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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엔 그랬던 것 같다. 내 의지로 내 인생을 바꿀 수 있다고. 하지만 인생을 조금 더 살고 보니... 일어날 일은 어떻게든 일어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래야 때론.. 세월이나 인생 탓을 할 수 있으니까. 하지만 생각한다. 내 의지와 상관없이 어떤 거대한 힘에 의해 내 인생이 달라진다면.. 나는 어떤 생각을 하며 살 수 있을까?
소설가 나에게 어느 날 동료 작가인 정원선배로부터 연락이 온다. 불안해 보이던 선배는 노트를 한권 주고 사라진다. 이 노트에는 정원 자신이 고향 동동섬에서 겪은 이상한 일에 대해 기록되어 있다. 소설가 나는 위기에 빠진 정원 선배를 위해 노트에 적힌 내용을 소설로 재구성한다. 동동섬 사건을 세상에 폭로하고 정원 선배와 친구들을 검은 세력의 손아귀로부터 벗어나게 하기 위한 계획을 세우게 된다. 동동섬에 고립된 정원과 친구들은 그곳에 살고 있는 김경훈으로부터 공격을 받는다. 이런 과정에서 김경훈이 에콰도르의 어떤 곳에서 실험 대상이었고, 그곳에서 탈출하기 위해 목숨을 걸었다는 걸 알았다. 그리고 구조된 수송기 안에서 정원은 함정에 빠졌다는 것을 알게 되는데...
나는 지극히 평범한 사람이고 이 평범함을 좋아한다. 특이하지 않고 평범할 수 있다는 것. 그 자체를 즐겁게 생각하는 사람인데 어느 날 나에게 거대한 힘이 접근해 온다면 난 무슨 생각을 하게 될까? 그 거대한 힘에 의해 예상하지 못한 인생의 바퀴가 굴러간다면 또 얼마나 무서워질까? 이런 얘기는 늘 남의 이야기라 생각했다. 나와는 상관없는 그런 이야기. 하지만 그게 어느 날 내 인생 깊숙한 곳으로 훅 들어왔다면.. 어떤 판단을 하고 어떻게 행동했을까? 그나마 다행인 것은 내 주변엔 특이한 병을 앓고 있는 사람이 없고, 가정사가 복잡하거나 난해한 인물들이 없다는 것.
내 의지와 상관없이 어떤 거대한 힘에 의해 인생이 좌지우지 된다면, 그 사람은 어떤 선택을 하며 살아갈지... 처음엔 김경훈이라는 사람이 잔인하기도 하고 무섭다고도 생각했는데 그가 살아온 인생을 보면 안타깝고 아팠다. 라론 증후군 환자는 성장이 멈춰버린, 늙지 않는 사람들이고 한다. 성장호르몬 불감성 증후군이라고 부르는데 이들은 성장호르몬 결핍과 달리 성장장애와 더불어 성장호르몬의 혈증농도가 정상범위거나 증가된 수준을 보인다고 한다. 이 증후군을 가진 사람들은 대부분 에콰도르 사람이고 동양인으로는 거의 드물기에 김경훈은 피해를 본다. 이 사람의 유전자를 검토하고 연구한다면 영원히 늙지 않는 사람이 존재할 수 있다고 생각했으니까. 사람을 연구 대상으로 본다면 얼마나 잔인하고 무서울지.. 상상하고 싶지 않다.
때론 다소 어설픈 상상력을 구사하지만 나름 메시지를 전하려고 한다. 보다 탄탄하게 이야기를 구성했다면 다 읽고 나서 아쉽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을 텐테... 마지막에 아쉬움을 남긴다. 실제 이런 증후군이 있다는 것을 검색을 통해 알게 되었다. 누군가의 고통이 누군가에게는 연구의 목적이 될 수 있다는 게 씁쓸하기만 하다. 그게 과연 인류를 위한 일인지.. 생각해 볼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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