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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총점 종이책
유쾌하고 즐거운, 그러면서도 따뜻하고 감동적이었던 공항에서의 일주일간의 피크닉
"유쾌하고 즐거운, 그러면서도 따뜻하고 감동적이었던 공항에서의 일주일간의 피크닉" 내용보기
공항(空港). 여행의 출발점이자 도착점이기도 한 이 곳에 오늘도 수많은 사람들이 공항문에 들어서고 또는 나서기도 한다. 어떤 이는 벼르고 별러왔던 해외여행에 대한 기대감으로, 어떤 이는 미지의 낯선 곳에 대한 두려움이라는, 서로 다른 이유로 가슴 뛰는 흥분과 불안감을 느낄 수 있을테고, 또는 오랫동안 헤어진 연인들의 반가운 만남의 장소로도, 기약 없는 이별의 장소로도 저마
"유쾌하고 즐거운, 그러면서도 따뜻하고 감동적이었던 공항에서의 일주일간의 피크닉" 내용보기

공항(空港). 여행의 출발점이자 도착점이기도 한 이 곳에 오늘도 수많은 사람들이 공항문에 들어서고 또는 나서기도 한다. 어떤 이는 벼르고 별러왔던 해외여행에 대한 기대감으로, 어떤 이는 미지의 낯선 곳에 대한 두려움이라는, 서로 다른 이유로 가슴 뛰는 흥분과 불안감을 느낄 수 있을테고, 또는 오랫동안 헤어진 연인들의 반가운 만남의 장소로도, 기약 없는 이별의 장소로도 저마다의 사연들에 따라 기쁨과 슬픔의 장소가 될 공항에는 그래서 수많은 사연들이 함께 공존하는 그런 장소이기도 할 것이다. 그렇지만 그런 사연들은 비행기 출발과 도착 시간에 맞춰 잠시 동안만 공항에 머무를 뿐 또 다른 곳으로 사라져 버리고, 그렇게 사라진 자리에 금세 또 다른 사연들이 채워지곤 한다. 이처럼 잠시 잠깐 머무르게 되는 사연들이 천재지변으로 인해 다른 곳으로 떠나지 못하고 일주일 가까이 공항에 머무르게 된다면 어떤 이야기들이 펼쳐지게 될까? 김민서의 <에어포트 피크닉(노블마인/2011년 7월)>은 바로 저마다의 사연을 간직한 사람들이 일주일 넘게 공항에 머무르며 일어나게 되는 “피크닉” 같은 이야기를 우리들에게 들려준다.

 

2010년 4월 14일, 아이슬란드 화산이 189 년만에 폭발한다. 초속 300 미터로 분출되는 화산재가 11킬로미터 상공까지 치솟아 유럽 전역으로 확산되면서 유럽 전역 항공기들이 이착륙이 금지되는 사상 초유의 항공 대란이 발생한다. 우리나라 인천국제공항에서도 4월 15일 본격적인 유럽행 항공기 지연 사태가 발생했고, 유럽행 항공기를 기다리던 외국인 수백 명이 운항 재개 소식을 기다리며 인천공항에 짐을 풀었다. 이 책은 4월 15일부터 4월 22일까지 일주일 간 공항에서 숙식을 하며 항공기 운항 재개를 기다리는 외국인들의 이야기에서 시작한다.

 

책에는 저마다의 사연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등장한다. 먼저 어릴적 영국으로 입양되어 청년이 되어 고국인 한국으로 여행 온 “제임스”, 미국 최초의 여자 한인 은행장으로 누구보다도 눈부신 성공을 거두었지만 어릴 적 입양 보낸 자신의 아들 나이 또래의 제임스가 계속 눈에 밟혀 그에게 시선을 떼지 못하는 “엘리자베스 김”, 한국전 참전용사였지만 고단한 삶을 살고 있다가 한국 정부의 초청으로 60년 만에 다시 한국 땅을 밟은, 자신은 노인이 아닌 전사라고 고집스럽게 강조하는 “해리 게이먼”, 프랑스 괴수 영화 감독으로 명성을 날렸지만 최근 만든 영화가 흥행에 대참패하면서 빈털터리가 되어 버린 “기욤 그린”과 눈이 번쩍 띄일 정도로 아름다운 외모를 가지고 있지만 가슴속에는 첫 결혼의 쓰디쓴 상처를 간직하고 있는 그의 아내 “헤더 그린”, 그리고 아빠에게 퉁명스럽기만 한, 사실은 애인과의 헤어짐 때문에 남몰래 눈물 흘리는 그의 딸 “줄리엣 그린”, 어렵사리 샤넬 모델 제의를 받았지만 항공 대란으로 중간 기착지인 인천공항에 발이 묶여 버린 호주 출신 모델 “크리스티나”, 기욤을 한눈에 알아보고 귀찮을 정도로 그에게 찰싹 붙어 이것저것 질문해대는 영화지망생 “톰”, 그리고 공항 직원으로 이들을 보살펴야 하는, 3년 전에 죽은 자신의 일란성 쌍둥이 언니를 잃은 슬픔 때문에 괴로워하는 “호주” 등 저마다의 사연을 가진 그들이 함께 한 일주일은 단지 비행기 연착에 따른 기다림만의 지루한 시간이 아니라 자신들의 삶을 한번 씩 돌아보고, 서로 화해하고 서로의 상처를 어루만져주는, 그리고 새로운 사랑을 만나는 그런 소중한 시간이 된다. 그래서 일주일후 공항에서 같은 시간을 공유했던 그들은 유쾌하고 즐거운, 그러면서도 따뜻하고 감동적이었던 한바탕 “소풍(피크닉)”의 추억을 저마다 간직하고 새로운 “여행”을 위해 공항문을 나서게 된다.

 

이 책을 읽으면서 책 앞표지에 있는 작가의 프로필을 여러 번 들춰 보게 되었다. 1985년생, 이제 서른도 채 되지 않은 “젊은” 작가가 이토록 “삶”에 대한 깊이 있는 성찰과 따뜻한 시선을 간직하고 있다니 놀라움과 감탄이 절로 느껴졌기 때문이다. 이 책에 나오는 등장인물들은 저마다 가슴 속에 품고 있는 상실감에 지치고 힘들어하는 그런 인물들이다. 그런데 그런 사연들이 작위적이거나 과장되지 않은, 실제로 일주일간 공항에 머무르며 그곳의 외국인들을 하나하나 직접 인터뷰해서 담아낸 것 같이 느껴질 정도로 꽤나 사실적이게까지 느껴졌고, 전혀 치유될 것 같지 않은 그들의 상처들이 일주일간 함께 머무르면서 서로 보듬어주고 치유되는 과정 또한 절로 고개가 끄덕여질 정도로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특히 마지막 부분에 이르러 운항재개 하루 전 날 제임스와 호주가 데이트하는 장면, 즉 그 둘의 데이트를 성사시키기 위해 옷을 사 입히고, 뮤지컬 공연 관람을 추천하는 등 “작전”을 꾸미고, 그들의 데이트를 숨어서 지켜보면서 쉽게 가까워지지 못하는 둘의 모습에 안타까워 탄식을 터뜨리기도 하고, 때로는 환호하기도 하는 장면에서는 입가에 절로 웃음 짓게 만드는 유쾌하고 흐뭇한 장면이었고, 어쩌면 하루 후면 다시 만나기를 기약할 수 없는, 어떤 것도 자세하고 분명히 약속하진 않은 “슬픈” 사랑으로 끝날 수 도 있겠지만 그것이 끝을 예감해서가 아니라 일단 믿기 시작하면 그 다음은 어렵지 않은, 그저 함께할 최적의 시간을 기다리면 그만이라는 그들의 믿음이 꼭 이뤄지길 바라는 마음이 절로 들게 하는 인상적인 대목이었다.

 

작가는 이처럼 모두가 저마다의 사연을 간직한채 떠나고 돌아오는 공항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한다.

 

공항이란 곧 떠나고 돌아오는 곳, 일상을 함축적으로 담은 캔버스다. 특수한 공간에서도 계속되는 보편적인 삶. 사람들은 그 보편적인 삶을 무기로 하루하루 외로움과 맞서 싸우고 있다. 이것은 고요한 일상이자 치열한 전투다. 그리고 그 안에, 진짜 이야기가 있었다. -P.316

 

떠나고 돌아오는 특수한 공간이지만 그곳에서도 보편적인 삶, 즉 일상은 계속되며 그 안에 진짜 이야기가 있다고 말이다. 작가는 그곳에서 누구나 하나씩 간직하고 있을 일상을 끄집어 내어 우리들에게 선보이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런 일상은 무엇일까?

