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예를 하나만 들어보자. “We’ve been meeting over the last few weeks. A couple of times a week, give or take.” “우린 지난 몇 달 간 계속 만났습니다. 일주일에 두 번씩. 제가 가기도 하고 당신이 오기도 했습니다.” -- '내가 잠들기 전에' (랜덤하우스코리아) 번역.
"give or take"를 "제가 가기도 하고 당신이 오기도 했습니다"로 번역을 하다니, 맙소사. 정말 코미디 대본 같은 해석이다. 솜사탕을 만드는 장면이 연상되지 않는가?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공간에 막대기를 넣어서 휘휘 저으면 아무거라도 묻어 나오는 번역...
give or take는 인터넷 다음 영어 사전에도 "(시간·수량·금액 등) …의 증감(增減)을 포함해서, 대략, 대충"이라고 뜻이 나와있다.
다시 번역을 하면, “우린 지난 몇 달 간 계속 만났습니다. 대략 일주일에 두 번 정도.” 이런 식의 코미디 대본같은 번역이 페이지마다 나오는 책은 처음봤다. 직접 확인을 해보는 게.... Other related postings 1. http://asnever.blog.me/220149594104 2. http://asnever.blog.me/220149774980 3. http://asnever.blog.me/220149879147 4. http://asnever.blog.me/220151115004 5. http://asnever.blog.me/220151360213 6. http://asnever.blog.me/220151400532 7. http://asnever.blog.me/220152194105 8. http://asnever.blog.me/220152370120 9. http://asnever.blog.me/220195814491 10. http://asnever.blog.me/220195830179 11. http://asnever.blog.me/220196614359 12. http://asnever.blog.me/220209090714 13. http://asnever.blog.me/220209127070 |
|
아침에 눈을 뜬 크리스틴은 침대에 낯선 남자와 함께 누워 있는 자신을 발견한다. 한 번도 본적이 |
|
|
|
두께가 만만치 않은 책을 접하게 되면 으레 가슴부터 설레기 시작한다. 400여 페이지가 되는 이 책 <내가 잠들기 전에> 역시 우선은 표지가 제일 먼저 눈에 들어왔고, 그 다음에는 두께가 마음에 들었다. 잔뜩 기대가 되는 가슴을 안고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이 책은 크게 3부로 이루어져 있다. 1부는 오늘을 기록하고 있었고, 2부는 11월 9일부터 23일까지의 연속된 일기들을 나열하고 있었고, 마지막 3부에서는 새로이 맞게 된 오늘을 그리고 있었다. 그리고 저자는 이야기에 앞서 앞으로 전개될 이야기가 간질 수술을 받은 한 환자가 새로운 기억을 형성하지 못했던 실화에서 비롯된 것임을 밝히고 있었다.
주인공은 크리스틴 루카스라는 여성이고, 그녀의 시점으로 이야기는 전개되고 있었다. 어느 날 아침, 여느 때처럼 잠에서 깨어난 크리스틴은 자신이 지금 웬 모르는 침대 위에 누워있다는 걸 깨닫는다. 그리고 반대쪽에는 한 번도 본 적 없는 낯선 남자가 자고 있다. 술에 잔뜩 취해 모르는 남자와 하룻밤을 함께 했나보다고 스스로를 자책하며 뒤척이고 있을 때, 남자가 말을 걸어온다. 그러고는 자신이 크리스틴의 남편 벤이며, 결혼한 지 20년이 되었고, 이곳은 그들의 침실이라고 알려준다. 더불어 크리스틴이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기억 상실증에 걸렸고 다음 날 아침이 되면 모든 것을 까마득히 잊어버린다고, 그래서 매일 아침 이 같은 설명을 반복해준다고 말해준다. 분명히 결혼한 기억도, 교통사고를 당한 기억도 없는 크리스틴은 화장실로 갔고 거울에 비치는 주름이 쭈글쭈글한 어떤 여자, 그럼에도 자기 얼굴이 분명한 스스로의 모습을 보고 자신이 어떤 상황에 처한 것인지 이해하기 시작한다. 교사라는 벤이 학교로 출근을 하고, 크리스틴이 그저 망연자실해 있던 중 전화 한 통화를 받게 된다. 자신의 주치의라는 내시다. 내시는 크리스틴을 만나 그녀가 써 왔던 일기를 전해주고 떠났다. 일기장에는 ‘벤을 믿지 마라’라는 이상한 문장이 적혀 있다. 그러나 그것이 자신이 하루하루를 기록해왔던 것임을 알고는 한 장 한 장 읽어나간다.
