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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나는 소중한 누군가를 하늘로 보낸 경험이 없다. 그래서 누군가 나에게 죽은 자 중에서 만나고 싶은 사람이 있냐고 물으면 아직은 NO라고 말할 것 같다. 아직은 NO 라고 말할 수 있어서 다행이라면 다행일지도 모르겠다. 지금의 내 나이는 어리다고 할 수 없지만 그렇다고 나이를 많이 먹었다고 생각하지 않기에 죽음이 남의 이야기라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어떤 이에게는 안타까운 죽음에 마음 아픈 사람이 있을 수 있고, 어떤 이에게는 슬픔으로 점철된 죽음이 함께 한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런 이들에게 죽은 자를 만날 단 하루의 시간을 준다면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돌연사한 아이돌을 만나고 싶은 20대 여성, 암으로 돌아가신 어머니를 만나고 싶은 장남, 화해하지 못하고 떠나보낸 친구를 만나고 싶은 10대 소녀, 실종된 약혼녀를 그리워하는 남자. 그들은 츠나구라 불리는 사람을 통해 단 한 번 죽은 이와 재회를 한다. 츠나구의 역할을 하는 자는 나이가 지긋한 할아버지나 할머니가 할 것 같지만 실제는 고등학생 남자아이다. 처음 그를 본 의뢰인은 살짝 의문을 품지만 그가 가진 능력에 신뢰를 보낸다. 4명의 의뢰인과 츠나구를 하게 된 아유미에게는 어떤 사연이 있는지....
우리는 보통 그런 말을 많이 한다. 죽은 사람은 죽지만 산사람은 또 그렇게 살아지는 거라고.. 아무리 슬퍼도 시간이 흐르고, 나이를 먹으며 조금씩 슬픔의 그늘에서 벗어나게 되는 거라고.. 하지만 뭔가 마음속의 한이 있다면 응어리가 쉽게 풀리지 않는다. 꼭 만나고 싶은 사람, 만나서 풀어야할 그 무언가가 있다면 시간이 흐른다고 해서 그 마음이 엷어지지 않는다. 어찌 보면 만나고 싶은 누군가가 있다는 것은, 후회할 그 무언가가 있다는 뜻이고, 한이 있다는 뜻이기도 할 것이다. 죽은 자를 만나고 싶을 만큼의 한, 혹은 응어리, 아픔. 그것들은 산자의 마음이 편하고자 하는 위안은 아닐까 생각해 본다.
고등학생 남자 아이가 츠나구(츠나구는 연결하다, 잇다라는 뜻을 가진 일본어 동사 츠나구를 사자라는 단어에 결부 시켜 만든 단어이다)를 한다는 것. 쉽게 납득이 되지 않았다. 아직 꿈도 많고 하고 싶은 것도 많을 것 같은 나이의 아이가 삶과 죽음의 중간 역할을 할 수 있다니.. 하지만 아유미 가족의 슬픈 과거를 알게 된다면 그가 츠나구의 길을 선택한 이유를 이해할 수 있다. 나는 죽음보다는 삶과 더 가까운 곳에서 살고 싶다. 암울하고 우울한 인생보다는 밝은 세상에서 평범하게 살고 싶다. 더불어 마음속의 응어리나 화가 집약되어 아픔으로 승화되지 않기를 바란다.
