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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인의 항아리'는 1989년에 나온 오카지마 후타리(도쿠야마 준이치와 이노우에 이즈미 콤비의 공동필명)의 작품이다. '클라인의 항아리'는 일반적으로 '클라인의 병(The Klein Bottle)'으로 알려져 있다. 왜 항아리가 되었는지는 모르겠는데 어쩌면 일본에서는 그렇게 불려진 게 아닐까 도 싶다. 혹시 조세희의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을 읽었다면 이 '클라인의 병'을 보았을 것이다. 거기 그림까지도 나와 있으니까. 그 소설을 읽지 않았거나 그래도 혹시 클라인의 병이 무엇인지 궁금하실 분들을 위하여 그 모습을 올려보자면 이렇게 생겼다.
이것이 바로 '클라인의 병'이다. '클라인의 병'은 독일 수학자 펠릭스 클라인이 1882년 만든 토폴로지로 쉽게 말하자면 '뫼비우스의 띠'를 3차원 입체로 재구성한 것이다. 그러니까 '클라인의 병' 또한 '뫼비우스의 띠'와 마찬가지로 안이 바깥이 되고 바깥이 안이 되는 구조인 것이다. 그림에서 보면 중앙의 구멍으로 따라 들어가면 '안'이었다가 점차 바깥으로 나오게 됨을 볼 수 있을 것이다. '클라인의 병'이 '뫼비우스의 띠'를 3차원적으로 변형시켰다고 말했지만 사실 이 둘엔 결정적인 차이가 있다. 그것은 뫼비우스의 띠는 어떻게든 윗면과 아랫면이라는 경계가 있지만 '클라인의 병'에서는 그러한 경계가 조금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바로 그렇게 조금의 경계도 가지지 않은 기하학적 공간을 만들기 위하여 펠릭스 클라인은 이 '클라인의 병'을 만든 것이다.
그러니까 제목 '클라인의 항아리'는 조금의 경계도 가지지 않는 공간을 의미한다. 여기서 눈치빠른 분들이라면 바로 이 소설이 가상현실을 다루고 있다고 알아차릴 것이다. 왜냐하면 장르에 있어서 경계의 상실은 대개의 경우 '가상과 실제의 경계의 상실'인 '가상현실'을 다루고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바로 그대로 '클라인의 항아리'는 가상현실을 다루고 있다. 이러면 어떤 분들은 "뭐야? 매트릭스도 이미 고전이 된 지 오래인데 너무 식상한 소재아냐?" 하실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맨 위에서 나는 이 책이 출간 연도를 일부로 밝혔다. 그렇다. 이 책은 1989년에 나왔다. 당시는 가상현실을 다룬 작품이 아마도 '사이버공간(혹은 '전뇌공간'으로 번역된)'이라는 말을 최초로 생성시킨 윌리엄 깁슨의 '뉴로맨서'(1984)와 루디 러커의 '소프트웨어(1982)'가 유일했다. 그러니까 이 소설이 나왔을 때만 해도 아직 '가상현실'과 소설을 어떻게 접속해야 하는지 그것이 그리 잘 알려지지는 않은 시기였던 것이다. 더구나 이 소설처럼 '미스터리'와는 어떻게 '싱크'시켜야 하는지는 더더욱 전인미답의 처녀지였다. 그런데 거기에 이 일본 작가들이 발을 내디딘 것이다. 역시나 가상현실을 다루었던, 지금은 사이버펑크 소설의 걸작으로 평가받는 닐 스티븐슨의 '스노우크래시'가 나오기 3년 전에(이 소설의 평가를 보려면 스티븐 킹의 '셀' 2권을 보면 된다.) 말이다. 하지만 정작 '가상현실'에 대한 최초의 아이디어는 유감스럽게도 문학이 아니었다. 지금과 같은(그러니까 두뇌에 컴퓨터가 연결되어 전기적 신호(아시다시피 우리의 감각이란 두뇌에 전달되는 일종의 전기적 신호에 불과하므로)를 보내어 마치 그 두뇌가 현실인양 느끼게 한다는) 가상현실의 아이디어 자체는 미국의 철학자 힐러리 퍼트남의 '이성, 진리, 역사'에 먼저 나왔다. 그러니까 1981년에 나온 그 저서의 서장에서 'A BRAIN IN A BRAT(통속의 두뇌)'라는 사고실험 케이스로 나왔던 것이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고 말보다 직접 그림으로 보면 '가상현실의 최초 아이디어'라는 이 말이 쉽게 수긍이 가리라 생각한다.
바로 이와 같다. 저기 통안에 담긴 두뇌에 컴퓨터의 전선을 연결하고 컴퓨터는 두뇌에게 투손의 햇살 아래 산책하고 있다는 전기적 신호를 만들어 보내는 것이다. 그러면 두뇌는 자신이 통안에 든 두뇌 밖에는 없는 존재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다리와 온전한 신체가 있으며 햇살이 내리쬐는 투손의 거리를 산책하고 있다고 느끼는 것이다. 그 두뇌는 그것을 실제와 조금도 다름없다고 여기지만 그것은 컴퓨터가 만들어낸 가상현실에 불과한 것이다. 사실 이러한 구상이 그 이후로 가상현실을 다루는 작품의 일종의 프로토타입이 되었다. 두뇌가 온전한 신체가 되고 두뇌가 담긴 통은 신체가 들어가는 캡슐이 되었을 뿐, 워쇼스키의 '매트릭스'를 포함하여 저 기본적 구성은 조금도 변함없이 내려오고 있는 것이다. 그것은 이 소설 '클라인의 항아리'도 마찬가지다. 인간이 자극을 받아들이는 온 몸의 신경부위에 컴퓨터와 전선으로 연결되어 투명한 캡슐 속으로 들어가 가득한 점액질의 액체 속에서 컴퓨터가 인공적으로 생성해내는 가상현실을 체험하는 것이다.
대학을 졸업하고도 이렇다 할 직업없이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며 프리터 생활을 하던 주인공, 우에스키 아키히코는 어느 날, 그가 쓴 어드벤쳐 게임북(심리 테스트 처럼 독자가 고른 YES 혹은 NO에 따라 시나리오가 전개되는 게임북) 시나리오를 계약하고 싶다는 전화를 받게 된다. 하지만 전화해 온 쪽은 원래 응모했던 게임북 회사가 아니라 진짜 비디오 게임을 만드는 회사였다. '입실론'이란 그 회사는 자신들이 게임의 역사를 바꿔버릴 아주 혁신적인 게임을 만들고 있는데 주인공의 시나리오가 거기에 적격이니 계약하고 싶다고 한다. 응모기준이 정했던 분량을 초과한 관계로 낙선했던 주인공은 당연히 흔쾌히 거기에 응한다.(소설의 맨 앞부분에 바로 그 계약서가 나와있다.) 그러던중 회사로 부터 시나리오 작가로서 게임 테스트에 응해달라는 부탁을 받는다. 게임은 놀랍게도 당시로서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완전 현실과 똑같은 가상현실 게임이었다. 아키히코는 그 가상현실 속에서 자신이 썼던 '브레인 신드롬'이라는 정신개조용 약품에 얽힌 스파이 게임을 하게 된다. 그런데 테스트 참가자가 하나 더 있었다. 아키히코가 보자마자 반해버렸던 미소녀 리사. 돈도 벌고 혁신적 게임에 최초의 플레이어가 되고 거기다 미소녀와 연애까지. 대박이 넝쿨채 굴러왔다고 생각한 순간 일상의 궤도가 뭔가 점점 어긋나는 전조가 나타나기 시작한다. 처음엔 게임 도중 들렸던 목소리. '제어할 수 있을 때 게임을 그만두라'는 목소리. 하지만 게임 제작자들은 그 정체를 모른다. 그런 건 전혀 프로그래밍되어있지 않다는 거다. 일종의 버그인데 하지만 그것은 고쳐지지 않는다. 그러다 점점 게임이 주는 폭력에 중독되어가던 리사가 돌연 사라진다. 처음엔 단순히 테스트를 그만두었나보다 했는데 리사의 친구라는 마카베가 연락을 취해 와 사라졌음을 알린다. 리사의 실종과 더불어 '입실론' 회사 자체의 의혹도 불거지면서 이제 아키히코는 '클라인-2'라는 가상현실 기계를 둘러싼 거대한 음모가 그 뒤에 도사리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
플롯이 너무 전형적인가? 하지만 전형적인 것 만큼 속도를 또한 부채질하는 것도 없다. 사실 직접 손에 들고 읽게 되면 전형적인지 아닌지 따질 여유도 없이 단숨에 독파하게 된다. 전성기의 마라도나가 골문을 공략하듯 재빠르고 거침없이 이야기가 전개되는 것이다. 가상현실을 소재로 하고 있으나 복잡한 시스템적 설명은 거의 나오지 않는다. 말하자면 저 위에 썼던 가상현실에 대한 얘기는 그냥 내 얘기지 소설의 얘기는 아닌 것이다. 사실 이 소설은 가상현실 자체에 대해선 흥미가 없다. 그것을 둘러싼 음모도 아니다. 진짜 흥미가 있는 건 가상현실이 줄 수 있는 것, 그러니까 '가상현실과 실제 현실을 도저히 구별할 수 없게 된다면?'하는 상황이다. 당신이 이 소설의 마지막에 가서 맞닥뜨릴 것도 그것이다. 이 소설의 어디서부터가 진짜 현실이고 가상현실인지 내내 자문하면서 당신은 재차 앞 페이지들을 다시금 훑어보게 될 것이다.