 

일상, 시간을 내어 들여다보기엔 한없이 지루해 보이는 풍경, 일상이라는 것은 누군가에게 인식되는 순간에야 그 형태와 의미를 갖는다. (중략). 곧 떠날 사람들, 기다릴 사람들, 기다림에 자신 없는 사람들, 불안한 사람들, 헤어짐 앞에서 믿음을 맹세하는 사람들, 이제까지의 삶과 작별하고 곧 새로운 삶에 익숙해져야만 하는 사람들......바로 인생. - P..316

 

지루해보이기만 하는 일상이지만 누군가에게 인식되는 순간 그 형태와 의미를 갖게 되는 “특별함”, 즉 “인생”이 되어버린다는 위의 말처럼 작가는 그런 특별한 인생을 가진 저마다의 이야기의 감동을 수많은 사람들이 오고 가는 “공항”이라는 무대를 통해서 우리에게 선보이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쉽게 눈을 떼지 못하고 내쳐 읽게 만드는 재미와 가슴 한 켠이 따뜻해지는 잔잔한 감동을 함께 맛볼 수 있었던 책이었다. 그녀의 삶(人生)에 대한 따뜻한 성찰과 사랑을 담아내는 후속작들이 계속해서 이어지기를 기대해본다. 

 



a*****7 2011.08.15. 신고 공감 2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시간이 잠시 정지된 공항에선, 과거와 미래가 함께 흐른다. 김민서 '에어포트 피크닉'
"시간이 잠시 정지된 공항에선, 과거와 미래가 함께 흐른다. 김민서 '에어포트 피크닉'" 내용보기
2011년 3월 개봉한 윤은혜, 박한별, 차예련, 유인나 주연의 영화 '마이 블랙 미니드레스'. 이 작품 역시 김민서 작가의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만들어진 작품이다. 한 번 보면 칙릿소설이지만, 두 번 보면 칙릿소설을 다시 보게 하는 '변종' 칙릿소설이라고 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은 이 소설.. 아무래도 '칙릿'이라는 장르를 좋아하지 않는 내가 쉽게 펼쳐볼 작품은 아니었는데, 영화
"시간이 잠시 정지된 공항에선, 과거와 미래가 함께 흐른다. 김민서 '에어포트 피크닉'" 내용보기


2011년 3월 개봉한 윤은혜, 박한별, 차예련, 유인나 주연의 영화 '마이 블랙 미니드레스'. 이 작품 역시 김민서 작가의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만들어진 작품이다. 한 번 보면 칙릿소설이지만, 두 번 보면 칙릿소설을 다시 보게 하는 '변종' 칙릿소설이라고 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은 이 소설.. 아무래도 '칙릿'이라는 장르를 좋아하지 않는 내가 쉽게 펼쳐볼 작품은 아니었는데, 영화화 되었다는 소식 때문에 읽어보게 된 작품이다. 때문에 칙릿이라는 장르에 대한 거부감도 줄어들었다. 김민서 작가는 약간의 다양성을 인정하기만 한다면, 충분히 이질적인 느낌 없이 진짜 이십대만이 들려줄 수 있는 솔직한 고민을 작품에서 풀어내고 있었다. 덕분에 기억하게 된 작가. 오늘 '칙릿'이라는 장르뿐 아니라 청소년 소설등 다양한 작품들을 써내려가는 김민서 작가의 새로운 소설을 집어들었다.

 

출국 직전, 모든 일상이 멈췄다 그리고 시작된 공항에서의 특별한 일주일 보통의 날들 사이로 찾아온 가장 찬란한 선물 이라는 문구가 띠지에 적혀있던 김민서 장편소설 '에어포트 피크닉'은 가장 보통의 날들 사이로 찾아온 가장 특별한 날들에 관한 이야기를 그리고 있는 작품이다. 아이슬란드 화산 폭발로 유럽행 항공기가 결항되자 사람들은 인천 공항에서 기약 없는 노숙을 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불가항력적으로 발이 묶인 아시아의 한 공항에서 갑작스럽게 맞게 된 여분의 시간들. 누군가는 인생의 갈림길에서 가지 않은 길을 그려보고, 누군가는 반전의 기회를 꿈꾸며, 누군가는 미래가 오는 것을 두려워하고, 누군가는 과거의 영광을 그리워한다. 자기만의 방에 갇혀 나오기를 두려워하는 인생과 인생이 만나 아시아의 한 공항은 어느새 잠시 들르는 경유지가 아닌 숨 가쁘게 달려온 삶을 돌아보고 특별한 인연을 만나는 공간이 된다. 스쳐 지나가는 관계에는 진솔한 고백을 이끌어내는 힘이 있는 것일까. 


같은 장르의 작품이라도, 작가가 이야기를 어떻게 끌어가는가에 따라 독자는 꽤나 다른 작품으로 받아들일 수도 있는 거구나. 김민서 작가의 작품을 처음 만났을때 들었던 생각이다. 도무지 내가 공감할 수 없는, 정말 아주 조금도 이해할 수 없는 등장인물의 향연이 버라이어티하게 펼쳐져 있는 칙릿이라는 장르. 솔직히 거부감을 가지고 있는게 사실이었다. 하지만 그 생각을 바꿔준 게, 이해할 수 없는 인물들이라도 같은 세대로서, 같은 사람으로서 공감할 수 있는 부분들은 분명 존재한다는 사실을 작품을 통해 알려주면서 작가의 마음에도 공감할 수 있게 만들어준 김민서 작가.

 

그럼에도 나에게 김민서 작가는 다양한 독자들보다는 한정된 독자들을 타겟으로 하는 작품들을 써오는 것 같다는 이미지로 남아있었다. 마음에 내키는 대로 책을 집어드는 나같은 놈에게 '쇼콜라 쇼콜라', '아이엠 돌' 등의 제목이 가진 이미지는 그랬다. 하지만 오늘이후, 그녀의 작품들이 어떤 이야기를 담고 있는지를 다시금 찾아봐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2011년 7월. 그녀는 '에어포트 피크닉'이라는 제목의 작품으로 독자들을 찾아왔다.

 

"찰나의 간극에 갇혀 있다는 감각. 현실도 비현실도 아닌 세계에서의 피크닉은 삶의 고민들과 미루고 싶은 결정들에서 잠시나마 자유롭게 만들었다" 는 의미심장한 문구로 이야기에 대한 관심을 자극했던 김민서 작가의 신작 '에어포트 피크닉'은 인천공항에서의 일주일이라는 특정한 시공간을 함께한 여덟 명의 꿈과 사랑과 인생이 교차하며 펼쳐지고 있는 작품이다. 2010년 3월, 아이슬란드 화산 폭발로 유럽 전역 공항의 항공기 이착률이 금지되면서 고국으로 돌아가거나 환승하려던 외국인 수백명은 하릴없이 운항 재개 소식을 기다리며 인천공항에서 수일간 '노숙'을 시작했다.

 

김민서 작가는 비행기 결항으로 발이 묶인 사람들이 공항 바닥에 트렁크와 담요를 깔고 제 집 안방처럼 널브러져 있고, 심지어 카드놀이까지 즐기고 있는 모습이 담긴 뉴스 기사의 사진에서 호기심을 떠올렸다고 한다. 얼굴 한 번 본적 없던 사람들끼리 며칠간 새로운 일상을 살게 된 공항이라는 장소에서는 어떤 이야기가 생길까. 그렇게 시작된 작품 안에서 그녀는 갑작스럽게 일상이 정지된 이 순간을 '여분의 시간'이라고 표현했다.

그리고 그녀는 그 여분의 시간, 저마다 자기만의 방에 갇힌 사람들이 인생의 틈에서 발견한 찬란한 선물에 관한 이야기를 조금은 따스하고 사랑스럽게 펼쳐내고 있었다.

