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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권의 책에서 시작한 과학자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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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기관에 취직한 후 종종 듣게 되는 이야기가 있다. 대충 '전공이 특이한데, 어떻게 이 회사에 오시게 된거죠..?' 비슷한 질문들이다. 난 학부에서 천문학을 전공했다. 남들은 흔히 '별보는 학문'이라고만 생각, 그래서 '별볼일 있는 학문'이라는 싱거운 농담도 종종 던지지만, 난 학부생활 4년 중 실제로 거의 별을 본 일이 없다. 매일 영어로 쓰여진 두꺼운 원서와 영한사전,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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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기관에 취직한 후 종종 듣게 되는 이야기가 있다. 대충 '전공이 특이한데, 어떻게 이 회사에 오시게 된거죠..?' 비슷한 질문들이다. 난 학부에서 천문학을 전공했다. 남들은 흔히 '별보는 학문'이라고만 생각, 그래서 '별볼일 있는 학문'이라는 싱거운 농담도 종종 던지지만, 난 학부생활 4년 중 실제로 거의 별을 본 일이 없다. 매일 영어로 쓰여진 두꺼운 원서와 영한사전, 그리고 연습장을 놓고 씨름했다. 미적분학(Calculus), 공업수학(A.E.M, Advanced Engineering Mathmatics), 고전역학(Classical Dynamics) 등 두통약이 필수일 정도로 머리아픈 과목들을 1,2학년 내내 배웠고, 이후 원서의 90%가 수식인 천체역학(Astrophysics)과, 과학보다는 오히려 철학처럼 느껴졌던 우주론(Cosmology), 양자론와 전자기학는 확실히 아무나 하는 학문이 아니라는걸 일깨워준 현대물리(Modern Physics) 등을 공부해야 했다. 그러니까 결국 내게 천문학 역시 '별볼일 없는' 학문이었던 셈.

 

그나마 다만 몇 번이라도 별을 볼 수 있었던 건 졸업을 앞둔 4학년 때쯤 관측천문학(또는 광학천문학, Optical Astronomy)이라는 과목을 전공선택으로 챙겨 들었기 때문이다. 이 과목마저 듣지 않았다면, 천문학을 전공하고도 별한 번 못 관측해본 적이 없는 남들이 보기에 이상한 이력의 보유자가 될 뻔했다. 사실 우리 학과에서는 그리 흔하지 않거나 희안한 사례도 아닌데. 관측천문학을 들었던 그 시점이 마침 슈메이커-레비(Shoemaker-Levy)라는 혜성 하나가 목성과 충돌을 하는 이벤트가 있었던 것은 내게 무척 행운이었다. 그 놀라운 장관을 아무나 볼 수 없는 큰 망원경으로 관측할 수 있는 기회를 누렸으니 말이다. 물론 기회 뿐이었다. 아쉽지만 충돌 이후 예상했던 폭발 모습은 전혀 감지되지 않았더랬다. 지금은 많은 이들의 기억에서 지워지거나 희미해졌겠지만, 당시엔 남산 꼭대기에 UFO라도 나타나 요한 스트라우스의 왈츠에 맞추어 편대비행이라도 한 마냥, 세간의 대단한 이슈였다. 연일 일간지에서 특집으로 다루었을 정도였으니.

 

 

금융기관에 우연한 계기로 입사를 했지만, 난 한번도 나의 상관없는 전공이 업무를 하는데있어 심각한 장애라고 느껴본 적이 없다. 오히려 학부 때는 상대적으로 상당히 떨어졌던 수리 이해력과 계산 능력, 컴퓨터의 제반 프로그램을 다루는 능력으로 과분한 칭찬을 받았던 적도 있었다. 사회생활 중도에 대학원에서 경제학을 따로 공부하긴 했지만, 그건 순전히 나의 지적인 호기심의 발로였지, 결코 업무능력 제고 차원에서의 스펙(Spec) 만들기가 아니었다. 따라서 대학원에서도 금융경제가 아닌 공공경제를 전공했다. 도시경제학, 환경경제학과 공정거래이론을 다루는 산업조직론 등 공공경제 전공에서 다루는 학문들이 금융경제, 통화론, 국제금융 등 금융경제에서 다루는 학문들보다 훨씬 더 내겐 재미있었기 때문이다.

 

가끔 우리는 쉽게 어떤 전공을 선택하느냐가 그 사람이 무슨 일을 하게되는지의 대부분을 결정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실제로 보면, 나를 포함한 상당수의 사람들이 전공과는 전혀 무관한 일에 종사하고 있으며, 또 전공이 다르다는 이유 때문에 별다른 차별이나 어려움을 겪고 있지도 않다. 이유는 간단하다. 나를 포함한 전공무관자가 똑똑해서가 아니고, 실제 일을 하는데 배운 전공이 크게 쓸모없기 때문이다. 학부 때 배울 수 있는 학문의 깊이라는게 일천한 것도 한 이유지만, 그것보다는 학문이 실생활과 동떨어져 '공자 이마 때리는' 수준에서 머물며 현실세계와 일정한 간격을 유지하며 내외한 이유가 더 크다. 의학이나 한의학, 약학 등 일부 학문을 제외하곤 대부분의 학문이 대개 다 그렇다. 그런 관점에서 학부의 전공이란 건 일반적으로 지식이나 기술 보다는 사고체계 형성에 더 큰 영향을 발휘하는 무엇은 아닐까.

 

개인적인 작장생활 이야기를 염치없이 좀 더 해보면, 나 자신이 다양한 이력(신탁업무/펀드매니저/리스크관리 등)을 거쳐 현재 기획업무와 계열사 경영관리 업무까지를 두루 경험할 수 있었던 이유도 나의 전공과도 전혀 무관하진 않은 것 같다.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사는, 이를테면 다양성이 인정되는 사회일수록 창의성 역시 뛰어나다는 연구결과도 있듯, 나의 남들과는 조금 다른 이력이 색다른 시각과 의견을 만들었고, 그것이 나름 인정을 받은 측면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스스로가 튈려고 노력했다기보다는 경험과 사고체계의 형편 상 튈 수 밖에 없는 처지였던 것. 그러고보면 나의 이런 조금 다른 경로가 회사에 적어도 마이너스(-) 요소는 아니었던 것 같다. 이후 전에 없이 꽤 많은 이공계 출신을 금융기관이 너나없이 받아들였던 것도, 나와 비슷한 사례가 여러 곳에서 확인되었기 때문은 아니었을까. 최근 우리 그룹의 경우도 펀드매니저의 상당 비중이 이공계 출신이다. 이런 현상을 이후 이야기할 '통섭(統攝,Consilience)'에 빗댈 수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그 지향은 비슷한 방향이 아닌가 싶다.

 

최근의 사회를 다양한 용어로 정의할 수 있겠지만, 가장 보편적이면서도 모두가 수긍할 수 있는 정의 중 하나가 '과학기술사회' 또는 '정보사회'라는 정의다. 이렇게 정의된 사회의 경쟁력은 무엇일까. 당연히 '사회'라는 단어 앞에 붙은 '과학기술''정보'다. 최근 한국사회는 이공계 기피현상이 사회적인 문제가 될 만큼 심각하다. 앞에 이야기한 현대사회의 정의에 동의한다면, 이런 기피현상은 곧 경쟁력의 원천 자체를 기피한다는 의미이므로 심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과학이나 공학을 전공하면 연구소에서 평생 일반연구원으로 전전긍긍하다가 신 기술을 배워 온 신참들에게 치일 수 밖에 없으며, 결국 그런 의사결정을 책상머리에 앉아 남의 일이라고 편하고 가볍게 해대는 이들은 모두 문과 계열, 특히 경상(經商) 계열을 전공한 이들이라는 의식이 팽배하면서, 어린나이부터 힘든 이공계의 길 보다는 법정(法政)이나 경상 계열로의 진로를 종용하는 부모들 밑에서 과학자의 꿈을 키우는 아이들이 거의 없어져버린 건 어찌보면 인과응보(因果應報)요, 사필귀정(事必歸正)이다.

