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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에는 권 수를 다 헤아릴 수 없을 만큼의 꽤 많은 책들이 방방마다의 책장에 꽂혀있지만... 우리의 감성을 함축적인 언어로 다룬 시집들은 책장 맨 위 한편에 초라하게 자리를 잡고 있다. 시집들이 대부분 얇아서 그런 탓도 있지만... 내 취향이다 싶은 시를 못 만난 영향도 크다고 보겠다. 간질간질한 것은 질색을 하고... 이건 뭔 말장난이야? 싶은 시란 탈을 쓴 책들이 준 부정적 영향이다. 학창시절 내게 특히 감동을 주어 필사하고 외우던 시들과는 거리가 먼 유치하다 싶은... 그래서 노작문학상 수상작품집도 심드렁하게 읽어보기 시작을 하다... 어라? 했다. 수상자인 홍신선의 선 굵고 쌓인 연륜을 짐작하게 하는 표현들이 나를 훅~ 끌어당겼다. 그래! 이런 글이 뚝배기의 장맛이지... 하며 문구 문구를 음미하듯 그의 시를 읽어나가게 되었다. 인터넷에서 온갖 찬미를 받으며 유행하던 시들과는 다른... 짙은 여운을 남기듯 스며드는 시다. 매끄름하게 포장하지 아니하고 툭툭 뱉는 듯한 표현이 모처럼 시다운 시를 읽는 즐거움을 느끼게 한다. 미사여구로 꾸며 얄팍하게 빤딱이는 표현이 아니라서 퍽 마음에 들고 시를 흡입하게 만들었다. 아... 이래서 수상자로 선정이 되었구나 싶어 노작문학상이란 것을 신뢰하게 되었다고 하겠다. 무슨 무슨 상 수상...이라는 책들을 읽다 보면... 이게 무슨 수상작이야? 하게 되기도 하는데... 그럴 때면 문학상이라는 것 자체를 의심하게 되고 불신이 싹터 다른 책들까지도 심드렁해진다. 노작문학상이 뭔지도 잘 몰랐는데... 알고 보니 노작이 시인 홍사용의 호라고 한다. 홍사용? 어디서 들어봤는데... 하다... 나는 왕이로소이다란 시를 썼다고 하니... 어머나? 했다. 어쩌면 이리도 기억에서 까마득하게 지워졌던... 시인과 그 시인이 쓴 시가 몇십 년 만에 되살아 났다. 웃띠... 강퍅한 삶에 치여서 잊고 버리고 살았던 내 지난 세월아... 내 순수야... 내 감성아... 했다. 아무튼... 주제에 벗어난 내 헛소리들을 늘어놓았지만... 시답잖은 시들이 시랍시고 재는 통에 만난... 모처럼 흠뻑 젖어 시다운 (주로 내 개인적인 취향에 맞는 시겠지만...) 시에 빠져보았다 할 것이다. 제17회 노작문학상 수상작품집에 수록된 작품 모두가 각각의 개성으로 내 마음에 들어왔다. 이렇게 좋은 시집을 만나게 해주신 분들에게 깊은 감사의 인사를 올린다. "감사합니다. 참으로 오랜만에 필사까지 하면서 시를 소장했던 그때를 떠올리게 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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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작문학상은 일제강점기 동인지 《백조》를 창간하는 등 낭만주의 문학을 선도한 대표적인 시인이자 연극인이었던 노작 홍사용 선생의 문학정신을 기리기 위하여 2001년에 재정되었으며, 매년 그 해 가장 주목할만한 작품활동을 펼친 시인에게 수여한다. 2017년 올해는 여섯 사람의 심사위원들이 추천한 열세 분 시인들의 작품을 심의하여, 홍신선 시인의 작품 「합덕장 길에서」를 수상작으로 선정하였다. 이번 2017 제17회 노작문학상 수상작품집에는 수상자 홍신선의 시를 비롯하여 추천 우수시인인 공광규, 김승희, 김중일, 맹문재, 박성우, 우대식, 이채민, 이현승, 최문자. 함민복의 시가 함께 실려있다. 이번에 제17회 노작문학상 수상자로 결정된 홍신선 시인은 폐허의 세계를 견뎌오면서 자기 인식와 초월의 방법을 탐색하는 데 공을 들여온 우리 시단의 대표 중진이라고 한다. 시인의 당선작인 <합덕장 길에서> 시인이 걷고 있는 곳은 합덕장과 얽힌 기억의 길이다. 아침나절이면 읍내버스에 어김없이 장짐을 올려주던 한 사람에 대한 기억으로 시작되는 이 시편은, 그가 올려 주었던 오랜 세월을 천천히 투과해간다. 