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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세하지만... 소름끼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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꽁꽁 얼어붙은 겨울날. 만세소리와 일장기가 소용돌이치는 역 플랫폼. 사랑하는 딸아이와 배웅을 나온 아내는 죽음의 전쟁터로 향햐는 남편에게 미소를 지으며 자신의 부정을 고백한다. "이 아이는 당신의 딸이 아니야." 모든 최의 악연은 거기서 부터 시작되었다..... 시간이 흘러....     하얀 태양 빛이 찌는 듯한 무더위로 세상을 채워가던 한 여름의 어느날, 가정주부 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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꽁꽁 얼어붙은 겨울날.

만세소리와 일장기가 소용돌이치는 역 플랫폼.

사랑하는 딸아이와 배웅을 나온 아내는 죽음의 전쟁터로 향햐는 남편에게 미소를 지으며 자신의 부정을 고백한다.

"이 아이는 당신의 딸이 아니야."

모든 최의 악연은 거기서 부터 시작되었다.....

시간이 흘러....

 

 

하얀 태양 빛이 찌는 듯한 무더위로 세상을 채워가던 한 여름의 어느날, 가정주부 사토코의 집 안마당에서 네 살 난 조카의 시체가 발견된다. 그리고 그때까지 이어졌던 모든 평범한 일상은 무너져버리고 만다. 참혹한 유아 살인 사건과 관련하여 사토코를 비롯한 일곱명의 등장인물이 번갈아 자신의 속마음을 고백하고 결국 일가족의 뒤편에 숨겨져 있던 음울한 진실들이 하나둘 밝혀진다.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독자를 후려치는 섬뜩한 반전...  (책 표지 줄거리 중에서)

 

어떤 작가의 스타일이 좋아지면 나는 그 작가의 모든 책을 찾아서 읽어보는 스타일이다.

얼마전 채식주의자라는 책을 읽고 그녀의 책을 찾아 읽으려 생각중이었는데

아무래도 이 작가의 책도 찾아봐야할 것 같다.

미스터리 추리 소설이라 칭하는 이 책이 흥미를 유발하고 관심을 가지게 되는 이유는 한 사건을 바라보는 그와 관련된 사람들의 심리 묘사다.  다 같이 있다면 결코 내뱉어선 안될 숨은 이야기들이 파헤쳐질수록 경악을 금치 못한다.

 

전쟁은 누구에게나 아픔을 동반할 것이다.  언제 죽을지 모를 전쟁 열차에 올라타는 남편에게 당신의 딸이 아니라고 고백하는 부인의 모습은 깊은 상처가 되어 이 남자의 기억속에 뚜렷이 자리잡는다.

시간이 흘러 전쟁에서 살아온 그가 재혼을 하고 아들을 낳았음에도 그 기억은 마음속 짐처럼 이 남자의 삶에 깊숙히 침투해 괴롭힌다.

사건은 그의 아들 집에서 일어난다.  4살난 여자 아이의 죽음은 왜 그리고 누구 때문이었을까?  한때는 사랑의 표시였을 아이였다. 어떻게 해서든, 어떤 방법을 강구해서든 낳아야 할 명품같은 존재였다.  하지만 불같았던 사랑도, 증명해야 했던 사랑도 결국엔... 다른 사람에게로 향한 시선을 거두지 못한다. 자신의 처지를 알았을때 아이는...  한때 자신이 저질렀던 불장난 같은 결과물이 되어 버렸다. 

그 아이 때문에 새롭게 출발할 수 없다. 그 아이를 볼수록 그 사람이 생각나니까....

 

4살 아이가 죽었음에도 모두 자신의 일이 아닌양 3자가 되어, 3자의 시선으로 무덤덤하다.

직접적인 살인 의도가 없었음에도 모두가 살인자일지도 모른다.  아이는 세상에 태어났지만 제대로(?) 사랑받지 못한다.  의심의 눈초리가 되고 아픔의 눈초리가 되고 귀찮음의 눈초리가 된다.

어찌보면 전혀 한국스럽지 않은, 그래서 가장 일본스러운 미스터리 추리 소설일지 모른다.

사건 배경이 우리네 정서와 맞지 않으니까..   하지만 각자 자신이 처한 상황을 독백의 형식으로 고백할때는 소름이 끼쳤다.  선한 얼굴을 한 우리도 때론... 무관심이란 악한 본성을 쿨하다는 이유로 마구 남발하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볼 일이다.