 

 

이러한 사회적 흐름 속에서 세계적 권위를 가진 자연과학자 최재천 교수가 던진 화두 '통섭(統攝,Consilience)'의 의미는 특별하다. 과학의 대중화 작업은 과거에도 여러차례 시도가 있어왔으나, 이는 단지 과학적 지식이 짧은 대중에게 과학에 대한 흥미를 유발한다는 차원 수준이었다. 알기 쉽게 쓰여진 다양한 과학서적들이 나왔지만, 일부 청소년들과 젊은이들 사이에서 유행처럼 가볍게 읽히는 정도가 다였기에 소수의 아이들에게 '과학도의 꿈'을 새롭게 아로새긴 정도와 일부 젊은 층에 교양을 제고했다는 정식적인 자위(自慰)가 노릴 수 있는 기대효과의 거의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대중의 과학화'라는 다소 역설적인 모토(Motto)하 제기된 '통섭'의 경우는 기존의 다양한 배타적 학문체계 간 교감을 통해 새로운 아이디어와 시너지를 도출한다는 측면에서 훨씬 적극적이며 능동적인 개념이다.

 

보통 정보기술에서 많이 이야기하는 '융합(融合,Convergence)' '통섭(統攝,Consilience)'은 약간 다른 개념이다. 융합이 두 가지 분야(또는 기술)가 합쳐져 하나의 새로운 분야가 된다는 의미, 즉 'A+B→C'의 화학(化學)적 개념이라면, 통섭은 두 분야의 교감을 통해 새로운 하나의 분야를 추가로 탄생시키는 'A+B→A,B,C'의 생물학(生物學)적 개념이기 때문이다. 융합이 주로 기술적인 측면에서 적용되는 용어라면 통섭은 좀더 폭넓은 다양한 분야에서 진행, 성과를 보일 수 있는 시도이다. 다윈의 진화론 등에 입각해 생물학적인 관점에서 보면, 진화로 인한 보다 적응력높은 새로운 우량 종의 탄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런 의미에서 보면 융합은 결과적인 개념이지만, 통섭은 원인이나 과정에 대한 개념이기도 하다.

 

이 책 「과학자의 서재」 는 에코(Eco)과학자이자 통섭학자인 최재천 교수의 자서전 같은 책이다. 태어나서 자라온 환경과, 생물학에 관심을 가지고 공부를 하게 된 계기, 이화여대 석좌교수가 되기까지의 다양한 경험을 연대기적으로 풀어낸 책이니까. 그는 그러면서 개인사 중간중간에 자신에게 큰 영향을 준 책들을 소개한다. 자크 모노 <우연과 필연>, 리차드 도킨스<이기적 유전자>, 제임스 왓슨<이중나선> 그리고 그의 하버드시절 스승이기도 했던 에드워드 윌슨<사회 생물학> 등이 그것이다. 일반인에게는 조금 어려울 수도 있는 책들이지만, 조금만 관심을 가지고 약간의 수로를 기울일 용의만 있다면 충분히 도전해볼만한 대중서들이다.

 

 

어느 인터뷰에서 최재천 교수는 독서를 하는 올바른 방법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피력한 바 있다. 그건 바로 공부를 한다는 기분으로 조금은 만만하지 않은 책들을 읽어가라는 것. 늘 자기 수준과 입맛에 맞는 책만 읽으면 독서를 통해 큰 성취를 이룰 수 없기 때문이다. 스스로가 그냥 시간을 보내고 기분을 즐기기위해 독서를 하는 것이 아닌 이상엔, 그래서 독서를 통해 그것 이상의 무엇이 남기를 기대한다면, 특정 관심분야에 다소 전문적인 내용을 다룬 어려운 책을 읽어야 한다는 것이다. 처음엔 이해수준이 낮아 큰 소득이 없을 지 몰라도 자꾸 비슷한 책들을 반복해서 읽어가다보면 그 분야에 상당한 지식이 어느새 관심과 함께 자기 안에 자리잡게 되니까. 최 교수는 이를 '계획 독서'라 불렀다.

 

이 책을 읽으며 한 동안 읽어오지 않았던, 과학서적에 대한 관심이 마음 안에서 쑥쑥 자라났다. 어린 시절 '과학자의 꿈'을 키워주었던 학원사판 칼 세이건<코스모스(Cosmos)리차드 리키<오리진(Origin), 데이비드 아텐보로 경의 <생명의 신비(Life on Earth)등에 대한 향수가 되살아나 묘한 기분도 들었다. 전공을 접고 다른 바닥에서 인생을 시작한 것에 큰 후회는 없지만, 어린 시절의 꿈이 만들어낸 미련까지는 어쩔 수 없는 모양이다. 최 교수님이 추천하신 책들을 읽으며 '계획 독서'의 포만감을 누리면서, 그 미련을 달래볼 수 밖에..



리뷰 총점 종이책
하고 싶은 일을 통해 세상과 소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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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학기 중간고사를 앞두고 아이들은 참고서와 문제지를 들추며 열심히 공부하며 지내고 있다. 금세 잊어먹는다며 시험지를 빨리 내주라고 아우성치는 아이들 모습에 웃음이 저절로 퍼진다. 시험 대비용으로 암기한 것을 토해내고 마는 얕은 지식을 쌓을 새도 없이 시험을 치름과 동시에 사라져버리고 마는 학습 방식에 쓴웃음이 나온다. 어떤 원리를 생각하여 문제를 풀기보다는 단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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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학기 중간고사를 앞두고 아이들은 참고서와 문제지를 들추며 열심히 공부하며 지내고 있다. 금세 잊어먹는다며 시험지를 빨리 내주라고 아우성치는 아이들 모습에 웃음이 저절로 퍼진다. 시험 대비용으로 암기한 것을 토해내고 마는 얕은 지식을 쌓을 새도 없이 시험을 치름과 동시에 사라져버리고 마는 학습 방식에 쓴웃음이 나온다. 어떤 원리를 생각하여 문제를 풀기보다는 단편적인 지식을 머릿속에 넣었다가 그 문제를 알아맞히면 만족한다는 표정에서 아이들의 생각은 무디어지고 그나마 지니고 있던 사고력까지 새어 나가는 듯해 염려스럽다. 말랑말랑한 가슴으로 세상을 보고 소소한 일상에 감사하며 지낼 때 행복해질 수 있음을 알기에 점점 메말라가는 아이들의 가슴에 기름칠을 해주고 싶은 마음이 앞선다.


  머리로 가설을 설정하고 검증하는 과정을 중시하는 과학자이지만 풍부한 감성으로 글을 쓰는 에코학부 생태학자 최재천 님의 글은 볼 때마다 가슴에 녹아든다. 국어(상) 교과서 황소개구리와 우리말에서 외래종에 우리 것을 빼앗겨서는 안 된다는 구체적 사례를 들어 유추의 방법으로 우리말을 소중히 한 뒤 외국어 공부를 해야 한다는 주장을 자연스럽게 담았다. 과학자가 쓴 우리말 교육의 소중함이라니 여간 놀라운 게 아니었다. 그 뒤 네이버 지식인의 서재에 올려 진 동영상을 보면서 선생님에 대한 관심은 커져 갔다. 에코 생태학부 교수, 통섭원의 운영자로 자연적인 삶과 문학 속의 삶을 갈망하며 자신을 다듬어 간 인생길에 유년 시절의 추억과 학창시절의 연구 등을 실타래를 풀어가듯이 기술하였다.


  자연과 교감하며 자신만의 우주를 경험하던 강릉은 과학자에게는 대도시의 갑갑함을 해소하여 새로운 세계를 담아낼 수 있는 원천으로 자리했다. 수재로 잘나가던 아버지는 궁핍한 가정환경을 고려해 육사로 진학하여 장교로 군 생활을 전전하며 장남에게 장부와 장남이라는 절대 명제를 강요하며 선생님을 통제해 왔다. 장남 중심의 교육방식에 청렴한 원칙주의자인 아버지의 그늘 아래 자신의 뜻을 제대로 펼 수 없었던 선생님은 여전히 소통할 수 없던 큰 벽인 아버지를 어렵게 여겨왔다. 자식 교육에 정성을 다했던 어머니는 어려운 형편이었지만 자식의 명문학교 진학을 위해 궂은일도 마다하지 않았다. 놀기 좋아하던 선생님이었지만 부모님의 마음까지 외면할 정도는 아니었기에 점점 학습에 열을 올려 공부하며 성취감을 맛볼 수 있었다.