 

330페이지, 그리고 등장하는 많은 사람들. 그녀는 '에어포트 피크닉'안에 다양한 연령의, 다양한 국적을 사람들을 늘어놓았다. 사랑에 상처받은 줄리엣과 사람과의 관계에 두려움을 느끼는 크리스티나라는 10대 소녀. 정체성을 고민하는 공항 직원 호주와 영국에 입양된 제임스, 영화 감독을 꿈꾸는 톰이라는 20대 청년, 인생의 상처를 특유의 여유로움으로 극복하는 헤더와 자신의 선택에 대한 고민을 하는 영화감독이자 그녀의 남편인 기욤, 미국에서 성공한 한국인 이민자 엘리자베스라는 중년의 인물, 6.25전쟁 참전 용사인 70대 노인 해리.

각기 다른 그들이 바로 인천공항에서 여분의 시간을 맞이한 주인공들이다.

 

작품은 꽤나 특별하다. 화산폭발로 인한 갑작스런 비행기 결항 사태로 공항에 발이 묶인 특수한 상황. 이 안에서 각기 다른 인물이 펼쳐지는 이야기는 겉으로 보이는 것처럼 개별적일 수 밖에 없을 것만 같은데.. 이 이야기가 특별한건 이들의 이야기가 그들에게 여분의 시간을 준 공항과 닮았다는 사실이다.

인생은 여행이라는 상투적인 표현이있다. 여행을 하기 위한 사람들이, 아니 어떤 사람들이 모여도 여행을 하기 위한 사람들로 보이게 되는 공항이라는 곳이 전해주는 특별함.. 작가는 공항을 스쳐지나가는 관계에는 진솔한 고백을 이끌어내는 힘이 있는 장소로 묘사한다. 누구에게도 털어놓지 못했던 이야기를 마음껏 흘려도 문제 될 건 없다. 그후에 각자의 비행기를 타고 훨훨 날아가버리면 그만이니. 그리고 이렇게 말한다. 시간이 잠시 정지된 공항에선, 과거와 미래가 함께 흐른다.

 

 

이야기가 특별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이야기는 일상에 가깝다. 어쩌면 극적인 무엇이 없어서 지루하게만 보일 수 도 있는, 특수한 상황에서 그다지 특별하지는 않은 이야기들이 한데 모여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다시한번 적어놓는다. 이 작품은 특별하다.

특수한 공간에서 만난 각기 다른 사람들이 서로를 통해 상처를 치유하고, 사람의 관계에 대한 믿음을 회복하는 것. 그보다 특별한 이야기가 어디 있으랴.

게다가 작가는 '칙릿'이라는 한정된 장르에서 작가를 인식하고 있는 한명의 독자를, 온전하게 자신의 작품으로 끌어들였다. 그만큼 특별한 작품이다..!



l******i 2011.09.08. 신고 공감 1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여분의 시간에서 보내온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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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잠시 정지된 공항에선, 과거와 미래가 함께 흐른다. -p.118     영화 <러브 액츄얼리>의 시작과 끝은, 공항이다. 공항에서는 수많은 사람들이 재회의 기쁨을 나누거나 이별의 쓸쓸함을 되새긴다. 영화 속 주인공들 역시 공항에서 이별을 하고, 끝내 다시 공항에서 재회한다. 잠깐동안 일상에서 벗어나는 친구를 응원하거나, 일상에서 돌아온 것을 환영하면서. 공항은 그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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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잠시 정지된 공항에선, 과거와 미래가 함께 흐른다.

-p.118

 

 

영화 <러브 액츄얼리>의 시작과 끝은, 공항이다. 공항에서는 수많은 사람들이 재회의 기쁨을 나누거나 이별의 쓸쓸함을 되새긴다. 영화 속 주인공들 역시 공항에서 이별을 하고, 끝내 다시 공항에서 재회한다. 잠깐동안 일상에서 벗어나는 친구를 응원하거나, 일상에서 돌아온 것을 환영하면서.

공항은 그런 장소다. 머무르는 곳이 아니라, 스쳐 지나가는 곳이다. 떠나는 곳이기도 하고, 돌아오는 곳이기도 하다. 그 잠깐의 시간동안, 공항에서 사람들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일까.

세계 각국에서, 서로 다른 목적으로 하늘길에 오르기 전의 수많은 사연들이 떠돌아 다니고 있을 것이다.

 

 

....라고 거창하게(?) 말을 시작했지만 개인적으로는 공항에 대한 기억은 그런 것이 아니다.

지금까지 살면서 비행기를 그다지 많이 타 본 것도 아니고, 그것도 혼자 혹은 가족 단위,라기보다는 단체행동을 하는 것이 거의 대부분이었던지라 그런 거 없었다.

몇시 까지 공항에 모인다,라고 공지를 받으면 일단 도착하고 보는 거다. 가장 최근에 공항에 간 것이 졸업여행 갈 때 였는데, 하나같이 선글라스 끼고 와서는 사진 찍는다고 난리(내가 그랬다는 건 아니다^^;;).

어쨌든 배웅하는 이도 배웅받는 이도 없이 그냥 홀연히, 우리끼리 오른 여행길이었기에, 그리고 '단체' '집단'이라는 뻔뻔함으로, 그리고 '놀러간다' 오로지 그 마음 하나로 공항,이라는 장소의 특별함 같은 것은 그다지 눈여겨보지 않고 있었던 것이다.

 

 

연유야 어찌되었건, 일상을 벗어난 '여행자'들에게 공항은 어떤 의미일까? 집에서 가장 가까운 공항은, 거기에서부터 시작이라고 할 수도 있고, 환승을 위해 잠깐 들르는 어떤 낯선 공항은, 일정을 벗어난 잠깐의 소풍처럼 느껴질지도 모르겠다.

 

이 <에어포트 피크닉>에서는 공항에 갇혀버린 많은 여행자들의 짧은 소풍을 그려내고 있다. 2010년, 아이슬란드에서 화산 폭발이 일어나면서 세계적인 교통 대란이 벌어졌을 때, 인천 공항에서 유럽에 가지 못한 채 발이 묶여버린 사람들. 그들은, 인천 공항에서 기약 없는 노숙을 시작한다. 그리고 인천공항에서는, 다양한 사연을 가진 이들의 인연이 연결되기 시작한다ㅡ.

 

 

 

 

 

인생에 여분의 시간이 생겼을 때, 사람들은 무얼 할까요?

글쎄…후회를 하지 않을까.

그래요? 전 준비를 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p.182

 

 

 

불가항력으로 아시아의 어느 공항에 발이 묶인 사람들은, 그만큼이나 가지각색이다.

한국인이지만 영국인 부부가 입양한 청년 제임스, 얼마든지 호텔에서 숙박을 할 수 있지만 제임스에게 이끌려 자기도 모르게 공항을 계속 찾게 되는 한인 여성 엘리자베스, 과거의 영광을 그리워하며 주변 인물들을 날카롭게 관찰하며 참견하는 한국전쟁 참전용사 해리 게이먼, 괴수 영화 감독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지만 지난 작품의 실패로 가족들과 잠깐의 여행을 떠난 기욤 그린과 그의 가족 헤더와 줄리엣, 드디어 파리 무대에 진출할 기회를 얻어 파리로 향하던 중 빼도박도 못하게 공항에 발이 묶여버린 모델 크리스티나, 그리고 이 노숙자들에게 편의를 제공하고 있는 공항 직원 호주.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이 예상치 못한 시간을 벌게 되면서 여행 중의 또 다른 여행이 시작되었다.

 

 

 

 

 

 

공항은 마치 떠나는 장소처럼 느껴지지만 실은 돌아오는 장소이기도 해.

시야를 조금만 넓혀보면 두 가지 진실이 항상 함께라는 걸 알 수 있어. 떠나면, 돌아온다는 것.

-p.221~222

 

 

 

<에어포트 피크닉>에서는 공항이라는 특별한 장소를 배경으로 '떠남'과 '머무름' 그리고 그 사이의 찰나의 순간 속에서 인생 그리고 사랑을 그려냈다.

어차피 이 순간, 대화를 나누고 세계 어딘가에서 살아가고 있는 이들이라서 그런 것일까. 일상이 아닌 낯선 이들과의 대화는, 각자의 아픔과 슬픔과 후회를, 진솔하게 고백하게 하는 힘이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렇게 그린 감독은 말문을 열지 않는 딸 줄리엣과 대화를 하고, 또 다른 고국에 발이 묶여버린 제임스는 비슷한 아픔을 가진 호주에게 용기내 말을 걸어 둘 만의 교감을 이루어내고, 크리스티나는 잠깐 지나친 소녀의 호의로 파리의 무대에 설 기회를 얻는다. 모두가 그렇게 살아가는 것이다. 그리고 그 낯선 장소에서의 틈새의 시간은, 또 다른 인생의 선물을 해 준 것이다.

