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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 종교를 믿지 않는 나는 종교가 가진 힘이나 맹목적인 믿음에 의문을 갖는다. 가끔 방송에 나오는 종교에 맹목적인 사람들. 가정이고 뭐고 오로지 종교만 바라보는 사람들. 그 사람들은 어떤 삶을 살았기에 저렇게도 종교에 무모해 질 수 있는지 궁금하기만 하다. 적당한 마음의 위안이나 적당한 평화로움. 그걸 떠나 광적인 종교인들을 보면 좀 무섭기도 하다. 어떤 종교든 사람이 모이고, 사람이 모이면 돈이 움직이게 될 것이고, 그렇다면 정도의 차이가 있겠지만 그 안에 힘이 생긴다. 누군가는 종교를 이용해 자신의 욕심을 채울 것이고, 누군가는 그 사람 밑에서 콩고물을 받으려 할 것이다. 어떤 것보다 투명하고 깨끗해야 할테지만 실제는 그렇지 않을 수 있는 종교라는 것. 보진 않았지만 최근 ‘아르곤’이라는 드라마가 방송되었던 모양이다. 아르곤의 작가 주원규가 펴낸 ‘나쁜 하나님’은 종교가 가진 힘은 무엇이고, 폐쇄된 환경이나 장소에서의 썩은 힘이 얼마나 무서운지 보여준다.
미국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던 정민규. 민규는 자신의 고향인 율주시, 율주제일교회 담임목사로 돌아온다. 미국에서의 일이 오점이라 생각한 민규는 이곳에서 조용히 새로운 신앙 인생을 살고자 마음먹는다. 그러나 율주시의 절대 권력인 김인철 장로와 교회에서 운영하는 장애인 시설의 관계가 영 의심스럽다. 이런 상황 속에서 정민규에게 접근한 또 다른 장로 한영호. 한영호는 민규가 이 교회의 초대담임목사인 유재환을 구명해 줄 것을 요구한다. 권력, 쾌락, 그리고 힘을 대표하는 김인철 장로와 금기를 대표하는 유재환 전 담임목사. 정민규는 이 둘 사이에게 누굴 선택하고, 어떤 처신을 하게 될까? 그리고 교회와 장애인 복지시설 그리고 김인철은 어떤 관계가 있는 것일까? 조용하게 살고자 했던 민규의 인생에 파문이 일기 시작하는데....
거대한 힘에 대항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저항하는 나에게 불이익이 온다면 그나마 버틸 수 있을지 모르지만 만약 내 가족을 볼모로 잡는다면 어떤 누가 거대한 힘에 대항하고 저항할 수 있을까? 사람이 모이는 곳이, 참 무섭다는 생각을 하는 이유는 아무리 투명한 사람이라도 잘못 발을 디디면 무너지고 허물어지는 게 집단일 수 있다는 생각을 한다. 그 집단에 어떤 사람들이 모여 있고, 어떤 생각으로 움직이는 사람이냐에 따라 달라지는 가치관과 생각들. 목사의 말을 맹목적으로 믿는 신자도 있지만 그보다는 더 큰 힘이 있는 율주시는 모든 이가 꼭두각시다. 왕이라 칭하는 사람의 왕국. 그가 어떤 행동을 하던 면제가 되는 곳. 책에는 이런 말이 있다. ‘문제라는 건 말이야, 문제로 느끼고 고통스러워하는 사람들에겐 문제지만 그걸 고통이 아니라고 느끼는 이들에게 문제가 아닐 수도 있어.’(165) 참 무서운 말 아닐까? 분명 문제가 있는 행동이고 그래서 그렇게 하지 말아야 하는데 문제라고 생각하지도 않는 사람이 많다는 것. 그래서 소수의 사람이 이를 바꾸려 하면 바꾸려는 사람이 이상하게 되는 것.
난 종교에 대해 잘 모른다. 종교가 가진 거대한 힘이 어떤 것인지도 모르고, 그 안에서 쉬쉬하는 모종의 무엇이 있는지도 잘 모른다. 하지만 결국 종교도 인간이 만든 것이라면 썩고 냄새 나는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늘 투명함을 유지할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하는 내가 종교에 대해 몰라서 하는 소리일까? 특정 종교를 가진 사람들 입장에선 이런 책 제목 자체가 거북하고 듣기 싫을 수도 있다. 한국의 교회는 늘 위기라고 했던 것 같다. 하지만 교회만 위기였을까? 모든 종교들이 매 순간... 사람으로 인해 위기를 맞이했던 것은 아닐까? 신앙을 볼모로 한 인간의 욕심. 사실은 이게 가장 큰 문제는 아닐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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