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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제로 '체코 SF 걸작선'이란 꼬리가 딸려있다. SF 걸작선이란 딱지에는 이견이 없다. 단, '체코'라는 말이 붙음으로써 독자는 한번 더 생각하게 된다. 체코의 문화적 특성이 어떤걸까? 체코의 걸작이라면 과연 어떤 수준일까? SF 문학사를 연구하는 사람이 아니고서는 딱히 별다른 의미를 부여하지 않아도 될 포장이 한곂 씌어진 것이라고 해야 할까? 어쨌건, 마케팅 차원에서도 SF 매니아들에게는 약간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부제임에는 틀림없다. 한번 비틀어서 꼬집는다면, 역자들이 딱히 체코의 언어에 대해 별다른 지식도 없으면서 그냥 편집해 놓았다면, 문학연구적 기획의도는 없던거였다고 본다. 하여간, 만족스러운 작품집임에는 틀림없다. 10개의 중단편들 모두 그럴듯하고 재미있었고, 소재나 구성 만족스러웠다. 체코라는 사회, 우리에게 익숙하다고 할 수 없는 사회에서 어떻게 이런 세계관을 가진 배경을 설정하고 소설을, 그것도 SF를 썼을까 하는 생각을 해볼 수도 있을거다. SF의 불모지인 한국사회에서, 별다른 근거 없이 자존심만 쎈 한국의 독자들은 그렇게 생각할 수 있지 않을가 싶다는 짐작이다. 확실히... '그것도 SF를'이라는 생각은 오히려 적절하지 않다. SF이기에 이런 세계관을 그리기가 용이했을 거라고 생각한다. 각종 디스토피아, 사이버펑그적인(지옥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낯선 외계와의 조우(스틱스, 브래드버리의 그림자), 현존 세계질서의 파국이후의 복마전(양배추를 파는 남자, 집행유예) 등과 같은 상상은 체코이기에 가능한 것이 아니라 SF이기에 가능한 것이지 않은가? 하나 하나 흥미와 메시지가 풍부한 수작들이다. 단편들이지만, 그 이후의 이야기가 가장 궁금해지는 작품은 아무래도 브래드버리의 그림자이다. 브래드버리의 화성연대기를 읽고싶게 만드는 작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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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적으로 작품들의 수준이 매우 높았다. 다소 경박한 느낌의 제목과 체코라는 생소한 지역 때문에 약간의 편견을 가지고 있었지만, 첫 번째 단편을 읽고 나자, 이 단편집은 굉장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SF의 메이저는 아직 영미권이고 동구권의 SF들은 거의(스타니스와프 렘을 제외하고는 전혀?)들어오지 않았기에 어느 정도 무시하고 있던 감이 있었는데, 이 정도의 글들이라면 영미권 SF에도 밀리지 않는다. 오히려 지금까지 읽었던 몇몇 단편집들보다 더 좋은 것 같기도 하다. 분위기는 전체적으로 꽤 암울하고, 칙칙하다. 과학 냄새보다는 공학적, 기계적인 느낌이 많이 나는 SF들이 많다. <우주 비행사 피륵스>라는 스타니스와프 렘의 작품이 떠오르게 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실제로도 스타니스와프 렘의 영향이 보이는 단편들이 있기도 하고. 이런 느낌이라면 다른 동구권의 SF들도 읽어보고 싶다. 이런 기획을 성사시킨 행복한책읽기에 감사한다. 다음은 각 작품 감상 지옥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 걸작이라 부르기에 손색이 없었다. 게임 내부/외부의 모습을 번갈아 보여주며 게임의 내부와 외부가 어떤 식으로 상호작용하는지에 대한 고찰을 보여준 건 매우 인상적이었다. 게임 내부의 좀비물을 떠오르게 하는 포스트 아포칼립스 이야기는 그 자체로도 충분히 인상적이며 절망적인 분위기가 잘 와닿았다. 또한 프로그램 내로 프로그램이 전송된다면? 의 모티브를 잘 살린 것도 좋았다. 영원으로 향하는 네 번째 날 - 관념적 대상과 물질적 대상의 대립 및 결합은 인상적이다. 도입의 액션 자체는 그렇게 흥미롭지 않았지만 시간과 물질, 그리고 세포를 결합하는 고찰은 SF에서만 볼 수 있는 게 아닌가 싶다. 아인슈타인 두뇌 - 예전에 쓰여진 만큼 이야기 자체는 진부한 감이 있다. 다만 두뇌와 이야기를 하는 과정 그 자체는 흥미로웠다. 스틱스 - 수작이라고 부르기에 손색이 없었다. 화성 표면에서 외계를 관측하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인데, 자신이 쫓던 것이 허상이었음을 알았을 때의 허탈감이 매우 잘 와닿았다. 이후 이야기는 다소 급격한 전환을 맞는다. 발자국만으로 외계인의 모습을 추리하고 사라진 동료를 쫓는 과정은 탐사SF의 표본이라고 할 수 있었으며, 마지막에 보이는 새롭게 알게 된 무언가에 대한 이야기는 그 자체로도 좋았다. 