 

 

 

 

 

모든 사람은 자기만의 공항을 품고 있다.

그곳엔 아무것도 머물 수 없다. 채워지는 순간 필연적으로 비워지는 곳.

어쩌면 사랑은 그 미지의 땅을 정복하기 위한 인간의 마지막 몸부림일지도 모른다.

-p.277

 

 

 

 

 

참 신기한 것은, 언제나 결론은 '사랑' 그리고 '자신'이라는 것이다.

 

여행 에세이,라는 것이 최근 몇 년간 상당히 가파르게 상승 곡선을 그리며 많은 인기를 끌었는데(그러고보니 최근은 예전만은 못한 것 같다) 그것의 반증은 아마도 누구에게나 여행에 대한 로망이 가슴 속에 품어진 채 잠들어 있는 것이다. 어느날 문득, 훌쩍 여행길에 오르기를 바라면서.

그러나 실은 여행 에세이 속에 담긴 이야기는 뻔하다. 낯선 여행지에서의 새로운 만남, 일상에서 벗어난 생활에서 자기 자신을 되돌아보고 인생을 되돌아보고..... 이제 책 속에 담겨있는, 다양한 여행지의 풍경만이 다를 뿐 결국 결론은 그것이다. 자기자신과 그 인생,이라고나 할까.

 

그 밖에도 언제나 인생의 진리는 '사랑'에 귀결된다. 결국 모든 것을 극복할 수 있는 것은 사랑이고, 언제나 한결같지는 않을지라도 결국 '사랑'이 없으면 살아갈 수 없다는 것. 연인간의 사랑이든, 가족간의 사랑이든 친구간의 우정이든, 어쨌든 결론은 사랑이다. 결국 외로움을 이기지 못해, 사랑이 없으면 먹고 살 수가 없다고나 할까.

주변에 그렇게 흔하디 흔한 것이 사랑이건만, 그럼에도 언제나 영원불멸 굳건히, 살아가는 이유가 되어주는 것은 무엇 때문인가. 그 사랑이 무엇이길래 수많은 드라마와 영화와 소설과 기타 등등의 예술,이 사랑을 그려내고 있는 건가.

 

 

 

결국 각자의 인생을 살아가고 있는 모두는, 언젠가 자기 자신과 그 삶을 되돌아볼 것이고, 거기에는 사랑,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모두가 알고 있다. 모두가 앞선 이야기와 함께 그런 것을 알고 있지만, 자신은 다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더라도 결국은, 결국은 그 보편적인 결론에 다다라버리는 것. 그리고 그 삶은 평범했지만 괜찮았다,라고 생각하는 것이 인생이 아닐까.

 

 

 

덕분에 그 시큰둥하면서도 옳은 말이라 반박할 수 없는, 인류 보편의 진리를 이끌어낸 <에어포트 피크닉>. 솔직하게 말하자면 그 메시지를 과연 젊은 작가가 어떻게 그려낼 수 있을까 반신반의 했던 것은 사실이다.

내 또래의 작가님인 만큼, 에이 그래봤자...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하지만 작가 김민서는, 의외로 괜찮은 방식으로 메시지를 담아냈다. '공항'이라는 매력적인 장소에 머무르며 소설을 쓰던 그녀는, 그 공항을 수없이 드나드는 전 세계의 여행객을 바라보며 그들의 사연을 잡아냈으리라.

 

이러한 인생의 고민도 마찬가지다. 누구에게나 다가오는 보편적인 시련(?)일지도 모른다. 이 <에어포트 피크닉>은 그럼에도 그 고민들에서 잠시 벗어나거나 마주보는 이들을 그려내며 공감을 이끌어냈다.

 

 

가장 보통의 날들, 그 사이로 찾아온 특별한 날들. <에어포트 피크닉>을 즐긴 이들에게 이것은 찰나의 선물이 될지도 모르겠다.^^

 

YES마니아 : 로얄 p********9 2011.08.22.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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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포트피크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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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포트 피크닉 - 김민서   "병원에 흐르는 무정한 공기에는 소외감이라는 냄새가 썩여있다." 작가의 이런 표현을 보면 마치 일본의 유명작가의 책을 보는 듯 하다. 작가의 소설에는 모두가 알지만 아무도 말하지않는 그 무엇인가가 있다. 그런 표현은 작가의 첫 작품인 '나의블랙미니드레스'에서 부터 종종 나온다. 에어포트 피크닉. 말 그래도 공항에서의 소풍이다. 여분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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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포트 피크닉 - 김민서

 

"병원에 흐르는 무정한 공기에는 소외감이라는 냄새가 썩여있다."

작가의 이런 표현을 보면 마치 일본의 유명작가의 책을 보는 듯 하다. 작가의 소설에는 모두가 알지만 아무도 말하지않는 그 무엇인가가 있다. 그런 표현은 작가의 첫 작품인 '나의블랙미니드레스'에서 부터 종종 나온다.

에어포트 피크닉. 말 그래도 공항에서의 소풍이다. 여분의 시간동안 그들은 그들 자신을 발견하고 옆에 있는 사람의 소중함을 안다. 물론, 프랑스인이나 독일인 혹은 미국에서 온 입양아들이 너무나 한국인스럽다는 것에 피식피식 웃음을 졌지만.

그렇기때문에 이 책을 읽는 한국인 독자들은 작품의 인물들 하나 하나에 자신을 대입해보기 쉬울 것이다. 샤넬의 모델을 원하는 크리스티나에서나 혹은 기욤의 딸 크리스티나에서는 지금 막 스무살이 되어가는 젊은이들이, 그리고 제임스나 호주에게서는 이십대 중반인 사람들에게...

한번 이 소설을 들면 빠져나오기 힘들다. 여러 사람들이 모여있는 그곳에서 소설의 내용은 삼천포로 빠지지않는 다는것도 작품의 장점인것 같다.

 

난 개인적으로 공항을 좋아한다. 공항이야말로 (비행기가 연착 되지 않는다고 해도) 여분의 시간을 주는 곳이기때문이다. 바쁜 일상중에 비행기를 타기 바로 직전의 고요함은 모두가 인정하는 여분의 시간일 것이다.(역설적으로 비행기가 현대사회에서 가장 빠른 교통수단이기 때문이 그 가장 빠른 교통수단 직전의 시간이 한가하다고 사람들은 생각할지도 모른다.) 

 

난 김민서 작가의 작품을 좋아하고 사랑한다. 작가님은 모두가 알지만 아무도 말하지 못하고 지나치는 것들을 표현할 줄 안다. 그것도 말랑말랑한 표현들로. 그리고 사람들로 하여금 새로운 시각을 지각할 수 있도록 해준다.

 

에어포트 피크닉. 너무나 예쁜 소설이다.

YES마니아 : 플래티넘 j*******a 2011.08.16.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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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포트 피크닉 , 김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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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아이슬란드 화산 폭발로 인해 유럽행 항공기가 결항되어 공항에 발이 묶인 사람들의 집합소, 공항_ 특별한 만남,이었다. 하지만, 누군가를 만난다고 한 들, 특별하지 않은 만남이 있을까, 싶기도 한 것은, 나의 부정적 마인드가 다시금 꿈틀거리는 까닭인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적어도 그들은 같은 상황에 놓여있고, 같은 희망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었다. 그들은 그 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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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아이슬란드 화산 폭발로 인해 유럽행 항공기가 결항되어 공항에 발이 묶인 사람들의 집합소, 공항_ 특별한 만남,이었다. 하지만, 누군가를 만난다고 한 들, 특별하지 않은 만남이 있을까, 싶기도 한 것은, 나의 부정적 마인드가 다시금 꿈틀거리는 까닭인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적어도 그들은 같은 상황에 놓여있고, 같은 희망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었다. 그들은 그 속에서 얽혀서 자신들의 이야기를 내어놓는다. 그리고, 그 속에서 강박되어 있던 자신을 보고, 또 자신과 같은 사람들을 보고, 혹은 자신과는 다른 마인드의 사람들을 보면서 자신의 자의적이었건, 자의적이지 않았건 간에, 상처받았던 또 상처받은 자신들의 모습을, 타인에 의해 직면하게 된다.