당신은 구별해낼 수 있을까? 주인공이 지금 처해 있는 현실이 가상현실인지 실제의 현실인지? 아니 당신은 지금 확실히 알 수 있을까? 지금 당신이 있는 현실이 진짜 현실인지 아니면 가상현실 머신 속에서 컴퓨터가 만들어내는 가상현실 속에 있는지? 장자의 '호접지몽'과도 같이 당신이 나비가 된 꿈을 꾸고 있는 것인지, 나비인 당신이 지금 인간의 꿈을 꾸고 있는 것인지 알 수 있을까? 정확히 위에서 언급한 가상현실의 원초적 아이디어라고 제시한 '통 속의 두뇌'라는 사고 실험을 구상했던 힐러피 퍼트남도 그것을 묻고 있다. 퍼트남은 바로 그와 같은 질문을 위해서 '통속의 두뇌'라는 것을 착상한 것이다. 그러니까 저 '통속의 두되'는 지금 완전히 자신이 화창한 투손의 거리를 걷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그렇게 진짜 현실이라고 믿고 있는데 사실 그것은 컴퓨터가 만들어낸 가상현실인 것이다. 혹시 지금 우리들도 '통속의 두뇌' 꼴이 아닐까? 과연 아니라고 누가 증명해낼 수 있을 것인가? 워쇼스키의 '매트릭스'도 마찬가지다. 그 영화도 3부에 이르면 '클라인의 항아리' 처럼 도대체 어디서부터 가상현실이고 진짜 현실인지 구별해 낼 수가 없다. 1부에서 명확히 구분되던 두 현실들은 2부 어디선가 기묘하게 뒤틀리고 다시 조합되어 정말 '클라인의 병'처럼 경계 자체가 사라져버리는 것이다. 감각은 두뇌에 보내는 전기적 신호에 불과하다. 그러니까 파장만 복제하면 얼마든지 현실감각을 재현해 낼 수 있는 것이다. 감각과 경험으로 실제와 가짜를 구별할 수 없다는 생각은 비단 퍼트남의 생각만은 아니다. 그 이전에도 장자를 비롯 무수히 많은 철학자가 그것을 물어왔다. 그 대표적 철학자로 데카르트를 들 수 있을 것이다. 그 역시 감각이 주는 한계를 잘 알았다. 주체는 아무래도 현실과 가짜를 구별할 능력이 없다고 생각했다. 그는 이렇게 생각했다. 내가 지금 보고 있고 감각하고 있는 이 현실은 어쩌면 악마가 나에게 보이는 환영일 수 있다고. 퍼트남은 이런 걸 두고 '형이상학적 실재론'이라고 말한다. 그러니까 실제와 가짜를 인간은 도저히 구별할 수 없는데 어떻게 인간은 참된 실재를 가질 수 있을까에 대한 논의를 '형이상학적 실재론'이라고 하며 퍼트남은 이 실재론이 고대 그리스 때 부터 내내 서양 형이상학에 있어 중요한 자리를 차지해왔다고 하고 있다. 그렇다면 '형이상학적 실재론'에 따르면 감각과 경험만으로 도저히 진짜와 거짓을 구분해 낼 수 없는 인간이 어떡하면 참된 실재를 얻을 수 있는지에 대해 뭐라고 말을 할까? 퍼트남은 말한다. 그건 인간의 절대적 한계이므로, 그렇게 완전히 능력 밖의 일이므로 인간 보다 더 나은 존재 초월적 존재가 아니면 불가능하다고. 그러니까 인간에게 참된 실재를 가져다 줄 수 있는 건 '신' 같은 초월적 존재 밖에는 없다는 것이다. 데카르트도 그와 똑같은 말을 한다. 물론 내가 지금 감각하고 경험하는 것이 악마가 내게 보여주는 환영일 수 있지만 우리 세계는 하나님이 다스리시고 하나님의 인격을 생각한다면 그런 환영을 허락할리 없을테니 내가 지금 보고 느끼고 있는 모든 것은 참된 실재라고 말이다. 웃기게 생각되어도 진짜 데카르트의 생각이다. 퍼트남도 진지하게 동의한다. '신'이 없으면 인간은 '진짜'를 하나도 얻을 수 없다고. 그러니까 인간 자신만으로는 지금 당신의 현실이 진짜 현실인지 가짜 현실인지 도무지 알 수 없는 것이다. 어떻게 자신하겠는가? 당신이 만일 자살을 했는데 문득 눈을 떠보니 화면에 보이는 게 'GAME OVER'이고 유리창 밖에서 또다른 당신의 친구들이 손 흔들며 웃고 있는 장면을 보게되지 않을거라고. '클라인의 항아리'가 말하고자 하는 것도 정확히 이것이다. 안됐지만 당신에게는 지금 당신이 있는 현실이 진짜인지 가짜인지 알 수 있는 능력이 없다는 것.
그런데도 당신은 살고 있다. 아무리 힘들어도 버터내려 생각한다. 까뮈가 내내 의문스럽게 생각했던 것. 어째서 우리는 자살하지 않는 것일까? 어느 것이 진짜 현실인지 우리는 도저히 알 수 없는데 이러한 까뮈의 질문은 너무도 당연하지 않을까. 하지만 당신은 산다. 자살은 꿈도 꾸지 않는다. 그만큼 지금 이 삶을 '진짜 삶'으로 여긴다. 그러니까 해답은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이것은 당신에게 '주어진 현실'이 아닌 바로 당신 자신이 '선택한 현실'이기 때문인 것이다. '우리는 어느 것이 진짜 삶인지 도저히 알 수 없다.' 이 말이 정말 함의 하고 있는 것은, 그리고 퍼트남이 궁극적으로 전하고 싶은 것도, 당신은 그 때 그 때의 선택(혹은 결단)에 따라 당신 자신의 삶을 스스로 형성해왔다는 그것이다.
