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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람에게 지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니지만 나 자신에게 지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이 책을 읽기 시작 하기 위해 첫 페이지를 읽자 마자 나는 이 문장을 발견하게 된다. 그리고 나는 이 책이 내가 좋아하는 내용으로 가득 할 것을 예견하게 되었다.
이 책의 특징은 1인칭 주인공 시점의 관점을 극대화 시켜 매우 흥미롭게 책을 읽어 나 갈수 있다는 데 있다. 환타지,SF,성장소설 적인 여러가지 느낌을 가지고 있는 데도 불구하고 초등학교 4학년이라는 소년을 통해 책 속의 길을 찾아가다보면 숨막힐 한 긴장감이 느껴지기도하고, 신비로움이 흐르기도 하며, 어릴적 과거의 내 습이 투영되어 한참 동안을 회상에 잠기기도 한다. 매우 다채로운 소재를 가지고 있음에도 그것을 엮는 초등학교4학년의 관점은 이 모든 것이 가능하게 되어 현실 속인 듯 착각을 하며 읽어나가기 때문이다.
주인공인 아오야마는 다른 사람에게 지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니지마, 나 자신에게 지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고 생각하고, 하루하루 세계 대해 배워 나가며 어제보다 조금씩 훌륭해진다는 마음을 가진 조숙한 아이 이다. 그리고 메모를 항상 하며 주위 사물에 대해 연구하는 것을 좋아하는 소년이다. 하지만 치과누나에 대한 짝사랑과 유방에 대한 환상을 가지고 있지만 그것에 대한 의미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철없는 아이 이기도 하다. 그러한 아오야마 앞에 5월의 어느날 마을에 펭귄이 나타나게 된다. 그리고 거짓말처럼 사라지는 사건이 생긴다. 당연히 이 소년은 펭귄에 대해 궁금증을 가지고 연구를 하게 된다.
이렇 듯 한 소년의 성장에 대한 이야기이면서 느닷없이 나타난 펭귄으로 인해 SF의 느낌으로 변질 되기도하고 치과의 누나가 펭귄을 만드는 과정에서는 판타지적인 느낌으로 바뀐다. 하지만 이 책은 그것이 개연성 있게 전계되며 또한 초등학교 4학년 이라는 눈을 통해 투영되어 , 유년의 추억에 잠기기도 하고, 환상적이고 몽환적 세계를 경험하게 되는 등 신비로운 느낌으로 이 책에 빠져 들어가는 것을 느낄 수있다. 문장 또한 메끄럽고 읽기 좋은 운율을 가지고 전계되어 막힘 없이 읽어 나갈 수 있는 매력까지 있다.
'공기가 너무 달콤해서 다들 잠들어 버릴까봐 걱정될 정도다'. p135 '그 애는 귀족 아가씨와 같이 정숙한 면과 에너지를 충전한 지 얼마안 되는 여자아이 로봇 같은 면을 동시에 갖고 있다." p137
상대성 이론을 아는 소녀와, 말이 없지만 믿음직한 소년, 그리고 이 책의 주인공인 오늘보다 내일 더 훌륭해지는 소년은 그 나이의 소년, 소녀들과 마찬가지로 모험을 즐긴다. 그리고 만나는 펭귄과, 바다라는 공중에 떠 있는 신비한 생물에 대한 연구를 해나 간다. 나는 이러한 장면을 통해 어린시절 개울의 시작에는 무엇이 있을까에 대한 동경으로 탐험하고, 산속의 새로운 세상을 만나기 위해 모험하며 높은 나무와 바위를 정복하던 소년의 시절로 회기하게 된다. 새까맣게 잊고 있었던 그 시절, 그 시절을 생각 할 수 있도록 이 책에서는 호기심 많은, 소년, 소녀이 이야기로 가득하다. 그래서 인지 흐뭇한 마음이 생긴다. 그리고 이 책에서 가장 웃음짓게 되고 기다려지는 것은 주인공인 아오야마를 소년이라고 부르는 치과의 누나(이 누나를 아오야마는 짝사랑한다.)의 대화 이다. 둘의 대화는 소년과 어른의 대화이지만 때로는 어른과 어른으로 보이기도 하고 때로는 뒤바뀌기도 한다 . 이렇듯 아오야마가 어른을 흉내내는 말투는 절로 웃음 짓게 되는 포인트 이다. 이 누나는 체스의 말들을 박쥐로 만들어 날려보내 기도하고 코카콜라 캔을 펭귄으로 만들기도 하며, 조그마한 수로에 고래를 만들어 풀어 놓기도 한다. 아오야마가 어려운 상황에 쳐해있을때 나타나서 구원해주는 역할을 하기도하는 신비로운 존재이지만 아오야마에게는 따뜻한 누나이자 동경의 대상으 로 나온다. 이렇듯 책은 점점 미궁 속으로 빠지기도 하고, 소년과 소녀의 모험에 취하기도하며, 누나와 소년의 대화를 통해 웃음을 짓게 되기도 한다. 이러한 것이 어울어져 이 책은 더욱 따뜻해지고 신비롭게 되는 것이다.