 

 

 

작품은, 치트라 바네르지 디바카루니의 「마지막 고백」과 흡사하다. 예기치 않게 발생한 사고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사람들의 만남, 그리고 각자의 이야기를 꺼내놓는 것, 말이다. 다만, 「마지막 고백」에서는 자신들이 살아왔던 생애 중 가장 기억에 남을 이야기 하나씩을 꺼내놓는 것, 그것이 중점적인 핵심이었다. 그럼으로해서 독자에게 던져주는 것이, ‘마지막 순간이라 생각되는 때에, 지금까지 당신이 살아온 생에서 꺼내놓고 싶은 단 하나의 이야기는 무엇입니까.’였다면, 「에어포트 피크닉」은 그와는 조금 다르다. ‘예기치 못한 상황에 한정된 공간에서 시간을 보내야한다면, 당신은 무엇을 하겠습니까?’ - 하나 더, 각기 다른 상처를 가진 사람들, 자신의 상처가 타인에게 혹은 타인에 의해 꺼내어졌을 때, 그것을 숨기느냐, 공유하느냐는 둘째치고, 각자의 상처를 치유하는 방법,이다. ‘당신은 상처를 어떻게 치유합니까.’도 포함할 수 있지 않을까. 하지만, 그러기엔 작품은, 터무니없이 밝다, 철부지 아이와 같이. 하지만, 이야기는 그렇게 흘러간다. - 하지만, 전자와 후자, 땡! 모두 틀렸다. 두개의 물음표 중 작품의 성질과 어떤 것이 적합하다, 말할 수 없다. 적어도 나에게 작품은, 예기치 못한 상황에서, 타인의 상처와 자신의 상처를 공유하는 것,이었던 까닭이다. 그러니까 그것은, 에어포트와 피크닉처럼, 두 개의 제목과 같은 것이라고 해야할까.

 

 

 

상처받은, 자신의 모습을 보게 된다. 자신이 아니기를 바라고, 또 아니라고 믿고 싶다. 그래서, 종국에는 고개를 돌린다. 그게 내가 상처받았을 때 하는 행동이다. 그런 모습을 숨기기 위해서 되려, 더 당당하게, 세상을 다 가진 것과 같이 뻔뻔하리 만큼 당당하게 행동한다. 그럼으로해서 나는 내가 상처를 다 아물게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것은 직면이 아니라, 외면하고 회피하는 것이다. 「에어포트 피크닉」에서도 역시나, 그런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자신의 상처과 동행하여 살기보다는, 꽁꽁 숨겨두는_ 작품의 생기발랄한 모습이, 상처를 다루고 있는 작품이라니. 그것을 다루는 것에서 저자는 결코, 중년이 가지고 있을 법한 중후함과 가까운 진지함은 보이지 않는다. 이런 분위기는 언뜻, 저자 고은규의   「트렁커」를 상기시키기도 한다. 전혀 모르는 타인과 상처를 공유함으로써 상처를 치유하게 되는 그런 과정도 그러하겠지만, 무엇보다, 상처를 당연시 여기는 것. 그래서, 그대도, 나올 수, 있다,라는 일종의 암시를 주어 희망을 주는 것, 말이다. 나는 이러한 작가들을 통해, 상처는, 결코 내가 생각했던 물에 젖은 솜과 같은 무거움의 대상이 아니었다는 것,을 또 한번 느낀다. 하지만..., 하지만 말이다. 나는, 아직도, 여전히_ 상처가 당연시 되는 것에 익숙해지지 못한다. 그것은, 비단 상처가 크기 때문이 아니라, 그것은 말이지, 올곧하게, 나를 성장시켜줄 그 무언가,라고 생각하는 내 고리타분한 관념같은 게 머릿 속에 뿌리를 내려 누군가가 사정없이 내리쳐도, 흔들리지 않는 그 무언가와 닮았기 때문일까. 그래서, 나는 이 작가를, 다른 작품에서 다시 한번 만나보고 싶다. 오밀조밀한 그녀의 문장으로 쓰여진 그녀와 내가 함께 공감할 수 있는, 그 무언가, 그런거 말이다. 다시, 만나요. 우리.

 

 



b*******h 2011.09.20.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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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고판 러브 액츄얼리 [에어포트 피크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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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년 4월 15일. 대한민국 인천국제공항 2010년 3월 20일 아이슬란드 남부 에이야프얄라요쿨의 빙하지대 밑 화산에서 용암분출 시작, 2010년 4월 14일 아이슬란드 화산 폭발, 1821년 폭발 이후 189년 만의 재폭발로 초속 300민터의 화산재가 분출, 당시 바람의 방향이 동쪽이었기 때문에 화산재 기둥이 아이슬란드 제트 기류를 타고 유럽 전역에 확산, 비행기가 빨아들여야 할 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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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년 4월 15일. 대한민국 인천국제공항


2010년 3월 20일 아이슬란드 남부 에이야프얄라요쿨의 빙하지대 밑 화산에서 용암분출 시작, 2010년 4월 14일 아이슬란드 화산 폭발, 1821년 폭발 이후 189년 만의 재폭발로 초속 300민터의 화산재가 분출, 당시 바람의 방향이 동쪽이었기 때문에 화산재 기둥이 아이슬란드 제트 기류를 타고 유럽 전역에 확산, 비행기가 빨아들여야 할 공기에 화산재가 섞여 최악의 경우 제트 엔진 정지로 대형 참사를 불러일으킬 수 있어 유럽 전역 공항에서 항공기들 이착륙 금지, 대한민국 인천국제공항 역시 유럽행 항공기 지연 사태 발생, 고국으로 돌아갈 비행기를 예약해 둔, 혹은 환승을 기다리던 외국인 수백 명이 운항 재개 소식을 기다리며 인천공항에 짐을 푼다.


+ 아이슬란드 화산 폭발로 인천국제공항에 발이 묶인 사람들의 이야기란다. 신선하다.

   딱히 누가 주인공이라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한다.

   따뜻하거나, 냉소적이거나, 달달하거나, 무심하거나, 행복하거나, 불행하거나,

   추억하거나, 지워버리려거나,,,,


+
고국에 돌아가던 길에 고국에 발이 묶여버린 입양아 제임스,

간혹 자신이 거기 있는지 거울 속을 들여다보며 재차 확인하는 공항직원 호주,

30년 가까이 미국인으로 살아오면서 평생 한국을 찾을 생각이 없었던 엘리자베스 김,

B급 괴수영화로는 경이로운 기적을 세웠던,, 하지만 3주 전 개봉한 신작 영화로

망할 위기에 처해 있는 프랑스 최고 괴수 영화 전문 감독 기욤 그린,

생애 처음 만난 사랑에 실패해 깊은 상심에 잠긴 열일곱 기욤 그린의 딸 줄리엣,

늘 긍정적이고 활기찬 기욤 그린의 아내이자 줄리엣의 새엄마 헤더,

일생일대의 기회 칼 라거펠트에게 모델로 지목당한 나오미 켐벨스런 크리스티나,

79세 6.25 참전용사로 영국 정부에서 수여하는 무공훈장을 받은,

자신에 대한 자부심으로 살아가는, 자부심을 늘 증명해 보이고 싶은

전사이자 배관공인 해리 게이먼,

공항과 공항에 있는 사람들을 스케치하며 자신의 시나리오를 구상만!하는

패기 만만한 기욤의 추종자 미국인 톰


+ 이들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에어포트 피크닉,

  미래를 내다보며 달려가다 발이 묶여버린 사람들,,,


“다들 담요 깔고 드러누운 모습이 꼭 피크닉 같잖아.

외국 영화들 보면 날씨 좋은 날에 공원에서 저렇게 담요 깔고 드러누워 있던데.”


생각지 못하게 주어진 여분의 시간들,,, 피크닉 같은 시간들,,,

사람들은 저마다 뜻하지 않은 선물 같은 시간을 보내게 된다.

따뜻함을 나누며, 냉소를 지우며, 달달함을 퍼트리며, 무심함을 버리고, 불행은 행복으로,

추억에 박수를, 지움 대신 기억함을 남기며 말이다.