까뮈는 당신의 삶을 '천상에서 유배된 삶'이라고 말한다. 하이데거는 '당신의 삶이 문득 지상으로 내던져진 삶'이라고 말한다. 그렇게 우리는 삶이 우리에게 족쇠를 씌워 끌고 가고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런 걸 '운명이라 부르며 체념한다. 그렇게 당신은 과연 당신의 삶에서 단순한 객체였을까? 그렇게 당신은 이미 만들어진 현실 속에서 그냥 지내왔던 것일까? 천만에! 그 현실 자체가 이미 당신이 선택한 것인 것이다. '클라인의 항아리'에서 원래 아키히코가 만들려고 했던 '어드벤쳐 게임북'이 그렇듯이 매일 주어지는 선택적 상황에서 YES 혹은 NO로써 당신은 현실을 그때 그때의 결단으로 만들어왔던 것이다. 그러니까 지금 당신의 현실은 당신이 지금까지 해 온 모든 결단의 총합에 다름아닌 것이다. '클라인의 항아리'가 은밀히 주장하는 것도 그것이다. '진짜 삶을 우리가 알 수 없는 게 뭔 상관이냐 그것이 진짜인지 가짜인지는 얼마든지 우리의 선택에 따라 결정되는 것인데...' '클라인의 항아리'는 내내 그 말의 단서를 보여준다. 앞 서 말한 '어드벤쳐 게임북'도 그 단서라 하겠지만, 왜 시나리오 작가인 아키히코가 그 게임의 테스트에 참여해야 되는지에 관해 설명할 때 회사직원은 이런 말을 한다. "이쪽으로 가라 저쪽으로 가라 게임이 제시해도 플레이어는 혹시 그 이정표가 걸린 나무를 올라갈지도 모르거든요. 저희는 그런 상황까지 대비하고 싶은 겁니다." 이 말은 '삶이 아무리 주어졌대도 인간은 얼마든지 다른 선택을 할 수 있고 그러면 현실은 그에 맞게 또 수정되어 변해간다'는 말과 뭐가 다른가? '매트릭스'에서 네오가 직면하게 되는 것도 그와 같지 않나? '아키텍쳐'가 "자, 너는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라는 질문 앞에 섰을 때. 정말 현실이라는 숟가락이 구부러진 것인가 아니면 구부러진 건 우리 마음인가? 깃발(현실)이 흔들리는 건 바람 때문인가 아니면 우리 마음이 흔들려서 그러는 것인가? 선문답 같은 이런 질문이 궁극적으로 당신에게 하는 말은 단 하나다. '당신이 바로 삶의 주인이고 현실은 바로 당신의 손 끝에서 생성된다.'라는 이 단순하고도 어이없는 진실 말이다.
'클라인의 항아리'의 프로그래밍된 가상현실 처럼, 그렇게 삶엔 다른 자들에 의해서 프로그래밍된 무수한 이념들이 있고, 현혹을 위해 달려드는 프레임들이 있다. 누군가의 프로그래밍에 따라 떠도는 소문들이 있고 쏟아지는 기사들이 있으며 전방위적으로 작동되는 음모와 꼼수들도 있다. 그 모든 것들이 당신을 그저 하나의 객체, 단순히 가공된 자극을 받아들일 뿐인데도 그것을 진짜라 착각하는 '통 속의 두뇌'로 만들려고 하고 있다. '당신의 현실은 그 때 그 때의 결단에 따라 형성된 당신만의 현실이다.'라는 말은 그 모든 것을 받아들임에 있어서 당신 스스로 결단해야함을 의미한다. 물론 우리는 어느 것이 참인지 알 수는 없지만 최대한 그 참에 가깝도록 선택할 능력은 있다. 데카르트가 그랬듯이 모든 것을 의심하거나 아님 훗설이 그랬듯이 객관적 실체가 어느정도 드러날 때 까지 모든 것을 판단중지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 그들 역시도 보다 참된 실재의 삶을 얻기 위해 노력했던 이들인 만큼 그들의 방법 또한 귀기울여 들을 필요는 있지 않을까 싶다.
'클라인의 항아리'는 당신의 삶이 이미 그들에게 경작된 것이 아니라 아직 미개척지로 오로지 당신에게만 열려있음을 말한다. 맞다! 그것을 경작해야 할 사람은 오로지 당신 자신이다. 왜 함부로 남에게 맡기나? 그들이라고 당신과 별다를바 없는데 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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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디어, 플롯을 담당하는 도큐야마 준이이치와 집필을 담당하는 이노우에 이즈미가 만나, 미국의 유명한 극작가 닐 사이먼의 희곡 [The odd couple]의 일본제목 '오카시나 후타리'를 따서 '오카지마 후타리'란 필명을 만들었다. 우리나라엔 이미 절판된 [컴퓨터의 덫]과 [메두사 (이건 에노우에의 단독작품)]가 있지만 그닥 지명도는 없지만, 일본에선 대단한 클래식인듯 2006년에 그들의 1988년도작품 [99%의 유괴]를 모방한 유괴사건이 일본에서 발생해 엄청난 이슈가 되었다고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3&oid=144&aid=0000005886). ![]()
![]() ![]() ![]() (영화 줄거리는 여기에 : virtual reality - 현재의 과학은 과거의 SF) 여하간, 컴퓨터 등을 사용하여 만들어낸 가상의 현실 이전에도 이미 장자는, '이 삶이 진짜 우리가 사는 삶인가 혹시 꿈은 아닌가' 하기도 했다만, 작가는 수학자 클라인의 이름을 딴, '뫼비우스띠를 4차원으로 구현한 클라인의 항아리'를 소재로, SF스릴러를 내놓았다. ...뫼비우스의 띠는 중간을 한번 꺾었으니까. 그 위를 연필 같은 필기루로 쭉 그으면 바깥쪽에 그리던게 어느새 안쪽으로 이어지게 되잖아...뫼비우스의 띠에는 안팎이 없어. 바깥쪽이라고 생각하는 부분이 안쪽이기도 하고, 안쪽이라고 생각하는 부분이 사실은 바깥쪽이지....수영장의 튜브...튜브는 당연히 안쪽하고 바깥쪽이 있지? 공기를 넣어서 부풀린 비닐이 있는 안쪽과 그 바깥쪽...그 안쪽과 바깥쪽을 구별할 수 없는 튜브가 클리안의 항아리야...p.245 한데 이러한 이미지는, 맨처음 화자인 우에스기가 이런 표현을 함으로 인해 호러틱해진다. ...나는 고작해야 제 꼬리를 삼킨 뱀이나 마찬가지다. 꿀꺽꿀꺽 제몸을 집어 삼키는 구렁이. 송두리째 집어삼켰을때 그곳에는 무엇이 남을까? 껍데기와 위장이 뒤집힌 제 모습일까? 아니면 모든 것이 사라지고 난 후에도 의식만은 남아 여전히 성에 차지않는다고 여길까?....p.11 이야기는, 우에스기 아키히코의 게임북 <브레인 신드롬>이 입실론 프로젝트와 맺은 계약서에서 출발한다. 화자인 우에스기는 이 계약서가 진실임을 주장하며 음모에 좇기고 있다. 과연 어떤 일이 벌어진 것일까. 지금으로부터 18개월전, 대학4년생의 우에스기는 게임잡지 <아카이브스>창간호의 이벤트인 어드벤처 게임북 원작 공모에 응모했다. 