두서가 없지만 정리하자면 이 책은 굉장히 흥미로우며 재미있다는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며 과거의 소년, 소녀들로 돌아가 보는 것은 어떨까?
아오야마의 노트 中
-누나는 건강해지면 펭귄을 만들어내고 싶어진다. -누나에게는 1.펭귄을 만들 능력, 2.펭귄 이외의 것(박쥐.식물등)을 만들 능력이 있다. -햇빛이 비칠 때는 1. 햇빛이 비치지 앟을 때는 2의 능력이 발휘 된다. -2의 능력을 발휘 할때, 무엇이 만들어 질지는 누나도 모른다. -1의 능력을 발휘 하고 나면 누나는 지친다?(이것은 실힘이 필요하다) -2의 능력의 발휘하고 나면 누나는 건강해진다?(이것도 실험이 더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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펭귄 하이웨이? 펭귄들이 바다에서 육지로 올라올 때 으레 지나가는 루트. p31
어느날 갑자기 아오야마가 사는 마을에 느닷없이 남극에서나 볼 법한 펭귄들이 나타난다. 보고도 믿을 수 없는 상황인데 펭귄들이 싣고 가던 트럭에서 순식간에 사라지기까지한다. 아오야마는 이를 무척 수상히 여기고 평소 하던 연구에 펭귄에 대한 것도 추가하는데... 뿐만 아니라 아오야마는 자주 가던 치과에서 일하고 같이 체스까지 두는 누나의 '비밀'을 알고 그녀까지도 연구 대상으로 삼는다.
그리고 같은 반 또래인 우치다와 아오야마 둘은 강 혹은 수돗물의 발원지라고 할 수 있는 수원을 찾아다니거나 여기 저기를 직접 걸어가본다는등 다양한 탐험을 즐기는데, 역시 같은 반 또래이자 체스를 기가 막히게 잘 두는 하마모토가 흥미로운 탐험거리를 들고 둘의 탐험에 합류하게 된다. 하마모토가 가져온 탐험거리는 다름아닌 자주 가는 숲에서 바다를 닮은 신기한 물체를 발견한 것인데 이 물체는 프로미넌스(태양의 타오르는 대기 일부가 바깥쪽을 향해 날아오르는 현상,p147)라는 반응까지 일으킨다. 이들 셋의 탐험은 반에서 스즈키라 일컬어지는 제국의 황제로 군림하는 스즈키와 고바야시, 나가사키등에게 때때로 방해를 받기도 하지만 아오야마는 아빠와 연구대상인 누나의 도움을 받으면서 흥미로운 연구를 계속 거듭해간다.