  한국단편문학 전집을 몇 번이나 곱씹으며 읽는 가운데 본질적인 자아를 만나 고독과 사색을 즐기는 가운데 상급학교에 진학하여서는 문예반 부원으로 활동하며 기량을 펼쳐 나갔다. 장인적 솜씨로 비누 불상을 조각하여 조각가의 꿈을 키우기도 했지만 미술가로서의 인생은 장남인 선생님이 걸어야 할 길과는 요원했다. 과도한 낙관이 초래한 화로 재수를 해야 했던 선생님은 음악다방을 순례하며 신세계를 맛보며 지내기 일쑤였다. 잡기에 능해져 가는 자신을 보면서 자신이 진정으로 자유로울 수 있는 길을 모색하던 중 공부에 몰입해야 함을 깨달아 대학에 진학하여서는 독서와 사진 동아리에 가입하여 바쁜 나날을 보냈다. 다양한 활동을 왕성히 하면서도 자신이 걸어야 할 길을 걷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으로 불안해하던 때에 김계중 교수는 선생님이 미국으로 유학을 떠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줬다.


‘1주일 동안 일을 시켜봤는데 일을 배우는 속도가 굉장히 빠르고 뭔가 일 저지를 녀석처럼 보였다.’

는 곤충학회 조지 에드먼즈 교수의 추천서에는 가식적인 모습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훌륭한 스승을 만난 덕분에 학자의 길을 걸을 수 있었다고 회고하는 선생님의 모습에서 쉽사리 걸을 수 없는 탐구의 길을 치열하게 걸어갈 수 있는 힘을 얻은 것처럼 보인다. 펜실베이니아 대학에서 생태학 석사 학위를 받기 전 하루도 쉬지 않고 새들을 끓이고 기생충을 잡아내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며 연구한 것은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신나게 행하는 데서 가능했다. 하고 싶은 학문을 실컷 하면서, 그것을 통해 깨달은 대로 살아가고 그 삶에서 행복과 만족을 느끼고 있다는 선생님은 행복한 학자의 모습으로 떠오른다. 논문을 내기 전 동료에게 수차례 고쳐 달라고 부탁하여 정확성과 경제성을 갖추고 품격 있는 글을 써내려갔다.


  위험이 따르더라도 문명의 이기를 벗어난 원시 본연의 열대를 동경하던 선생님은 아프리카를 찾아 동물을 연구하며 행복한 시간을 보냈고, 대학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토론하며 풍부한 지적 탐험의 시간을 보낸 시니어 펠로우 활동을 통섭원에 접목하여 학문의 경계를 넘어서는 토론의 장으로 열어 갔다. 관심 분야를 확장하며 독서하는 시간을 통해 나와 우주가 소통하는 마당에 지식의 대통합을 이뤄나갔다. 부록으로는 최 교수의 달곰씁쓸한 독서 레시피로 우리들의 삶을 확장해 주고 있다.


  산술적인 잣대로 이해를 따지며 사는 세상에 마음이 훈훈해지는 과학자의 서재는 그동안 잊고 지냈던 추억 속 인물들을 불러낸다. 학창 시절 엄마 몰래 훔쳐보던 ‘동백꽃’속 점순이의 적극적인 애정 행각에 얼굴이 붉어졌고, 작부 일로 생계를 전담하던 아내에게 기생하며 살던 주인공이 홀로 서려는 날개 짓을 담은 ‘날개’ 등은 지금도 잊혀지지지 않는 추억으로 자리한다. 중학 시절 선생님이 읽은 오영수의 단편 ‘메아리’에서 배운 감성적 묘사를 떠올리며 치열한 글쓰기로 인문과 자연을 아우르는 통섭의 길에 나설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을 듯하다. 진정으로 자신의 삶을 즐기며 살아갈 줄 아는 이로 자리하고 싶은 날 선생님의 글은 하고 싶은 일 속에 묻혀 지내는 삶이 행복한 삶임을 밝혀준다.



n*****9 2011.10.05. 신고 공감 11 댓글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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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자의 서재] 사람은 사람으로 말미암아 사람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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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포털 사이트의 '지식인의 서재'가 한동안 많은 관심을 끌었다. 시대를 앞서가는 사람의 대부분은 책을 통해 비로소 자신을 완성했다고 말한다. 그들을 있게 한 단 한권의 책, 혹은 책들을 통해 우리는 간접적인 독서 체험을 한다. 최재천 님의 <과학자의 서재>는 눈높이를 낮춘 '지식인 자서전'이랄까? 누구나 알기 쉽게 인간 최재천을, 학자 최재천을 스스럼없이 보여준다.'작가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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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포털 사이트의 '지식인의 서재'가 한동안 많은 관심을 끌었다. 시대를 앞서가는 사람의 대부분은 책을 통해 비로소 자신을 완성했다고 말한다. 그들을 있게 한 단 한권의 책, 혹은 책들을 통해 우리는 간접적인 독서 체험을 한다. 최재천 님의 <과학자의 서재>는 눈높이를 낮춘 '지식인 자서전'이랄까? 누구나 알기 쉽게 인간 최재천을, 학자 최재천을 스스럼없이 보여준다.

'작가 아무개가 추천하는 필독서 5권'류와 같은 단순 정보를 제공하는 차원이 아니다. 부제처럼 '최재천 교수와 함께 떠나는 꿈과 지식의 탐험'에 우릴 초대한다. 강릉에서 나서, 서울에서의 학창시절, 대학시절, 후에 미국으로의 유학, 귀국과 현재의 생활에 이르기까지 짧은 인생의 여정을 여과없이 추적한다. 그러면서 인생의 중요한 갈림길에서 번번히 그를 이끌었던 책들을 소개한다.

사실 저자의 유년시절은 크게 인상적이지 않다. 강릉 촌놈으로 자라 시인의 마음으로 서울대 동물학과에 입학하기까지... 약간의 동질감이라면 나 또한 직업 군인인 아버지 밑에서, 장남이란 콤플렉스로 살았던 청소년기가 있었기에 최재천 님이 말하는 당시의 가족 분위기, 아버지에 대한 미움과 더불어 큰 사랑을 제대로 느낄 수 있었다.

많은 이들이 어린 시절 위인전으로 독서를 시작한다. 허나 그는 '세계 동화 전집'에서 시작해 '한국 단편문학 전집', '노벨문학상 선집'으로 이어지는 독서를 한다. 물론 어머니의 교육열이 한몫 했겠지만, 대학 입학 전까지(아니 그 후로 오랫동안) 최재천은 유년시절의 시골생활과 문학적 소양을 바탕으로 시인의 마음을 키워나간다. '꿈이 많다 보니 방황도 많을 수밖에' 최재천은 대학 시절 학과 공부에 도무지 적응하지 못한다. 그러다가...

생물학에 인생을 바쳐도 좋겠다,고 결심하게 한 책을 만난다. 바로 자크 모노의 '우연과 필연'이다. 후에 인생의 수수께끼를 말끔하게 풀어준 책을 만나게 되는데, 그 책이 바로 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다. 이 책은 지금까지도 자신에게 가장 큰 영향을 준 책이라 말하는데, 자신이 학문적으로 걸어가야 할 길과 개인적인 삶의 태도에 명확한 기준을 제시했다고 한다. 그야말로 행운이 아닌가?

 

대부분의 사람들은 평생동안 이렇듯 자신의 인생을 송두리채 뒤바꿔 놓을 책을 만나지 못한다. 또한 책뿐만 아니라 최재천 교수에게는 그를 응원하는 많은 학문적 멘토들이 있었다. 피터 드러커가 언급한 '학문에의 진지함'에 많은 이들이 그를 응원했으리라. 세상엔 공짜란 절대 없는 법이니까.

또 하나, 최재천 교수는 글 잘쓰는 과학자로 정평이 나있다. 그런 그가 뜻밖에 글쓰기의 어려움을 토로하며 최근 우리나라에 불고 있는 글쓰기 교육에 대한 단상을 밝힌다.