하지만, 규정을 잘못 읽어 규정보다 4배나 긴 작품을 내는 바람에 응모에서 제외가 되고, 그걸 본 입실론 프로젝트에선 자신들의 게임개발에 이용하기로 결정, 우에스기와 저작권 계약을 맺는다. 그리고, 미국에서 개발된 게임의 프로토타입인 'K-I'을 통해 충격적인 가상현실체험을 맞본다. 게임 플레이어의 신체를 감지하여 바로 뇌에 전달되는 신경에 바로 인터셉트하는 것. 그 이후의 연락을 기다리던 지루한 날들. 어느날 우에스기는 가지타니의 연락을 받고 허름한 사무실에 도착해, 다른 아르바이트생 다카이시 리사를 만나게 된다. 라이벌회사들의 미행 방지와 기밀유지를 위해 밖을 내다볼 수 없는, 보호차량을 타고, 마징가 제트가 있는 연구실 마냥 숨겨진 장치가 있는 연구소로 도착한 이 둘은 개발완료 직전의 K-II의 테스터가 된다. 엔지니어는 이전의 모모세가 아닌 일본말을 유창하게 하는 케네스와 입실론 프로젝트의 사장 기미코. 하루 3번 20분씩의 게임테스트를 리사와 번갈아 하던중, 신체가 큰 충격을 받고 또 누군가 '제어 할 수 있을때 도망쳐'라는 메세지를 듣게된다. 그리고 리사의 실종과 그녀의 친구라는 마카베 나나미의 등장. 우에스기는 입실론 프로젝트가 왠지 설명 그대로만은 아닐거란 생각이 들게 된다. 그리고 이어지는, 과연 현실인지 게임속인지 모를 착각들. 현재시점에서 이 작품을 평가하는게 아니라 20여년전 이 작품이 나왔을때의 신선한 상상력을 더 평가해야 하지만, 역시나 좀 더 복잡한 이야기였다면 더 좋았을텐데. 놀이동산에서 20분씩 아케이드게임으로 운영된다는 것이, 상업적으로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다면 과연 그 이면의 음모는 뭐였을지에 대한 내용이 없어 미완성이란 느낌이 든다. 여하간, 매우 흥미로웠던 점은 작품속 테스터의 성격에 따라 게임 K-II의 성격이 바뀐다는 것. 게임북의 원작자인 우에스기 아키히코는 본격추리물을 좋아하는터라 단서를 추적하여 일정한 루트를 따라가는 어드벤처게임을 좋아하는 반면, 다카이시 리사는 단서보다는 무조건 덤벼들어 살인을 하는 액션게임을, 그리고 도요우라 도시야는 영화 [데몰리션 맨 (1993)]에서의 산드라 블록과 실베스터 스탤론의 사이버섹스와 같은 것을 상업적으로 이용할 생각을 한다. 역시나 자기가 보고싶은 것만 보고싶은 모양. p.s: 일본추리물 등등에는 정말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관한 내용이 정말로 많다. 유독 이들이 이 작품을 사랑하는 이유는 뭘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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不知 周之夢爲胡蝶與 胡蝶之夢爲周與 (莊子 齊物論篇) 내(장자)가 꿈에 나비가 되었는지, 나비가 꿈에 내가 되었는지 알 수가 없구나(장자 제물론편)
범인(凡人)인 나로서는 위의 글귀처럼 피아(彼我)의 구별이 없고 다만 만물의 변화에 불과 하다는 “물아일체(物我一體)”의 경지가 쉽게 이해될 리가 없겠지만 굳이 미뤄 짐작한다면 “가상현실(假想現實, Virtual Reality)”이 그나마 비슷할 것 같다. 이런 가상현실을 다룬 대표적인 영화로는 어린 시절 보았던 <트론(1982)> - 최근 <트론;새로운 시작(2010)>으로 리메이크되었다 -과 아놀드 슈왈츠제너거 주연의 <토탈 리콜(1990)>, 그리고 가장 유명한 영화라 할 수 있는 <매트릭스 3부작(1999)>와 최근 큰 인기를 얻은 <인셉션(2010)> 등 많은 영화들이 있어 쉽게 접할 수 있는 소재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소설로는 접해본 작품이 드문데, 온라인 게임을 소재로 한 게임 판타지 소설 몇 편과 제1회 한국판타지문학상을 수상했던 “임정”의 <샴발라 전기(북하우스/2000년)> 정도만 기억에 남는다. 그런데 이번에 가상현실을 본격적으로 다룬 멋진 SF 미스터리 소설 한 편을 만났다. “오카지마 후타리”의 <클라인의 항아리(원제 クラインの壺 /비채/2011년 8월)>이 바로 그 책이다. 책을 받고서 이제는 흔한 소재인데 뭐 새로운 것이 있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는데, 이 책이 씌여진 시점이 아직 가상현실이라는 개념조차 정립되기 전인 1989년이라는 점에 놀랐고, 다 읽고 나서 출간된 지 20년이 넘은 작품인데도 지금 읽어도 전혀 어색하지 않은, 오히려 앞서 언급한 소설이나 영화들 - 위에서 언급한 연도에 발표한 작품으로만 한정한다. 왜냐 하면 영화 <토탈 리콜>의 원작 소설은 1966년에 발표했으니 - 과 비교해도 전혀 손색없는 작품 수준에 다시 한번 놀라게 되었다.
대학 4학년이면서 취직한 가망도 없는 별 볼 일 없는 대학생이었던 “나(우에스기)”는 새롭게 창간한 잡지사에서 주최한 어드벤처 게임북 원작 공모에 “브레인 신드롬”이라는 작품을 응모하지만 400자 원고지 200매 응모 공고를 잘못 읽어서 워드프로세스로 친 원고 200매라는 너무 긴 분량을 보내는 바람에 탈락을 하고 만다. 그런데 이 작품을 토대로 “입실론 프로젝트”라는 게임 회사가 가상현실 게임을 제작하고, 나에게 프로토 타입 "K-Ⅰ(클라인 1)"을 테스트해보게 한 후 200만 엔에 계약을 제의하고, 보잘 것 없는 내가 줄곧 원했던 찬란한 미래라는 미끼를 눈 앞에서 흔드는 데 저항할 길 없는 나는 계약을 하고 만다. 그로부터 1년 후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게임 개발 완료되기를 기다린 끝에 “K-Ⅱ(클라인 2)" 개발이 끝나고 나에게 게임 테스트 제안이 들어온다. 자신이 스토리를 제공한 게임이 어떤 게임으로 만들어졌는지 궁금한 나는 그 제안을 받아들여 게임 테스트에 들어간다. 그런데 이 게임, 가상현실이라는 사실을 도저히 느낄 수 없을 정도로 극한의 현실감이 느껴지는 한마디로 ”물건“이었다. 흥분을 감출 수 없던 나는 점점 게임에 몰입하게 되는데, 테스트가 진행되면서 몇 가지 의문스러운 일들이 벌어진다. 보안 때문이라고 하지만 최첨단 테스트 장소의 위치는 철저하게 통제되고, 게임 진행 과정에서 게임에서 빠져나가라는 알 수 없는 경고와 함께 강제로 게임에서 튕겨 나오는 일이 잦아진다. 거기에 같이 테스트에 참여했던 여학생이 갑자기 테스트를 포기하고 자취를 감춰버리고, 그녀의 친구가 나에게 그녀의 행방을 물어오는 일이 벌어진다. 나는 단순한 게임인줄만 알았던 “K-Ⅱ”와 입실론 프로젝트 사(社)에 뭔가 숨은 비밀이 있다는 것을 직감하게 된다.