아오야마의 연구와는 별개로 친구인 우치다의 죽음에 대한 연구는 몹시 흥미롭다. 우리는 아무도 죽지 않는 게 아닐까라는... 누구나가 알고 있는 사실은 우린 언젠가는 반드시 죽는다인데 죽음의 당사자는 이미 죽음에 이르렀기에 그 죽음에 대해 알리가 없으므로 죽었다고 할 수 없다는 것. 따라서 아무도 죽지 않는다는... 궤변같기도 하지만 머리가 잠시 멍해질 정도로 상당히 그럴싸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펭귄(선) - 바다(선도 악도 아닌 모호한 존재) - 재버워크(악)
선과 악으로 나눠 구분지을 수는 없지만 이들 세 존재와 숲을 둘러싸고 펼쳐지는 이야기는 엉뚱하면서도 무한한 호기심을 자극한다. 어른스러운 말투와 행동을 하는 소년, 아오야마의 성장기와도 같은 이 이야기는 물질만능주의의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던지는 경고의 메시지가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지구 온난화로 갈수록 병들어가고 황폐해지는 우리의 자연... 펭귄은 남극에 사는 대표적인 생물로 빙하가 녹아 사라질수록 가장 많은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이런 펭귄이 어느 순간 증발하듯 사라진다면...? 이것은 결국 인간에겐 재앙을 뜻하는 것이 아닐까? 태초의 자연이 가졌던 모습... 자연은 지금이라도 다시 시작해야한다고, 아직 늦지 않았다고 아오야마를 통해 우리에게 속삭이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환상에 가까웠던 글이 마지막에 이르러서는 너무나 현실적으로 다가와 나에게 잔잔한 울림을 선사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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쬐그만 녀석이 스스로 퍽 어른스럽다 자부하며 만족스러워하고, 자신을 대견스레 여기는 부분이 맘에 드는 작품이었다. 개인적으로 '짱구는 못말려'에 나오는 짱구처럼 조금은 발칙하고, 조숙한듯 순진한 악동 스타일을 좋아라하는 편이다. 이 책에 등장하는 녀석도 만만치 않게 건방지고, 되바라졌지만, 뜻밖에 대담한 면이라든가, 유방에 집착하는 엉뚱함은 너무너무 사랑스럽고도 귀엽게 보여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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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은 짧아 걸어 아가씨야]라는 책을 통해서 처음 모리미 도미히코 작가를 만나게 되었다. 책을 읽는 순간 몽환적이고 판타지적인 내용이 너무나 마음에 들어서 정말 재미있게 읽은 기억이 있다. 그 뒤, 작가의 책을 다 찾아서 읽었는데 거의 대부분의 책에서 만족감을 느꼈었다. 그리고, 새로운 작가의 소설 [펭귄 하이웨이]는 많은 기대를 하고 읽게 된 것이 사실이였다.
주인공은 초등학교 4학년 남자아이로, 뭐든지 연구하고 노트에 기록을 남기는 아주 학구적인 소년이다.. 아직 어리지만, 그는 자신이 이렇게 늘 기록을 하며 자란다면 20살이 되었을 때에 아주 훌륭한 어른이 되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자주 다니는 치과 누나에 대한 연구, 강에 대한 연구, 장마에 대한 연구 등을 하던 소년은 등교길에 많은 무리떼의 펭귄을 만나게 된다. 남극도 아닌 이곳에 떼지어 있는 펭귄이라.. 이상하게 여기는 소년은 친구 우치다와 함께 펭귄 연구를 시작한다. 비밀리에 시행되던 연구는 같은 반 친구 하마모토가 더 중요한 것을 발견하게 된 것을 알게 되고 그들은 합심하여 연구를 한다. 바다라고 이름 붙힌 이상한 물체와 운명을 같이 하는 치과 누나. 그리고 펭귄떼와 재버워크. 이 이상한 조합은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 처럼 남아 있다. 알 수 없는 바다와 펭귄과 재버워크.. 그리고 누나는 이 모든 수수께끼의 실마리가 한순간에 사라져 버리고, 그 여름날의 펭귄에 대한 연구는 거기서 멈추고 시간은 흐른다. " 아버지는 세상에서 해결하지 않는 게 좋은 문제도 있다고 했어요. 내가 해결하려고 하는 문제가 그런거라면 나는 상처를 입게 될거라고"
남극이 아닌 해변마을에 나타난 펭귄, 그리고 그 펭귄을 만들 수 있는 누나, 그리고 알 수 없는 거대한 물체 바다. 과학적으로 보면 이해할 수 없는 전개, 하지만 그 안에 숨어 있는 모리미 도미히코의 숨겨진 판타지적인 내용. 사실 [밤은 짧아 걸어 아가씨야]만큼 강렬한 인상이 남진 않았지만, 그래도 작가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책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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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본 첫느낌은 '귀엽다!'였다. 책을 고를 때 중요한 건 내용이지 결코 겉모양이 아니라는 걸 알고 있으면서도 매 번 예쁘고 귀여운 표지에 반해버리고 만다. 이번에도 그 습관이 예외없이 발동해서 이 책이 얼마나 읽고 싶던지! 더군다나 실제로 보니 정말이지, 깨물어 주고 싶을 정도로 귀여웠다.
