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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녀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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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악귀였어. 너와 네 어미는 처음부터 그런 운명을 타고난 거야. 그렇게 예정되어 있었던 거란 말야! 내 잘못이 아니라구! 죽어버려! 제발 좀 죽으란 말이야! 더 이상 널 기억하게 하지 말고!" (p.282)   어쩌면 Y읍에 그들 모녀가 처음 모습을 드러내었을때부터 그들의 비극은 시작되었는지도 모른다. 아니 그것은 가해자인 그들의 변명에 지나지 않다. 자신들의 죄를 숨기기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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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악귀였어. 너와 네 어미는 처음부터 그런 운명을 타고난 거야. 그렇게 예정되어 있었던 거란 말야! 내 잘못이 아니라구! 죽어버려! 제발 좀 죽으란 말이야! 더 이상 널 기억하게 하지 말고!" (p.282)

 

어쩌면 Y읍에 그들 모녀가 처음 모습을 드러내었을때부터 그들의 비극은 시작되었는지도 모른다. 아니 그것은 가해자인 그들의 변명에 지나지 않다. 자신들의 죄를 숨기기위해 오히려 피해자가 잘못해서 그런 결과를 가져온것이라며 덮어 씌우는 것은 지금이나 그때나 마찬가지, '세련된 도시 풍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어딘지 어두운 구석이 느껴지는 귀신을 달고 다니는 여자' (p.69) 새로온 여선생 이은주를 본 유진의 느낌이다. 그녀가 Y읍에 나타나면서 비극적인 사건이 시작된 것일까? 아니면 2학년 3반 아이들에게 왕따 당하던 유진과 희선, 정섭이 자신들을 괴롭히는 아이들에게 저주를 하기위해 분신사바 주문을 하면서 시작된 것일까? 예전 여고괴담이 유행하던 시절 '분신사바' 또한 유행했고 장난처럼 분신사바를 하던 아이들이 많았다.

 

말 그대로 장난일뿐 어떤 결과를 기다렸던 것은 아니지만 세명의 아이들이 '분신사바'를 한 후, 저주의 대상이 된 아이들이 마치 누군가에 의해 끔찍한 죽음을 당하는데, 2학년 3반에는 누구도 앉지않는 빈자리가 하나있으니 바로 30년전 죽은 '김인숙'이라는 여학생의 자리다. 세명의 아이들이 바로 그 자리에서 '분신사바' 주문을 외워 귀신에게 복수를 대신 해줄것을 부탁했단다. "너도 그 귀신한테 소원을 빈 거냐? 39번 자리 귀신?" (p.116) 처음에는 유진이 이 학교로 전학올때부터 괴롭히기 시작했던 혜지의 죽음을 시작으로 일호, 성우 등이 하나 둘 죽어갔다. 이만해도 끔찍한 일인데 만약 그들의 죽음에 30여년 전에 억울하게 죽은 모녀 춘희와 그녀의 딸 김인숙이 관련되어져 있다면? 책을 읽는 내내 원한 맺힌 그녀들의 차가운 숨결이 등뒤에서 느껴지는 듯 한다.

 

30년 전에 어떤 일이 있었기에 그토록 오랜 세월 사람들의 가슴에 그들이 살아있던 것일까? 그것도 아름다운 추억이 아닌 공포스런 기억으로 말이다. "가까이 가면 죽는다잖아. 그것도 Y읍 출신들만!" (p.242) 이은주 선생은 Y 고등학교에 오기전부터 그녀를 가까이 하는 사람은 죽거나 불행을 겪는다하여 가까이 하기엔 위험한 사람으로 인지되어져 있었다는 것이다. 특이하게도 불운을 겪는 사람이 Y읍 출신에 한정된다는 것이지만 Y읍에 가본적이 없다는 그녀와 Y읍은 어떤 관련이 있는 것일까? 《한국 공포 문학 단편선 1》의 단편들 중 이종호의 아내의 남자를 보고 그의 소설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고 시립도서관에서 그의 출간작을 찾아 읽게 되었다.《모녀귀》는 그런 사연으로 내 손에 들어왔고 역시 내게는 단편보다 장편이 더 익숙하게 읽힌다는 사실을 확인해 주고 있다.