남은 사람 또한 타인의 죽음을 짊어질 의무가 있다. 흐르는 일상은 막을 수 없다. 자신을 위해 잃어버린 사람을 살려낸다 해도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뒤에 남아 살아가는 사람들은 한없이 이기적이고 또 그럴 수밖에 없다. 그것이 설명 슬프고 뻔뻔한 사고방식이라 해도. (418)
어느 누구도 죽은 이의 삶을 대신 살 수 없다. 죽은 사람을 아무리 그리워해도 돌아올 수 없다. 결국 지금 현재, 내가 살아 숨 쉬는 지금 현재, 더 많이 사랑하고 더 많이 아끼고 더 많이 행복 하라는 말이 아닐까 싶다. 그때.. 내가 조금만 더 따스했다면, 내가 그때 조금 만 더 사랑했다면, 내가 그때 조금만 더 일찍 용서했다면... 이런 식의 후회를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지금 내가 조금이라도 찜찜하다면 먼저 손 내밀고, 먼저 사랑한다 말하는 것은 어떨까? 오늘 활짝 웃던 내 사랑하는 사람이 내일 똑같은 모습일 수 없다는 것. 그것이 죽은 자를 만나고 싶은 사람들의 소망을 낳았는지 모르겠다. 오늘... 내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더 많이 표현하고, 더 많이 웃어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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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적인 상상은 사람의 영이 있어서 몸이 바뀌는 비밀같은 영화나 책을 보면 생각이 우리와는 조금 다른 것을 알수 있다. 그런 다른 생각을 느끼기 위해서 다른 나라의 영화나 책을 보는 것이기도 하다. 모든 사람들이 다 똑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 구태여 그들이 쓴 책을 볼 이유는 없는 것이니까. 이 책의 제목인 츠나구는 이세상의 사람과 저세상의 사람을 이어주는 사자역활을 하는 사람을 의미한다. 우리나라 말로 하면 저승사자처럼 되려나. 그러나 그건 맞지 않는 표현인것이 저승사자는 죽은 사람을 데려가는 역활로 끝이지만 츠나구는 이세상과 연결을 하기 때문에 다른 것이다. 즉 츠나구는 츠나구 인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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츠나구 : 죽은 사람과 산 사람을 만나게 해주는 창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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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사람과 단 한 번 만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다면 나는 과연 누구를 만날 것인가. 아직까지 내 인생에서 죽음은 그다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 않다. 어렸을 때 외할머니께서 돌아가신 일, 교회 다닐 때 고령의 장로님이나 집사님들이 돌아가실 때 정도... 그리고 많이 친하진 않았지만 만날 때마다 든든한 느낌을 주었던 교회 동생이 채 20대도 맞지 못한 채 사고로 죽은 일... 돌이켜 보니 내 삶의 주변에 이렇게 많은 죽음이 있었나 놀라게 된다. 최근 가장 놀랐으면서도 안타까웠던 죽음은 이제 나는 종교생활에 큰 활력을 보이지 않고 있지만 나와 다르게 믿음 이후 선교사의 길을 걸으며 자신의 인생을 기독교 신앙에 바치기로 했던 한 누나의 죽음이었다. 원래 지병이 있었다고 하는데 그렇게 일이 있기 전까지 전혀 상상도 할 수 없었던 터라 나는 미처 슬픔을 느낄 겨를조차 없었다. 장례식장에 가서 누나 얼굴 한 번 보고, 가족들에게 위로의 말을 건넨 후 같이 온 사람들과 자리에 앉아 이게 무슨 일인가 서로들 혼란스러워하며 고인에 대해 얘기하고 각자의 안부를 물으며 돌아온 후, 몇 달이 지난 지금까지도 솔직히 실감이 나지 않는다. 친하기도 했지만 그만큼 나랑 많이 의견 충돌이 많기도 했던 누나라... 그녀의 죽음은 지금까지 내가 경험했던 것들과는 느낌이 남달랐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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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백하면, ‘츠나구’는 몇 년 전쯤 읽다가 중도 포기했던 작품입니다. 다시 읽으면서 다섯 편의 수록작 가운데 세 번째 작품까지만 읽고 그만둔 걸 알게 됐는데, 그때 포기했던 가장 큰 이유는 주제나 소재에 비해 이야기가 가벼워 보였기 때문입니다. 덧붙여, 교훈이나 감동을 목적으로 한 ‘어른들을 위한 동화’처럼 읽혔다고 할까요 그러다가, ‘츠나구’를 포기했던 일을 모 카페 댓글에 짧게 언급한 적이 있는데, “제일 좋아하는 작품인데 읽다가 포기하셨다 하시니 살짝 맘이 아픕니다!”라는 답글을 보곤 기회가 닿으면 다시 한 번 도전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여전히 ‘어른들을 위한 동화’라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지만, 제가 읽지 않은 두 편의 수록작이 ‘츠나구’의 진면목이란 점, 그리고 이야기가 주제나 소재에 비해 가볍다고 예단한 건 실수였다는 점을 깨닫게 됐습니다.