주인공은 초등학교 4학년 남자아이인 아오야마로, 항상 무언가를 연구하면서 꼬박꼬박 노트 필기를 하곤 하는 머리 좋은 아이이다. 그러면서 한편으론 태연스럽게 가슴을 생각하면 평온해진다고 말하는 엉큼한 면도 있는 소년이다. 이 소년이 사는 마을에 어느날 정체불명의 펭귄 무리가 출현한다. 그런데 더욱 수수께끼 같은 일은 트럭에 싣고 가던 중에 이 펭귄들이 감쪽같이 사라졌다는 것이다. 이 기이한 현상을 연구하던 중 아오야마는 좋아하는 치과 누나가 펭귄들의 출현과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 뒤 같은 반 친구인 우치다와 하마모토와 함께 '펭귄'과 '바다', '치과 누나', 그리고 '세계의 끝'에 대해 연구를 시작하면서 이들 사이에 묘한 연관이 있단 사실을 알게 된다.
평소 긴장감 있는 추리, 미스터리물을 자주 읽어서 그런지, 여러가지 기묘한 사건들에도 불구하고 이 책이 무미건조하게 느껴졌었다. 하지만 읽다보니 어느새 이야기의 아기자기함과 매력적인 캐릭터들에 푹 빠져 있었다. 비록 흥미진진하다고는 할 수 없었지만 이야기 자체에 빠져들어 킥킥 웃기도 하고 괜스레 행복해지기도 하는 그런 시간들을 보냈던 것 같다.
위에서는 귀여운 표지에 반해서 이 책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고 썼지만, 사실 정작 중요한 내용에 대해서는 크게 기대를 하고 있지 않았었다. 지금까지 모리미 도미히코의 <다다미 넉 장 반>, <밤은 짧아 걸어 아가씨야>, <태양의 탑> 등등의 작품을 재밌게 읽긴 했지만, 처음엔 신기하기만 한 독특한 세계도 자꾸 반복되다 보니 그 틀에 염증을 느끼게 되었다고 해야할까... 딱 보면 이 작가의 작품이구나, 알 수 있는 그 특징들에 조금 지겨움을 느꼈었다. 그래서 이번 작품도 교토가 배경인가? 주인공은 대학생?같은 좀 짖궂은 생각을 하기도 했었던 것 같다.
하지만 이 작가의 모든 작품들을 읽지 않은 나에게 경솔한 생각이었던 것 같다. 이번 작품은 배경이 교토도 아니고 주인공이 대학생도 아니었고, 마지막에 역자 분께서 말씀하신 작가의 새로운 면모, 즉 뜻밖에 발견한 진지함에 잠시 가슴이 먹먹해지기도 했었기 때문이다. 동화같은 꿈 속을 헤엄치는 것처럼 만들어 주는 작가의 상상력 또한 한층 업그레이드 된 즐거움을 선사해주었고 말이다. 휴가 계획 따위 없는 싱거운 나날에 '펭귄'과 '바다', 그런 요소만으로도 한바탕 시원하게 바캉스를 다녀온 기분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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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소설가 모리미 도미히코를 좋아하는 것은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판타지를 거침없이 끌어들여 현실에서도 이질감 없이 가능해지도록 뻔뻔하게 펼쳐 보이는 그의 천연덕스러움 때문이었다. 도무지 언제 어느 곳 어디쯤에서 뚱딴지같은 판타지가 불쑥 튀어나올지 종잡을 수 없는 예측 불허의 전개 방식도 그를 특별히 아끼는 데 한몫했다. 모리미 도미히코는 머릿속에 어른의 계산법은 통용되지 않는 어린아이의 즉각적인 순수한 세계를 아직도 간직한 사람 같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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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펭귄 하이웨이'를 꼭 어떤 범주속에 넣어야 할까. SF소설? 성장소설? 그 어떤 장르속에 포함되어야 한다 해도 아오야마의 누나에 대한 마음을 단 하나로 정의 내리기 쉽지 않다. 아오야마는 펭귄을 만들어내는 누나의 정체를 놓고 장르를 논하고 싶진 않을 것이다.