이 책은 여러모로 참 화제가 많은 책이다. 우선 작가인 “오카지마 후타리”가 한 명이 아니라 플롯과 스토리를 각각 담당하는 2인 공동 필명 - 이처럼 공동 필명으로 유명한 작가가 바로 “엘러리 퀸”이다 - 이고, 둘이 불화를 일으켜 이 작품을 끝으로 결별했다는 점을 들 수 있겠다. 제목이자 가상현실 게임 이름인 “클라인”도 뫼비우스 띠와 같은 초입체인 “클라인의 항아리” - 책에는 구체적인 개념 설명이 나오는데 과학의 문외한인 나로서는 그저 안과 밖의 구분이 없는 그런 입체 모형 정도로만 이해가 된다 - 에서 모티브를 따온 것으로 현실과 가상세계의 경계를 구분할 수 없는 이 책의 내용과 주제에 딱 걸 맞는 그런 제목이라 할 수 있다. 또한 당시에는 개념조차 정립되지 않았을, 그저 소설이나 영화에서나 볼 법 했을 “가상현실”에 대해 지금 봐도 전혀 유치하거나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생생하게 개념 정립해서 제시했다는 점도 충분한 화제꺼리 - 누가 봐도 이 책이 20년 전에 나왔다는 것을 믿을 수 없을 정도로 - 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소재나 제목, 작가에 대한 화제성 뿐만 아니라 이야기 또한 상당히 매력적이고 재미있다. 게임 테스트에 들어가면서 하나 둘씩 의문스러운 일들이 발생하고, 동료가 실종되고 새로운 인물이 등장하여 비밀을 밝혀내는 과정이 눈길을 뗄 수 없을 정도로 강력한 몰입감을 선사하고, 위기가 절정에 치달았다가 해소되어 일견 마무리되는 듯 하지만 놀라운 반전으로 그 여운이 책장을 덮고 나서도 꽤나 오래 지속되게 만드는 추리소설의 전형(典型)을 그대로 보여줘 SF 소설이 아닌 추리소설로도 상당한 수준의 완성도와 재미를 보여준다. 물론 이런 류의 소설과 영화가 지금은 흔하게 찾아볼 수 있어 신선함이나 색다름은 느낄 수 없는 평범한 수준이라고 말하는 독자도 있겠지만 SF와 미스터리(추리)의 절묘하게 결합되어 “1+1=2”라는 단순 결합을 뛰어넘는 재미를 선보이고 있어 즐겨 읽는 두 장르를 한 번에 만나는 재미와 즐거움을 맛볼 수 있었던 “선물”과도 같은 책이었다.
다 읽고 나서 결말이 주는 여운에 쉽게 책장을 덮지 못하며 앞서 언급한 장자의 “호접지몽(胡蝶之夢)”의 경지가 이러했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책장을 덮고 책꽂이에 꼽아 두면서 저절로 목 뒷덜미를 만져봤다. 영화 <매트릭스>처럼 목 뒷덜미에 전선(電線)이 연결되어 있지 않을까, 그래서 전선이 손에 잡혀지고 힘주어 뽑으면 갑자기 “페이드 아웃(Fade-Out)" 되버리고 이상한 캡슐에서 누워 있는 채로 다시 ”페이드 인(Fade-In)" 되버릴지도 모른다는, 그리고는 누군가가 다가와서 게임 어땠냐고 물어볼 것만 같은 그런 상상이 자꾸 들어서였다. 아니면 몇 십 년 후 병상에서 가족들과 인사하고 마지막 눈을 감을 때, 잠시 후 다시 눈을 떠 보니 그동안 살아온 인생이 가상현실게임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고 허무해하지 않을까 하는 상상 또한 해보게 된다. 그렇다면 지금 나는 게임 속의 캐릭터에 불과한 걸까? 아니면 게임 캡슐에 누워있을지도 모르는 “그”가 내가 꾸는 꿈 속 캐릭터일까? 어쩌면 21세기식 장자의 호접지몽이 바로 이 “가상현실게임”인지도 모르겠다. 아니면 외계인 문명 기원설과 같은 음모론(陰謀論)처럼 몇 천 년 전 장자(莊子)가 UFO에 납치되어 가상현실게임을 접해 보고 호접지몽, 물아일체의 경지를 느꼈을 지도 모른다는 말도 안 되는 생각으로까지 비약되자 헛웃음과 함께 생각을 서둘러 지워버리고 책장에서 발걸음을 돌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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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작가의 책은 왠지 제가 좋아하는 작가들 위주로만 봐서 그런지, 새로운 작가의 만남은 참 조심스럽습니다. 책 편식은 하지말자. 여러 작가와의 만남을 가져보자 하는 마음은 어느새 온데간데 없고, 만나던 사람이나 잘 만나자 라는 생각이 더 크게 느껴진다고 해야할까요. 그런면에서 본다면 '클라인의 항아리'는 새로운 작가를 더 만나자! 하는 생각으로 기울게 한 책입니다. 앉은자리에서 순식간에 흡입한 책이였어요.
클라인의 항아리 : (중략..) 이 항아리에서는 항아리의 양끝이 접속되어 있다는 점에서는 분명히 닫혀 있는 데도 사실은 열려 있다. 다시 말해 안팎의 경계가 없는 하나의 면으로 구성되어, 물을 부으면 물이 주둥이를 지나 모든 면을 적시지만 결코 차오 르지는 않는 4차원의 도형이다.
우에스기는 어드벤처 게임북에 '브레인 신드롬'이라는 작품을 응모하게 되는데 탈락의 고배를 마신다. 그 후 입실론 프로젝트 주식회사에서 브레인 신드롬의 저작권을 사고 싶다는 연락을 받게되고 브레인 신드롬의 스토리를 바탕으로 모든 것이 가능한 롤플레잉 게임 '클라인-Ⅱ'테스트 플레이어로 참여하게 된다. 게임을 할수록 엄청난 현실감에 감탄하며 금세 매혹되지만 게임을 계속 할수록 뭔가 석연치 않는 일들이 일어나고 게임의 제작자인 우에스기 에게조차 그 정체를 극도로 숨기는 입실론이 점점 의심스러워진다. 과연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현실인가?
우에스기는 또 한명의 아르바이트생인 리사와 함께 번갈아가며 게임을 하게 되는데, '클라인-Ⅱ'에서는 모든것이 가능합니다. 임무가 주어져서 그 임무를 해결하는 식으로 진행되는데요. 임수를 수행하는 동안 생길 수 있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기 위해 우에스기와 리사가 테스터로 참여하게 된겁니다. 우에스기는 게임을 정석대로 행하지만, 리사는 그 속에서 살인을 즐기는 듯한 모습도 보입니다. 네, 살인까지도 가능합니다. 클라인의 세계에서는요. 엄청나게 현실적인 게임과 내가 살아가고 있는 세상. 어느것이 진짜 현실인가 혼동하는 인간의 모습, 그 속에서 피어나는 의심… 클라인의 최대의 장점이자 최악의 단점은 바로 믿기지 않는 '현실성' 입니다.
오랫만에 '내가 언제 여기까지 읽었지?' 하는 느낌을 되찾아 준 책입니다. 후반기에 들어 가장 흡입력이 강력한 책이였어요. 현실과 가상을 구별하기 힘들정도로 모든것을 느낄 수 있는 롤플레잉 게임의 세계를 바탕으로 펼쳐지는 '클라인의 항아리'는 제 자신이 마치 그 게임세계에 들어가 있을까 하는 생각까지 들 정도로 빠른 속독에 놀랄 정도였습니다. 그만큼 빠르게 읽혔다면, 스토리가 막히지 않고 쭉쭉 뻗어나가 줬다는 거죠. 책을 읽다보면 여기쯤에선 쉬었다 읽어도 되겠다는 지점이 있기 마련인데 이 책은 좀처럼 그 지점을 찾기 쉽지 않았습니다. 페이지도 364p정도 되니 그리 얇은 책도 아니고 말이죠. 그리고 전 엔딩도 좋더라고요. 개인적으로 임팩트 강한 엔딩이였어요. 반전이라면 반전일까 싶기도 하고요. 과연 마지막을 어떻게 마무리 지을까 하는 하는 걱정? (초반 중반이 좋아서 결말에 대한 기대가 좀 됐습니다) 이 있었는데, 음- 꽤 좋았습니다.
오카지마 후타리는 도쿠야마 준이치,이노우에 이즈미 이 두 콤비의 가명이라고 하네요. 이름은 닐 사이먼의 오카시나 후타리에서 빌려온거라고 합니다. 이 책이 1989년에 완성됐다고 하더라구요. 그때 당시에는 가상현실이라는 말도 흔치 않았다고 하는데, 작가의 발상이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이 책을 끝으로 헤어졌다고 하니 아쉽긴 합니다. 이 콤비의 활약이 계속 됐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만해도 두근두근해지는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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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카지마 후타리'는 일본의 '엘러리퀸'이라 불리던 두사람...