“츠나구(つなぐ)” - 사전적 의미는 ‘연결하다’, ‘이어주다’라는 뜻의 동사 - 죽은 자와 산 자의 고리 또는 사자(使者). 즉 둘을 만나게 해주는 ‘면담 중개인’
“츠나구의 규칙” - 면담의 기회는 산 자와 죽은 자 모두 단 한 번. 즉 평생 단 한 명밖에 만날 수 없음. - 의뢰는 산 자만 가능. 죽은 자는 의뢰할 수 없으며 누군가 의뢰해주길 기다려야 함. - 면담 시간은 하룻밤뿐이며, 죽은 자의 영혼은 그 하룻밤동안 진짜 육체를 갖게 됨.
예상과 달리 이 판타지 같은 만남의 ‘중개인’은 10대 고교생 시부야 아유미입니다. 어딘가 아마추어 같은 냄새까지 폴폴 풍기는 탓에 안 그래도 죽은 자를 만나게 해준다는 것 자체를 사기나 속임수로 여긴 사람들은 대부분 중개인인 아유미에게 의혹을 눈길을 보내는데, 실제로 죽은 자들을 만난 후에야 그들의 의혹은 고마움 또는 원망의 감정으로 바뀝니다.
제대로 아는 사이도 아니었지만 살아갈 용기를 줬던 예능 탤런트를 만나려는 회사원, 장남이라는 굴레 때문에 평생 좌충우돌하며 살아온 남자가 어머니를 만나고 싶어 하는 사연, 고의는 아니었지만 결국 단짝을 죽이고 말았다는 자책감에 시달리던 한 여학생의 의뢰, 그리고 갑자기 실종된 후 7년간 무소식이던 연인의 죽음을 확인해야 하는 한 남자의 사연 등 제각기 안타깝거나 애틋한 인연을 만나려는 네 사람의 사연들이 펼쳐집니다.
마지막 수록작에서는 살짝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아유미에게 츠나구 자리를 물려주려는 할머니의 이야기가 ‘세미 프리퀄’처럼 펼쳐집니다. 또 아유미가 어릴 때 세상을 떠난 부모님의 죽음의 진실이 그려집니다. 특히 할머니와 부모님의 사연은 비극적인 미스터리 코드까지 담고 있어서 이 작품이 단순히 흥미로운 판타지만은 아니라는 걸 보여주는 매력적인 대목입니다.
산 자와 죽은 자를 매개하는 역할은 무거운 책임과 공포까지 떠안아야 하는 일입니다. 알고 싶지 않지만 알게 될 수밖에 없는 다른 사람의 삶과 죽음을 받아들여야 하고, 자칫 적잖은 후유증과 후회와 자책에 시달릴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아직 세상의 쓴맛이나 신맛을 제대로 맛보지 못한 아유미에게 무척 가혹한 일일 수도 있지만 그는 할머니의 진심 어린 부탁을 받아들이는 쪽으로 자신의 운명을 선택합니다.
이 작품이 일본에서 출간된 게 2010년이니 작가가 욕심이 있었다면 후속작으로 ‘완숙해진 츠나구 아유미’의 이야기를 냈을 법도 한데 한편으론 아쉽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론 현명한 선택이었다는 생각도 듭니다. ‘완숙해진 츠나구 아유미’라면 재미있는 판타지 이상의 서사가 쉽지 않을 것 같기 때문입니다. 다만, 츠지무라 미즈키라면 그게 불가능한 일은 아니겠다는 미련이 남긴 하지만 말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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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떠난 소중한 사람을 단 한번 만날 수 있다면……’이라는 가정에서 출발하는 이야기입니다. “연결하다, 잇다”라는 뜻을 가진 일본어 동사 츠나구(つなぐ)를 사자라는 단어로 작가가 만든 단어이어서 제목만 봤을 때에는 무슨 말인지 얼른 감이 오지 않았습니다. 죽은 사람과 산 사람을 만나게 해 주는 창구 역할을 하는데 거래(?)가 성사되면 죽은 이와 단 하루 동안 생전모습 그대로 만날 수가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에도 룰이 존재하는데, 저승의 죽은 자가 이직 이승에 살고 있는 사람을 부를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죽은 자는 늘 기다리는 입장으로 만나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끈기 있게 상대가 의뢰하기를 기다려야만 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죽은 자는 면담을 수락할지 거절할지 선택할 권리가 있는데, 만약 죽은 사람이 면담을 거부하면 의뢰는 끝이 납니다. 죽은 사람이 만날 수 있는 사람도 한 사람 뿐이기 때문에 신중해 질 수 밖에 없습니다.