"요즘 우리나라에도 글쓰기 교육이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것 같다. 그런데 나는 약간의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모두를 문학가로 만들려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그런 것보다는 기본적으로 기안이나 보고서 작성을 위한 글쓰기를 가르쳐야 한다. 그것이 바로 테크니컬 라이팅, 우리말로 하자면 기술적 글쓰기다."

이 말에 절대 공감하는 바다. 서평 쓰기를 즐겨하는 나로서는, 특히나 편집자로서 늘 결론을 뒷부분에 배치하고 서두는 소프트하게(대부분 현학적, 문학적 수사로 가득차게) 쓰곤 했다. 최재천 교수가 그의 스스이었던 위버 교수로부터 받은 추천사의 한 마디. '이 친구는 정확성과 경제성과 우아함을 갖추고 글을 쓴다'란 평가는 얼마나 벅찬 찬사인가? 이 부분은 두고두고 곱씹을 만한 글쓰기 방식이다.

어찌 보면, 최재천 교수를 대중에게 제대로 알린 것은 '통섭(Consilience)'이란 학문적 경계를 무너뜨린 유연한 학자적 자세가 아닐까 한다. 자신 스스로도 '지식의 대통합을 통해 더 크고 깊게 통합된 학문의 세계를 만들고자 노력했으며, 우리 사회에 통섭을 뿌리내려야 한다는 사명감을 강하게 느낀'다고 말한다. 그런 점에서 서울대 교수를 마다하고 이화여대 에코과학부의 수장으로서, 통섭원을 통해 자유롭게 학문이 토론되고, 교류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건 또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마지막으로 그는 '경계가 없는 책 읽기가 항상 길잡이가 되어주리라 믿는다. 책 읽기는 우주와 자연과 세상을 배우고 동시에 우주와 자연과 세상과 소통하게 해주는 가장 효율적인 수단'이라고 말한다. 시대의 아이콘으로서, <과학자의 서재>는 한 인간이 써내려간 통섭의 자서전이며, 이 땅의 대중과 후학들을 위한 작은 길잡이로서 손색이 없을 것이다.

덤으로, 최 교수의 달콤쌉싸름한 독서 레시피 또한 과학을 이해하고, 그를 이해하는 작은 단초가 될 것이다. 그 중에 제인 구달이 쓴 <희망의 밥상>은 이미 독파를 했고, 진화심리학의 새지평을 연 전중환 님의 <오래된 연장통> 또한 눈길을 끈다. 특히 제임스 왓슨의 <이중나선>을 소개하면서 '이 책을 읽고도 과학에 흥미를 느끼지 못하거나 과학을 전공하겠다는 마음이 생기지 않는 학생이 있다면 그의 감성에 뭔가 문제가 있다고 봐야 한다'고 말한다. 얼마나 대단한 책이길래...

내게 <과학자의 서재>는 시인의 마음을 담은 과학자, 통섭의 지식인, 행복한 과학자 최재천을 제대로 이해하고, 배우고, 느낄 수 있었던 맞춤형 책이었다. '사람은 사람으로 말미암아 사람이 된다'란 큰 깨달음을 얻을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t******2 2011.08.22. 신고 공감 8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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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자도 시인이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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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예상했던 것과는 조금 다른 내용을 담고 있는 책이다. <지식인의 서재>란 책에서 최재천 교수을 처음 만나고 나서 <과학자의 서재>란 비슷한 제목의 책을 접하면서 통섭의 교수 최재천에게 감동을 주었던 책이야기를 기대했었다. 하지만 그에게 서재란 단순히 읽어온 책들을 보관해 주는 장소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었다. 최재천의 서재란 '한 사람의 정신과 영혼이 깃들어 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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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예상했던 것과는 조금 다른 내용을 담고 있는 책이다. <지식인의 서재>란 책에서 최재천 교수을 처음 만나고 나서 <과학자의 서재>란 비슷한 제목의 책을 접하면서 통섭의 교수 최재천에게 감동을 주었던 책이야기를 기대했었다. 하지만 그에게 서재란 단순히 읽어온 책들을 보관해 주는 장소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었다. 최재천의 서재란 '한 사람의 정신과 영혼이 깃들어 자라온 성장의 집'이었다. 덕분에 나도 최재천을 통한 간접독서가 아니라 인간 최재천, 학자 최재천이 살아온 꿈과 지식의 탐험을 함께 하는 그런 기쁨을 누리게 되었다.

우리는 최재천 교수를 동물행동학자, 생태학자, 사회생물학자, 통섭학자등 다양한 이름으로 부르고 있다. 하지만 내게 관심을 끄는 최재천 교수는 통섭학자로서의 최재천 교수의 모습이다. 자연과학과 인문학을 넘나드는 통섭의 지식인 최재천은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자연과학 연구자이면서도 인문학을 비롯한 다양한 학문을 섭렵해가며 타 분야 연구자들과 끊임없이 소통하게 만들었던 원동력은 무엇이었을까?  이 책을 통해 그의 어린 시절 독서 체험과 문예반, 미술반 활동, 그리고 그의 꿈과 방황의 시간들을 보면서 우린 그가 어떻게 '시인의 마음을 가진 과학자' 로 길러져 왔는지를 이해할 수 있다.

유년시절, 학창시절의 최재천의 모습은 몸은 서울에서 자랐지만 마음은 시골 강릉에서 자란 개구장이, 꿈 많은 어린이의 모습으로 다가온다. 엄격한 군인 아버지, 교육열로 똘똘 뭉친 어머니, 마음가는대로 몸가는대로 놀기를 좋아했던 최재천 어린이... 꿈이 많다보니 방황도 많이 한 청소년기를 보낼 수 밖에 없었다. 시인이 될 운명을 느끼고 조각가의 길을 내달리기도 하지만, 대학입시 결과 지금까지 한 번도 생각해보지 못한 동물학과로 진학하게 된다. 그리고 자신이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알기위해 방황하던 시기에 우연히 만난 한권의 책 <우연과 필연>은 생물학에 인생을 받쳐도 좋겠다는 결심을 하게 만든다. 결국 그는 행복한 과학자의 길을 가게 되고 결국 성공하게 되는 해피엔딩의 스토리로 끝을 맺게 된다.

최재천 교수의 삶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통섭과 관련한 두가지를 생각하게 된다. 먼저 다양한 꿈을 추구하고 그 과정에서의 방황까지도 사랑하는 마음이다. 최재천 교수에게는 어린시절의 강릉 시골생활과 어릴적부터 쌓아온 다양한 문학적 소양이 다양한 꿈과 희망을 찾아 나서게 하는 영양분을 제공한 것으로 보인다. 비록 꿈꾸었던 길로 들어서지 못하더라도 다양한 꿈을 키워가고 소중하게 간직하는 것 자체가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생각된다.

둘째는 경계가 없는 다양한 공부가 아닐까 싶다. 저자의 말처럼 결국 '사람은 사람으로 말미암에 사람이 된다'. 인생의 방향을 조언해 줄 훌륭한 멘토를 만나는 것도 중요하고, 다양한 책읽기를 통해 인생의 진로를 확정하는데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 저자는 자크 모노의 <우연과 필연>, 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란 책이 자신을 동물학자로서의 길을 가게 만들고 나아가 삶에 대한 철학을 형성하는 데에도 결정적 영향을 끼쳤다고 회고한다. 결국 다양한 독서란 우주와 세상과 자연을 배우고 소통하는 가장 효율적 방법이기도 하다. 이런 측면에서 본다면 저자의 말처럼 '과학자의 마음과 시인의 마음과 조각가의 마음은 다르지 않다'고 하겠다.