YES마니아 : 로얄 이달의 사락 k*****3 2011.12.06. 신고 공감 5 댓글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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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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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리 소설가 중에서 서정적인 문체로 사람의 심리를 파고드는데 뛰어나다고 알려진 "렌조 미키히코". 그의 이번 소설 "백광" 또한 아름답고 서정적인 글 속에 충격으로 물드는 미스터리와 트릭들이 살아 숨쉬고 있다. 소설 "백광"에는 한 편의 불륜드라마를 방불케 하는 스토리라인 속에서 치밀하게 짜여진 트릭과 격조높은 문체가 빛난다.   하얀 햇살이 한가득 쏟아지는 한 가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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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리 소설가 중에서 서정적인 문체로 사람의 심리를 파고드는데 뛰어나다고 알려진 "렌조 미키히코". 그의 이번 소설 "백광" 또한 아름답고 서정적인 글 속에 충격으로 물드는 미스터리와 트릭들이 살아 숨쉬고 있다. 소설 "백광"에는 한 편의 불륜드라마를 방불케 하는 스토리라인 속에서 치밀하게 짜여진 트릭과 격조높은 문체가 빛난다.  


 하얀 햇살이 한가득 쏟아지는 한 가정의 마당에서 끔찍한 살인 사건이 일어난다. 피해자는 다름 아닌 네 살박이 여자아이. 이모 집에 놀러온 조카이다. 아직 누구에게 어떤 원한을 사기에도 짧은 인생을 산, 그 아이를 둘러싼 일곱 등장 인물의 내면의 심리 고백이 시작되면서 오히려 진정한 범인이 누구인지 점점 더 미궁 속으로만 빠져들고 충격적이고 암울한 진실이 속속들이 드러난다. 


 평범한 한 가정에 깊숙한 곳에 숨겨져 있던 진심과 진실들. 독자로 하여금 이런 음울한 속내가 숨겨져있는 이 가정을 "평범한 가정"이라고 여기게 하고, 그 속에서 철저하면서도 절대 추하지 않게 담담히 그 내면을 전달하는 것이 이 소설의 첫번째 매력이다. 이 소설은 소위 막장드라마를 방불케하는 콩가루집안 이야기인 것이 점점 드러나게 되는데도 불구하고 불쾌감을 불러일으키기보다 더욱 독자가 소설에 집중하게하고 흡입력있게 이야기를 전개해 나가는 대단한 필력을 지니고 있다.


 더불어 이 소설은 어디까지나 미스터리, 추리 소설이기에 왜 네 살짜리 조카딸이 죽어야했는지, 누가 죽였는지 여기에 초점이 모아질 수 밖에 없다. 그럼에도 이 소설은 마치 소설 속 등장인물들처럼 정작 중요한 그 문제에 대해서는 무심한듯이 등장인물들 각자의 심리 고백만을 적어나가면서 독자가 진실에 점점 다가가게될 수록 점점 더 미궁으로 빠져들게 만든다. 계속해서 뒤통수를 후려치는 반전과 반전이 꼬리를 물고 도대체 누가 죽인건가하는 의문이 계속 커져나가게 된다. 단순히 이런 이야기만이 이어진다면 의문만이 가득한 허무맹랑한 이야기가 되고 말겠지만, 반전이 계속 되는 한 편으로 오히려 역설적으로 진정한 진실에 다가서는 정말 치밀한 구성을 보여준다. 바로 이런 치밀한 트릭이 이 소설의 두번째 매력이다.


 미스터리, 추리 소설이 아름다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최고의 작가, 렌조 미키히코, 그의 아름답고 서정적인 문체와 치밀한 트릭 구성 을 정말 잘 보여주는 소설 "백광". 이 소설은 이 두 가지의 매력만으로도 충분한 가치를 지니는 대단한 미스터리 소설이라 감히 말해본다.

j******s 2011.09.18. 신고 공감 4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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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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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가진 속마음을 얼마나 속일까? 여기 한 소녀의 죽음을 통해 서로가 외면했던 진실과 마주하게 되는 소설이 있다. '백광' 저자 렌조 미키히코는 이미 조화의 꿀, 회귀천 정사를 통해 이미 우리나라에서도 꽤 많은 팬을 가지고 있는 작가다. 아직은 좋아한다고 말할 수 없지만 저자의 작품은 여러권 읽었다. '백광'은 우연히 발견한 책인데 우리나라 아침드라마에서 보여주는 막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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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가진 속마음을 얼마나 속일까? 여기 한 소녀의 죽음을 통해 서로가 외면했던 진실과 마주하게 되는 소설이 있다. '백광' 저자 렌조 미키히코는 이미 조화의 꿀, 회귀천 정사를 통해 이미 우리나라에서도 꽤 많은 팬을 가지고 있는 작가다. 아직은 좋아한다고 말할 수 없지만 저자의 작품은 여러권 읽었다. '백광'은 우연히 발견한 책인데 우리나라 아침드라마에서 보여주는 막장 스토리지만 진실을 풀어내는 방식으로 인해 재밌게 읽었다.