갑자기 세상을 떠난 유명 탤런트를 만나고 싶어 하는 회사원의 이야기부터, 죽은 어머니를 만나는 장남, 사고로 세상을 떠난 친구를 만나는 학생, 집을 나간 후 소식이 끊어진 약혼녀를 만나는 남자의 이야기까지 이어지고 마지막으로 사고로 세상을 떠난 부모님을 대신해 자신을 키워준 할머니에게 츠나구의 존재를 알게 되고 물려받게 되는 일종의 견습생 츠나구인 주인공의 이야기까지 모두 다섯 에피소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각각 다른 이야기이지만 서로서로 얽혀지는 형식도 재미있었지만 무엇보다도 죽은 자와의 면담을 이어준다는 설정이 흥미로웠습니다. 자신의 몸을 매개체로 하여 죽은 자와 대화를 나누는 것은 종종 봤었지만 호텔에서 생전 모습 그래도 그것도 면담의 신청과 수락을 통해 이루어진다는 전개가 재미있었습니다.
만약 현실에 ‘츠나구’라는 사람이 실제 존재한다면 나는 누구를 만나서 무슨 이야기를 나누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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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거울 속 외딴 성》을 읽고 츠지무라 미즈키의 작품을 되짚어 올라가면서 읽어보기로 했다. 검색해보니 그동안 꽤 많은 책을 펴냈다. 왜 내 레이더망에는 걸리지 않았는지. 아마 대부분이 '청춘 미스터리'라는 꼬리표를 달고 있어서 그랬지 않았을까 싶다. 나는 '미스터리'는 좋지만 '청춘'은 별로다. 내가 지금 청춘이 아니기도 하지만, 뭔가 '청춘'이라고 하면 시시껄렁한 연애담이 주를 이룰 것 같고, 인생의 깊이가 없어 보인다. '아니, 청춘을 왜 그렇게 낮춰 보는거야?' 라고 반박하실 분들에게 굳이 고백하자면 나의 청춘이 그러했기 때문이다. 괜시리 남자들을 의식했던 것 같다. 그렇다고 연애를 많이 한 것도 아니다. 남편과의 만남이 두 번째 연애였으니 말할 것도 없지. 실속없이 눈치만 보다 끝났다. 인생이 무엇인지,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비전도, 삶에 대한 성찰도 없었다. 내가 그러했기에 나에게 '청춘'은 풋풋함보다는 어설픔과 설익은 느낌으로 다가온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니 그런 시절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던 것 같다. 사람에 따라 그런 과정을 점프하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그런 어설픈 시절을 지나면서 더 단단해지고, 철이 드는 것이 아닐까. 이 책은 완전한 청춘물은 아니다. 등장하는 인물의 나이대도 십대 청소년부터 칠십대의 노인까지 다양하다. 하지만 왠지 풋풋한 느낌이 든다. 아마 그것은 죽은 자와 산 자의 만남을 주선하는 츠나구, 즉 사자 역할을 하는 아유미가 고등학생이기 때문일 것이다. 잠깐 등장해서 츠나구 역할을 한 뒤에 무뚝뚝하게 사라지지만 아유미의 존재감은 압도적이다. 아, 그 전에 이 책의 전반적인 구성에 대해 이야기해야 되겠다. 책은 총 5개의 에피소드로 이루어져 있다. 산 자와 죽은 자를 만나게 해준다는 츠나구를 찾은 사람들의 사연이 절절하게 펼쳐진다. 존재감없고 사람들과의 관계를 어려워하는 자신에게 희망과 빛이 되어 주었던 아이돌을 만나고 싶은 여자, 암으로 돌아가신 어머니를 만나러 온 가부장의 대명사격인 제멋대로인 남자, 연극 무대 주인공 자리를 두고 서로 다투던 단짝이 자기 때문에 죽었다는 자책감에 괴로워하는 여고생, 결혼을 앞두고 실종된지 7년된 약혼녀를 만나러 온 남자. 그리고 마지막은 이 모든 만남을 주선하는 츠나구 아유미와 그 힘을 물려주는 할머니의 이야기이다. 현실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지만 한번쯤 '이랬다면 어땠을까' 라는 상상력을 불러 일으키기에 딱 적합한 소재였다. 