브래드버리의 그림자 - 이 단편집 내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작품이었다. 얼마 전에 ‘화성 연대기’를 읽었기에 약간 이해가 수월했던 면도 있었지만, 굳이 브래드버리의 이름을 넣지 않아도 좋았을 듯 싶다. 기억을 형상화하는 거대 지성체에 대한 이야기는 브래드버리보다는 스타니스와프 렘의 ‘솔라리스’가 떠오르게 하는 편이 더 많지 않나 싶다. 사라진 동료를 구하기 위한 과정의 세밀함과 기억에서 떠오른 유령들이 마찰하는 장면은 충분히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마지막의 진짜 ‘화성 연대기’가 떠오르게 하는 결말까지. 걸작이라 부르기에 손색이 없다. 제대로 된 시체답게 행동해! - 표제작이지만 SF보다는 판타지에 더 가까운 느낌의 내용이었다. 카르밀리온이라는 의문의 약물이 나오긴 하지만 그것에 대한 매커니즘에 대해서는 제대로 된 설명이 되지 않았고, 저승과 이승의 경계나 그런 것들에 대한 설명 또한 부족했다. 하지만 글 자체는 재미있었다. 칙칙한 분위기의 하이틴 로맨스는 그 자체로도 매력이 있다. 비범한 지식 - 얇은 분량만큼이나 단순한 아이디어지만 그 상황으로 인한 유머가 재밌다. 나름 인식의 차이란 측면을 잘 보여주는 것 같기도 하다. 양배추를 파는 남자 - 걸작이라 부를 만하다. 짧은 분량이지만 그 안에 포스트 아포칼립스의 강박증적인 방사능에 대한 거부, 위태로운 분위기, 외부인에 대한 두려움을 잘 표현하고 있다. 양배추를 파는 남자에 대한 묘사는 섬뜩하며 어째서 그가 그렇게 되었는가에 대한 서술은 인간 사회의 어떤 단면을 적나라하게 파헤친다. 집행유예 - 이슬람 율법이 일반법이 된 사회를 다루고 있다. 전체적으로 SF적인 분위기는 별로 나지 않는 듯. 디스토피아적인 사회에서 피를 팔아서 살아야 하는 주인공의 모습은 충분히 인상적이지만, 다소 갈등이 약한 느낌이 있다. 소행성대에서 - 술집이 나오는 것부터 그렇고, 글의 전체적인 분위기가 하드보일드 범죄소설을 떠오르게 한다. 개인적으로 감각의 제한이란 측면에서 하드보일드 소설의 주인공으로 가장 잘 어울리는 건 사이보그가 아닌가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 생각을 어느 정도 확인할 수 있는 단편이기도 했다. 소행성대에서 광물을 캔다는 설정은 흥미로웠으며, 주인공에게 닥치는 범죄와 그것을 해결하는 방법은, 다소 요약적인 서술이 아쉽긴 하지만 충분히 즐거웠다. 단편집의 마무리로써 손색없는 상쾌한 이야기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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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기획이 또 나올 수 있을까? 현직 대사가 기획하고 (그 대사는 본국에서 작가이자 평론가이며 SF 전문 편집자이자 출판인이다) 한국의 걸출한 SF 기획자가 함께 작업에 참여하여, SF의 불모지인 한국에, 하물며 영미권도 아닌 나라의 전문 SF 단편들이 모여 수록된 단편집.. 우리 나라 장르 출판계에 다시 없을 기획으로 체코의 SF 단편집이 출간되었다. 프라하라는 전세계인이 그리는 도시를 제외하고, 한국 사람들이 거의 아는 것이 없는 나라이지만 SF 팬에게는 '로봇'이라는 말 자체를 만들어낸 카렐 차페크의 <RUR>로 기억된다.
차페크 자신은 전문 SF 작가라기 보다는 (그 당시 어디에 전문 SF 작가가 있었겠는가) 다양한 장르와 방식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작가였으나, 가장 먼저 SF적 장르 문학을 시도한 작가를 거느리고 있는 나라의 후배들은 영미권과는 또 다른 맛의 독자적인 SF 히스토리를 구축해 왔다. 이 과정은 엮은이 중 한명인 올샤 대사의 해설에 잘 나타나 있는데, 부침을 거듭하며 때로는 왕성하게, 때로는 위축되어 활동했던 체코 SF 작가들의 일대기는 흥미롭다.
10편의 수록작들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체코인들의 사고 방식이나 국민성을 알아야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겠으나, 한편으로는 그렇지 않아도 보편적인 인간 사고 세계와 scientific한 배경에 대한 기초적 이해만 있으면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는 점이 또한 SF 만의 매력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실제로 몇몇 작품은 이름과 배경 등에서 다분히 체코성을 버리고 유니버설한 세계관을 택한 것도 보이고, 이는 우리 나라 SF의 최근작에서도 마찬가지 성향이 나타나기도 하니까.