 

어쩌면 처음부터 네 살 여아의 살인사건의 범인이 누구인지는 충분히 짐작하고 시작한다고 볼 수 있다. 나역시도 아마.. 했던 것이 사실로 밝혀졌다. 가족이란 이름으로 살고 있지만 그들은 남보다 못한 마음을 가슴에 품고 살아가는 존재들이라고 봐도 무방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남보다 뛰어난 능력이나 외모를 선물받은 사람은 신의 축복일까? 아님 시험일까? 같은 부모에게 태어난 자매지만 사토코와 유키코는 여러 면에서 다르다. 자신의 감정을 잘 들어내지 않으면서 모든 것을 수긍하며 살아가는 평범한 가정주부 사토코와 어릴적부터 자신보다 모든 면에서 뛰어난 언니 사토코에게 패배감 아닌 패배감을 가지고 있어 언니보다 유일하게 나은 미모와 몸매를 이용할 줄 아는 동생 유키코.... 한쪽의 양보와 눈속임으로 인해 항상 사이좋은 자매로 보이지만 그들의 내면은 복잡한 감정으로 인해 한시도 편하지 않다.

 

유키코는 문화센터에서 배움을 갖는다는 이유를 대며 자신의 딸 나오코를 언니 사토코에게 맡긴다. 언니 역시 자신의 딸 가요를 치과에 데리고 가야하고 나오코에게 느껴지는 묘한 감정으로 인해 거절하고 싶지만 입 밖으로 꺼내지 못해 또 동생 유키코의 부탁을 들어주고 만다.

 

치매증상이 있는 시아버지는 나오코의 존재를 불편하게 생각하지만 어쩔 수 없이 나오코를 집에 두고 사토코는 딸 가요와 함께 치과에 간다. 치과에서 돌아와 보니 나오코의 존재는 사라지고 불안감에 휩싸여 있을때 시아버지의 뜬구름 없는 이야기를 확인해보니....

 

나오코의 시신이 발견되고 누가 범인인지에 대한 여러 의견이 나오기 시작한다. 가족들이 서로의 마음을 숨기고 살았던 진실을 털어놓기 시작하면서 추악함이 들어나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서술방식으로 인해 예전에 재밌게 읽었던 미나토 가나에의 데뷔작 '고백'이 떠올랐다.

 

매번 TV에서도 우리나라 아침드라마의 막장스토리에 대한 이야기가 많다. 그럼에도 높은 시청률을 갖고 TV 앞으로 끌어들이는 욕하며 본다는 막장드라마의 전형적인 스토리를 백광에서 여지없이 보여주지만 스토리를 풀어가는 방식이 좋다. 그들의 마음속에 담고 있는 내면의 소리를 통해 서로가 상대에게 느끼는 감정들이 하나하나 벗겨진다. 허나 그 이야기 역시 그들 자신이 서로 소통하지 못해 만들어낸 자신들만의 이야기는 아닌지....

 

불편한 마음으로 책장을 덮으며 네 살배기 어린아이 나오코의 마지막 말이 자꾸만 생각이 난다. 



q******5 2013.06.26. 신고 공감 3 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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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어도 마음 무거운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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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외로, 점점 깊이 빠져들며 읽었다. 단순히 살인 사건을 풀어나가는 것도 아니고, 인간의 악한 면을 노골적으로 강조하는 것도 아니고. 은근히, 지속적으로, 마음을 놓지 못하도록 하면서 끝까지 읽게 만들었다. 마치 놀리는 것 같기도 했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너는 이런 생각으로 괴로워한 적은 없었는가, 이런 욕구로 자신을 속인 적은 없었는가 하는 듯이.   한 사람의 내면을 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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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외로, 점점 깊이 빠져들며 읽었다. 단순히 살인 사건을 풀어나가는 것도 아니고, 인간의 악한 면을 노골적으로 강조하는 것도 아니고. 은근히, 지속적으로, 마음을 놓지 못하도록 하면서 끝까지 읽게 만들었다. 마치 놀리는 것 같기도 했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너는 이런 생각으로 괴로워한 적은 없었는가, 이런 욕구로 자신을 속인 적은 없었는가 하는 듯이.

 

한 사람의 내면을 들여다 보는 일은 흥미롭겠다. 그가 오늘날의 그가 되기까지 어떤 경로로 살아왔는지, 오로지 그 한 사람만이 아니라 그를 낳아 준 부모로부터 부모의 부모에 이르기까지, 어쩌면 자신만의 능력 그 밖에서 주어지는 운명 같은 삶의 한계들. 행동 하나, 다짐 하나, 결정 하나하나가 우연도 없고 순수한 본인의 의지만으로 이루어지는 것도 아니고, 꼬리에 꼬리를 물면서 그렇게 할 수밖에 없게 되는 마지막에 이르기까지, 나는 내가 살고자 하는 의지와 노력만으로 살아갈 수 있는 존재일까.

 

가엽다. 어느 한 사람 가엽지 않은 사람이 없다. 모든 삶이 이렇게 짐스럽지는 않을 텐데. 이 일본 작가는 고단한 삶에 특별히 애착을 갖고 있는 모양이다. 산뜻한 인물 하나 없으니. 아이도 어른도 서로를 지켜 내기에는 힘들 뿐이다. 그래서 내가 먼저 행복해야 다른 사람도 행복해질 수 있는 것이라고 했을까. 검은 연기처럼 감도는 서로를 향한 증오, 필연적인 게 아니어서 더 섬뜩했다.

