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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긋불긋, 당신처럼 물드는 풍경에게 가을이란...
"울긋불긋, 당신처럼 물드는 풍경에게 가을이란..." 내용보기
시든 초가을, 산산이 흩어진 머리칼을 본다. 긴 생머리를 손수 잘랐다. 단발이 쭈뼛쭈뼛거린다. '곧 익숙해지리라.' 2년을 함께했지만, 이젠 낙엽이 돼버린 내 머리칼에 얽힌 기억을 부른다. 선선해진 날씨의 장단에 맞추어. 어느새 시원해진 목덜미에 꽃이 핀다. 울긋불긋 울긋울긋...  『돌아가고 싶은 날들의 풍경』 제목 참... 어쩌면 이토록 적기에 날 찾아왔나. 내 안의 풍경을 읽
"울긋불긋, 당신처럼 물드는 풍경에게 가을이란..." 내용보기

시든 초가을, 산산이 흩어진 머리칼을 본다. 긴 생머리를 손수 잘랐다. 단발이 쭈뼛쭈뼛거린다. '곧 익숙해지리라.' 2년을 함께했지만, 이젠 낙엽이 돼버린 내 머리칼에 얽힌 기억을 부른다. 선선해진 날씨의 장단에 맞추어. 어느새 시원해진 목덜미에 꽃이 핀다. 울긋불긋 울긋울긋... 

 

『돌아가고 싶은 날들의 풍경』 제목 참... 어쩌면 이토록 적기에 날 찾아왔나. 내 안의 풍경을 읽으며 울컥하는 어깨를 다독이는 일의 처량함, 그건 부러 비를 맞는 낭만과는 엄연히 다르다. 돌아가고 싶지도 되돌리고 싶지도 않다. 시간이 그리 배려할 리 없으매, 뿌리째 뽑힐 리 없는 추억이매. 다만 실컷 앓을 뿐. 

 

'사랑', 보고 싶은 마음이 넘치면 별이 됩니다, 사랑에 빠질수록 혼자가 돼라, 사랑의 어두운 발자국, 이 세상에서 가장 슬픈 가슴앓이, 진실로 사랑한다는 것은, 내 삶에 따스한 위안을 주는 그대에게. 첫 테마 '사랑'을 따르는 소주제다. 이 진부한 말들 앞에만 서면 작아지는 우리. 진실로, 온 마음을 바쳐 단 한 번이라도 제대로 별인 적 있었던가. 사랑만큼 흔하고 쉬운 동시에 어렵고 힘든 고행도 없다. 자연, 시인이 경험했던 그 행간에서 나도 아팠다. 감히 별이 되지 못한 채. 

 

그럼에도 시인은 삶의 향기를 느끼라 한다. 석양에 바쁜 사람이 되지 않기 위해, 멈춰 서는 것만을 걱정하면서, 아무도 가지 않는 길 위에서 조용히 일어나 다시 시작하라 한다. 그것이 곧 삶의 길이라고. 즐기지만 지키기는 힘든 것과 내 영혼의 방을 채워가는 삶의 지혜를 펼치기 위해 반드시 선행되어야 할 반성으로 『돌아가고 싶은 날들의 풍경』은 끝이 난다. 아니, 이는 분명 새로운 시작이자 시인 자신과 우리 모두를 위한 응원과 격려일 게다.

 

따듯한 사람이 되고자 했다. 무엇보다 외롭지 않겠다는 때 묻은 욕심을 무럭무럭 키워 왔다. 하지만 나 자신조차 제대로 품을 수 없는 나는 너무도 궁박한 가슴을 지닌 풍경, 『돌아가고 싶은 날들의 풍경』에게도 차마 부끄러워 고개를 들지 못하는. 

 

유독 가을 타는 분들에게

이 지극한 풍경과의 인연을 선물하고 싶다.

a*********9 2016.10.21. 신고 공감 4 댓글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