영화 <메멘토>가 생각났다. 그의 경우에는 크리스틴보다 상황이 훨씬 안 좋았다. 기억이 하루도 채 가지 않고 몇 분이 지나면 백지화되는 것이다. 자신의 몸을 도화지 삼아 모든 것을 기록하고 발버둥치는 모습이 참 안타까웠던 기억이 난다. 이 책의 주인공 역시 자신의 기억에 의존하지 못한 채 벤이 들려주는 것과 쓴 기억도 나지 않는 자신의 일기장에만 기대야 했다. 크리스틴은 어떻게 자기가 이 지경에 이르렀는지 생각할수록 화가 나고 답답했다. 그녀의 심정을 완벽히 이해할 수는 분명히 없겠지만, 얼마나 답답할지 조금은 상상할 수 있었다.
크리스틴은 일기장을 보면서 기억을 되살리고자 노력한다. 자식이 없다고 말했던 벤의 말과는 달리 실제로 자식이 있고, 절친했던 친구가 멀리 이민 갔다는 말과 달리 가까이 살고 있다는 사실을 새롭게 접하면서 크리스틴은 벤이 진실만을 말해주는 것이 아님을 알고 다시금 혼란에 빠진다. 그리고 벤을 밀어내고 의심하기 시작한다. 매일 매일 크리스틴의 곁을 지켜주고 매일 매일 지겨운 설명을 반복하고, 크리스틴의 모든 것을 책임져 주는 벤에게 왜 그런 마음을 갖는지 처음에는 이해할 수 없었다. 그게 다 크리스틴을 위한 선의의 거짓말임을 왜 모르는지 왜 벤의 순수한 마음을 몰라주는지 나도 그때는 그저 아무런 진실도 모른 채 크리스틴이 답답하기만 했다.
친구와의 전화 통화 속에서 밝혀진 엄청난 비밀과 그 반전을 알고 나서야 나는 내가 얼마나 잘못 생각하고 있었는지 비로소 알 수 있었다. 기억을 잃은 사람이 얼마나 고통스러운 삶을 살게 되는지 이 책을 통해서 여실히 느낄 수 있었다. 믿을 수 있는 거라곤 일기장밖에 없기 때문에 항상 의심해야 하고, 자고 깨면 언제나 모든 것이 그저 낯설어 깜짝 놀라야만 한다. 얼마나 밤에 잠드는 것이 두려울까. 항상 새로운 환경에 놓여야 하는 것은 정말 스트레스 받을 일인 것 같다. 그 속에서 자신의 과거를 찾으려 애쓰고 기억을 되돌리기 위해 노력하는 크리스틴이 정말 대단해 보이기도 했다.
자기가 쓴 글이 미처 알지도 못하는 나라들을 포함하여 37개국으로 번역의 과정을 거쳐 출간되는 기분은 어떨지 감히 상상해보았다. 굉장히 짜릿하고 흥분되는 일일 것이다. 이 책이 작가의 데뷔작이라는 말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이야기는 탄탄했고, 전개도 빨랐고, 주인공의 심리 묘사도 아주 생생하게 전달되었다. 또 곳곳에 그려져 있는 일촉즉발의 상황들 역시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읽어나가기에 재미있었다. 꽤나 오랫동안 내 머릿속에 남아있을 이야기가 될 것 같다.