'도쿠야마 준이치'와 '이노우에 이즈미'콤비의 공동필명입니다..
두사람은 칠년동안 많은 작품을 내고 인기를 얻었지만..
1989년 '클라인의 항아리'로 돌연 해체를 선언하고..
현재 '도쿠야마 준이치'는 방송계에서 활동을..
'이노우메 이즈미'는 '이노우에 유메히토'라는 필명으로 활동중이라고 합니다
얼마전에 '이노우메 유메히토'의 '러버소울'을 읽으면서, 이 두사람에 대해서 처음 알게 되었지만
한국에 출간된책들은 대부분 절판되거나 품절되었더라구요..ㅠㅠ
그래서 읽고 싶어도 못구하고 있었는데...어제 도서관에서 발견하여 데리고 왔습니다...ㅋㅋㅋ
- 클라인의 항아리 -
뫼비우스의 띠와 같이 바깥쪽과 안쪽을 구별할 수 없는 단측곡면(單側曲面)의 한 예로 독일의 수학자 F.클라인이 고안하였는데,
이 항아리에서는 항아리의 양끝이 접속되어 있다는 점에서는 분명히 닫혀 있는 데도 사실은 열려 있다.
이 항아리의 용도는 아직 발견되지 않고 있는데, 이유는 액체를 넣으면 흘러나가기 때문이다.
(출처 - 네이버 백과사전)
소설의 첫장면은 도망치는 '우에스기'의 모습입니다..
산속의 버려진 별장에서 노트에다가 자신에게 벌여지는 일들을 기록하기 시작하지요..
그에게 무슨일이 벌여졌는지...
'우에스기'는 자신이 쓴 책인 '브레인 신드롬'의 저작권을 '입실론 프로젝트'란 회사에 200만엔에 팝니다..
'입실론 프로젝트'는 현재 '클라인의 항아리'라 불리는 가상현실게임 개발하고 있으며
하드웨어는 만들어졌지만, 내용이 없었기 때문에 '우에스기'의 작품을 가상현실 게임의 내용으로 하려 한 것이지요...
대학생이였던 '우에스기'는 자신이 엄청난 프로젝트에 투입되리라 생각하고..취업은 생각도 안하고 있었지만..
계약을 한후에도...1년 넘게 전화한통 없는 '입실론 프로젝트'
대학을 졸업하고 아르바이트를 하던 그에게 갑자기 연락이 옵니다...
'우에스기'는 '입실론 프로젝트'의 사장인 '사사모리 기미코'를 만나고
'리사'라는 아름다운 여성과 함께 '클라인의 항아리'의 게임 모니터링에 참가하게 되지요
'우에스기'는 직접 게임속 첩보원이 되어 아프리카의 한 작은 국가로 잠입을 하게 됩니다..
그러나 '우에스기'는 게임오류와 함께 무서운 경험을 하고 깨어나고.
그모습을 본 '리사'는 잔득 겁을 먹게 되지요...
자신때매 '리사'가 그만둘것이 염려되어서 거짓말을 하지요..별거 아니라고..
그리고 두사람은 가까워지기 시작합니다.
그러나 게임에서 똑같은 무서운 경험을 하게 되고..이상한 목소리를 듣게 되지요
'더이상 진행하면 위험해, 돌아가'란 누군가의 목소리...
깨어난 '우에스기'에게 매형의 사고소식이 들려오고...
급하게 병원을 찾아가지만...매형은 아무일도 없었고
'입실론'측에서는 산업스파이의 짓으로 보고 그에게 집으로 일단 돌아가라고 말을 합니다
리사, 홀로 남겨놓고 온것에 걱정되었지만, 그녀는 연락도 없고....
영화 '매트릭스'에 보면...이런 이야기가 나옵니다..
우리가 만지는것, 먹는것, 보는것..들이 모두...뇌에 전달되는 전기신호에 불과하다는 것이지요..
그래서 그 신호를 조작하는게 가능하다면...
우리는 '매트릭스'와 같은 가상현실을 직접 경험할수 있다는 것이지요..
그래서 '가상현실'에 관한 영화나 드라마, 소설들이 많이 나오고...연구하는 곳도 많겠죠?
소설처럼 저런 '가상현실게임'이 나오면..정말..대박이겠지만..
한편 현실과 가상을 분간못하는 폐인들과 사이코들이 늘겠다는 생각에...꼬옥 좋은것만 아니겠다 싶기도 했어요..
'클라인의 항아리'는 정말 잼나게 읽었습니다
가상현실게임을 둘러싼 음모...그리고 그 음모를 파헤치는 주인공의 이야기..
그리고 그 결말은 ...과연? 무엇이 현실이고 무엇이 가상인지...헷갈리는...
영화 '인셉션'이 생각났던 결말이였어요...
아 이 두 콤비가 더이상 책을 쓰지 않는것은 안타깝지만...아쉬움을 달래려 다른작품들을 구해서 읽어봐야겠어요 잼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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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 참 재미있네요. 조금 두꺼워서 읽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릴 줄 알았는데요. 한 10시간 걸렸네요. 어떤 책에 따라서 얇은 책이라도 잘 읽히지 않는 작품이 있는 반면에 이 작품은 술수 넘어갔다고 해야 하나. 막힘없이 빨리 읽혔네요. 재미있었어요. 어떻게 보면 전에 읽었던 게임소설(게임 SF 소설)을 장르라고 볼 수 있을 텐데요. 그렇게 간단히 볼 수 없는 것이 추리소설을 바탕으로 게임소설이라는 장르가 더해진 작품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나의 장르가 아닌 두 개의 장르가 잘 조화가 된 작품이라고 할 수 있죠. 정말 끝내주는 작품인 것 같아요. 작품은 처음과 끝 부분이 맞물리는 형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나중에 약간의 여운 같은 것이 있네요. 과연 우에스기 아키히코는 어떤 상태였을까? 자꾸만 의문이 생기네요. 더군다나 우에스기가 정말로 자살을 하려고 하는 것인지. 과연 그 상태가 게임 속 상황인지 아니면 현실인지. 게임 속이라면 단순하게 게임오버이겠지만. 만약, 만약에라도 현실이라면 조금은 끔찍한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지 않을까. 소설인데도 걱정이 됩니다. 아, 나도 이 소설에 너무 빠져서 가상현실을 진짜 현실로 착각하고 있는 것 아닌가 싶네요. 나도 우에스기처럼 가상인지 진짜 현실인지 헷갈려 하는 것 같네요. 아, 빨리 이 소설 치워야겠어요. 너무 위험한 소설 같네요. 우에스기 아키히코는 이 소설의 주인공이다. 하지만 이 우에스기 아키히코가 소설 속에서 죽는지 살아남는지는 미지수다. 자살을 할지도 모르니까. 우에스기 아키히코는 취직을 해야하는 대학 4학년. 아니 지금은 그냥 프리터라고 해야 할까. 그러면서 4학년 졸업당시 쓴 <브레인 신드롬>이 어떤 게임회사와 계약하기에 이른다. 그 후에 이 곳에서 게임을 테스트하는 테스터로서 살게 되는데. 그렇다면 과연 어떤 인물까지 가상의 캐릭터였을까 일단, 나나미와 히메다는 가상의 캐릭터. 이것도 지금은 확신할 수 없다. ‘기미코’라는 인물이 그렇게 이야기를 했으니 가상의 캐릭터라고 믿을 수밖에. 하지만 나는 여전히 이 소설속 인물들을 믿을 수가 없다. 어떤 인물이 과연 가상으로 만든 게임 캐릭터인지. 아, 미치게 만드는 소설이다! 과연 ‘리사’라는 인물은 살아 있을까? 아니면 죽었을까? 이것도 상당히 의문이 든다. 나중에 기미코가 리사를 보여주는 하지만, 그 상황이 가상인지 아닌지도 확실하지 않으니. 아직 ‘리사’의 생존 여부는 알 수 없다. 정말 알 수 없다. 도입부분. 도입부분은 저작권 사용 계약서로 시작된다. 사실 이 사용계약서는 내용인지 몰랐다. 그래서 처음에는 읽어보지 않았다. 조금 읽다가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읽었는데 그 때서야 이것도 내용의 일부라는 것을 알았다. 그런데, 이 사용계약서가 언제 작성이 되었는지 보니 ‘1991년 2월 10일’이다. 옮긴이의 말에는 2011년에 번역이 끝난 것으로 적혀 있는데. 음. 모든 게 믿을 수가 없군. 이 사용계약서조차 믿을 수가 없다. 정말로 이 소설만큼 믿음이 안 가는 소설도 없을 것 같다. 상당히 두꺼운 소설이라고 생각했는데 이야기가 흐름이 너무나 자연스럽게 흐르는 바람에 빨리 읽을 수 있었다. 간혹 다른 작품을 읽다보면 읽는데 난항을 겪기도 하는데. 이 소설은 그렇지 않았다. 너무나 재미있었고, 푹 빠지게 하는 작품이었다. 아, 이 작품 빨리 내 눈에서 사라지게 해야겠다. 이 작품이 생각이 나면 안 될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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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뫼비우스의 띠', 학창 시절 누구나 한번쯤 작은 종이를 가지고 만들어 봤을 뫼비우스의 띠는 바깥쪽과 안쪽을 구별할 수 없는 구조를 가진다. 이것이 2차원적인 구조라면 '클라인의 항아리'는 4차원으로 그 구조를 확대한 개념이다. 항아리라는 모습을 가진, 닫혀 있지만 사실은 열려있는 구조를 가지는 클라인의 항아리는 독일 수학자 F. 클라인에 의해 고안되었다고 한다. 무엇에 쓰는 물건인고?는 아직까지 밝혀진 바가 없지만 우리의 생각의 한계를 뛰어넘는 이 항아리는 또 다른 상상의 세계를 우리에게 선물한다.