지금 내가 살아가는 세상을 무대로 한 '펭귄 하이웨이'만은 모리미 토미히코의 작품세계를 좀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작품이 될 줄 알았다. 그러나 '밤은 짧아 걸어 아가씨야', '유정천 가족'이 좀 더 이해하기 쉬웠다. 전차와 물고기가 날아다니고 공중부양을 하는 대학생이 등장하며 헌 책의 신이 강림하는 등 교토거리에서 이상한 일이 일어나는 '밤은 짧아 걸어 아가씨야'는 그 특유의 신비로운 느낌때문에 명백한 판타지 장르속에서 나만의 세계를 구축하며 오롯이 즐길 수 있었으나 '펭귄 하이웨이'는 눈 앞에 신기한 일들이 일어나고 있음에도 이 현상들을 도무지 인정하기가 쉽지 않았다. 아니 인정하고 싶지가 않았다. 아오야마가 사는 마을에 어느 날부터 펭귄이 출현하고, '바다'가 숲을 집어 삼키고, 흰긴수염고래와 재버워크가 나타나는 현상이 일어나는데 이는 우리들이 흔하게 겪을 수 있는 평범한 일상이 아니다. 눈 앞에 벌어지고 있는 이 믿을 수 없는 일들이 현실이라니. 진실을 이야기해도 믿어주지 않는 어른들의 세계에서 살아가고 있기 때문에 그냥 꿈이라고 해 버리는 것이 더 믿기 쉬웠을 것이다.
'펭귄 하이웨이'의 끝은 어디일까. 아오야마와 우치다가 연구하는 수많은 프로젝트들이 하나의 문제로 통하고 있고 언젠간 그 끝에 이르게 되겠지만 그 중심에 '누나'가 있는 한 정의로운 답을 내리는 것이 쉽지 않다. 어른보다 더 어른 같은 아오야마는 일어날 수 밖에 없는 문제를 회피하지 않지만 그 끝에 이르는 것을 감당하지 못할까 겁이 날때가 있다. 그러나 그 끝에 이르렀을 때 아오야마는 결코 울지 않았다. 저 멀리 우주를 향해 나아간다면 언젠간 그리운 사람을 만날 수 있을테니까. 아무 것도 움직인 것이 없지만 누나와 그를 중심으로 한 세상은 몇 바퀴쯤 회전을 한 듯 복잡해졌지만 결혼할 상대로 여전히 '누나'로 정해둔 당찬 아이 아오야마는 펭귄 하이웨이 프로젝트를 연구하며 세상의 끝에 다다른 느낌을 받는다.
아오야마의 아버지는 그동안 마을에서 일어나는 신기한 일들을 모두 알고 있었던 듯 하다. 아오야마가 답을 찾을 수 있게 길을 잡아주고 세상에는 해결하지 않는 게 좋은 문제도 있다는 조언을 하며 아오야마가 상처를 받을까 걱정한다. 그러나 아오야마는 주위에서 그것을 용납하지 않는 한, 아무리 불합리한 일이었다고 해도 세상에 드러날 수 밖에 없다고 말한다. 역시 애늙은이 같은 녀석이다. 누나의 말처럼 스즈키가 왜 아오야마를 좋아하지 않는지 이해가 간다.
우리는 펭귄의 정체와 흰긴수염고래, 재버워크, '바다'의 정체가 무엇인지 알아내기 위해 지금까지 쉼 없이 달려왔다.(이렇게 말하니 나도 아이들과 함께 연구를 계속 하고 있었던 것 같다.) 아니 누나의 정체가 무엇인지 알아내기 위해 쉼 없이 달려왔다고 하는 것이 맞을 것이다. 이 연구에 어떤 결론을 내릴까 궁금함이 더했지만 마지막 장에 이르러서도 모든 질문에 대한 답을 내려주진 않아 솔직히 조금 당황스러웠다. 물론 "누나는 무엇이다"라는 한 마디로 끝내 버린다면 아오야마, 우치다, 하마모토, 스즈키가 겪은 일들이 너무 황당하긴 하겠다. 어린 시절 겪을 수 있는 꿈 같은 일들이라고 정의 내려 버린다면 그것 또한 억울할 것이다. 아오야마가 누나의 나이쯤에 이르러 다시 한 번 누나를 만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많은 위로가 되겠지만 어른이 아닌 아이라서 조금 더 기다려야 하는 건 글쎄 그건 좀 별로다. 그저 누나를 만나기 위해 아오야마가 연구를 멈추지 않는 것만이 지금 할 수 있는 최선의 일이라니 성장소설이라면 너무 가혹한 처사다. 그렇지만 그럼에도 아오야마는 자신의 연구를 결코 멈추지 않을 것이다. 멋진 어른이 되기 위해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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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북이벤트를 통해 제공 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된 서평입니다.