|
| 사서 하루만에 전부 읽어버렸다. 사실 그럴 수 밖에 없을만큼 이야기가 궁금했기 떄문이다. 촘촘한 사건 배치와 내러티브 기술에 완전 매료됐다. 그 덕택에 회사가서 엄청 졸았다..는.. ㅠ_ㅠ 이야기는 자동차사고로 단 하루밖에 자신의 삶을 기억하지 못하는 여자의 이야기다. 몇년을 같이 산 남편은 낯설기만하고, 죽은 아이의 기억은 들을 때마다 새롭다. 사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시간과 기억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해주게 하는 것 같다. 아무리 아픈 상처라해도 시간이 지나면 아무는 법인데, 이 여자에겐 하루하루가 새로우니, 그 상처도 절대적인 시간앞에서 무력하기만하다. 기억은 시간이 지날 수록 쌓이고 또 희미해져가고 앞으로의 삶을 살아가는 원동력이기도 한데, 이런 것이 없어져버린 주인공의 삶이 피폐한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르겠다. 이런 중요한 키워드를 통해 저자는 너무나 매력적이게 이야기를 풀어놓고 있다. 밤잠을 설칠 정도로 말이다!! 스릴러 팬들이라면 강추! 리들리 스콧의 영화화도 너무 기대된다!!! |
|
이 책은 기억 상실증 환자가 자신의 기억을 얻기 위해서 쓰는 일기의 형식으로 되어 있다. 이야기가 시작될 때는 뭐가 어떻게 된 건지 미스터리하기만 하다. 책이 진행되고 날짜가 거듭될수록, 마치 게임을 하는 것 같기도 하고 캔버스 위에 갖가지 물감으로 덧칠하는 과정을 겪는 것 같은 기분도 든다. 그녀의 기억은 하루가 지나면 사라진다. 어떤 때는 사고가 나기 전의 젊은 시절로 돌아가고, 어떤 때는 아주 어린 시절로 돌아가기도 한다. 그녀는 아침에 눈을 뜨면 갑자기 사십 대가 된 자신과 마주하게 된다. 침대 옆에는 낯선 남자가 자신이 남편 벤이라고 주장한다. 그는 그녀에게 한없이 헌신적이고 많은 것을 희생하는 사람이다. 그녀의 곁에는 기억의 파편을 한 조각씩 맞춰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조력자 닥터 내시가 있다. 그녀는 닥터 내시의 조언에 따라 하루를 기록하기 시작한다. 그녀가 그 날 겪은 진료과정과 떠오른 과거에 대한 기록은 그녀의 내일에 대한 지침서가 된다. 그녀는 퍼즐을 맞춰가듯 한 장 한 장 과거의 기억을 맞춰간다. 조금 아쉬운 점이 있다면 결말이 예측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벤을 믿지 마라.' 그녀가 일기장 앞머리에 쓴 문장. 그녀가 기억을 잃게 된 원인. 반전 자체에 주목하기 보다는 그 반전이 등장하기 까지의 서서히 조여오는 긴장감과 서사구조에 더 주목할 필요가 있다. |
|
요 번역책, 화면에 뜨기 하루이틀전 받은, 아마존의 베스트셀러 추천 이메일 'Amazon's Best books of the Month (http://www.amazon.com/gp/feature.html?docId=1000692471)에서 이걸 눈여겨봤었다. ![]() 잠에서 깨지만 자신이 누군지 모르는 여주, 그리고 가까운 사람마저 의심해야만 하며 뭔가 위험한 분위기. 정말 흥미진진하지 않은가. 한데...중반을 넘어서까지 그닥 위험한 느낌도 들지않고, 비록 일기장 처음에 '벤을 믿지말라'라고 써놨지만, 의심했다 오해구나 싶고 의심했다 또 나를 위한 배려였구나 풀어지는 등의 반복인지라 스릴러가 맞는 건지 다소 의심스러웠다. 시마다 소지의 [이방의 기사]가 좀 더 재밌었다는 느낌. 이걸 리들리 스콧이 영화화 한다니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영화 [메멘토]와 달리 어떻게 다뤄질지는 조금 궁금하다. 여하간, 뛰어난 점은, 기억저장과 기억상실에 대한 부분, 심리치료에서 일어나는 감정의 전이, 기억이라고 믿지만 바람에 의해 지어내고 이를 믿어버리는 작화부분 등에 대한 묘사. 