저자에 내다팔 채소와 곡식 등속의 낡은 보퉁이들을 들어올리던 그의 외팔과 버스가 출발하고 뒤에 남은 그의 숱 듬성한 뒷머리가 언젠부턴가 보이지 않고 아침녘 버스가 그냥 지나친 휑한 정류장엔 그가 없는 세상이 멍하니 버려져 있다. 오랜 시간의 기억들이 시간이 지나고 점점 바래져 그가 없는 공간이 휑하니 쓸쓸하게 느껴진다. 사실 매번 감상적인 시들에 익숙해져 있다가 노작문학상 수상작들의 시를 읽어보니 하나같이 심오한 뜻이 담겨있어 이해하기 어려운게 사실이다. 물론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었지만 읽어도 읽어도 공감되지 않는다고 해야할까. 아직 내가 읽고 이해하기에는 너무나 어려웠다. 나이가 좀 더 들면 이해할 수 있으려나... 그래도 끝까지 책을 놓지 않고 읽은 건 말로 표현할 수 없지만 그 속에 담긴 시들이 주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그 느낌들이 좋아서였다. 특히 김승희 시인의 <작년의 달력>이 내 눈길을 끌었다.
새해를 얼마 남겨두지 않아서 일까? 이제 곧 작년의 달력이 되어버릴 달력 앞에서 유난히 짧게 느껴진 올 한해가 떠올라 후회와 아쉬움에 자꾸만 이 시를 들여다 보게 되었다. 시처럼 달력을 다 넘겼을 때 그 순간 속수무책이다. 손 써볼 도리가 없다. 흐르는 시간을 우리가 멈출 수나 있을까. 시가 표현하는 바에 너무 공감이 되어 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지나가는 시간을 붙잡아 잠시 동안이라도 이대로 잠시만 머무르게 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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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시집을 접한다. 2년 전인가 어느 시인의 첫 시집을 만나 본 이후 처음으로 시집을 펼쳐본다. 학창시절 교과서에서 만난 시인들의 시집을 시작으로 많은 작품들을 만나보았지만 어느 순간 시와 멀어지게 되었다. 아마도 ‘생각’이라는 단어와 멀어지면서부터 시도 멀어진듯하다. 시를 읽고 시인과 함께 생각하던 시절이 좋았다. 하지만 세월에 떠밀려 공부를 하고 직장을 구하고 다람쥐 쳇바퀴 돌 듯 꾀 오랜 시간을 보냈다. 그러면서 ‘생각’하는 즐거움을 잊고 살아온 것 같다. 시를 보면서 삶을 생각하고 시를 통해서 사랑을 배우던 시절을 떠올리며 제17회 노작문학상 수상작이 담긴 <2017 제17회 노작문학상 수상작품집>을 열어본다.
노작은 <나는 왕이로소이다>로 너무나 유명한 시인 홍사용의 호라고 한다. 실패한 독립운동의 아픔과 슬픔을 바탕으로 순수 문예 동인지 <백조>를 창간하며 ‘낭만주의’의 대표적인 시인으로 활동한 홍사용의 문학정신을 기리고 계승하기 위해 2001년부터 제정된 ‘노작문학상’은 수상자 홍신선 시인이 수상 소감에서 밝혔듯이 ‘문학적 순일성’을 강조하는 듯하다. 그래서인지 이번 작품집에 실린 글들에는 요즘 쉽게 만나볼 수 있는 그런 가벼운 글들이 보이지 않는다. 작품들의 한행 한행이 가슴속에 강한 울림을 주고 머릿속에 짙은 여운을 남긴다.
수상자 홍신선 시인은 일흔이 넘은 나이에도 현역을 고집하는 많은 수상 경력을 가진 중견 시인이다. 그런 시인의 작품들이 지금을 사는 우리들에게 묵직한 느낌으로 다가오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하루가 다르게 바뀌는 세상에 순응하기 위해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면서 바쁘게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시인의 작품들은 그리움을 선물하고 있다. 옛것에 대한 그리움, 계절의 아름다움에 대한 그리움, 그리고 세상사와 거리를 둔 여유에 대한 그리움을 그려내고 있다. 정신없이 생각 없이 보내는 시간들에 대한 아쉬움을 짙게 하는 작품집이다.
