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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를 몇 년 째 꾸려오고 있지만 가끔 언제까지 할 수 있을까?...를 놓고 생각할 때가 있다. 그런 날이면 나의 온갖 감정의 파편들이 고스란히 들어있는 블로그를 찬찬히 훑어본다. 아...이런 날도 있어구나? 꽤 심작했는데? 뭐 이런 자잘한 이야기까지 했을고? 지금보면 낯뜨거운 이야기도 많지만 그 부끄러움까지도 나이니 부정할 수는 없고. 마침내 "블로느는 나다!" 가 되어버렸다. 블로그에 일상을 쓰는, 그리는 누군들 그렇지 않을까. 그래서 이 책에 관심이 갔다. <사금일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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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연 작가를 알게 된건. 원래 순문학만 읽어대는 책벌레 친구가 <도자기>를 오바하며 그야말로 '광'추천해주었을 때였다. "호연? 그게 누구야? 만화가야?" 만화에 별 관심이 없던 나는 똑같이 나처럼 만화를 잘 보지 않는 친구가 그렇게 흥분하는 것에 대해 신기해했다. 그리고 읽었던 애니북스의 <도자기> 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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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금일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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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그린 사금일기 마지막 페이지]
[돈 계산 잘 못하는 아이가 대공감한 에피소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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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 이라는 장르는 어느날 갑자기 뿅 하고 솟아 올라왔다. 일본 문화 전면 개방과 맞물려 질적으로 양적으로 내리 꽂히던 일본 만화의 홍수 속에 한국 출판 만화계는 여지없이 무너져 내렸다. 만화는 한두시간만에 뚝딱뚝딱 만들어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만화가는 두명에서 수명의 어시스턴트를 두고 끼니도 제대로 못 떼우며 밤샘을 밥먹듯이 해야 일주일에 16~18페이지 정도의 분량을 간신히 맞춰낼 수 있다. 결과적으로 출판사의 입장에서는 한명의 한국 만화가를 발굴해서 키우는 비용보다 일본에서 흥행성이 검증된 새롭고 재미있는 만화들의 판권을 수입해서 찍어내는 것이 훨씬 싸게 먹힌다. 게다가 간신히 발굴하고 지면을 할애해서 기껏 키워놓은 작가의 작품들이 대중들에게 호응을 얻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한국 만화 시장은 만화방이라 불리던 대본소 체제가 무너진 이후 반짝 했지만, 대여점이 등장하면서 다시 옛 시절로 돌아갔다. 만화는 돈 주고 사는 것이 아닌 것. 그냥 빌려보거나 공짜로 보는 것이라는 인식은 대본소때로 돌아갔다. 이런 상황 속에서 솟아나온 웹툰은 초기엔 출판 만화계에 등단하지 못한 만화가 지망생들과 아마추어, 혹은 취미로 만화를 그리던 네티즌들에 의해 탄생했다. 물론 웹툰이라는 장르는 말 그대로 '신생' 장르로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한국 만화계의 범주 안에는 들어가겠지만, 출판 만화의 연장선에서 생각해서는 안된다는 의미이다. 웹툰은 만화적인 문법은 사용되지만, 웹툰 그대로 새로운 컨텐츠인 것이다.
초기 웹툰이라는 매체가 가지고 있던 가장 큰 단점은 수익 창출 구조가 없다는 점이었다. 그림의 완성도는 둘째 치더라도, 개성적인 연출과 매력적인 구조,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뛰어난 스토리의 작품들이 꽤 많았으나 여전히 독자들은 '만화는 공짜로 보는 것' 이라는 인식이 강했고, 웹툰을 사업적으로 받아들이던 대형 포털들 또한 네티즌들을 자사 포털에 묶어두기 위해 양질의 컨텐츠들을 무료로 공급해야만 했다. 웹툰 작가들은 출판 만화가보다 경제적으로 더욱 열악한 환경속에서 작품 활동을 해야 했다. 하지만, 시대는 변화해갔다. 비로소 '이야기' 의 시대가 도래했고, 스토리의 중요성은 그 어느때보다 높아졌다. 웹툰들은 드라마나 영화의 원소스 역할을 하기도 했고, 출판사들과 직접 계약을 맺고 책으로 출간되기도 했다. 수익창출의 구조가 어느정도 해갈된 이상, 웹툰은 인터넷 인프라가 굳건한 이상 하나의 장르로서 쭉쭉 뻗어나갈 것이 자명하다.