과학자도 시인이 될 수 있음을 깨닫고 훌륭한 글쓰기를 위한 실질적 팁도 배울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제공하는 책이다. 또한 21세기가 필요로 하는 통섭형 인간이 되기 위해서는 어떤 마음가짐과 노력이 필요한지도 돌아볼 수 있는 책이다. 특히 과학도를 꿈꾸는 젊은이들에게 권하고 싶다.



c******4 2011.09.17. 신고 공감 5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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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은 잘 몰라도 돼! 우리 모두의 '꿈'과 '책'에 대한 이야기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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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처음 본 이 <과학자의 서재>제목에 대한 느낌은 언뜻 보기에, (아주 창피할만큼 단순하게도) '과학분야에 국한된 책 소개가 주된 주제가 아닐까' 하는 편견아닌 편견. 책을 읽기 시작하다 보니, 그것도 참 쓸데업는 기후에 불과했던 생각이 먼저 들었다. 일단 서재라는 책의 제목에서 조금 떨어져 보자. 실제로, '책을 추천하는 책'은 참 많기도 할 것이다. 내가 알고있거나, 혹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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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처음 본 이 <과학자의 서재>제목에 대한 느낌은 언뜻 보기에, (아주 창피할만큼 단순하게도) '과학분야에 국한된 책 소개가 주된 주제가 아닐까' 하는 편견아닌 편견. 책을 읽기 시작하다 보니, 그것도 참 쓸데업는 기후에 불과했던 생각이 먼저 들었다. 일단 서재라는 책의 제목에서 조금 떨어져 보자. 실제로, '책을 추천하는 책'은 참 많기도 할 것이다. 내가 알고있거나, 혹은 갖고 있는 책만해도 벌써 몇권은 되니, 내가 모르는 세상에 그 많은 책들 중 '책을 소개하는 책'들이 오죽하겠는가. 물론 이 책의 말미엔 저자인 최재천이 소개하는 몇권의 책이 언급되기도 하고, 이런저런 책들도 직,간접적으로 언급되긴 한다. 하지만 그렇게 이 책을 소개하는 것은 어불성설인듯 싶다. 이 책은, 책을, 그리고 자연을 사랑했던 한 소년이 특별한 과학자로 성장해가는 성장담이다.

 

누가 보면 궁색한 과거일지도 모르겠지만, 내가 책 과 사람을 동일시 하는 것에 대해 제대로 생각해본 것은 군대 훈련소 때다. 생소한 모든 것, 내일, 혹은 잠시 후도 알 수 없는 순간순간, 그동안 해왔던 많은 것들, 정확히는 거의 대부분의 것들이 통제되고 금지되고, 남은 것은, 하기 싫거나, 할줄 모르는 것들만을 남겨두었던 그때다. 아마 훈련소 입소식이 아니었을까. '이들과 함께 과연, 더 큰 소리를 낼 수는 있는걸까?'라는 의심이 들 정도로, 계속해서 예행연습을 하면서 소위 말하는 '군기'가 바짝 들어갔던 그때는, 실제 입소식 때 주먹을 쥔 손에 너무 힘이들어가서 파르르 떨릴 정도였다. 헌데, 그것을 기억나게 하는 것은 그때 훈련소대 대대장이 해줬던 짧은 말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대충 기억하기론 '다들 책을 읽을 텐데, 한 사람이 살아가는 역사는 한권의 책과 같다는 것, 즉 여러분 주변에 있는 전우들 이나 조교들 혹은 간부들 모두가 하나의 책과 같으니 많은 것들을 주의깊게 지켜보고 배우라' 는 말이었던 듯 싶다. 많은 시간이 지난 이야기라 내가 어떤 말을 빼고, 어떤 말을 더했는지는 모르겠지만,(아마 그나마 좋은 축에 속하는 기억으로 간직하니, 미화했을 확률은 많겠다) 그때의 훈련소가 얼마나 부조리 했든, 군생활이 어땠든 간에 상관없이 나는 그 말을 오래도록 기억하고 있다. 왜냐하면, 어쨌든 절대 틀린 말이 아니니깐.

 

자, 우리가 들고있는, 종이로 되있는 종이책, 혹은 시대의 흐름에 맞춰 태블릿PC 나 스마트폰 등으로 보는 E-BOOK 이 갖고 있는 책의 개념을 잠시만 내려놓자.

 

 

한권의 책으로 분한 그의 삶을 따라가보자!

 

 

마치 가까운 아이들에게 설명해주듯, 따뜻하고 부드럽고, 솔직한 그의 입담은 친근감을 느끼게 한다. 사실, 내가 태어나기도 전 이야기로부터 시작하기도 하거니와, 딱딱하지 않게 설명해주는 옛날이야기와 같은 그의 이야기는, 책을 손에서 놓기 힘들게 한다. 또한, 성인 독자뿐만 아니라 청소년 독자또한 고려한 듯한 (보통의 소설보다) 좀 더 넉넉한 줄간격은 편한 마음으로 이 책을 읽고 있는 것을 가능하게 해주었다. 기본적으로 독서는 내가 즐겁기 때문에 하지만, 때로는 곤욕이 될 때도 있는 반면에, 한 과학자의 삶을 '들어보는' 이 책은 마음 편하기만 하다. 그가 고향인 강릉에서 느꼈던 어릴적의 '편안함' 과 '그리움'만은 못할지라도 말이다.

 

지금과는 다르게 중학교부터 시험을 봐서 들어가던 시절, 대다수가 이제 동등하게 대졸이고, 그래서 자격증에 목숨을 걸어야만 하는 지금 세대와는 다르게, 공부를 잘하고, 일류대를 나오는 것이 곧 최고의 성공이라고 일컬어졌던 그 시대에 육군 간부의 아들로 태어난 저자는, 그때의 어머니의 교육열과 (시대가 변해도 교육열의 본질은 달라지지 않는 듯 하니 가타부타 긴말 할 필요는 없겠다.) 아버지의 발령으로 인한 이유로 서울로 전학오게 된다. 중학교부터 시험 성적으로 결정할 수 있고, 또 그것이 대학입시와 이어져 있기에, 저자는 넉넉하지 못한 형편에 과외도 잠깐 받아가며 공부를 하게 된다. 공부는 썩 잘하는 편이었지만, 본디 자연에서 노는 것을 좋아해서, 초,중,고등학생 동안그는 방학때마다 강릉에 내려가 자연을 벗삼아 놀았고, 서울에 있을 때도 남산에 올라가서 친구와 함께 시를 쓰며 놀기도 했단다.

 

하지만 또 한가지 중요한 것은, 그가 그렇게 강릉에 내려가지 못하고, 서울에서 공부하는 동안의 남는 시간에 읽었던 책들이다. 물론 무슨 책을 읽었느냐는 중요한 것은 아니지만, 그가 얼마나 책을 사랑했었는지는 중요한 사실 같다. 온갖 다양한 것들이 담겨있는 '백과사전'에 엄청난 흥미를 느끼고 접했던 그의 책과의 인연은 '동화전집'으로 이어진다. 그것들이 그의 상상력과 감수성을 더 풍부하게 했으리라는 것은 어렵지않게 짐작이 가능하다. 나아가, 자연과 한데 어울리길 좋아했던 그는, 그런 감수성 때문인지, 중학교 때 충동적으로 친구따라 참가한 백일장에서 시(詩)를 통해 장원을 하게 되면서 시인을 꿈꾸게 되기도 하고, 고등학교때는 미술선생님에게 스카웃되서 미술반에 들기도 한다. 그리고 '노오벨상수상전집' 을 통해, 어렴풋하게 과학과의 만남을 시도한다...

 

간략하게 설명하려고 했는데, 어느새 이야기가 길게 풀어져 버렸다. 어쨌든 중요한 요는, 소싯적부터 '자연을 벗삼아' 놀며 시 와, 미술, 음악 등 다양한 분야를 좋아하며, 그러니깐, 기성세대가 본다면 소위 그냥 '놀기 좋아하는' 아이였던 그가 처음부터 과학자의 꿈을 꾸게 된 것은 아니었다는 것이다. 내가 위에 설명한, 그가 기술한 삶의 반정도 되는 대학입시 무렵까지 그는 시, 소설, 미술, 등 꽤 다른 분야에서 많은 고민들을 하고 있었다. 그것은 마치 '꿈이 무엇인지 모르는' 이들의 모습과 언뜻 닮기도 하면서도, 또 많이 다른 모습을 하고있다.

 

그런데, 대학에 입학하고 나서도 그의 방황은 계속된다. 전공분야는 있었지만, 거기에 흥미를 느끼지 못했을 뿐더러, 그 계열에서 그가 자신의 진로를 명확히 결정하고 그 길로 나아가는 데에, 여전히 많은 고민을 했던 것이다. 그리고 거기서 그의 길을 인도해준 것은 '한권의 책' 이었다. 그것은 바로 <우연과 필연>이라는 책이고, 그 일화에 대해 그는 이렇게 설명한다.

