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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 내내 홀로 키득거렸다. 정원, gardend의 의미에 대해 이렇게 큰 거리감이 있었다니. 정원이라고 하면 나는 정말 조금 큰 꽃밭, 마당, 뭐 그런 정도로 짐작하고 있었지, 이 책에서 말하는 만큼의 거대한 예술공간이라고는 진작에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책을 구해 읽은 이유도 혹시 우리 마당을 가꾸는 데 뭐, 좀 도움 받을 게 있으려나 그런 심정이었고, 할 수 있다면 따라 해 봐야지 하는 야심찬 계획도 품고 있었는데...
책장을 열고 페이지를 넘겨가면서 내 착각이 순진했던 것을 깨달아 가면서 정원이라는 게 이런 것을 말하는구나 하고 다시 생각해야 했다. 우리나라 관광지에서 가끔 보곤 했던 식물원보다 더 큰 범위라고 했으면 했지 적은 범위는 아닐 것 같았다. 그냥 거대했다. 산책을 하기에도 벅찰 만큼, 며칠씩 머무르면서 돌아다녀야 할 공간 정도는 되어야 정원이라고 하는 모양이었다, 적어도 이 책에서 말하는 영국의 정원들은.
사진들은 멋있다 못해 또 거리감을 느껴야 했다. 우리나라고 남의 나라고 내가 아직 이런 곳에 가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경복궁을 정원이라고 할 수도 없고, 경주박물관을 정원이라고 할 수도 없을 테니, 오로지 정원의 형식을 갖춘 곳, 모르겠다. 소쇄원도 못 가 봤으니 더 말할 것도 없고. 정원이 그런 곳이었단 말이지? 내내 되물었던 말.
규모나 내용이 어떠하든 정원이라는 영역에 대해 새롭게 알게 된 것만도 신기하다. 이제는 내가 내 입으로 우리집 정원 어쩌고는 못하겠다. ㅎㅎ
세상에는 정원으로 대회를 갖기도 하고 전시회장을 개최하기도 하고, 참 흥미진진하게 살아가는 사람이 많은 모양이다. 단지 건축의 일부가 아니라 조경의 다른 이름이 아니라 정원 전문가로서 살아가고 있다는 사람들의 이야기와 그들이 남기고 있는 정원. 우리나라의 돈 많은 사람 중에도 자신의 돈으로 이런 정원을 만들어 사회에 환원하는 사람이 있어 주었으면 좋겠다는 무책임한 생각도 해 본다. 1평 꽃밭 가꿀 능력밖에 없는 사람으로서는(그조차도 어림없는 노릇이기는 하지만) 그렇게 막연하게 기대를 해 볼 수밖에 없다.
영국에 이런이런 정원이 있다는군. 어마어마한 규모의 정원이라는군. 또 웃음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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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에서 정원을 갖는다는 것은 일상의 일이다. 집이라면 으레 정원이 있어야하고 그들의 집과 함께 생활이 이루어지는 곳이다. 그들은 그 정원을 가꾸는 데 우리가 예상치 못한 에너지를 쏟는다. 또한 그 에너지를 엿볼 수 있는 곳은 첼시에서 열리는 가든 페스티벌을 엿보면 된다. (윤상준 저, 영국 플라워 쇼와 정원문화 참조) 많은 가든 디자이너들이 자신의 천국과도 같은 정원을 전시하며 또한 왕립원예학회와 내셔널 트러스트 같은 단체에서도 가치있는 정원은 문화재로 정한다. 정원이 이리도 사랑을 받는 나라에서 사랑받는 12명의 정원 디자이너 이야기를 모았다. 단순히 그들의 정원을 엿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해진다. 다양한 형태의 정원과 그들의 이야기, 철학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이 책이 값진 것은 영국 전체에 흩어진 이들의 정원의 사진을 한 곳에서 편히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정원들은 흔히 공개되지 않고 1년에 한 번 공개되기도 하지만 그 하루를 내어서 정원을 보기위해 어떤 한적한 마을은 1년에 딱 한 번 교통체증을 맛봐야 한다.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이와 같은 정원 문화가 발달해 있지 않지만 곳곳에 사랑을 받는 정원이 나타나리라 믿는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아파트를 선호하고 그들이 맛보는 정원이라하면 정원이 아닌 아파트 조경이 전부일 것이지만 곧 자신만의 자연과 상상력을 키워나가고 휴식과 사색을 할 수 있는 정원이 우리에게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위의 사진은 로즈메리 비어리의 정원 사진이며, 다른 11명의 정원가들도 멋진 경관을 보여준다. 건축가 혹은 평범한 가정주부, 영화감독이자 예술가인 게이 활동가, 동물뼈를 만지다가 전공을 바꾸어 실용적이며 가치있는 일을 해내고 싶었다는 디자이너들의 이야기를 듣는다면 정원은 단지 멋진 공간인 뿐이 아니라 멋진 인생을 가능하게 해주는 공간이라는 생각도 들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