일종의 반전이라기엔 370페이지부터 왠지 그럴거라 짐작하고 있었다. 약간 뻔하단 느낌. 사람의 성격은 그렇게 쉽게 바뀌지않으니까. 크리스틴 루카스는 어느날 잠에서 깬다. 침대에는 모르는 남자가. 원나잇스탠드인가 싶어 어쩜 그 남자의 아내가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에 맨발로 욕실에 가서 거울을 보니, 자신은 20대 후반의 여인이 아니라 이제 쳐지고 주름진 40대후반의 여성이었던 것이다. 낯선 남자는 벤. 그녀의 남편이라며 그녀에게 친근하게 다가오고. 자신은 뻉소니 교통사고로 인해 20여년이상 기억상실 상태였으며, 주기적으로 몇시간에서 24시간정도 단기기억을 간직하고 있지만 잠을 자면 다 잊어버린다고 설명해준다. 그녀는 당최 그렇게 친근한 인물이 이렇게 낯선지 이해하지 못하겠고.... 남편 벤 몰래 자신에게 연락해오는 에드몬드 내시박사. 그는 치료를 거부하는 벤과 달리 그녀를 치료하겠다며, 일기장에 그날의 일을 기록하고 어디에 뒀는지 자신이 주는 핸드폰으로 자신에게 말해준다면, 그 다음날 일기장의 위치를 말해주고 일기를 보고 다시 기억을 찾을 수는 방법을 알려준다. 남편 벤이 교사로 일하는 학교로 출근한 다음부터 그녀는 일기를 쓴다. 끊임없이 자신이 발견하는 진실과 벤이 말해주는 사실이 어긋나면서, 크리스틴은 당최 무엇을 믿어야할지 모른다. 과연 기억의 일부마저 그녀가 만들어낸 것인지 마저 의심되는 가운데, 무엇이 진실이고 무엇이 거짓인지 밝히는 것이 기억상실의 극복 뿐만 아니라 생존까지 위협하는 지경이 되버린다. 훨씬 더 흥미진진할 수 있었는데, 좀 약했다. 여하간, 그냥 그런 생각이 들었다. 크리스틴도 그랬기에 결국 살아났듯, '기억하지 못한다면, 직감을 믿어라.' |
|
"지금 그가 말한 것은 내일 눈뜰 무렵이면 다 잊어버릴 것이다. 오늘이야말로 내가 가진 전부이다."(43쪽)잠에서 깨어나 눈을 뜨는 순간부터 잠이 들기 전까지만 기억을 하는 크리스틴에게 매일 아침이면 남편 벤은 그녀가 더이상 기억하지 못하는 어제를 비롯한 과거의 일들을 담담히 이야기 합니다. 당황하지 않도록, 아픈 과거는 잊고 나아지기를 바라는 심정으로. 크리스틴 입장에선 잠들기 전까지 스무 살 무렵의 젊은 자신이었는데 눈을 떠보니 낯선 침실에 처음보는 남자가 남편이라고 소개를 하고, 그의 말마따나 세월의 흔적이 가득한 마흔아홉 살의 낯선 얼굴이 욕실 거울에 비친다면 답답하고 황당할 것 같습니다. 연락하는 친구도 없다고 하고 다른 가족도 전혀 없는 크리스틴을 위해 출근 하는 벤은 주방에 설치한 칙칙한 회색 마커 보드 위에 그녀가 또 잊어버려도 그의 부재중에 하루를 지낼 수 있도록 간단한 메모들을 남기고 집을 나섭니다. 세상으로부터 단절 된 크리스틴에게 다시 주어진 '오늘', 낯설지만 자신의 것이 분명해 보이는 백을 쏟아 그 안에 든 것들을 살펴보다 벤이 말한 전화기라는 것이 울리는 소리에 버튼을 눌러 봅니다. 크리스틴의 심리 상담치료 주치의라고 자신을 소개하는 닥터 내시의 전화에 혼란은 가중 되고, 그녀의 다이어리에 적힌 메모에 따라, 숨겨놓은 자신의 일기장의 존재에 따라, 차츰 이십 년 전에 있었다는 그 사건의 진실을 찾아 매일 사라지는 기억의 끈을 일기에 기록하며 매번 처음으로 만나는 사람들의 대화를 이어가던 중 남편 벤의 말에 거짓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가장 친했던 친구 클레어, 자신이 낳은 아들 '애덤', 돌아가신 부모님과 집에 불이 나서 대부분 사라졌다는 사진들에 대한 조각난 기억들, 또 자고 나면 리셋 되는 그 기억들 사이에서 진실을 찾아 나선 크리스틴에겐 '절대, 아무것도 믿지 마라'고 써놓은 자신의 일기만이 유일한 진실로 다가 옵니다. 큰 사고를 당하거나 견디기 힘든 트라우마가 있는 이들이 방어기제로 고통스런 기억을 지우거나 물리적 사고로 인한 충격으로 기억 상실증에 걸리는 경우가 있다고는 하지만 소설에 등장하는 몇십 년을 통으로 기억 못하는 경우가 실제로 있으리라 생각을 못했지만 이 소설의 실제 사례가 존재한다는 '작가의 말'에 놀랐습니다. 