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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정생 선생님의 '나만 알래'를 읽고 찾아본 '동시 삼베 치마' (리뷰: 권정생 동시집 '나만 알래') 열다섯 전후의 어릴 적 억이랑 주야랑 내 이웃들 재미있게 여기다 적었습니다. 열다섯 전후의 어릴 적 그때의 생각은 어땠을까? 슬픈 일 기쁜 일 많았습니다.
책 표지에 나온 글을 읽으니 묘한 기분이 든다. 찡하기도 하고. 아마 그 분의 삶을 알기 때문에 그렇지 않을까 싶다.. 서른이 넘어 쓴 시 속에 그 분의 유년시절 느낌이 들어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가을이 되니 유독 '가을 바람'이라는 시가 눈에 들어온다.
가을 바람이 한데 모여 소근소근 얘기한다.
"난 빨강 물감 가지고 고추밭으로 갈 테야"
"난 노랑 물감 가지고 탱자나무 울타리에 갈 테야"
"난 주황 물감 가지고 떡갈나무 숲으로 갈 테야"
"난 누렁 물감 가지고 농사꾼 아빠들이 지어 논 곡식들로 갈 테야"
가을 바람들이 가만가만 얘기하고 재각기 흩어져 갔다.
산이랑 들판을 곱기곱기 칠했다.
아 멋지다. 가을이 되어 자연이 물들어가는 모습을 가을 바람이 색칠한다고 말씀하시다니.. 한줄로 죽 적으니 느낌이 안 살아서 시 대로 적었다. 모두 소중한 98편의 시. 욕심내지 않고 하루에 한두편씩 천천히 읽고 있다. 그 분은 나보다 더 긴 시간을 이 시를 쓰시면서 공들였을테니까..
안도현 시인의 해설에는 이 책의 원본 모습이 들어있다.
'1964년10월10일 동시 삼베 치마' 빛바랜 낡은 책엔 시는 물론이고 파란색과 빨간색으로 직접 그림을 그리고 풀을 붙여 직접 제본까지 마친 시집. 9부로 나뉘어 98편을 완성하였다.
![]() 상세이미지 발췌 왠지 뭉클해진다. 이 책을 처음 발견한 분들은 아마도 나보다 더한 감동을 받지 않았을까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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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의 복고풍 시집(백석,윤동주,노천명...)에 이어서, 현대시에 잠깐 머물고,동시의 매력에 빠져서 연이어 구입하였습니다. 너무 어린이 기준에서 쓴 것보다는, 의성어나 의태어가 많이 들어가고, 있는 그대로의 동심, 그리고 어릴 때의 추억이 어린, 마음에 바로 와닿는 시들을 택하여 보고있습니다. 그런중에, 권정생 작가의 유품 작품집 `동시 삼베 치마`가 눈에 띄어서 바로 구입하였습니다.
<동무> 좋은 어휘인 데, 북에서 사용하는 단어라서, 이제는 마치 古語처럼 느껴지네요 - 쑥절편 : 난 늬 이름을 잊았부렀다.... 쑥절편 한 쪼가리 뻘쭉 내밀면서 깜빡거리던 두 눈, 가스나아야! - 영이 생각 : 일곱살 때 헤어진 영이.. 영이는 엄마되고 나는 아빠고, 둘이 같이 학교 가자 별러 놓고선 나 혼자만 이리 멀리 와 버렸네... 동무 그리워, 철둑길 내다보며 울고 있겠지.
<꽃가마> - 패랭이 꽃 : ... 살짝 숨어 피었다. 패랭이 꽃은 시집 안 간 누나같다. - 꼬부랑 길 : 산모퉁이 꼬불꼬불... 진달래 꽃 오글오글 예쁜 저고리, 우리 누나 가마 타고 시집간 길. - 꽃가마 : 양돼지 통통 살이 쪄... 이젠 다섯 밤만 지나면 잡는데... 비녀 지르고, 꽃가마 타고, 재너머 모른 집에 동동 갔다.
<삼베 치마> - 삼베 치마 : ..새댁이 치마, 노랑 곱슬 삼베 치마... 삭삭삭 소리가 나요... - 골목길 : 올통볼통 골목길... 바둑이 검둥이가 꼬리 치며 뜀박질하고...골목길엔 가랑잎 하나, 도르르 장난짓 한다.