만약 내가 살아있는 동안에 딱 한번만 이미 죽은 사람을 만날 수 있다면 과연 누구를 선택할 것인가. 어렵게 츠나구를 찾은 사람들은 그에게 의뢰를 하면서도 마지막까지 고민한다. 그런데 그 고민의 방향이 약간씩 달랐다. 아이돌 스타를 만나러 온 히라세 마나미의 문제는 '그렇게 유명했던 미즈시로 사오리가 과연 자신을 만나줄 것인지, 자기한테 그 차례가 돌아오기는 하는 것인지' 이다. 산 자가 죽은 자를 평생 단 한 번만 만날 수 있듯이 죽은 자도 산 자를 한 번 밖에는 만날 수 없다는 츠나구의 규칙이 있기 때문이다. 히라세는 그렇게 유명한 사람이었으니 분명 나보다 먼저 미즈시로 사오리를 만나고 싶어하는 사람이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어머니에게 츠나구의 존재를 들었던 하타다 야스히코는 암에 걸려 돌아가신 어머니가 동생에게도 츠나구의 존재를 가르쳐 주었을 것이고, 어머니가 자신이 아니라 동생을 만나고 싶어할 거라는 생각에 괴로워하다 츠나구를 찾는다. 자신이 감정을 억누르고 장남의 본분을 다하는 동안 살갑고 다른 이들에게 친절한 동생은 살아 생전에도 어머니와 더 친밀하게 지냈고, 그렇기 때문에 어머니는 자신이 아니라 동생을 만나고 싶어할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실종된 약혼녀를 만나고 싶다고 의뢰한 쓰치야 고이치의 경우는 매우 복잡했다. 츠나구를 통해 그녀를 만나게 되면 그녀가 죽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할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왜 실종되었는지 모른 채 또 다시 그녀가 자신을 버렸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시달리며 살아야 한다. 그래서인지 쓰치야는 약속 시간에 나타나지 않는 초유의 사태까지 일으켰다. 마지막 에피소드에서 아유미가 쓰치야를 찾는 장면은 개인적으로 꼽는 이 책의 압권이다. 만나고 싶지만 그렇지 않기도 한, 쓰치야의 그 복잡다단한 감정을 아유미도 동시에 느꼈을 것이다. 에피소드중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자기대신 연극의 주인공 자리를 꿰찬 단짝에 대한 분노와 그로 인해 저지른 한번의 실수, 그리고 다음 날 사고로 죽은 친구인 미소노 나쓰를 만나러 온 아라시 미사의 이야기였다. 와, 정말 이 이야기는 장편으로 늘려 써도 될 정도다. 여고 시절을 돌이켜 보면 나도 친한 친구에게 질투를 느꼈던 적이 있었다. 물론 책에 나온 아라시 정도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아라시가 미소노에게 품었던 감정과 그로 인해 벌인 일들, 그리고 미소노를 만난 뒤에 모든 진실을 깨닫고 절규하는 부분은 소름이 끼칠 만큼 사실적으로 다가왔다. 다른 의뢰인들의 만남이 비교적 온화하고 해피엔딩이었다면 아라시와 미소노의 만남은 얽히고 설킨 감정선이 고스란히 드러나 다른 이야기와는 뚜렷한 차별성을 보여준다. 게다가 마지막에 이 모든 만남을 아우르는 아유미의 이야기가 덧붙여지면서 미소노의 마음이 이해되어 너무 안타까웠다. 그래도 끝까지 친구를 믿었는데 배신을 당한 아픔이 나한테까지 전해졌다. 아라시의 절규에 처음엔 '쌤통이다' 라고 통쾌해했지만 나중에 그녀가 괴로워하는 모습을 보니 안됐다는 생각도 들었다. 역시 인간이란 나약한 존재구나 싶다. 무엇을 잘못했는지 자각하면서도 그 잘못을 저지른 상대에게 그것을 고백하면서 시인하기란 얼마나 어려운가. 나는 지금 이 나이가 되어서도 그것이 잘 안 되는데 아직 고등학생에 불과한 아라시가 감당하기에는 너무 버거운 짐이 아니었을까. 할머니에게 츠나구의 힘을 물려받기로 한 아유미는 한 가지 고민에 사로잡힌다. 산 사람을 위해 죽은 자가 존재해도 되는 것일까? 하지만 만남을 주선하면서 점점 스스로 깨달아간다. 아라시의 경우는 예외였지만 나머지 의뢰인들은 죽은 자를 만나고 나서 조금씩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 주었다. 