호연 작가의 [사금일기] 는 웹툰이 아니었으면 영원히 빛을 보지 못했을지도 모를 작품이다. 아니, 인터넷이 없었으면 영원히 공책 안에 잠자고 있었을터다. [도자기] 라는 작품으로 사물에 대한 깊이있는 통찰력과 그것을 이야기로 녹여내는 능력을 충분히 증명했던 호연 작가는 꾸준히자신의 사이버 공간 안에 자신의 이야기를 3컷으로 그려넣고 있었다. 마치 일기를 쓰듯 꾸준히 그려넣던 이 이야기들은 작가가 밝혔듯 '그리고 싶을때 슥슥 그리던' 진짜 일기였던 셈이다. 일기를 돌려보는 사람은 없다. 만약 인터넷이 없었다면 이 일기는 빛바랜 공책으로 책장과 함께 먼지속에서 서서히 잊혀갔을터다. 하지만, 인터넷과 블로그가 있었기에 그녀의 일기는 많은 독자들에게 읽혀졌고, 결국 이렇게 책으로 출간되기에 이르렀다.
위에 언급했지만, 호연 작가가 가지고 있는 능력은 깊이있는 통찰력과 그것을 글이아닌 만화로 풀어내는 능력이다.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듯한, 평범한 이야기들이 그녀의 붓끝을 통해 특별하고 중요한 것으로 재탄생한다. 무엇보다 남의 일기를 훔쳐보는 즐거움 또한 빼놓을 수 없다. 전작인 [도자기] 에서도 충분히 보여졌던 한국의 고고미술사학과 학생 시절 이야기부터 최근의 이야기까지 실려 있다. 그녀의 페르소나인 '사금군' 을 통해서 전해오는 '삶' 의 이야기. 특히 호연작가가 몸이 아팠던 시기를 겪고 난 뒤 세상을 보는 시선이 조금 달라지게 된 부분도 느낄 수 있어 마음이 짠해지기도 했다.
2008년까지의 이야기들은 이렇게 조금은 어둡고 지나치게 감상적인 이야기들도 많았다. 언제나 고통은 사람을 성숙케 한다. 그렇게 사금일기들을 천천히 넘기다 보면, 조금은 특이하다는 말을 들었던, 감수성이 풍부한 고고미술사학과 학생이 독자들에게 따뜻함을 전달해주는 작가로 성장해가는 과정이 보인다.
