 그렇게 이름 붙였다.

 

작가 츠쯔젠은 실제 어얼구나 강이 흐르는 다싱안링에서 태어났으면 그곳에서 17살이 될 때까지 살았고, 이후 2005년 어원커족의 발자취를 조사하여 이 작품을 완성했다. 어느 지역에 대해 표현할 때 지나치며 보는 것과, 책을 통해 보는 것과, 단 1년이라도 그 지역에서 머물며 지내본 것과는 큰 차이를 보인다. 서두에 밝힌 것처럼 난 지나치면서 본 것도 아니고 그저 한권의 책을 통해 어얼구나 강을 만났다. 작가와 같은 사람들이 아니었다면 나뿐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어원커족도, 어얼구나 강의 삶도 몰랐을 것이다. 책, 어얼구나 강의 오른쪽은 이야기속 '나'처럼 소멸해가는 것, 이름이 없는 것에 의미를 불어넣어 잠시나마 사람들의 기억속에 머물게 해주는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

YES마니아 : 로얄 i********g 2011.09.30.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운명을 사랑하는 자여 강을 노래하라!
"운명을 사랑하는 자여 강을 노래하라!" 내용보기
책을 읽고 나서 꼭 뭔가를 얻기를 기대하는 건 아니지만, 시나 소설을 읽을 때 바라는 건 마음에 오래 남을 한 문장이다. 더고 덜도 말고 딱 한 문장! 그 "딱 한 문장"을 오랫만에 찾았다. 제목도 특이한 <어얼구나 강의 오른쪽>에서. 처음엔 어얼구나 강은 대체 어디일까, 오른쪽은 또 뭘까 한참 궁금했는데 정신없이 이야기에 빠지다보니 내가 어느새 어원커 족의 여인이 되어 있더라
"운명을 사랑하는 자여 강을 노래하라!" 내용보기

책을 읽고 나서 꼭 뭔가를 얻기를 기대하는 건 아니지만, 시나 소설을 읽을 때 바라는 건 마음에 오래 남을 한 문장이다. 더고 덜도 말고 딱 한 문장! 그 "딱 한 문장"을 오랫만에 찾았다. 제목도 특이한 <어얼구나 강의 오른쪽>에서. 처음엔 어얼구나 강은 대체 어디일까, 오른쪽은 또 뭘까 한참 궁금했는데 정신없이 이야기에 빠지다보니 내가 어느새 어원커 족의 여인이 되어 있더라. <가장 사랑하는 것이 가장 먼저 손에서 빠져나가는 법이다>라는 문장에 내가 좋아하는 보라색 색연필로 밑줄을 죽 그으면서 잠시 생각했다. 그런가? 내가 잃어버린 것들이 무엇이었나? 그것들은 정말 내가 아끼던 순서대로 사라졌나?...그럼, 오래 오래 곁에 두고 싶으면, 무심해야 하나? ...사랑하지만 결코 마음을 다 표현할 수 없는(그래서는 안 된다) 여인을 위해 세상에 단 하나뿐인 깃털 치마를 만든 남자, 시간이 흐른 뒤 결국 치마를 입는 여자, 신령한 순록의 무리를 이끌고 강과 숲의 삶을 온몸으로 살아내는 그들 유목민의 바람 같은 이야기. 강으로 살면 어떤가, 또 서늘한 바람으로 살면 어떤가.... 참 <좋은> 소설이다.   

YES마니아 : 골드 m*******0 2011.07.28.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어얼구나 강의 오른쪽
"어얼구나 강의 오른쪽" 내용보기
비록 순록은 아니지만 우리 할머니, 할아버지들도 자연에 순응하는 이런 삶을 살았었다. 하지만 지금은 함께보다는 혼자, 자연보다는 기계문명을 더 소중히하며 살고있다. 그래서 우린 바쁘게 정신없이 가득 채우고 살지만 항상 외로움을 느낀다.   원시생명력으로 가득 찬 숲에는 여름에는 이슬을 밟고 걸으며, 풀을 먹을때면 물속에서 헤엄치는 신성한 동물 순록이 있다. 그리고 나의
"어얼구나 강의 오른쪽" 내용보기

 비록 순록은 아니지만 우리 할머니, 할아버지들도 자연에 순응하는 이런 삶을 살았었다. 하지만 지금은 함께보다는 혼자, 자연보다는 기계문명을 더 소중히하며 살고있다. 그래서 우린 바쁘게 정신없이 가득 채우고 살지만 항상 외로움을 느낀다.
  