이 '클라인의 항아리' 가 색다른 이야기로 우리 곁을 찾아왔다. 그 어느것도 결코 담을 수 없는 4차원의 구조, <클라인의 항아리>는 추리계의 전설적인 콤비, 도쿠야마 준이치와 이노우에 이즈미의 공동 필명인 '오카지마 후타리'의 작품이다. 7년이란 시간 동안 결코 길다고 할 수 없는 시간동안 콤비로 활약한 오카지마 후타리는 다양한 주제와 작품들도 그들만의 색깔을 발산했다고 한다. 그리고 이 작품 <클라인의 항아리>을 마지막으로 해체되기에 이른다. 오카지마 후타리, 그들의 마지막 작품, 1989년 탄생한 이 작품이 그래서 더욱 관심이 간다.
취업할 가망성이 없는 대학 4학년, 우에스기는 어드벤처 게임북 공모전에 '브레인 신드롬'이란 작품을 공모하게 된다. 하지만 선택받지 못하고 낙담하던 그에게 '입실론 프로젝트'라는 게임 회사에서 러브콜을 보내온다. 우에스기의 작품을 게임의 원작으로 사용하고 싶다는 그들은 가상 감각 실험 장치, KLEIN-2라는 롤 플레잉 게임을 통해 혁명을 일으키겠노라고 호언한다. 그들과 계약을 체결하고 그들의 요청에 따라 게임의 오류를 수정하기 위해 직접 게임에 참가하게 되는 우에스기, 그와 더불어 게임 모니터 아르바이트로 타카이시 리사도 함께 참여하게 된다.
'나는 지금 도망치고 있다. 이곳은 산속의 낡은 건물, 아마도 누구의 별장이리라. ... '
우에스기는 처음 만난 아르바이트생 리사에 대해 좋은 감정은 느끼게 되지만, 클라인의 항아리라 불리는 게임기에 몸을 내 맡겼던 리사가 다섯번째 날을 기점으로 행방불명 되면서 사건은 시작된다. 우에스기 자신도 클라인의 항아리에 들어가 게임을 진행하던 중 들려온 '돌아가', '제어할 수 있을때, 도망쳐!'라는 경고의 목소리를 듣게 된다. 사라진 리사, 그녀의 친구 마카베 나나미가 우에스기를 찾아오고, 리사가 집에 들어오지 않았다는 소식을 듣게 된 우에스기, 하지만 다음날 우에스기는 다시 리사를 만나게 되고 모니터 아르바이트를 그만두고 여행을 간다는 얘기를 듣게 된다. 그렇다면 나나미가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일까?
게임을 진행할수록 '두 번 다시 들어오지마. 더 진행하면 안 돼. 제어할 수 있을 때 도망쳐. 돌아가!'라며 경고의 목소리는 강도를 더한다. 사라진 리사, 게임속 경고의 목소리, 조금씩 의심이 생기는 입실론 프로젝트의 비밀, 우에스기와 나나미는 지인의 도움으로 입실론 프로젝트와 클라인의 항아리, 그리고 미국에서 발생한 클라인 기념 병원 화재사건과의 연관성을 조금씩 밝혀 나가기 시작한다. 비밀 조직 DDST 와 입실론 프로젝트는 어떤 관계가 있는 것일까? 클라인의 항아리는 도대체 왜 만들어진 것일까? <클라인의 항아리>는 그 독특한 구조 만큼이나 점점더 독자들을 미궁속으로 빠뜨린다.
1989년 작품인 <클라인의 항아리>는 가상현실이라는 소재를 통해 이후 영화나 다른 게임 등에도 많은 영향을 주었다. 지금은 너무나 익숙한 소재이지만 벌써 20여년이 지난 이 작품속에 이렇게 구체적이고 상상력 풍부한 소재와 상황들이 당시에는 너무나 획기적이지 않았을까 싶다. 책을 내려 놓으면서도 이것이 현실인지 상상인지 갈피를 잡을 수 없는 공황상태! <클라인의 항아리>는 그렇게 마지막까지 독자들을 미궁의 항아리 속에서 허우적 거리게 만든다.
'항아리 안인가, 밖인가. 항아리 안이라고 가정하면 모든 것이 존재했다는 뜻이 된다. 반대로 이곳이 항아리 밖이라면 내 의식이 무너지고 말았다는 뜻이다. 나는 클라인의 항아리가 만들어낸 있지도 않은 환상에 사로잡혀 모든 제어 능력을 잃어버린 잔해다. 거울에 내 모습이 비쳤다. 하지만 내가 거울밖에 있고, 거울속 모습이 안쪽에 있다고, 어찌 단언할 수 있을까?...' - P.360 -
360페이지로 그리 짧지 않은 분량이면서도 오카지마 후타리 콤비는 책에서 눈을 뗄 수 없을, 재미있는 트릭을 곳곳에 준비한다. 다소 마지막 반전이 아쉽기도 하지만 20년이 훌쩍 지난 작품이고, 이미 익숙한 반전이나 결론에 익숙하기에 그런 느낌이 든것이리라. '처음에서 시작해서 마지막에 끝나면 돼!' '클라인의 항아리'에서 마지막이 있을 수 있을까? 그렇다면 시작이 없어야 할것이다. 하지만 이미 우리는 그 시작점에 발을 내딛었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미 이 끝나지 않을 게임속을 걷게 된것이다. 그렇다면...
2011년을 얼마 남겨두지 않은 시점에서 이 작품은 SF 추리 미스터리라는 장르적 특성 말고도 다시 한번 우리 사회를 생각케하는 기회를 전해준다. 한미 FTA 비준안 통과로 어수선한 국내 상황조차 이제는 판타지로 믿고 싶어지는게 현실이다. 물가는 천정부지로 뛰어오르는데 금값을 계산에서 빼내어 국민들 눈가리고 아웅하는 식의 정부도 아마 판타지 정부가 아닐까? 재보선을 계기로 새로운 정치를 선언한 여야 모두 지금은 흐지부지 국민들의 마음만 어수선하게 만든다. 현실이 현실이 아니기를 바라는 가난한 서민과 국민들의 마음을 그들은 알지 모를지... 도대체 진실이 무엇이고 현실이 어느것인지 분간하기 어려운 지금 우리의 모습이 아마도 <클라인의 항아리>의 한 장면과 연결되지는 않는지 ...
