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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프랭클린 플래너’를 만든 프랭클린코비사 전 회장 겸 CEO이다. 시간관리의 아버지로 불린다는 그는 은퇴에 관한 책을 에세이 형식으로 썼다. 이 책의 원제가 [Purposeful Retirement, 목적의식이 있는 은퇴]. 즉 누구나 맞이하게 되는 은퇴에 관한 이야기다. 책의 첫 장을 넘기면 위트와 독설로 유명한 마크 트웨인의 말이 소개된다. “나이는 마음먹기에 달린 문제다. 신경 쓰지 않으면 문제될 것이 없다.” 스포츠 중계나 기사를 보면, 노장의 투혼을 바라보며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을 종종 하게 되는데, 결국 같은 맥락이 아닐까? 이제 100세 시대를 당연시하는 사회분위기에서 은퇴는 누구에게나 쉽지 않은 문제로 다가온다. 누구나 은퇴를 맞이하지만, 모두가 풍요로운 노후를 보내는 것은 아닐 것이다. 저자는 은퇴전 자신의 직업, 직위, 급여로 자신을 정의하려 할 때 위험이 닥친다고 경고한다. 이것들이 없으면 뭐가 남지 라는 생각이 들 때 위험한 상황에 직면한다는 것이다. 바로 당신. 당신이 남는다고 말하면서 기술과 재능으로 세상에 기여할 수 있는 스스로의 가치를 지니고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회사에서 퇴직하면 함께 일하던 동료, 선후배들은 점차 나 자신을 잊게 된다. 회사에 남아있는 사람들끼리 연락하고 일하며 소통하게 되는 것이다. 어떤 사람들은 나이가 들수록 잊히지 않는 데 집착한다고 하면서 저자는 이 상황에 대한 통렬한 조언을 해주고 있다. 자신에게 진정 중요한 사람들은 결코 자신을 잊지 않을 것이라면서. 친구, 가족, 당신이 사랑하는 사람은 결코 당신을 잊지 않을 것이라고 확언한다. 같이 일하던 사람들? 그들은 아마 당신을 잊을 거라고 말한다. 애초에 당신은 그들에게 중요한 사람이 아니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왜 그 사람들을 신경 쓰느라 시간을 낭비하는가? 당신을 잊는 사람들은 당신에게 중요한 사람이 아니라는 것이다. 결국 당신에게 중요한 사람들에게 관심과 목적의식을 두어야 한다는 구절에 깊은 공감을 하게 된다. 이해관계로 얽혀있는 인간관계는 그 이해가 다하면 관계도 소원해진다는 것은 성인이 된 모든 사람은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다. 그래서 그들의 관심을 구하기보다는 내게 소중한 사람들에게 집중하라는 조언은 많은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우정이란 숲 속의 길과 같아서 자주 다니지 않으면 잡초가 무성하게 된다.는 말이 떠오르게 된다. 소중한 사람들에게 집중하고 그들에게 연락하고 소통하며 시간을 함께 하는 것이 중요함을 배우게 된다. 인간으로서 자신의 가치는 직업과 무관하다면서, 직업에 자신이 지닌 가치의 토대를 두면, 직업이 사라졌을 때 인간으로서 자신의 가치도 사라진다는 저자의 일침은 독자를 각성하게 만드는 대목이다. 명함에 적힌 회사이름을 뗀 나 자신의 가치와 정체성(PI, Personal Identity)이 은퇴시점에는 더욱 중요하다는 것이다. 저자는 나이가 들수록 위험을 감수할 가치가 있는 대상이 줄어든다고 하면서, 저자 자신의 지배가치는 16개 이지만, 위험을 감수하고 지킬만한 가치는 세 가지. 하나님, 예수 그리스도, 가족. 이 세가지라고 말한다. 삼위일체 하나님을 믿기에 결국 하나님과 하나님이 선물해 주신 가족이 가장 소중한 핵심가치라고 볼 수 있겠다. 아마도 저자는 독실한 기독교인이라는 생각을 해보게 되는 대목이다. 예전처럼 60세 정년 퇴직후, 10여년간 살다 70세에 생을 마무리하던 시기에는 은퇴준비라는 것이 그리 어렵지 않았을 것이다. 지금은 정년퇴직 자체가 힘들어졌고, 기업의 수명도 짧아져 자신이 다니는 회사의 미래가 불확실한 시대이기 때문에, 더욱 더 은퇴를 위한 체계적인 준비와 일자리에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은퇴후에 골든 그레이가 되느냐, 아니면 하류노인이 되느냐는 자신이 어떤 준비를 하느냐에 달려있을 것이다. 은퇴후 생계를 위한 일로부터의 자유, 돈으로부터의 자유가 기다리고 있다면 우리는 컴퓨터의 화면보호기에 은퇴시점을 D-날짜로 설정하고 학수고대할 것이다. 그것은 목적의식을 가지고 오랜 시간 준비하고 실천해야 하는 마라톤과도 같은 인내가 필요한 작업일 것이다. “세상에 기여하기에는 너무 늙었다고 생각하는 순간, 인생은 끝난다. 세상에 기여하기를 멈추는 순간 살아야 할 이유가 사라지고, 죽을 시간만 남는다.” 이 구절에서는 펜실베니아 심리학과 교수인 애덤 그랜트의 책이 생각난다. 바로 [기브앤테이크]. 기버(giver), 매처(matcher), 테이커(taker) 중에서 기버가 가장 큰 성공을 거둔다는, 세상의 통념을 뒤엎는 고찰을 제공한 그의 책은 자신의 삶에 집중하면서 남에게 베푸는 사람이 결국 승자가 된다는 놀라운 통찰을 주는데, 이는 은퇴후에도 세상에 기여하는 것을 중시하는 이 책의 조언과 맥을 같이 한다. 옛말에 곳간에서 인심난다고 했듯이, 나 자신이 자립하고 독립적이어야 베풀수도 나눌수도 있다는 점에서 결코 쉬운 일은 아닐 것이라는 생각에 보다 철저한 준비가 필요할 것이다. 장기적인 안목과 구체적인 목표, 그리고 지속적인 실천이 필요한 일이기에 이 책을 통해 마인드를 새롭게 하고, 다가오는 은퇴가 두려움이 아닌, 기다림으로 느껴질 수 있는 삶을 살아가도록 돕는다는 점에서 일독의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생계를 이어가려면 모아야 하지만 인생을 의미 있게 만들려면 베풀어야 한다. -윈스턴 처칠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