 

흰빛. 태양. 밝음은 어둠을 품고 있다고 하는데. 사람에 대한 거리감을 유지하는 게 얼마나 필요한 능력인지. 가까운 가족에 대한 믿음이 새삼 소중하게 느껴진다. 너무 미워하지는 말 일이다.



YES마니아 : 로얄 j***6 2014.06.10.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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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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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이는 당신의 딸이 아니야." 전쟁터로 떠나는 남편에게 자신의 부정을 밝히는 아내로부터 사건은 시작되었다. 이모 사이토에게 맡겨진 4살 나이의 나오코, 사이토는 딸을 데리고 치과에 가야하는 터라 어린 조카 나오코를 치매걸린 시아버지와 집에 남겨둔채로 외출을 하게 된다. 외출에서 돌아온 사이토에게 남겨진 것은 조카 나오코의 실종, 그리고 "아이는 죽어서 능소화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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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이는 당신의 딸이 아니야." 전쟁터로 떠나는 남편에게 자신의 부정을 밝히는 아내로부터 사건은 시작되었다. 이모 사이토에게 맡겨진 4살 나이의 나오코, 사이토는 딸을 데리고 치과에 가야하는 터라 어린 조카 나오코를 치매걸린 시아버지와 집에 남겨둔채로 외출을 하게 된다. 외출에서 돌아온 사이토에게 남겨진 것은 조카 나오코의 실종, 그리고 "아이는 죽어서 능소화나무 아래에 묻혀 있다"라는 뜻모를 시아버지의 말이다. 나오코는 그날 이모 집 안마당에서 능소화나무 밑에 파묻힌 시체로 발견되어졌다.

 

여기 어린 나이에 불행한 죽음을 맞아야 하는 한 소녀의 죽음에는 여러 사람들의 이해관계가 얽히고 설켜 있다. 과연 누가 소녀를 죽인 범인일까? 게이조, 아키요, 사토코, 유키코, 류스케, 다케히코, 가요 등 나오코의 죽음에 연관된 일곱 명의 인물들이 등장 자신들의 속마음을 고백한다. 모든 사람들은 나오코를 죽일만한 이유를 가지고 있고 죽일만한 여건도 된다. 그렇지만 그것을 실행에 옮길만한 사람은 누구일까? 전쟁터로 떠나갈때 전처에게 부정을 고백받은 시아버지? 동생과 남편의 불륜을 지켜봐야만 했던 아내? 아니면 처제의 불륜의 결과물로 태어난 자신의 자식을 봐야하는 남편?

 

대학생 히라타는 왜 자신과 불륜에 빠진 여자의 아이를 살해하려고 했던 것일까? 한 사람이 고백할때는 그가 범인인것 같지만 또 다른 사람이 고백하면 고백을 하는 사람이 범인처럼 여겨졌다. 치매에 걸린 시아버지 게이조, 아들 류스케와 며느리 사토코 그리고 딸 가요, 여동생 유키코와 남편 다케히코 그리고 살해당한 딸 나오코, 언니를 미워하는 마음에 형부와 불륜을 저질렀던 여동생 유키오는 아이를 볼때마다 불륜이 떠오르고 그래서 더 아이가 부담스러웠던 것은 아닐까? 또 아내의 끊임없는 불륜을 지켜봐야만 했던 남편 다케히코의 입장은 어떠할까?

 

렌조 미키히코는『회귀천 정사』로 먼저 만나본 작가다. 표지속의 소녀는 왜 새장속에 갇혀있는 것이며 얼굴이 꽃으로 가려져 있는 것인지 의문을 가진 가운데 읽어가고 있다. 누가 진범이냐를 따지기 이전에 왜 그런 사건이 벌어져야 했는지를 따지고 싶다. 어른들에 의해 저질러진 원죄때문에 묻혀버려야만 했던 4살 가엾은 소녀, 꼭 꼭 숨어라 머리카락 보일라. 아이를 희생시키면서까지 숨기려했던 비밀이라면 더 이상 밝혀지지않게 꽁꽁 숨기고 그 죄악속에서 평생을 괴로워하며 살라고 말해주고 싶다. 그것을 위해 진범이 밝혀지면 안된다고 모두가 진범이라고 말해줘야겠지.



s*******1 2014.05.13.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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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소녀가 죽었다. 태어난지 4년남짓 된 아이의 원죄는 무엇이었을까. 소녀의 죽음을 둘러싸고 알리바이가 있건 없건 연류된 사람들은 모두 가족이거나 가족과 연계된 사람들이어서 더 충격적인 소설 [백광]은 렌조 미키히코의 작품이다. [회귀천 정사]보다 더 진한 향을 풍기며 독자들을 유혹하고 있는 [백광]은 얼마전 가슴 아프게 읽었던 한 소설이 홀로코스트라는 역사적 배겨의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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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소녀가 죽었다. 태어난지 4년남짓 된 아이의 원죄는 무엇이었을까.