아쉽게도 오카지마 후타리 콤비, 도쿠야마 준이치와 이노우에 이즈미는 이 작품을 마지막으로 해체되었다고 한다. 도쿠야마가 작품의 아이디어를, 이노우에가 집필을 분담하는 식으로 작품활동을 했던 그들이지만 이노우에가 아이디어 까지 내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이런 불균형이 해체의 원인이 되었다고 한다. 이노우에는 지금도 작품활동을 하고 있고, 도쿠야마 역시 방송계에서 그의 역량을 내보이고 있어, 혹시라도 한번쯤 그들의 두번째 만남을 기대해도 되지 않을까? '클라인의 항아리'라는 독특한 소재 하나로 이런 SF 추리 미스터리를 만들어 낸 그들의 기발한 상상력에 박수를 보낸다. 미스터리 추리소설의 전설적 콤비, 오카지마 후타리! 현실과 가상세계를 구분하기 힘든 오늘을 사는 우리는 오늘도 클라인의 항아리 속을 허우적 거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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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인의 항아리란 뫼비우스의 띠와 같이 바깥쪽과 안쪽을 구별할 수 없는 단측 곡면입니다.
쉽게 생각하자면 뫼비우스의 띠를 입체적으로 한 번 더 꼬았따고 할까요..
<클라인의 항아리>이 출간된 시기는 1989년입니다. 무려 22년 전인데요..
그만큼 오랜시간이 지나기도 했고 오카지마 후타리 님의 작품이 1995년에 <컴퓨터의 덫> 단 한 작품만 출간된 적이 있는지라..
굉장히 낯설기 다가오는 작가분이십니다.
<클라인의 항아리>은 참고로 1989년 당시에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에서 5위에 오르기도 한 작품입니다.
참고로 1위는 비채에서 출간된 블랙&화이트 16 하라 료 님의 <내가 죽인 소녀>이네요.
SF적인 요소가 상당히 강한 <클라인의 항아리>은 가상 현실을 다루고 있습니다.
굉장히 특이하게도 "저작권 사용 계약서"가 책의 첫 페이지를 장식하는 <클라인의 항아리>은
우에스기 아키히코가 산속의 낡은 건물, 다락방에서 자신이 겪어야 했던 일을 털어놓는 식으로 시작합니다.
뭔가에 쫓기고 그 무언가로부터 도망가고 싶은 우에스기..
이야기는 우에스기가 도피생활을 하게 된 이야기의 시작으로 넘어갑니다.
입실론 프로젝트 연구소은 우에스기의 원작소설을 바탕으로 가상현실 게임 "클라인"을 제작하게 되고, 우에스기는 원작자로써
"클라인"의 테스터로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됩니다. 아르바이트생 리사가 테스터로 합류하게 되면서 무난한 테스터의 일을 하게 되지만..
"클라인"이라는 게임과 입실론 프로젝트 연구소에 의문점이 하나 둘 생기게 되고 점점 미궁으로 빠져들게 됩니다.
시작 부분에 우에스기의 글이 없었더라면 <클라인의 항아리>을 그저 가상현실을 다룬 SF 판타지로 읽기 시작했을지도 모를만큼..
중반부까지는 게임 개발과정에 참여한 원작자이자 테스터로의 이야기로 진행됩니다.
하지만 시작 부분을 지울 수 없을 만큼 뇌리에 깊게 박혀있는지라 과연 본격적인 이야기는 언제 시작될까? 라는 기대감을 갖고
책을 읽게 되네요.. 그래서인지 책을 한장한장 넘길수록 기대감은 더욱 커져가지만 그만큼 앞의 부분은 조금은 지루함을 갖게 되네요..
하지만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되자 그야말로 쉴 틈없이 굉장히 숨가쁘게 진행됩니다.
책 중간 중간 뒷이야기에 대한 단서들을 조금씩 던져주고 있긴 하지만 뒤에 이런식으로 진행될 줄은.. 충격적입니다..
카페에서 영화 <매트릭스>와 <인셉션>을 연상시킨다는 글을 봤었는데..
이 두작품에 비해 뒤지지 않을 만큼 <클라인의 항아리>은 어디부터가 현실이고 어디부터가 가상인지 전혀 짐작도 못할만한
혼란스럽지만 참 재미있는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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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짝짝! 박수가 절로 나오는 작품입니다. 읽고 나서 머리가 멍~해지는 것이 마치 영화 <인셉션>을 보고 난 후와 같은 상태였답니다. 현실이 꿈인 듯, 꿈이 현실인 듯 여겨지는 몽환적이고도 불명확한 기분. 이 책을 읽고 나면 누구나 한 번쯤 이런 생각을 해보지 않을까요? 나는 진짜 나인가, 이 사람들은 정말 나의 가족이 맞는가, 내가 숨쉬고 있는 이 세상이 '진짜' 현실인가, 나는 나의 의지대로 행동하고 있는가, 나를 지켜보는 다른 누군가는 없을까. 머리속이 잠시 뒤죽박죽, 약간 패닉 상태가 되지만 그건 그것대로 즐기면 되지 않을까, 하는 기분이기도 합니다.
우선 '클라인의 항아리'라는 것에 대해 알아볼까요.
이 작품에서 이 항아리가 직접 등장하는 것은 아니에요. 주인공 우에스기가 쓴 게임원작을 가상체험이라는 실제 게임으로 만들겠다는 게임회사 인물들이 이 항아리에서 모티브를 얻은 거죠. 겉과 속이 없는 클라인의 항아리처럼 게임을 현실처럼 느끼게 하는 겁니다. 몸에 밀착되는 물질을 이용해서 피부에서 제공하는 정보들을 통해 먹고 마시고 자는, 우리의 실제 생활과 다를 바 없는 모습들을 보여주는데요, 이야기가 전개될수록 ' 어, 뭐지?'라는 기분이 들 때가 있어요. 그런 부분이 나타날 때마다 주목하시면 조금은 분명하게 책을 읽어나가실 수 있을 듯 합니다. 전 '어, 뭐지?'를 느끼기는 했지만 그런 기분을 즐기기도 하는 터라 헤롱헤롱하며 읽었지만요.
처음에는 단순히 재미있겠다, 신기하겠다라는 호기심 뿐이었는데 게임회사의 실체가 드러나면서 느끼게 되는 오싹함은 상상 이상이었습니다. 마치 어두운 미래를 본 느낌이었어요. 우리의 존재에 대한 확신을 가질 수 없고, 선택마저 누군가에게 조종당하는 현실이 온다면 우리도 결국 마지막에는 우에스기와 같은 선택을 하게 되지 않을까요? 내가 숨쉬고 있는 공간이, 나의 선택이 오로지 나의 것이 아니라 다른 누군가에 의한 것이라면 그 좌절감과 무력감은 상당하겠죠. 때문에 마지막 장면에서의 우에스기의 선택에 공감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오카지마 후타리라는 이름은 도쿠야마 준이치와 이노우에 이즈미 콤비의 공동필명으로 닐 사이먼의 [오카시나 후타리]에서 빌려온 이름이라고 합니다. 두 콤비의 역할분담도 상당히 정확했던 듯, 도쿠야마가 플롯을, 이노우에가 집필을 담당했다네요. 일본의 엘러리 퀸이나 전설의 콤비라 불려졌던 이들은 현재 해체된 상태지만 다른 작품들도 소개되서 그 매력을 흠뻑 느껴봤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