 원시생명력으로 가득 찬 숲에는 여름에는 이슬을 밟고 걸으며, 풀을 먹을때면 물속에서 헤엄치는 신성한 동물 순록이 있다. 그리고 나의 부락민과 신령이 같이 살고 있다. 어원커족 마지막 추장의 여인으로 아흔해를 두고 걸어온 주인공의 삶은 대하 드라마 토지를 떠오르게한다. 대자연의 혜택과 재앙을 동시에 겪었고 배고픔과 추위 수많은 죽음을 접했다. 죽어가는 사람을 살리면 자식들이 죽는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무당이라는 도덕적 책임 때문에 굿을 하는 니하오는 정말 인상적이었다. 서로 맞지않는 삶을 어쩔 수 없이 살아가는 이푸린, 아들때문에 속이상한 마리야, 러시아여자와 결혼한 이완,아이를 갖지 못하는 제푸린나, 그의 남편 다시 ...평탄하지 않지만 그래도 그것은 그들이 살아내야하는 인생인 것이다. 처음에는 조금 지루한 느낌이 있다. 하지만 조금 지나면 인물 하나하나의 매력에 푹 빠져든다.
 이땅에 남아 있는 소수민족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다. 그리고 서구의 기준으로 만들어 놓은 '미개한 민족'이란 없다. 뒤집어본다면 그들은 자연과 더불어 살며 조화롭게 사는 더 우월한 민족인 것이다.

1. 좋은 글귀, 마음에 드는 가사 인상 깊은 영화 대사 등을 메모해 주세요.
2. 출처를 넣어주세요. ex) 234page, 4번 트랙<사랑해>, <브리짓존스의 다이어리>에서 브리짓의 대사

a*****e 2011.08.26.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어얼구나 강의 오른쪽
"어얼구나 강의 오른쪽" 내용보기
중국 소설이라고 해봤자 루쉰의 아큐정전이나 광인일기를 제외하고는 읽어본 적이 없다. 때문에 중국이 바로 옆 나라인데도 불구하고 그들의 소설이 유럽권이나 남미권의 소설들보다 낯설게 느껴진다. <어얼구나 강의 오른쪽>을 집어들 때도 그런 느낌이었다. 더구나 이 소설의 주가 되는 인물들은 중국 정치계나 일반적 관념에서 주류가 되는 중국인들이 아니라 러시아와의 접경지역
"어얼구나 강의 오른쪽" 내용보기

중국 소설이라고 해봤자 루쉰의 아큐정전이나 광인일기를 제외하고는 읽어본 적이 없다. 때문에 중국이 바로 옆 나라인데도 불구하고 그들의 소설이 유럽권이나 남미권의 소설들보다 낯설게 느껴진다. <어얼구나 강의 오른쪽>을 집어들 때도 그런 느낌이었다. 더구나 이 소설의 주가 되는 인물들은 중국 정치계나 일반적 관념에서 주류가 되는 중국인들이 아니라 러시아와의 접경지역에 사는 원주민들이다.


그러나 이러한 점이 바로 이 소설에서 돋보여지는 점이다. 양쪽의 거대한 문명 충돌권에 있는 그들의 삶은 동양적이거나 서양적이라는 단어로 정확히 명명할 수 없다. 혹은 러시아 민족 같다거나 중국 민족 같다고도 할 수 없을 것이다. 두 가지의 원시적 문화가 혼재된, 아니 독립적인 원시 문화를 가진 몽고 민족의 일파인 것이다. 그리고 저자는 마치 자신이 한때 어원커 부족의 여인이었던 양 믿을 수 없을 만큼 생생하게 그들의 역사와 생존을 전달해준다.


어얼구나 강의 오른쪽의 주가 되는 인물들은 정치적으로 비주류일 뿐만 아니라 역사적으로도 비주류이다. 화포를 비롯한 무기 발달, 공장의 기계 발달, 유럽인들을 필두로 한 세계 통신망의 발달 등 과학적 합리주의가 기승을 부릴 시절에 원시성을 지켜온 민족에 대한 기록이기 때문이다. 즉 승리자의 역사라 불리는 일명 ‘수목모델’을 전제로 한 역사가 아니라, 그 거대한 세력들 속에서 소수자의 이름으로 살아남은 자들에 대한 개방적인 역사 기록이다. 중국의 주류민족이나 러시아인들에 의해 전개된 근현대의 모습을 어원커 부족이라는 소수 민족의 근현대사로 재구성했다는 것만으로도 저자는 뛰어난 통찰력을 보여준다.