+

p148 떠날 채비를 하거나 떠나는 사람이 쉴새없이 자신을 각인시키는 사람들이 공항을 가득 채우고 있다. 공항은 그런 곳이다. 떠나거나 돌아오는 곳. 결코 머무르지 못하는 곳... 수없이 오가는 사람들을 받아주기만 할 뿐 그들을 묶어두진 못한다. 누구도 영원히 머무르지 못하고 언젠가는 자기만의 세계로 떠나버린다. 갑절의 외로움을 남긴 채로... - 줄리엣


p 221 모두가 떠나는 건 아니야, 줄리엣. 공항은 마치 떠나는 장소처럼 느껴지지만 실은 돌아오는 장소이기도 해. 사랑도 마찬가지야. 시야를 조금만 넓혀보면 두 가지 진실이 항상 함께라는 걸 알 수 있어. 떠나면, 돌아온다는 것.


p250 이별이란 가슴 한쪽이 저며오는 것이다. 그 공허함에 만남의 길이는 상관없다. 잠깐 머물던 나비든 오래 머물든 강아지든 ‘함께’가 ‘함께였던’으로 변하는 순간, 길든 짧든 가슴은 저민다. 그것이 이별이다.


p293 그래서 사람들은 사랑을 하나 봐요. 내가 아니면 안 되는 것, 나여야만 하는 것, 그 절대적인 존재감을 확인받고 싶어서.


p315 나이가 들어도 이별에 익숙해지지 않는 것은 매한가지다. 만나고, 정이 들고, 인생으 한 부분이 될 찰나 헤어지거나 멀어지고, 그것은 보편적인 일상이다. 나이가 들어서 좋은 점 중 하나는 삶의 속성을 조금이나마 담담히 받아들이게 된다는 것이다. 모두가 일련의 과정을 겪으며 외로움과 친구가 되어간다. 그것이 삶이다.


p323 일단 믿기 시작하면 그 다음은 어렵지 않다. 그저 함께 할 최적의 시간을 기다리면 그만이다.



n****5 2011.08.20.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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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포트피크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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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서작가의 여러작품들을 읽었지만 그중에서 가장 눈길을 끌었던 작품은 바로 [여고생의 치맛단]이라는 작품이었다. 아이돌세계로 입성을 꿈꾸는 도전하는 젊음을 그린 [아이엠돌]도 재미있었고 영화로도 제작된 [나의블랙미니드레스] 도 재미있었지만 딱 그시절 여고생의 감성을 느끼게 해주던 [여고생의치맛단] 만큼 재미있지는 않았었다. 공항에서의 인연과 만남 이별을 다룬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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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서작가의 여러작품들을 읽었지만 그중에서 가장 눈길을 끌었던 작품은

바로 [여고생의 치맛단]이라는 작품이었다. 아이돌세계로 입성을 꿈꾸는

도전하는 젊음을 그린 [아이엠돌]도 재미있었고 영화로도 제작된 [나의블랙미니드레스]

도 재미있었지만 딱 그시절 여고생의 감성을 느끼게 해주던 [여고생의치맛단]

만큼 재미있지는 않았었다. 공항에서의 인연과 만남 이별을 다룬 이번작품은

정체되어있다고 느껴지던 작품세계에서 좀 더 멀리 나아간것처럼 읽혀진다.

공항이라는 공간이 가진 힘은 무엇일까.

그보다는 운명이 우연을 만드는것인지 아니면 우연이 운명을 만드는것인지

어느것이 좀 더 강한 힘을 가지고 있는것인지에 대한 궁금증이 든다.

아이슬란드 화산폭발로 인해 인천국제공항에 발이 묶인 여행자들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이책안에서는 다양한 만남과 우연들이 존재한다.

그렇게 스쳐지나갈것만 같은 인연들속에서 누군가는 힘을 실어주고 누군가는

헤묵은 아픈 상처를 치유하는 힘을 주기도 한다.

그렇게 다양한 나라 다양한 인종 그리고 저마다의 사연을 가진 사람들이

우연치않게 공항에 발이 묶이게 되면서 벌어지는 다양한 에피소드들이

흘러가버릴 그 시간들을 좀 더 특별한 시간으로 만들어준다.

 

그래도 한때는 촉망받는 유명감독이었지만 최근에 개봉한 영화가 혹평과 흥행실패를

겪으면서 돌아가면 파산이라는 현실과 마주쳐야하다는것을 너무도 잘 아는

기욤은 차라리 아이슬란드화산폭발로 인천국제공항에 발이 묶인것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전처와 이혼한 이후로는 어딘지모르게 어색해져버린 딸아이는 뭐가 그리

못마땅한지 입도 잘 열지 않고 기욤보다 빛나는 젊음을 가진 새아내 헤더는

돌아가면 자기를 맞이할것들이 무엇인지 알지도 못하면서 지금 닥친 상황을 즐기는것

같지만 그런 그들을 보는 기욤의 속은 말할것도 없이 타들어만간다.

유명모델을 꿈꾸며 모델의 세계로 뛰어들었지만 아직은 그저 달력모델로만 전전하고

있는 크리스티나에게 이번 기회는 아주 소중한 두번 다시 오지않을 기회였었다.

그런데 그런 기회를 이 화산폭발이라는 재해앞에서 두손 놓고 날려버려야하는것인지.

 

엘리자베스는 제임스를 보았다. 자석에 이끌리기라도 하듯이 엘리자베스는 제임스를

떠날수없었다. 그리고 그런 엘리자베스를 지켜보는 6.25참전용사였던 해리

입양아인 제임스에게 이번 한국방문은 그리 나쁘지않은 시간이었다.

거기다가 공항에서 일하는 '호주'라는 아가씨에게 자꾸만 눈길이 가는것은 또다른

호감이었지만 배낭객들의 농지거리로 그녀가 오르내리는것은 내키지않는 일이었다.

호주도 제임스에게 시선이 가는것을 느낀다. 이별이 정해진 공간

공항이라는 곳에서의 끌림은 이별을 기반으로 하고 있기때문인것인가.

'입양'이란것때문에 '나'라는 정체에 대해 회의를 가지고 있는 제임스만큼이나

호주에게도 지금 존재하는 '나'라는 존재에 대한 회의는 있다.

이제 공항에 묶인 모든 사람들의 시선은 데이트를 하기로 한 커플 제임스와 호주에게로

집중이 된다. 너도 나도 둘의 데이트에 무엇인가 어떤 도움이라도 주고 싶어하는 사람들.

그들은 이둘의 데이트를 전폭적으로 지원하면서 어떤 설렘들을 찾는것일까.

 

그래서 사람들은 사랑을 하나 봐요.

내가 아니면 안되는 것, 나여야만 하는 것, 그 절대적인 존재감을 확인

받고 싶어서~P293중에서~

 

예기치않은 자연재해로 뜻하지않은 시간들을 보내는 사람들

그리고 그 사람들이 만들어가는 다양한 이야기들

문득 나도 저 여행객들속에 한자리를 차지하고 앉아 함께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사람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j******3 2011.11.26.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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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포트 피크닉_일상으로의 휴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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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나의 간극에 갇혀 있다는 감각. 현실도 비현실도 아닌 세계에서의 피크닉은 삶의 고민들과 미루고 싶은 결정들에서 잠시나마 자유롭게 만들었다"  누구나 한번쯤은 꿈꾸는 낯선 나라로의 여행, 나는 지금 어디에 서 있고 무엇을 바라보고 무엇을 꿈꾸는가? 라는 물음을 던질법한 몽상과도 같은 설레임을 가져본적이 있는지? 거기에 뜻하지 않게 찾아오는 달콤한 로맨스를 기대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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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나의 간극에 갇혀 있다는 감각.

현실도 비현실도 아닌 세계에서의 피크닉은 삶의 고민들과 미루고 싶은 결정들에서

잠시나마 자유롭게 만들었다"
 

누구나 한번쯤은 꿈꾸는 낯선 나라로의 여행,

나는 지금 어디에 서 있고 무엇을 바라보고 무엇을 꿈꾸는가? 라는 물음을 던질법한 몽상과도 같은 설레임을 가져본적이 있는지?

거기에 뜻하지 않게 찾아오는 달콤한 로맨스를 기대하는건 결코 나혼자만의 시시콜콜한 생각은 아니겠지? 과거로부터 도망치고

현재를 비관하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 나은 미래를 갈망하며 한템포 쉬기 위한 나를 위해 떠나는 여행!

내가 어릴적부터 그려왔던 환상이며 꿈이었다. 하지만 시간에 쫓기고 돈에 얽매이다보니 그런 호사스런 취미는 제한되어지기 시작했다.