소녀의 죽음을 둘러싸고 알리바이가 있건 없건 연류된 사람들은 모두 가족이거나 가족과 연계된 사람들이어서 더 충격적인 소설 [백광]은 렌조 미키히코의 작품이다. [회귀천 정사]보다 더 진한 향을 풍기며 독자들을 유혹하고 있는 [백광]은 얼마전 가슴 아프게 읽었던 한 소설이 홀로코스트라는 역사적 배겨의 아픔을 밑바탕에 깔고 시작하는 것과 달리 지극히 가정사 내에서 파생되지만 결국엔 인간의 심리를 저 밑바닥까지 끌어내려 샅샅히 훑게 만드는 점에서는 공통점을 가진다.

 

꽁꽁 얼어붙은 겨울날, 전쟁터로 떠나는 남편에게 "이 아이는 당신의 자식이 아니야"라고 내뱉은 잔인한 전처의 고백.

전쟁터에서 심리적 상처를 극복하지 못하고 한 소녀를 죽이고 만 과거를 떠안고 살아가는 치매 노인.

자신의 남편과 여동생의 불륜에 괴로워한 가정주부.

형부를 비롯해서 많은 남자들을 전전하며 살았지만 만족스럽지 않았고 결국 자신의 딸을 죽이고 싶은 열망에 사로잡힌 여자.

아내의 여동생이 낳은 자신의 딸을 스스로 마당에 묻어야 했던 남자.

불륜녀의 아이를 죽이기 위해 집에 잠입한 한 대학생.

이 모든 사실을 묵묵히 지켜보며 입을 다물어야했던 집.

 

죄악은 과연 어디에서부터 시작되어서 소녀의 죽음으로 고통의 소리를 내지르게 되었던 것일까. 일곱명의 등장인물은 각각의 알리바이와 사연들을 담고 있으면서도 묘하게 뒤틀린 가정을 억지로 끼워맞추며 편안한 일상을 살아가는 척하고 있었지만 섬뜩한 반전은 그들 모두가 범인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 이미 일어난 것이 아닐까 싶다. 소년탐정 김전일에서처럼 멋진 트릭을 원했던 것이 아니라 소녀의 죽음을 통해 산산히 부서진 이 가정의 어두움이 낱낱이 파헤쳐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읽게 된 [백광]은 사실 우리가 이루고 있는 가정이라는 울타리가 얼마나 쉽게 부서질 수 있는 것인지 알려주는 것 같아 참 고통스럽다.

 

읽는 내내 고통스러웠던 소설을 뒤로 하고, 범인이 밝혀졌지만 여전히 찝찝한 마음을 감추지 못한 채 책장을 덮으면서 나는 마당에 묻힌 4살 짜리의 죽음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고 있다. 소설 속이긴 하지만 죽어버린 4살짜리의 죄는 어른들이 만든 것인데, 아이가 희생되어서야 그 어른들의 죄가 밝혀지는 것은 너무나 억울하지만 어쩌면 이것이 인생인가 싶어져 쓴 커피를 연커푸 들이킨 듯한 우울함을 감출 수 없게 되었기 때문이다.




 

i*****i 2011.10.11.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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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광 - 렌조 미키히코 (양윤옥 옮김, 폴라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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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의 홍수 속에 오랜만에 공백이 생겨 책장 속에 갇혀 있던 책들을 지켜보다가매번 특별한 이유도 없이 뒤로 미뤄오던 렌조 미키히코의 ‘백광’을 집어 들었습니다.처음 만나는 작가지만 이름도, 작품 제목도, 표지도 무척 온화해 보여서부드러운 일상 미스터리가 아닐까, 예단했다가 정말 제대로 뒤통수를 맞고 말았습니다.   평범한 중산층 주택 마당에서 4살 소녀가 교살당한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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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의 홍수 속에 오랜만에 공백이 생겨 책장 속에 갇혀 있던 책들을 지켜보다가

매번 특별한 이유도 없이 뒤로 미뤄오던 렌조 미키히코의 백광을 집어 들었습니다.

처음 만나는 작가지만 이름도, 작품 제목도, 표지도 무척 온화해 보여서

부드러운 일상 미스터리가 아닐까, 예단했다가 정말 제대로 뒤통수를 맞고 말았습니다.

 

평범한 중산층 주택 마당에서 4살 소녀가 교살당한 후 매장된 사체로 발견됩니다.

유아살해라는 충격적인 소재이긴 하지만, 사건은 이게 전부입니다.

하지만 작가는 소녀가 살해될 당시 집에 머물거나 드나들었던 7명의 인물을 통해

소녀의 죽음 이면에 도사리고 있는 그들간의 균열, 갈등, 복수심, 집착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특히 이들은 가족이거나 그에 준하는 관계라서

누가 범인이어도 그 결과는 참담할 것이 분명하기에 초반부터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습니다.