본 서평은 간서치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
모리미 토미히코의 제목부터가 예사롭지 않은 '밤은 짧아 걸어 아가씨야'를 읽으며, 잉어가방을 메고 일상생활을 유쾌하게 또는 환타지적으로 바라보는 그녀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모리미 토미히코의 팬이 되어버렸다. 그런데 얼마전 그의 신작이 나왔다. 나는 그렇게 나의 기대를 놓지치 않는 책 펭귄 하이웨이를 만나게 되었다.
어느날 갑자기 펭귄이 동네에 나타난다. 그것도 하나가 아닌 둘도 아닌 떼를 지어서, 동물원도 아닌 남극도 아닌 동네에 펭귄이라니, 다들 의아해 하면서 바라볼 뿐이다. 하지만 4학년인 아오야마는 이를 연구해보기로 한다. 야오야마는 똑똑하고 연구하기를 좋아하고 아버지처럼 공책을 멋지게 쓰고 싶은 소망이 있는 초등학생이다.
나의 뇌는 에너지를 많이 쓴다. 뇌의 에너지원은 당분이다. 낮 동안 뇌를 많이 쓰는 바람에 밤이 되면 칫솔을 들지도 못할 정도로 졸려서 뭐가 뭔지 정신을 차릴 수 없게 된다. - p21 그런데 연구를 하다 보면 단 것이 필요해지고 그러다 보면 초콜릿을 먹게 되고 머리를 많이 쓰니 잠도 빨리 온다. 그래서 일찍 자고 일찍일어난다. 게다가 양치질 하는 것을 깜빡하기도 한다. 그래서 그는 치과에 신세를 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보다 좋은 것은 치과 누나를 보는 일이다. 치과 누나는 "소년"하고 말하고 언제나 자신을 대등하게 대해준다. 이야기도 잘 받아주고 안부도 묻고 게다가 가슴이 이쁘다. 자꾸 가슴으로 시선이 간다. 가슴을 보면 힘이 나고 기분이 좋아진다. 하지만 꼭 가슴때문에 누나를 보고 싶은 건 아닌것 같다. 그 알 수 없는 마음에 그는 더 이끌리게 되어서 누나 곁에 가게 되는 것 같았다. 어느 날, 흔들리는 이를 빼려보려 했지만 잘 되지 않자, 힘들어하고 있는데, 고요하고 사람이 없어서 적막한 버스정류장에서 만난 누나는 아오야마의 실을 잡고는 빈 깡통하나를 던진다. 그런데 깡통은 던져지더니 데구르르 굴러서 펭귄이 되었다. 덕분에 고개를 돌린 아오야마의 이를 아픔을 느끼지 않고 뺀다. 누나는 펭귄을 만들 줄 안다고 했다. 그런데 잘 될 때도 있고 안 될때도 있고, 누나는 왜 이렇게 되는 건지 그에게 연구를 의뢰한다. 아오야마의 연구 대상이 하나 더 는 셈이다. 한편, 반에서 아오야마를 괴롭히는 스즈키는 스즈키의 세계의 제왕이다. 그 세계의 스즈키는 야오야마라는 자체를 인정하지 못하겠다는 듯이 그에게 언제나 꼬투리를 잡으려하고 복종하게 만들려고 한다. 마치 독재자처럼 말이다. 스즈키는 우치다나 다른 남자아이들을 괴롭히곤 한다. 책상에 걸레를 던지거나 화장실에 가는 것을 방해하거나 말을 하지 못하게 하라고 부하들에게 명령을 내리거나 노트를 볼펜으로 죽죽 그어 엉망진창으로 만들거나 한다. 스즈키는 그게 즐거운 모양이다. 하지만 그건 스즈키의 착각이다. 왜냐하면 나 자신의 만족을 위해 다른 사람이 뭔가를 못 하게 하려면 그 나름의 이유와 절차가 필요한데, 스즈키나 그 친구들은 정당한 이유도 없을뿐더러, 절차도 밟지 않기 때문이다. -p22 이렇게 생각하고 스즈키에 대항하는 아오야마, 왕따를 당하는 아이들을 보면 그냥 그 분위기에 휩쓸려서 한 아이를 지목해서 같이 괴롭혔다는 다큐를 본 적이 있다. 하지만 괴롭히는 아이들이 아오야마처럼 생각하고 대항했다면 어땠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문득 서로의 잘난점을 부각시키려 하고 남의 단점을 더 크게 부각시키려고 치기어린 시절이 떠올랐다. 왜 그리도 친구들 사이에서는 스즈키같은 제왕이 모두의 이야기거리인건지 참. 어릴때는 학교가 초등학생의 삶의 중심이 되고 그 세상이 전부인 양 느껴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문득, <박사가 사랑한 수식>에서 나오는 박사님이 어린 루트에 대해 루트 어머니에게 하는 말이 떠올랐다. 어린아이들은 많은 고민을 가지고 있다고 말이다.