마음의 매듭을 지었다고 해야 하나. 살아갈 용기를 얻었다. 오해를 풀고 자신의 존재에 대한 믿음을 되찾았다. 과거에서 벗어나 새롭게 나아갈 힘을 갖게 되었다. 죽은 자는 말이 없지만, 그들의 존재로 인해 살아있는 사람들이 긍정적인 영향을 받는다면 산 사람을 위해 죽은 자가 존재하는 것도 나름 의미있는 일 아닌가. 우리나라의 전통인 제사도 비슷한 의미일 것이다. 돌아가신 날을 기리고, 그 분을 추억하면서 '누군가 나를 하늘에서 지켜보고 있을 것이다' 라고 생각하면 힘이 날 것 같다. 물론 그 사람이 살아있는 것보다는 덜하겠지만 말이다. 책을 읽으면서 내내 만약 내가 츠나구에게 의뢰를 할 수 있다면 누굴 만나게 해달라고 할까 생각했는데 결론은 '없다!'로 났다. 지금 떠오르는 건 20년전에 돌아가신 고모할머니와 3년전에 돌아가신 아빠시다. 그렇지만 나는 이미 그분들이 살아 계실 때 많은 사랑과 지지를 받았고, 굳이 이제와서 만나지 않아도 하늘에서 나를 지켜줄 것이라는 걸 믿는다. 츠나구가 필요하지 않아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 앞으로도 츠나구의 존재가 아쉽지 않도록 지금 내 곁에 살아있는 사람들에게 사랑과 존경의 마음을 전하며 살아야 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가볍게 읽기 시작했다 마지막엔 여러 생각을 하게 만든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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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자와 산자를 연결해 주는 일을 하는 사자 그를 가리켜 '츠나구'라 이름한다. 그에게 부탁하면 일생에 단한번 죽은 사람을 만날수 있다. 이 기회는 단 한번뿐인 기회임으로 누군가를 만날것인지 심사숙고해서 결정해야하며 원한다고해서 누구나 다 만날수 있는 기회를 가질수 있는것은 아니다. 산 자에게도 단한번뿐인 기회이지만 죽은자에게도 단한번뿐인 기회임으로 죽은자 또한 다른 누군가가 자신을 찾을 때를 대비해서 만남을 결정하는것에 신중을 기할수밖에 없다.그렇게 준비된 만남은 보름을 기준으로 이루어진다.
츠지무라 미즈키의 작품을 읽은 것은 얼마전 [오더메이드살인클럽]에 이어 두번째다. 자신의 살인을 청부한 소녀의 이야기였던 오더메이드와는 달리 이책에는 스산한 분위기보다는 따뜻한 분위기가 느껴진다. 삶과 죽음이라는 서로 다른 공간에 있는 사람들이 만난다는 발상이지만 괴기스럽다거나 공포스러운것과는 다르게 누군가를 걱정하고 안심시켜주려는 분위기가 곳곳에서 느껴진다. 츠나구를 통해서 일어난 네번의 만남...그리고 그들을 만나게 해주면서 느끼게되는 츠나구의 본분과 책임감.
어려서부터 집안에서 별 존재감이 없었던 히라세는 직장생활 또한 별다르지않았다. 자신들이 필요한대로 이용하는 존재라는 자각을 하고 있었지만 처음부터 거절을 한다는것이 히라세에게는 너무도 어려운 일이었다. 동료들과 어울려 함께하게된 술자리에서 히라세는 혼자 남겨지고 취한 상태에서 갑자기 눈물이 흐르던 히라세에게 선뜻 도움의 손길을 내밀던 사람, 그녀가 바로 미즈시로 아오리였다. 자기의 치부라고 할 수 있는 점들까지도 그저 유쾌하게 웃으며 넘기던 그녀를 보면서 히라세는 그녀가 웃으면 함께 웃는 자신을 발견하고 그녀에게 쿠키며 갖은 선물들을 보내게된다. 그러다 어느 아이돌에게서 먹거리를 선물로 받으면 처치곤란이라는 말에 흠칫 놀라기는 했지만..이제 그녀는 막다른 골목에 이르렀다. 마지막으로 그녀는 미즈시로를 만나려고 한다. 사망한 그녀를 만날수 있으리라 기대를 하지는 않았지만 정말로 눈앞에 그녀가 나타났을때 히라세는 정말 꿈인것만 같았다. 더군다나 히라세가 죽을 생각이라는것을 한눈에 알아차린 미즈시로는 히라세에게 이곳은 어둡다고 자살을 만류하는데..아이돌은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을 하는 히라세..