 

4살 난 조카딸 나오코를 돌봐주기로 여동생 유키코와 약속했던 사코토는

본의 아니게 치매에 걸린 시아버지와 나오코만 집에 남겨두고 외출하게 됐는데,

그 사이 나오코가 살해당했고, 조사 결과 꽤 많은 인물이 범인일 수 있는 상황이 벌어집니다.

치매 환자인 시아버지, 사건 발생 시각에 회사에 없던 남편, 나오코를 방치한 사코토 본인,

자유분방한 삶을 구가하던 나오코의 엄마 유키코와 그녀의 불륜남,

그런 아내 유키코를 지켜보며 괴로워했던 남편 다케히코 등이 그들인데

그들은 차례차례 심중에 감춰뒀던 자신만의 끔찍한 비밀들을 독백으로 털어놓거나

날선 대화를 통해 상대의 진실과 거짓을 캐는 모습을 반복하여 보여줍니다.

 

작가는 다양한 인물의 1인칭은 물론 객관적인 3인칭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시점을 활용하는데,

처음엔 그 이유도 잘 모르겠고 약간의 혼란도 느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이 다양한 시점 구성 자체가 작가의 고도의 전략이란 걸 깨닫게 됐습니다.

각 인물이 소녀살해와 관련된 은밀한 고백을 1인칭 화법으로 털어놓을 때마다

독자는 그럼 이 사람이 범인인가?’라는 확신에 가까운 짐작을 하게 되는데,

문제는 다음 챕터에 넘어가 또 다른 인물이 고백을 털어놓자마자

앞선 짐작이 온통 허사가 돼버리고 예상치 못한 반전과 마주하게 되는 것입니다.

 

말하자면, 누구나 범인인 것 같지만, 또 동시에 누구도 범인이 아닌 것 같은,

, 누구나 살해동기를 가진 것 같지만, 동시에 그 반대인 것 같기도 한 아이러니가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쉴 새 없이 등장한다는 뜻입니다.

번갈아 등장하는 1인칭 시점을 따라가다 보면 모두가 소녀를 죽이고 싶었던 같기도 하고,

모두가 다른 사람의 범행을 감추기 위해 스스로 희생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그런 탓에 소설 속 인물들은 물론 독자마저 점점 패닉 상태에 빠져들기 시작하고

진실이란 게 과연 있기나 한 걸까, 라는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게 됩니다.

오죽하면 메인 화자인 사토코가 오히려 이 노인네만 정상이고 미친 건 우리 쪽이다.”라며

자신들이 처한 미스터리한 상황을 자탄하기도 합니다.

 

스포일러가 될 수 있어 등장인물간의 관계나 갈등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않았는데,

위에서 언급한 내용대로 이 작품은 사건 중심의 이야기라기보다는

각 인물의 고통스런 전사(前史), 비틀리고 일그러진 악연, 참아왔던 분노와 배신감의 폭발 등

심리적인 서사가 굉장히 강한 작품입니다.

그런 서사에 서술트릭의 일종이라고도 할 수 있는 다양한 시점 변화가 끼어든 덕분에

꽤 집중력 있는 책읽기가 필요하기도 합니다.

저는 출퇴근길에 띄엄띄엄 읽다 보니 얼마 안 되는 분량임에도 사흘이나 걸렸고,

그래서인지 작품의 진짜배기 맛을 제대로 못 본 느낌이 들기도 했습니다.

관심 있는 독자라면 가능하면 한 번에 집중해서 완독할 것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대담한 설정과 서정성 넘치는 문체로 굵직한 문학상을 휩쓸었다는 출판사의 작가 소개글이

절대 과장이 아니라는 것을 이 작품을 통해 직접 확인한데다,

렌조 미키히코의 작품들이 비슷한 미덕과 장점을 지녔다는 번역가 양윤옥 님의 후기 덕분에

회귀천 정사등 그의 다른 작품들도 조만간 찾아 읽고 싶어졌습니다.

그야말로 먼지 쌓인 책장 속에서 보물을 찾아낸 기분이랄까요?^^

h****s 2018.10.02. 신고 공감 1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밝은 햇빛아래 오히려 더 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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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에 읽은 렌조 미키히코 작품 (1997년 단편, [미녀: 어지러워])은 뭔가 '육덕지다'는 끈끈한 느낌을 안겨주었기에 그닥 기대를 하지않고 읽었다 (그 육덕진 느낌은 이 작품에서 유키코로 이어진다) . 근데, 꽤 괜찮다.어떠한 사건이 발생되고 이와 관계된 인물들이 각자 자기 버전의 이야기를 늘어놓는 류의 [라쇼몽]이나 [핑거포스트 1663, 상반기 최고의 작품)]처럼, 하나의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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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에 읽은 렌조 미키히코 작품 (1997년 단편, [미녀: 어지러워])은 뭔가 '육덕지다'는 끈끈한 느낌을 안겨주었기에 그닥 기대를 하지않고 읽었다 (그 육덕진 느낌은 이 작품에서 유키코로 이어진다) . 근데, 꽤 괜찮다.어떠한 사건이 발생되고 이와 관계된 인물들이 각자 자기 버전의 이야기를 늘어놓는 류의 [라쇼몽]이나 [핑거포스트 1663, 상반기 최고의 작품)]처럼, 하나의 사건에 대해 관계된 인물들이 속내를 털어놓지만, 언급된 작품들, 특히 [라쇼몽]보다 더욱 공정하게 사실을 독자에게 보여준다.