약속장소를 공항앞으로 잡았던 어느날, 날 데리러 오겠다던 나의 동생은 30분이 지나도 모습을 보이지 않았고 난 그렇게 공항앞에서

해메다 결국 공항순례(?)까지 하게 되었다.그렇다! 20대초반의 나에게 그곳은 감히 동경해마지 않는 로망이었다. 배낭을 매고 예쁜

캐리어를 끌고 티켓을 보란듯이 손에 들고 내가 여행 할 곳에 대해 소개 되어있는 책을 미리 답사하고 느긋하게 나를 실어다 줄 비행기를

기다리는 일~쇼핑리스트에 빼곡히 적힌 것들을 체크하며 미친듯이 면세점을 해매는 내 모습을 얼마나 오랫동안 상상했는지...그렇게

20대를 시작하고 사회에 부딪혀가며 또 다른 성장통을 겪었던 나에게 여행이란 현실에서의 돌파구이자 내스스로의 위안이었다.

그 꿈을 조금씩 미뤘던 그때에 공항순례를 했던 그날은 또 다른 느낌으로 다가왔었다. 한적한 공항에는 어디론가 떠나는 사람과 방금

이곳에 도착한 사람들이 나만큼이나 우울하고 상기된 모습으로 오고 갔다. 시간이 멈춰버린듯한 그곳에서 난 작은 상상을 했고 기대에

부풀었으며 설레임에 가슴이 두근거렸다. 그러나 아무 목적지도 없었던 그날의 그곳은 나에게 텅 빈 깡통처럼 일그러진 창백한 현실일 뿐이었다.

 

 

2010년 4월 14일 폭발한 아이슬란드 에이야프얄라요쿨 화산에서 거대한 화산재 구름이 분출되며 비롯된 하늘길 봉쇄로 인해 15일에만

전세계에서 항공기 5,000~6,000여대가 결항됐고 여행객 60만명의 발이 묶였다. 화산폭발 지점이 공교롭게도 유럽으로 향하는 대부분의

항공노선이 겹치는 '길목'이어서 피해가 더욱 컸다. 화산재가 아이슬란드에서 남동쪽으로 부는 강한 바람을 타고 유럽대륙 전역을 거쳐

러시아까지 퍼질것으로 예상돼 항공기 운항이 정상화되는데 최소 48시간에서 일주일까지 걸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렇다. 이것은 실제상황이었다. 잠시 잊고 있었는데 <에어포트 피크닉>이란 책을 만나고나서야 새삼 다시금 떠올릴 수 있었다. 뜻하지 않은

'항공대란'... 낯선 타국에서 발이 묶여버린 여행객들의 두려움 그리고 그 공간안에서 벌어졌을법한 일들을 책 속에 고스란히 담아 놓았다.

참..아이러니한건 이 책을 다 읽고나서야 이것이 사실을 바탕으로 써진 책이란걸 100% 실감했다는 것이다. 난 왜이렇게 무딘건지...: D

소설속에 등장하는 많은 사람들... 과거의 영광을 그리워 하는 사람, 인생의 갈림길에서 가지 않았던 길을 그려보는 사람, 미래가 오는것이

두려운 사람, 과거에 사로잡혀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사람. 어릴 적 영국으로 입양된 제임스, 자신이 처한 현실과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아이를 입양보낸 엘리자베스, 6.25 참전용사 해리, 세계적인 모델을 꿈꾸는 무명모델 크리스티나, 한때 잘나갔던 B급 영화감독 기욤,

그리고 남자에게 실연당해 눈물샘이 마를 날 없는 줄리엣등 책속에는 각기 다른 사연과 고민들로 똘똘 뭉친 사람들이 아이슬란드 화산재로

인해 결항되버린 유럽행 비행기를 타기 위해 인천공항에 노숙 아닌 노숙을 하게되면서 시작된다. 자신만의 세계에 고립된 사람들이 펼치는

자아를 찾아가는 이야기라고 해야할까? 아니면 불안하고 찌들린 삶에서 잠시 휴식을 취했던 일말의 에피소드라고 해두는것이 좋을까?

아마 책을 읽은 사람이 어떻게 받아들이냐에 따라 느끼는바가 다르리라 생각된다. 내가 느낀건 공항이 여행의 출발점과 도착점만은 아니

라는 것이다. 잠시 들리는 경유지라 할지라도 그곳에서 내 이상형을 만날수도 있고 잃어버린 옛친구를 만날 수도 있고 내 첫사랑과 닮은

멋진 남자를 만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물론 뜻하지 않은 사건사고로 좀 더 특별하고 유쾌한 <어느 멋진날>의 일부분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도!

 

사실 처음 책을 펼쳐들었을때 너무 우왕좌왕하는 글들에 적잖이 당황했었다. 아...! 이 수많은 등장인물들의 이름을 어찌 다 외울까...하는

이 사람들 그냥 스쳐지나가는 사람들이겠지? 그런데 다양한 사연들로 중무장한 이 소설속 주인공들은 제발 자신들에게 관심좀 가져달라고

무언의 압박을 가하고 있었다. 난 그리워 질 것이다. 남자에게 실연당해 질질 짰던 줄리엣도 너무나도 아름답고 현명한 여인 헤더도 그리고

잔소리 대마왕같으며 남의 일에 간섭하기 좋아하는 전사 해리 할아버지도 또한 처음이자 마지막 데이트를 멋지게 장식했던 제임스와 호주의

이야기들도 그리워 질 것이다. 과연 제임스와 호주는 영국에서 재회할 수 있을까? 이둘의 로맨스가 난 왜 궁금해질까? 아마도 한번쯤은 내가

꿈꿨던 특별한 로맨스이기 때문이지 않을까... 공항에서 만난 타인과...친구,가족에게도 말하지 못한 고민과 비밀들을 이야기하고 교감할 수

있다는 것!어쩌면 하룻밤 또는 한순간이기 때문에 가능하지 않을까? 내일이면 각자의 길로 돌아가 그순간은 추억이 되버릴 수 있기 때문에.

평범하기도 하고 잠시나마의 일탈일뿐인 그순간의 찰나는 누군가에겐 위로가 되고 누군가에겐 새로운 경험일 수 있으며 누군가에게는 또

다른 도전으로 다가올 수 있을 것이다. 나 역시 어느 공항에서의 멋진 만남을 기대하며 아마 그 찰나의 순간에 이 책을 떠올리겠지?!... : D

 

"미국에서 행한 조사에 따르면 미혼 남녀들이 운명적인 만남을 기대하는 장소로 첫손에 꼽은 장소가 공항이었다고 하오. 장담하는데 비행기

운항을 기다리며 굳이 멋진 까페에 앉아 있는 여자들은 백이면 백 남자가 말 걸어주길 기대하는 거요.좀 도움을 주자면 새로운 인연을 만나기에

가장 이상적인 공항은 필라델피아 공항이라오. 왜인지 아시오? 밥먹듯이 연착을 하기 때문이지. 전광판에 비행기 이륙 연기가 뜨는 즉시

여자든 남자든 트렁크를 들고 쏜살같이 카페로 달려가는 거요. 낭만적인 첫 만남을 기대하며. 비행기 연착을 경험한 미혼 남녀 중 무려 10

퍼센트가 연착으로 새로운 인연을 만났다는 통계가 있소...(중략) 결국은 사랑인거요. 결국 남는 건 남자와 여자밖에 없지. 공항만큼 설레이는

장소가 어디 있겠소?...(중략) 여기서 새로운 인연을 만나지 못한다면 자신의 매력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는거요."    p. 123~124

 
h****0 2011.08.31.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어린" 작가의 치열하고 따뜻한 시선에 놀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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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이제 나이가 들었나... "에어포트 피크닉"이란 제목에 실소부터 나왔다. [나의 블랙 미니드레스]의 김민서 최신작이라니(표지에 저 앳된 사진을 보라!) 상큼발랄하며 말랑말랑한 느낌일꺼라 지레짐작했다.   소설은 2010년 3월 아이슬란드 화산 폭발로 유럽행 항공기가 결항되었던 사상초유의 사태를 배경으로 기약없이 공항에서 머물러야 했던(피크닉?) 여러 인간 군상들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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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이제 나이가 들었나... "에어포트 피크닉"이란 제목에 실소부터 나왔다.

[나의 블랙 미니드레스]의 김민서 최신작이라니(표지에 저 앳된 사진을 보라!)

