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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릴러와 미스테리의 장르 구분을 누가 했는가? 와 어떻게 했는가? 로 해본다면 이 책은 그야말로 스릴러이다. 주인공인 버크가 어떻게 하여 연속 살인을 저지르게 되었는지, 그리고 그 당시의 심리 상태는 어땠는지를 묘사하는 것이 이 책의 내용이기 때문이다.
지금도 끝이 나지 않았지만, 벌써 십년이 넘게 계속되고 있는, 전세계적인 장기 불황의 여파로 인해 신자유주의의 첨병인 미국에서는 당연하게도 가장 편안하고 쉬운 방법인, 광범위한 정리 해고가 이루어지고 있고 주인공인 버크는 그 수백만 희생자 중의 한 명이다.
한 분야에서 수십년 동안 일한 전문가로서의 자존심과 가장으로서의 책임감이 모두 무너지는, 50년이 넘게 쌓아온 모든 것이 무너지는 절망감 속에서 버크는 심리적으로 망가지고 여느 사람으로서는 생각할 수 없는 망상에 빠져 살인을 저지르게 된다.
어떤 상황에서도 정당화될 수 없는 방법론이 살인이지만, 그의 엽기적인 행각에 일면 연민을 느끼게 되는 것은 그가 처한 상황이 책을 읽게 되는 독자 거의 대부분이 공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나 역시 샐러리맨으로서 거대한 자본주의의 틀 가운데서 하나의 부속으로 느껴지는 박탈감 속에 하루를 보낼 때가 많은 만큼, 그리고 불확실한 미래 속에서 항상 불안감을 안고 살아가는 만큼, 그가 택한 방법을 선택할 수는 없더라도 그의 처지와 상실감은 이해할 수 있다.
독자를 이러한 아이러니에 빠뜨리게 하는 것은 저자의 노련한 필력 때문일 텐데, 그의 묘사를 따라가다 보면 때로 몸서리치면서 때로 아픔을 느끼며 버크의 행적을 따라가게 되고, 그를 응원해야 할지, 그가 응분의 대가를 치루도록 바래야 할지 헛갈리며 책장을 넘기게 된다.
그리하여 결말에 이르렀을 때 작가가 제시한 결말을 어떻게 이해하고 어떤 감정을 가져야 할지는 조금 생각해 볼 여운이 남게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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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과 불안정 사랑과 의심 삶과 죽음 이러한 원초적이고 근원적인 것들이 고용과 실업이라는 우리들의 문제에서 기인할 수 있다는 것을. 이로부터 정말 많은 질문들이 뻗어나고 많은 문제들이 발생한 다는 것을 다시한번 적나라한 모습으로 대면하고 마주하다보니 많은 고민에 휩싸인다.
이렇듯 탁원한 필력과 유머로 우리 사회의 현실과 우리들의 문제에 대하여 고찰할 수 있게 하는 좋은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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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고 난 뒤에 든 생각 '어떠한 일도 (여기선 직업) 살인을 정당화할 수는 없다'라는 것이다. 25년간 제지 업계에서 최선을 다한 버크, 어느 날 해직 통보를 받고도 회사의 여러가지 배려로 자신의 실직상태가 얼마 가지 않으리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세계적으로 불고 있는 불황으로 그가 생각하는 것 같이 일자리는 쉽게 찾아지지 않고 어느 덧 3년이라는 실직의 생활을 이어가게 된다. 하지만, 가정을 그 무엇보다도 소중하게 생각하는 버크로서는 자신의 해체되는 가정을 위해 자신과 경쟁상대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다섯 명의 사내를 차례로 찾아가 죽인다. 그것만이 자신과 가족을 지켜줄 수 있다고 믿으며 오히려 살인 방법을 세밀하게 분석하고, 형사들의 의심을 운좋게도 따돌린다. 그 와중에 부인의 외도, 아들의 절도가 발각되고 버크는 다시한번 그의 가정을 지키기 위해 가장으로서 최선을 다한다. 결국 그가 생각하는 경쟁자 모두를 처치하고, 자신이 가고자 한 회사로 면접을 보러 가게 된다. 바로 그날, 그를 찾아 온 형사에게서 오히려 행운을 빈다는 희망적인 말을 전해 듣고 이이야기는 끝을 맺는다.
시기적으로 이 소설의 배경은 1997년 IMF로 전 세계가 불황일 때로 보여진다. 처음엔 무모한 그의 살인 계획에 짜증이 나고, 자신이 생각하는 기준에 아무런 인연도 없는 무고한 사람들을 적으로 만들어 죽이는 그의 행위에서 사이코패스를 느꼈다. 그런데 읽어가면서 어쩌면 이런 상황이 되면 누구나가 한번쯤은 이런 생각을 품을 수도 있지 않을까라는 의구심이 들고 약간의 그에 대한 동조가 생기게도 되었다. 그런데 반대로 생각해 보면 버크만 당한 것이 아니라 잘못된 사회적인 구조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실직이라는 아픔을 당했던 일인데 왜 유독 버크만이 그렇게 악의적으로 변화했을까??
사회라는 큰 테두리 안에서 우리의 삶들이 이루어 질 수밖에 없지만, 분노를 느낄 때마다 그 분노를 무고한 누군가에게 쏟아 붓는다면 그 사회는 과연 온전하게 유지될 수 있을까? 또한, 그렇게 해서 그가 바라던 직장을 얻는 데 성공한다고 해서 그의 행동이 정당화 되고, 그가 쟁취한 행복을 마음껏 누릴 수 있을까? 분명 그렇게 얻은 행복은 머잖아 거품처럼 사라지고 죗값을 치루게 될 것이다.
씁쓸하다. 엄청난 대학 등록금, 치솟는 물가 등으로 우리들은 내일을 생각하기에 너무나도 힘겨운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미래를 위해 쏟아 붓는 시간들과 비용들이 과연 우리가 생각하는 미래에 충분한 보상을 받을 수 있을지도 아무도 장담하지 못하는 게 오늘의 현실이다. 그래서 힘이 빠진다. 그래도 현실이 아무리 힘들고, 불확실한 미래가 우리를 불안하게 만들어도 살인은 정당화 될 수 없음을 이 소설을 통해 보다 분명히 알려지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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