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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평은 세트 상품에 별개 리뷰로 쓰겠고, 이 난에는 몇 가지 단편적인 소감만 적어 보겠다.
28쪽 저자는 5공 시절에 비해 자신의 정부가 물가 관리를 잘 수행하지 못했다는 평가에 대해 다소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강압적 수단(그런 표현을 쓰지는 않았다)에 의존하던 시절과, 여하간 민주화를 이룬(자평) 자신의 시대가 동일한 잣대로 비교될 수는 없으며, 원가 상승 요인이 있으면, 게다가 누적되기까지 했으면 제때 반영하는 정책을 택하는 것이 定石이라는 취지인데, 이 부분을 거론하는 사람들의 속뜻은 그게 아닌 걸로 안다. 1980년대는 그 이전과 이후를 같이 비교해 보아도, 섹터 각 부분이 유달리 균형 있는 성장을 이룬 시기였는데, 대체 그 정도의 초고도 성장률이 유발하는 인플레이션 압력이 겉으로 표시가 나지 않을 만큼, 벡터합이 효과적으로 거세되던 경이로움이 있었다. 이는 세계적으로 3低의 호황이 있었고, 이전 통치자도 미처 갖지 못했던 초일류 천재 경제관료들의 혁혁한 공이 있었다는 점에서 전두환의 행운이었다고 할 수도 있다. 어쨌든, 강압적으로 때려잡는다고 해서 무조건 물가가 평정되는 건 아니고, 1970년대 반입헌적 시스템에 기반한 유신 정권에서 물가가 얼마나 올랐던지를 살펴 보면 5공의 핸들링이 그리 만만하게 후려쳐질 일이 아니라는 것 쉽게 알 수 있다. 과도적 정권의 어려움을 이해한다손 쳐도 이 부분은 다소 초라한 변명처럼 들린다.
17쪽 맨 아래. '시행 착오(trial and error)'라 할 때 '시행'은 試行이라고 쓰지 이 책의 표기에서처럼 '施行'이 아니다. 후자는 정책 따위를 베풀어 널리 펼친다는 뜻이고, 전자는 시험 삼아 해 본다는 뜻에 불과하다. 행여 '정책의 施行과 그 착오'라는 뜻으로 쓴 의도였다면, 조어법의 기본도 모르는 무식의 소치일 것이고, 어떤 사람이 책의 교정을 봤는지 참 한심한 일이다.
화제가 되었던 정치자금 관련 서술은 마지막 49장, 50장에 몰려 있다. 일단 율곡 사업 부분. 당시에도 김종휘 전 수석이 미국에서 망명을 신청했다는 보도가 있었고, 이후 사실무근이라는 정정이 바로 이어졌던 점 기억이 난다. 이 율곡사업 감사는 바로 이회창 씨(당시 감사원장)의 주도로 이루어진 조치인데, 저자의 비난은 주로 김영삼을 향해 있고 정작 씨의 이름은 거론하지 않고 있다. 말미에는 최회장-소영 씨 부부의 20만 달러 사건도 언급하며 억울함을 나타내고 있지만, 그 스캔들의 본질은 소위 율곡비리에 부당하게 결부가 되었는가의 여부가 아닌, 한국과 미국에서의 외환관리 관련 현행법 위반이 있었으냐 아니냐 하는 사실이다. 변칙입금 사실도 크게 화제가 되었었지만, 더 놀라웠던 건 그 거액을 순순히 당국(미국 연방정부)에 포기하고 말았다는 보도였는데(책에 나온 건 아니고 당시 국내 언론 보도), 노씨 관련 비리라면 사소한 것도 빼지 않았던 당시 정부 하의 언론(여전히 통제되고 있었음)이 이 스캔들만은 며칠 지나지 않아 흐지부지하고 말았던 것도 지금 돌이켜보면 참 의아스러운 일이었다. 2세의 추문이라 하면 자신에게도 남의 일이 아닌지라 도둑 제 발 저렸던 것일까? (작성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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