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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비가 왔다-성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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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비가 왔다-성미정더럽게 왔다혼자만 있을 때 왔다살짝 기울어진 하얀 히아신스처럼 왔다필통 위에 반짝이는 노란 별처럼 왔다고인 물에 입맞춤하는 금붕어처럼 왔다찌무룩한 루카* 씨가 혼자서창과 밖을 바라보고 있을 때 왔다*'찌무룩하다'의 발음기호 [-루카-]에서 따옴.내가 울다 잠들었을 때 퉁퉁 부은 얼굴로 긴 꿈을 꿀 때 봄비가 왔다 나만 모르는 이야기를 들려주려고. 새침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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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비가 왔다

-성미정


더럽게 왔다

혼자만 있을 때 왔다

살짝 기울어진 하얀 히아신스처럼 왔다

필통 위에 반짝이는 노란 별처럼 왔다

고인 물에 입맞춤하는 금붕어처럼 왔다


찌무룩한 루카* 씨가 혼자서

창과 밖을 바라보고 있을 때 왔다


*'찌무룩하다'의 발음기호 [-루카-]에서 따옴.



내가 울다 잠들었을 때 퉁퉁 부은 얼굴로 긴 꿈을 꿀 때 봄비가 왔다 나만 모르는 이야기를 들려주려고. 새침하고 사나운 그 애들이 나를 놀려도 비는 왔다.




s*****m 2019.02.21. 신고 공감 7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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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향기가 물씬 풍기는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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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평론가 신형철이 성미정 시인을 두고 "일상이 시가 되는 시인"이라고 이야기 했던가? 그렇다. 성미정의 시는 형이상학적인 수사로 가득한 어려운 현대시가 아니다. 사소한 듯, 소소한 듯. 시인이 자신의 몸으로 체득한 경험에서 배어나온 시다. 그렇기 때문에 성미정의 시는 시 자체로도 좋지만, 내용으로도 많은 이들의 공감과 사랑을 받을 수 있다.  일전에 시인을 본 적이 있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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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학평론가 신형철이 성미정 시인을 두고 "일상이 시가 되는 시인"이라고 이야기 했던가? 그렇다. 성미정의 시는 형이상학적인 수사로 가득한 어려운 현대시가 아니다. 사소한 듯, 소소한 듯. 시인이 자신의 몸으로 체득한 경험에서 배어나온 시다. 그렇기 때문에 성미정의 시는 시 자체로도 좋지만, 내용으로도 많은 이들의 공감과 사랑을 받을 수 있다.


  일전에 시인을 본 적이 있었다. 수더분한 아줌마 같은 시인의 모습에서 그의 시를 보았다. 마치 시인이 시집에서 막 걸어나온 것 같았다. 삶과 시가 함께 가기에, 성미정은 좋은 시인이다. 그리고 성미정의 시는 좋은 시다. 동시대에서 그의 시에 공감할 수 있기에, 나는 행복하다.

w******f 2013.04.08.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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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자마자 잊혀져버려도(1월의 시집)
"읽자마자 잊혀져버려도(1월의 시집)" 내용보기
읽자마자 잊혀져버려도   쓰자마자 지워져버려도 사이에 무명의 슬랩스틱 코미디 콤비 시인과 고통이 존재하느니   시인에겐 오래된 변비의 고통 이 고통에겐 배배 꼬인 시인 이 시인에겐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기의 고통 이 고통에겐 이런 뻔뻔한 시 한 편조차 혼자서는 완성하지 못하는 시인이   제대로 교통하지 못해 스텝이 뒤엉킨 채 무명의 종이 위에 자빠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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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자마자 잊혀져버려도

 

쓰자마자 지워져버려도

사이에

무명의 슬랩스틱 코미디 콤비

시인과 고통이 존재하느니

 

시인에겐 오래된 변비의 고통

이 고통에겐 배배 꼬인 시인

이 시인에겐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기의 고통

이 고통에겐 이런 뻔뻔한 시

한 편조차 혼자서는 완성하지 못하는

시인이

 

제대로 교통하지 못해 스텝이 뒤엉킨 채

무명의 종이 위에 자빠지고 나뒹구는 밤

 

아무 쪽에도 쓸모없는 시를 긁적거리며

살아가는 주제로 고통은 늘 새롭고

시는 항상 진부하나니

 

시인과 고통은 항상 그렇게

엇박자의 코미디 콤비

 

웃자마자 눈물이 맺혀도

읽자마자 잊혀져버려도

 

시인과 고통은 오늘도 한 편

건졌으리니

건졌으려나

 

상추쌈이나 한 상

 

눈물 마른 날에는 상추쌈이나 한 상

먹어야겠다 시들부들 말라가다가도

물에 담그기만 하면 징그럽게

다시 살아나는 상추에 밥을 싸서

한입 가득 먹으며 지금

눈에서 나오는 물은 상추 때문이라

말하며 목이 메게 상추쌈이나

먹어야겠다 세월이 약이란 새빨간

거짓말에도 아물지 않는 상처에

된장을 척 발라 꾸역꾸역 삼켜봐야겠다

주먹으로 가슴패기를 팍팍 쳐가며

섬겨봐야겠다 상추를 자를 때 나오는

하얗고 끈끈한 진액이 불면증엔

특효약이라니 상추쌈이나 한 상

가득 먹고 뿌리까지 시들게 하는

오래된 상처일랑은 그만 이겨버리고

뉘엿뉘엿 날이 저물 때까지

낮잠이나 자는 척해야겠다

 

찌무룩한 루카 씨의 일

 

그러나 나는 콘크리트 틈

한 숟가락의 흙에 뿌리내린 꽃

같은 긍정문이 좋아 그러나 나는

누렇게 말라가다가도 한 모금

빗방울에 일제히 일어서는 청청한

긍정문이 좋아

 

책을 펼치자마자

예, 맞아요, 사랑해요

귓가에 대고 속삭이는 문장들은

왠지 나 간지러워

차라리 찌무룩한 얼굴로

아무도 읽어주지 않은

질긴 가죽 같은 문장들을

곰곰이 씹고 있는 게 좋아

뿌리 잘린 채 양동이 가득 담긴

물속에 줄기를 꽂고 있는 무료한

꽃들 같은 문장은 싫어

 

반복된 실패의 꾸러미들과 언제나

뒤늦는다는 후회와 자책 속에 오신다는

희뿌연 새벽님처럼 복잡한 공정을

거쳐서 태어난 문장이 나는 좋아

그래서 루카 씨는 언제나 찌무룩한

얼굴로 책상에 앉아 혼자

중얼거리며 긍정문을 만든다

 

***

 

우선은 "읽자마자 잊혀져버려도"라는 제목이 눈에 뜨였고.

가만히 살펴보니

시인이 나와 동성이며 게다가 동갑이라는 것에 관심이 가 구입하다.

이 시대를 살고 있는, 나와 동성이며 동갑인 또 다른 사람의 삶과 생각은 어떨까...

시에 녹아있는 시인의 일상을 탐하다. 

 

YES마니아 : 로얄 c*******7 2012.01.07. 신고 공감 1 댓글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