 

2002년 장편인 [백광]의 제목은 '백광원석정화'로 위패에 쓰여져있는 말로, 맨처음 시작한 화자가 모든 인물들의 고백을 돌아 맨마지막에 정점을 찍으면서 그제사 그 제목의 의미를 다시 곱씹어볼 수 있게 된다.

 

이제는 75세의 게이조는 태평양전쟁 반발시 징용되어 나가는 기차앞에서 아내가 던진 충격적인 고백을 듣는다. 당신 (남편)이 그리도 지겹게 신신당부하는 이 아이 (딸)은 당신 핏줄이 아니예요. 그보다 더 남는 것은, 뿌연 창문 너머 남편을 떠나보는 그 아내의 눈빛. 그는 배치된 태평양의 섬에서 또다른 엄청난 사건을 겪고 돌아와 아키요와 재혼을 하였다.

 

그리고 낳은 아들 류스케. 며느리 사토코와는 사이가 좋았던 시어머니는 남편을 지긋지긋해하던 전처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다는 말을 했다. 차분한 사토코와 달리 그녀에겐 매우 육감적이고 질투가 많은 동생 유키코가 있다. 그녀는 언니 사토코과 매우 비슷한, 조용하고 성실한 다케히코와 결혼을 하고서도 여전히 여러 남자들과 바람을 피우고 있다.

 

언제부턴가 어울리지도 않는 문학수업을 듣는다며 언니 사토코에게 자신의 딸 나오코를 맡기는 유키코.  딸 가요를 치과에 데리고 가느라 가끔 치매기가 있는 시아버지 게이조에게 나오코를 맡기고 나온 그 찌는듯한 여름날, 나오코는 살해당하여 마당에 묻힌다.

 

엄청난 사건이지만, 이들 관련인물은 사건처럼 뜨거운 태양을 피하듯 그늘로 숨어 하나둘씨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빙산처럼 물 위에 떠오른 사실들을 이어주며 하나의 형체를 이루게 된다. 인물들은 진실을 거부하며 자신에게 이롭게 해석을 하거나, 사실을 안다는 이유로 다른 이보다 우월한 감정을 갖기도 한다.태양빛이 하얗게 뿌려지는 명명백백한 상황에서도 (눈이 부시어) 오히려 더욱 주변을 돌아볼 수 없듯.  하지만, 전체의 형체가 드러남에 따라 이 모든 인물들은 보여지는 정도와 달리 모두다 이기적이며 자기애에 사로잡혀있음을 알게된다.

 

격렬한 감정을 조용히 풀어가며, 인물들의 심리를 조명하는 작가의 스토리텔링은 엄청나다.

 

 

YES마니아 : 플래티넘 이달의 사락 k*****k 2014.01.24.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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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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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가만..책장을 덮고 너무 숨가쁘게 읽어 내려가는 바람에 내 머리속에서 정리가 안된다.끊임없이 이어지는 각자의 고백에, 매번 이번이 진짜 사건의 전말인가 싶으면 이어서 또 다른 진실이 드러나고 그렇게 끝까지 정말..마지막장까지 철저히 속아넘어가 버렸다. 솔직히 처음에는 무슨 드라마 같은 분위기도 나고 불륜이야기로 인해 그렇고 그런 소설같은 분위기도 나면서 좋은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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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가만..책장을 덮고 너무 숨가쁘게 읽어 내려가는 바람에 내 머리속에서 정리가 안된다.
끊임없이 이어지는 각자의 고백에, 매번 이번이 진짜 사건의 전말인가 싶으면 이어서 또 다른 진실이 드러나고 그렇게 끝까지 정말..마지막장까지 철저히 속아넘어가 버렸다.


솔직히 처음에는 무슨 드라마 같은 분위기도 나고 불륜이야기로 인해 그렇고 그런 소설같은 분위기도 나면서 좋은 느낌의 시작은 아니었다.
그리고 여동생의 어린 딸을 잠시 맡아 돌보는 사이에 그 조카가 행방불명되었다가 집 안에서 끔찍한 시체로 발견되는 부분부터 조금 긴장감이 감돌기 시작했지만 도저히 이해하기 힘든 엄마의 행동(네 살배기 딸이 살해되었다는 소식에도 그다지 놀라지도 않고 그 후의 행동도 큰 슬픔에 젖어 있지도 않은 듯 하고..) 에 뭐 이런 엄마가 다 있어. 아무리 불륜으로 눈이 어두워졌다 해도 그리고 아무리 소설이라고는 해도 이건 좀 심하네..라는 생각이 지배적으로 작용하면서 이 소설이 조금 시큰둥해졌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이 책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그 죽음에 대해 각자가 목격한 장면과 그동안 자신만이 알고 있었던 사실들을 털어놓으면서 내 머리속에서는 그 이해 못할 엄마의 행동은 소리도 없이 자취를 감추고 이 진실공방에 심취해버렸다.