상큼발랄하며 말랑말랑한 느낌일꺼라 지레짐작했다.

 

소설은 2010년 3월 아이슬란드 화산 폭발로 유럽행 항공기가 결항되었던 사상초유의 사태를 배경으로

기약없이 공항에서 머물러야 했던(피크닉?) 여러 인간 군상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실제로 불과 얼마 전에 있었던 일이라 참으로 트렌디한 설정이다 싶었지만,

도처에서 일어나는 크고 작은 일들을 지나치지 않고 담아두었다가

상상력을 보태어 글로 써내는 작가라는 직업이 참으로 예사롭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낯선 나라의 공항에 발이 묶인 다양한 인종의 사람들이 가진 다양한 고민과 인간 관계라니,

소설의 소재로는 아주 매력적이지 않은가.

어쩐지 떠나보내는 장소, 그저 지나치고 통과하는 장소의 대명사처럼 느껴지는 공항이라는 단어에

시한부이긴 하지만 "머무른다"는 의미를 부여한 발상의 전환과

그 짧은 머무름 속에 사랑, 배신, 슬픔, 후회의 여러가지 감정들을 버무린 솜씨가 꽤 괜찮다.

 

초반에는 여러 인물들을 번갈아가며 비추느라 감정이입이 조금 어려웠지만,

중반 이후부터는 공항에서 결속된 난민들(?)의 사랑 만들기 작업이 급물쌀을 타면서 흥미진진해진다.

어차피 언젠가는 떠나야 하는 공항이기에 그 애절함 또한 소설의 재미를 더해준다.

 

독자들은 아마도 여러 캐릭터 속에서 하나쯤 자신의 모습을 찾게 될지도 모른다.

만약 내가 공항에 발이 묶여 그저 남는 것이 시간이라 내 삶을 반추하는 일 밖에 할 것이 없다면...

내 인생에서 가장 찬란한 순간은 과연 언제였던가.

 

어쨌든 사랑은 이루어지고, 가족은 화해하며,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실수는 용서된다.

물론 일시적인 용기와 열정을 불어넣을 뿐 현실은 냉혹할지라도

예기치 않았던 공항에서의 피크닉은 삶에 지친 우리에게 큰 위안이 된다.

 

 

작가의 어린 나이에 비해 글솜씨는 차분하고 안정적이고

마치 영화를 보는 듯 빠른 전개와 시각적 묘사가 훌륭해 읽는 재미가 있다.

깊은 사유를 요구하는 문장은 아니지만

때론 작가의 나이보다 월등한 통찰력에 놀라기도 하고.

 

자칫 세상에 대해 냉소적인 비관에 빠지는 것이 아니라

삶의 치열함과 동시에 허망함을 알고 인간을 보는 따뜻한 시선을 가진,

아직 앞길이 창창한 이십대의 작가에게 찬사를 보내며 더 많은 기대를 하게 된다.

 

 

YES마니아 : 로얄 k*****0 2011.08.27.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서평] 에어포트 피크닉
"[서평] 에어포트 피크닉" 내용보기
해외여행을 많이 다녀보지는 않았어도 한동안 너무나 그리고 꿈꾸던 그런 때가 있었다. 누구는 백화점 공기를 들이마셔야 숨통이 트인다는데, 난 공항 공기만 마셔도 좋을 것 같은 그런 시기가 있었다. 남들이 여행하러 타는 공항 버스에 출장차 (공항 근처에 있던 곳에 출장을 가야할 일이 있어) 탔을 적에는 스튜어디스를 비롯, 캐리어를 든 많은 이들이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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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을 많이 다녀보지는 않았어도 한동안 너무나 그리고 꿈꾸던 그런 때가 있었다. 누구는 백화점 공기를 들이마셔야 숨통이 트인다는데, 난 공항 공기만 마셔도 좋을 것 같은 그런 시기가 있었다. 남들이 여행하러 타는 공항 버스에 출장차 (공항 근처에 있던 곳에 출장을 가야할 일이 있어) 탔을 적에는 스튜어디스를 비롯, 캐리어를 든 많은 이들이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었다. 자주 타기 힘들어 그런지, 어쩐지 설렘과 기대가 증폭되는 곳, 공항. 그 곳에 얽힌 새로운 이야기가 펼쳐진다.
 
갇힌 공간, 전혀 다른 사람들, 이들이 한 공간, 그것도 공항이라는 아주 특별한 장소에서 며칠을 부데끼며 같이 살아야했던 아주 독특한 상황의 이야기가 소설로 재구성되었다. 아이슬란드 화산 폭발 사건으로 유럽행 항공기가 전편 결항된 적이 있었다 한다. 난 그 사실도 까마득히 모르고 살았던 뉴스에 둔감한 아기엄마였을 뿐이고.. 예전의 기대는 어디로 사라져버렸는지 그냥 하루하루 보내기 바빴던 것 같다. 아뭏든 그런 뉴스 기사를 보고 작가는 바로 소설을 떠올렸다 한다. 에어포트 피크닉. 공항에서의 소풍이라..
 
모든 사람은 자기만의 공항을 품고 있다. 그곳엔 아무것도 머물 수 없다. 채워지는 순간 필연적으로 비워지는 곳. 가족과 연인, 친구와 일, 멋진 집이나 차, 세상에 존재하는 그 어떤 것으로도 채울 수 없는 거대하고 황량한 벌판. 그것은 인간이 철저히 홀로 끌어안아야 할, 인류 공동의 블랙홀과도 같다. 어쩌면 사랑은 그 미지의 땅을 정복하기 위한 인간의 마지막 몸부림일지도 모른다. 277p
 
다양한 국적, 사연을 가진 사람들이 공항에서 노숙을 하게 된다. 돈이 많은 사람들은 호텔에 갈 수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노숙 신세를 지게 되고, 공항의 모든 라운지를 공개하고, 최대한 배려를 하려는 시도는 책에서처럼 아마 다른 공항에서는 보기 힘든 대우였을 것이다. 어쨌거나 우리나라에 온 사람들에게 좋은 인상을 남기려는 시도가 좋아보였다.
 
B급 영화지만 프랑스 대중 영화로 상업적으로는 크게 히트를 친 <누라>의 영화 감독 기욤과 그의 가족, 런던으로 입양된 한국인 입양 청년 제임스, 미국에서 크게 성공한 한인 출신 여자은행장이 된 엘리자베스 김, 나오미 켐벨보다 아름답지만, 이름을 알리지 못한 무명 모델 크리스티나, 6.25 참전 용사로 60주년 기념으로 한국으로 초청받은 전사 해리, 그리고 호주라는 독특한 이름을 가진 한국인 항공사 여성 직원, 이들의 이야기가 항공기 결항으로 갇힌 공간 속에서 펼쳐지고, 결항 사태가 풀리고 다시 인천을 떠나는 그 시간이 될때까지 일어나는 일들은 다소 희극적이기도 하고, 읽는 재미가 참신한 그런 사건들이 발생을 한다.
 
수많은 사람들이 드나들고 오가는 공항, 미국에서는 가장 로맨틱한 사랑의 장소로 꼽히는 곳이라지만, 잠시 공항에 묶여야했던 그들에게는 인생 자체를 되돌아보게 되는 성찰의 시간이 되기도 하고, 정말로 로맨스가 발생하기도 하고, 백지였던 시나리오가 극적으로 써지는 그런 공간이 되기도 한다. 에어포트 피크닉. 공항 버스가 서는 터미널이 집에서 가까워, 종종 캐리어를 끈 사람들을 볼 수 있다. 그리고 내일 국내긴 하지만 나도 캐리어를 끌고 비행기를 타러 떠날 것이다. 지방 공항이라 협소해서 인천 공항의 느낌이 되살아나지는 않겠지만, 공항 속 다양한 사연을 가진 사람들의 얼굴을, 조금씩이라도 살펴보고픈 그런 마음이 생겼다.
 
김민서 작가의 책으로는 처음 읽어본 작품이었는데, 보통의 날들 사이로 찾아온 가장 찬란한 선물이라는 띠지의 말처럼 선물처럼 찾아온 특별한 일상의 해프닝이 참신하면서도 재미난 작품이라 공항을, 아니 여행을 꿈꾸는 다른이들과도 공유해보고픈 그런 색다른 소설이 되었다.
m*****y 2011.08.26.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