 

그들을 놀라게 하는 것은 학생이 죽음 그 자체가 아니라 기묘한 방식 때문이다. 그들에겐 30여 년전에 숨겨버린 비밀이 있었으니 바로 30년전에 죽은 김인숙이란 여학생을 떠올리게 만들었던 것이다. '따돌림으로 야기된 원한과 저주 이야기' 책 표지에 쓰여진 글이다. 30년전 마을에 흘러들어온 모녀를 원주민인 그들은 왕따시켰고 괴롭혔으며 쫓아내려 하다 결국 그들이 숨기려 하는 비극적인 일이 저질러졌다. '섬뜩한 공포의 대상인 동시에 지독한 사랑의 대상이 된 여자, 춘희' (p.167) 춘희와 어떤 식으로든 관련된 사람들의 기억속에 내재되어있는 춘희다. 마을에 생겨난 불행을 타지에서 온 그녀들 탓으로 돌리며 자신들의 잘못이 아니라 애써 외면해왔고 비밀을 감춰왔다. 결국 그렇게 Y읍은 30년간 외부와 소통을 거절한채 그들만의 세상으로 살아왔지만 그 비밀이 언제까지 지켜질수는 없는 일이었다.

 

왕따와 집단괴롭힘~ 그로인해 피해를 당한 학생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들이 만연한 세상에 살면서 이 책의 내용은 더 이상 책속의 이야기처럼 느껴지지 않는다. 자신들과 다르다는 이유로 왕따를 시키고 그것도 모라자 집단으로 괴롭히지만 그것을 말려줄 이는 없었다. 참~ 책속에서 30년전 김인숙에게 검은 비닐을 쒸우고 장난삼아 불을 붙인 이는 누구일까? 그들은 30여년전 자신들의 잘못을 참회하기 보다는 잘못을 덮기위해 다시 희생양을 구하고 있다. 부모의 대에서 잘못을 저질렀고 그것을 자식의 대에서 벌을 받게 된다는 것, 마치 전설의 고향을 떠올리게 한다. 사냥꾼에게 자식을 잃은 백년 묵은 여우가 그 집 딸로 태어나 온 가족을 해침으로서 복수를 완성하던 장면을 어렸을때 봤던 기억이 난다. 물론 <전설의 고향>이야 사람의 손을 들어줬지만 그때의 난 어린 마음에도 여우의 복수가 정당하다는 생각을 했었다.

 

여기서 잠깐! 미술 선생인 이은주가 30년전에 죽은 춘희의 환생이라면 한재훈은 누구의 환생일까? 다른 사람들이 이은주에게 욕망을 느꼈다면 한재훈만은 그녀에게 순수한 사랑의 감정을 느끼는 것으로 보여졌다. 이 책으로 인해 한동안 공포물에 깊이 빠져 살아가게 될듯 싶다. <밀리언셀러 클럽의 인기작들> 그중에서도 '한국편'을 모조리 빌려다 읽어야겠지? 그래도 단편보다는 장편이 더 좋아~ 한번 빠져들면 그 늪속으로 계속해서 빠져들어 갈수있잖아. 물론 귀신도 무섭지만 그보다 더 무섭고 두려운 존재는 역시 사람이었다. "분신사바 분신사바 오잇데 구다사이…… 분신사바 분신사바 오잇데 구다사이…… 분신사바 분신사바 오잇데 구다사이……" 내 소원을 들어줘 라며 오늘밤 누군가 볼펜 점을 치고 있다. 그 누군가는 어떤 소원을 빌고 있을까? 만약 소원이 이루어 진다면 당신은 어떤 소원을 빌게 될까?



s*******1 2013.05.03.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모녀귀 (이종호 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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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녀귀     Y고교 2학년 3반 교실에서 여학생 한명이 기묘한 방식으로 살해당한다. 누군가 검은 비닐 봉투를 그녀의 머리에 뒤집어씌우고 라이터로 불을 붙인 것이다. 불붙은 비닐 봉투가 얼굴에 달라붙어 호흡곤란으로 죽을 때까지 그 고통은 상상을 초월했을 터. 그런데 이상하게도 여학생의 시신에는 저항한 흔적이 보이지 않는다. 정신을 잃은 상태에서 참변을 당한 것일까?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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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녀귀