또한 뇌과학자들이 자신이 실제로 보거나 들었다고 기억하는 것들이 얼마나 쉽게 오염 되고 조작 될 수 있는지 설명하는 실험 영상을 보고 누군가 마음만 먹으면 진실이 사라지고 거짓이 오히려 포장 된 진실로 사람들에게 받아질 수도 있겠구나 싶어져 조금은 허탈한 기분도 들었습니다. 깨어 있는 동안에만 지속되는 기억력으로 진실을 찾기 위해 자신을 보호하고 있던 유리 벽을 깨고 밖으로 나온 크리스틴을 보며 혼란과 혼돈의 스토리에서 과연 그녀의 일기에 쓰여진 '벤을 믿지 마라'의 글이 의미하는 것이 무엇인지 반전과 스릴의 세상 [내가 잠들기 전에]로 호기심 많은 모든 이들을 초대 합니다. 아내가 살해당한 후 10분 밖에 기억을 못하는 단기기억상실증에 걸린 주인공이 등장하는 영화 [메멘토]가 떠오릅니다. 자신의 몸에 새긴 글자들 조차 기억 못하는 그에 못지 않은 크리스틴의 고군분투기 추천 합니다. S. J. 왓슨의 데뷔작이자 영화 '내가 잠들기 전에' 원작 소설 찐 강추합니다. 청혼하는 장미꽃 다발에 거하게 두통수 맞는 이 기분은 함께 나눠야 덜 당황스러울 것 같습니다. #내가잠들기전에 #SJ왓슨 #김하락_옮김 #알에이치코리아 #장편소설 #심리스릴러 #미스터리추리소설 #책추천 #책스타그램 ![]()
|
|
이 작품은 S.J.왓슨의 데뷔작이다. 그는 병원에서 청각장애 아동들을 치료하는 일을 하며 주말에는 소설을 써왔다고 한다. 런던의 파버 아카데미에서 처음으로 작문 수업을 받았고, 6개월 짜리 이 강좌가 끝나는 동안 완성한 것이 바로 이 작품이라고 하니 놀라울 따름이다. 작품을 구상하게 된 계기도 흥미로운데, 1953년에 간질 수술을 받은 이후 새 기억을 형성하지 못해 줄곧 과거 속에서만 살다가 세상을 떠난 인물의 부고를 읽고 만들어진 것이 바로 이 작품의 주인공인 크리스틴이다. 매일 아침 눈 뜰 때마다 지난 일은 아무 것도 기억하지 못하는 인물, 내가 누구인지, 이곳이 어디인지, 내 옆에 있는 사람은 누구인지 전혀 기억하지 못하는 사람 말이다.
![]()
“노 데이, 벗 투데이(No day, but Today)”
여기서 당연히, 뮤지컬 렌트의 그 유명한 대사, 내일은 없고, 나에겐 오직 오늘뿐이라는 문구가 기억이 나났다. 크리스틴에겐 오로지 매일 매일, 그 순간의 하루밖에 존재하지 않으니 말이다.
자신을 20대라고 생각하고 있는, 그 시절로부터 기억이 완전히 멈춰버린 여자가 매일 아침 거울 속 자신의 얼굴을 보며 무슨 생각을 할까. 거울을 보면서 자신의 모습이 생각보다 스무 살이나 더 늙어보인다는 것을 알았을 때, 지난 날을 송두리째 읽어버리고, 빼앗겼다는 것을 깨달을 때. 나는 나이를 먹은 기억이 없는데, 내 얼굴엔 잔주름이 있고, 쭈글쭈글해진 자신의 손을 보게 되면 얼마나 당황스러울까. 내가 전혀 기억하지 못하는 동안 20년의 세월이 흘렀고, 내 침대 옆에 누워있는 누군지 모르는 남자가 나의 남편이라고 한다면? 그 막막하고 혼란스러운 감정들을 고스란히 따라가다 보면, 어느 순간 나는 극중 크리스틴이 되어 있었다. 자신이 누구인지 조차 모르는 그녀는 혼자서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 의지할 데라곤 남편 밖에. 그런데, 자신이 쓴 일기장엔 <남편을 믿지말라>.고 써 있다. 대체 어떻게 된 것일까?
나를 사랑한다고 말하는 남자는 전혀 기억이 나지 않고, 날 치료하기 위해 남편 몰래 만나는 의사에게서 엉뚱하게도 사랑의 감정을 느끼고.. 그 와중에 문득 문득 떠오르는 끔찍한 폭행의 기억. 분명 남편은 내가 교통사고로 인해 이렇게 됐다고 하는데, 자신은 사고가 아니라 누군가의 폭행때문이었던 것 같다. 남편인 벤은 아들 애덤이 죽었다고 말하고, 친구 클레어는 애덤이 살아 있다고 말한다. 게다가 나는 분명 소설을 한 편 출간한 적이 있는데, 남편은 내가 글을 쓴 적이 없다고 한다.
