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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의 세계
이 책의 저자는 이 같은 전제하에 삼국지를 다시금 새롭게 조명한다. 위와 촉, 즉 조조와 유비가 아닌 오나라의 손권을 중심으로 하는 삼국지의 세계인 것이다. 그렇다면 왜 오나라가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었다는 것인가,
삼국이 삼파전의 싸움을 벌이는 이상, 두 나라가 동맹을 맺게 되면 나머지 한 나라보다 우위에 서게 되는 것은 자명하다. 그런데 위와 촉은 한 왕조의 정통적 계승자를 다투는 불구대천의 적이었다. 그 때문에 양자의 동맹은 절대로 불가능했다. 그 결과 외교상의 주도권을 잡게 된 것은 오나라였다. 오가 위와 동맹하는가 아니면 촉과 동맹하는가에 따라 상황이 변해간 것이다.
실제로 삼국 간의 주요 흐름은 208년 적벽대전을 계기로 하는 ‘오촉동맹’으로부터 관우의 번성 공략(219년)에 따른 ‘위오동맹’을 거쳐 유비 사후(223년) 두번째의 ‘오촉동맹’으로 전개됐다. 한마디로 위·촉·오 삼국간 힘의 다툼에서 외교 전략은 실제 전쟁 이상으로 중요한 의미를 가졌던 것이다.
오의 손권은 황제에 즉위하자마자 촉의 제갈공명에게 ‘이제병존(二帝幷尊)’, 즉 두 황제가 대등한 입장에서 동맹을 맺자고 제안한다. 이것은 물론 삼국 중 최강국인 위에 대항하기 위해 촉과 동맹할 수밖에 없다는 현실에서 비롯된 것이지만 일국 유일의 지배자만을 인정하는 중국적 황제관의 맥락에서 보면 그야말로 있을 수 없는 발상이었다.
손권, 그는 노회한 현실주의자 일 뿐
저자는 손권에게 ‘노회한 현실주의자’라는 타이틀을 부여한다. 오나라는 삼국 가운데 무인정권의 성격이 가장 강했고, 한나라의 후계자를 둘러싼 위와 촉의 정통 싸움에도 참가하지 않았다. 때로는 위나라에 복종하고, 때로는 촉나라와 동맹을 맺기도 하면서 주로 남방의 광활한 미개척지 개발에 온 힘을 기울였다. 오나라가 삼국 가운데 가장 늦게 황제를 칭하고, 가장 길게 나라를 보전할 수 있었던 이유도 이러한 점과 무관치 않다.
저자는 마지막 장에서 21세기 새로운 동아시아의 국제관계에 주목한다. 그가 보기에 중국의 삼국시대는, 한반도에 고구려·신라·백제의 삼국시대가 출현하고, 일본에서도 국가 형성의 시초가 나타난 시기와 겹친다.
한자 문화권 탄생을 보다 이것이 현재까지 이어져온 한자 문화권의 탄생 모습이며 동아시아 국제교류의 서막이었다는 것이다. 따라서 중국과 남북한 그리고 일본 사이에서 새로운 국제관계가 모색되고 있는 오늘날 동아시아 국제교류의 개막 시대를 돌이켜보는 것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이번에 출간한 삼국지의 세계는, 삼국지를 다시 한번 회상하면서 보고 싶은 독자들에게는 매우 의미 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 이후에 오나라를 중심으로, 사람의 무늬와 함께 삼국지의 세계를 꿰뚫어 보자.
with sophia reference from http://www.munhwa.com/news/view.html?no=201108050103253006500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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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TV에 <삼국지>는 인기 프로였다. 유비, 관우, 장비의 도원결의, 동탁과 여포의 탐욕스러움 혹은 무식, 조조의 꾀, 잔인함, 제갈량의 신출귀몰한 전략 등. 선과 악은 명확했다. 유비는 선이었고, 조조는 악이었다. 손권은 곁다리일 뿐이었다. 대학 시절 유비가 최고라는 것을 허물어뜨린 것은 다름 아닌 이문열의 10권짜리 소설<삼국지>였다. 그 열 권의 소설을 단숨에 읽어내면서 조조가 꽤 매력적인 인물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러나 그것도 역시 ‘소설’이었다. 그리고 그 후에도 여전히 유비 쪽에 마음이 가는 것이 사실이다. 작년엔 이중톈의 <삼국지 강의>를 읽었다. 그 시대의 인물과 많은 역사적 사실들에 대해서 객관적인 시각을 제공해준 책이 바로 그 책이다. 말 그대로 역사와 문학을 넘나들며 나를 매료시킨 책이다. 그리고 드디어 유비나 제갈량에 드리워졌던 신비감이 조금씩 걷혔다. 이제 김문경의 <삼국지의 세계>를 읽었다. 역사적 사실이나 인물들에 대해서는 <삼국지 강의>에서 다루고 있는 내용들이 많지만, 그 시대의 시대상에 대해서, 즉 외교라든가 정보전략, 종교, 문학, 국제관계 등에 대해 다루고 있는 것은 이 책만의 장점이면서 단점이기도 하다. 장점이라는 것은 이러한 흥미 있는 시대를 다루면서 흥미를 반감시킬 수 밖에 없는 학술적인 내용을 과감하게 넣었다는 점, 그래서 처음으로 접하는 부분이 적지 않다는 점이다. 그러나 그런 부분은 따분할 수 밖에 없다는 점은 단점이라고 할 수 있다. 아무래도 연구를 하는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번역을 했으니 이런 책을 골랐다고도 볼 수 있을 것 같다. 내겐 어느 쪽이냐 하면, 그래도 장점 쪽에 점수를 더 주겠지만 (다른 책에서는 읽지 못했던 부분을 이 책에서는 접했으니까), 그래도 그런 부분에만 접어들면 집중이 되지 않는 것은 어쩔 수가 없는 일이었다. 또한 이 책은 일본에서 나온 것이니만큼 일본과의 관계에 대해서도 많이 나오는 한편 우리 고대 제국도 잠깐씩 언급이 된다. 특히 고구려는 열 차례 정도 나오는데, 우리가 역사 시간에 배우는 것과는 조금 다른 시각이다. 이를 테면 이런 것이다. “고구려는 중국 동북(구 만주) 북부에 있던 툭구스계의 부여로부터 나뉜 부족국가로 한사군 중 현토군이 옮겨간 곳이 바로 그 땅이다.” (442쪽) 물론 중국의 역사를, 일본의 시각에서 본 경우가 많기 때문에 그렇겠지만 조금 씁쓸한 기분도 든다. (2011. 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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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의 무수한 삼국지에 관한 내용들과는 판이하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