 

  Y고교 2학년 3반 교실에서 여학생 한명이 기묘한 방식으로 살해당한다. 누군가 검은 비닐 봉투를 그녀의 머리에 뒤집어씌우고 라이터로 불을 붙인 것이다. 불붙은 비닐 봉투가 얼굴에 달라붙어 호흡곤란으로 죽을 때까지 그 고통은 상상을 초월했을 터. 그런데 이상하게도 여학생의 시신에는 저항한 흔적이 보이지 않는다. 정신을 잃은 상태에서 참변을 당한 것일까? 하지만 그렇게 보기엔 이 죽음의 형태가 심상치 않다. 이 괴이한 사건의 이면에는 피살자를 고통스럽게 살해하려는 목적과 더불어 다른 누군가에게 그 고통을 보여주려는 살인자의 의도가 숨어 있는 것만 같다. 즉, ‘너도 이렇게 될 테니 조심하라!’는 또 다른 형태의 경고랄까? 그렇다면 조만간 제2의 희생자가 나올 수도 있다는 뜻? 먹구름이 잔뜩 드리운 Y고교 학생들의 앞날은 위태롭기만 하다.


  최근 일본과 영미권에서 쏟아져 들어온 장르소설이 연일 상한가를 치고 있다. 인터넷 서점의 베스트셀러 부문을 잠깐만 훑어봐도 눈에 띄는 것은 거의 다 외국 소설이다. 기발한 아이디어와 흡인력 있는 문체, 개중에 몇몇은 깊이 있는 주제의식까지 3박자를 두루 갖추고 있어 과연 빠져들지 않을 수가 없다. 한국 장르소설의 초라한 입지에 비하면 대단한 위세를 떨치고 있는 셈이다. 그래서인지 어떤 독자들은 한국 장르소설은 별로 재미가 없어서 아예 읽지 않고 외국 소설만 본다는 말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종호 작가의 <모녀귀>를 읽는다면 그런 오해가 조금이나마 해소되지 않을까 싶다.


  <모녀귀>는 원혼을 소재로 한 정통 공포소설이다. 호흡이 빠른 편은 아니지만 다양한 에피소드를 통해 꾸준히 공포적인 분위기를 조성하며 이야기를 정교하게 얽어나간다. 소설의 얼개는 크게 두 가지인데 하나는 학교에서 왕따를 당하던 전학생 유진이 분신사바 의식을 통해 귀신을 불러내고, 그 힘으로 자신을 왕따 시킨 아이들에게 복수를 한다는 내용이고, 다른 하나는 Y고교에 새로 부임한 미술 교사 은주가 감추고 있는 미스터리한 내력에 관한 이야기다. 사실 이 소설에서 눈여겨봐야 할 부분은 전자 보다는 후자다. 유진이 벌이는 피의 복수를 통해 느리지만 차곡차곡 쌓아올린 공포의 탑은 소설 종반부에 이르러 은주가 아주 무섭게 완성해 내기 때문이다. 그 중에서도 환생 에피소드는 이 소설의 백미로 에로틱하면서도 섬뜩한 공포가 굉장히 잘 살아나 있다. 특히 그녀가 한재훈을 유혹해서 시체 옆에서 정사를 하는 부분은 말로 표현하기 힘들만큼 기묘하고 강렬한 인상을 준다.


  그러나 <모녀귀>가 감추고 있는 진정한 두려움의 원천은 그런 말초적인 부분을 넘어서는 곳에 있다. Y고교에서 시작된 의문의 살인사건이 마을 전체로 확장되어가는 과정에서 드러나는 추악한 진실은 기득권층의 이기심과 도덕적 파멸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며 독자에게 과연 진짜 공포의 대상은 어느 쪽인가, 하는 질문을 던진다. 그리고 그 추악한 이기심이 우리 사회에 만연한 그것과 별반 다르지 않음을 깨닫게 될 때, 그 미묘한 지점에서 전혀 색다른 종류의 공포가 파생된다. 결국 작가는 ‘한’이라는 우리나라 고유의 정서를 매개로 인간의 이기심을 통렬히 비판하고 있는 것이다.

h******a 2012.12.02.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