펭귄들이 바다에서 육지로 올라올 때 으레 지나가는 루트를 '펭귄 하이웨이'라고 부른다고 책에서 읽었다. 그 말이 멋지다라는 생각이 들어서 나는 이번 펭귄 출현에 대한 탐구의 제목을 '펭귄 하이웨이'로 했다 - p31 지금이야 우치다와 탐험을 하거나 아버지와 드라이브를 다녀 오기도 해서 내가 사는 세상이 넓다는 걸 안다. 하지만 당시의 내 세계는 매우 작았다. 넓디넓은 공터 안에 오도카니 서 있는 우리 집이 나한테는 세계의 끝을 관측하는 연구소처럼 보였다. 아기때부터 살던 현 경계에 있는 도시에서 정말 멀리까지 이사 온 거라고, 일곱 살인 나는 생각했다. 여기는 세계의 끝자락이고 저 언덕을 넘으면 거기엔 정말 세계의 끝이 있는 것이다. 나한테는 세계의 끝을 탐험할 책임이 있다. -p89 어릴 때 나에게 있어서 처음 세계의 끝은 전철의 종점역이었다. 그래서 항상 전철을 탈때마다 종점역에 가보고 싶었다. 5학년 때, 집이 이사를 가면서 종점역 앞에서 살게 되었다. 그런데 전철의 끝은 텅빈 전철에서 앉아서 갈 수 있는 것으로 시작할 수 있다는 것뿐이었다. 그것은 세상의 끝은 아니었다. 또, 초등학교때 1층만 올라가면 3학년 교실인데 그 3학년 교실이 미지의 세계처럼 느껴져 계단을 오르는 일조차도 세계의 끝처럼 느꼈었다. 게다가 그 계단이 왜그리 높고 가파르고 동산처럼 크게만 보였는지. 그리고 그곳에서는 무언가 새로운 일들이 일어날 것처럼 경이에 찬 눈으로 계단넘어를 바라보곤 했다.
읽으면서 모리미 토미히코가 어떻게 이렇게 완전하게 초등학교 4학년으로 변신할 수 있었을까 하면서 작가소개를 자꾸만 보게 되었다. 그는 사서였다. 그래서 다양한 책을 읽고 상상하면서 펭귄하이웨이를 만들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또, 서점 종사자들이 뽑은 서점대상에서 펭귄하이웨이가 3위라는 점도 무척이나 신뢰가 갔지만 그보다 더 초등학생의 특유의 유쾌함에 웃음이 났다. 아이들이 보는 세상은 좀 다르구나 싶기도 했고, 저땐 나도 그랬었지 하는 마음으로 추억하기도 하고 회상하기도 하였다. 그리고 그 시절에는 생소한 것이 많아서 무엇을 봐도 관찰의 대상이었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는 거대한 비밀과의 만남으로 좀 더 성숙해지면서 홍역처럼 첫사랑을 앓고 성장하기도 한다. 그 과정이 지켜보는 입장에 따라 다르게 느껴지리라는 것이 느껴졌다. SF소설 그뿐만이 아니라 한 소년의 성장기를 볼 수 있어서 더욱 좋았던 것같다.
