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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렌 켈러와 마찬가지로 템플 그랜딘에게도 헌신적이면서도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부모가 있었다. 특히 그녀의 어머니 유스타시아(줄리아 오몬드)는 자폐증인 딸을 자립적인 여성으로 기르기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운도 따랐다. 템플은 학교에서 과학에 재능을 보였고 과학 교사들은 그녀의 가능성을 믿었다. 비록 자폐증으로 사람들과 시선을 맞춘다거나 대화를 나눈다거나 포옹을 한다는 것은상상도 할 수 없는 그녀이지만 말이다. 물론 템플도 언제까지나 자신을 고립시킨 채로 살아가는 것은 아니다. 자신이 원하는 연구를 하기 위해 템플은 중서부 지방의 카우보이들을 닮아 간다. 그리고 서서히, 아주 서서히(1947년생인 그녀는 2년 전부터 포옹을 좋아하는 성격으로 변했다고 한다.) 스스로의 마음을 열어간다. 이 남다른 여성을 어떻게 이야기하면 좋을까? 자폐증이 아니고라도 템플 그랜딘은 학교 다닐 때는 친구들의 놀림으로, 사회에 나와서는 여성 장애인에 대한 차별로 많은 고통을 느꼈다고 한다. 그러나 영화를 보다 나는 템플이 남들과 가장 다른 점은 자신을 다른 사람의 기준에 맞추기보다는 늘 자신이 원하는 것, 자신에게 최선의 것에 집중한다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같은 여성으로써 나는 나도 모르게 눈에 띄지 않는 것, 다른 사람들의 시선에 튀지 않는 존재가 되어야 한다는 이유로 스스로의 가능성을 희생시키고 있었던 건 아니었을까, 생각했다.
어느덧 사십 대 중반에 들어서서도 사회인으로써 살아가는 데 옳은 길이 무엇인지 고민하는 어설픈 내게는 많은 교훈을 준 영화였고 어린이들의 미래는 주변 사람들의 바른 지도와 영향력, 사랑으로 얼마든지 변화할 수 있음을 배웠다. 너무도 교과서적인 발언인지도 모르겠지만 그것이야말로 이젠 빼도 박도 못 할 어른이 되어 버린 내게는 가장 큰 책임 중의 하나가 아닐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