 

"이 책은 내게 생물학이 그저 흰 가운을 입고 세포나 들여다보는 게 아니라 인간 본성을 파헤치고 철학을 논할 수 있는 학문이란 걸 알려줬다. 그 책은 내게 생물학에 몸바쳐도 된다는 정당성을 부여해 주었다" 155p

 

내가 그의 삶의 태도 에서 가장 공감했던 부분은, '나는 무엇을 할 사람'이라고 믿고 살아가는 태도다. 그것이 어떤 확고한 삶에 대한 의지와 자세로 이어지고, 나아가 그렇게 살아간다면 멋진 일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실제로 삶은 그렇게 되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그것은 어쩔 수 없는 현실의 제약에 이끌리기도 하지만, 어쩌면 자신이 꿈꾸던 것이 다른 모습으로 발현되기도 한다는 뜻이다. 자기 자신을 '시인이 될 사람' 이라고 생각했던 그는, 지금 과학자의 길을 걸으면서도, 그때의 감수성, 언젠가의 철학적 사고, 인간에 대한 따뜻함을 통해서 우리가 생각하는 '차가운 증명과 무한실험'에 그치는 과학자가 아닌, 감성 풍부하고 철학적이고, 마음 따뜻한 과학자가 된 것이다.

 

그가 대학에 들어간 후에도 많은 갈림길에서 선택을 해야했고, 그런 순간순간들은 책이 길을 가르쳐준, 혹은 책을 통해서 바뀌게된 태도가 많이 눈에 띤다. 하지만 내게 더 강하게 기억에 남는 것은 그가 어떤 구불구불하고 불확실한 길을 걸으면서 방황하고 또 방황하며, 머뭇거리다가도 달리고 마는, 마침내 자신의 길을 찾는 과정이었다. 지금의 내가 그런 길 위에 서있어서 그런지는 몰라도, 그렇게 자신만의 삶을 찾은 저자의 모습이 무척이나 멋졌다. '최재천 이라는 책'을 읽어보니, 정말로 과학과 사회, 인간에 대한 종합적인 통찰의 필요성을 느낀다. 그의 다른 저서도 얼른 읽어봐야겠단 생각이 들 정도다.

 

 

 

지금 만약, 원하는 일을 하고 있지 않다고 해도 그것이 '실패'라고 단언할 수는 없다. 어쩌면 거기서, 우리가 꿈꿔오던 꿈의 다른 모습을 발견하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다만 거기에는 어떤 '각성'이 필요하고, 또한 그 각성이 그저 자신에 대한 '위로'로 여겨지면 안될 것이다. 길을 찾는데 책이 전부는 아니지만, 또 책이 아닌것도 아니다. 어떤 한권의 책을 '잘' 만나는 것은 가장 저렴한 대가를 통해 삶을 바꾸는 일이 아니겠는가!?

 

저자인 최재천이 풀어놓는 아주 솔직한 삶의 애환과 방황을 통해서, 삶에 대해 조금은 유연하게 바라볼 수 있게 되지 않았나 싶다. 대학에 들어와서도 꿈을 찾으며 방황하던 그의 나날, 그리고 선택의 연속은 많은 이들이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그의 인생을 바꾼 요소요소에 있는 몇권의 책들, 그리고 그가 추천해준 몇권의 책들을 꼭 한번 읽어봐야 겠다. (신문에서 서평을 쓰기도 했던 그의 경력대로, 소개하는 책에 대한 이야기 또한 아주 재미나다) 읽다보면 언젠가는, 내게도 그런 책들이 있겠지. 어쩌면, 한권의 책들에서 느꼈던 작은 울림들이 지금의 나를 만들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책과 더불어 책과 같은 사람, 어느 하나에도 소홀함이 없어야겠다. 치열하게 읽고, 치열하게 방황해야겠다.

 

 

 

 

n******e 2012.05.11. 신고 공감 4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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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나는 운명같은 책에서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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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나는 운명같은 책에서 시작되었다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계기는 여러 가지겠지만 특정 주제를 택해 그를 통해 자신의 삶을 성찰하는 것은 자주 보지 못하는 경우가 아닌가 한다. 보통의 경우 지난 시간을 주요한 사건이 일어난 순차적으로 살펴 그 속에서 나름대로의 교훈을 얻는 것이 일반적인 예를 것이다. 하지만, 특정한 키워드로 삶을 돌아본다면 그 한정된 키워드가 있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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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나는 운명같은 책에서 시작되었다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계기는 여러 가지겠지만 특정 주제를 택해 그를 통해 자신의 삶을 성찰하는 것은 자주 보지 못하는 경우가 아닌가 한다. 보통의 경우 지난 시간을 주요한 사건이 일어난 순차적으로 살펴 그 속에서 나름대로의 교훈을 얻는 것이 일반적인 예를 것이다. 하지만, 특정한 키워드로 삶을 돌아본다면 그 한정된 키워드가 있기에 더 세밀한 성찰이 되지 않을까 싶다.

 

자신이 걸어온 한 분야에서 우뚝 선 업적을 이룩한 사람이 지난 행적을 더듬으면서 자신이 오늘의 자리에 있게 된 주요한 요인을 찾아내고 그것을 사람들과 공유한다면 구체적인 삶이 보여 지기에 상당한 설득력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특히 그 대상이 자라나는 청소년일 경우는 자신이 처한 환경과 비교하면서 스스로를 다독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그런 면에서 ‘과학자의 서재’는 훌륭한 안내서가 아닌가 싶다. 이 책은 과학의 대중화에 앞장서고 있는 학자이며 오랫동안 학생들과 함께한 이화여자대학교 최재천 교수가 자신의 이야기를 담았다. 현대사회의 키워드 중 하나인 ‘통섭’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책을 통해 이미 접한 사람이기에 흥미로운 점이 많다. 또한 국내에서보다는 외국에서 더 많이 알려진 학자가 아닌가 싶어 이 책을 통해 더 많은 독자들이 그가 바라는 이 사회의 희망을 공유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면 하는 바람이다.

 

한 분야에서 성공한 사람은 남들과는 다른 무엇인가가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있다. 최재천 교수 역시 그 기대감을 충족시켜주는 사람이다. 여기서 기대감이란 학자로써 남다른 성과를 보이며 성공한 사람에게 기대하는 일반적인 남과 다름이 아니다. 보통의 기대감은 타고난 천재성에 노력을 더한 모습이겠지만 그는 달랐다.

 

자연과 더불어 놀기 좋아했고 공부 보다는 친구들과 함께 보내는 시간을 더 좋아했으며 문학에 흥미를 가지고 시인이 되고자 했으며 조각가로써의 꿈도 가졌다. 또한 자신이 진정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를 알기위해 오랫동안 깊은 방황도 했다. 일반적으로 생각하기 쉬운 천재들과는 다른 행보다. 하지만 그렇게 보내는 시간동안 책과 함께 즐거운 상상의 나래를 펼쳤으며 최재천에게 결정적인 전환점을 만들어 준 것 역시 책이었다고 고백한다.

 

어떻게 보면 늦은 공부의 시작이 아니었나 싶다. 가고 싶은 학과에 낙방하고 2차 지망으로 동물학과에 입학하면서 전공보다는 다른 부분에 관심을 가졌다. 삶과 학문 사이에서 오는 괴리감을 느끼며 고민하지만 별다른 방법을 찾지 못하며 방황하는 시간이 늘어났고 집안의 장남에게 거는 기대감을 충족시키지 못한다는 자책으로 아버지와의 사이도 불편해지게 된 것이다. 하지만, 그는 자신이 찾고자 하는 무엇인가가 분명 있을 거란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

 

방황은 나쁜 것이 아니라고 말하고 있다. 방황하는 시간동안 스스로의 가치를 발견하는 시간이기에 그 방황의 시간을 어떻게 보내느냐가 중요한 것이라는 말이다. 또한 행운은 준비된 사람에게 온다고 그는 말하고 있다. 어떤 사람에게는 비행기로 오기도 하지만 때론 모든 경유지를 거쳐서 오는 버스도 있다는 점을 잊지 않고 준비를 하라고 말한다. 그에게 행운은 바로 책이었으며 스승이었다. ‘자기답게 사는 길’에 뜻을 정하고 난 후 불철주야 매진한 결과 원하던 스승과 함께 학문의 길을 걸을 수 있었던 것이다.