바로 전에 읽었던 '모든 사람은 거짓말쟁이' 라는 책처럼, 이 책에서도 일곱명의 등장 인물들은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이 진실이라고 믿고 있다. 자신이 이 사건의 키워드를 쥐고 있다는 식으로 고백하는데 모든 것이 다 연관이 되어 있지만 사실은 진실은 아닌 것이다.


이들의 연이은 고백을 다 듣고 있는 독자로써는 모든 고백이 다 그럴싸하고 정말 그럴 꺼라 믿는데 그래서 이번이 정말 범인일꺼라 나름 정리를 해보지만 다음에 튀어나오는 고백으로 그러한 정리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게 된다.
그리고..마지막까지 생각지도 못한 진실이 기다리고 있다.


기가 막히게 잘 짜여진 추리소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태어날 때부터 누구의 축복도 받을 수 없었고 어처구니 없이 죽임을 당한 후에도 책이 끝날 때까지 그 아이의 존재로 인한 사건의 전말이 드러나는 것을 보면서 너무 마음이 아프고 씁쓸하기만 하다.

이 작가의 책은 이번이 처음인데 내 책장에 꽂혀 있는 상태로 잠시 잊혀졌던 '희귀천 정사'도 빨리 읽어보고 싶어진다. 그런데 이 책만큼 추리의 묘미가 굉장하지는 않을 것 같기도 하고..


[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



이달의 사락 m******7 2011.09.17. 신고 공감 1 댓글 3
리뷰 총점 종이책
白光 - 나도 담담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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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여자 아이의 살인사건으로 인해 하나 둘 씩 밝혀지는 진상들. 미나토 가나에의 [고백]과 흡사한 '고백' 형식을 빌려 이들의 잔인한 변주곡은 정말 담백하고 유려하게 흐른다.  렌조 미키히코의 작품은 처음 접해본다. 간략한 시놉시스도 물론 주목하게 된 바가 크지만, 새장에 갇힌 소녀의 얼굴을 가린 빨갛고 큰 꽃이 무얼 의미하는 지, 이 책의 표지에서 뿜는 아우라에 주저없이
"白光 - 나도 담담할 수 있었다." 내용보기

 어린 여자 아이의 살인사건으로 인해 하나 둘 씩 밝혀지는 진상들.
미나토 가나에의 [고백]과 흡사한 '고백' 형식을 빌려 이들의 잔인한 변주곡은 정말 담백하고 유려하게 흐른다. 

 렌조 미키히코의 작품은 처음 접해본다. 간략한 시놉시스도 물론 주목하게 된 바가 크지만, 새장에 갇힌 소녀의 얼굴을 가린 빨갛고 큰 꽃이 무얼 의미하는 지, 이 책의 표지에서 뿜는 아우라에 주저없이 집어들게 되었다. 

 등장인물들이 하나같이 눈에 보이는 듯 하다. 표정 하나, 손짓 하나, 몸짓 하나, 모두 장면들이 내 머릿속에 그려져 영상을 만든다. 그리고 눈부신 빛. 백광이 내리쬐는 집 마당에 능소화 나무 한 그루. 빨갛게 핀 꽃이 흔들흔들. 

 왜 그렇게 슬프고 섬뜩한 지.
모두들 자신이 저지른 죄를 담담하게- 남의 일 마냥 담담하게 실토한다. 그래서 더욱 섬뜩함이 배가 되는데. 그래서 어린 여자 아이를 죽인 범인은 누구인가...? 범인이면서 범인이 아닌 게이조와 아키요, 사토코, 유키코, 류스케, 다케히코, 가요.    아, 글쎄, 누가 나오코를 죽였나?
 
 백미다. 이렇게 가독성이 쩌는 작품은 열대야에 찌들어 있는 내게 청량 음료 같으니 말이다.
특유의 서정적인 문체와 나긋나긋함이 이 작가의 역량이란 생각이 퍼뜩 든다.
복잡하지 않다. 모두들 한 고리에 연결되어 있으나, 진실을 고백할 때마다 나의 예상을 뒤엎는다.
분명 유키코는 지나가 듯 내게 이러이러하다고 고백했는데, 몇 분 뒤 류스케는 내게 다른 고백을 해 온다.
파렴치한 짓을 지네들이 저질러 놓고도 어디서 본 일을 내뱉듯... 담담해서 소름끼치게.
 
 그래서 나도 담담해서 소름끼치게 입을 다물었다.
고백은 다 들었으니까 이제 좀
누가, 아무나 저렇게 져버릴 수 밖에 없었던 저 어린 영혼을 진심으로 애도해 주길 바라면서.
 

e********z 2011.09.11. 신고 공감 1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