언듯, 삶이란 엄청 거창해 보이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꼭 거창한 것만이 삶은 아니라는 것이다. 모래처럼 자잘한 것들이 모이고 모여서 하루를 이루고, 그런 하루들이 모여 삶을 만드는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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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자기만 알고 있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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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아아 드디어!!! 호연작가의 신작이 나왔구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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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금일기』는 시적 감수성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웹툰 작가 호연이 2003년부터 2011년까지 자신의 블로그에 올렸던 세 컷 형식의 만화일기를 모은 것이다. 사금일기란 모래알 속에서 사금을 건져내듯 평범한 일상 속에서 소중한 순간들을 발견하여 그린 일기라는 뜻이다. 장장 8년 동안 자신의 이야기를 진솔하게 담아냄으로서 삶과 주변의 따뜻함을 효과적으로 표현해냈다. 붓펜으로 ‘필기’하듯 그려냈지만 그 안에서 따뜻한 감수성과 추억의 한 켠을 느껴볼 수 있다. 어린 시절에 대한 회상에서부터 일상에서의 유쾌한 에피소드, 자아성찰까지 다양한 주제를 담아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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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연 작가님의 '사금일기'가 나왔다고 해서 기뻤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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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륭한 일을 한 인물들의 삶을 본받고자 할 때 사람들은 그들이 쓴 책을 읽습니다. 나의 이름으로는 살아보지 못한 인생을 책을 통해 살아보며 그 속에서 수많은 깨달음을 찾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호연이라는 사람이 저에게 '사금일기'를 통해 선물한 것은 시간이었습니다. 저의 8년은 울기도 하고 웃기도 했으며, 슬퍼 견딜 수 없는 시간도, 또 너무 행복했던 시간도 있었습니다. '사금일기'에서 만날 수 있는 호연작가님의 8년 또한 행복하고 때론 슬펐지만 그것은 제가 겪을 수 없는 또 하나의 누군가의 시간이었습니다. 모든 사람들이 그러하듯이 호연작가님은 '사금일기'안에서 다양한 순간을 맞이했지만 나라는 이름으로 그 일들을 받아들이는것과는 사뭇 달랐습니다. '사금일기'를 통해 제가 첫번째로 배운것은 내 방식대로가 아닌, 호연작가님의 방식대로 순간에 대처하는 방법입니다. 두번째로 배운 것은 그 순간들을 즐기는 방법입니다. 힘든 순간을 이겨낸 후에 나오는 환호성이 아닌 단순히 그 순간을 진심으로 즐기기 때문에 터져나오는 환호성을 들었습니다. 모든 일에는 이유가 있기 때문에, 그 또한 지나가면 잡지 못할 시간이기 때문에 저도 이제는 바흐의 선율보다 아름다운 그 환호성을 지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어떤 시간이 지나가면 또 다른 새로운 것이 제게로 오게 됩니다. 누구에게도 똑같은 일은 반복되지 않습니다. 제가 살고 있는 오늘은 어제와는 다른 것이고, 내일 또한 다를 것입니다. 매일 같은 일상을 걷고 있다 하더라도 오늘과 내일의 점심 메뉴는 다를 것이고, 밑반찬도 다를것입니다. 오늘 나를 스쳐 지나가는 사람은 내일 나를 스치는 사람과는 다른 사람일것입니다. 새로운 일을 맞이할 때는 누구나가 능숙할 수 없습니다. 매 순간 아슬아슬하게 줄타기를 하는 제 손을 잡아줄 수 있는 사람이 '사금일기' 속 사금군이 되었습니다. 그게 마지막으로 제가 이야기하고싶은 제 세번째 배움, 새로운 일을 시작하는 사람의 자세입니다. 인생은 제가 말한 순간들의 연속이라 생각합니다. 새로운 것이 시작되고, 가끔은 힘겨워하지만 그 시간들을 화려하게 이겨내는 것. '사금일기'에는 나의 인생을 남부럽지 않게 살아가는 방법이 있습니다. 먼 여행을 떠나는 사람에게는 나침반과 지도가 되어 주고, 여행중에 있는 사람에게는 친절히 여행지를 안내해 줄 가이드가 되어 줄 것이며 여행을 끝내고 돌아온 이이게는 편히 쉴 수 있는 집이 되어 줄 것입니다. 제가 이 책을 '모든 이를 위한 책'이라 소개하는 것이 그 이유입니다. 또한 제가 이 글을 누군가에게 말하는 어투로 쓰고 있는 것 또한 누구나 꼭 한번쯤 '사금일기'를 읽었으면 하기 때문입니다. 호연작가님이 한 권의 책에 담은 8년을 통해 내가 아닌 타인의 8년을 살아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시간속에서, 위에서 얘기한 많은 것들을 배우고 느꼈습니다. 저에게 결코 돈으로는 살 수 없는 8년을 선물해주셔서 저와 소통한 호연 작가님께도, 도움을 주신 애니북스에도 참 감사하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