우리나라나 일본이나 동양의 문화권에서 장남이란 무게는 별로 다르지않은것 같다. 집안의 대를 이어야한다는 중압감, 집안식구들을 잘 화합시켜야한다는 생각. 거기다가 집안의 가업을 물려받은 입장에서는 혹시 동생의 몫까지 차지한것은 아닌가 하는 미안함, 그 모든것들이 복합되어 야스히코는 어머니가 살아생전 알려준대로 어머니를 찾아나섰다. 츠나구라는 존재를 통해서 어머니를 만나보기로 결정한것. 어머니는 야스히코에게만 알려주는 일이라고 했지만 혹시나 동생이 먼저 어머니를 만난것은 아닌지 공연히 걱정이 되기도 하는데 그런 야스히코의 속내를 어머니는 단번에 알아차린다. 잘하고 있으니 걱정하지말라는 어머니의 말에 야스히코의 마음이 따뜻해진다. 어머니를 만나기를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단짝의 본분은 십대소녀의 미묘한 갈등을 다룬 부분인데 단짝친구의 죽음을 바라보는 시각에서 죄의식과 질투등을 엿볼수있다. 처음에는 단짝친구였지만 서서히 서로를 질투하는 모습에서 십대소녀들의 경쟁심을 엿볼수도 있다. 내가 하고싶었던 일을 단짝친구에게 뺏김으로해서 해서는 안되는 선택을 하고마는 순간의 갈등과 사건이 일어난후에 느끼게되는 죄책감..그리고 죽음이후에도 계속되는 갈등들. 이부분만큼은 어느 공포소설보다 무서운 분위기가 감지된다. 그리고 사랑이라는 한마디로 정의내릴수있는 기다리는자의 본분은 쉽게 사랑하고 쉽게 이별하는 세태를 돌아보게한다. 연락도 없이 사라진 사랑하는 이를 기다리는 사람에게 전하고 싶은 쿠키깡통의 비밀, 그 진심을 알게된 후 느껴지는 사랑의 깊이.
이 네건의 만남을 성사시킨 츠나구는 아유미라는 고등학생이었다. 할머니에게서 사자의 임무를 이어받아 처음으로 수행하게된 츠나구의 일. 다른 이들의 만남을 지켜보면서 내내 아유미는 고민이었다. 누구를 만나야하나. 아버지에게 살해당한 어머니, 어머니를 죽이고 자살한 아버지..누구도 선뜻 선택할 수 없었던 아유미는 할머니를 도와 츠나구의 일을 수행하다가 부모님의 죽음에 얽힌 진실을 알게된다. 다행이다.그런일이 실제로 일어난것이 아니라서. 살아서 단 한번만 쓸 수 있는 기회라면 지금이 아니라도 괜찮다...