 

그는 관심사는 전공에 머물지 않는다. 어린 시절 산과 들판을 뛰어다니며 자연이 주는 혜택을 톡톡히 받았고 삶의 가치를 어떻게 세울 것인지 고민했으며 그것과 전공학문의 결합을 시도했다. 그렇기에 자연스럽게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었는지도 모른다. ‘통섭’이라는 이 시대의 화두를 실천하는 것이 바로 그가 원하는 학문의 길이라는 점을 보면 확인할 수 있다.

 

자신의 진로로 고민하는 청소년이나 ‘자기답게 사는 길’에 대한 깊은 생각을 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최재천이 걸어온 발자취는 롤모델로 작용할 것이다. 그를 통해 현대 사회가 바라는 인간형의 한 전형을 발견하는 즐거움이 있다.



m*****8 2011.09.09. 신고 공감 3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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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자의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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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는 곧 한사람의 정신과 영혼이 깃들어 자라온 성장의 집입니다.'과학자의 서재'라는 책 제목을 보고는 단순하게 최재천 교수님이 즐겨 읽으시는 교수님댁 서재속 책들을 소개하는 책인줄 알았다.  워낙 유명하신 분이시라 그분이 읽으시는, 보고 계시는 책이라도 아이들에게 보여주면 큰 영향은 아니더라도 조금이라도 좋은 영향을 미치리라 생각했음이었다.  '과학자의 서재'는 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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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는 곧 한사람의 정신영혼이 깃들어 자라온 성장입니다.

'과학자의 서재'라는 책 제목을 보고는 단순하게 최재천 교수님이 즐겨 읽으시는 교수님댁 서재속 책들을 소개하는 책인줄 알았다.  워낙 유명하신 분이시라 그분이 읽으시는, 보고 계시는 책이라도 아이들에게 보여주면 큰 영향은 아니더라도 조금이라도 좋은 영향을 미치리라 생각했음이었다.  '과학자의 서재'는 명진출판에서 '우리 시대 아이콘의 서재'시리즈로 나온 첫번째 책으로 미래 세대에게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인물들의 독서 경험을 중심으로 한 성장기를 들려줌으로써 인생설계에 도움을 주고자 기획한 시리즈이다. 

첫번째 시리즈 '과학자의 서재'는 최재천교수님의 성장기를 담은 자전적 에세이집이다.  
학구열이 대단하신 어머니의 교육열로 형편에 맞지 않는 과외를 받으면서 생각이 많은 아이가 되기도 하고, 공부보단 놀기를 무척이나 좋아해 혼자노는 방법을 터득하면서 돌을 수집하거나 조그만 병들을 수집하며 관찰하는 방법을 터득했던 아이.. 공부를 싫어했던 아이였지만, 한번 파고들면 무섭게 집중해서 책이 너덜너덜 할 때까지 독서력을 과시하는 아이.. 이과생이면서 국어는 공부를 하지 않아도 90점대였지만, 수학과 과학은 언제나 낙제.. 그런 우여곡절속에서 원치 않는 동물학과로의 진학은 대학3년생이 될때까지도 마음을 잡지 못하는 방황의 연속이었다.  

최재천교수님의 성장기를 읽기전까지 난 교수님이 엄청난 공부벌레(?)이실줄 알았다.  하지만, 성장기속 최재천 아이는 놀기 좋아하고, 운동 좋아하는 평범한 남자아이로 여느 남자아이들과 다름이 없었다.
조금 다른점이 있었다면 한집안의 장남이라는 생각을 늘 심어주셨던 엄격한 아버지 밑에서 자란 덕분에 책임감을 강하게 느꼈던 아이로, 어려서부터 꾸준히 책을 읽고, 신나게 뛰어놀았기에 자신의 인생에 대한 책임감이 더 강했으리란 생각이 들었다.  그를 뒷받침해 주었던 것은 어릴적 감명깊게 읽었던 '사랑의 학교'였다.  '사랑의 학교'는 살아가면서 삶을 대하는 자세나 나름대로 만들어가는 원칙을 세우는데 커다란 도움을 주었다.  책속 성장기를 통해 알게 된 최재천교수님은 내가 알고있는 위인들처럼 특별한 무엇은 없었다.  다만, 늘 책과 함께였었다.  책을 읽으며 청소년기의 독서가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금 뒤돌아보게 해 준 책이었다.  중딩과 고딩인 아이들에게 꼭 읽어보라고 추천하고픈 책이다.   



j****3 2011.09.14. 신고 공감 2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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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송두리째 바꾼 한 권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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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 잘하는 반장은 어떤 참고서를 보는지 어깨 너머로 슬쩍 훔쳐보던 기분이랄까. 솔직히 과학자이면서 글잘 쓰는 최재천 교수의 서재에는 어떤 책들이 꽂혀 있으며 그에게 감동을 준 책들은 무엇인지 궁금하기도 했지만 '지식인의 서재'나 유명인들이 추천하는 책 목록에 지나지 않을까 내심 의구심도 들었지만 저자의 어린시절 고향인 강릉에서 자연을 벗삼아 놀던 시절의 이야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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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 잘하는 반장은 어떤 참고서를 보는지 어깨 너머로 슬쩍 훔쳐보던 기분이랄까. 솔직히 과학자이면서 글잘 쓰는 최재천 교수의 서재에는 어떤 책들이 꽂혀 있으며 그에게 감동을 준 책들은 무엇인지 궁금하기도 했지만 '지식인의 서재'나 유명인들이 추천하는 책 목록에 지나지 않을까 내심 의구심도 들었지만 저자의 어린시절 고향인 강릉에서 자연을 벗삼아 놀던 시절의 이야기를 필두로 공부보다는 늘 두고 온 강릉을 그리며 문학도를 꿈꾸기도 하고 등떠밀려 얼떨결에 미술반에 들게된  웃지못할 사연, 대학 입시를 앞에둔 그의 방황과 포기 할 수 없는 꿈, 그리고 뒤늦게 생물학에 매력에 흠벅 빠져 공부하는 재미에 힘든 미국유학 생활도 남다르게 보냈던 저자의 이야기를 들려주며 저자에게 영향을 끼쳤던 의미 있는 책들을 소개하고 있다.

군인이신 아버지 밑에서 장남으로 자란 저자는 동생들이 잘못해도 장남의 책임이라시며 동생들 보는 앞에서 종아리를 맞으며 자식들에게 늘 엄하기만 하신 아버지에 대한 불만이 가슴 한켠에 쌓였다. 시인과 조각가의 꿈을 키우다 과학자가 된 저자가 유학 길에 오르면서 아버지 앞에서 펑펑 운 사연을 들을 때면 절로 가슴이 뭉클해 진다. 젊은 시절 방황도 하고 이것 저것 기웃거리다 자신의 길을 찾게 된 그는 방황이  실패가 아니라 말한다. 자연과 함께 했던 어린 절과 젊은 날의 방황이 자신의 꿈을 이루게 된 밑거름이 되었다며 꿈에 이르는 길은 하나의 길만이 아니기에 멀리 돌아 가더라도  ‘자기답게 사는 길’을 찾기 위해서는 방황도 때론 실패도 필요한 것이다. 

어린 시절 그에게 새로운 세상을 알게 해준 책이 바로  '세계 동화 전집'이였으며 '한국 단편문학 전집', '노벨문학상 선집'을 통해 문학을 배웠고 시인의 꿈을 키우며 사물을 새로운 눈으로 바라 보게 되었다고 한다. 우연히 만난 한 권의 책 '자크 모노의 '우연과 필연'은 그가 방황을 접고 생물학에 인생을 바쳐도 좋겠다고 결심하게는 결정적 계기가 되었으며, 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를 통해 인생관, 가치관, 세계관이 하루아침에 바뀌는 경험을 하고 인생의 수수께끼에 관한 해답을 발견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는 어찌보면 대단한 행운아 임에 틀림없다. 많은 사람들이 책을 읽지만 누구나 인생의 중대한 영향을 미치거나 가치관의 변화를 주거나 인생의 목표를 제시해 주는 책을 만나는 것은 아닐 게다.