과연 나는 누구를, 얼마나, 어디까지 믿어야 하는 걸까? 내 주변에 믿을 만한 사람이 있기는 한 걸까?
"나는 죽은 것 같다고 썼어요. 하지만 이건 뭐예요? 더 나쁘잖아요. 이건 죽어가는 거예요. 매일매일 죽는 거예요. 더 나아졌어야 하는데도 말이에요. 이런 꼴이 더 계속되는 건 상상할 수 없어요. 오늘 밤에도 자러 갈 테고, 내일 아침 눈뜨면 또 아무것도 알지 못하리라는 걸 알고 있어요. 모레도, 글피도 그럴 거고 영원히 그럴 거예요. 그런 건 상상할 수도 없어요. 난 그런 꼴 못봐요. 이건 사는 게 아니에요. 그저 목숨만 붙어 있는 거지. 과거도 기억하지 못하고 미래에 대한 계획도 없이 한순간에서 다음 순간으로 넘어가는 거예요. 짐슴과 다를 바 없어요. 가장 나쁜 것은 내가 모르고 있다는 것조차 모른다는 거예요. 나를 기다리고 있는 고통이 적지 않을 거예요. 내가 아직 꿈에도 생각하지 못한 것들 말이에요."
그녀는 아무도 믿을 수 없다. 남편도 믿을 수 없다. 나를 도와주겠다고 하던 의사도 믿을 수 없다. 그녀는 진실을 알고 싶다. 자신의 삶에 대한 의미를 알고 싶다. 여느 사람처럼 하루를 그 다음 날과 연결할 수 있기를 원하는 그녀는 필사적으로 일기장에 매달리고, 그러면서 점점 자신의 실체에 다가가게 된다. 그녀가 만나는 인물이 남편인 벤과 닥터 내시로 한정이 되어 있어, 단조롭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바로 그 부분이 이 작품만의 차별화가 된다. 그렇게 한정된 공간과 관계를 통해서 한 인물의 심리상태에 몰입할 수 있게 되고, 우리가 그녀가 처한 상황에 '공감'할 수밖에 없게 만들어주는 것이다.
작가는 영리하게도, 이 작품을 미스테리물을 넘어서서 스릴러물로 발전시킨다. 오로지 그녀의 정체와 숨겨진 기억에만 치중했다면 지루한 심리물에 그쳤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표면적인 플롯 외에도 숨겨진 이야기들은 다채로운 해석이 가능하게 만들어주었다. 그리고 충격적인 반전에 이르는 순간 소름이 쫙 끼칠정도였으니, 이야기가 진행되는 내내 그 긴장감이란 말할 것도 없다. 타인이 말하는 과거와 그녀의 진짜 과거, 그녀가 믿고 싶은 현재와 진짜처럼 보이는 현재가 씨실과 날줄처럼 교차되어 차곡차곡 쌓인다. 묘하게도 등장 인물도 적고, 공간도 한정되어 있고, 현재와 과거와 수시로 교차하는 이야기지만, 영화화되기에 이만큼 좋은 텍스트는 없다고 느껴진다. 아마도 생생하게 살아있는 크리스틴이라는 매력적인 캐릭터 때문 일 것 이다. 그래서 곧 영화화된다는 소식이 더욱 반갑다.
이 작품은 출간도 되기 전에 이미 리들리 스콧 감독의 스콧프리 프로덕션에 영화화 판권이 팔렸다고 해서 화제가 되었었다. 2014년 공개 예정으로 로완 조페 감독 연출의 미스테리 스릴러 영화로 영국에서 제작 중이다.
![]() 로완 조페 감독은 영화 <미션>과 <킬링 필드>로 유명한 롤랑 조페 감독의 아들이며, 시나리오 작가로 경력을 쌓았던 인물이다. 영화 <28주후>, <아메리칸>의 각본, <브라이튼 룩>의 각본과 연출 맡았던 감독이고, 주연은 니콜 키드먼, 마크 스트롱 콜린 퍼스라고 한다. 감독, 주연과 포스터외에 아직은 아무것도 공개된 게 없지만, 포스터의 분위기는 책 만큼이나 기대감을 준다. 무엇보다 불안한 심리상태를 처음부터 끝까지 이끌고 가야할 여주인공역에 니콜 키드먼이라니, 유리처럼 깨질 것 같은 불안정한 심리상태를 보여주는데, 그녀만큼 절묘한 캐스팅이 또 있을까 싶다. 영화도 빨리 만나보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