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서가 특가로 나와서 딱 맞는 시기에 구입했다. 페이퍼백 중에서도 작은 사이즈의 포켓판이라서 600 페이지 넘는 방대한 분량이지만 책 무게는 285 그램으로 가벼워서 휴대하면서 읽기 좋다. 개인적으로 소설책은 책상에서 각잡고 앉아 읽지 않고, 그때 그때 자유분방(?)한 자세로 읽기 때문에 책 무게가 무거우면 손목이 아파서 중간에 포기하게 된다. 또한 읽다보면 자연히 생기게 되는 책 자체의 구김이나 낡아감을 신경쓰지 않고 내용에만 몰입하기에는 염가 포켓판이 최고다. 국내판은 책 무게가 거의 1킬로그램에 육박하는 육중하고 거창한 책이라 나같은 자세로 읽는 사람이 부담없이 다가가기가 좀 어렵다. 물론 염가판 페이퍼백 도서 특유의 회색빛 도는 칙칙한 종이에, 여백없이 작고 빽빽한 글자체로 꽉 차 있어, 책 외양의 번듯함이나 미려함을 중시하는 사람이라면 맞지 않는 선택이다. ![]() 도입부에서는 많은 등장 인물들의 이름과 개개인들의 상황이 한꺼번에 쏟아져나와 정신이 없는데, 기본 세팅과 골격을 파악하고 나면 대화체가 많은 분량의 소설이라 생각보다 술술 읽을 수 있다. 대사가 몰아치는 현대 연극을 지켜보는 것 같기도 하고, 어떤 부분은 우리나라의 아침 방송 막장 드라마를 보는 것 같기도 하고, 얼마 전에 본 영화 [어거스트: 가족의 초상] (August: Osage County, 2013) 과 비슷한 느낌을 받기도 했다. 매번 느끼는 것은 미국이 개인의 자유와 개성과 사생활과 경계를 잘 지켜주는 사회인듯 해도, 막상 ‘패밀리’ 라는 명제 아래에서는 우리 나라와 크게 다르지는 않다는 점이다. 가족으로서의 ‘관심’이 간섭으로 느껴지고, 가족이기에 지켜야 한다는 ‘도리’, ‘의무’라는 단어에 몸서리를 칠 즈음에 읽은 책이라 그런지, 평소라면 전혀 감정이입하지 못하고 비난할만한 인물에 과몰입하여 감정이입을 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여 놀라기도 했다. 역시 난 긍정, 교훈, 모범, 화목... 이런 분위기보다는 이 책처럼 민낯을 드러내고 후벼 파주는 신랄함을 더 선호하는가 보다. 그래서 희망의 여지를 굳이 남겨두는 듯한 엔딩에서는 오히려 좀 배신감이 느껴지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