노란색 표지가 삶의 어둠을 걷어내버리고 밝은 길을 보여주는 듯한 작품집에는 수상자 홍신선 시인의 작품 외에도 공광규, 김승희, 김중일 시인을 포함한 10인의 작품들도 만나 볼 수 있어 더욱 좋다. 추운 날씨로 시렸던 가슴을 따뜻하게 보담아 줄 작품들이 가득하다. 이번 작품집의 또다른 매력은 책표지와 같은 노란색 표지의 노트가 함께 한다는 것이다. 노란 노트에 삶에 비타민 같은 아름다운 울림을 담으며 따뜻한 봄날을 기다려 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
![]() ![]() ![]() <제 17회 노작문학상 수상작품집> 수상자인 홍신선 시인을 비롯한 공광규, 김승회 김중일, 맹문재, 박성우, 우대식, 이채민, 이현승, 최문자, 함민복 시인의 작품들도 같이 수록 되어 있다 우선 제 17회 노작문학상 수상작인 “합덕장 길에서” 이 시는 읽는 동안 몽롱한 느낌을 주었다 80년대 태어난 에코 세대인 독자가 읽기에는 너무나 먼 이야기처럼 들리지만 한편으론 드라마나 영화를 통해서 줄곧 보아왔던 이미지였기 때문이었다 ‘읍내버스’ ‘6.25’ 이러한 단어들은 전혀 낯설기만 하지만 한편으로는 아늑한 느낌을 주는 단어들이다 부모님 세대 혹은 조부모님 세대로부터 늘 들어왔던 옛 추억이 가득한 단어들로 가득한 시를 읽고 있자니 경험해보지 않았던 과거의 모습이 현실처럼 눈 앞에 펼쳐져 보인다 책 맨 뒤에 있는 수상작 해설을 통해서 이 작품이 지닌 의미에 대해서 더 알 수 있었지만 나처럼 시에 대해서 전혀 무지한 사람이 읽어도 가슴 한 켠이 아련하게 느껴지는걸 느낄 수 있다 비록 그 세대를 살지 못했지만 시인이 말하고자 하는 애잔한 감정이 잘 느껴지는 시임에는 틀림이 없는 것 같다 수상시인의 대표작 10편이 수록되어 있는데 그 중에서 ‘마음經13’ 이라는 짧은 시는 무척 인상적이었다 ‘아들이 죽은 뒤 홀어머니는 절에 다니기 시작했다’라는 시구로 시작되는 이 짧은 시는 흰 눈이 펑펑 내리는 겨울에 읽기에 너무나 딱 맞는 시라는 생각과 더불어 홀어머니의 감정을 꾹꾹 누른듯한 느낌이 잘 전달 되는 듯 했다 또한 공광규 시인의 ‘나무’라는 작품에서 ‘나무는 서서 자란다’로 시작되는 시구는 많은 것을 함축하면서 은유적으로 표현 한 것 같지만 실상을 다 모른다 하여도 읽기에 전혀 부담이 없을 정도로 깊은 울림을 주었다 그리고 김중일 시인의 ‘창문에서 죽다’는 마치 CF의 한 장면 같기도 하고 영화나 소설의 한 장면처럼 선명하게 이미지로 그려지기도 했다 특히 마지막 시구인 ‘창문에서 나는 서서히 녹아 사라져간다’라는 글은 긴 장편 소설을 읽고 나서의 여운을 주는 듯 했다 이 책의 전반적으로 흐르는 자연과 추억으로 인해서 아련한 옛 추억이나 혹은 꿈을 꾸는 듯한 기분이 더해지는 것 같다 나처럼 시에 대해서 자주 읽지 않고 잘 모르는 이들이 읽어도 충분히 깊은 감명을 받을 수 있는 다양한 시들로 구성되어 있어서 좋은 책인 듯 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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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작문학상이 뭘까?하다 책소개에 나와있는 내용이다.
텅 빈 허공에서도
버린 진실도 허툰 말도
나뭇가지로 구름을 찍어다 하늘에 채우고
아무리 맑은 우물이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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