비주류 민족의 역사가, 미국식 근현대 과정에 영향을 많이 받은 우리와 어떻게 관련지을 수 있냐고 비판 할 수도 있다. 그 비판자들이 간과한 것은 비주류 민족 역시 인간이며, 그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비추어 현대적 인간에 대한 단면들을 포착 가능하다는 것이다. 더 나아가, 저자는 주류 역사관이 비주류적 역사관과 충돌했을 때의 모습들까지 풀어내면서 둘을 대조적으로 만든다. 그렇게 어원커 부족의 생존은 단순 환경다큐멘터리 식의 교훈이 아니라 현대 문명과 그 동안의 고정적 역사관에 대해 다양한 측면으로 재고를 제공한다.


p******o 2011.08.11.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통사, 미시사 그리고 서사가 잘 어우러진 작품
"통사, 미시사 그리고 서사가 잘 어우러진 작품" 내용보기
티베트를 비롯한 위구르 자지구에서 중국 정부에 대한 소수 민족의 궐기가 연이어 벌어지고 있다.이 소설 또한 위와 무관하지 않은 소재를 다루고 있다. 이 소설은 차츰차츰 삶의 터전인 어얼구나 강에서 중국과 러시아에 밀려 어느덧 강의 오른쪽까지 밀려난 유목민족 '어원커 부족'이 겪은 격동의 20세기이다. 어원커 부족에게 전통적인 삶의 방식에 균열을 일으키는 것은 중국 정부가
"통사, 미시사 그리고 서사가 잘 어우러진 작품" 내용보기

티베트를 비롯한 위구르 자지구에서 중국 정부에 대한 소수 민족의 궐기가 연이어 벌어지고 있다.
이 소설 또한 위와 무관하지 않은 소재를 다루고 있다. 이 소설은 차츰차츰 삶의 터전인 어얼구나 강에서 중국과 러시아에 밀려 어느덧 강의 오른쪽까지 밀려난 유목민족 '어원커 부족'이 겪은 격동의 20세기이다. 어원커 부족에게 전통적인 삶의 방식에 균열을 일으키는 것은 중국 정부가 아니다.(그랬다간 중국에서 출간조차 할 수 없었을 테니.)
그들의 삶에 침투하여 점점 전통적인 삶에서 밀려나가는 것은 중국을 침략한 일본군, 문화혁명의 홍위군, 무분별한 삼림개발 등 크게 셋으로 나눌 수 있는데, 뭉뚱그려 이야기하자면 바로 '문명'이라는 것이다. 작가는 이 문명의 반대편에 서 있는 부족, 어원커 사람들 중에서도 20세기 총에 태어나 질곡의 역사를 온몸으로 관통한 여인을 주인공으로 내세우고 있다.
아마 남자를 주인공으로 내세웠다면 이만큼 내밀하고 정제된 언어로 묘사하지 못했을 것이다. 20세기 초 동아시아가 겪은 환난, 소수민족이자 유목민족인 어원커 부족에게 닥친 고난, 그리고 여성이 겪은 사건과 아픔들이 잘 녹여져 있다. 통사와 미시사, 그리고 소설의 서사가 조화를 이룬 작품이다.
문명과 반문명의 대결, 그 이야기 속에서 작가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 하면 좀 뻔히 보이는 구도이다. 사실 이 책을 컨셉을 알게 되었을 때도 식상한 감이 없지 않아 있었다. 하지만 지루한 느낌 없이 읽을 맛을 느낄 수 있었던 것은 유목민족의 시각으로 그려낸 생생한 묘사 때문이었다. 도시에 사는 현대인과 달리 신화와 설화가 뒤엉킨 삶이 신비함과 신선함을 느끼게 했다. 작가 이력을 읽고 보니 이 작가는 한족이면서 중국 동북부 지방에서 어원커부족과 오랫동안 살았다고 한다.
출판사에서는 '100년 동안의 고독'에 비견될 작품이라고 했지만, 사실 내 취향으론 마르케스의 100년이 더 끌린다. 하지만 중국 한족 작가의 소수민족에 대한 참신한 고찰과 신비한 이야기에 후한 점수를 줘도 될 만한 소설이다.

  

c********7 2011.08.09.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