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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겐 할머니와의 추억이 없다. 친할머니, 외할머니 모두 아주 어릴 때 돌아가셔서 얼굴도 모른다. 할머니와의 추억은 없지만 이런저런 생각에 가슴뭉클한 감동을 선사해 준 그림책을 만났다. 땋은 머리가 단아해 보이는 뒷모습이 책표지 이미지 그리고 "할머니 머리 땋아 줘!" 손녀와 할머니의 대화로 시작하는 우리 삶 이야기다. 무얼하며 놀까 가장 고민인 어린 시절, 학교에선 어떤 생활이 펼쳐질 지 기대와 설렘으로 가득한 초등학생 시절, 교복 입고, 도시락 까먹는 재미가 컸던 여고시절, 첫사랑, 첫 연애가 시작되는 대학시절, 삶이 녹록지 않음을 깨닫게 되는 직장인... 그리고 한 남자를 만나 결혼하고, 아기를 낳고.. 혼자 컸는지 알았지만 그 곁에는 늘 든든하게 나를 믿고 지지해 주는 누군가가 있었다는 사실.. 이 책의 주인공에게는 할머니가 곁에 계셨고, 나에게는 엄마가 계시다. 손녀와 할머니의 소소한 이야기 속에서 할머니 삶의 역사를 읽을 수 있다. 마냥 천방지축으로 뛰어 놀던 어린 시절, 막둥이를 업고 가야만 했던 학교지만 너무나 행복했던 기억, 위안부에 끌려가지 않으려 신랑 얼굴 한 번 보지 못하고 시집가야만 했던 그 시절, 전쟁에 신랑 잃고, 시아버지 돌아가시고... 남겨진 딸과 함께 삶이 원래 그런 줄 알고 모진 고생하며 살아온 할머니. 할머니에게도 꿈 많던 소녀 시절이 있었다. 우리 엄마에게도 꿈이 있었겠지. 여태껏 한 번도 엄마에게 꿈을 물어본 적이 없다. 엄마는 처음부터 엄마였으니까. 책을 읽는데 자꾸 눈물이 났다. 다시 반복해서 몇 번을 읽는데도 똑같다. 엄마 생각이 많이 나서 그리고 엄마에게 미안해서 더 눈물이 난 것 같다. 단 한번도 엄마의 삶에 대해 관심을 가져본 적이 없던 것 같다. 엄마는 어렸을 때 무엇을 하고 놀았는지, 어떤 꿈을 꾸었는지, 아버지와는 어떻게 만났는지... 자식들이 어떤 사람이 되었으면 하고 바랐는지... 이번 주는 엄마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어야 겠다. 엄마는 꿈이 뭐였어, 우리 키우면서 뭐가 제일 힘들었어, 언제 행복했어, 언제 가장 슬펐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