어릴적 벗, 누나, 마을정경, 동네 사람들, 장길, 학교길, 뒷동산... 모두가 추억입니다. 어린이보다는 어른들한테 많이많이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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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 삼베 치마 권정생 동시집 2011년 7월 문학동네 더 이상 말이 필요없는 우리들의 작가..권 정 생 ~~~~ !! 강아지 똥, 엄마 까투리로도 유명하시지요. 선생님의 글 속에서도 이미 풍부한 감수성이나 인간미는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미발표 된 시집이 있었네요.... 사실 생각지도 못했습니다..!! 그래서 더더욱 소장하고 싶었던 책...!! "동시 삼베 치마" 열다섯 전후의 어릴 적 억이랑 주야랑 내 이웃들 재미있게 여기다 적었습니다. 열다섯 전후의 어릴 적 그때의 생각은 어땠을까? 슬픈 일 기쁜 일 많았습니다 서두에서의 싯귀처럼 책 속의 시들은 선생님의 유년시절 환경들을 살짝 엿볼 수 있답니다. 그리고 사투리들... 모르는 사투리들도 많더라구요...^^ 그래서 시 뒤에는 그 뜻도 함께 실어주었답니다! (출처 : 인터파크) ![]() 책의 질감마저도 아주 옛스럽게 만들었답니다. 마치 제가 이 책을 십여젼도 훨씬 전 부터 소장해오던 시집 같은 느낌이네요.. 동무, 꽃가마, 삼베 치마, 다람주, 장길 바구니, 학교 가는 길, 산, 민들레, 맘속에 계셔요 이렇게 9부로 나뉘어 정감어린 풍경들과 함께 불우했던 우리의 역사까지도 전해들을 수 있답니다. 하지만 우리의 정겨움도 함께 느낄 수 있지요... 이 시집 읽어보지 않고서는 그 감동을 잃게 글로 전할 수 없답니다... 소장가치 충분하고말이죠... 권정생 선생님 그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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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를 읽으면서 즐겁게 읽은 기억이 별로 없다. 어른이 어린이에게 주려고 쓴 동시에 현실 속 어린이가 빠져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내가 읽은 동시는 어른이 어설프게 어린이 흉내를 내거나 자신의 어렸을 때를 추억하면서 쓴 시가 대부분이다. 차라리 동시라고 하지 않았다면 봐줄 만한 시는 많다. 그러나 동시라고 할 만한 동시는 거의 없다. 그래서 동시는 재미가 없다. 차라리 어린이시를 읽는 것이 훨씬 재미있다. 그러다 보니 독자와 동시는 점점 더 거리가 멀어지는 게 아닌가 싶다. 그런데 권정생 선생님 동시집을 읽으면서 눈이 번쩍 뜨였다. 선생님 동시에는 어린이가 살아 있다.
누나 사는 동네 우리 동네 양반 동네 누나 사는 동네 상놈 동네 개 코딱지 동네 나랑 살잖고 혼자 갔기 때매 나 없이도 누난 좋아 갔기 때매 코딱지 동네! 코딱지 동네! “누우나아!” “누우나아!” 메아리도 함께 불러 주는데 모른 체 혼자 사는 누나 사는 동네 개 코딱지 동네.
시집 간 누나가 미운 어린이 마음이 그대로 드러나 있다. “나랑 살잖고 혼자 갔기 때매 / 나 없이도 누난 좋아 갔기 때매” 누나가 사는 동네가 설사 양반 동네라도 어린이에게는 “개 코딱지 동네”일 수밖에 없다. 누나에 대한 그리움이 누나가 사는 동네에 대한 미움으로 전이되었다. 이러한 마음은 실상 누나에 대한 깊은 그리움을 나타내는 것이다. 권정생 선생님은 누나가 있는 어린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만한 이야기를 어린이 눈높이에서 진솔하게 썼다. 어린이가 생생하게 살아 있다. 하늘도 파랗고 바다도 파란 것을 보며 “누가 먼저 났나? / 누가 나중 닮았나? // 파아란 옛날에 파아랄 적 / 바다 하늘 요래 둘 / 함께 났나 봐.”(「바다와 하늘」)라고 노래한 시편, “산에 산에 소나무 / 팔 벌이고 섰다 // 암만 암만 있어도 / 안 내리고 섰다”(「소나무」)라고 노래한 시편, 그리고 “선생님 얼굴은? / 글쎄 뭐랠까? / 기이다랗고 가무잡잡하고 / 아빠 같지도 않고 / 순경 아저씨 같지도 않고 / 고기 장수 같지도 않고 // 선생님은 / 혼자 선생님만 닮았다.”(「얼굴」)라고 노래한 시편은 어렸을 적 내 생각이 그대로 살아 있다. 내가 잊고 살아가는 어릴 적 내가 있다. 권정생 선생님 동시에 나타나는 어린이는 물론 과거의 어린이다. 그렇지만 내가 어려서 생각한 것이 그대로 옮겨진 듯한 시편들을 보며 선생님 작품 속 어린이는 보편성을 띠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과거의 어린이만은 아닌 것이다. 이러한 것은 권정생 선생님이 자신 속에 있는 어린이를 바라보려고 얼마나 치열하게 노력했는지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그렇기에 전쟁을 이야기하는 시편에서조차 어린이 마음이 적확히 표현되어 있다.
강냉이
집 모퉁이 토담 밑에 한 페기 두 페기 세 페기 생야는 구덩이 파고 난 강낭알 뗏구고 어맨 흙 덮고 한 치 크면 거름 주고 두 치 크면 오줌 주고 인진 내 키만춤 컸다 “요건 내 강낭” 손가락으로 꼭 점찍어 놓고 열하고 한 밤 자고 나서 우린 봇따리 싸둘업고 창창 길 떠나 피난 갔다 모퉁이 강낭은 저꺼짐 두고 “어여-” 어매캉 아배캉 난데 밤별 쳐다보며 고향 생각 하실 때만 내 혼자 모퉁이 저꺼짐 두고 왔빈 강낭 생각 했다 ‘인지쯤 샘지 나고 알이 밸 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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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권정생님의 글을 처음으로 읽었던 것은 그분의 책 중에서 많이 알려졌던 몽실언니가 아니라 대부분의 사람들이 잘 모르던 한티재 하늘이었습니다. 자분자분, 잠 오지 않는 밤마다 우리 이웃의 이야기, 우리 할매 할배들의 이야기, 얄궂게도 힘들기만 하고 고통스럽게만 살아야 했던 우리 민초들의 삶에 대해 이야기 해 주는 듯한 그런 소설이었습니다. 그 책을 읽으면서 아, 이것이 바로 사랑이구나 싶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