이제는 SF소설이 재미없고 어렵다는 편견은 날아가고 더 SF소설 분야가 읽고 싶어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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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여운 표지가 주는 이미지와 뒷표지의 문구만 읽어도 왠지 기분이 좋다. 왠지 신기한 일이 마구 일어날 것 같은 느낌. 게다가 주인공은 이제 겨우 초등학교 4학년인 아오야마이다. 하지만 이 소년, 우습게 보면 안된다. 상대성이론과 우주 천체의 비밀을 알고 싶어하는 아주 똑똑한 메모광이기 때문이다.
소설은 아오야마가 이야기하고 있다. 자신이 겪은 일, 생각하고 있는 일, 메모에 적은 일들까지. 아오야마는 그저 생각나고 경험한 모든 일을 적기만 하는 것은 아니다. 메모를 통해 스스로 프로젝트를 세우고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 끊임없이 머리를 굴린다. 천재의 엉뚱함은 언제나 용서되기 때문인지 이 순진하면서도 당돌한 아오야마의 세상은 자꾸만 웃음이 나게 만든다.
아주 한적한 시골마을에 사는 아오야마는 아침 일찍부터 자신의 연구를 위해 생각하고 메모를 한다. 마을을 탐험하는 일, 우주에 관한 무한한 지식을 탐구하는 일, 그리고 치과 누나에 대하여. 그러던 어느날 이 마을에 펭귄 한무리가 나타난다. 느닷없이. 아오야마는 친구 우치다와 함께 어째서 남극에 사는 펭귄이 이 마을에 나타나게 된 것인지에 대한 새로운 프로젝트를 세운다. 그리고 그들은 세상의 끝을 상상하며 연구에 매진한다.
"지구가 둥글다는 건 알고 있지만 역시 세계의 끝 같은 장소가 우리가 걸어갈 수 있는 어딘가에 있을지 모른다는 느낌이 든다. 왠지는 모르겠다. 이런 느낌을 잘 설명할 수 없다는 게 안타깝다."...89p
세상에 대해 온갖 의문점을 갖게 되는 시기가 있다. 가깝게는 내 주위에 일어나는 모든 현상에 대해서, 그리고 삶과 죽음에 대하여, 그러고나면 더 넓게 혹은 근원적으로 돌아와 나 자신에 대하여. 내 경우는 우치다처럼 생각하기 시작하면 머리가 빙빙 돌아서 끝까지 가보지도 못하고 포기해버리는 쪽이었다. 아옹마와 우치다, 하마모토를 보면 정말 행복한 아이들이란 생각이 든다. 마음껏 탐험할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이 그들에겐 존재하기 때문이다. 친구들과 원하는 것을 하며 직접 몸으로 배워나가는 그들이 해결하지 못할 문제가 어디 있을까.
"세계의 끝은 접혀서 세계의 안쪽에 숨어들어가 있다."...311p
아오야마는 많은 프로젝트를 한꺼번에 연구하며 결국은 모든 문제가 하나의 문제로 귀결될지도 모른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리고 때로는 정말로 슬프거나 기쁘거나 절대로 잊어버릴 수 없는 순간이 닥치면 그 느낌은... 절대로 노트에 기록할 수 없을 때도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이 소설을 분류하기란 굉장히 어렵다. SF소설일 수도, 판타지일 수도, 또 성장소설이거나 철학소설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런 분류는 상관없다. 읽는내내 아오야마라는 주인공 덕분에 엄마의 미소로 낄낄댈 수 있었고 황당한 소설의 이야기 자체보다는 내 어린시절 잠깐 철학적 의문으로 가득했던 때를 떠올리게 해 주었으니까. 때론 믿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의연하게 받아들이는 아오야마가 그저 기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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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에 갑자기 펭귄이 나타난다면? ‘펭귄 하이웨이’는 참 엉뚱한 설정에서 시작하지만, ‘밤은 짧아 걸어 아가씨야’에서 느꼈던 그 재미가, 병원의 언니, 탐험하는 아이들, 펭귄과 고래로 인해 벌어지는 에피소드들.. 하나하나가 바삭바삭거리는 맛이 있고, 가슴을 딱딱 치는 얼큰한 감동을 만들기도. Goo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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