좀더 구체적으로 읽어보면, 컴퓨터 게임과 현실의 융합성과 이중성을 다룬 작품은 전기한 보편성의 전형을 보여 주어 이름만 한국 이름으로 바꿔 버린다 하더라도 전혀 어색하지 않고, 나 역시 게임을 좋아하기에, 그리고 다소 익숙한 설정이지만 좋아하는 류의 이야기이기에, 처음부터 쉽게 책에 빠져 들 수 있었다.
이외에 차원성을 다룬 작품, 인간의 본질로서의 인간성의 의미를 찾아보는 작품, 독특한 방식의 인카운터를 다루는 작품이나 브래드버리의 화성연대기에 대한 오마쥬. 다소 엉뚱한 설정의 좀비(?)물, 누군가를 떠올리게 하는 유머 SF, 디스토피아 물.. 등 SF에서 다뤄져 왔던 다양한 하위 장르를 총망라하는 다양한 단편들은 수준의 차는 있다 하더라도 SF이 팬이라면 즐겁게 읽을 만한 수작들이 대부분이다.
아마도 해설과 함께 대조해 가며 읽는다면, 이 작품들이 영미권의 작품들과 어떻게 영향을 주고 받으면서 씌여 졌는지, 연대기적으로 비교해 볼 수 있어 더욱 흥미로울 것이나 여행 중에 읽었던 만큼 바로 그렇게 읽기는 쉽지 않았기에 언젠가 좀더 찬찬히 읽어볼 생각이다.
문화적 교류라는 것은 다양한 방식으로 이루어질 수 있으나, 척박하기 그지 없는 한국의 SF 시장을 감안하면 그야말로 마이너리티 중의 마이너리티에서 조그맣게 시도되는 낯선 나라 체코의 문화 교류의 한 측면은 그 시도 자체가 의의와 성과를 인정받을 만한 일일 것이다.
혹.. 영향력있는 재한 외국인 들 중에서 올샤 대사와 같은 SF 전문가는 또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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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대상에 대한 당신의 이미지는 무엇입니까? 그 모호함 속에 체코 SF와의 만남은 시작되고 있었다.
<지옥에 오신걸 환영합니다.> 현실과 게임을 오가는 환상적 소설. 처음 보는 순간
그래서 분노를 주입해 뇌를 깨우는 내용이 나온다. 분노라는 것도 동인. 뇌는, 사람은 살기 위해 동기가 필요하다. 삶의 동기를 생각하게 만드는 작품
주고받는 깨알 같은 재미의 대사와 하드한 SF설정이 어우러진 주옥같은 작품. 글 솜씨가 맛깔스러워 전업작가인줄 알았는데 프로필엔 덩그러니 생물학자... <브래드버리의 그림자> <아스트로보이> 에서 <솔라리스>로의 변화를 보여주는 작품 되뇌게 되었고 그 불안감이 계기가 되어 작중 등장인물들에 심하게 몰입되어 엔딩까지 <제대로 된 시체답게 행동해> 책의 표제작이 된 작품답게 제목과 내용의 조화가
<양배추를 파는 남자> 낯선 남자에게서 젤라즈니의 향기를 느꼈다. <집행유예> 영화 <city of joy>의 다크 버전 <소행성대에서> 기분 좋은 사이버 펑크
PS. 예전 어느 시인이 말했다. 이름을 부르기 전 그것은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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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체코 소설하면 카프카의 변신이란 책을 접해본 것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체코문학이라 하면 솔직히 접해보기도 어려울뿐더러 찾기도 어려운 비주류 문학이 아니었나 싶기도
하다. 처음 이 책을 접했을 때 놀랐다. 무슨 책이 이렇게
두꺼운 걸까 무엇을 그리 말하고 싶었는지 분량이 엄청났다. 좀비물 을 좋아하는 저로서는 참 재미있겠다. 생각하고
기대를 품고 첫 장을 열었다. 생각해보니 좀비물인데 sf물로 분류한 것을 생각해보니
어라? 좀비물이 sf이었나?
이런 모호한 생각을 해보기도 하고 다음 장으로 넘어가면서 아 역시 sf물이었구나
생각을 하게 된다. 마지막에 책을 덮고 나서 많은 여운과 영감을 남기기도 하는데 나와 비슷한 성향을 가진 분이라면
이 책 생각보다 재미있는데 란 느낌을 가질 것이다. 하지만 분량이 만만치 않아서 그런지 중간 정도 읽다 보면 집중도를 좀 떨어뜨리는 느낌이 있다. 아마 긴 글의 작품이 초반부터 나와서 그런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그리고 체코 문학을 많이 접해보지 못해서 그런지 몰라도 이 책에서 체코 특유의 그런 느낌을
받지 못한 게 좀 아쉽다. 이런 향기를 풍기는 게 체코구나 라는 느낌이 전혀 없으니 말이다. 이책을 계기로 다른 장르의 체코문학도 많이 접해보았으면 한다. |