단 한번 단 한사람만 만날 수 있는 기회입니다. 당신은 누구를 선택하시겠습니까. 당신이 원한다고 해도 상대방의 생각은 다를 수 있습니다. 신중하게 선택하셨다면 이제 츠나구를 불러도 좋습니다. 이것은 사실이 아니라는것을 알지만 그래도 사실이라고 믿고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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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오랜만에 츠지무라 미즈키의 책이 나와서 너무 반가웠다. 아무래도 일본의 다른 저자들보다 덜 알려져서 그런가 책이 우리나라에서는 많이 나오지를 않았다. 하도 책이 나오지를 않길래 책을 쓰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일본원서는 나름대로 많이 나온걸 보니 번역본이 우리나라에 많이 소개되지를 않았던거였다. 너도 나도 많은 인기작가의 책을 서둘러 내려고만 하지 이름이 잘알려지지 않은 수작들은 오히려 구석속에서 묵묵히 기다리고 있다는것을 알았주셨음 하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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츠나구의 뜻은 작가가 만든 단어란다. 연결하다. 잇다라는 뜻의 일본어 동사 츠나구(つなぐ)를 사자(使者)라는 단어를 결부시켜 만들었다고 하다 이글을 읽기전에는 츠나구라는 존재가 일본에 전해내려오는 전통적인 설화쯤으로 생각했다. 그럼으로 이모든 이야기는 작가의 상상력에서 만들어졌다
츠나구는 세상을 떠난 소중한 사람을 단 한 번 만날 수 있다면이란 가정에서 출발했다는 역자의 말이 맞는것 같다. 사람들 사이에서 죽은자와 만남을 주선해주는 존재 츠나구가있다는게 소문처럼 떠돈다. 자신과 상관이 없을때는 무심하게 넘기지만 자신의 일이되면 츠나구의 연락처를 손에쥐고 망설인다. 왜냐구 솔찍히 정말 죽은자와 만날수 있을까 이게 현실로 가능할까라는 의심때문이다. 그리고 소문은 이상하게 났다. 사자와 만남을 갖는 비용이 고가라는 허무 맹랑한 소문이다. 이야기는 모두 다섯개가 담겨있다. 단 한사람과 단한번의 기회밖에없다. 죽은자와 산자모두 그러니 츠나구에게 신청했다고 모두 만남이 성사되는건 아니다. 산자의 신청을 죽은자가 거절하면 기회는 사라지는 것이다.
첫번째이야기는 돌연사한 아이돌은 만나려는 그의 추종자의 이야기다. 그런다고 단순한 추종자가아니다. 그녀는 한마디로 오다쿠같은 존재 직장에서 존재감도없지만 사람들은 그녀를 경원시한다. 자신의 존재감에대한 회의에빠진 그녀에게 유일하게 따뜻한 손을 내민이가 그녀였다. 물론 당사자는 기억하지도 못한다. 그런데 츠나구를 찾고 그녀와의 만남을 주선해 달라고한다. 자신의 기회를 날릴수 있는데 그런데 미즈시로 사오리가 수락했다. 사오리와 만남을통해 삶을 긍정적으로 바라볼수있게 된다.
두번째이야기 속마음을 표현할줄 모르는 남자 야스히코가 이년전에 죽은 어머니를 만나는 이야기다. 야스히코는 말이 거칠고 가족을 칭찬할줄 모른다. 그런다고 야스히코가 나쁜 사람이냐 그건아니다. 속은 따뜻한 사람인데 표현할줄 모른다. 어머니를 만나서 자신의 단점을 깨닫게된다. 그렇다고 순식간에 성격이 변할수는 없지만 아마도 서서히 변하게될것이다. 왜냐구 츠나구에게 쑥스럽지만 자신의 도움이 필요하면 요청하라고한다. 츠나구가 어리다고 반말에 훈계하듯 말하던 야스히코였는데 변하긴 했다.^^
세번째는 친구의 죽음에대한 죄책감이다. 자신이 저지를 나쁜행동으로 친구가 죽었을지 모른다를 죄책감에 친구를 만나고 친구의 대답을 듣는다. 얼어있지 않았다고 그렇지만 나쁜 마음을 먹은 그 자체만으로도 그동안 마음고생한건 당연한 결과라고 생각할수밖에 없었다.
네번째 사라진 약혼녀이야기와 사자의 본분이 나온다. 츠나구가 어린모습에 사람들은 다들 의심을한다. 그래서 나는 츠나구는 나이를먹지 않고 계속 이일을 하는 존재라는 생각을했다. 그런데 그게 아니였다. 가업으로 이어받는 것이었다니 이런 아무리 좋은일을 한다지만 죽은 사자를 만난다는건 선뜻 마음이 가지 않을것 같다. 그런데 표지와는 다르게 사자의 존재가 슬프거나 무섭거나 괴물같은 모습이 아니라 평소의 모습중 가장 아름다운 모습이라고 해야할까 그래서 그런지 내용도 생각보다 밝다. 소재 자체가 신선해서 그런지 재미있게 읽었다. 그리고 현재에 충실한 삶을 사는것 가족과 주변사람들에게 최선을 다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