독서가 단순한 책 읽기에 그치지 말고 제대로 된 글쓰기로 이어지길 바라는 그의 말에 고개를 주억거리며 공감하게 된다.  "요즘 우리나라에도 글쓰기 교육이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것 같다. 그런데 나는 약간의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모두를 문학가로 만들려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그런 것보다는 기본적으로 기안이나 보고서 작성을 위한 글쓰기를 가르쳐야 한다. 그것이 바로 테크니컬 라이팅, 우리말로 하지면 기술적 글쓰기다" 입시에 반영되는 글쓰기를 배우기 위해 어려서부터 글쓰기 학원이나 논술학원에 다니다 보니 모두가 판에 박힌듯 천평일률적일수 밖에 없다. 정작 대학을 졸업했어도  회사에서 기안 작성도 제대로 못하는 신입사원들이 많다고 하니 무엇을 위한 교육인지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다. 

저자가 에드워드 윌슨의 저서 Consilience(통섭)를  번역한 이후로  ‘통섭’이라는 개념은 우리에게 익숙한 단어가 되었다. 학문적 경계를 허물고 경제, 정치, 문화 전반에서 걸처 다양한 학문을 섭렵하여 서로 소통하고 융합해 새로운 학문의 세계를 만들어 나가는 그의 잠재력에 어린 시절 독서경험과  문예반, 미술반 활동 등 다양한 경험이 녹아 있음을 알게 된다. 

말미에 최 교수의 달콤쌉싸름한 독서 레시피에서는 제인 구달의  <희망의 밥상>, 진중환의 <오래된 연장통>,  제임스 왓슨의 <이중나선>을 소개하고 있다. 이 레시피를 통해 과학자 최재천 교수의 서재를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는 기회였고  글 잘 쓰는 과학자란 소리를 듣게 된 것이 우연이 아님을 알게 된다. <개미제국의 발견>, <생명이 있는 것은 다 아름답다>, <인간의 그늘에서>, <통섭> 등 몇 권의 그의 저서를  읽으며  과학자임에도 불구하고 그의 글이 감수성이 풍부하고 인간적인 면을 지닌 이유를 이 책을 읽으며 비로소 이해하게 되었다.  

k******2 2011.09.05. 신고 공감 2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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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자의 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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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자의 서재는 세계적 권위를 지닌 자연과학자 최재천 교수의 에세이집 같은 느낌의 무겁지 않은 책이네요. 중.고등학교 국어 교과서에 실린 <개미와 말한다><황소 개구리와 우리말>의 작가로 더 유명하기도 하구요.. 강원도 강릉에서 태어나 자연 속에서 뛰어 노는 것을 더 좋아하는 어린 아이가... 공부보다는 문예반과 미술반 활동으로... 한때는 시인으로... 한때는 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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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자의 서재는 세계적 권위를 지닌 자연과학자 최재천 교수의 에세이집 같은 느낌의 무겁지 않은 책이네요.

중.고등학교 국어 교과서에 실린 <개미와 말한다><황소 개구리와 우리말>의 작가로 더 유명하기도 하구요..

강원도 강릉에서 태어나 자연 속에서 뛰어 노는 것을 더 좋아하는 어린 아이가...

공부보다는 문예반과 미술반 활동으로...

한때는 시인으로...

한때는 화가로...꿈을 가지고 있던 그는 대학입시에 두번이나 떨어지고..

2차로 지망해던 서울대학교 동물학과에 들어 가게 되었는데...

생물학에 관심을 가지게 되면서 열정을 갖고 ...

곤충학과에서 석사학위...생물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으며...

미국에서 교수생활을 하게 되었다가 한국행을 하는 이 분의 일대기...

한때는 방황과 좌절도 있고....꿈도 있고...열정도 있는 그의 삶을 보면서...

자라나는 청소년기 아이들이 이 책을 보게 된다면...

좀 더 풍성한 청소년기를 보내게 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행복한 과학자가 되고 싶다는 최재천 교수의 성장기는...과학자를 꿈꾸는 학생들에게 도움이 많이 될거 같네요.

s*****u 2011.09.02.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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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을 바꾸어준 한 권의 책과의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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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으면서 나도 모르게 어릴 적 뒷산을 뛰어다녔던 시절로 가버렸다. 뒷동산이 놀이터였고, 앞에 있는 도랑이 멋진 물고기의 놀이터인줄 알았던. 우리 동네만이 존재하고, 다른 세상은 모르던 그 시절로 나는 돌아가 버렸다. 입가에 미소를 번지게 한 그 추억들을. 저자는 책에서 몸은 서울에 있지만 마음은 강릉에서 자랐다고 말하고 있었다. 자연과 더불어 뛰어다녔던 강릉의 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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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으면서 나도 모르게 어릴 적 뒷산을 뛰어다녔던 시절로 가버렸다. 뒷동산이 놀이터였고, 앞에 있는 도랑이 멋진 물고기의 놀이터인줄 알았던. 우리 동네만이 존재하고, 다른 세상은 모르던 그 시절로 나는 돌아가 버렸다. 입가에 미소를 번지게 한 그 추억들을.

저자는 책에서 몸은 서울에 있지만 마음은 강릉에서 자랐다고 말하고 있었다. 자연과 더불어 뛰어다녔던 강릉의 모습과 공부를 하던 서울에서의 모습은 사뭇 다르게 보이면서 어울려지는 그의 모습이다. 혼자서도 잘 놀수 있고, 더불어 잘 놀 수 있는 그의 모습에서 하고자 하는 열의가 있다면 못하는 것은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의 방황은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에 대한 고민이었을 것이다. 하고 싶은 일이 있으면 최선을 다했던 그지만, 한 번 빠지면 끝까지 가보는 그의 성격도 한 몫을 했을 거리리라.

시인도 꿈꾸었고, 미술가가 되어 볼까도 생각해 보았다. 책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법을 배웠고 책을 통해 꿈을 꾸는 법을 배웠다. 그 꿈을 위해 자신의 운명을 개척해 나가기 시작했다. 자신이 간절히 하고 싶다면 운명도 그 일을 하게끔 이끌어가는 것이다. 자연과 더불어 살고 싶었던 그에게는 대학 입학 실패라는 시련을 주었지만 자신의 길을 갈 수 있도록 만들어준 것이다. 재수 끝에 또 덜어지고 2지망인 동물학과에 들어간 그. 계속되는 방황속에서도 그를 건져준 것은 한 권의 책이었다. <우연과 필연>을 통해 그의 인생은 달라지고 말았다. 그는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찾은 것이다. 그리고 운명적인 만남을 통해 자신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행동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드디어 그의 새로운 인생은 출발한 것이다.

유학을 떠나고 나서 그는 공부다운 공부를 하였다고 한다. 행복한 과학자가 된 것이다. 공부를 하면서 그 힘든 시기를 힘이 들었다는 생각보다 새로운 것에 관심이 가 버렸던, 재미가 있어 시간이 어떻게 흘려가는지도 모른체 살아가야 했다. 좋아하는 것을 하고 살려면 지혜로워야 한다는 사실을 하버드 학생들에게 배웠다고 한다. 자신이 원하는 학문의 종착역을 찾게 된 그를 보면서, 그의 꿈과 희망을 볼 수 있어 좋았다.

그도 우리처럼 어린 시절이 있었다.  그도 우리처럼 삶에 대해서 인생에 대해서 고민도 많았고, 음악에 매달려서 음악다방의 DJ제안도 받았고, 사진 동아리의 회장이 되어 보기도 하고 문학 동아리의 회장이 되어보고, 학과 대표도 되었다. 그리고 공부를 하기 위해 4학년때 모든 것을 포기했던 그. 그의 방황이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그였기에 가능했는지는 모르지만, 우리들의 아이들이 가야 할 길이다.

다음 주에는 아들이 휴가를 온다고 한다. 아들의 인생에 대해 함께 이야기를 나누리라.

a****5 2011.08.31. 신고 공감 2 댓글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