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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천재들에겐 불행이 당연한다듯이 밀려온다. 무기력한 아빠, 맨날 술만 좋아하는 엄마와 까칠까칠한 누나. 피아노를 좋아하는 소년으로서 어쩌면 견디기 힘든 환경이 아니었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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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세상의 그 어떤 상황도 벗어날 수 없을 정도로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삶은 그렇게 흘러가는 거라고...... 어차피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고, 아무도 흐르는 삶을 멈출 수는 없는 법이라고......"
레베카가 데뷔 콘서트에서 무대위로 올라가면서 자신의 드레스 자락을 밟는 실수로 넘어지면서 창피함과 지금까지의 노력과 실패감 등등 온갖 갖게 되는 감정으로 고개를 들지 못할 때, 콘서트 메니저인 구네 씨가 레베카의 귓전에 속삭인 말이다. 그의 말을 듣고 레베카는 돌이킬 순 없지만, 끝까지 자신의 콘서트 무대를 마칠 수 있었다.
이 책은 예술가의 길을 걷고자 하는 아이들의 성장소설이다. 클래식을 자신들의 삶의 전부로 알고, 피아니스트로의 삶을 목표로 길을 가는, 내겐 다소 멀게만 느껴지는 청소년들의 이야기다. 주인공 악셀이 글 속에서 말했 듯이, 자신들은 여느 또래들이 팝이나 락 스타들의 콘서트를 가고, 그들의 음악을 들을 때, 자신들은 클래식 무대를 찾아가 감상하고, 그들의 음악을 들으면서 자신들만의 꿈을 키웠다고. 그래서 또래들과는 또다른 삶의 세계를 살아가고 있다. 할 정도로 이 이야기는 내게선 동떨어진 이야기였다. 1960년대부터 70년대 초까지를 배경으로 한 이 소설은 그들만의 독특한 삶의 세계를 구축함이 가능했던 시기로 그들이 선택한 음악인으로서의 삶을 향한 노력과 고민과 열정은 어느시대보다 뜨겁고 치열하다.
어쨌든, 주인공 악셀은 자신을 클래식의 세계로 이끌어 준 어머니를 눈앞에서 잃은 아픔을 간직한 채 학교도 그만두고 오로지 피아니스트의 길을 위해 모든 삶의 시간을 집중한다. 하지만, 악셀은 정체성의 혼란을 겪고 있는 십대, 그래서 같은 길을 가고자 하는 또래 안냐, 레베카, 악셀을 너무나도 좋아하는 마르그레테 이레네 등과 우정과 사랑을 나누고 또 알아가면서 성장해 나간다.
어머니가 돌아가시면서 더욱 소원해진 아버지, 누나 카트리네와의 관계도 악셀에게는 더없이 혼란스럽다. 그래서 늘 어머니를 잃어버린 장소인 강가로 자신만의 산책을 나가 어머니를 그리워하며 시간을 보낸다. 피아니스트로의 재능을 부여받았지만, 자신의 생활환경과 혼란으로 그 또한 악셀에게는 부담으로 작용해 늘 속이 거북하고, 미래에 대한 불확실함으로 스트레스를 받으면 토를 하는 습관을 가지게 된다. 그래도 악셀은 음악과 그를 응원해 주는 친구들과의 교우로 서서히 자신의 자리를 알아가고, 많은 갈등을 이겨내면서 가족과의 관계도 회복해 나간다. 그러면서 자신의 미래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을 하며 하나하나 세상을 알아가게 된다. 또한, 사춘기 소년들이 어쩔 수 없이 겪게되는 육체적인 사랑에 대해서도 알아가면서 사랑하는 친구 안냐를 잃게되는 슬픔도 안게 된다.
새로웠다. 소설 속에 묘사된 북유럽의 조금은 우울하고 차가운 분위기를 머릿속으로 그리면서 읽는 재미도 있고, 클래식을 소재로 한 성장소설이 주는 또다른 매력으로 짧지 않은 길이의 이야기지만 끝까지 놓지않고 읽을 수 있었다. 오랜만에 긴 호흡을 할 수 있는 이야기를 접할 수 있는 더없이 좋은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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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는 이미 지나가버린 지 오래인 학창 시절. 요즘의 청소년들은 이 시기를 나와 내 친구들이 보냈던 것보다 훨씬 더 힘들게 보내는 듯하다. 지나고 나면 여러 가지 가능성과 기회가 앞에 놓여 있다는 것을 알게 되지만, 십대 중반의 청소년들에게는 어디 그런 생각과 선택이 가능할까. 내 앞에 놓여 있는 것이 전부로 여겨질 뿐일 텐데.
그래서인지 표지의 피아노 건반을 앞에 둔 소년의 모습을 보며 왠지 걱정부터 앞선다. 눈앞의 피아노에 열중해 있는 그의 모습이 쓸쓸해 보여서.
그에게는 음악이 전부가 아니기를. 그는 부디 성장통을 이기고 새로운 세계를 찾았기를. 눈앞의 좌절과 고통을 이긴다는 것이 어떤 느낌인지 알게 되기를.
딱 한 번 가본 노르웨이의 맑고 청명했던 풍광을 상상해가며 음악을 쫓아가는 여정은 즐거웠지만, 그 음악이 경쟁의 요인이 되면서 아이들이 느끼는 좌절과 슬픔에는 가슴이 먹먹해졌다.
우리, 더 넓은 세계를 보자. 더 큰 삶을 경험하자. 이해받지 못하고 구석으로 자꾸 내몰리고 있는 우리 청소년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 그리고 그들에게 선물해주고 싶은 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