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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직생활을 시작하면서, 철학 자체에 대한 지적 호기심보다 ‘어떻게 학생들에게 쉽게 철학의 중요성을 가르칠 수 있을까?’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이런 고민은 대학 재학 시절 (지적 허세를 채워줄) 어려운 책들을 읽느라 쳐다보지도 않았던 (청소년들을 독자로 설정한) 이 책과 같은 쉬운 책들을 필연적으로 읽게 하였다. 결과적으로 정말 읽기 잘했고, 오히려 너무 늦게 읽은 것 같아 안타까운 감정이 든다.
‘철학’ 하면, 답도 없는 질문에 비생산적인 사색이나 하면서 말발 또는 글발로 그럴듯한 의미 부여를 하는 사변적인 학문 내지 소수의 천재들에게만 허락된 난해한 영역에 대한 이미지로 일반 대중들에게 각인되어 있다. 하지만 세상을 이끌어가는 리더들은 하나같이 자신만의 인생 철학이 있고, 영향력 있는 인사가 아닐지라도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과 나름의 뚜렷한 목적의식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철학자라고 할 수 있다. 모든 학문이 중요하지만 융합형 인재 양성을 목표로 하는 현대에서 ‘철학’을 결코 소외시킬 수 없다. 철학은 모든 학문의 기초이면서 동시에 모든 학문이 수렴되는 바다와 같다. 21세기 정보화, 4차 산업혁명, 인공지능시대일수록 철학의 역할은 더욱 강조될 것이다.
철학의 의미를 바르게 이해하여 철학에 대한 편견을 교정하며, 철학을 쉽게 설명해주는 (이 책과 같은) 시도는 그래서 중요하다. 우리 시대를 대표하는 지성의 상징인 ‘이어령’님이 기획한 < 교과서 넘나들기 > 시리즈의 여덟 번째로서 「세계를 이해하는 지혜의 눈」이라는 부제를 달고, (한 때 『교과서를 만든 철학자들』이라는 책의 저자이기에 알고 있는) ‘이수석’선생님이 쓴 이 책을 발견한 순간 읽지 않을 수 없었다.
존재론, 논리학, 인식론, 윤리학, 신학 및 과학과의 공통점과 차이점, 나아가 독서의 중요성까지 철학의 분야와 내용을 10개의 장으로 나누어 청소년들의 눈높이에 맞게 제시하고, 각 장 사이에 ‘교과서 넘나들기’ 코너를 통해 문학, 음악, 과학, 미술, 정치, 역사, 심리, 종교, 신화, 경제 같은 다른 학문들이 철학과 어떻게 관계 맺고 또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지 간략하게 알려준다.
이 작은 책을 읽는다고 해서 바로 ‘지혜’가 생기진 않을 것이다. 하지만 ‘시작’으로서의 가치는 충분하다. 통섭적 사고와 융합적 지식 습득에 눈 뜨길 원하는 모든 학생들에게 추천하며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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